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신화
미리보기 공유하기

북유럽 신화

리뷰 총점 9.3 (91건)
분야
인문 > 신화/인류학
파일정보
EPUB(DRM) 10.26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용안내
TTS 가능?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46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구매 새로운 신화의 시작, 북유럽 신화..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1 | 2019.03.14 리뷰제목
우리는 ‘신화’하면 가장 먼저 ‘그리스 로마신화’를 떠올린다. 그만큼 많이 알려져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처음 북유럽신화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리스 로마신화의 아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되는 이야기와 문화, 유행, 캐릭터들이 북유럽 신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리뷰제목

우리는 신화하면 가장 먼저 그리스 로마신화를 떠올린다. 그만큼 많이 알려져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처음 북유럽신화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리스 로마신화의 아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되는 이야기와 문화, 유행, 캐릭터들이 북유럽 신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 호기심이 들었다. 도대체 북유럽 신화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들어있기에 그러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결국 이 책을 읽게 만들었다.

 

북유럽 신화는 길고 긴 겨울 밤과 끝없이 계속되는 여름날이 존재하는 추운 지역의 신화라고 한다. 우리가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들의 신을 존경하고 두려워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신뢰하지도 않고 마냥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의 신화라는 말이 묘하다. 아마 기후가 영향을 끼쳐서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북유럽 신화는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아주 많다고 한다. 전해져서 알고 있는 부분은 민간설화나 시, 산문 등의 형태로 전해진 신화의 일부이거나 혹은 개작된 이야기라고 한다. 어쩌면 인류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지.. 아마 그래서 아직까지 널리 전해지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닐 게이먼이 쓴 이 책 [북유럽 신화]에는 15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처음 읽는 신화인지라 신들의 이름이나 그들의 세상 등을 기억하는데 힘이 들었지만 옛날 이야기를 읽는 기분으로 읽었다. 먼저 신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주인공이 되는 신들과 그들이 활동하는 공간구성을 알아야겠기에 처음엔 주의를 기울여 읽었지만 이내 편하게 생각하고 읽었다.

 

이그드라실이라는 물푸레나무가 아홉 개의 세상사이에서 자라면서 그 세상들을 연결시켰다. 뿌리는 세개의 세상에 걸쳐 있는데 아홉 개의 세상은 뿌리가 걸쳐 있는 세개의 세상 중 하나에 속해 있다. 첫번째 뿌리는 어두운 안개로 뒤덮인 니플헤임에 연결되어 있다. 화염의 세상인 무스펠과 전쟁에서 용감하게 전사한자를 제외하고 죽은 자들이 간다는 헬이 니플헤임과 더불어 어두운 암흑세계이다. 두번째 뿌리는 서리 거인들의 영토인 요툰헤임에 이른다. 인간들이 사는 미드가르드, 바니르 신족이 사는 바나헤임이 자리하고 있다. 마지막 뿌리는 신들의 터전이자 에시르 신들이 사는 아스가르드로 뻗어 나갔다. 빛의 요정들이 사는 알프헤임, 난쟁이들이 사는 니다벨리르가 그 산 아래 자리하고 있다.

 

북유럽 신화 대부분의 이야기는 지위가 가장 높은 신이고, 지혜를 얻기 위해 자신의 한쪽 눈을 포기한 오딘, 오딘의 아들로 술이라면 당할자가 없는 천둥의 신 토르, 그리고 거인의 아들이자 아스가르드에서 가장 교활하고 음험한 로키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신화들도 이들 세명이 엮어가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서로 속고 속이는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때로는 안타깝기도 하고 때로는 웃기도 하지만 그리스 로마신화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로키의 이야기이다. 아스가르드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사고의 중심에는 항상 로키가 있다. 로키는 아스가르드에 아내와 자식이 있음에도 서리 거인들의 땅에서 여자 거인과의 사이에 세 아이를 두자, 신들이 그 세 아이를 데려와 처리한다. 첫째는 요르문간드라는 뱀으로 미드가르드를 에워싼 바다로 쫒아 보내고, 딸인 헬은 암흑의 땅으로 보낸다. 둘째인 늑대 펜리르는 난쟁이들이 만든 끈으로 묶어 땅속에 처박는다. 로키가 아스가르드의 모든 신들을 증오하고 저주하며 끝내는 모두를 파멸시키려 할 때 세 아이들이 모두 나와 로키를 거드는 것은 어쩌면 신들이 그들을 처리할 때부터 잉태된 비극의 징조였을지도 모르겠다.

