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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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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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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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서영동을 통해 도시의 오늘 문제를 살펴본다. 평점9점 | 이달의 사락 j****3 | 2022.11.15 리뷰제목
이 책은 서영동 사람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상을 담고 있다. 서영동은 우리나라 서울의 한강 이북의 한 동네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런 동네를 중심으로 인간들의 이기가 가득히 배어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집값이 오르는 이야기,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조금 더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한 갖은 노력을 하는 이야기, 아이들의 좋은 학습 분위기 조성을 위한 이야기 등이 행해지
리뷰제목

이 책은 서영동 사람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상을 담고 있다. 서영동은 우리나라 서울의 한강 이북의 한 동네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런 동네를 중심으로 인간들의 이기가 가득히 배어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집값이 오르는 이야기,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조금 더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한 갖은 노력을 하는 이야기, 아이들의 좋은 학습 분위기 조성을 위한 이야기 등이 행해지고 있다. 이들이 모두 살고 있는 공간을 조금이라도 낫게 만들기 위한, 또한 부동산 가격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집단이기주의의 발상이라고 보면 되겠다.

 

늘 사회적인 이슈를 가져와 문제를 던져주는 작품을 많이 쓰는 조남주의 소설이다. 인구에 회자되는 작품 ‘82년생 김지영을 쓴 작가다. 이 글을 읽으면서 구성적인 측면에서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이 떠올랐다. 서영동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작 형태로 그려나가고 있는 게 원미동 사람들과 닮았다. 연결고리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한 명씩 제시해 그가 가진 문제를 드러내면서 인간들의 근본적인 심성을 살펴본다. 그 바탕에는 인간의 욕심이 가득 배태되어 있다. 단편 몇 편으로 읽어도 된다. 더불어 사람들의 연결하면서 입체적으로 읽어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6편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봄날아빠(새싹멤버)>

 

같은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넷 소통을 통해서 직접적인 삶의 문제를 거론해 보고 있는 글이다. 봄날아빠라는 블로그가 서영동의 현재 이슈가 되는 내용을 블로그를 통해서 올리고 있다. 하지만 봄날아빠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밝혀 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봄날아빠의 글을 통해서 서영동의 실상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을 따름이다. 봄날아빠는 서영동의 부동산 중계업소가 상당히 문제가 있음을 제시한다. 몰론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의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서영동 학군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서영역 출구에 관해서도 논한다. 이런 것들이 자신의 공간에 대한 가치를 상승시키려는 블로그의 여론 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세훈과 유정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지역이기주의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그들은 봄날아빠의 게시글을 이야기하며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공간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봄날아빠는 서영동이 실제 이하로 부동산 가격이 형성되어 있음을 말하고 그것이 부동산의 담합에 의해 그렇다 한다. 즉 부동산 가격의 후려치기를 고발하는 것이다. 그것은 여론몰이라 할 수도 있겠다. 서영동 주민들이 순진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봄날아빠는 말한다. 그것이 세훈과 유정에게도 솔깃하게 전해진다. 그러면서 봄날아빠는 서영동이 학군이 좋은 곳이라고 한다. 이곳이 결코 다른 지역에 비해 부동산의 가격이 정체될 곳이 아니라는 얘기를 한다. 또한 지역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서영역의 출구 유치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그려진다. 글을 읽으면서 집단이기주의를 느낄 수 있었고,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경고맨

 

아파트 생활을 경비원을 통해 들려주고 있는 글이다. 요즘 사회적인 문제로 많이 등장하는 아파트 경비원들에 대한 갑질 문제도 제시되고 있다. 유정의 아버지는 유정이 살고 있는 곳의 가까이에서 경비원으로 취직을 한다. 유정이 그것을 듣고 아버지를 찾아가 본다. 그러면서 경비원들이 하는 일들을 유정의 아버지를 통해 드러낸다. 아파트이 모든 문제들을 경비원들이 처리한다. 심지어 하수구가 막힌 것도 처리하고 주차 및 쓰레기도 관리한다. 아파트 주민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배출하는 것을 정리하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다. 그러면서 이상한 입주민들에게 갑질을 당하기도 한다. 아파트 경비원을 통해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점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유정의 아버지(경비원)은 아파트 사람들의 잘못된 점을 시정하기 위해 아파트 곳곳에 경고문을 붙인다. 그것이 원인이 되어 경비원에서 쫓겨난다. 이러한 일들을 통해 아파트가 무엇이 문제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정의 아버지(경비원)를 통해 아파트의 실상을 고발하고 있는 글이다.

