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잘해 왔으니' 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그의 화려한 프로필은 그런 말을 하기에 충분하다. 반면 그런 그와는 다르게 나는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을 다하고 살겠냐, 라는 생각인 부류인데, 마치 커다란 손가락이 솟아올라 '너는?' 하며 묻는 듯했다. 답답함이 생겼다.
자신을 평범한 아저씨라고 했지만 진짜 평범한 사람은 이렇게 화려한 스펙을 쌓을 만큼 '그냥' 행동하지 못한다. 본인은 모르는 것 같아 알려주고 싶다. 새로움이나 낯선 일이나 사람 앞에서 망설이고 고민하고 갈등하고 선택을 미루다 결국 익숙한 것들로 회귀하는 게 보통이다. 그와 같음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다양한 고민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수많은 고민과 내적 갈등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체성이 확립이 안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44쪽, 알고 보면 사람들은 똑같은 문제로 고민한다
이런 저런 다양한 고민이 있다고 해도 결국 그건 '나'를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온다. 혹 몰랐던 말이라면 유레카를 외쳤을테지만 그동안 수없이 봐왔던 책들에서 반복되던 말들이라서 새롭지도 않으니 더 그랬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 자신을 모르고 자빠져 있으니 한숨이 날밖에. 도대체 "난 누구냐?"
96쪽, 진정한 꿈이란 무엇일까
말 한마디가 가슴을 흔든다. 잘나가던 국내 모델계를 떠나 이탈리아 밀라노 런웨이에 서겠다는 다짐을 그냥 실천해버린 한 모델의 이야기가 잊고 있던 17년 전 나를 회상하게 한다.
2005년. 운영하던 애니메이션 슈튜디오가 문을 닫았던 시기, 제주도의 한 디자인 학원에서 강사 자리를 제시했다. 서울과 근교에서만 36년을 살았고, 제주도는 딱 한번 가봤을 뿐인데도 막연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연고도없고 몸도 불편한 내가 해볼까, 라고 했을 때 부모님은 큰일 날 소리라며 놀라셨고, 아내와 동생들은 안 된다고 만류했다. 친구들 역시 내 몸을 생각하라며 걱정을 한보따리씩 풀어 놓았다. 근데 난 딱 3일 생각하고 떠났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갈까 말까 고민같은 건 하지 않았다. 모두의 걱정을 뒤로한 채 한달만 해보고 정 안되겠으면 돌아오겠다며,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달이 두달이 되자 결국 아내와 5살 딸이 제주도로 내려왔다. 그리고 3년을 넘게 살았다.
그때를 생각하면 나도 하고 싶은 일은 무턱대고 벌리던 사람이었다. 하청은 이제 지즛지긋 하다며 창작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고 만석이던 아내를 설득해 집을 담보로 스튜디오를 열기도 하고, 뜬금없이 제주도로 터전을 옮기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여기 저기 학원을 떠돌며 강사일을 했다. 한데 17년이 지난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생기도 없어진지 오래다.
그의 세련된 양아치, 라는 표현은 참 세련되지 않은가. 직장이건 어디건 솔직함을 빙자한 무례함을 일삼는 빌런들은 널렸고, 갑질도 다양성을 갖추는 터라 이 표현의 기막힘은 박수 받을만 하다.
233쪽, 누군가 나를 이유 없이 싫어한다면?
'어른의 무게'를 체감한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그는 누구나 삶의 어느 시점에서는 온전히 어른이 된다, 면서 그 순간은 오롯이 자신이 선택한 일을 끝까지 책임질 때 찾아 온다고 하는데 쉽게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본인도 밝히고 있지만 심리학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자격을 갖추지도 않았다는 야매 심리 상담가가 분명한데 어찌된게 유명한 그 어느 상담가에 뒤지지 않는다.
삶에 어떤 자세가 좋다거나 중요하다거나 그러니까 내가 하란 대로 해보라는 식의 조언이 아니다. 뭐 그렇다고 그의 삶과 내 삶이 다른데 그가 하란 대로 하는 것도 웃기지 만서도. 어쨌든 자신의 이야기를 시시콜콜, 그러면서 따뜻하게 전한다. 이런저런 위안도 받고 용기도 얻으면서 읽게 된다.
특히 자신의 삶을 다채롭게 물들이고 싶다면 '무언가'를 그냥 해보기를 권한다, 는 그의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책리뷰 #에세이 #감성대디 #전업주부 #그냥하기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겠습니다 : lalilu
책의 제목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겠습니다” 이 책은 책의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정말 압축 요약해주고 있다.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 어렸을 때는 되었던 것 같은데...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취업을 준비하며, 원치 않는 군대를 다녀오며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삶이 아니라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삶을 살게 된 것 같다. 물론 그만큼 스트레스는 받지만 매달 들어오는 월급과 그것으로 가정, 아내와 두 아들을 양육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보다는 할 수 없어서,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저자도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그냥 하면 된다”는 내용을 전하기는 하지만 저자도 할 수 없어서 하는 경우를 만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말 원치 않는 전쟁을 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책을 보며 깨닫게 되는 것은 머뭇거리게 되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전하는 삶에는 그것이 성공이든 실패든 도전에 따른 열매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도전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삶의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인지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저자의 삶에도 자녀를 육아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런 혹독한 삶을 경험하게 되면서 힘들고 어려운 전업주부 아빠의 삶을 이 책은 담고 있다. 저자는 그런 힘든 삶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엄청난 구독자수를 자랑하는 인싸 유튜버가 되었다. 그런 그의 인기의 비결이 과연 무엇인가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하다 얻게 된 결론이 바로 ‘솔직함’이라고 꼽게 되었다. 저자는 정말 자신의 삶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가감 없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한다. 지지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은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 나눔이 연대하여 지금도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저자의 도전을 응원한다.
