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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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리뷰 총점 9.6 (11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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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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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평점10점 | k******5 | 2023.06.06 리뷰제목
<이책은> 리뷰어클럽 당첨 도서(20명 선정)   <저자는> 저 : 문미순 201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1년 심훈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첫 소설집 『고양이 버스』를 펴냈다. 2023년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으로 제19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책 읽고 느낀 바>   경제적 여유는 있는데 건강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말한다. 돈 필요
리뷰제목

<이책은>

리뷰어클럽 당첨 도서(20명 선정)

 

<저자는>

저 : 문미순

201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1년 심훈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첫 소설집 『고양이 버스』를 펴냈다. 2023년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으로 제19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책 읽고 느낀 바>

  경제적 여유는 있는데 건강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말한다. 돈 필요없어요, 건강이 최고라고. 대부분의 사람은 건강은 한데 경제력이 문제라서 고민이 많다. 20억을 주면 친구를 팔 수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에 말도 안 돼 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었다. 현실이 돈 없이는 어려움에 처하는 걸 너무 많이 보고 아니까. 자식이 원하는 걸 못 해주면 왜 낳았냐는 소리를 듣는 현실이란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싶어도 경제적 문제가 있으면 주저하게 된다. 경제력이 약해도 자식이 원하면 대다수는 바로 해주면서.

 

  여동생의 딸, 조카가 몸에 문제가 생겨 급비만자가 되었다. 얼굴은 갸름하고 뽀얀 피부에 이쁘다. 세상 갖은 멋은 다 내는 조카였는데 공황장애도 생기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원하는 PT도 끊어줬고...시누이 딸 둘이 비만으로 상담받은 한의원에서 무리없이 감량되는 걸 보고는 1년 여의 비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시누이 딸 둘과 다르게  조카는 갑자기 찐 물살이고 많이 먹지 않는다는 게 차이점. 1달에 1킬로 감량으로 시작한다는데 조카는 4킬로가 빠지면서 생기도 돌아오고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길게 얘기한 건 '돈'이 들어간다는 것.

 

  명주는 50대 여자인데 부잣집 남자를 만나 딸 연진을 낳았다. 돈 많은 시모는 며느리가 오로지 반찬을 만들도록 살림을 시켰다. 노는 꼴을 못 본거고, 남편은 자신 덕에 편하게 살면서 그것도 안하냐는 짝. 돈은 가졌으되 인성은 별로인 모자에게 수모를 당하다 딸만 받고는 위자료도 못 받았다. 그렇게 데리고 온 딸년이건만 싸가지 없는 게 영낙없는 지애비 핏줄임을 몰랐다.  중학생 년이 알몸 사진 찍어서 유부남 꼬여내 그 아내가 찾아오게 만들더니  지 애비한테로 갔다. 재혼하여 나이차 많은 남동생이 태어나고 정착하지 못하나 나오지도 않는다.

 

  딸년 데리고 사느라 일자리 전전하다 급식조리실에서 발등에 화상을 입었으나 어느 의사도 장애등급에 앞장서 주지 않고 본인만 아는 통증은 고스란히 명주를 괴롭힌다. 밀린 의료 보험료에 만신창이가 된 그녀에게 살갑지도 않았던 엄마가 같이 살자고 해 어쩔 수 없이 엄마네로 들어온다. 701호에서 치매기 있는 엄마를 건사하는 수입은 엄마의 연금 100만 몇 천원. 자신이 벌이도 못하니 엄마라도 잘 모시겠다는 마음였다. 싱크대 구멍에 대변을 쑤셔넣고 여기저기 처바르라 묻은 두 손. 그 몰골을 발견한 자신에게 벌벌 떨던 모습은 최악이었다.