 

샐리 엄마 은주

 

은주는 새봄의 엄마다. 새봄이 다니던 어린이집, 유치원 등이 이야깃거리가 된다. 은주가 하루는 어린이집에 갔다가 새봄의 어린이집 생활을 엿보게 된다. 이제까지 절 적응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새봄이 다른 아이들에게 치여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것을 본다. 그래서 은주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유치원을 생각한다. 그러다 키즈클럽을 생각하고 새봄이를 그곳에 보낸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어떤 아이와 새봄의 갈등을 그려낸다. 어떤 아이가 새봄을 괴롭힌다. 어떤 아이는 일상적인 아이와 조금 다르다. 하지만 변호사라는 어머니가 영향력을 발휘해 그곳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지만 무마하고 같이 생활한다. 이런 가운데 새봄이 그 아이에게 상처를 입는 일이 생긴다. 그런데 아이의 엄마가 키즈클럽에 큰 영향을 주는 인물이기에 유야무야로 넘어가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것을 은주는 문제 삼는다. 하지만 아이의 엄마를 만나고 사과를 받는 과정에서 아이 엄마가 자신의 동창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현실적인 사실에 많은 거짓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문제를 지닌 아이를 키우고 있는 그 친구와 다투는 것도 과거의 얘기를 꺼내는 것도 부질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부족한 자식을 위해 비굴할 정도로 저자세로 나오는 친구를 보면서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그곳에서의 새봄이 힘들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고 있다. 작은 권력과 그것이 통용되고 있는 세계의 부조리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감독 안보미

 

보미는 각종 홍보영상을 제작하는 작은 프로덕션에 오래 다녔다. 하지만 간단한 인터뷰나 이벤트 영상을 찍는 일은 내 작품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늘 영상에 대해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보미는 공채를 준비했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아 기약 없는 절망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잘 아는 피디 언니에게 어떻게 공채에 합격하느냐 물으니 현장, 맨얼굴, 속마음, 진짜 목소리 등을 담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눈앞에 아버지가 떠오른다. <서영동에는 임대아파트가 아니라 도서관이 필요합니다.> 플랜카드를 달던 아버지의 모습, 보미는 아버지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보기로 한다. 아버지의 서영동 정착기를 더듬어가다 보니 참 표리부동한 면이 많이 보인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되고, 아버지가 서영동을 위해 한다는 일이 결국 자신을 위해 하는 일임을 만나게 된다. 보미는 결국 아버지를 찍는다는 것이 시청자에게 좋게 보일 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다큐에 회의를 느낀다. 속물, 투기꾼 같은 아버지의 모습이 비춰지니 찍고 싶은 생각이 줄어드는 것이다. 겉으론 아버지가 서영동을 위해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싸워야 할 의원 비서관과도 격의 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야합이라는 단어도 생각한다. 남편을 함부로 대하는 엄마도 무척 서운하게 다가온다. 결국 아버지를 카메라에 담는 일에 회의를 느끼고 거의 다 찍은 것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익을 탐하는 아버지를 이용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본인도 아버지와 다름없는 속물이라는 생각을 한다.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이기적인 생활 형태를 잘 조각해 보여주고 있다.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

 

