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 생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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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 생명사

38억 년 생명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것은 항상 패자였다!

리뷰 총점 9.4 (3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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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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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패자에 의해 이어진 생명의 역사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22.07.26 리뷰제목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옛말이 있다. 그러면 생명의 역사는 어떨까. 생명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결국 진화를 이룬 자는 쫓겨나 박해받은 약자들이었다. 새로운 시대는 항상 패자에 의해 만들어졌다.” (108쪽)   캄브리아기에 생물종의 폭발적인 증가가 일어난 시기에 단단한 껍질과 날카로운 가시로 무장한 생물에 비해 자신을 지킬 방법이 없어 도망 다닐 수 밖에 없던 생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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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옛말이 있다. 그러면 생명의 역사는 어떨까. 생명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결국 진화를 이룬 자는 쫓겨나 박해받은 약자들이었다. 새로운 시대는 항상 패자에 의해 만들어졌다.” (108)

 

캄브리아기에 생물종의 폭발적인 증가가 일어난 시기에 단단한 껍질과 날카로운 가시로 무장한 생물에 비해 자신을 지킬 방법이 없어 도망 다닐 수 밖에 없던 생물이 빨리 도망가기 위해 몸속에 척삭을 발달시켰고, 결국은 이 생물들이 어류의 조상이 됨으로써 살아남았다.

 

척삭을 발달시킨 어류 중에서도 어떤 어류는 셌다. 약한 어류는 기수역으로 쫓겨났다. 기수역이란 강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지역으로 어류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했던 곳이다. 더 약한 물고기들을 강의 상류까지 쫓겨났는데, 그렇게 쫓겨난 어류가 작은 강과 웅덩이에서 뭍으로 나오면서 양서류의 조상이 되었다.

 

포유류도 마찬가지다. 공룡의 시대에 작은 포유류들은 공룡을 피하기 위해 작아졌고, 작은 공룡으로부터도 피하기 위해 밤이 되어서야 활동하는 야행성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공룡의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청각과 후각 등의 감각 기관을 발달시켜야 했고, 그런 감각 기관을 운영하기 위해서 뇌를 발달시켰다.

 

약한 포유류들은 다른 포유류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나무로 올라갔다. 그렇게 나무로 달아난 포유류가 원숭이의 조상이 되었고, 그중에서 또 약했던 원숭이 종류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두 발로 서야만 했고, 몸을 보호하기 위해 도구를 쓰게 되었고, 불을 이용하게 되었다.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패자의 생명사는 굳이 패자들의 역사, 혹은 성공사라고 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공생을 통한 진핵생물의 탄생에서부터 단세포 생물이 다세포 생물로, 식물 세포의 전략, 산소가 대기에 뿜어져 나왔을 때의 세균의 대응, 자손을 남기기 위해 죽음과 성을 발명한 것 등등에서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장대한 생명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반드시 그들이 패자라고 할 수 없는 게, 결국은 성공한 자들이 살아남았거나, 혹은 살아남아 성공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급변한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은 것은 이전의 환경에서 도망다녀야만 했던 생물들인데, 사실은 그중에서도 일부만 성공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기 때문에, 패자가 성공했다기보다는, 패자 중에서 성공한 생물이 나왔다라고 해야 옳은 말이기도 하다. 또한 과거의 성공이 너무도 적절해서 지금까지도 이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생물들도 있다는 사실은(이를테면 상어라든가, 바퀴벌레, 흰개미, 투구게, 앵무조개 같은 것들) ‘패자의 궁극적인 승리라는 일반화를 머쓱하게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이 그렇게 쓴 이유는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생명의 역사를 탐구할 때 늘 성공적인 것이 여전히 살아남아 다음 시대에 새로운 모습의, 새로운 기능의 생물로 진화한다는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생명의 진화는 매우 불확실한 것이며,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지난한 과정을 통해서 바로 내가, 우리가 있는 것이다. 생명의 미래도 마찬가지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우리가 생명에 대해 좀 겸손해질 필요가 있는 이유다.

 

저자가 식물학이 전공이었던 만큼, 식물의 진화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다루고 있고, 내가 식물학을 잘 모르는 만큼 다른 부분보다 배운 게 많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0
종이책 패자(?)인 나는 장수할지도.. 평점9점 | g********n | 2022.07.14 리뷰제목
이 책은 책을 만든 사람들의 기획력이 훌륭한 책 같다. 책이 짧은 시간을 활용해서 읽을 수 있게 이야기들이 잘 나뉘어 있다. 초반부는 생명과학 교과서 같은 느낌이나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등 이상에 권하며, 생명과학 2를 공부하는 친구들이 언어 비문학이나 논술 준비에 활용해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p. 222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리뷰제목

