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 최후의 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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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 최후의 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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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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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저승 최후의 날 1권 리뷰 평점10점 | k*******6 | 2023.05.25 리뷰제목
안전가옥 출판사에서 출간한 시아란 작가님의 <저승 최후의 날 1권> 리뷰입니다. 안전가옥 출판사의 작품 모음집인 <대멸종>에 실려있던 단편을 재구상하여 장편으로 나온 작품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대멸종도 정말 흥미롭게 잘 읽었는데 저승 최후의 날이 따로 출간되었다는 것을 보고 보고싶어서 구매했습니다. 1권부터 사건 전개와 분위기가 마음에 드네요. 푹 빠져서 잘 읽
리뷰제목

안전가옥 출판사에서 출간한 시아란 작가님의 <저승 최후의 날 1권> 리뷰입니다.

안전가옥 출판사의 작품 모음집인 <대멸종>에 실려있던 단편을 재구상하여 장편으로 나온 작품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대멸종도 정말 흥미롭게 잘 읽었는데 저승 최후의 날이 따로 출간되었다는 것을 보고 보고싶어서 구매했습니다.

1권부터 사건 전개와 분위기가 마음에 드네요. 푹 빠져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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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저승 최후의 날 평점10점 | r******3 | 2022.05.09 리뷰제목
들어가는 말 사후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인류가 사유를 한 시점부터 계속되어왔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다. 바다를 건너본 사람은 건너 대륙에 대해 이야기를 전한다. 깊은 바닷속을 다녀온 사람은 해저의 이야기를 전하고, 우주에 다녀온 사람은 우주의 이야기를 전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저승에 다녀온 사람은 없다. 즉, 그 이야기가 전해진 적이 없으므로 그저 궁금해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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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사후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인류가 사유를 한 시점부터 계속되어왔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다. 바다를 건너본 사람은 건너 대륙에 대해 이야기를 전한다. 깊은 바닷속을 다녀온 사람은 해저의 이야기를 전하고, 우주에 다녀온 사람은 우주의 이야기를 전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저승에 다녀온 사람은 없다. 즉, 그 이야기가 전해진 적이 없으므로 그저 궁금해할 수밖에.

그리고 그런 궁금증은 여러 문학작품으로 탄생한다. 그 근간은 무지에 대한 두려움과 절대자에 대한 동경(혹은 절대자가 있기를 원하는 바람), 그리고 끝(죽음)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의 욕망에 따라 만들어진 종교에 닿아있긴 하다. 물론 전적으로 무신론자인 내 입장에서 보자면, 수많은 종교들에서 전해지는 경전이라는 것은 결국 사후세계를 그려낸 위로의 문학작품이자 산 자들을 조금이라도 옳은 길로 이끌고자 하는 매서운 질타의 문구이다.

이러한 많은 작품들(단순히 경전을 제외하고라도 엄청난 수의 서적, 영화, 드라마 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저승의 이야기는 어찌 보면 조금은 상투적이며 지루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돋보였던 점은 굳이 참고문헌을 보지 않더라도 상당한 자료조사가 이뤄졌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한 서술과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곳에 (심지어 XXXX에게도, 스포일러라서 비밀로) 저승을 만들어주고, 저승과 이승의 인과관계를 해석한 폭넓은 상상력이었다.

SF로 시작해서 어드벤처로 가더니 휴머니즘으로 끝

1권에서 천문학 박사과정인 호연과 민속학 연구원인 예슬은 지리산에서 폭발하듯 밝은 별빛에 놀라 차를 세웠다가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다. 그리하여 당도한 곳은 시왕저승. 그러나 저승은 우리가 생각하던 옛날 모습을 벗고, 근현대적 관료주의 사회로 변모해있었다. 서서히 절차(이승의 삶에서의 공과를 재판받는 등)를 밟아가려는 순간, 처음 영혼이 도착하는 칼날산에 저승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수많은 영혼이 동시에 도착하게 된다. 한편 호연은 자신이 눈여겨보던 행성이 폭발하여 사람들이 일순간 대거 사망한 것이 아닌가 의혹을 제기하고 이를 보고받은 염라대왕 비서실장 이시영은 망자들 중 관련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조사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정상재 교수 등 이승의 권위에 자신감을 잃은 호연은 흔들리지만 예슬의 도움과 실제 조사를 통해 자신의 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그 이론에 연속되는 또 다른 위기, 즉 이승의 종말에 따른 저승의 최후라는 가설을 주장하는데.

