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무늬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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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무늬 상자

리뷰 총점 9.8 (9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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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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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붉은 무늬 상자』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y********6 | 2022.07.05 리뷰제목
작년 우연찮게 『시간을 파는 상점』이란 청소년 소설을 6학년이었던 막내 아들 덕분에 읽게 되었다. 학교 추천 도서라고 구입하라는 학교의 통지가 있었기에 바로 구입해서 읽게 된 책, 사실 청소년 추천 도서라지만 별 기대는 하지 않고 읽었는데, 원래 기대가 없을 때 생기는 반전의 매력은 그 이상의 충족감을 준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지
리뷰제목

 작년 우연찮게 『시간을 파는 상점』이란 청소년 소설을 6학년이었던 막내 아들 덕분에 읽게 되었다. 학교 추천 도서라고 구입하라는 학교의 통지가 있었기에 바로 구입해서 읽게 된 책, 사실 청소년 추천 도서라지만 별 기대는 하지 않고 읽었는데, 원래 기대가 없을 때 생기는 반전의 매력은 그 이상의 충족감을 준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지은 김선영 작가에 대해서도 응당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본다.

 그런데 그녀가 새로운 주제로 청소년들에게 또 다른 메시지를 주고자 새로운 책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이번에는 과연 어떠한 문제점들이 우리 청소년들의 삶을 힘들게 할까라는 새로운 기대감에 앞서 무거운 마음이 드는 것은 그녀의 전작을 읽은 독자라면 당연히 생기게 되는 마음일 것이다. 김선영 작가가 진정 우리 청소년들에게 삶의 깊고 컴컴한 터널을 지나온 어른으로서 말해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지 궁금해서 단박에 읽어버린 책. 하지만 읽고 난 뒤. 그 울림이 너무 깊어서 나름의 제의 절차를 갖고 숨고르기를 하면서 생각의 생각을 다듬어 보게 된 책, 바로 『붉은 무늬 상자』이다. 

 

『붉은 무늬 상자』, 김선영/ (주)특별한서재, 2022년 6월 15일
 

"이 소설을 쓰며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은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가'이다. 타인을 위해 나서고 오래된 편견에 맞설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고 본다."    (창작노트 중에서)

 김선영 작가는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여행을 하면서 현지에서의 낯선 모습들에 영감을 받고 그것이 소설로 이어지는 중요한 모티브가 되어준다고 말이다. 우연히 발견한 낯선 폐가를 보면서 작가의 샘솟는 상상력은 폭주를 하게 되고, 그녀가 그 당시 생각하고 있던 '용기'란 주제와 결부시켜 『붉은 무늬 상자』를 탄생시켰다고 그녀의 창작노트에서 밝히고 있다. 과연 붉은 무늬 상자에는 어떠한 가슴 아픈 사연이 서려 있을지, 먼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에 닿아 어떤 파동을 일으킬지가 궁금해진다.

 

 이 책 『붉은 무늬 상자』의 내용을 개략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누군가의 비밀,

 끝나지 않은 상처를 치유하려는 아이들의 이야기!" 

 

 이 소설의 주인공인 김벼리는 심한 아토피로 고생을 하다가 공기 좋은 시골의 "이다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다. 한창 자아 정체성이 무르익을 청소년들은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꿈꾸게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늘 부모에 대한 반항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과시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벼리가 이 학교를 맘에 들어한 첫 번째 이유가 기숙사로 운영되기 때문에 부모와 떨어져 지낼 수 있게 되어서이다. 그런데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한 시골학교에서 벌어지는 집단 따돌림과 폭력의 실태는 과히 충격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 집단폭력의 피해자인 태규를 보호하려다 되려 집단 따돌림과 악성 루머(성적 모독)의 피해자가 되어버린 세나, 이 소설은 집단 따돌림을 받고 있는 세나와 벼리의 화해와 우정을 통해 문제의 핵심을 뚫고 정면 도전하는 주인공들의 야심찬 도전 의식과 진정한 용기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두 가해자이기 때문에 어느 한 명을 가해자로 지목할 수없는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다. 가해자는 있지만 특정할 수 없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가해자가 있을 뿐이다.   