이 책은 책을 만든 사람들의 기획력이 훌륭한 책 같다. 책이 짧은 시간을 활용해서 읽을 수 있게 이야기들이 잘 나뉘어 있다. 초반부는 생명과학 교과서 같은 느낌이나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등 이상에 권하며, 생명과학 2를 공부하는 친구들이 언어 비문학이나 논술 준비에 활용해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p. 222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운명을 가른 것은 무엇이었을까. 호모 사피엔스는 뇌가 작지만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기 위한 소뇌가 발달했다. 약한 자는 무리를 만든다. 힘이 약한 호모 사피엔스는 집단을 만들어 살고 있었다. 그리고 힘이 없는 호모 사피엔스는 자신의 힘을 보충하기 위해 도구를 발달시켰다. 네안데르탈인도 도구를 사용했지만 살아가는 힘이 뛰어난 그들은 집단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새로운 도구가 발명되거나 새로운 연구가 이루어져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한편 집단으로 생활하는 호모 사피엔스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즉시 다른 사람들과 공유했다. 때로는 다른 누군가가 그 아이디어를 더욱 뛰어난 아이디어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집단을 만들면서 다양한 도구와 연구를 발전시켰다. 결국은 능력이 부족한 호모 사피엔스가 이 지구에 남게 된 것이다.

: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성을 가지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이타성을 가지도록 학습되고 성장한다고 본다. 이런 내 생각의 근거를 글로 찾을 수 있어 기뻤다. 솔직히 책의 앞 부분은 생명과학 교과서 2를 글로 풀어 놓은 느낌이라 다소 실망스러웠다. (개인적으로 학문은 하나의 시각 또는 관점을 가지게 해준다고 믿어서..자연과학 책이라도 단순 지식 나열이 아닌 작가의 시선이 담긴 책을 선호한다. 그래서..최재천 교수님의 글을 좋아한다..)

역시..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는 사회적 존재가 맞는 거다. 태생적으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불편하고 부대껴도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현재 나는 집순이로 방에 콕 박혀 이전 알던 사람들과도 만남을 최소화하고..낯선 사람들은 더욱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원래 이런 성향은 아니었는데..(점점 사람이 싫어지는 면이 있어서..다행히 동물과 아이들..그들과 관계된 사람들은 싫어하지 않는다.) 지금은 사람들과 조금 떨어져 있고 싶다. 언제 다시 그들 속으로, 어떤 방식으로 함께 할지 계획은 있다. 

 

p.229

생물의 세계에서는 지면 끝이다. 절대로 지면 안 되는 싸움이라면 가능한 '싸우고 싶지 않다'는 것이 본심이다. 게다가 살아 남았다고 해도 싸움이 격렬해지면 승자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싸움에만 에너지를 너무 소비하면 환경 변화를 비롯한 닥쳐 올 역경을 극복해 낼 에너지까지 빼앗겨 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한 싸우지 않는 것이 생물의 전략 중 하나가 된다.

: 그래서 나는 사람과 싸우기 싫다. 원래도 싸우는 거(여자들이 잘 하는 말싸움, 말 없는 신경전을 좀 힘들어 했었다.) 잘 못하고 싸우는 거 싫어 하는 편이다. 싸우게 될 거 같으면 모르는 척 피하는 편이다. 이 구절을 읽고 약한 동물인 나는..내 나름의 생존 전략을 터득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yes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조금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어떤 부분을 올릴까 나름 고심했습니다.

좋은 기회 주셔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좋은 책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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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가 왜 잠만보와는 그토록 치열하게 싸웠는가..둘 다 젊고 어려서 그런 면도 있는 거 같다.

지금은 아이를 생각해 서로 싸우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도 가끔 잠만보는 할 말이 많은지..내게 서로 하지 않으면 좋을 얘기들을 한다. 그러면 난..듣기 싫어..하고 내 공간으로 가버린다. 그래서 싸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가 엄빠의 싸움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다. 이 아이의 문제는 우리 둘의 나쁜 상호작용이 만든 거라 더 보여주지 않으려 서로 노력하고 있다.(지금은 그렇다.)

원래 잠만보는 꽤 집요한 사람이라..(그래서 일도 잘한다.) 예전에 싸우기 싫어 자는 척하면 내게 와서 휴대폰 손전등 비추며 확인했다. 그 모습이 웃겨 자는 척이 들키기도 했다는..하하하

어르신이 어르신답지 않아 내가 화가 많이 났었지..지금 보면 기대가 컸던 거 같다. 나이가 그 사람의 성숙함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나도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해 많이 싸웠다. 여하튼 이제 미움보다는 그냥..덤덤하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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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패자의 생명사에 담은 지질, 생태, 기후라는 큰 틀 평점9점 | m******1 | 2022.09.04 리뷰제목
38억년 생명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것은 언제나 패자(敗者)였고 멸종된 것은 강자(强者)였다는 주장을 하는 책이다. 저자 이나가키 히데히로는 일본의 농학박사이자 식물학자다. 지난 2019년 출간된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을 사려다가 말았었다. 그러다가 올해 6월 나온 ‘패자의 생명사’의 제목에 이끌려 구입했다.   이 책은 단순히 패자(敗者) 이야기를 한 책이 아니라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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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억년 생명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것은 언제나 패자(敗者)였고 멸종된 것은 강자(强者)였다는 주장을 하는 책이다. 저자 이나가키 히데히로는 일본의 농학박사이자 식물학자다. 지난 2019년 출간된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을 사려다가 말았었다. 그러다가 올해 6월 나온 ‘패자의 생명사’의 제목에 이끌려 구입했다.