2권에서는 비서실장 이시영과 호연이 다른 저승들을 찾아다니며 그쪽의 상황과 그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결국 이승에서의 신념에 따라 저승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확인한 그들은 한 때 사라졌던 저승이 다시 되살아난 전례를 찾아 발할라로 떠난다. 그 과정에서 여러 다른 저승들을 겪으면서 현 상황에 대한 타개책을 전하고, 유례없는 저승 간의 협력을 추진한다.

3권에서는 아직 이승에 남은 이들의 이야기와 저승의 노력이 닿는다. 호연과 예슬의 이론을 바탕으로 결국 언젠가 다시 지성을 가진 인류 혹은 종족이 나타날 때에 저승 역시 부활할 수 있으리라는 추측을 하고, 저승에서 총망라한 저승의 기록물, 즉 경전을 이승 생존자들의 도움을 받아 지상에 남기는 작업을 게시한다. 마지막 남은 인류는 종교, 인종, 사상을 넘어 이미 닥친 종말의 장에서 한 줄기 희망 혹은 최후의 역사로써 임무를 완수해낸다.

나 이런 거 좋아해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약간은 내 소설이 부끄러웠다. 당연히 내 글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내 소설은 내 소설 나름의 궤가 있고 세계가 있으며 틀이 있다. 그럼에도 내가 부끄러움을 느낀 것은 다름이 아니라 확실하게 느껴지는 작가의 자료조사였다.

난 게으른 편이다. 솔직히 본업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소설을 위한 자료조사를 자유로이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솔직히 글을 위해 자료조사를 하다 보면 주객전도. 끝이 없을 자료 조사의 세계에서 되려 매몰되어 버릴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그리하여 내 소설은 최소한의 근거나 논리에 대해 검색을 통해 알아내는 것 외에는 온전히 내 상상으로만 이뤄진다.

하지만 역시 인간은 가지지 못한 것에 더 강한 열망을 느끼는 법. 늘 이렇게 방대해 보이는 자료조사를 통해 완성된 소설을 보면 내가 그리하지 못했다는 사실과 현실의 자료를 반영하여 허구의 세계임에도 사실성이 느껴지는 서사에 부러움이 앞선다. 그만큼 탄탄했다.

신념을 가진 인간의 존재가 신적 세계의 존부에 연관된다는 소재는 앞서 있었긴 하다. 기시감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단순히 동양적 저승의 이미지로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적 위기를 당연한 전 저승적 위기(?)로 확대한 것과 그러한 저승 간의 연계와 이승의 협조를 통해 신념을 계승하려는 모습. 그 고군분투 속에서 느껴지는 모든 것을 초월한 인류애.(이·저승애?)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에는 SF라기보다는 한 편의 휴머니즘 드라마를 읽은 느낌이 들었다.

다만, 중후반부에서 메시지를 쏘아 올리기 위한 기술적 문제 해결과 기록물을 남기는 과정에서의 논의 등은 살짝 독자에게 지루함을 줄 여지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디테일한 묘사를 선호하는 편이긴 하지만, 3권에 이르는 소설의 양을 고려했을 때, 독자에게 조금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혹 중간에 삽화를 넣은 배경은 이런 부분을 고려했던 것일까.

그럼에도 3권이라는 분량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한 권을 덮고 나서 다음 권을 집어 드는 것이 의무감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흥미로웠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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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저승 최후의 날 1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a*****7 | 2022.04.24 리뷰제목
저승의 신묘한 이치를 우리 인간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요. 물론 그건 저승의 존재를 믿는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한 질문이겠네요. 《저승 최후의 날》은 대멸망과 사후 세계를 과학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소설이에요. 주인공 호연과 친구 예슬은 지리산 형제봉 천문대에서 별을 관측하고 오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시왕저승에 왔어요. 놀랍게도 뒤이어 수십만 명이 넘는
리뷰제목

 

저승의 신묘한 이치를 우리 인간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요.

물론 그건 저승의 존재를 믿는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한 질문이겠네요.

《저승 최후의 날》은 대멸망과 사후 세계를 과학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소설이에요.

주인공 호연과 친구 예슬은 지리산 형제봉 천문대에서 별을 관측하고 오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시왕저승에 왔어요.