 (p.82) -> 집단 폭력에 대한 인용문

 

 " 사실은 떠도는 말이 험해서 알아보는 게 두려웠다. 물어보기도 민망한 말이 날개를 달고 떠다니며 내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그렇고 그런 아이야, 조심해. 가까이 하지 말고,"  말은 살아 있는 것처럼 내 입도 눈도 마음도 막았다." (p.53)  -> 악성 루머(성적인 모멸감과 모독)에 대한 인용문 

 

 김벼리는 중3 새학기가 시작되어 기숙사에 짐을 넣으러 엄마와 함께 가던 중에 우연히 폐가를 발견한다. 묘한 기시감에 끌린 벼리 엄마는 바로 은사리 폐가를 구입하게 된다. 그렇게 맺어진 묘한 인연으로 그 집을 수리하던 중에 작은 방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빨간 상자를 발견하게 된다. 벼리 엄마는 마룻바닥 한 가운데 가지런히 놓여 있는 삭아가는 가죽구두 옆에 빨간 무늬 상자를 놓고 흰 국화꽃으로 한 맺힌 영혼을 달래주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 열일곱살 난 딸이 죽었다고 벼리에게 이집이 폐가가 되어버린 이유와 사실을 밝힌다. 

 "이 집에 살던 사람들의 흔적을 잘 살펴주고 위무해주고 싶다는 말은 엄마가 먼저 꺼냈고 평소에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나는 기록을 맡겠다고 했다."  (p.33)

 

 벼리는 이 이야기 끝에 문득 생각난 세나가 걱정이 되었다. 사실 벼리는 아토피로 고생하면서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되었고, 그 아픔의 크기와 실체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에 선뜻 세나와 가까이 지내는 것을 꺼렸다. 전학 와서 세나에 대한 안 좋은 풍문을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붉은 무늬 상자를 마주하면서 세나의 안부가 궁금해지고 걱정이 앞선 벼리는 차갑게 닫혀진 세나의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했고, 붉은 상자 안에 들어 있었던 일기를 같이 읽으면서 깊은 우정을 쌓아간다. 누군가와 비밀을 같이 공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관계가 돈독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 순간 왜 심장이 툭 내려앉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늘 속에 있던 세나의 얼굴이 훅 겹쳐왔다. 갑자기 세나의 안부가 걱정되었다. 이 집에서 죽은 열일곱 살 난 딸과 세나가 왜 동일시되는지 모르겠다. 상자 옆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구두가 더욱 유난하게 보였다." (pp.39-40)

 

 향나무로 만들어진 붉은 무늬 상자 안에는 죽음에 이르게 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들이 낱낱이 기록된 여러 권의 다이어리와 시화집이 들어 있었다. 다이어리 갈피마다 여러 장의 사진이 있었고, 쪽지 편지도 끼워져 있었다. 사건의 실체를 밝혀 줄 피노키오 나무 인형과 털 인형까지 들어 있었다. 붉은 무늬 상자의 주인은 17년 전 누군가가 쓴 거짓 낙서(성적인 모독감과 수치심을 주는 내용) 때문에 악성 루머(성적 모독)의 피해자가 되었고, 그로 인해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된 열일곱 살의 소녀 강여울이었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은폐된 사건의 진실은 그렇게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면서 주인공인 벼리와 세나의 용기로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게 된다. 

 "다이어리에는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을까. 어쩌면 먼 과거의 시간에서 먼 미래의 누군가에게 편지를 남겨놓은 건지도 모른다. 짧은 시간 머물다 갔지만 이렇게라도 흔적을 남겨놓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 지금에서야 닿은 건지도 모르겠다."   (p.98)

 

 "떠도는 이야기의 성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향이 있다. 스토리는 전설이 되고 전설은 생각의 관습을 낳고, 전설은 반드시 증거가 있기 마련인데 바로 그 증거가 사람일 때는 이야기성이 강력해진다. 증거물이 존재하는 한 그건 전설이 아니라 팩트가 되는 것이다."   (p.41)

 

 고현은 무명으로 있다가 갑자기 유명해진 연예인이다. 고현은 비운의 첫사랑과 피노키오 인형에 대한 인터뷰로 여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죽음으로 끝난 첫사랑은 팬심을 자극하기에 아주 이상적인 스토리가 된다. 그런데 벼리는 여기에서 매우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게 되는데.....,

 "고현의 첫사랑이라는 자막이 뜬 영상을 클릭했다. '비극적'이라는 자막이 자극적인 서체로 올라왔다. 뭔지 모르는 부당함이 알 수 없는 곳에서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는 비극적인 것이 누군가에게는 호기심을 채우는 가십거리밖에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서 화가 났다. 그래서 슬픔의 무게는 언제나, 누구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다."  (p.112)