백은빌딩은 서영동 학원 집성지이자 사교욱 그 자체다. 15층 건물에 백 곳이 넘는 학원 및 개인 교습소 등이 입주해 있다. 경화도 이곳에 입주해 바른영어수학학원을 열었다. 그리고 백은학원연합회의 회장도 맡았다. 경화의 학원이 잘 되는 것은 아들인 찬이의 도움도 컸다. 찬이는 엄마인 경화의 학원을 따라다녔고, 우수한 성적을 내니 자연적으로 잘 가르친다는 소문도 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찬이가 자라면서 스트레스가 작용해 엄마 학원에 가지 않겠다는 갈등도 일으킨다. 그 빌딩 앞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그곳에 치매 요양원이 들어온다는 얘기가 나온다. 경화는 회장의 자격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치매 시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활동을 한다. 하지만 똑똑했던 엄마가 치매 끼가 있고는 그곳에 오히려 치매시설이 들어왔으면 한다. 모든 일을 본인이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모든 일이 자신의 욕심에 따라 좌우된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교양 있는 서울 시민 희진

 

희진은 평수를 조금씩 늘이어 가면서 어렵게 살아갈 집을 구한다. 그런데 현재 살고 있는 아랫집이 문제다. 층간소음으로 갈등이 일어난다. 아랫집 아저씨가 희진의 집에서 소음이 이는 것도 아닌데 올라와 위협을 한다. 임산부가 있으니 조용히 하라는 것이다. 희진은 자식인 윤슬이 놀랄까봐 전전긍긍한다. 그런데 실상은 아랫집 남자가 거짓말을 한다. 부인이 임산부도 아닌데, 임산부라고 하면서 위협을 한다. 아랫집 부인이 한 번은 남편을 따라 올라와 욕하면서 데리고 간 후 아랫집 항의는 확연히 줄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윤슬이 바닥에서 웅웅 울리는 소리가 긁는 듯 거슬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은데 윤슬은 소리가 난다고 신경질을 부린다. 남편도 요즘 불행하다고 한다. 이 집으로 이사 오고 난 뒤부터 계속 불행하다고 한다. 열심히 살아온 것뿐인데, 이제 조금 그럴 듯한 집을 지니고 살만해졌는데, 가족이 불행하다고 한다. 희진은 삶이 통째로 부정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층간소음일 뿐인데. 층간소음이 얼마나 삶에 디대한 영향을 주는가? 이웃과의 소통이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글이다.

 

흥미보다는 뭔가 생각을 많이 하도록 하는 글들이다. 소설 같다는 말은 허구이지만 가장 현실 같은 이야기라는 말이 될 게다. 정말 소설 같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현실 세계에서 충분히 개연성 있는 이야기들이 표현되어 있다. 내 이야기로 삼아도 좋으리라 여겨진다. 요즘 같은 지역이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인터넷 공간을 같이 활용하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소통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이 글도 서사사(서영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통해 동네의 여론과 삶의 자잘한 모습까지 드러낸다. 직접적인 만남이 아니라도 이런 공간을 이용해 여론도 형성되고, 동네의 나아갈 방향도 잡혀지고 개인적인 삶도 계획할 수 있도록 된다. 디지털 세상의 새로운 모습을 감지하며 함께할 수 있는 글이다.

 

도시의 작은 동네를 통해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가격의 문제점을 거론해 보고 있다. 한창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 써진 모양이다. 지금은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재화라는 것은 돌고 도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물건의 값도 수요공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이 써진다면 부동산 가격 문제에서는 조금 달리 표현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된다. 하지만 물가는 많이 오르고 있다. 서민들의 생활이 답답할 정도로 상실감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도 그런 상실감과 어려움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책이다. 의미 있게 읽을 수 있는 오늘의 우리들 삶의 현실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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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서영동 이야기』 우리 주변의 이야기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22.03.03 리뷰제목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다. 새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은 마음에 집을 알아보다가 지금 집과 비교해 실속 없는 내부평면에 주저앉기를 몇 번. 아이들도 각자 독립을 하고 집을 좀 줄여야 신규 아파트에 입주할 거 같다. 다시 드는 이사 생각에 고민하던 중 우리 아파트가 내가 사는 지역에서 풍수가 좋기로 다섯 번째 안에 든다는 말을 듣고는 마음을 접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아주 간
리뷰제목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다. 새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은 마음에 집을 알아보다가 지금 집과 비교해 실속 없는 내부평면에 주저앉기를 몇 번. 아이들도 각자 독립을 하고 집을 좀 줄여야 신규 아파트에 입주할 거 같다. 다시 드는 이사 생각에 고민하던 중 우리 아파트가 내가 사는 지역에서 풍수가 좋기로 다섯 번째 안에 든다는 말을 듣고는 마음을 접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아주 간사한 것이어서 위치상 좋다고 하는데 굳이 이사할 필요가 있나 싶은 거다. 우스갯소리로 죽을 때까지 살자고 말하는 중이다.