놀랍게도 뒤이어 수십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몰려들면서 시왕저승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어요. 망자들이 타고 가야 할 열차 운행은 멈추고, 환생도 불가능하게 된 상황에서 호연은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사망한 이유를 천체 재해라고 짐작했어요. 천문학과 박사과정 중이던 호연이 관측했던 알두스라는 별이 최근 원인 모를 변광 현상을 일으켰는데, 마침 죽기 직전 밤하늘에 알두스라는 별이 폭발하는 장면을 봤던 거예요. 죽은 사람들 대부분이 하늘에서 엄청나게 밝은 별을 봤다는 증언을 토대로 가설을 세운 거죠. 호연은 용감하게 자신의 가설을 책임자에게 알렸고, 염라대왕부는 망자들 중에서 천문학자를 추려 대책를 간구하도록 했어요. 이승의 대멸망은 연쇄적으로 저승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염라대왕령으로 대피가 시작되었어요. 지구 대멸망 시나리오는 SF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내용이라 낯설지 않지만 저승까지 사라진다는 건 너무 충격적인 설정이네요. 이미 죽은 사람들이 환생하지 못한 채 저승에서 소멸된다면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세계가 파괴되는 걸 의미하니까요.

무엇보다 당황스러운 점은 호연을 비롯한 망자들이 이승의 이력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과 저승사자들조차 망자들의 속내를 알 수 없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호연의 제안으로 모인 전문가들 중 천문학 교수 정상재의 태도는 은근히 불편하고 불쾌한 구석이 있어요. 그 감정은 염라대왕부 비서실장 이시영이 무력하게 흔들리는 모습과 맞물려 있어요. 뭐지, 저승은 그저 이승의 연장선인 건가.

솔직히 염라대왕과 직원들에게 실망감이 컸어요. 완벽한 세계일 거라는 기대를 무너뜨리는 균열들, 물론 그 덕분에 저승에 온 망자들의 활약이 돋보인 건데 그 부분이 맥빠지더라고요. 저승이 아무리 비상 상태라지만 능력자 우대는 너무 세속적인 방식이고, 엘리트 망자들이 진행하는 조사 과정은 흡사 상아탑 속 탁상공론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지도교수 때문에 억울했던 호연이 저승에서도 정 교수한테 주눅드는 모습은 좀 화가 나더라고요.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이 모든 건 '저승 최후의 날' 때문이었네요. 마치 폼페이처럼, 오직 시왕저승의 최후일 뿐 다른 저승 세계는 별개로 존재한다는 게 특이했어요. 진짜 충격적인 건 대멸망을 앞둔 상황에서 드러난 인간의 본성인 것 같아요. 죽음을 너머 영겁의 시간이 흘러도 바뀌지 않을 것 같아서... 굉장한 여정을 지나왔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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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저승 최후의 날 이후가 궁금하다. 평점8점 | f***2 | 2022.05.10 리뷰제목
안전가옥 앤솔로지 <대멸종>에 실린 단편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을 장편 소설화한 결과다. 이때 쓴 글을 보니 장편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감상이 있는데 생각한 것보다 몇 배나 늘어났다. 3권을 합치면 거의 1500쪽에 달한다. 단행본 출간 전에 카카오페이지에 웹소설로 먼저 연재를 했고, 한국SF어워드 웹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단하고, 축하할 일이다. 단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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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앤솔로지 <대멸종>에 실린 단편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을 장편 소설화한 결과다. 이때 쓴 글을 보니 장편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감상이 있는데 생각한 것보다 몇 배나 늘어났다. 3권을 합치면 거의 1500쪽에 달한다. 단행본 출간 전에 카카오페이지에 웹소설로 먼저 연재를 했고, 한국SF어워드 웹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단하고, 축하할 일이다. 단편을 장편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 생존자들의 분량을 저승과 거의 비슷한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작가는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읽으면서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더 현실적인 설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장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요즘 개인적으로 소설이 두 권을 넘어가면 조금 버겁다. 그런데 이 소설은 무려 세 권이다. 단편을 재밌게 읽었다고 이렇게 달려들다니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이런 생각과 달리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면서 빠져들었다. 교통 사고로 죽은 호연과 예슬이 저승에 도착한 그 날 지구는 알두스의 천체 폭발로 발생한 감마선에 의해 순차적으로 대멸종을 겪게 된다. 그 흔한 핵폭발이나 운석 충돌이 아니라 감마선이라니. 다른 sf소설처럼 이런 일에 대한 대비를 했다면 생존을 위한 인류의 노력을 보여줄 텐데 갑작스럽게 이 일이 일어난다. 지구의 자전속도에 맞춰 인류는 강력한 감마선으로 죽는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극소수일 뿐이다. 우리가 흔히 예상할 수 있는 곳에 머문 사람들이다.