 

이 책은 단순히 패자(敗者) 이야기를 한 책이 아니라 밀접하게 연관된 지질, 기후, 생태 등을 큰 틀에서 흥미롭게 언급한 책이다. 물론 중심은 생명이다. 큰 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책은 다섯 번의 멸종을 이야기한다. 다섯 번의 멸종이란 오르도비스기, 데본기, 페름기, 트라이아스기, 백악기 등에 일어난 멸종을 말한다.

 

생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는 수수께끼다. DNA 유전 암호에 따라 단백질 합성이 이루어지는데 단백질 합성에는 단백질 효소가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가 풀기 어려운 과제다.(8 페이지) 생물은 DNA를 저장할 핵이 없는 원핵세포에서 핵이 있는 진핵생물로 진화했다.(19 페이지) 흥미로운 점은 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가 독자적인 DNA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독자적인 원핵생물이었으나 다른 세포 안에서 공생 관계를 유지하다가 세포 소기관이 되었다.(19 페이지)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는 동물 세포와 식물 세포 모두에 존재하는 반면 엽록체는 식물 세포에만 존재한다.(24 페이지) 식물과 동물은 같은 조상에서 갈라진 먼 친척이다. 공통 조상을 가졌다고 해도 동물과 식물은 겉모습이나 삶의 방식이 너무 다르다.(45 페이지)

 

우리의 조상인 단세포 생물은 미토콘드리아의 조상인 세균을 끌어들여 공생하기 시작했다.(45 페이지) 미토콘드리아와 공생을 시작한 어떤 단세포 생물이 엽록체의 조상인 생물을 끌어들여 공생을 하게 되었다. 엽록체도 미토콘드리아와 마찬가지로 독자적인 DNA를 가진 독립적인 생물이다. 이것이 식물의 조상이다. 미토콘드리아와 공생을 시작할 무렵 동물의 조상과 식물의 조상은 같은 생물이었다.

 

하지만 엽록체와 공생하게 되면서 식물의 조상은 우리 동물의 조상과는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동물은 움직이면서 돌아다니지만 식물은 움직이지 않는다. 식물 세포는 확실한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세포벽을 만들었다. 식물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세균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 세포벽은 방어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동물 세포에는 벽이 없지만 식물 세포에는 벽이 있다.

 

균류는 진화 과정에서 엽록체를 가지지 못한 채 식물 세포와 이별한 생물 중 세포벽을 가진 존재다. 고대 지구에는 산소라는 물질이 없었다. 당시 대기의 주성분은 이산화탄소였다. 그런데 27억년전에 갑자기 산소라는 맹독이 지구상에 나타났다. 이를 대산화(大酸化) 사건 또는 산소 대폭발 사건이라 부른다. 이 사건은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라는 세균의 출현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산소 농도가 상승함에 따라 지구상의 생물이 멸종한 사건을 산소 홀로코스트라 칭한다. 산소는 독성이 있는 대신 폭발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힘이 있는 양날의 검 같은 존재다. 평화롭게 지내던 대부분의 미생물들은 산소로 가득 찬 지구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산소로 가득 찬 지구상의 생물은 산소라는 맹독을 내뿜는 식물의 조상인 괴물과 그 산소를 이용하는 동물의 조상인 괴물로 양분되었으며 이들이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다.(57 페이지) 시아노박테리아가 만들어 낸 산소는 바다 속에 녹아 있던 철이온과 반응해 산화철을 만들었다. 산화철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지각 변동이 일어나자 산화철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철광상이 후에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아득한 시간이 흐른 후 인류가 출현했다. 인류는 철광상에서 철을 얻는 기술을 발전시켰다. 철을 사용해서 농기구를 만들어 농업 생산력을 발전시켰고 철을 사용해 무기를 만들어 전쟁을 일으켰다. 이 모든 것이 시아노박테리아 때문이다.(58 페이지) 산소가 자외선을 만나면 오존이 된다. 오존은 자외선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바다속에 있던 시아노박테리아는 식물의 조상과 공생하여 식물이 되어 지상으로 진출했다.(59 페이지) 7억년전 눈덩이 지구(스노볼 어스)가 끝난 후 지구에 번성했던 다세포 생물을 에디아카라 생물군이라 한다. 스노볼 어스 직후 갑자기 다세포 생물이 출현했다. 얼어붙은 지구에서 생명은 극히 한정된 장소에 갇혀 있었을 것이다.

