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메시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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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시 서사시

인류 최초의 신화

리뷰 총점 9.7 (122건)
분야
인문 > 신화/인류학
파일정보
EPUB(DRM) 30.48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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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가장 오래된 영웅 서사시, 길가메시 서사시 평점10점 | y*****2 | 2021.12.26 리뷰제목
우한 폐렴이 오기 전에 작정했던 대로 이란을 여행하면서 페르시아 문명의 발자취를 찾아보았어야 한다고 후회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태가 풀리는 대로 가보려는 생각에 읽어보게 된 <길가메시 서사시>입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보다 1,500년 앞서 기록된 인류 최초의 영웅서사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길가메시는 기원전 28세기경에 우르크를 126년 동안 지배한 왕입
리뷰제목

우한 폐렴이 오기 전에 작정했던 대로 이란을 여행하면서 페르시아 문명의 발자취를 찾아보았어야 한다고 후회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태가 풀리는 대로 가보려는 생각에 읽어보게 된 길가메시 서사시입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보다 1,500년 앞서 기록된 인류 최초의 영웅서사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길가메시는 기원전 28세기경에 우르크를 126년 동안 지배한 왕입니다. 신화에 따르면 3분의 1은 인간이고 3분의 2는 신인 존재입니다.

 

백성을 노역에 동원하고 폭력을 휘두르며, 특히 결혼하는 처녀와 첫날밤을 보내는 초야권을 행사하는 폭군이었습니다. 백성들의 원성이 높아지면서 천신 아누는 창조의 여신 아루루에게 길가메시의 상대로 엔키두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엔키두는 길가메시와 친구가 되어 엘림산을 지키는 훔바바를 처치하고 삼나무를 가져옵니다. 그런가 하면 사랑과 풍요의 여신 이슈타르의 구애를 거절하였고, 화가 난 여신이 천신 아누에게 부탁하여 지상으로 가져온 하늘의 황소 죽여 백성들에게 고기를 나누어 주기도 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신들의 회의가 열렸지, 반신반인인 길가메시를 죽일 수 없었고, 대신 엔키두가 죽음을 맞게 됩니다. 길가메시는 엔키두를 살리고 불사의 길을 모색하기 위하여 불사의 존재인 우트나피쉬를 찾아 나섰습니다. 바닷가 주막의 주인 시두리는 "그런 허무한 생각은 버리고, 차라리 궁궐로 돌아가 노는 게 낫다. 신들은 불로불사지만 그런 즐거움은 누리지 못한다"라고 충고를 합니다. 사두리의 충고에도 길가메시는 바다를 건너 우트나피쉬를 만났습니다. 그는 홍수에서 살아남아 영생을 얻은 존재입니다.

 

우트나피쉬는 7일 동안 잠에 들지 않는다면 영생의 비법을 알려줄 수 있다고 하였지만, 길가메시는 곧 잠들어 7일이 지나고 말았습니다. 길가메시는 우트나피쉬 아내의 호의로 불로초를 얻을 수 있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연못에서 목욕을 하는 사이에 뱀이 다가와 먹어치우고 말았습니다. 빈손으로 돌아온 길가메시는 결국 죽고, 죽은 뒤에 저승의 왕이 되었습니다.

 

앤드류 조지가 편역한 길가메시 서사시에는 중동지방에서 발굴되는 다양한 점토판에 기록된 길가메시 서사시의 전체 틀을 완성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아카드어로 기록된 바빌로니아 길가메시 표준판본과 수메르어 길가메시 시들을 집대성하고 있습니다. 1부는 기원전 10세기 바빌로니아와 아시리아의 표준어였던 아카드어로 된 73매의 심연을 본 사람(He who saw the Deep)>의 표준 판본을 소개합니다. 2부는 수메르어로 된 길가메시 관련 시 다섯 편을, 3부는 아카드어로 된 것으로 1부의 표준판본보다 더 오래된 자료의 번역본입니다. 3부에 나오지 않는 기원전 20세기 아카드어로 기록된 점토판의 자료를 번역한 것입니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구전되던 것을 채록한 것이기 때문에 반복되는 구절이 많이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을 놓칠 수도 있는데, 각 태블릿의 번역문 앞에 해당 태블릿의 줄거리를 요약해두었습니다. 구전 이야기는 구술자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표준 판본에서는 길가메시에 대항하기 위하여 신이 만들었다는 엔키두가 길가메시의 친구가 되고, 그를 대신하여 죽음을 맞는다고 되어있습니다만, 뒤에 나오는 다른 판본에서는 엔키두가 길가메시의 하인으로 등장하기도 해서 헷갈리는 점이 있습니다.

