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호러 미스터리 장르에 빠져
다시 집어들게된 여성호러단편선
여성호러단편이라는 타이틀답게
각 이야기마다 여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흥미위주의 소설같이 느껴지기도하지만
과거 여성의 역할이나 현대 여성이 겪는 사회적 문제들도
옅보이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다
전통과 현대를 오가는 이야기들
미스터리와 호러가 섞여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일본 괴담들만 읽다가 처음 읽게된 우리나라 호러집
시간때우고싶을때 재미있고 쉽게쉽게 읽기좋은책으로
추천하고싶다
이 소설을 읽으면 우린 익히 들어오던 괴담에도 여성의 공포는 굉장히 특수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여성의 공포는 단순히 살인마가 쫒아오고 악몽을 꾸는 형태가 아니다 개별적이고 특수하다 이 소설집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여성의 공포를 마주하게 한다 모성의 비틀린 결심과 그걸 이해하는 딸의 마음 여성이 아니면 그 마음에 쉽게 공감할 수 없다 이 소설집은 겁을 주고 비명지르게 하는 공포가 아니다 여성들의 공포에 대해 한명한명 최선을 다해 써내려간 결과다
소설 한 편 한 편을 읽다보면 여성들의 숨막히는 상황이 나온다 우리는 그 상황에서 그 여성에게 이입하여 공포를 읽어낸다 그리고 이 여자들만의 특수한 공포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의도적으로 화상을 입게 해 '집세'를 치르게 하는 시어머니보다 무서운 건 가난이라는 상황이었다 여성은 일반적인 공포에 이중으로 공포를 겪는다 그 이중의 공포를 보며 읽는 나는 현실의 서늘함을 느꼈다 여자가 살기 너무 어려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하는 모든 순간이 공포 아닐까? 여자였으면 겪지 않았을 공포들이 너무나 많다 소설들은 계속해서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한다 소설 내용보다 더 많은 것들을 생각나게 하는 소설집이다
사람은 사람을 죽일 수 있지만, 귀신은 사람을 죽일 수 없거든요. 전 귀신은 무섭지 않아요. 사람이 무섭죠. (267)
올 초에 남유하 작가님의 <양꼬치의 기쁨>을 재미나게 읽고, 공포소설도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공포영화는 못 봄ㅜ) 그래서 라인업 중 남유하 작가님 이름이 눈에 들어왔고,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이런 앤솔로지는 무엇보다 처음과 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예감은 맞았다!
남유하 작가의 <시어머니와의 티타임>으로 공포의 분위기를 달구며 시작하며 마지막 <그를 사로잡는 단 하나의 마법> 까지 현실 속 이야기가 더욱 맞닿아 오싹하기까지 했다. 무서운 설화 느낌부터 현실 속 소재(고부갈등, 남아선호사상,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직장내 성희롱, 가스라이팅, 디지털성범죄 등)들이 어우러져 환상적이면서도 잔혹한 공포의 분위기를 흩뿌린다.
역시 귀신이 무서운 게 아니고, 사람이 무섭다는 거.. 읽으면서도 잔인한 장면보다는 일상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내는 말과 행동하는 모습에 공포감이 더 조여온다.
일러스트도 뭔가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소설을 읽기에 앞서 일러스트를 보며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상상하고, 읽고 다시 보면 찰떡같은 분위기가 흐른다.
어떤 에피소드는 짧아서 아쉬웠지만, 또 길면 무서울 것 같기도 하고, 참 아이러니하다.
제일 인상적이었던 건 <창귀> <너의 자리> <그를 사로잡는 단 하나의 마법>
손님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마. 그가 어떤 감언이설로 너희를 구슬린다 해도 절대 넘어가면 안 돼.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니? (102)
으... 으악!
모르는, 어렴풋한, 아리송한... 단어들이 많아...
어릴 적 전래 동화를 싫어한 대가를 이제 받는 건가...
충이, 멱목, 습신, 걸음나비, 도깨비바늘, 도꼬마리, 쇠무릎 (두 문단에 이만큼...)
오싹 서늘하려고 읽었는데
열이... 오른다...
뒷목 뻣뻣...
나쁜 X들...
가스라이팅은 무섭다. 악질이다, 변명 불가 범죄다.
늘 참 기가 막히는 고부갈등...
이러지들 맙시다... 좀
데이트폭력, 스토킹, 묻지마 범죄는 한 구덩이에 넣고 소멸시킬 수 없나...
권력, 금력, 체력 기타 등등 무엇이건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공포에 비하면
작품의 기괴함이 애틋할 지경이다.
그래도 복수의 한길로 글을 써주신 작가님들께 감사드린다.
현실에선 아주 입에서 X싸는 소리만 많아서...
밤이고 타인의 시선이 없어서인가 욕이...
품위 있게 살고 싶은데...
생존만 하면 다행인건가,
평생 어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지도 모르고 그런 말해도 되나
이런 XXX XXX 사회를 만들어 놨어...
오늘도 품위는 뭐...
“귀신보다 무서운 건 사람이고 사람보다 무서운 건 돈이었다.”
“사람은 사람을 죽일 수 있지만, 귀신은 사람을 죽일 수 없거든요. 전 귀신은 무섭지 않아요. 사람이 무섭죠.”
내 말이! 귀신이 사람 해코지 하는 거 살면서 한 번도 못 봤다, 사람이 사람 괴롭히고 죽이는 건 찾아보면 매일 다량으로 알아볼 수 있다. 알량한 법정 최저 임금 어쩌고 하면 ‘돈’을 이유로 사람 괴롭히고 죽이는 사람 같지 않은 X들의 X같은 X소리도 지겹도록 들었다.
으음... 이러려고 읽은 건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