 

  그렇대도 엄마가 늘 계셨는데 하필 그날은, 마트에서 좀 더 싼 것들을 고루고 기분도 꿀꿀해 노래방에도 갔다가 늦게 돌아왔다. 작은 방을 가려던 모습으로 방바닥에 엎푸러진 엄마는 기어가는 자세로 숨이 끊어져 있었다. 76세 황 여사. 애잔한 슬픔보다는 이 지겹게 반복되는 상황이 끝났다는 안도감. 그만큼 지쳐 있었던 명주는 엄마의 진통제를 먹고는 며칠을 죽은 듯 잤다. 인터넷으로 나무관과 여러 제품을 시켜서 엄마를 둘둘 싸고 소독약 등을 넣어 작은방에 모셨다. 

 

  여기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뭔 짓을 하는겨. 사람이 그것도 지 엄마가 죽었는데 장례를 치르는게 아니고 미라를 만들어. 언제 들통날 지 모르는데. 정상인 사람이냐고. 처음엔 울화통이 터졌다. 다음 순간 이건 도덕적인 문제인데 명주가 처한 상황에서는 이 행동이 나쁘다고 비난하기도 뭣했다. 그녀가 너무 가여워서. 이 지경이 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들이 마음 아펐다. 먹고 살기 위해 삶의 현장서 발은 화상 입었고 그 고통은 현재진행형. 장애등급도 못 받아 보험료 연체, 병원도 갈 수 없어서 엄마 약을 먹고는 엄마처럼 분장하고는 엄마 보험으로 약을 타온다.

 

  삶의 의지가 없어서 엄마가 아퍼서 타 온 약을 다 먹고는 따라갈 심산이었다. 그런 생각을 정리한 아침에 엄마 폰으로 연금 입금이 되자 생각이 바뀌었다. 엄마가 남긴 연금으로 당분간은 살아보리라. 그러자니 시신인 엄마를 들켜서는 안 된다. 옆집 702호 총각이 안부를 묻길래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둘러대고, 마트 사장님, 관리사무소 직원이 물어도 똑같이 답했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다는 걸 실감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러던 중 엄마 폰으로 여러 번 전화가 걸려오고 문자가 온다. 엄마를 애틋하게 걱정해 주는 남자가 있었단 사실에 아연실색.

 

  702호 20대 총각 준성은 아버지를 모시고 산다. 낯에는 휠체어를 밀고 나가 재활 훈련을 시키고 주무시는 밤에 대리 운전을 한다. 아버지 연금 60만원으론 병원비도 벅차다. 천성이 바르고 밝다. 모든 이들이 준성을 칭찬하는데 준성은 형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아파트 대출금을 빼서 괌으로 간 형은 연락을 끊었다. 아버지도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이렇질 않았던 것 같은데 알콜중독이 심하고 뇌경색으로 약간의 마비도 있다. 늘 가스불 말고 전자렌지 쓰라는 건 화재 위험때문인데 결국 우려하던 일이 난다.

 

  성기랑 다리 안쪽 부분에 화상을 입어 119에 실려가고 중환자실서 일반병실로. 병원비로 더 입원할 수 없어서 집으로 모셔왔다. 다행히 상처는 덧나지 않고 잘 아물었다. 대리 운전하며 운수 좋던 날 킥보드로 이동하다 순목을 살짝 삐긋했는데 그것도 다행이다 했다. 벤틀리 주차를 하다 그 손목이 삐긋해 문짝을 긁히고. 대리 운전시 보험료를 매달14만원 공제해 안심했더니 7만원만 보험가입하고 나머지는 착복해  자가로 합의할 금액과 렌트비. 준성은 세상이 원망스럽다.  열심히 성실히 산 댓가가 이런 거라니.

 

  아버지가 아들이 대리 운전 나가면 가끔씩 술을 사가지고 오던 걸 사람들은 기억한다. 화상으로 생긴 딱지가 아물고 냄새가 나 목욕을 시키기 위해 잘 씻으면 술을 사드린다고 꼬셨다. 맘이 변해 안 하겠다는 아버지를 씻기던 중 다친 손목이 삐긋해 아버지를 놓쳤다. 아버지는 세면대와 변기에 머리를 부딪쳤고 그렇게 급사했다. 자신의 피 묻은 손을 어쩌지 못하고 복도로 뛰어나갔다가 701호 명주를 만났고 명주가 준성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왔다.