 

24평형 아파트 기숙사에 살고 있던 딸에게 사정이 생겨 집을 구하게 되었다. 청년 전세대출을 받아 이사할 집을 구해놓고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차라리 대출받아서 살 걸 그랬나 싶었다. 아파트 가격의 90% 전세금을 주어야 해서 임대인이 대출받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할 거 같아서였다. 교양 있는 서울 시민 희진처럼 우리도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매해서 평형을 늘려 지금에 이르렀다. 물론 지방이라 시세차익이 크지 않지만 말이다. 딸에게도 이걸 가르쳐야 하나 속물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람 사는 곳엔 여러 가지의 모습이 있다. 다큐멘터리 감독 안보미에서 아버지가 사준 집에 살고있는 보미는 사적인 다큐멘터리를 위해 아버지를 찍으며 자기가 생각하고 있던 아버지와 다른 모습을 본다. 가족을 바라보는 것과 타인이 그의 유별난 행적을 블랙컨슈머로 보는 것의 차이다.

 

소설은 꽤 사실적이다. 우리가 느껴왔고 경험했던 것을 바로 눈앞에서 보는 것만 같다. 어쩌면 이렇게 사실적으로 그렸는지 조남주가 작가가 가진 능력일 것이다. 사람은 자기에게 주어진 것과 보편적인 면에서 생각이 다른 법이다.

 

서영동을 지키는 다양한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우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실감했다.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의 행동을 봐도 그렇다. 학원이 밀집해있는 백은빌딩옆에 노인 요양원 건물이 들어선다고 하자 반대하고 나선다. 하지만 학원장인 경화를 대신해 아들 찬이를 케어해주는 엄마에게 치매 증상이 생기자 마음이 달라진다. 이게 사람인 것이다. 나에게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의 차이가 극명하다.

 

우리보다 더 나은 직업,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면 부러워한다. 부러움을 넘어 시기 질투에 이르기도 하는데 샐리 엄마 은주는 숨기고 싶은 우리의 민낯이다. 모임을 주최해 앞에서 이끌어가는 케이 엄마에게 호감을 느끼면서 자꾸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불편함 한편에 시기 질투가 숨어있다. 고등학교 때 소문이 좋지 않았던 동창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마음 한구석에 부정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경고맨을 읽으며 불편하면서도 속이 후련해졌다. 경비원을 함부로 대하고 갑질하는 모습을 보고는 뉴스에서 나오던 게 생각났다. 딸 유정의 입장에서, 하필 자기 집 근처의 아파트 경비원으로 왔는지, 라고 말한 부분 또한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시시때때로 전화하는 엄마 때문에 힘든 것과 아버지를 챙기는 모습, 서영동 커뮤니티에서 경비원의 이야기가 아버지라는 것의 곤란함. 불편함 등에 공감했다. 각종 경고문을 써 붙이는 아버지. 그대들이 함부로 대하는 경비원이 누군가의 아버지라는 거.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

 