 

신화 한편한편을 떼어놓고 보더라도 그 자체로 거대한 서사를 구성하는 것은 그리스 로마신화와 닮아 있다. 처음 독일에서 시작되어 바이킹 족에게 전해지면서 완성된 신화라고 하니 알게 모르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았나 싶다. 책을 읽으면서 서구에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와는 별개로 동양권에는 어떤 신화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예전에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이 북유럽 신화를 읽으면서 다시 들었다. 인류의 문명이 동양에서 시작되었다면 분명 개별적인 신화나 설화들이 모여 거대한 서사를 형성하는 신화가 있었을 텐데 아직 들어보지 못한 것은 나의 관심이 그만큼 적은 탓인지, 아니면 뛰어난 이야기꾼이 없어서인지 모르겠다.

 

처음 읽는 이야기여서 흥미가 있었지만 너무나도 단편적이고 15편의 이야기로 끝이 난 것이 조금은 아쉽기만 하다.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북유럽의 신화들이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되기를 기대해본다.

1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8 댓글 16
종이책 멋진 양장본으로 읽는 닐 게이먼의 북유럽 신화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h*******c | 2019.03.11 리뷰제목
초등학생 아들은 최근 직구를 경험했다. 토르의 망치 묠니르를 사기 위해서다. 아이들 장난감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그럴듯하게 잘 만들었다. 들어보니 묵직하기도 하다. 북유럽 신화는 마블 코믹스로 재탄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탠 리를 비롯해서 마블 기획자들은 새로운 영웅이 필요했다. 그리스 신화는 너무 써먹었으니 새로운 신화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 이때 기획자
리뷰제목

 

초등학생 아들은 최근 직구를 경험했다. 토르의 망치 묠니르를 사기 위해서다. 아이들 장난감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그럴듯하게 잘 만들었다. 들어보니 묵직하기도 하다.

북유럽 신화는 마블 코믹스로 재탄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탠 리를 비롯해서 마블 기획자들은 새로운 영웅이 필요했다. 그리스 신화는 너무 써먹었으니 새로운 신화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 이때 기획자들의 눈에 오딘의 아들이자 천둥의 신 토르가 들어왔다.

토르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신화는 날개를 달았다. 토르 역을 맡은 호주 출신의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는 딱 제격이었다. 토르 피규어는 물론 묠니르라는 망치는 CG로 재현하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굿즈로 만들기도 쉬웠다. 기획자들의 예상은 적중했다. 당연히 내 아들도 열광했다. 아들이 관심을 보이는데 아빠인 내가 어찌 무심할 수 있겠는가.

이 말고도 내가 북유럽 신화에 빠져든 다른 이유가 있다. 글쓰고 꿈꾸는 내게 상상력의 원천은 신화와 전설이다. 신화는 인류 최초의 수메르 신화에서 비롯돼 4대 문명을 거쳐 그리스로마 신화와 북유럽 신화로 퍼져갔다. 당시 신화는 인류의 기원과 상상력의 보고였다.

북유럽 신화는 닐 게이먼을 비롯해 케빈 크로슬리-홀런드와 헬렌 A. 거버 등 여러 작가들의 판본이 국내에 소개돼 있다. 이번 닐 게이먼의 《북유럽 신화》는 2016. 6월판을 스페셜 에디션 ‘양장본’으로 꾸면 펴낸 것이다. 양장본과 2016판의 내용은 똑같다.