 

  벌벌 떠는 총각에게 냉정히 상황을 설명한다.  신고하고 잘못으로 아버지 죽였다고 자수할 건지?  일단 명주의 엄마처럼 미라를 만들고 나중에 잘 모실래? 물리치료사가 꿈이니 일단 아버지 연금 60만원으로 생활하고 공부해 합격하는 건 어때? 상의조차 할 사람이 없던 상황에서 준성은 명주가 대단한 위안이 되었다. 동병상련. 둘다 가난이 죄고 둘다 자신들의 잘못이 아닌 두 죽음을 맞았다. 결국 준성의 아버지도 나무관에 모셔 명주네 집으로 옮긴다. 도덕적 잣대로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거다. 두 남녀의 죄의식은 개나 줘버릴만큼 이들은 절박하다.

 

  책을 하루 만에 읽어버렸다. 가볍지 않은 문제임에도 술술술 넘어가는 글력. 마치 이웃의 어떤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 지인의 이야기를 목격하는 듯한 현실감 대단하다. 장수하는 게 축복만이 될 수 없는 현실. 건강과 경제력이 있는 장수는 누구나 바라지만 꿈일 수도 있다. 이 책은 기사로 짤막히 읽던 걸 상세히 알려주는 것 같다. 701호와 702호 두 사람을 단죄할 수 있을까. 글력이 좋으면 악당이라도 어느새 응원하게 되는 그런 상황 같았다. 너무나 가여웠다. 대학을 졸업하는 딸년 연진이는 지엄마를 필요시 돈줄로만 본다. 영악한 딸년은 없는 게 낫다. 무자식 상팔자다. 

 

  자세한 이야기는 독자몫으로 남기지만 명주와 준성이 벌을 받는다해도 정상참작이 되길. 그네들이 처했던 상황이 종료되어 그나마 안심이다. 그건 억지로 저지르지 않은 일이니. 자연사한 할머니, 사고로 인한 죽음이니. 죄값도 받아야고 해결할 문제들도 첩첩산중이지만 일단은 부양해야할 엄마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고인에게도 산 자에게도 다행이다. 그네들의 짐이 가벼워진 게 정말 안심이다. 그네들이 그런 결정을 일부러 하지 않아도 되는 결말이라서 참 다행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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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모든 삶은 그대로 하나의 인생!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o********r | 2023.06.14 리뷰제목
같은 아파트 같은 층 벽을 맞대고 데칼코마니처럼 701호와 702호에 각각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돌보는 50대 명주와 뇌졸중 후유증과 알코올성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돌보는 20대 준성의 이야기이다. 그 둘은 나이 성별 모든 게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준성과 명주는 치매를 앓고 있는 한쪽은 아버지를 또 한쪽은 어머니를 돌본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 집들은 연금을
리뷰제목

같은 아파트 같은 층 벽을 맞대고 데칼코마니처럼 701호와 702호에 각각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돌보는 50대 명주와 뇌졸중 후유증과 알코올성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돌보는 20대 준성의 이야기이다. 그 둘은 나이 성별 모든 게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준성과 명주는 치매를 앓고 있는 한쪽은 아버지를 또 한쪽은 어머니를 돌본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 집들은 연금을 받는다.

책 처음부터 분위기가 내려앉는다. 명주가 집에 들어오니 명주의 어머니가 코를 땅에 박고 돌아가신 것이다. 어머니를 돌보긴 했지만 실은 어머니에게 의지하며 살았던 그녀는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 삶의 의미를 잃고 어머니 옆에서 약을 한 움큼 먹고 죽으려고 하지만 하루하고도 반나절 잠들다 비몽사몽 깨어 한 통의 문자를 받는다. 100만 원의 연금이 입금되었다는 문자였다. 우습게도 다시 살고 싶어진 명주는 이 돈이라도 마구 써보고 죽자라며 어머니를 작은 방안 나무관에 모시고 삶을 이어나간다.