서영동 이야기는 우리의 민낯을 보게 한다. 집값을 올리기 위해 시청이며 의원 사무실을 찾아다니며 시위하는 사람, 집값을 낮게 책정하는 부동산 중개업소의 가격 후려치기에 부녀회에서 저가로 매도하지 말자고 한 경우도 실제로 있었다. 우리의 이야기이면서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속물적인 생각을 하고 있던 나를 보는 것만 같다. 말로는 절대 그러지 말자고 하면서 우리의 이익을 위해 안승복 대표처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심히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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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이것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4 | 2022.01.21 리뷰제목
“ 이것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다” 조남주의 <서영동 이야기>를 읽고     "당신의 사는 지역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당신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사는 것과 사는 곳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궁금해본 적이 있는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특징의 어떤지, 우리 동네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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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우리가 을 살아가는 모습이다”

조남주의 <서영동 이야기>를 읽고

 


 

"당신의 사는 지역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당신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사는 것과 사는 곳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궁금해본 적이 있는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특징의 어떤지, 우리 동네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이 책  『서영동 이야기』는 '서영동' 이라는 가상지역을 공통 주제로 하며 그 속에서 일어나는 집값 상승과 관련된 부동산 문제, 요즘 한창 충격적인 이슈였던 아파트 주민의 경비원에 대한 갑질 횡포, 교육, 학군, 소득 불균형 등의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문제들을 각각 하나씩 주제로 잡아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가 읽은 『서영동 이야기』는 가제본이라서  『봄날아빠』, 『경고맨』,『샐리 엄마 은주』 이렇게 3개의 이야기들이 들어 있지만, 출간된 『서영동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감독 보미』,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 『교양 있는 서울 시민 희진』, 『이상한 나라의 엘리』4개의 이야기가 추가되어 총 7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본 리뷰에서는 내가 읽은 3개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성하였다. 

 

『서영동 이야기』는 서영동에서 사는 지역주민들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 일들은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집단적이고 국가적인 문제이다. 그리고 그 해결책은 명확하지 않고, 분명하게 해결되지 못한 채 그저 그렇게 흐지부지 되는 느낌도 있다. 결국은 다수의 횡포와 예산 부족, 부익부 빈익빈 문제 등 사회 구조상의 문제가 되며 그 문제들은 어쩔 수 없는, 딱히 해결책이 없는 것이라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일상을 살아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어.' '다 그런거야.' '그게 인생이야.' 등과 같이 자조적인 한숨을 내쉬며 체념하고 마는 것이다.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에 정면으로 돌파해서 해결하려는 사람들은 사회 제도와 구조라는 큰 벽에 가로막히고 만다. 그들 개인의 노력과 투쟁을 통한 해결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격일지 모른다.  어쩌면 그게 인생이고, 그게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래도 최소한 3개의 이야기들에서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려는 노력들은 보인다. 최종결과가 비록 완전한 해결에 이르지 못하지만 말이다.

 

『봄날아빠』에서는 집값에 얽힌 역세권 아파트 주민들의 투명하면서도 이기적인 욕망을 드러낸다. '봄날아빠' 라는 닉네임을 쓰는 사람이 누군인지는 모르지만, 그는 의견을 제시하고 아파트 주민들을 선동한다. 주변 지역 아파트 시세는 다 올랐는데 왜 서영동만 아파트 시세가 오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자신은 재작년에 서영동 동아 아파트를 매수했는데, 왜 유독 서영 동아는 그대로인지 모르겠다며 이것은 필시 무슨 숨겨진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며 아파트의 주민들을 선동하고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그렇게 문제 제기를 한 다음 앞으로 서영동과 관련된 3가지 이슈에 대한 글을 올리겠다고 말하며 자신의 의견을 본격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이야기 속에서는 서영동 아파트에 사는 유정과 세훈 부부, 용근과 은주 부부, 찬이 엄마, 관리사무소 직원 영식, 입주자대표 안승복이 등장하여 각각 서영동 부동산 집값 시세 문제, 서영동 학군과 교육 문제, 아파트 출구와 연결된 지하철 출입구 건립 등에 대한 문제에 대해 얘기한다. 그들의 입장에서, 자신의 이익 옹호 측면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고군분투하고 있다. 자신의 자산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경고맨』에서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아파트 경비원이 된 아버지와 그 근처 고급 아파트에 사는 딸과의 대립에 따른 갈등과 경비원에 대한 아파트 주민의 횡포와 갑질 문제 등이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그런 갑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경비의 처절한 투쟁과정과 그가 경고맨이 될 수밖에 없던 상황과 갈등 등이 딸의 서사를 통해 잘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작년, 아파트 주민의 갑질 횡포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비원의  죽음이 큰 이슈가 되었다. 어쩌면 작가는 그 경비원의 죽음을 모티브로 하여 경고맨이라는 인물을 설정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갑질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횡포뿐만 아니라 아버지를 걱정하고 아버지가 처한 현실에 대해 분노하는 딸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그러나 아무리 경고맨이 그렇게 경고하고, 갑질에 대해 고발하여도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갑질 횡포와 그들이 처한 고통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렇게 입을 모아 갑질 아파트와 주민들을 성토하고 진심으로 분노했다.