 

 

북유럽 신화의 세계관은 다음과 같다.
엄청난 힘을 가진 물푸레나무 이그드라실이 아홉 개의 세상 사이에서 자라면서 그 세상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있다. 세상은 각각 다리로 연결된 세 개의 층으로 나뉜다 맨 위는 귀족들이 사는 아스가르드. 여기에는 꼬마요정들이 사는 알프헤임과 죽은 전사들의 궁전 발할라가 있다.

중간 층은 미드가르드. 이곳에는 거인들이 사는 요툰헤임과 난쟁이들이 사는 니다벨리르, 검은 꼬마요정들이 사는 스바르탈프하임이 있다. 미드가르드는 매우 광활한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여기에 뱀 요르문간드가 누워 있다. 뱀은 미드가르드를 한 바퀴 휘감고 자신의 꼬리 끝을 물고 있을 정도로 길다.

마지막으로 최하층이 있다. 여기에는 죽은 자들의 세상 니플헤임과 성채도시 헬이 있다. 이렇게 해서 세 개의 층에 아홉 세상이 존재한다; 아스가르드, 알프헤임, 니다벨리르(스바르탈페임), 미드가르드, 요툰헤임, 바나헤임, 니플헤임과 무스펠, 그리고 헬. 헬은 전쟁에서 용감하게 전사하지 않은 자들은 죽은 뒤 모두 이곳으로 간다.

한편 이그드라실은 세 개의 층에 각각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아스가르드에 내린 뿌리 끝에는 ‘우르드의 샘’이 있다. 신들은 날마다 이곳에서 회의를 열며, 세상의 종말이 도래했을 때 그들이 최후의 전투 라그나로크에 참전하기 전에 모이는 곳도 여기다.

    

샘에는 ‘노른’이라는 세 여신이 산다. 운명의 여신 우르드는 우리의 과거다, 필연(‘~이 되다’)의 여신 베르단디는 현재를 관장한다. 존재(‘목표로 삼은 것’)의 여신 스쿨드의 영역은 미래다.

 

이둔은 영원한 젊음을 선사하는 불멸의 사과를 갖고 있다.

 

미드가르드 요툰헤임에는 미미르의 샘이 있다. 이 샘은 지혜의 원천이었다. 오딘은 샘을 지키는 미미르 삼촌에게 호소했다. “한 모금만요. 당신 샘의 물을 딱 한 모금만 마시면 전 지혜로워질 수 있습니다. 어떤 대가를 원하시는지 말씀해보십시오.” “내가 원하는 대가는 네 눈이다.”

오딘은 자기 눈을 꺼내 조심스럽게 연못 안에 넣었다. 오딘의 눈은 지금도 미미르의 샘에 담겨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동시에 모든 것을 보고 있다.

북유럽 신화에서 신들이 보물을 얻게 된 것은 로크의 장난에서 비롯됐다. 그는 토르의 아내 시프의 머리카락을 다 잘라버렸다. 화가 난 토르와 시프에게 시달린 로크는 난쟁이 대장장이 브로크를 찾아가 술수를 부린다. 이발디의 아들들이 난쟁이 브로크 형제를 보고 ‘서툰 손가락을 가진 무능한 놈들’이라는 식으로 깔본다고 넌지시 경쟁심을 유발한다. 브로크 형제는 경쟁에서 이기면 로크의 머리를 달라고 한다. 로크는 흔쾌히 좋다고 대답한다.

이발디의 아들들은 오딘에게 던지기만 하면 반드시 목표물을 정확하게 맞히는 궁니르라는 창을 선물했다. 시프에게는 진짜 순금으로 만든 찰랑이는 금발을 선사했다. 수확의 신 프레이에게는 천처럼 접을 수 있고 항상 순풍을 불러오는 배를 선물했다.

 

프레이와 프레이야는 쌍둥이 남매다. 프레이는 황금 멧돼지를 타고, 프레이야는 고양이가 끄는 마차를 타고 다닌다.