한편 702호 준성은 물리치료사를 목표로 했었다. 하지만 뇌졸중 후유증과 알코올성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어렸을 때부터 돌보느라 꿈을 미뤄야 했다. 낮에는 아버지와 산책도 하면서 걷는 연습으로 근육 유지를 시키며 함께 하고 저녁에는 대리기사로 일하며 아버지의 60만 원 연금과 함께 생계를 이어나간다.

이후의 내용 전개는 인간을 막다른 골목으로 자주 내 몰아 한 번에 읽기 힘든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정이 피어나고 혈육보다 더 서로를 의지하고 챙겨주는 그들을 보면서 그렇게라도 힘을 내 삶을 이어가는구나 하며 안심하게 된다.


『 P.233 화려하지 않아도, 드러낼 만한 인생이 아니어도 모든 삶은 그대로 하나의 인생이니까. 』


모든 소설책은 인간의 다양한 심리와 관계들의 갈등으로 인해 하나의 주제만 있을 순 없지만 내가 관심을 갖고 본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주제이자 내 마음에 든 이 문장을 소개하는 것을 끝으로 서평을 마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2
종이책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3 | 2023.06.30 리뷰제목
감사하게도 아직은 부모님과 시어머님이 살아계신다. 아직은 살아계심을 감사하게 느끼지만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를 일. 만약 내가 그 상황이 되면, 나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은 또 어떻게 변하게 될지. 나는 아니라고,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지인의 시아버님이 치매로 자주 사라지셨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을 통해 찾았지만, 이제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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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도 아직은 부모님과 시어머님이 살아계신다. 아직은 살아계심을 감사하게 느끼지만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를 일. 만약 내가 그 상황이 되면, 나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은 또 어떻게 변하게 될지. 나는 아니라고,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지인의 시아버님이 치매로 자주 사라지셨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을 통해 찾았지만, 이제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인의 시아버지를 곁에서 수발했던 시어머니가 아프시기 시작하자 이젠 요양원으로 모셔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한다. 엉뚱한 말을 하고, 노인 특유의 냄새가 나고, 아이들이 곁에 가려고 하지 않는 모습. 내가, 아니 우리가 그런 모습으로 늙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50대 명주는 1년 반 전 치매가 심해진 엄마와 살기 위해 엄마의 임대아파트로 들어왔다. 이혼 이후 다양한 일을 하다 발에 화상을 입고, 그 후유증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선택한 길이었다. 100만 원 남짓한 엄마의 연금에 의지해, 엄마를 간병하면서 살던 명주. 어느 날 갑작스럽게 엄마가 죽자 자신의 삶도 끝내려 했지만 실패하고, 엄마의 시신을 미라로 만들어 당분간 엄마의 연금으로 살기로 한다. 하지만 시신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엄마의 친구라는 진천 할아버지가 찾아오고, 떨어져 살던 딸 은진이 찾아오자 불안해진다. 명주의 옆집에 사는 준성은 고등학교 때부터 뇌졸중과 알콜성 치매가 있는 아버지를 돌보며 사는 스물여섯의 청년이다. 물리치료사가 되어 병원에서 근무하는 게 꿈이지만 아버지를 운동시키고 살림하고, 대리운전하며 생활비 버는 것도 버겁다. 이런 지옥 같은 생활이 끝날 것 같지 않은 어느 날 집에 불이 나 아버지는 화상을 입고, 준성마저 손님의 외제차에 손상을 입혀 거액의 수리비를 물어줄 판이다. 아버지를 목욕시키던 중 준성은 실수로 아버지를 놓치게 되는데..