뒤늦게 관리사무소에서 무단 게시물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경비원들에게 제거 작업 지시가 내려왔다.

-p.73

 

『샐리 엄마 은주』에서는 학군과 교육의 문제들을 제기한다. 교육을 위한 강남 최고 유명 지역인 대치동 못지않게 서영동도 학군에서 강남 못지않은 평판을 받고 있다. 아이에게 최상의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 아이가 다른 아이에 뒤떨어지지않게 새봄이 엄마 은주는 집앞 영어유치원인 키즈클럽을 보낸다. 비록 비용은 다른 유치원에 비해 비싸지만, 아이를 위해 이 정도 투자는 해야 한다며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게 된 것이다. 아마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은 새봄 엄마 은주처럼 다 비슷할 것이다. '우리 아이에게만큼은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고 싶다. ' '우리 아이에게도 남들 하는 만큼은 다 해줘야 한다' 고 말이다.

 

그렇게 자신을 합리화며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고 학부모모임을 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학부모대표이며 너무나 인기가 있고 열렬한 지지를 받는 케이 엄마를 만나게 된다. 이미 첫째때 학부모대표를 해서 높은 인지도를 받고 있는 케이 엄마를 볼 때 샐리 엄마 은주는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진다.

 

호감가는 외모, 단정한 태도, 우아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 그런데 정말 변호사일까

-p.91

 

그러다 영어유치원 키즈클럽에 다니던 새봄이가 다른 아이에게 물려 오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 그 가해자가 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케이 엄마와의 만남이 시작되고, 은주는 예전에 그녀 자신이 케이 엄마에게 느낀 감정과 상반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사실은 케이 엄마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가 자신과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것, 별로 교류는 없었지만, 그다지 외모와 공부 등에서도 눈에 띄는 인물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졸업 후 그녀의 성공적인 결혼 탓인지, 정말 변호사의 꿈을 이룬 탓인지 케이 엄마는 대단한 변신을 하게 되고, 그 결과 그녀는 많은 엄마들이 부러워하고, 우러러보는 인물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아들 케이는 자꾸 새봄이의 팔을 물고 케이 엄마는 사과하자고 하는 그 상황 속에서 은주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케이 엄마의 과거를 통한 진실을 알게 되었다한들, 그녀는 지금의 케이 엄마의 모습으로 사람들은 인식할 뿐이라는 것을 안다.

 

지긋지긋하기는 은주도 마찬가지였다. 샐리 엄마도, 새봄 엄마도, 그런 여자들 중 하나로,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생활도, 그런 여자들을 둘러싼 말들도, 오해도, 적의도, 정말 지긋지긋했다. 

-p.91

 

이 3편의 서영동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우리가 사는 모습도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이익과 욕심 때문에 우리의 자산을 지키려 노력하고, 갑질 횡포에 투쟁하고 항거했다가도 여전히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그러다 체념할지도 모른다. 또한 아이에게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고 싶어서, 노력하지만, 사회구조와 제도에 따른 교육적 불평등과 사회적 지위 불균형등에 따른 문제에 대해 받아들이고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 소설들을 쓰는 내내 어렵고 괴롭고 부끄러웠다는 조남주 작가의 고백처럼 나 또한 이 글을 읽으면서 너무나 가슴 찡하고, 양심에 찔리고, 마음이 참 아팠더랬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들은 우리가 사는 삶의 모습이며 우리의 진짜 민낯이었기에 때문에...