 

 이번 김선영 작가의 신간은 작금의 현실을 반영한 청소년 성장 소설이기에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읽었던 것 같다. 누구나 부모라면 이쁜 딸과 멋진 아들을 두고 있을 것인데, 이런 슬픈 이야기들을 마주하게 될 때면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공감하게 되고, 그 아픔의 무게에 짓눌리기까지도 한다. 김선영 작가의 글은 필력이 출중하기에 가독성이 좋고 단박에 읽히는 묘한 매력이 있는지라 이번 신간 역시 하루만에 읽어버렸다. 그런데 내 마음에 어떤 제동이 걸렸는지는 모르겠으나 리뷰가 쉽게 써지지 않았다. 아니, 이 소설의 벼리 엄마처럼 어떤 제의 절차를 거쳐야만 할 것 같아서, 나름의 숨고르기 시간을 두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아름다운 집에 살던 아름다운 사람들이 증발하듯 사라졌는데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니, 아무도 벌받은 사람이 없었다니......"  (p.185)

 요즘의 청소년들을 생각해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집단 폭력(악성 루머를 포함한 언어 폭력까지 아우름)과 집단 따돌림이다. "집단 따돌림과 폭력"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피해자들은 견딜 수 없는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그리고 정신적 트라우마를 비롯해서 극단적인 선택까지도 이어지는 사태가 최근들어 종종 발생하고 있기에 그 문제의 심각성은 날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소설을 비롯한 문학이 주는 힘이 이런데서 발휘되는 것은 아닐까. 공존의 시대,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의 핵심을 찌르는 문제의식을 소설로 승화시켜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내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공동의 의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소설이 주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돌림, 신체폭력, 언어폭력 등 한 명의 피해자가 있고 한 명의 가해자가 있을 때 교실 안에는 분명 그것을 지켜보는 수많은 눈이 함께 있었다. 그 수많은 눈이 외면하고 침묵할 때 폭력은 더욱 거세지고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럴 때 작은 목소리일지라도 누군가 용기를 낸다면 그 용기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고, 그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닿는다면 폭력은 조금이라도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   

(창작 노트 중에서)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3 댓글 18
종이책 용기내지 않으면 아무 것도 나아지지 않아! 평점10점 | j*****g | 2022.08.05 리뷰제목
우리집 어린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애들 키우면서 누구나 언젠간 그런 일을 겪게 되겠거니 했는데 이제 고작 1학년, 2학년인데. 아이들이 참 영악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원치않게 피해자의 부모로서 아이의 당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속으로는 짜증도 나고,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는데 뭐라 아이에게 주문할 뾰족한 대안이 없어서 화가 났다. 그런데 이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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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 어린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애들 키우면서 누구나 언젠간 그런 일을 겪게 되겠거니 했는데 이제 고작 1학년, 2학년인데. 아이들이 참 영악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원치않게 피해자의 부모로서 아이의 당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속으로는 짜증도 나고,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는데 뭐라 아이에게 주문할 뾰족한 대안이 없어서 화가 났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나니 그 때 당시 더 사랑으로 지지해주지 못했던 게 후회가 된다. "너에게 피해를 입힌 아이들은 언젠간 그 댓가를 반드시 받게 되어 있어, 살아가는데는 과정이 더 중요한거야."라는 말은 너무나 소극적인 행동이었다. 

 

 주인공 벼리는 은사리 폐가로 이사를 오면서 그동안 그 집에 얽힌 물건들을 보게 된다. 특히 붉은무늬 상자 안의 다이어리를 세나와 함께 읽으며 과거 강여울이란 여학생의 죽음이 모두의 방관에 의한 사건이며 거기에 유명배우 고현이 연루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집"과 "거짓 소문에 의한 왕따" 모두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이글의 주제는 "용기내지 않으면 아무 것도 나아지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내가 하는 일이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면 주변의 반응이 어떻든 태연하게 해나갈 수 있는게 진짜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서 말하듯 용기이다. 거짓 소문에 대한 용기.

"말은 살아있는 것처럼 내 입도 눈도 마음도 막았다...이야기란 자꾸만 자라기도 하는 거니까. 그 실체를 가리거나 왜곡되게 만들수도 있는거니까...말은 단정하게 만들고 믿게 만들고 암묵적 합의를 하게 만들고 묵인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렇게 발 없는 말은 한 사람을 비롯한 당사자와 가족들의 삶을 송두리채 앗아가고 말았다.