이제 브로크 형제 차례다. 오딘에게는 9일마다 똑같은 금팔찌 여덟 개를 만들어내는 금팔찌를 선물했다. 프레이에게는 금으로 된 털이 난 거대한 멧돼지를 선사했다. 토르? 당연히 망치 묠니르였다. 결국 신들의 판정에서 승리한 브로크는 로크의 머리를 자르려고 했다. “만약 자네가 내 목을 조금이라도 자른다면 자네는 우리 계약 조건을 어기는 거야.” 아, 이 구절 포샤가 샤일록에게 내렸던 판결과 유사하지 않은가.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아스가르드의 신들은 독일에서 유래되어 스칸디나비아로 전파된 뒤 바이킹들이 지배한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갔다. 북유럽 신화는 셰익스피어를 비롯해서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 등 오늘날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의 원천이 되었다.

책에는 세상이 열린 이야기와 최후의 전쟁 라그나로크까지 모두 열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렸다. 맨 뒤에 신화에 나오는 인물과 용어가 색인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4
종이책 탁월한 이야기꾼 닐 게이먼이 재구성한 북유럽 신화 이야기 평점9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c*****g | 2019.03.19 리뷰제목
내가 북유럽 신화와 관심을 갖게 된 건 2000년대 중반 쯤이었다. 한동안 바그너 음악에 깊이 빠져 있었던지라(그 즈음엔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심취되어 있었다) 바그너 관련 책들을 닥치는 대로 찾아 읽다가 안인희 씨의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라는 책을 발견하게 됐다. 안인희 씨는 이전에『문학 속의 에로스』로 접한 적이 있어서 그녀가 독일어권의 대표 번역가이자 인문학
리뷰제목

내가 북유럽 신화와 관심을 갖게 된 건 2000년대 중반 쯤이었다. 한동안 바그너 음악에 깊이 빠져 있었던지라(그 즈음엔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심취되어 있었다) 바그너 관련 책들을 닥치는 대로 찾아 읽다가 안인희 씨의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라는 책을 발견하게 됐다. 안인희 씨는 이전에『문학 속의 에로스』로 접한 적이 있어서 그녀가 독일어권의 대표 번역가이자 인문학자라는 걸 알고 있던 터라 고민 없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제목이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요약하고 있는데, 한 마디로 게르만 신화-바그너-히틀러의 관계를 탐구한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 1) 게르만 신화의 호소력과 보편성과 2) 그 신화적 요소를 장엄하고 비극적으로 그려낸 바그너, 3) 바그너가 구현한 영웅적이고 비극적인 무대를 정치적으로 현실화한 히틀러를 통해 서로의 상관성과 연관관계를 주목하고 분석한 인문서이다. 이 책을 읽고 나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북유럽신화로 옮겨갔고 (게르만신화가 북유럽신화이다.), 그래서 찾아 읽게 됐던 책이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다.

닐 게이먼도 지적하고 있듯이 북유럽(게르만) 신화는 옛 게르만 민족들의 신화로서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비롯해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등 알프스 산맥 이북 지역에 광범위하게 전해 내려왔다. 구전으로 전승되던 북유럽신화가 문자로 기록된 것은 운문체인 『옛 에다』에 이르러서이고(9백여 년 전에 고대 언어로 작성됐다) 그 이후 13세기에 들어 아이슬란드의 시인 스노리 스투를루손이 산문체 『스노리 에다』를 썼다. 따라서 안인희 씨의 저작이건 닐 게이먼의 저작이건 그 밖의 여타 북유럽 신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책들은 모두 이 책들을 주요 출전으로 하고 있다. 안인희가 인문학자이기에 그녀의 저작이 훨씬 학술적이고 치밀하다면, 타고난 이야기꾼이자 탁월한 글쟁이인 닐 게이먼이 재구성한 이 책은 신화의 즐거움이랄지 재미에 초점을 맞췄다. 작가의 말에서 닐 게이먼은 이 점을 분명히 밝힌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최대한 정확하고 흥미롭게 재구성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로마를 중심으로 기독교가 유럽 전역에 퍼져나가면서, 유럽에서 변방으로 취급받던 북유럽의 신화들은 세력을 점점 잃다가 마침내 소멸된다. 대부분 구전으로 전승되던 북유럽 신화는 라틴 문자로 기록되어 보급되던 성경의 경쟁상대가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독교의 개종이 주로 지배 계급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북유럽 신화는 이단으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사멸되는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완전히 사장되다시피 한 북유럽 신화를 다시 수면 위로 올린 것은 이를 학문적으로 탐구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다시 재조명되고 개작되기 시작한 것이 북유럽 신화다. 그러니깐 북유럽 신화를 한 문장으로 정의내리자면기독교가 유럽에서 보편화되기 전 노르만 민족에게 전승되어 내려온 신들에 관한 이야기가 되겠다.

