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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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10년 차 서점인의 일상 균형 에세이

리뷰 총점 9.3 (5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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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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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시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한 노력은 알고보면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아닐까 - 에세이 MD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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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라라밸'을 위하여!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를 읽고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k*****o | 2020.04.01 리뷰제목
'라라밸'을 위하여!<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를 읽고         여기 나만의 공간에서 시간에 허덕이지만 잘하고 싶은 일은 많은 한 사람, 그리고 그가 지은 책 한 권과 마주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더불어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나도 직장생활 10년차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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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밸'을 위하여!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를 읽고 

 

 

 

    여기 나만의 공간에서 시간에 허덕이지만 잘하고 싶은 일은 많은 한 사람, 그리고 그가 지은 책 한 권과 마주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더불어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나도 직장생활 10년차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독서를 위한 빈 시간을 찾아내는 게 결코 쉽지 않음을 종종 느낀다.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의 저자 역시 10년 차 서점인으로서 워라밸이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넘어선 '부모로서의 삶'과 '나 개인의 삶'의 균형, 즉 라라밸(라이프 앤드 라이프 밸런스)을 소망한다.

 

    저자는 라라밸의 실천방법 중 하나로 매일 출근 전 새벽의 공간과 시간에서 책을 펼치고 사색에 잠긴다. 여기에 견줄바는 아니지만 나도 일과 육아의 전선에서 물러난 밤의 공간과 시간에서 잠과 사투를 벌이며 책을 집어든다. 이렇게 집어든 이 책의 머리말은 나의 눈과 생각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내가 평소 일과 육아, 책에 대해 갖고 있던, 정리되지 않고 아무렇게나 널부려져 있던 생각들이 저자의 글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여러모로 나와 닮은 듯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저자와 함께 커피 한 잔 기울이며 '일상의 균형'에 대하여 이야기해본다.

 

 

{나} 처음 이 책의 부제인 ‘10년 차 서점인의 일상 균형 에세이’를 봤을 때, ‘서점인’을 ‘서점주인’으로 잘못 봐서 10년간 독립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의 에세이라고 오해했다. 나중에 온라인서점에서 일하는 '서점인'이란 걸 알게 됐을 때 나 혼자 머쓱하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간단하게 본인이 하는 일을 소개해 달라.

{저자} 나는 서점에서 일한다. 예쁜 조명, 분위기 있는 서가,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며 조용히 누워 있는 책들은 여기에 없다.(중략) 나는 온라인 서점에서 일한다.(5쪽)

서점은 출판사와 독자 사이에서 책을 중개하는 곳이다. 온라인 서점 MD는 독자 손에 쥐여지는 전 과정에 관여한다. 나는 '물건'으로서의 책만 배송하는 것이 아니라 무게와 부피를 계량할 수 없는 '제안'을 함께 보내고 싶었다.(8쪽)

 

{나} 오프라인 서점 직원 또는 온라인 서점 MD가 '제안'하는 책들이 모여있는 서점에 대해 많은 작가들의 예찬론을 들을 수 있다. 가령 서점은 책이라는 나무가 빽빽하게 심어진 숲으로 서점을 둘러본다는 건 숲을 산책하는 것과 다름없다거나, 서점을 천천히 거닐면서 무심결에 집어든 책 한 권이 그날의 아픔을 치유해주는 친구와 같다는 이야기들을. 그렇다면 저자에게 서점이란 어떤 공간인가?

{저자} 내게 서점이란 책 한 권을 사서 나가는 곳일 뿐 아니라, 오래 살펴보며 새로운 책을 발견하고 마침내 어떤 세계로 들어서는 곳이었다. 출구를 찾아 나가려다가도 자꾸 새로운 입구로 들어서게 되는 곳이었다.(8쪽)

 

{나} 듣고보니 비단 서점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평소 '책'을 한 권 읽고 나면 그 한 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책에서 나왔던 다른 책, 혹은 책을 읽으면서 문득 떠올랐던 다른 책을 자연스레 찾아 읽게 되는 것 같다. 이게 독서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이라고나 할까?