 

엔키두의 대한 소문이 우르크에 알려졌을 때 이슈타르 신전의 여사제 샴하트가 찾아가 67일 동안 동침하면서 그의 야수성을 벗겨내는데, 그 과정에서 빵과 맥주를 먹고 마시도록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맥주는 3천 년 전에 우르크 지방에서 만들어먹었던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참고할 점은 우리나라의 관북지방(마천령 이북지방)에 내려오는 바리데기 설화와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바리데기 설화에서는 바리데기가 저승을 찾아가 죽은 사람을 살리는 생명수를 얻어와 부모를 살리는 행복한 결론을 맺는데 반해서 길가메시 서사에서는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하겠습니다.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0
종이책 길가메시 서사시 평점10점 | g*****3 | 2021.10.31 리뷰제목
도 서 : 길가메시 서사시   저 자: 작자 미상   출판사: 현대지성   인류 최초의 신화라는 책을 드디어 만났다. 신화하면 그리스가 먼저 떠오른데 길가메시는 늘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이번 책은 기존에 발견되었던 것에 더해 새롭게 다른 점토판이 등장하면서 추가 되었다. 총 4부로 나뉘어 있는데 이야기는 서로 연관이 있지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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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 길가메시 서사시

 

저 자: 작자 미상

 

출판사: 현대지성

 

인류 최초의 신화라는 책을 드디어 만났다. 신화하면 그리스가 먼저 떠오른데 길가메시는 늘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이번 책은 기존에 발견되었던 것에 더해 새롭게 다른 점토판이 등장하면서 추가 되었다. 총 4부로 나뉘어 있는데 이야기는 서로 연관이 있지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또한, 소설같은 문장이 아니라서 끊어 읽는 듯해서 읽는 속도는 살짝 더디기도 했다.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동료이고 형제였다. 신화는 압제가 심한 길가메시로 인해 신들이 엔키두를 그에게 보냄으로써 그와 같이 전쟁을 하고 사냥을 하러 가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1부에서 훔바바인 삼나무의 수호자를 잡으러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엔키두가 죽음으로 끝이 났다. 2부에서는 과거 엔키두와 전쟁을 하면서 승리하고 불로장생을 얻으려던 길가메시의 헛된 꿈을 소개하고 있다.

 

 

길가메시는 폭군이었으나 여정을 통해 변화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것을 한 인물을 통해 보여준 것이며 여기에 지혜와 성공 그리고 실패를 보여줌으로 인간의 삶이 어떠한지를 알려준다. 그런데 최초로 발견된 점토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새로운 텍스트들이 발견이 되고 있어 계속해서 원고들이 새롭게 추가가 되고 있다. 일부 손상된 부분들 때문에 읽으면서 어색할 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그냥 물 흐르듯 읽어가니 나름 내용은 끊기지 않았다. 아무래도 여기서 더 깊이 연구를 할 경우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한가지 이야기로 된 것이 아니다. 각 지역에서 각색되어 제공이 되었다는데 다른 언어로 발견 된 길가메시는 어떤 경우는 판독이 어려운 경우가 있고 다른 경우는 보존 상태가 나빠 확인이 어렵고 말한다. 길가메시는 하나의 점토판으로 되어있는 줄 알았는데 이처럼 다르게 기록이 남겨졌다는 건 역시 영웅과 관련된 내용은 각 지역이 특색에 맞춰 만들어졌나 싶다. 현재까지 표준 판본은 바빌로니아 서사시로 총 73매로 정리된 상황이라고 전한다. 하지만, 빈 상태나 훼손된 부분이 있다고 하니 길가메시 서사시는 멈춘 것이 아닌 현재 진해형인 작품이다.