 

겨우 살아남은 집단에서 여러 가지의 돌연변이 유전자가 집단 속으로 널리 퍼진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숨을 죽이고 있는 작은 집단 속에 다양한 유전적 변이가 축적되었을 것이다. 생명은 최초의 스노볼 어스 이후 진핵생물이 되었고 두 번째 스노볼 어스로 다세포 생물로 진화했다.(87 페이지) 스노볼 어스로 폐쇄된 환경에 있었던 생물들은 작은 집단 속에서 유전적 변이의 다양성을 축적해 갔다.

 

이렇게 축적된 변이가 다세포 생물의 급격한 진화를 이끌어 에디아카라 생물군을 낳았다. 이후 캄브리아 폭발로 이어져 새로운 생물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번성했던 에디아카라 생물군도 캄브리아기가 시작되자 멸종했다. 이유는 불명이다.(94 페이지) 캄브리아 폭발로 새로운 생물이 출현한 것은 생물 세계에서 포식이 시작됨에 따라 야기된 것으로 짐작된다. 캄브리아 폭발 시기에는 다른 생물을 먹이로 삼는 포식자가 출현했다.

 

이로 인해 공격하는 자와 방어하는 자의 군비경쟁이 시작되었다. ‘눈(eye)’의 출현이 군비경쟁을 치열하게 했다. 땅 위라는 신천지를 얻은 물고기는 어떤 물고기였을까. 이들의 조상은 바다에서 생존 경쟁에서 패하여 기수역(汽水域)으로 진출한 물고기들이었다. 싸움에서 계속해서 패배한 물고기는 결국 강 상류를 서식지로 삼았다.

 

강을 서식지로 삼은 물고기들 중에서 작은 물고기는 민첩하게 헤엄치는 실력을 키웠다. 반면 빨리 헤엄칠 수 없는 느린 대형 어류는 물이 얕은 곳으로 쫓겨났다. 강 상류로 쫓겨난 물고기가 결국 땅 위로 상륙해서 양서류가 되었다. 이 양서류는 파충류와 공룡, 조류, 포유류의 조상이 되었다.(108 페이지) 지구에 생명이 탄생한 뒤 그들은 줄곧 바다속에서 살았다.

 

5억년전쯤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다. 맨틀 대류가 일어나 거대한 대륙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바다에서 살던 생명은 이 광활한 개척지를 목표로 삼았다. 펼쳐진 대지에 최초로 진출한 것이 식물이다. 지금의 육상 식물의 조상은 조류(藻類)의 일종인 녹조류다. 광합성을 하는 녹조류에게 빛을 마음껏 쬘 수 있는 육지는 매력적인 환경이었다.

 

다만 육지는 생물에게 유해한 자외선이 쏟아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식물 스스로의 작용으로 개선되었다. 바닷속에 있는 식물들이 방출하는 산소로 인해 상공에 점차 오존층이 만들어졌다. 고생대 실루리아기인 4억 7천만년전 식물이 상륙했고 데본기인 3억 6천만년전 양서류의 조상인 어류가 상륙했으니 식물이 1억년 이상 빨리 상륙한 것이다.(117 페이지)

 

최초로 상륙한 식물은 이끼식물을 닮은 식물이었다. 이끼는 몸의 표면으로 수분과 영양분을 흡수한다. 이는 물속의 녹조류와 같다. 이끼는 따라서 몸 주변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물가에서만 자랄 수 있었다. 그 후 육상생활에 적합하도록 더욱 진화한 것이 양치식물이다. 양치식물은 줄기를 발달시켰다. 물속에서는 몸을 지탱해주는 구조가 필요 없었지만 육지에서는 몸을 지탱하기 위한 튼튼한 줄기가 필요했다.(117 페이지)

 

양치식물은 건조한 환경을 견딜 수 있도록 체내 수분을 보호하기 위해 단단한 표피를 발달시켰다. 표피를 발달시키면 수분이 체외로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수분을 흡수할 수는 없다. 그래서 양치식물은 수분을 흡수하기 위한 뿌리와, 뿌리로 흡수한 수분을 몸속으로 전달하기 위한 통로 역할을 하는 헛물관을 발달시켰다. 관다발을 발달시켜 몸속에 물을 효율적으로 운반함으로써 양치식물은 가지를 무성하게 만들 수 있었다.

 

가지가 무성해지면 잎이 많이 달려서 광합성을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양치식물은 거대하고 복잡한 몸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118 페이지) 최초의 식물이 육지에 진출했을 때 흙은 없었다. 단지 모래와 돌로 이루어진 대지가 펼쳐져 있었다. 생물 사체 같은 것이 분해되어 흙이 되었다. 유기물이 풍화한 암석과 섞여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영양분을 함유한 흙이 되었다. 양치식물은 흙을 기반으로 서식지를 넓혀갔다.