{저자} 모든 책은 다른 책을 통해 확장되고 깊어지고 반박될 수 있다. 한 권의 책만으로도 굉장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지만 다음 책으로 맞춤하게 이어질 때 독서는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선사한다.(9쪽)

한 권의 책도 만족스럽지만, 책이 책으로 연결될 때 나는 생각이 조금 더 두터워진다는 느낌을 받았다.(10쪽)

 

{나} 앞서 말한 부제에 나온 '일상의 균형'을 위해 저자는 라라밸을 실천하고 있다. 서점인으로서의 삶 외에 육아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데, 아이와 함께하면서 '부모'와 '나'의 균형은 어떤 식으로 유지하는지?

{저자} '부모'라는 이름과 '나'라는 이름을 나란히 놓고, 아무리 둘의 균형을 잘 유지하려 해도, 결국엔 '부모'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 어쩌면 이 둘의 균형점이란 한쪽으로 조금 기울어진 상태를 일컫는 것 같다는 생각. 앞으로의 내 삶은 아이를 향해 기울어진 상태를 받아들이는 일로부터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51쪽)

다만 나는 내 인생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삶'을 '선택과 집중'보다는 '적절한 밸런스'라는 관점으로 대하고 싶다. 어느 하나에 집중해서 대단히 잘할 때보다, 어느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을 때 나는 행복하다. 일에, 가족에게, 나 자신에게 시간을 고루 들이고 싶다.(69쪽)


 

{나} 나 역시 딸바보를 자처하며 현재 다섯 살배기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저자의 육아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을 넘어 동감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 참 많았다. 아이를 대함에 있어 이것만은 꼭 유지하고픈 육아철학이 있는지?

{저자}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명료하게 설명할 수 없으므로 말의 느낌, 표정의 변화, 행동의 섬세한 면을 통해서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내 시선과 관심이 평소에 늘 아이를 향해야 아이의 마음이 윤곽을 드러낸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으면 불가능한 일이다.(57쪽)

앞으로도 아이를 보살피고 가르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겠지만 그 보살핌과 가르침이 '아이의 납득'이라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도록 보다 세심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144~145쪽)

 

{나} 아이가 태어나고 부모가 되면서 그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어른인 동시에 아이의 보호자라는 미명하에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때로는 아이를 교정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왠지 모르게 나도 한뼘씩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저자는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자}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 구상했던 이야기와 소설을 마쳤을 때 완성된 이야기가 다르다는 소설가들의 말도 떠올랐고, 이 말 속의 '소설'을 '아이'와 바꾸어도 말이 된다 생각했다.(84쪽)

나의 노력이 아이에게 가닿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겠다는 마음. 부모로서의 내 삶은 이 사이에서 진동하게 되는 것일까. 그런 진도의 과정에서 내 영혼에는 어떤 문장이 새로 쓰일까.(86쪽)

지안이의 말이 꼭 어른의 말로 자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나의 말이 지안이의 말을 통해 다시 자랄 필요는 분명히 있다.(중략) 이 역전된 교육이 신선해서 아이가 입을 열면 나는 조용히 귀를 기울인다. 가르침을 기다린다. 조용, 지금 아이가 말한다.(121쪽)

 

{나} 이어지는 육아 이야기 가운데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도 아주 가까운 '타인'이자 부모 옆의 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는 말에 무척 공감이 갔다. 특히 좋은 부모란 사회규범을 아이에게 전달하는 '사회의 전령'인 동시에, 우리 사회의 일상적인 모습들을 경계하고 성찰하며 아이에게 전하는 '보호막'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 대목이 가장 인상깊었다. 조금 더 확장하여 생각해본다면, 아이도 인격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훗날 어른이 살고 있는 시민사회에 당당히 합류하게 될 시민이 되기 위한 과정에 있는 존재로 읽혀졌다. 나 역시 다양한 소재의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보고 읽으면서 환경보호, 타인에 대한 배려, 연대 등의 개념을 최대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하고 서로 소통하고자 노력중이다.