"결론이 난 건 없다. 책임지는 사람도 사과하는 사람도 없다...모두 가담해야 모두 가담한 것이 아닌게 되는 '묵계'같은게 있어 보인다고 했다. 모두 가해자이기 때문에 어느 한명을 가해자로 지목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다...가해자는 있지만 특정할 수 없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가해자가 있을 뿐이다." 그렇다. 그래서 "몸이 아픈 것보다 더 아픈 것은 아이들의 시선" 인 것이다. 그리고 가해자는 "누구처럼 왜 이러냐고, 장난이라고, 장난이었다고, 친구사이에 장난도 못치냐고," 와 같은 말을 늘어 놓겠지.

하지만 누군가는 용기를 내야한다. "침묵하는건 가해자와 다를바 없다는 생각이 그렇게 마음의 감옥을 만들었겠지요...내가 하는 일이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면 주변의 반응이 어떻든 태연하게 해 나갈 수 있는게 진짜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용기를 내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작은 용기가 모여 악함을 이길 수 있기에.
"...살아온 시간에 대한 댓가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라고... 모든 것이 필터링 되는 시대. 결과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에 대한 검증도 중요한 시대라고 했다...어쩌면 사는 건 자기만의 고유한 사연을 써내려가며 쌓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배경이 되는 학교 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가? 최근 굵직한 사건들에 대해 책인지는 사람 실종된지 오래됐고, 고발하는 사람 또한 없다. 먹고 살기 힘들다며 경제적인 논리에 모든 것을 맞추지 말자. 좋은게 좋다고 그냥 어물쩡 넘어가는 세상, 무언가 이의를 제기하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냐며 사건의 본말을 흐리게 만드는 사회적 풍조.

아~ 

우리는 사회의 소중한 일원이고, 모두가 다음세대의 양육자이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이 책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4
종이책 『붉은 무늬 상자』 by 김선영 평점10점 | d******7 | 2022.06.24 리뷰제목
책을 선택할 때 나만의 기준은, 단연 '재미'가 우선이다. '교훈'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모든 장점을 두루 갖추기란 쉽지 않다. 헌데 이 책은, 재미와 교훈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놀라운 소설이다! 소설은, 일기라는 형식을 통한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일기 속의 주인공 '강여울', 여울의 집에 이사온 '벼리', 학교에서 겉도는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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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할 때 나만의 기준은, 단연 '재미'가 우선이다. '교훈'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모든 장점을 두루 갖추기란 쉽지 않다. 헌데 이 책은, 재미와 교훈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놀라운 소설이다! 소설은, 일기라는 형식을 통한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일기 속의 주인공 '강여울', 여울의 집에 이사온 '벼리', 학교에서 겉도는 '세나' 모두 주요한 인물이다. 그리고 폐가에서 고향집과 같은 그리움을 느낀 벼리의 엄마의 사연 또한 중요하다. 이외에도 툭툭 등장하는 벼리의 친구들과 인물들은 소설을 생동감 있게 이끈다.

 

 

이 집이 오랫동안 빈집으로 있는 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는 거다. 알고 보니 엄마는 그 사연을 알고도 계약을 한 것이다. 나도 이 집에 비극적인 사연이 있다는 것을 붉은 무늬 상자를 꺼낼 때 알게 되었다. p36

 

 

"그러니까 말이 죽인 거야. 결국 말 때문에 죽은 거야." P151

 

 

말은 단정하게 만들고 믿게 만들고 암묵적 합의를 하게 만들고 묵인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여울 언니의 죽음이 스스로 죽은 것으로 마무리된 것은 그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P175

 

 

서울에 살던 '벼리'는 아토피 치료를 위해 작년 가을, 산골 '이다학교'로 전학왔다. 겨울 방학을 마치고 엄마와 함께 중3 새학기를 위해 학교 기숙사로 들어가던 중 등골이 서늘한 폐가를 목격한다. 하룻밤 사이에 살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나무들로 들어찬 집, 거미줄과 먼지와 낙엽이 켜켜이 앉으며 세월을 새긴 집, 그 집에서 열일곱 살 난 딸이 죽었다. 그럼에도 엄마는 그 집에 꽂혀 이사를 하고 집을 수리한다. 지붕이 내려앉은 작은방에서 낡은 가죽구두와 붉은 무늬 상자를 발견한 벼리는, 전학생인 자신에게 친절했던 '세나'와 오버랩된다. 학교에 떠도는 안 좋은 소문(선배와 붙어먹은 아이라는)에 세나에게 냉담하게 굴었다. 하지만 세나까지 상자의 주인처럼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그녀와의 관계를 좁혀간다. 그렇게 벼리와 세나는, 은사리 집 마당에서 상자 안의 비밀을 공유하며 절친으로 발전한다.