 

모든 건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고, 돌봄은 남겨진 누군가의 몫이 되지.” (책표지)

책을 읽는 동안 답답하고 무섭고 안타까웠다. 우리가 상위 몇 퍼센트의 부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이런 상황에 내몰릴 수 있는 것 아닌가? 나의 부모도 그렇지만, 내 아이들도 나나 남편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거다. 돈 없고 건강하지 못한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지옥이라고 했지. 지독하게 현실적이고, 지독하게 명주나 준성을 이해할 수 있어서 씁쓸했다. 우리는 간병에, 노인 돌봄이라는 것에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내 주변에도 다양한 경우들이 많다. 어느 집은 104세가 넘은 시어머니를 보며 묘한 답답함을 느낀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렇지 않게 며느리에게 병수발 시키겠다고 말하는 시부모를 보며 살의를 느낀다는 사람. 재산은 아들에게 주려고 하면서 힘든 일은 딸에게 시키려는 친정 부모가 세상 밉다는 사람. 결국, 나이든 부모가 어떻게 처신하는지에 따라 남는 자식이 서로 남 보듯 하지 않는다는 걸, 조금은 알 것 같다. 하지만 부모도 사람인지라 조금 더 예쁜 자식이 있겠지.

 

위로는 부모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아래로는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기를 바라며 미래를 준비해야 하지만, 현재도 어떻게 못 하는 우리가 할 수 있을지. 품위 있게 늙고 싶었는데, 그건 바라지도 못하고 생존해야 하는 삶이라니. 오래 살고 싶지 않다. 정신 있을 때 내 주변을 정리하고 가고 싶다. 그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이놈의 삶이 무엇인지. 누가 누구 탓을 할 수 있는 것인지. 해답이 없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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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삶의 끝자락에서 인간은 비로소 연대한다 평점10점 | m***k | 2023.06.23 리뷰제목
소설의 말미에 라디오에서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명주와 준성은 부모의 죽음을 숨기는 패륜을 저지르지만, 몸서리칠 정도로 불행한 삶의 궤적을 본 독자들은 쉽게 비난하지 못한다. 그들의 잘못이 아닐 거라고 자연스럽게 설득되는 치밀한 이야기 구성에 감탄하게 된다.   명주와 준성이 시골집으로 이사 가는 결말은 씁쓸하다. 국가의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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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말미에 라디오에서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명주와 준성은 부모의 죽음을 숨기는 패륜을 저지르지만, 몸서리칠 정도로 불행한 삶의 궤적을 본 독자들은 쉽게 비난하지 못한다. 그들의 잘못이 아닐 거라고 자연스럽게 설득되는 치밀한 이야기 구성에 감탄하게 된다.

 

명주와 준성이 시골집으로 이사 가는 결말은 씁쓸하다. 국가의 도움조차 바랄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앞으로의 미래도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많은 독자가 따뜻한 온기와 감동을 느끼는 이유는 벼랑 끝에 내몰려 있던 명주와 준성의 연대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생존이 1순위가 되는 순간, 함께 손을 잡는 모습은 마치 재난영화의 결말을 보는 듯하다. 그들에게 찾아온 빙하기가 냉소, 이기주의, 경쟁에서 비로소 벗어나게 만드는 것이다.

 

책을 덮고도 생각에 계속 잠기게 되는 이유는 명주와 준성의 이야기를 결코 남의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건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고, 누구에게나 빙하기가 찾아올 수  있다. 가족, 간병노동, 국가의 역할 등 다방면으로 질문을 던지는 이 소설은 독자들로 하여금 불편한 진실을 마주보게 한다. 이를 외면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지만, 담대하게 마주보는 것도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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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평점10점 | k*****0 | 2023.06.02 리뷰제목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문미순 작가의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2023년 제 19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한국장편소설이다.   소설은 읽는 내내 내 어머니가 보였고, 내가 보였다. 우리 엄마 역시 오랫동안 시어머니를 간병하고, 병든 남편을 감당해야 하는 너무도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당신 역시 나이 듦에 대해 자신이 감당하기 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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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문미순 작가의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2023년 제 19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한국장편소설이다.

 

소설은 읽는 내내 내 어머니가 보였고, 내가 보였다.

우리 엄마 역시 오랫동안 시어머니를 간병하고, 병든 남편을 감당해야 하는 너무도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당신 역시 나이 듦에 대해 자신이 감당하기 힘들만큼 불편해 졌으니까.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나 역시 그걸 바라보는 것이 많이 힘들었으니까.