{저자} 나는 너의 '부모'로서 '너'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하지 않고,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우리'를 지키기 위해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고, 그것이 곧 너와 나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할 것이다.(149쪽)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대하는 모습뿐 아니라 부모가 세상을 대하는 모습도 바로 옆에서 목격한다. 그런 부모를 통과해 결국 세상으로 나아간다. 아이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는 부모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와 깊은 연관을 맺을 수 밖에 없다.(177쪽)

 

{나}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를 읽으며 타인에 대한 상상력을 키우고 있는데,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또한 나에게는 온라인 서점의 MD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준 책이다. 그리고 "일로 연결된 다른 이들의 노동과 처지를 헤아려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출판하는 마음(은유 인터뷰집)>도 조만간 읽어볼 계획이다.

다른 사람들의 노동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며, 책 한 권이 팔리는 것이 이 모든 사람들의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다 구체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나의 일은 나와 회사만의 일이 아니라, 이 모든 사람들이 관계하는 과정 중 하나라는 생각을, 독자뿐만 아니라 이 모든 사람들을 염두에 두며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98쪽)

 

{나} 마지막 질문.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아 도서 주문수량 관리, 독자의 취향저격 책 추천, 각종 데이터 분석 등, 잘 키운 AI 하나가 여러 MD의 역할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서점인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저자} 나는 서점엔 계속 사람이 필요하다 믿는다. 자기 일을 오래 갈고닦은 사람이 필요하다 믿는다. "꾸역꾸역 들인 시간이 그냥 사라져버리지는 않는다(<일하는 마음>, 제현주作)"라는 말에 기대어 내 일을 계속, 계속 해가고 싶다.(199쪽)

 

 

    저자와의 이야기를 마치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려는데 다시금 책표지에 시선이 간다. 한 남자가 지하철 한 편에 앉아 이어폰(오디오북 혹은 책 관련 팟캐스트를 듣고 있으리라 짐작해본다)을 끼고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머리 (위 라기 보다는) 속으로는 지하철에서 내려 마시게 될 따뜻한 커피 한 잔, 그리고 집 현관 문을 열면 달려와 반겨줄 딸아이를 그리고 있는 것만 같다. 나와도 무척 닮아있는 모습인데, 이 남자는 대체 누구일까?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인지는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를 읽는 내내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수록 마치 저자가 내 얘기를 들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누구나 뭐든 잘하고 싶지만 늘 부족한 건 시간이다. 이러한 우리에게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시간과 공을 들여 삶을 살아내라는 응원가와도 같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가정과 직장, 시민사회 그리고 자아, 여러 일상의 균형을 위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저자를 마음으로 응원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이 응원은 어쩌면 나와 우리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조각 시간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하나하나 그러모아 어제보다 조금은 나은 오늘을 살고 싶은 건 우리 모두의 소망이기에.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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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사심 후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7 | 2020.03.30 리뷰제목
언제부터 yes24를 이용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직장에 다닐 땐 주로 오프라인 서점에 갔고 아이 낳은 후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주문하게 됐다. 십수 년쯤 전 어느 날이었다. 아마도 2007년 전후? 아이가 잠든 사이 yes24 홈페이지에서 책을 보내 준다는 이벤트를 봤다. 읽고 싶던 책이었던지 나는 난생처음 응모를 했다. 육아의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있는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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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yes24를 이용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직장에 다닐 땐 주로 오프라인 서점에 갔고 아이 낳은 후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주문하게 됐다. 십수 년쯤 전 어느 날이었다. 아마도 2007년 전후? 아이가 잠든 사이 yes24 홈페이지에서 책을 보내 준다는 이벤트를 봤다. 읽고 싶던 책이었던지 나는 난생처음 응모를 했다. 육아의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있는 처지를 짧게 쓰고 책을 보내주시면 감사히 읽겠다고 덧붙였다.

 

책은 오지 않았다. 낙첨이었다. 그런데 대신 내가 주문하지 않은 택배 박스가 왔다. 책 한 묶음, 대여섯 권 정도 됐다. 제목은 잊었지만 그중 여자의 진짜 인생은 30대에 있다라는 책은 기억이 난다. 쪽지에는 "책을 보내드리고 싶었는데 사정상 못 보내고 다른 책을 보냅니다. 힘내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분명 yes24에서 보낸 것 같은데 확실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면 메일을 쓰거나 전화를 드리거나 인스타그램에 올렸겠지만 당시엔 놀라고 감사했을 뿐 그 마음을 전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기억을 더듬어 봤다. yes24의 그분은 샘플이나 증정본 중 20대 여자가 읽을 만한 책을 모아 나에게 보내셨던 것 같다. 쪽지를 주셨지만 이름이나 소속 같은 건 밝히지 않으셨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회사로 연락하는 걸 원치 않으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강산이 바뀌고 집에 책이 늘어나면서 보내주신 책들은 어디론가 흩어졌다. 지인에게로, 중고서점으로... 그때의 쪽지와 책들은 내 기억 속에만 있다. 너무 아쉽다. 감사 인사를 남겼어야 했는데, 그 쪽지를 간직해야 했는데... 책을 보내주신 분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자분이 아니었을까, 이제 와 상상할 뿐이다.