 

 

붉은 무늬 상자의 주인은 고1 여고생 '강여울', 상자 안에는 여러 권의 다이어리와 피노키오 나무 인형 등이 나왔다. 여울은 왜 그리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을까? 벼리는 블로그에 '붉은 상자' 코너를 만들어 상자에 관한 사진과 글을 올린다. 중학교 3학년부터 시작된 일기는, 여울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경위와 고백이 담겨 있었다. 일기장 맨 마지막 장은 '살고 싶지 않다', '죽고싶다'로 귀결되었다. 이에 세나와 벼리는 여울의 다이어리를 통해, 용기를 내고 불의에 맞서기로 한다. 그들의 용기는 상자 속 주인 여울의 죽음 뿐 아니라, 세나가 당면한 따돌림에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상자 속 다이어리의 퍼즐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라이징스타 '고현'을 지목하고 있었다. 고현은 자신이 장난삼아 한 낙서가 한 소녀를 죽음으로 몰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책임 대신 아름다운 첫사랑으로 치환했다. 다행히 여울의 친구들이 나서서 그때의 진실을 얘기했고 힘을 실었다. 과거의 무관심과 침묵에 대한 용서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덕분에 고현은 스스로 지옥문을 열었고, 제 발등을 스스로 내리치는 실수를 범했다. 고현의 심중을 유도심문한 여울의 친구 '무진'의 증언은 빛을 발휘했다. 그리고 은사리 폐가는 화려한 재건을 이뤄, 누구든 와서 심신을 치료할 수 있는 쉐어의 집 '아고힐(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위한 힐리의 집)'이 되었다.

 

 

언제나 소문은, 익명성이라는 것 뒤에 숨어서 발현되고 날개를 달아 수직상승한다. 그렇게 말의 위력은 점점 몸집을 부풀리고 커져간다. 주객이 전도되는 건 한 순간이다. 우리는 종종 루머를 퍼트린 사람은 찾지 않고 루머의 희생양을 겨냥하는 우를 범하곤 한다. 떠도는 말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말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 말들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기는지, 이 책은 말의 엄중함을 일깨워준다. 또한, 가해자는 있으나 특정할 수 없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가해자가 있는 경우도 왕왕 목격한다. 모두가 가해자이기 때문에 어느 한 명을 가해자로 지목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 경우다. 살면서 무심코 던진 누군가의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꽂힌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말은 그 자체로 생명력이 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작가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자주 했다고 한다. 나 역시 그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적당한 합리주의 뒤에 숨고, 비겁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 세상은, 불의에 맞서 정의를 말하는 사람들로 인해 이만한 발전을 이뤘다. 겁에 질리고 침묵한 순간, 우리는 방관자에서 가해자로 변모한다. 폭력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그건 아니라고 진실을 얘기할 수 목소리들이 여럿이 모인다면, 더이상 폭력은 거대한 몸집을 불리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붉은무늬상자 #김선영 #특별한서재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종이책 붉은 무늬 상자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j****9 | 2022.07.13 리뷰제목
읽는 내내 작가님의 차문한 전개에 당겼다, 풀어졌다 하며 빠져들었다.  아토피가 심해 시골학교에 전학 온 벼리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세나를 외면한다. 벼리의 엄마는 시골에 소문이 험해 주인을 구하지 못한 폐가를 우연히 보고 한 눈에 반해 구입한다. 폐가를 수리하는 과정에 벼리는 “소문”의 여고생의 다이어리를 발견하고 그 속 내용을 읽으며 세나를 떠올리게 된다.
리뷰제목

읽는 내내 작가님의 차문한 전개에 당겼다, 풀어졌다 하며 빠져들었다

아토피가 심해 시골학교에 전학 온 벼리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세나를 외면한다.

벼리의 엄마는 시골에 소문이 험해 주인을 구하지 못한 폐가를 우연히 보고 한 눈에 반해 구입한다. 폐가를 수리하는 과정에 벼리는 소문의 여고생의 다이어리를 발견하고 그 속 내용을 읽으며 세나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용기를 낸다. 이 용기가 세나에게도 또 다른 외면 당하는 태규에게도 씨앗이 되어 장난이라며 둘러대는 묘한 괴롭힘에 맞서려 한다.