 

 

[길가메시 서사시] 신화라는 점에서 때론 이해가 되고 안되는 부분도 있는데 소설처럼 문장이 많은 것이 아니기에 어색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이렇게 평소 궁금하던 작품을 만나서 좋았고 시간차를 두고 다시 한번 읽어보고 지금은 어려운 부분을 그때에는 이해를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해 본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2
종이책 인류 최초의 영웅 서사시를 만나다! 평점10점 | l****1 | 2021.10.31 리뷰제목
신화를 좋아한다. 그리스 신화와 북유럽 신화는 이것저것 많이 봤는데, 메소포타미아 신화는 여지껏 접해보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영국의 런던대학교에서 수메르 언어를 가르치는 앤드류 조지가 편역한 '길가메시 서사시'의 번역판이 나왔다. 수메르어 전공 학자(길가메시 서사시를 처음으로 모아서 편찬한 이들이 바로 수메르 인들이다.)가 번역했고 2019년에 나온 개정판(이 책의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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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를 좋아한다. 그리스 신화와 북유럽 신화는 이것저것 많이 봤는데, 메소포타미아 신화는 여지껏 접해보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영국의 런던대학교에서 수메르 언어를 가르치는 앤드류 조지가 편역한 '길가메시 서사시'의 번역판이 나왔다. 수메르어 전공 학자(길가메시 서사시를 처음으로 모아서 편찬한 이들이 바로 수메르 인들이다.)가 번역했고 2019년에 나온 개정판(이 책의 초판은 20년 전에 나왔다고 한다.)을 번역한 것이라 지금 읽기에 가장 좋을 듯하여 이번에 본격적으로 메소포타미아 신화를 파보려고 손에 잡았다. 사실 '길가메시 서사시'는 인류 최초의 영웅 서사시라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의 영웅 서사시 '일리아스'보다 무려 1,500년이 앞섰다고 하니 말 다했다. 신화는 종종 태고의 인류들이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그들이 자연과 세상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확대경인 것이다. 앤드류 조지가 편역한 길가메시 판본은 '심연을 본 사람'이라 불리는 판본으로 기원전 10세기에 바빌로니아와 아시리아에서 가장 널리 읽혔다고 한다. 그만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만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내면의 동조 지수가 높다는 뜻일테고 그렇기에 더욱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 하여 한껏 부푼 기대감으로 읽었다.

 

 

 

 어쩌면 첫 페이지부터 좀 높은 허들을 느낄 수 있다. 그냥 산문이 아니라 제목에 나와 있듯이 서사시인 것이다. '일리아스'를 처음 만났을 때의 난감함을 이 책에서도 느꼈다. 그러나 서사시라서 페이지가 참 안 넘어가겠다는 예상은 몇 페이지 읽자마자 여지없이 깨어지고 말았다. 번역이 우리말로 참 맛깔스럽게 잘 되어 서사시인데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이다. 길가메시는 우리가 아는 전형적인 영웅과 좀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서 이채롭다. 그는 자기가 가진 힘에 취하여 자신이 다스리는 나라의 혼인 첫날밤을 자기가 먼저 치르는 만행을 부릴 정도로 교만한 독재자다. 그런 그가 백성들의 간구로 형벌을 받아 갖은 고행 끝에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이 '길가메시 서사시'의 본말이라 할 만하다. 이것을 통헤 그 당시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조금은 다가갈 수 있었다. 그들 역시 죽음 앞에서 유한한 자신의 삶과 그런 가운데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고민했다는 것을. 사는 형편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어디나 다 비슷한 것이다. 어쨌든 이것으로 오랫동안 빠진 고리로 남아 있었던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내겐 값진 독서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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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인간의 신화 평점10점 | b*********l | 2021.11.21 리뷰제목
인류 최초의 신화, 길가메시 서사시는 <심연을 본 사람>으로 불리는 판본이 가장 유명하다. 즉, 여러 판본이 존재한다. 편역자 앤드류 조지는 바빌로니아 전공 교수로, 길가메시 설형문자 해독을 위해 여러 차례 이라크를 방문하며 바빌론과 고대 지역을 탐사했다고 한다. 요즘 들어 부쩍 드는 생각은, 하나의 학문은 독립적인 분야일 수 없다는 것. 인문 치료를 공부하려는데, 정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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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신화, 길가메시 서사시는 <심연을 본 사람>으로 불리는 판본이 가장 유명하다. 즉, 여러 판본이 존재한다. 편역자 앤드류 조지는 바빌로니아 전공 교수로, 길가메시 설형문자 해독을 위해 여러 차례 이라크를 방문하며 바빌론과 고대 지역을 탐사했다고 한다.