 

며칠 전 yes24 MD 김성광 님의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를 읽었다. 좋은 서점원이 되고자 자투리 시간을 모아 책을 읽는다는 저자는 일을 좋아하는 칼퇴주의자다. 아이가 생기면서 자신만의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일에, 가족에게, 나 자신에게 시간을 고루 들이고 싶다”(p.69) , 어느 하나에도 소홀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책팔리는 책으로 만들고 싶어 오늘도 출퇴근 지하철에서, 혼밥 식당에서 독서 중일 저자를 응원하게 됐다. 10년 차 서점인의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는 삶'이 오래도록 지속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책을 보내 주셨던 그분이 떠올랐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감사했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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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공감백배 우리 모두의 이야기 평점10점 | w******y | 2020.03.04 리뷰제목
이 책은 채널예스에 연재했던 칼럼들을 다듬어 엮어낸 책이다.연재되던 글을 SNS 통해 읽은 적 있었는데, 지안이가 태어나던 날에 관한 이야기는 나도 마치 옆에 있었던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왔던 터라 무척 인상깊게 남아있다.그 글의 인상이 강했던 탓인지, 나는 이 책이 육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을 책이라 생각했다. 한 가족의 이야기일 것이라 짐작했다.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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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채널예스에 연재했던 칼럼들을 다듬어 엮어낸 책이다.


연재되던 글을 SNS 통해 읽은 적 있었는데, 

지안이가 태어나던 날에 관한 이야기는 나도 마치 옆에 있었던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왔던 터라 무척 인상깊게 남아있다.


그 글의 인상이 강했던 탓인지, 나는 이 책이 육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을 책이라 생각했다. 한 가족의 이야기일 것이라 짐작했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이 육아에만 해당하는 마음이 아니듯이, 내용도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이 마음 모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귀여운 표지의 이 책은 크기도 아담하고 무게도 가볍다.

'나도 그랬지' 혹은 '이거 뭔지 알지!' 하게 하는 구구절절 공감되는 삶의 이야기들과 그 순간 느끼고 깨달은 점들을 잘 포착해 따뜻하게 담아냈기 때문에 쉽게 읽으려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 역시 앉아있던 자리에서 순식간에 읽을만큼 재미도 있고 공감도 갔는데, 

사실 금방 읽어버린 것이 미안할만큼 치열하고 바쁜 일상과, 그 속에 숨어있는 결코 가볍게 넘어가지지 않는 고민들이 가득가득하다.


대한민국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결혼이나 육아라는 어떤 현실과 상관없이 함께 고민해보면 좋을 법한, 아니 고민했으면 좋겠는(권면 정도가 아니라 당부하고픈) 이슈들이 녹아져있다.


가령 윗세대와 우리세대, 다음세대가 어떻게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면 좋을지, 부조리한 사회 구조 속에서 시민으로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좋을지, 첨예한 갈등 속에서 서로 대립점에 있는 수많은 개인들이 어떻게 더불어 사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이런 고민들 말이다.


사유하게 해주는 책이다.


아 그리고 라라밸.

이 단어는 아마도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콕 박힐만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적어도 나에게는 나의 일상을 점검해보고 조금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안내해준 단어였다.



김성광 작가는 한 권의 책은 다른 책으로 이어질 때 더 빛을 발한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이런 '핵'공감가는 문장, 생각들이 곳곳에 있다.)


이 책에 인용되어 있는 여러 책들 중 아직 읽어보지 않은 책들을 차례로 읽어볼까 한다.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마침 좋은 책을 만났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언니와 동생에게 한 권씩 선물했다.