그 현실이 부끄럽고 괴롭지만, 우리는 그래도 조금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삶을 위해서 조금씩 나아가야 한다고 작가 조남주는 그 불편한 진실 속에서도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글은 한계레출판사로부터 도서(가제본)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서영동이야기 #조남주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2기_서영동이야기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2
종이책 서영동 이야기 평점10점 | g*****3 | 2022.01.23 리뷰제목
도 서: 서영동 이야기 저 자: 조남주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여기서 주무시는구나. 유정은 조심조심 단상 위에 올라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방 안을 둘러보았다. 작은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전기밥솥,벽 선반에 올려놓은 몇 개의 박스들. -본문 중- 제목을 본 순간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는 책이란 것을 감지했다. 사실, 장르소설이나 판타지는 오히려 쉽게 읽을
리뷰제목


 

도 서: 서영동 이야기

저 자: 조남주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여기서 주무시는구나. 유정은 조심조심 단상 위에 올라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방 안을 둘러보았다. 작은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전기밥솥,벽 선반에 올려놓은 몇 개의 박스들.

-본문 중-

제목을 본 순간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는 책이란 것을 감지했다. 사실, 장르소설이나 판타지는 오히려 쉽게 읽을 수 있는 도서다. 그런데, 평범하고 주위의 일상을 소재로 한 작품은 뭔가 가라앉히고 있는 것을 흔들게 한다. [서영동 이야기] 저자는 이 소설을 쓸 때에도 힘들었다고 하는데 페이지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는데 한 장이 몇 장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그만큼 몰입과 생각할 것을 주고 있다.

소설은 딱히 누가 주인공이라고 할 것 없이 아파트에 사는 몇 몇 인물의 일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일상이란 게 결코 평범하지 않는 데 아파트를 중심으로 어느 동은 값이 오르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은 그대로 라는 점. 여기에, 자녀들의 교육 등 현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을 사람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봄날아빠'라는 인물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이를 본 사람들은 같이 술렁거리지만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봄날아빠' 가 올린 글로 이 소설의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유정의 아버지가 은퇴를 하면서 경비원으로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뉴스에서 경비원을 향한 갑질 사건이 떠오른다. 물론, 누구나가 겪는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만약 내 아버지라면 슬프고 안쓰럽게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굳이 왜 그렇게 주민들은 그곳에 산다는 이유로 위세를 내세워야 하는 거지? 아니 왜 그렇게 하는 것인지 인간의 속내가 궁금해졌고 나는 어떤 모습인가? 갑질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무심코 뱉은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 외에도 딸을 유치원에 보내면서 상처가 계속 생기는 일은 부모가 아니어도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봐도 어느 것이 최고의 선택일지는 나 역시 알 수 없었다. 책을 읽다보면 그래도 뭔가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아니 있을 수 있을까? 했는데 현실적 결말(결말은 아니지만)에 고객을 끄덕이게 되었다.