 

시왕저승의 세계에 도달한 영혼들은 평소 이 세계를 믿고 있던 사람들이다. 강하게 다른 종교를 믿은 사람들은 그 종교의 사후세계로 넘어간다. 염라대왕이 사후를 다스리는 이 세계는 망자를 받아 그들이 저지른 이승의 죄에 따라 처벌한다. 쉽게 가려고 했다면 작가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후 세계를 그대로 재현하면 되지만 작가는 시대의 변화를 저승 속에서 녹여내고 있다. 현대의 문물들이 저승에서도 재현되고, 이승의 철학이나 가치관 등이 조금씩 반영된다. 저승의 최후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과 더불어 나의 시선을 가장 끈 부분은 바로 이 바뀐 저승세계다. 단순하고 자극적인 고대의 지옥 대신 작가가 보여준 지옥의 풍경은 그 지옥을 방문한 망자들의 첫 반응처럼 낯설고 거부감이 생기지만 곰곰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갑자기 죽은 자들이 저승에 도착하면서 생기는 문제를 보여주고, 망자들이 사출산 도산지옥에서 다칠 경우 영혼에 상처를 입고 원귀가 될 수 있다고 한 부분과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역사들을 동원해 칼로 된 나무 등을 모두 제거하는 행동을 한다. 처음부터 우리가 알고 있던 저승이 아니다. 그리고 갑자기 망자들이 늘어난 상황에 대한 혼란을 겪는다. 전쟁이나 재난 상황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승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거대한 의문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인물이 천문학 박사과정에 있었던 채호연이다. 하나의 과정을 내놓았고, 다른 천문학자들의 의견이 모이고, 이승에서 일어난 정보가 모이면서 사실로 판정된다. 이때 살짝 빌런이 이 모임에 끼어든다. 정상재 교수다.

 

방송에 나와 인기를 얻은 천문학자 정상재 교수의 첫 등장에서 작가는 살짝 속내를 드러낸다. 방송과 강연 등으로 나열된 문제 등을 요약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날카로운 통찰과 뛰어난 직관력을 보여주는 호연이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지만 이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인류의 종말에 대한 것과 함께 그녀가 낸 또 다른 문제는 저승에 사람들이 오게 되는 과정을 들으면서 생긴 것이다. 저승의 기반이 이승의 믿음에 기반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만약 이 저승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이 모두 죽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 소설의 제목처럼 저승이 최후가 펼쳐진다. 이것이 사실인지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정상재 교수가 보여주는 교묘한 언변과 논리는 박사과정 호연의 감정과 엮이면서 예상 밖의 상황으로 이어진다.

 

장대한 소설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작가가 설정한 종말의 모습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지만 사고실험은 가능하다. 감마선이 지구의 종말을 가져온다는 설정 중 일부를 보면서 <삼체>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작가는 상상력을 우주로 보내기보다 저승의 모습을 최대한 현실의 반영으로 그려내면서 몰입도를 높였다. 저승이 존속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이승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도움을 바란다. 이 과정을 보여주는 데 전문가로 뽑힌 사람들이 상당히 한정적이다. 의도적인 설정인 듯한데 살짝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물론 너무 많거나 권위적인 인물들이 모인다면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 읽고 난 후 마지막 한 문장이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왜 이런 장면을 넣었을까? 기독교 사후 세계에 대한 묘사가 한정적인 것도 조금 아쉽다. 생존자 그룹 중 하나였던 솔개부대 대위 인영이 시왕저승의 사자에게 보여주는 종교적 반응은 살짝 반발감이 생긴다. 오해와 이해 부족이란 단어가 나오지만 그의 반말과 함께 눈에 거슬린다. 독자적 사후세계를 이루고 살아가던 망자들이 나중에 너무 쉽게 이승에 나타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살짝 균형이 깨어진 모습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이야기가 더 풍성해지고 재밌어졌다. 작가는 곳곳에 권위주의를 무너트리는 장면을 넣었다. 현실에 대한 반발이 아닐까? 이 글을 쓰는 지금 마지막 장면과 더불어 혹시 하는 기대를 품는다. 시왕저승의 최후 이후 다시 만들어지는 시왕저승의 모습을 그린 소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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