3월의 시작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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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g*******2 | 2020.03.15 리뷰제목
얼마 전 출판사 서평을 보다가 나와 딱 마음이 맞닿아있는 책을 발견했다. 홀로 단독육아를 하고 일하면서 잠깐 틈날때마다 내 시간을 사수해 책읽기와 서평쓰기를 한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중간에 일이 지치고 힘들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마냥 쉬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지만 다시금 내 안의 쌓여있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시끄러운 속을 잠잠히 해줄 것은 책읽기와 글쓰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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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출판사 서평을 보다가 나와 딱 마음이 맞닿아있는 책을 발견했다. 홀로 단독육아를 하고 일하면서 잠깐 틈날때마다 내 시간을 사수해 책읽기와 서평쓰기를 한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중간에 일이 지치고 힘들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마냥 쉬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지만 다시금 내 안의 쌓여있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시끄러운 속을 잠잠히 해줄 것은 책읽기와 글쓰기만한 것이 없었다.

그런데 이런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었다. 책을 좋아하고 책과 관련된 일을 하며 책을 시간을 쪼개가며 보는 사람. 바로 온라인서점의 경력 10년차 MD김성광씨다.

 

 

책을 읽다보니 이 분도 아이가 어려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감정도 공감이 많이 되고 책에 대한 애착도 남다름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만의 시간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며 갈급해한다는 것도......

그래서 이 책이 편하게 술술 읽혔다.

나도 시간이 남을 때마다 내 시간을 확보해 그 시간을 알차게 쓰려고 노력하는데 이 분은 일찍 출근하고 종일 일하는 근무환경에서도 출퇴근시간을 활용해 붐비는 지옥철에서 책을 읽고 아내와 주말 시간을 조율하며 책을 보고 글을 쓴다고 한다. 그러면서 책 제목대로 '시간은 없지만 잘하고 싶다고...' 나는 이분에 비하면 여윳시간이 좀 더 있지만 아이들의 주양육자라 어찌보면 나도 잘하고 있는거다 위로하고 싶지만 가끔씩 일도, 육아도, 살림도 잘 하지 못하고 만족스럽지 않으면 또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허무할 때도 더러 있다.

 

그런 생각들이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와중에 만난 이 책이 나에겐 심심한 위로를 안겨 주었다. 마치 내가 좋아하는 스콘과 달달한 커피와 함께 하는 느낌이었다.

 

 

 

 

「원칙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실천하려 한다. 내가 매일 책을 읽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서점원으로서 최대한 폭넓게 책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원칙을 세우고, 매일 반복 되는 출퇴근 시간을 독서 시간으로 할당했다. 일관되게 실천하는 시간이 쌓일 때 원칙은 자연스레 나라는 사람의 일부로 뿌리내린다. 타인이 나를 바라볼 때도 '적어도 책을 열심히 살펴보려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해야 서로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P158

 

 

책의 좀 뒤쪽으로 가자, 저자의 시간을 쪼개 책을 읽는 솔직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참 멋진 사람이구나.

솔직히 다음 문장에서 그런 생각이 더 강하게 일었다.

 

 

 

「아이를 낳고도 원칙을 세워야 했다. 산후조리원에서 회사를 오가며 "부모로서....."라는 말로 시작하는 문장을 만들고 원칙으로 삼으려했다.(중략) 정작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되니 원칙이니 뭐니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늘 잠이 모자라서 머리가 멍했다. 책을 읽을 수는 있었으나 활자가 나를 그저 통과할 뿐인 느낌이 들었다. 생각을 진지하게 이어가기엔 기력이 딸렸다.(중략)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다 아이가 모유를 끊을 즈음이 되자 다시 생각해 볼 필요를 느꼈다.」 P159

 

 

내 편견때문인지 위의 문단을 읽으면 이 분 당연히 엄마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부터가 '남편은 늘 육아는 살짝 거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인지 이분의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속의 그가 참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정말 사람다운 냄새가 나는 분이구나를 느끼며 책을 읽는데, 문장이 유려하진 않아도 담백했다.