 

닐 게이먼은 북유럽신화의 다양한 내용들을 오딘과 토르, 로키를 중심으로 재구성해서 세상의 시작에서부터 라그나로크, 즉 신들에게 닥친 최후까지를 일관성을 가지고 엮었다. 300쪽 정도의 분량이다 보니 빠진 부분들도 많지만, 핵심적인 내용들은 모두 포함하고 있어서 북유럽 신화의 큰 줄기를 이해하고, 북유럽 신화가 가진 매력이나 재미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확실히 닐 게이먼은 탁월한 이야기꾼이다(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번역은 좀 아쉽다).

 

최근 들어 유행한 마블의 영화를 통해 북유럽신화를 접했거나, 북유럽신화를 모티브로 한 게임들(북유럽 신화는 그리스 신화에 비해 매우 다채로운 전투와 용맹한 영웅들, 놀라운 무기들에 대한 내용이 많아 상대적으로 매우 호전적이라서 스펙터클이 강조되는 영화나 게임 등의 소재로 즐겨 쓰인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북유럽신화가 궁금해진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그러나 앞에서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에 대해 말하면서 지적했듯이 북유럽신화는 바그너나 히틀러 등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특히 히틀러에게 미친 영향을 고려한다면 현재처럼 게임이나 영화 등 엔터테민먼트적 요소만 강조하는 것이 다소 조심스러울 수도 있겠다. 그런 측면을 포함하여 북유럽 신화를 좀더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북유럽신화를 좀더 역사적이고 인문학적으로 접근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는 독자라면 앞에서 언급한 안인희 씨의 『북유럽 신화』(총 세 권)을 권한다.

 

닐 게이먼의 『북유럽 신화』는 술술 잘 읽히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신화가 가진 아름다움도 잘 살려냈다. 그건 작가가 소재로서의 신화를 다루는 자세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는데, 닐 게이먼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북유럽 신화를 다시 정리하면서, 아주 오랜 옛날 이 이야기가 처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그 장소에 내가 있다고 상상해봤다. 긴 겨울밤에 은은한 북극광을 바라보면서 혹은 한여름의 지지 않는 태양 때문에 잠들지 못하고 오밤중에 야외에 앉아서, 토르가 어떤 일을 했고 무지개다리는 어떠했으며 그들은 어떤 식으로 살아갔고 엉터리 시는 어디에서 유래된 것인지 알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고 상상해보았다.

글을 다 쓴 다음에 죽 연결해서 읽어보니, 마치 우주가 시작된 얼음과 불에서 세상에 끝난 불과 얼음까지 이어지는 여행처럼 느껴져서 경이로웠다.

 

 