 

소설속 명주와 준성은 삶이 녹녹치 않다. 그렇기에 자신이 부모에 대한 마지막을 감당해 나간다. 소설속에 던져진 모든 건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고, 돌봄은 남겨진 누군가의 몫이 되지.”라는 말은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의 명주와 준성의 삶의 대부분을 함축해 준다.

 

간병이라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명주와 준성은 경제적 이유로 인해 간병을 오롯이 감당해야 된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혼자서 감당해야 되는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라 누군가 간병을 감당해야 되는 일들이 많아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간병이라는 무게를 개인이 감당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은연중 노인 돌봄에 대해 사회적인 시선으로 해결책을 생각하게 만든다. 어린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노인에 대한 간병도 그래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족이니까 부모니까 간병의 몫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그 몫을 감당하는 개인의 일상이, 미래가 무너져 가는 것은 또다른 문제로 떠오른다.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의 명주와 준성이 선택한 마지막에 대해 나는 어떤 정답을 내릴 수 없다. 그저 그들이 살아내는 삶을 응원할 뿐이다. 그리고 그들의 시간에 대한 결말 역시 독자의 몫이다. 읽는 사람마다 다른 결말을 짓게 되지 않을까?

 

줄거리 일부

 

1년 반전 치매가 심해진 엄마와 살기 시작한 명주는 외출 후 귀가한 어느날 죽은 엄마를 발견하고 집안에 엄마의 사체를 관에 넣어 보관한다. 냄새를 막기 위해 방부제와 탈취 기능이 있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엄마 앞으로 나오는 연금으로 생활을 이어간다. 5년전 공장 식당에서 끓는 물에 화상을 입은 발은 아직도 통증이 심해 일을 하는 것도 힘들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들을 보면서 엄마의 죽음에 자유롭고 홀가분한 생각을 했는데 불쑥 엄마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명주의 이웃집에 대리운전을 하며 뇌졸중과 알콜성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돌보는 청년 준성이 산다. 준성이 외출한 사이 집에 혼자 있던 아버지가 실수로 집에 불이 나고, 이로 인해 화상을 입고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을 하게 되지만 병원비로 인해 퇴원후 아버지의 간병은 오로지 준성의 몫이 된다. 어느날 목욕중 아버지를 놓치게 되는데..

 

도서내용 중

p66. 아들은 아버지를 운동시키려고 매일 그렇게 열심인데 노인은 그런 아들의 마음 따윈 헤아리지 않는 듯했다. 마음이야 백번 헤아린다 해도 술에 관한 한 제어가 안되는 것이겠지, 그러니 사람은 잘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맞을 지도 몰랐다. 아버지 역시 그랬으니까. 명주는 모두 그렇게 제 위의 하늘만 보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p86. 명주는 얼핏 열아홉 살에 죽은 남동생이 떠올랐지만 고개를 저으며 힘없이 웃었다. 인생에 가정이 있었던가? 설사 남동생이 살아 있었다 해도 간병은 자신의 몫일 확률이 컸다. 변변한 직업도 없고 때울 것이라고는 몸밖에 없는 자신이.

 

p92. 하지만 어느순간 가족이 있는 집으로 총총히 돌아가는 그들을 보니 마음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꿈틀거렸다. 누구보다 자유롭고 홀가분하다 생각했는데 불쑥 엄마가 보고 싶었다, 그토록 지긋지긋해 마지않던 엄마가 사무치도록 그리웠다.


 

p172. -착하다는 말, 대견하다는 말, 효자라는 말도 다 싫어요. 그냥 단지 제 인생을 살고 싶어요. 이젠 그마저도 어렵게 됐지만요....

 

p204. -모든 건 다 그렇게 어느날 갑자기 시작되잖아. 교통사고처럼 예기치 않게 엄마가 아버지가 쓰러지고 돌봄은 남겨진 누군가의 몫이 되지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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