또 벼리가 발견했던 다이어리의 주인공 여울을 죽음까지 이르게 했던 이에게 여울을 위해 사과를 받아내려 한다.

... 

스포일러가 될까 더이상 줄거리 소개를 자세히 하지는 못하겠다.

작가님의 차분한 문체는 글로 읽으면 와닿는 게 다르기에.

다만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다른 "양상"을 소개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누군가에게는 큰 고통이었는데, 

"장난이었다" 는 가해자의 말에 가볍게 넘어가거나

또는 "침묵"하는 것으로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

당하는 이의 삶에는 잊을 수 없는 상처라는 게 

글을 읽으며 더 크게 느꼈다.

 

다행히 외면만 하던 벼리는 여울의 다이어리로 마음의 결심을 하고

침묵하지 않는다.

또 외면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목숨까지 버린 여울을 위해 

용기를 낸다.

 

요즘 연예인들의 학창 시절에 있었던 일들이 뉴스에 나오는 경우도 있고

또 좀 더 교묘해진 학교 폭력의 모습들이다 보니

이 책을 청소년이 읽으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를 생각하며 한 장 한 장 넘겼다.

 

아마 지금 외면받고 있는 이에겐 세나와 같이 대응하는 용기를

외면하는 이들에겐 벼리처럼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 용기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했다.

나 자신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단 생각을 하며 이 책을 덮었으니 말이다.

 

청소년들, 어른이들이 함께 읽으며 외면하는 것이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 

대화를 하기에 좋을 것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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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붉은 무늬 상자 평점10점 | k*****7 | 2022.07.06 리뷰제목
붉은 무늬 상자 김선영 장편소설 특별한 서재 220706 내가 김선영 작가를 알게 된것은 '시간을 파는 상점' 때문이다. 근처 도서관 행사에서 알게된 책을 나는 순식간에 읽었고 팬이 되었다. 그 이후 책이 나오면 놓치지 않고 읽었다. 그덕분에 지금 '붉은 무늬 상자'를 또한 읽고 있는 것이다. 지금 누가 나를 봤다면 '뭘 그렇게 씩 웃으면서 타자를 치냐고 할것이다' 책의 내용은 즐겁
리뷰제목

붉은 무늬 상자
김선영 장편소설
특별한 서재
220706

내가 김선영 작가를 알게 된것은 '시간을 파는 상점' 때문이다. 근처 도서관 행사에서 알게된 책을 나는 순식간에 읽었고 팬이 되었다. 그 이후 책이 나오면 놓치지 않고 읽었다. 그덕분에 지금 '붉은 무늬 상자'를 또한 읽고 있는 것이다.
지금 누가 나를 봤다면 '뭘 그렇게 씩 웃으면서 타자를 치냐고 할것이다' 책의 내용은 즐겁고 행복한 책만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과 책의 내용또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다.

아파가 있는 덕분에 은사리로 전학을 오게 된 벼리. 갑자기 진짜루 뜸금없이 발견하게된 폐가 한채가 엄마의 마음속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집이 되어 버렸다.
사연이 구구절절히 있을 법한 나무에 둘러 싸여져 있는 폐가인 집 엄마의 어떠한 점이 이집을 이끌게 만들었을까 엄마와 함께 집을 정리하던 중 '붉은 무늬 상자'를 발견하게 된다. 엄마의 눈물과 누군가를 위로 하는 듯한 국화꽃 엄마의 마음을 모르겠지만 또한 엄마 딸의 나이와 비슷한 폐가의 딸이 죽은 집이라고 하니 마음을 흔드는 무언가가 있을 거라 생각할 뿐이다.
전학을 간 동네는 태어나 같은 초등학교, 같은 중학교, 같은 고등학교를 가게 되는 작은 곳이다. 그곳은 어떠한 비밀도 없고 진짜도 아닌 가짜도 아닌 소문만 무성한 곳이다. 세나는 동네를 떠나고 싶어하는 아이이다. 소문이 이 아이를 죽이려고 하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의 깊은 곳은 학교 폭력이 숨어져 있다. 과거이든 현재이든 변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과거를 보면 현재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런 것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데 그들이 어떻게 이겨내는지는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죽은자는 말이 없다.
아니다.
기억하는 자가 있다면 절대로 죽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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