흔히 닐 게이먼의 『북유럽 신화』를 “북유럽 신화의 다양한 판본 가운데 가장 쉽고, 재미있고, 매혹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하는데, 이 평가에 크게 이의를 달고 싶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이 재밌기만 했다면 다소 아쉬울 뿐 했는데, 재미와 더불어 아름다움도 겸비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다 읽은 후, 스노리 스툴루손의 『산문 에다』의 다양한 번역본들 중 몇 권을 직접 읽어보고 싶어졌다. (9백여 년 전에 고대 언어로 작성된 『운문 에다』에 실린 시들을 직접 읽을 재주는 없으니, 그것까지 욕심을 내어보진 않는다.) 그러면서 추려낸 이야기들을 엮어서 나도 나만의 북유럽 신화를 만들어보는 거다. 등장인물이나 그들간의 상관관계, 사건에 대한 해석이 미묘하게 다르거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면서 말이다. 잠이 안 오는 긴긴 밤에 하나씩, 하나씩 상상력을 가미해서 이야기들을 엮어 보는 것이다. 거미가 거미줄을 만들듯이. 그 거미줄에 맺힌 이슬이 진주처럼 영롱하게 보일 정도로 밤을 꼴딱 새고 새벽을 맺더라도 이야기가 있으므로 행복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잠 못 드는 노년이 오는 것도 두렵지 않게 될 것 같다. ‘춥고 어두운 겨울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여름밤에도이 이야기들과 함께라면 외롭지 않을 듯하다. 참고로 말하자면 닐 게이먼은 이 책을 저술하는 동안 루돌프 지메크가 쓰고 엔젤라 홀이 영역한 『북유럽 신화 사전』을 옆에 끼고 살았다는데, 가능하다면 이 사전도 옆에 두고 틈틈이 읽어보고 싶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했습니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1
종이책 인간의 마음이 상상한 신화 (feat 어벤저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 2019.08.28 리뷰제목
내가 갖고 있는 책은 2017년 판이다. 닐 게이먼은 잘 모르지만 그를 통해서 북유럽 신화의 장르에 한 발을 떼어봤다.  신화를 보면 인간의 마음속의 다양한 감정과 욕망을 재미있는 이야기속에 그려내고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인간의 사고에 대한 원형과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사고가 나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질과 기술의 변화가 만드는 화려함에 눈속임을 잘 당할
리뷰제목

 내가 갖고 있는 책은 2017년 판이다. 닐 게이먼은 잘 모르지만 그를 통해서 북유럽 신화의 장르에 한 발을 떼어봤다. 


 신화를 보면 인간의 마음속의 다양한 감정과 욕망을 재미있는 이야기속에 그려내고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인간의 사고에 대한 원형과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사고가 나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질과 기술의 변화가 만드는 화려함에 눈속임을 잘 당할 뿐이다. 본질적 측면은 시대와 기술, 문명의 발전에 따라서 옷을 갈아 입었다고 생각한다. 신화를 통해서 인간이 갖고 있는 다양한 본질적 단면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동양의 신화, 그리스 로마 신화, 북유럽 신화는 지역, 인종에 대한 분포지역이 다를 뿐 인간의 사고라는 관점에서는 또 유사하다. 