 

이런 이유로 그들은 뿌리를 가지게 되었다. 양치식물이 물가에서 분포를 넓혀가자 당시까지 물가에서 살았던 양서류는 공룡의 조상인 파충류로 진화했다.(123 페이지) 양치식물이 번성하게 되자 육상에는 풍부한 생태계가 구축되었다. 양치식물이 진화하면서 분포를 넓혀 식물의 양과 종류가 늘어나자 식물을 먹이로 삼는 다양한 파충류도 종류가 늘어났고 초식 파충류를 먹이로 삼는 육식 파충류도 발달했다.

 

양치식물은 육상으로 진출했으나 수정(受精)을 해서 자손을 남겨야 했기 때문에 물가를 멀리 벗어나지 못했다. 양치식물은 포자로 이동한다. 포자가 발아해서 전엽체가 형성된다. 전엽체 위에서 정자와 난자가 만들어지고 정자가 물속을 헤엄쳐 난자에 도달해서 수정한다. 정자가 헤엄쳐서 난자에 도달하는 것은 생명이 바다에서 탄생했음을 알게 하는 단서다. 지상에 진출한 양치식물도 정자가 헤엄칠 물이 필요했기에 습지에서만 자랐다.

 

양치식물이 이루지 못한 건조 지역 진출을 이룬 것이 겉씨식물이다. 겉씨식물이 출현한 것은 5억년전인 고생대 페름기다. 양치식물이 건조한 지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것은 씨앗을 발명했기 때문이다.(125 페이지) 씨앗은 바람의 도움을 받아 물이 있는 장소까지 도달할 수 있다. 포자는 종자식물의 꽃가루에 해당한다. 꽃가루는 정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세포를 만든다.

 

정세포는 정자와 비슷하지만 헤엄치는 편모를 가지고 있지 않아 정세포라 불린다. 꽃가루는 밑씨와 만나 종자를 만든다. 종자가 될 밑씨에 꽃가루가 닿으면 꽃가루관이라는 관이 암술 속으로 뻗쳐진다. 정세포가 꽃가루관을 타고 내려가 밑씨 안의 난세포와 수정한다. 이런 방법에는 물이 필요하지 않다. 이런 까닭에 종자식물은 물이 없는 건조지대로 분포를 넓혀갔다.

 

양치식물은 한 번(포자로) 이동하지만 종자식물은 두 번(꽃가루와 씨앗으로) 이동한다. 양치식물의 포자에는 암수 구별이 없지만 꽃가루는 번식할 때 수컷 역할을 한다. 꽃가루가 멀리 이동함으로써 더 다양한 개체와 교배함으로써 다양한 자손을 남겼고 진화의 속도도 가속화할 수 있었다. 겉씨식물이 진화하게 되자 다양한 공룡이 탄생했다. 빠른 속도로 진화를 이룬 겉씨식물은 초식 공룡의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이에 공룡도 거대화되었다. 겉씨식물과 공룡이 거대화 경쟁을 하면서 거대한 겉씨식물로 이루어진 숲과 거대한 공룡을 주인공으로 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졌다.(127 페이지) 다섯 차례의 대멸종을 빅 파이브라 한다. 네 번째 대멸종인 트라이아스기 멸종은 거대 초대륙 판게아가 분열해 땅속에서 대량으로 토출(吐出)된 이산화탄소와 메탄으로 인해 지구 온도가 상승한 결과다. 거대한 화산 폭발로 이산화탄소가 대기를 가득 채워 산소 농도가 현저하게 저하되었다.

 

저산소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키운 파충류가 번성하면서 공룡으로 진화했다. 6500만년전인 백악기에 다섯 번째 대멸종이 일어났다.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 반도 앞바다에 운석이 충돌해 공룡이 대거 사라졌다. 당시의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생물이 있다. 생존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공통점이 있다. 공룡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제한된 곳에서 살던 패자들이란 점이다.

 

과거의 대멸종은 화산 폭발이나 운석 충돌 등 물리적 현상으로 인해 발생했다. 하지만 여섯 번째 대멸종은 생명체인 인류에 의해 시작되었다. 운석이 지구에 충돌하기 전부터 공룡은 식물 진화로 인해 점차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다. 겉씨식물은 꽃을 피우지 않는다. 쥐라기 숲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꽃이 없었다. 쥐라기부터 중생대 말기 백악기에 걸쳐 꽃이라는 기관을 발달시킨 속씨식물이 출현했다.

 

속씨식물은 속도를 무기로 번성해갔다. 밑씨가 씨방에 싸이게 된 것은 혁신적인 사건이다. 밑씨는 씨방 속에 싸여 보호를 받으며 안전하게 수정할 수 있게 되었다. 수정 속도도 빨라졌다. 씨방이 없는 겉씨식물은 꽃가루가 암술에 도착한 후 1년을 기다려야 수정이 완료되지만 씨방이 있는 속씨식물은 꽃가루가 암술에 도착한 후 24시간 이내에 수정이 완료된다.(143 페이지) 진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속씨식물은 아름다운 꽃을 가지게 되었다.

