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도 볼 수 있고 표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이야기는 대놓고 체스를 소재로 해서 쓰였음을 보여준다. 거기에 퀸과 나이트를 적절히 배열해서 그 사이에 딱 사람 얼굴이 보이도록 해 두었다. 미술책에 나오는 착시효과라는 걸까. 체스의 말이 먼저 보이는지 사람 얼굴이 먼저 보이는지 그것은 사람에 따라서 확실히 다를 것이다.
니콜과 모니카. 두 명의 여자가 주인공이다. 체스를 잘 둔다는 것만 같을뿐 이 둘은 극단을 향한다. 한 명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이 많을 경우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다른 한 명은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한다. 집단의 힘을 믿는다. 이 둘의 체스 실력은 어떨까.
두 소녀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차분히 시간순대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어떤 가족들이 있고 어떤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저들의 특징은 어떠한지를 하나하나 차분히 짚어준다. 그리고 마주한 두 소녀의 격돌. 한 소녀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다른 한 소녀의 목을 잡는다. 이 둘의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까.
기존의 베르베르의 작품과는 다르게 온전히 두 소녀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서 읽는 게 어렵다거나 느리다거나 하지 않는다. 중간중간 백과사전이라는 파트를 편집해서 실제로 존재했던 이야기들을 설명하는 것은 작가의 다른 책에서도 익히 보았던 편집이라서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가 있다. 아마 작가의 책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이런 식의 편집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이제 소녀들은 성장을 해서 더이상은 소녀가 아니다.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저들의 조상들마저도 서로 다르다. 그리고 이들은 이제 자신들을 대표하는 일을 한다. 그룹 대 개인 솔로 대 단체. 그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
언제나 우리의 기대만큼이나 기발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퀸의 대각선!
흑백이 대비되는 두 권의 책표지가 호기심을 자아내게 한다. 볼때마다 나의 시선은 흑백의 음영에 따라 움직이며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보려한다. 이미 많은 독자들도 눈치챘을거라 생각되지만 이번엔 체스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두소녀, 니콜과 모니카는 책표지만큼이나 강렬하고 충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등장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중학교, 집단으로 행동할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고 믿고 있는 니콜은 혼자있기를 두려워한다.
그런데 과학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은 벌로 지금 교실에 혼자 갇혀있다. 아니 케이지에 갇힌 생쥐들과 함께 있다. 그래서 니콜은 케이지의 문을 열어주었다. 그들도 자신처럼 혼자 있기 두려울테니까.
한편 미국의 한 중학교에서는 모니카가 한 아이를 둘러싸고 때리고 있는 다섯명의 아이들을 향해 소화기 손잡이를 누르고 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몰려와 웅성거리는 것이 불편해진 소녀는 자리를 피해버렸다. '난 혼자 조용히 있는게 좋아.'
무척이나 닮았으면서도 서로 다른 두 소녀의 등장에 순간 할말을 잃고 말았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엄청난 소동을 벌이는 것인지.....
결국 퇴학처분을 받은 니콜은 해안가에 있는 양떼 목장에서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금까지 자신이 이룬 모든 것은 개인주의를 배척하고 집단의 힘을 믿었기에 가능했다고, 집단 지성의 힘에 대해서.....
승객들이 가득한 열차 안, 숨막힐듯 밀폐된 좁은 공간에 있는 제시카와 엄마의 상황이 니콜과 아빠의 모습과 대비되고 있다. 아니 모든 상황이 그렇게 서로 대립되고 있었다.
마치 평행선을 달리는 듯한 두 소녀가 운명처럼 체스 대회에서 만나게 된다. 첫 대결에서 잊지 못할 사건이 발생했고 그렇게 끝날 줄 알았던 인연은 이제 체스판을 넘어, 개인의 대결을 넘어 세기의 대결을 이어가게 된다. 예측할 수 없는 그녀들의 행보,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지 다음 이야기를 빨리 읽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퀸의대각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