 이 책을 통해서 신화라는 분야를 아주 쉽게 접할 수 있게 있다. 덤으로 어벤저스 영화속의 오딘, 토르, 로키, 아스가르드, 발키리가 연상된다. 개인적으로 어벤저스를 현대판 신화로 생각한다. 신화속에서 그려진 사고뭉치 로키, 약간 단무지 느낌이 있는 토르가 영화속에서도 아주 잘 표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신화속에 있는 변신,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힘, 지식, 하늘을 날으는 능력을 통해서 인간의 욕망을 바라볼 수 있다. 현실에서 그런 욕망은 기술의 발전, 기계장치로 대변된다고 생각한다. 의인화된 바다와 생각, 인간보다 조금 우월한 능력을 갖고 있지만 인간적 내면과 유사하게 그려진 신을 보게된다. 그려진 신의 존재들이 인간의 다양한 욕망과 희망을 품고 있다고 느낀다. 그들과 비슷한 생각을 우리 모두 틈틈히 쉬지 않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타인의 마음속과 머리속에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추정, 바램을 담은 상상과 기대를 통해서 희망을 꿈꾼다. 항상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이런 다양한 신화를 통해서 인간 사고의 원형을 본다면, 보다 바람직한 상상과 기대, 그럴싸한 추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배운 점이라면 묠니르(Mjollnir)가 토르 망치 이름이라는 것과 어벤저스에서는 과장이 좀 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크기도 변하고 누구나 들 수 있다. 다른 영웅보다 신의 품격을 올려준 차별화가 엄청난 무게라는 것이다.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는 토르, 로키, 후기(인간)이 우트라그달로키와 경쟁을 하는 것이다. 생각과 달리기는 하는 후기, 바다를 마시고, 지구의 중심을 들어올리며, 인간이 절대 이기지 못하는 시간(늙어감)에 버티는 토르의 이야기다. 토르는 인간의 긍정적이고 물리적인 바램을 담고 있다. 반면 로키는 인간이 마음속에 존재하는 시기심, 장난끼, 유희, 실수, 잔머리, 사고뭉치 이런 상상을 하게 한다. 그런 로키가 실제로 내 옆에 존재한다면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로키는 모두의 마음속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거인 종마의 망아지를 낳는 엄청난 일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로키를 통해서 더 많은 인간의 원형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재밌게 술술 넘어가는 닐게이먼 북유럽신화 평점10점 | c******u | 2019.03.28 리뷰제목
<재밌게 술술 넘어가는 닐게이먼 북유럽신화> 그리스로마 신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북유럽신화가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영화의 영향이 적지 않다. 반지의 제왕이나 마블시리즈의 영화를 보면 나오는 이야기의 바탕이 북유럽신화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북유럽신화가 궁금해서 다른 책을 읽어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않나가서 덥기도 했던 기억이 나
리뷰제목

<재밌게 술술 넘어가는 닐게이먼 북유럽신화>

 

그리스로마 신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북유럽신화가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영화의 영향이 적지 않다. 반지의 제왕이나 마블시리즈의 영화를 보면 나오는 이야기의 바탕이 북유럽신화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북유럽신화가 궁금해서 다른 책을 읽어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않나가서 덥기도 했던 기억이 나서 머뭇거렸는데 이번 책을 표지부터 정말 마음에 든다.

 

영화 토르에서 보았던 토르가 사용하는  망치 묠니르가 눈이 부시도록 번쩍이는 표지 속에 있다. 서점에서 책 표지를 보고  홀딱 반했던 아이들을 지금도 기억한다. 양장본으로 출시된 닐게이먼의 북유럽신화는 표지만큼 신선하고 가독성이 있는 매력적인 신화이야기였다. 같은 이야기라도 누구의 손을 거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가에 따라서 이렇게 다를 줄이야~

 

수많은 신들 가운데 북유럽신화의 중요한 인물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한다. 영화속에서의 인물관계와는 사뭇 다른 인물이라서 신화에서는 이렇구나 하고 다시 보게 된다. 모든 신들 가운데 지위가 가장 높은 오딘의 아들은 토르, 그러나 로키는 영화에서처럼 오딘의 아들이 아니라 라우페이의 아들이다. 오딘의 의형제라는 사실. 영화속에서 골치덩어리였던 로키는 북유럽신화 속에서도 정말 말썽의 주된 인물이다. 훤칠한 외모에 술도 좋아하고 영악하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그가 신들과 벌이는 논쟁이 은근 재미를 더해주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북유럽신화에 나오는 주인공에 대한 설명과 14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흥미롭게 읽힌다. 영화속에서 토르가 들고다니던 묠니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제대로 들을 수 있었다. 물론 묠니르 탄생애 빌미를 제공한 이는 다름아닌 로키라는 사실. 오딘의 지혜의 눈이 어떻게 생기는지 로키의 자식들이 어떻게 해서 아스가르드에서 추방되는지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결국 토르와 그의 자식들은 모든 것의 종말인 라그나로크에서 아스가르드의 신의 반대편에서 싸우게 되는 것도 어쩌면 오딘의 선처방때문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되지만 말이다.

 

신들의 이야기는 어디를 막론하고 재미있다. 그리스로마신화와는 다른 북유럽신화의 이야기. 이야기꾼 닐게이먼을 통해서 흥이롭게 접할 수 있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한줄평 (45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3점 9.3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