여러분들은 어떤 삶을 살고 계시나요? 그저 하루하루를 시간 보내고 계신 건 아닌지, 가끔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겠습니다>는 '그냥 해보자'라는 정신으로 유튜버까지 도전하게 된 저자의 이야기와 교훈을 담은 책입니다.
저자는 서울에 살고 있는 마흔둘의 평범한 아저씨라고 소개를 합니다. 그러나 그가 살아온 삶은 순탄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학교폭력으로 힘든 삶을 살았고 복수심에 불타서 운동에 전념했지만 마음속의 가시가 빠지지 않은 채 사람과 거리를 두고 살았고, 그러다 미국에서 선 수련장에서 깨달음을 얻고 DJ, 목수로의 삶을 살다 '그냥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유튜브가 큰 성공을 거두며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책은 자신의 삶에서 겪은 이야기들과 유튜브에서 겪은 상담들을 담아냅니다.
미국에서 만났다는 일본 스님의 말은 인상적입니다. '고통스러운 기억은 버스와 같다'라면서, 자신을 버스 정류장이라고 생각하고 앞에 온 버스를 그냥 지나가도록 두라고 권합니다. 그렇게 힘든 기억들을 보내면서 아픔을 지우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라고 저자는 권하고 있죠.
당신은 어떤가요? 꽉 붙잡고 있는 버스가 있지는 않나요? 자신을 위해 이제 그만 떠나보내세요. 보내줘야 새로운 버스가 또 올 수 있습니다. 혹시 아나요. '행복'이라는 이름의 버스가 예전부터 당신에게 오려고 대기하고 있을지.
66p
저자가 추구하는 '그냥 하기'라는 '실행력'입니다.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다면 가장 쉬운 첫걸음을 '그냥' 한 번 해보라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행동이 다음 행동을 만들고, 그다음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인생의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DJ를 하거나 목수를 했던 것, 유튜브를 했던 것도 그냥 해보는 것에서 시작했던 것을 보면 그의 말에 신뢰감이 더 높아집니다.
연애에 대한 조언도 해 줍니다. 어떻게 모태솔로를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에, 이성이 아니라 한 명의 사람으로 먼저 대하라는 조언을 합니다. 그냥 평소에 하던 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먼저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고, 동호회든 회사 동료와의 모음이든 '나는 여기에 여자친구를 만들려고 온 것이 아니야'라고 기대치를 낮추고, 가벼운 대화부터 만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상대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관심 있는지를 파악하고 다양한 대화를 나누되,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합니다.
이성에게 어필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조언합니다. 여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남자의 모습에서 자기 비하의 모습은 이성에게 있어서 매력을 떨어뜨리는 부분이니 절대 하지 않도록 하고, 자신의 자신감과 비전, 아버지로서의 자질을 보여주며 어필할 수 있도록 하라고 하고 있지요. 반대로 남자는 여성의 외모를 보지만, 그 외에도 성격과 인성, 매너, 취향 등을 본다고 합니다. 운동하는 여자, 어른들의 대화를 잘 구사하는 여자 등은 외모와 상관없이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조언은 연애를 넘어 결혼, 가족, 육아, 친구 등 삶의 전면을 모두 다룹니다. 직장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 '공격해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본인이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그런 이미지를 만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세련된 양아치'가 되라고 합니다. 다짜고짜 상대에게 적대적으로 대하지 않고 빈틈없이 행동하고, 상대에게 어떤 여지도 주지 않으면서 선을 그으며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직장 생활의 6가지 팁은 초년생들에게 많이 유용할 것 같습니다.
1. 너무 세게 받아치지 말라 : 상사에게 분노를 쏟아내면 불이익이 돌아올 것이 분명함
2. 울지 말라
3. 일은 똑바로 잘하라 : 어떤 경우에도 발목 잡히는 일 없이 자신이 맡은 업무를 잘 해내야 한다
4. 감정은 최대한 담담하게 표출하라
5. 가능한 말수를 줄이라 : 최대한 간단하고 단호하게 대답하라
6. 자신만의 캐릭터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라
또 무례한 대우를 받을 때의 대응법도 적고 있습니다. 무례한 사람은 함부로 상대방의 감정을 정의하고 지배하려고 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해서 기선을 잡으라고 합니다.
"지금 뭐라고 그랬어요?"
"제 말에 문제 있나요?"
"지금 할 말 없으시죠?"
호구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렇게 '내 기분이 불쾌한가?'를 인지하면서 평소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불쾌함을 표시하고 싸늘한 분위기를 만들어 확실하게 방어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는 상대에게 두려운 존재가 되어야 내 영역을 지키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의 마지막 조언은 '망설이면 벌써 내일이 된다'라는 것입니다. 콘텐츠가 없어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무엇이라도 생각하는 것을 먼저 해보란 것입니다. 망설이면 이미 레드오션이 된다는 말은 급변하는 시대에 잘 어울리는 말인 것 같습니다.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실행에 옮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
성공을 거둔 사람의 글 치고는 무척 소박하고 차분하게 쓴 책이고, 눈높이를 최대한 독자들에게 맞추려는 흔적이 있어서 읽기 좋은 책이었습니다. 자신에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이 책에서 많은 위로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삶이 힘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