 

 

 

「회사가 할당하는 업무와 아이와 생활이 요구하는 일을 수행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저물고 한 계절이 흘렀다. 일, 가족, 세상. 내게 중요한 것들을 내 머리로 생각해보고 나름의 방향을 잡거나 기준을 세울 시간이 없었다. 밥이나 잠, 가장 근간이 되는 것들을 줄이지 않고서는 도통 방법이 없었다.」 P202

 

 

저자의 말에 심히 공감이 된다. 그냥 일상을 살아내다보면 중요한 것들을 고심히 들여다볼 시간이 없다. 그래서 점점 나도 점점 일이 끝난 후 '저녁있는 삶(시간적 여유가 있는 삶)'을 꿈꾼다.

 

 

「MD는 게이트키퍼로서 갑의 역할이 있다. MD는 소수고 출판사는 다수다. 누군가는 걸러내야 하고, 그게 MD의 일이다. 기준과 상황에 따라 걸러내는데 걸러냄을 당하는 출판사 입장에서는 기분이 안 좋고 억한 심정과 억울함이 생길 것이다. 역으로 보면, MD는 출판사의 똑같은 요구나 요청을 수십 번 받는다. 업무 플로우를 간단하게 만들어놔야 시간 덜 쏟고 다른 일을 할 수 있으니 늘 정해진 답변을 하고, 노출이 안 됐다는 출판사 하소연에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은유 인터뷰집<<출판하는 마음>>」

 

「상황과 여건이 개인에거 부과하는 압력을 인식하는 것은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귀속시키는 일보다 진일보한 태도다. 어떤 일에 '한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일은 늘 조심스러워야한다. 하지만 태도의 올바름에 기대어 자기 몫의 책임으로부터 눈 돌리는 일은 진일보했던 걸음을 다시 반걸음 되돌리는 일이다.」p93

 

「타인의 고통에 관해 생각하다가, 이런 갑작스런 변화에 놀라워하다가, 부끄럽게도 생각은 자기만족으로 이어진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온 마음으로 공감하고 있는 내가 슬쩍 괜찮게 여겨지는 것이다. 그렇게 누군가의 고통조차 자기만족의 근거로 삼아버리는 무례를 내 안에서 저지르곤 한다. 이 무례를 자각하는 순간 다시 예를 차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무례라는 걸 인식하며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점검하는 자신이 또 흡족하다. 이쯤 되면 내가 과연 온 마음으로 공감하긴 했는지, 내게 정말 변화가 일어났는지 의심스럽다.」p102

 

 

P104

 

 

책을 계속 많이 보다보면 나도 제대로 잘 살아야하는데, 그냥 여기저기 휩쓸리며 편승하는 삶을 살지말고 나만의 뚜렷한 주관으로 옳은 것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살자고 마음먹어보지만 그게 참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저자의 다짐에도 응원을 보내고 '아이에게 많은 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영향력을 키우지 않도록 조심하고 싶다'는 그 바람도 잘 이루어지길 바란다.

 

P107

 

 

반가운 책의 문구가 이 책에도 있어 옮겨와 본다. 내가 겪는 무수한 경험들이 결코 아무것이 아닌게 아니라는 걸 다시 생각해본다. 원치 않은 경험일지라도 무엇하나 의미없는 건 없다는 사실. 그런 생각을 하면 나에게만 있을 것 같은 고통스러운 순간들도 잘 넘기게 되는 것 같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칭찬받을 만하고, 책의 영향력은 자주 상찬되지만, 때로 책의 역할은 딱 여기까지다. 책이 삶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꽤 높은 문턱을 넘겨야 한다.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우리는 삶으로 돌아오고, 책은 거기서 끝난다. 세상은 책 바깥에 있다. 아름다운 책을 판다고 내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훌륭한 책을 읽는다고 삶이 훌륭한 것은 아니다」 P127

 

 

 

때론 나도 좋은 책을 읽으면 나도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삶으로 그 책의 영양분을 가지고 와 삶에 녹여내는 일, 쉽지않지만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요즘 7살 아들의 마음을 읽기가 어렵다. 말로 표현하는 것을 엄청 잘 하는 아인데 뭔가 섭섭한 마음이 있는건지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는 건지 감정을 떼부리기, 징징거리기, 토라지기의 방법으로 표현한다. 보통 육아서에서 많이 이야

 

기 하듯 아이마음을 들여다보고 먼저 알아주라고 하는데 도통 잘해주고 원하는 걸 들어줘도 하루를 넘기지않고 이내 투정을 부리는 아이가 못마땅했다.