요즘 들어 부쩍 드는 생각은, 하나의 학문은 독립적인 분야일 수 없다는 것. 인문 치료를 공부하려는데, 정신분석을 공부해야 한다. 정신분석을 공부하려면 대표적으로 프로이트와 융을 만나게 된다. 나는 이 중 융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데, 융과 꿈 분석에 대해 공부하면서부터 신화와 상징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 신화를 공부하면 종교학도 함께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어쩌면 내가 느끼는 이 혼란이 길가메시가 그토록 찾아 헤매었던 그 무언가에 대한 해답과도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주인공 길가메시는 서두에서 폭군으로 묘사된다. 백성들이 이를 견디지 못해 신에게 하소연하고 신들은 그에게 맞설 야생인간 엔키두를 창조하는데, 이렇게 탄생한 엔키두는 야생동물들과 함께 자라난다. 그러나 엔키두는 그와 친구가 되어 함께 삼나무 숲으로 원정을 떠난다. 이들은 두려움 속에 서로를 토닥이며 숲의 왕 훔바바를 처단한다. 이 과정에서 훔바바는 엔키두를 배신자라 비난하며 저주를 퍼붓는다.

인류 최초의 신화라고 불리지만, 사실은 지극히 인간적인 이야기다. 길가메시는 훔바바의 저주를 받아 급격히 쇠약해지는 엔키두를 결국 잃고 만다. 친구의 허망한 죽음에 공포를 느낀 길가메시의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 그는 불멸을 얻기 위해 또다시 길을 나선다. 이후 그가 겪는 이야기들 중 상당수가 성경 속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세상을 물로 덮어 인류를 정리하려 했던 신의 계획 속에서도 살아남은 아타나피쉬티의 이야기는 노아의 방주와 흡사하다. 그는 세상의 이치를 통달한 현자 혹은 상담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이는데, 거칠 것이 없던 길가메시도 그의 앞에선 온순하고 겸손해진다.

영생을 얻는 법을 전수받진 못했지만, 바닷속 산호초에 대한 정보를 얻는 길가메시는 잠시 기뻐하지만, 이내 뱀들에게 그마저도 빼앗기고 망연자실한다. 그러나 거듭되는 도전과 실패 혹은 좌절 앞에서 길가메시는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직접 분석해 보기를 추천한다.

길가메시 이야기는 영웅 서사시의 성격을 띠지만, 말투만 바꾸면 소설 같기도 하고, 그래서 신화인가 싶지만 친근한 어른의 조언 같기도 하다. 인간의 깨달음과 성장을 환상적이지만, 사실은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그려낸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길가메시의 이야기에 매료된 것이 아닐까 싶다.

짧은 이야기라 쉽게 읽힐 것이라는 나의 교수님의 추천에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은 400페이지가 넘는다. 금방 읽을 것이라고 하셨으나 나는 3일에 나누어 읽었다. 교수님과 나의 깊이가 다름을 여실히 느끼게 되는 부분.

신화나 정신분석, 꿈 분석, 종교학,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꿈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길가메시가 서서히 변화하고 성장해나가는 부분을 한 권에서 모두 볼 수 있다. 현대 지성에서 나오는 책들은 클래식한 인문학 서적이 많은 느낌. 겨울에 바쁜 일정 마치고 다시 한번 더 읽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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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고대로부터 전해지는 인간의 생과 사에 관한 이야기 평점10점 | y********j | 2021.11.07 리뷰제목
'길가메시'라는 말은 여러 번 들어보았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은 [메트로폴리스]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저자는 고대 도시 '우르크'를 소개하며 '길가메시 서사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풀어놓았는데, 그 내용이 무척 흥미로워 언젠가 '길가메시 서사시'도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 생각하던 참. 마침 영화에서 마블리님이 '길가메시'라는 역할을 맡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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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시'라는 말은 여러 번 들어보았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은 [메트로폴리스]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저자는 고대 도시 '우르크'를 소개하며 '길가메시 서사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풀어놓았는데, 그 내용이 무척 흥미로워 언젠가 '길가메시 서사시'도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 생각하던 참. 마침 영화에서 마블리님이 '길가메시'라는 역할을 맡아서인지 때에 맞춰 여러 출판사에서 [길가메시 서사시]를 출간하고 있는 듯 하다. 그 중 현대지성의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부분에서 출판사의 자부심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우선 편역자인 앤드류 조지의 전문성에 깜짝 놀랐다. 1983년부터 런던대학교 수메르/아카드어 교수로 재직했다는데, 그렇다면 훨씬 이전부터 고대 문자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거듭해왔다는 의미 아닌가. 그 안에는 물론 개인적인 성취의 기쁨도 물론 존재하겠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고대의 서사시를 이렇게 알리려고 노력하는 사람에 대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낀다. 쐐기 문자 원판 형식을 그대로 유지하여 번역하였으며 중간중간 쐐기 문자 판이 삽입되어 있다는 점도 좋았고, 친절하고 구체적인 해제, 고대 근동 지도라든지 리딩 가이드 등의 부수적인 보충 자료도 상당하다. 이런 노력들 덕분이었는지 흔히 접할 수 없는 형식의 글을 읽는데도 그리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던 듯 하다.