 

식물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은 곤충을 불러들여 꽃가루받이를 시키기 위해서다. 겉씨식물은 풍매화(風媒花)다. 꽃을 아름답게 장식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꽃잎을 장식하는 데 에너지를 쓰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많은 꽃가루를 만드는 것이 낫다. 바람에 꽃가루 받이를 맡기면 수꽃에서 암꽃으로 꽃가루가 도착할 확률이 낮다. 겉씨식물에서 진화한 속씨식물도 처음에는 풍매화였을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곤충이 꽃가루를 옮기게 되었다.

 

식물은 곤충의 먹이로 줄 달콤한 꿀도 준비하고 좋은 향기를 풍기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곤충을 불러들였다. 식물은 초식 공룡의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다양한 궁리를 했을 것이다. 알칼로이드라는 독성 화학물질을 몸에 지닌 것이 대표적인 예다. 소화 불량 또는 중독으로 공룡에게 큰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 속씨식물은 외떡잎식물과 쌍떡잎식물로 나뉜다.

 

식물이 풀로 진화했다는 것은 외떡잎식물로 진화했다는 의미다. 오늘날에도 외떡잎식물은 모두 풀이다. 외떡잎식물이 된 것은 불필요한 것은 모두 버리고 복잡한 구조를 단순화한 것이다. 속씨식물은 극적인 진화과정에서 열매도 발달시켰다. 공생하기 위해서였다. 씨방을 먹은 포유류가 씨방 속 씨앗을 체외로 배설해서 결과적으로 씨앗이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열매를 먹고 씨앗을 옮겨준 최초의 동물은 포유류였다. 포유류는 이빨이 있어 씨앗을 부술 우려가 있다. 조류는 이빨도 없고 하늘을 날기에 이동 거리도 길어 식물에게는 최적의 파트너다. 식물은 씨앗이 성숙해지기 전에 먹이가 되지 않도록 덜 익은 열매는 잎처럼 녹색으로 만들어 눈에 띄지 않게 했다. 쓴맛으로도 열매를 지켰다. 식물은 곤충을 이용하게 되었다.

 

곤충을 위해 달콤한 꿀을 준비한 것이다. 얄미운 적이었던 곤충을 교묘하게 동료로 만든 것이다. 꽃도 열매도 백악기에 발달했다. 새도 곤충도 꽃가루나 열매를 먹으려고 꽃으로 접근한 것이지만 식물은 그들을 파트너로 만들었다. 운석이 지구를 폭격한 후 공룡이 멸종했고 지구 기후가 한랭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위에 견딜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나뭇잎을 떨구는 것이다.

 

식물에게 잎은 광합성을 위해 필수적인 기관이다. 하지만 잎을 통해 수분이 증발한다. 운석 충돌로 발생한 대량의 먼지가 대기권으로 올라가 햇빛을 차단하자 식물의 광합성 활동이 감소했다. 기온이 내려가면 물기나 영양분을 흡수하는 뿌리의 기능이 둔화되어 물의 양이 부족해진다. 광합성 능력은 저하되고 잎의 증산 작용으로 귀중한 수분은 낭비되는 상황이라면 잎은 짐이 된다. 그래서 잎을 떨어트리게 되었다.

 

떡갈나무, 녹나무 등은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나무를 상록수(常綠樹)라고도 하고 조엽수(照葉樹)라고도 한다. 잎의 표면에 광택이 나기 때문이다. 나뭇잎이 큐티쿨라(cuticula; 각피; 殼皮)라는 왁스층으로 두껍게 코팅되어 있기 때문이다. 큐티쿨라가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니치(niche)라는 말이 있다. 생태 지위(서식지), 틈새시장, 벽감(壁龕) 등을 의미한다. 생태학에서는 당연히 서식지를 의미한다.

 

니치는 단순히 장소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장소라고 해도 먹이가 다르면 니치를 나눌 수 있다. 사는 계절이 달라도 니치를 나눌 수 있다. 장소와 먹이를 변화시켜 공존하는 것을 서식지 격리라고 한다. 하나의 니치에는 하나의 종만이 살 수 있기에 넘버원이 아닌 것들을 다 사라져야 하지만 자연계에는 많은 생물이 존재한다. 니치를 확보한 생물종이 현재의 니치 주변에서 새 니치를 찾는 것을 니치 시프트라고 한다.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하늘을 난 생물종은 곤충이다. 고생대에 거대 곤충이 활약한 것은 산소 농도 때문이다. 석탄기에는 식물이 말라도 그것을 분해하는 균류가 별로 없었다. 이렇게 해서 수목이 화석화된 것이 석탄이다. 지층에 석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석탄기(the Carboniferous period)라 한다. 균류가 활발하게 움직이자 식물을 분해하면서 산소를 소비해 산소 농도가 저하되었다.