오늘 읽은 책 「지금 나를 위로하는 중입니다」라는 책에서 아동정신분석학자 도널드 위니컷이 아기의 부정적 행동이 '공격'본능에서 비롯됐다는 기존 정신분석학 관점을 반박하여 아기의 이런 행동이 오히려 '사랑'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이런 종류의 사랑을 '무정한 사랑'이라고 칭했다는 것을 보았다. 혹시 내 아이도 엄마에 대한 사랑표현을, 관심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렇게 부정적 반응으로 보인건가 생각하니 아이가 떼부릴때마다 매몰차게 굴었던 가슴한켠이 아려온다. '아이가 괜찮은 순간에도 괜찮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겠다는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의 저자의 다짐을 나도 깊게 새겨 넣어야겠다.

 

 

P163

 

 

 

육아에 대한 감수성도 참 풍부하신 듯 하다. 이런 아빠라면 자녀도 올곧게 잘 자라지 않을까 싶다.

 

P192

 

책의 작은 오르내림에도 사람들의 욕망과 관심사가 반영되어 있었고, 나는 세상의 복잡한 무늬를 들여 다보는 현미경을 얻은 기분이었다.

 

위의 문장에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이 느끼는 뿌듯함, 만족감이 잘 담겨 있는 듯 하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진다.

그리고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를 읽으며 서점인으로서의 한 사람의 내밀하고 은밀한 일상을 엿본 재미가 쏠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능력이 부족해서 여전히 쓰지 못한 것이 많다. 생각이 익지 못해서 그렇다. 쓰지 못한 것들을 개인적으로라도 계속 써보고 싶다. 순간을 기록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일을 습관으로 만들고 싶다. 잠을 포기할 가치가 있었다. 이런 태도를 바탕으로 내가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 옆에서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가 되고 싶다. 세심하게 쌓아올린 생각을 바탕으로 단단하게 빚어낸 태도를 가진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나도 저자의 말처럼 좋은 문장들을 아로새기며 단단하게 빚어진 마음가짐과 태도를 겸비하고 싶다. '나를 살리는 문장이 이내 몸 깊숙히 기숙하면 자칫 세상에 휘둘리지 않을 강단이 생긴다'라고 말씀하신 <<북코디네이터>>의 이화정선생님 말씀도 떠오른다.

오늘도 단단한 나를 만들기위한 책읽기에 활력이 생겨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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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시간에 쫓겨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틈을 열어 줄 책! 평점10점 | s*****5 | 2020.03.08 리뷰제목
너무 기대하고, 또 읽고 싶던 책이라, 택배 받자마자 뜯어서 그 자리에 서서 바로 읽었다. 곧 침대로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암튼 한 번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틈 없이 훅 읽히는 책이었다. 글이 좋다고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인 건 아닌 것 같은데, 사람이 좋으면 글도 좋은 건 맞는 것 같다. 나는 24살에 어느 출판사 마케팅부로 입사했고, 당시 만나야 했던 거래처 분들은 거의 나보다 1
리뷰제목
너무 기대하고, 또 읽고 싶던 책이라, 택배 받자마자 뜯어서 그 자리에 서서 바로 읽었다. 곧 침대로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암튼 한 번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틈 없이 훅 읽히는 책이었다. 글이 좋다고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인 건 아닌 것 같은데, 사람이 좋으면 글도 좋은 건 맞는 것 같다.

나는 24살에 어느 출판사 마케팅부로 입사했고, 당시 만나야 했던 거래처 분들은 거의 나보다 10살 정도 많았는데, 일도 처음일 뿐더러 나이도 어린 터라 동등하게 거래처 직원으로 존중받기란 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20대 젊은 여성’은 대체로 만만히 여김 당하기 십상이었다.) 그치만 이 책의 저자인 김성광 과장님은 그렇지 않은 사람 중 한 분이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부장이든 사원이든 그저 일에 따라 합리적으로 진행하며, 단호하면서도 함께 일하는 사람을 존중해주는 사람이었다. 또, 출판 마케터나 서점 MD나 마찬가지로 책을 소개하는 일이지만, 막상 일을 하다보면 기계적으로 해야할 일들이 많아서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는데, 과장님은 이 일을 오래했으면서도 진정 좋아하는 책을 잘 소개해보려는 진지한 열정이 있었고, 경력이 짧은 내가 오히려 도전을 받기도 했다.