지긋지긋하기는 은주도 마찬가지였다. 샐리 엄마도, 새봄 엄마도, 그런 여자들 중 하나로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생활도, 그런 여자들을 둘러싼 말들도, 오해도,적의도, 정말 지긋지긋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대체 그런 여자는 어떤 여자고 그렇지 않은 여자는 또 어떤 여자인데.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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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서영동이야기 평점7점 | YES마니아 : 로얄 k*****3 | 2022.02.07 리뷰제목
우리에게 집은 어떤 의미일까? 서울에 살고 있지만, 서울에서 내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나는 서울에 집은 없지만 그렇다고 집을 걱정하며 살지는 않았다. 시어머님과 같이 살기에 집 걱정은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집이라는 것에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또한 누군가는 말하기도 한다. 집과 시집살이. 그걸 맞바꾼 것은 아닐까? 하는. 지금도 나는 시어머님과 산다.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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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집은 어떤 의미일까? 서울에 살고 있지만, 서울에서 내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나는 서울에 집은 없지만 그렇다고 집을 걱정하며 살지는 않았다. 시어머님과 같이 살기에 집 걱정은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집이라는 것에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또한 누군가는 말하기도 한다. 집과 시집살이. 그걸 맞바꾼 것은 아닐까? 하는. 지금도 나는 시어머님과 산다. 같이 산다고 집에 대한 걱정을 안 하는 건 아니고 나 역시도 서울 하늘 아래 집을 사고 싶기는 하다.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서영동 커뮤니티에 봄날아빠라는 사람이 게시글을 올린다. 서영동은 좋은 학군과 편리한 교통에도 저평가 되었다고. ‘봄날아빠(새싹멤머)’, 대기업에 다니는 유정. 아버지는 퇴직 후 유정의 집 근처 서영동 우성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게 되는데.. ‘경고맨’, 은주는 딸 새봄이 다니는 영어유치원 학부모 모임에 나간다. 그곳에서 학부모대표이자 변호사의 아내인 케이엄마를 알게 된다. 이후 케이는 새봄과 다양한 사건으로 엮이게 되고 케이 엄마가 은주의 고등학교 동창임을 알게 된다. ‘샐리 엄마 은주’, 다큐멘터리 PD인 보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서영동 아파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아버지를 촬영하기 시작하고 자신이 누리던 것이 아버지의 부동산 투기 임을 알고 괴로워한다. ‘다큐멘터리 감독 보미’, 서영동 바른영어수학학원 원장 경화. 자신의 학원 앞에 노인복지시설이 들어선다는 말에 반대 집회에 나가게 되지만 자신의 아들 찬이를 돌보던 친정엄마가 치매 증상을 보이게 되는데.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 희진은 아파트를 통해 15억 집을 소유하게 된다. 너무도 행복한 희진. 그러던 어느 날 아랫집 남자가 시끄럽다며 찾아오는데. ‘교양 있는 서울 시민 희진’, 2년제 대학을 나와 바른영어수학학원 보조 교사로 일하는 아영. 투잡, 쓰리잡을 뛰고 있는 아영은 고시원에서 옥탑방 그리고 원룸까지. 열심히 살아온 아영에게 부동산 사장이 전화를 한다. 집을 빼줘야겠다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

 

우리 이웃 이야기다. 아파트값을 높이 받아야 한다는, 그렇게 값을 형성해야 한다는,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사람들. 퇴직 후 경비일을 하는 아빠를 보면서 묘한 감정을 느끼는 유정. 이 이야기는 요즈음 뉴스에 자주 나오는 경비원들에 대한 이야기여서 더 마음이 아프다. 울 아이 어릴 때엔 영어유치원이 한참 유행이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엄마들 커뮤니티를 거부(?)했던 나는 이런 이야기들이 남의 이야기 같다. 부동산 투기를 통해 부를 창출한 아버지. 그 아버지를 부끄러워하는 딸. 하지만 그걸 부끄러워하는 딸이 존재하기는 할까? 능력만 있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부자가 된 부모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을까?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랑스럽게는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 또한 능력이 되는 건지. 내 주변엔 부동산 투기로 부자가 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시대와 촉, 그리고 감으로 부를 창출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게 창피한 일은 또 아는 것 같다. 누군가는 했고, 누군가는 안 했고의 차이인데 그로 인해 누구는 부자 되었으니...

 

그냥. 우리 주변의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나는 아파트에 살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잘 모른다. 사람 사는 곳이니 다 거기서 거기겠지만 아파트 브랜드가, 아파트의 평수가, 아파트의 위치가 부의 상징이 되는 것. 그건 좀 씁쓸하다. 아파트를 둘러싼 사람들의 욕심, 욕망 그리고 이기심.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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