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 그 자체였지만 동시에 씁쓸했던 책
엄마의 언니의 친구의 그리고 내 이야기
출판사도 아닌데 이 책 정말 재밌는데 이걸 어떻게 써야 독자들이 더 늘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만드는 마성의 책
별 다섯개로는 너무 부족한 평점
믿고보는 안전가옥 시리즈 파괴자들의 밤 시즌2 내주세요..
제발 속는 셈치고 한번 잡숴봐..
근본적으로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절대 실망하지 않을 작품집이다.
한번 들면 손에서 떼어놓을 수가 없다. 다섯편 모두 수작이고 잘 만든 스릴러 무비 다섯편을 본 듯한 느낌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장르를 이토록 잘 쓰는 작가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더욱 기쁘다.
모쪼록 안전가옥의 발전을 기원하고 앞으로도 이런 훌륭한 작품집을 계속 발간해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여성 빌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그들의 살인과 복수에는 다 이유가 있고 심지어 통쾌하기까지 하다. 특히 스토커를 응징하는 부분은 우리나라 법이 절대 해결해주지 못하는 답답함을 뻥 뚫어준다는 느낌이 든다. 다들 이런 상상 한번쯤 해보지 않았으랴.
때로 소설은 삶의 구원이 된다.
용이 나오고 우주를 배경으로 해야 하는 장르만 판타지라고 하지 않듯, 나는 이 소설 또한 판타지라고 느꼈다. 서미애, 송시우, 정해연, 홍선주, 이은영 작가의 <파괴자들의 밤>이 이번 달 북클러버 책이었다.
이 책은 다양한 여성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이 여성들은 피해자이기도, 가해자이기도, 범죄를 징벌하는 역할이기도, 방관자이기도 하다. 공통점은 단 하나이다. 크고 작은 범죄에 연루되어 있다는 것. 이 소설을 판타지로 느끼게 했던 가장 큰 요소가 여기에 있다. 복수는 순탄하고 살인은 얼핏 유희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인물의 행위 하나에 사건은 쉽게 정리되고 뒤탈 또한 없다. 모든 복수가 지난하고 뒤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나, 나에게는 판타지로 느껴질 만큼 이야기가 얕게 느껴졌다.
또 한 가지 책을 읽으며 고민했던 지점은 실제 범죄를 이야기로 끌어올 때 창작자가 가져야 하는 태도이다. 송시우 작가의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은 실제 일어났던 자캐 커뮤니티 관련 유아 살해사건과 흐름이 유사하다. 실제 사건에 살을 붙이고 상상력을 더하였는데, 이러한 상상력이 소설의 본질이라 생각하기에는 실제 사건이 상상력 아래 채 뒤덮이지 않았다. 이는 결국 현실의 사건을 떠올리게 하며, 사건의 인물이 가지고 있는 정신병력 또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소비적으로 사용된 점이 아쉬웠다.
복수극이나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으나 읽는 내내 현실의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는, 그래서 찝찝한 뒷맛이 남는 단편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