과장님은 아이가 생긴 후 종종 sns에 꽤나 긴 글을 올리셨는데, 그 가족의 이야기가 참 따뜻했다. 대체로 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아빠/남편의 마음이 담긴 글이었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그냥 그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좋았다. 아이와 아내, 그리고 자신을 모두 존중하려는 그 마음이 아이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은 내게도 따뜻한 울림을 줬다. 채널예스에 연재하던 글도 틈틈 읽고 자주 감동했었는데, 그 글이 묶어서 책으로 나왔다니 내가 다 반가웠다. 제목도 표지도 참 예쁘다.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셨으면. 특히 출판계에 종사하고 있다면 진짜, 진짜 재밌게 읽을 거라고 단언해본다. 나는 특히 온라인 엠디 업무에 관한 깨알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알면서도 모르는 부분이라 신기해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또 출판계와 전혀 관련이 없어도 라이프 밸런스를 찾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분명 많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퇴근하고 집에 오면 힘들면서도, 그저 쉬지는 못하는 편이다. 뭐라도 해야할 것 같은 마음이 많이 들고, 그렇게 하지 못했을 때면 자책을 한다. 본문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서도 마음은 읽지 않은 책에 가있다.”는 말에 너무 너무 공감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마음을 어떻게 행동으로 실천했고, 또 어떻게 방향성을 잡았는지 일상의 구체적인 경험들을 통해 전한다. 그게 다른 이들의 삶에 적용될 수는 없겠으나, 충분히 공감하는 마음으로 따라 읽어볼 만하다.

말이 길어졌지만 결론은..!
라이프-라이프 밸런스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다들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을 거라 생각한다. ‘당연한 일’은 있지만, ‘당연한 일을 할 시간’은 없는 이 세상 속에서 여러 고민을 안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이 잠시나마 삶에 대해 고민하는 틈을 열어 줄 거라 기대해본다.

저도 잘- 읽었습니다. :)




<마음에 남은 책 속 문장들 >

어떤 비법을 궁리하며 아이의 요구를 손쉽게 해결하려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평소에 늘 너에게 마음을 쏟겠다고. 해야 할 일을 모두 끝낸 후에야 네 차례가 오게 하지 않겠다고. 네가 잠든 후에도 너의 마음을 생각하겠다고. (57쪽)

피곤하다. 늘 자고 싶고 쉬고 싶다.
한편으로는 자고 싶지 않다. 잠이 부족해도 피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번의 새벽도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 아주 작은 시간이라도 더 가지고 싶어. 자고 싶지 않아. (68쪽)

내 인생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삶’을 ‘선택과 집중’보다는 ‘적절한 밸런스’라는 관점으로 대하고 싶다. 어느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을 때 나는 행복하다. 일에, 가족에게, 나 자신에게 시간을 고루 들이고 싶다. (69쪽)

세상에 순산은 없다. 혈관이 터져나가고 몸의 구조가 비틀려 깨지고 옆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숨 쉬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의 고통 끝에 아이는 세상에 나온다. 순산이라 불리는 출산이어도 그렇다. (78쪽)

세상은 책 바깥에 있다. 아름다운 책을 판다고 내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훌륭한 책을 읽는다고 삶이 훌륭한 것은 아니다. (127쪽)

능숙함에 이르는 길은 ‘열심’보다는 ‘계속’이다. 능숙해지면 비로소, 내가 일하는 시간 속에 내가 사랑하는 책에 열심을 쏟을 시간도 생기기 시작한다. 계속해야 열심도 가능해진다. (195쪽)

생각만으로 삶이 깊어지는 건 아니지만, 생각 없이는 깊어질 수 없으므로. 가족에 대해서, 일에 대해서, 세상과 동료 시민에 대해서 나는 더 깊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해볼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모습. 이게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다.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 모습이기도 하다. 더디더라도 멈춤 없이 노력을 기울여 가겠다. (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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