 

저산소 시대에 적응해 번성한 생물이 공룡이다. 기낭(氣囊)을 발달시켰기 때문이다. 폐의 앞뒤에 붙어 있는 기낭은 공기를 비축하고 내보내는 펌프 같은 역할을 한다. 공룡 중에서 날개를 진화시켜 능숙하게 비행한 것이 조류다. 익룡에게 하늘을 빼앗긴 조류들이 힘으로 지배하는 경쟁에 참여하지 않고 익룡과 니치를 나누기 위해 소형화되었다. 그 결과 새의 종류가 증가했다.

 

새는 기낭을 가지고 있어서 높은 하늘까지 날 수 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생물의 진화과정은 수수께끼다. 곤충도, 새도, 박쥐도, 어떤 생물도 어떤 진화과정을 거쳐 날개를 가지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날아다닐 수 있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 텐데 중간 단계의 생물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다.(199 페이지)

 

“새는 날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날려고 하고, 황소는 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받고자 한다고 사람들은 생각하리라.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다. 황소는 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뿔을 갖게 되었고, 새는 먼저 날기를 원하였기에 날개를 갖게 되었고 그래서 날았다.”는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

 

포유류 중 수관(樹冠)을 니치로 삼은 것이 원숭이다. 포유류 중에서 유일하게 붉은 색을 볼 수 있는 동물이 원숭이다. 과일을 먹기 위해 잘 익는 과일 색을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인지 아니면 붉은 색을 볼 수 있어서 과일을 먹게 되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우리 조상들은 새와 마찬가지로 잘 익은 붉은 과일을 인식하고 과일을 먹이로 삼게 되었다.(205 페이지) 볏과 식물은 초식 동물이 먹기 힘들게 하기 위해 규소로 뻣뻣한 잎을 만들었다.

 

규소는 유리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하는 단단한 물질이다. 규소는 흙 속에 다량으로 녹아 있어서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볏과 식물의 출현으로 먹이를 먹지 못하게 된 초식 동물들은 대부분 멸종한 것으로 추측된다. 볏과 식물은 먹이로 적합하지 않다. 이에 소, 말 등의 초식동물이 생각해낸 것이 여러 개의 위를 갖는 것이다.

 

소의 경우 첫 번째 위는 용적이 커서 먹은 풀을 저장할 수 있다. 미생물이 작용하여 풀을 분해해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발효조이기도 하다. 두 번째 위는 반추(反芻) 위다. 세 번째 위는 첫 번째 위와 두 번째 위로 먹이를 되돌려보내거나 네 번째 위로 먹이를 내보내는 등 먹는 양을 조절하는 곳이다. 네 번째 위는 위액을 분비해 먹이를 소화시킨다. 영양가가 거의 없는 볏과 식물만 먹는 것치고는 소나 말의 몸집이 크다. 발달한 내장을 가지기 위해 용적이 큰 몸이 필요했다.

 

패자(敗者)였던 호모 사피엔스는 뇌가 작지만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는 소뇌가 발달했다. 그들은 도구도 이용했다. 네안데르탈인도 도구를 사용했지만 살아가는 힘이 뛰어나 집단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새로운 도구를 발명하거나 새로운 연구가 이루어져도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생물이 넘버원이라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넘버원이 살 수 있는 장소를 니치라고 한다. 니치는 그 생물만 존재하는 온리원의 장소다. 모든 생물은 온리원이며 넘버원이다. 지구 어딘가에 니치를 찾을 수 없었던 생물은 멸종했다. 다양성이 중요하다.

 

인간의 뇌는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구별해서 단순화해야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은 다양한 것을 단순화해서 평균화하거나 순위를 매겨서 이해할 수밖에 없지만 그것은 뇌의 특성상 비롯되는 편의적인 것일 뿐이다. 세상은 더 다양하고 풍부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의 생존전략 3부작 중 한 권인 ‘속이고 이용하고 동맹을 통해 생존하는 식물들의 놀라운 투쟁기’를 부제로 한 ‘싸우는 식물’을 읽어야겠다. 이 책은 3부작의 첫 권이자 우리가 수동적이고 정적인 것으로만 인식하는 식물의 놀라운 역동성과 치열함을 알 수 있는 책이다. 큰 틀에서 보되 세밀한 부분까지 아우르기, 내가 저자로부터 배운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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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패자의 생명사] 패자이자 승자의 역사 평점10점 | h*****2 | 2022.07.01 리뷰제목
<싸우는 식물>, <전략가, 잡초>를 집필하며 식물과 잡초의 생존 투쟁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식물들의 역사를 다뤄온 일본의 대표적 식물학자이자 작가인 이나가키 히데이로가 이번에는 식물에서 그치지 않고 '패자'의 역사를 들고 찾아왔다.<패자의 생명사>는 <싸우는 식물>, <전략가, 잡초>와 달리 생명의 역사 38억년을 아우르는 갖가지 동식물, 미생물들에서 패자를 찾아내고
리뷰제목
<싸우는 식물>, <전략가, 잡초>를 집필하며 식물과 잡초의 생존 투쟁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식물들의 역사를 다뤄온 일본의 대표적 식물학자이자 작가인 이나가키 히데이로가 이번에는 식물에서 그치지 않고 '패자'의 역사를 들고 찾아왔다.
<패자의 생명사>는 <싸우는 식물>, <전략가, 잡초>와 달리 생명의 역사 38억년을 아우르는 갖가지 동식물, 미생물들에서 패자를 찾아내고 그 패자들이 어떻게 살아남아왔는지 그 전략에 대해 이야기한다.