 

책의 구성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인 <바빌로니아 길가메시 서사시 표준 판본>은 기원전 10세기에 바빌로니아와 아시리아의 표준어였던 아카드어로 되어 있고, 점토판에서 훼손된 부분은 더 오래된 자료를 참조하여 채워져 있다. 바빌로니아와 아시리아인에게는 '심연을 본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2부 <수메르어 길가메시 시들>은 세계 최초로 수메르어로 된 서사시 5편이 영어로 번역된 것이다. 수메르어는 친족 언어를 찾기 힘든 인류 최초의 언어라고 하니 저자에 대한 감동과 격려의 마음이 더 깊어지는 듯 하다. 3부 <바빌로니아 길가메시 서사시의 구버전 파편들>은 아카드어로 되어 있고 1부보다 더 오래된 자료의 번역본이다. 4부 <다양한 바빌로니아 파편들>에는 기원전 20세기의 아카드어 파편들과 고대 서쪽 지역에서 나온 여러 개의 시 조각들이 포함되어 있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서로 다른 서너 시기에 서너 가지 언어로, 점토판의 형태로 현재도 활발하게 출토되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한다면 현재 접하고 있는 [길가메시 서사시]는 최신판이지만, 후에 다른 점토판이 출토되어 내용이 추가된다면 언제든지 '최신판'이 다시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

 

길가메시는 초반에 폭정을 휘두루는 왕으로 등장한다. 초야권까지 챙기는 그의 모습에 제목이 '길가메시 서사시'임에도 불구, 처음에는 그가 주인공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대개의 영웅은 그런 폭군이나 악당들에 맞서 싸우기 위해 창조되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의 압제에 못이긴 백성들은 신들에게 하소연을 하고, 신들은 길가메시의 맞수로서 엔키두를 만들어낸다. 야생동물들에 의해 길러진 엔키두는 덫 사냥꾼과 매춘부에 의해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오고, 길가메시와 맞서 싸운다. 길가메시의 우월함을 인정한 엔키두와 길가메시는 친구가 되어 삼나무 숲을 지키는 신인 훔바바와 대결해 승리하지만, 신들의 계획으로 엔키두는 병을 얻어 죽음에 이른다. 친구의 죽음을 지켜본 길가메시는 자신도 언젠가는 결국 죽음을 맞이할 유한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영생을 얻은 우타나피쉬티를 만나 그 비결을 얻고자 한다.

 

바빌로니아와 아시리아인은 어째서 길가메시를 '심연을 본 사람'이라고 불렀을까. 그것은 아마도 그의 죽음의 여정과 관련이 있었을 것이라 추측된다. 영생의 비결을 알기 위해 우타나피쉬티를 찾아 가는 과정에서 그가 건너는 '죽음의 물'은 지하의 강을 가리킨 것은 아니었을지. 길가메시가 얻은 불로초를 뱀에게 빼앗기는 장면은, 인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음을 암시하는 듯 하다. 결국 인간인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고대의 사람들 또한 현대의 우리들과 다름없이 생과 사를 고민하며 자신들의 존재의 이유와 의미있는 인생에 대해 숙고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특히 시의 운율을 느낄 수 있었던 1부와 3부를 읽고 있자니 마치 고대인들이 집단으로 부르는 노래가 들리는 듯 하다. 시라는 것은 원래 노래이기도 하니까. 어쩐지 그들이 어떤 의식이나 제의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모습이 떠올라 그 엄숙함과 신비함에 마음이 경건해진다. 직접 경험해볼 수 없는 그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던 [길가메시 서사시]. 앞으로 출토될 점토판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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