" 생명은 역경을 통해 진화를 이룬다. "
- 본문 중 발췌 -

생명이 탄생한 지 38억년, 짐작도 가지않을만큼 멀게만 느껴지는 생명의 역사는 곧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로 이어져오고 있고 긴 역사를 유지한채로 저자가 표현하길 마치 이어달리기, 계주처럼 바통을 넘겨받아 존재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도 모르게 패자의 생존 전략이 숨어있었다. 우리가 살아남은 이유와 그 생명의 역사를 제대로 알기위해 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길고 긴 역사를 패자의 관점으로부터 바라보며 차근차근 짚어나가는 이야기의 첫 시작은 dna로부터 시작하여 박테리아, 단세포, 식물, 속씨식물, 원숭이, 마침내 호모 사피엔스, 인간에 이르기까지의 역사 속 다양한 '패자'들을 설명한다.
하지만 이 '패자'라 지칭되는 것들은 각자의 생존 전략과 독특한 특징들로 결국에 살아남는 데 성공한 '승자'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한없이 보잘것 없이 보이고 약해보이는 패자이기에 살아남았고 패자의 역사도 쓰여질 수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하는 이 책은 결국 패자들의, 나아가 모든 생명의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식물학자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책은 <패자의 생명사>로 처음 접해봤는데, 역사와 전문지식을 설명하는 글이라 복잡할 수도 있었지만 글과 설명이 친절했고 쉽게 읽어나갈 수 있어서 매력있는 책이었다. 또한 흥미를 끄는 소제목과 여러 소재들을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엮어 다루는 필력이 인상깊어, 책을 다 읽은 후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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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패자의 생명사 -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생명의 역사 평점10점 | s***3 | 2022.06.30 리뷰제목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니치라는 단어다. 원래 장식물을 세워두기 위해 벽에 만들어 놓은 공간을 뜻하는 니치는 틈새시장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생물학에선 한 종의 생물학적 지위를 뜻한다. 서식지와 먹이 즉 니치를 공유하는 두 종은 공존할 수 없고 둘 중 한 종은 결국 멸종하고 만다. 패자에겐 결국 두 가지 선택지가 남는다. 멸종의 길을 걷거나 새로운 니치를 찾아 떠나
리뷰제목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니치라는 단어다. 원래 장식물을 세워두기 위해 벽에 만들어 놓은 공간을 뜻하는 니치는 틈새시장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생물학에선 한 종의 생물학적 지위를 뜻한다. 서식지와 먹이 즉 니치를 공유하는 두 종은 공존할 수 없고 둘 중 한 종은 결국 멸종하고 만다. 패자에겐 결국 두 가지 선택지가 남는다. 멸종의 길을 걷거나 새로운 니치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정복자들을 피해 새로운 서식지로 내몰려야 했던 생물 종 중에는 우리의 조상 포유류도 있었다. 공룡이 세상을 지배했던 1억 년 전, 공룡에게 니치를 빼앗긴 우리의 조상 포유류는 공룡들이 활동을 하지 않는 밤이라는 새로운 니치를 확보한다. 생태계의 빈 공간에서 떠밀리듯 생존에 성공한 포유류는 소행성 충돌과 독성 물질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 식물들의 확산에 타격을 입고 쇠퇴의 길을 걷게 된 공룡을 대신해 지구의 주인으로 우뚝 선다.

 

자연계는 적합한자가 살아남는 다는 적자생존의 법칙과 강자가 약자를 먹는다는 약육강식이라는 절대법칙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하나의 공통 조상을 가진 생물은 가장 강한 한 종으로의 진화가 아닌 다양한 종으로 진화한 것일까? 그 답은 바로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생존하기 위해선 다양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자연계에선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으며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종이 넘버원이자 온니원인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다.

 

38억년에 달하는 생명사를 다루는 책 치고 너무 얇아서 별로 큰 기대를 안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너무 알차서 놀랐다. 원핵세포와 미토콘드리아의 공생을 시작으로 호모 사피엔스가 적자로 선택되는 과정을 300 페이지 내외로 담아냈다. 멀게만 느껴지는 진화생물학 입문 서적으로 최상의 선택지라고 생각된다.

 

*출판사로 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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