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랑은 하면 아픈거라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 하지 않는것이 아프다? 흥미가 가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속았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사랑이란 일반적으로 사랑하면 떠오르는 이성간의 사랑이 아니었다.
좀 더 포괄적인 개념에서의 사랑이다.
사랑이 이성간의 사랑만이 아니라는 걸 누군들 모르겠는가. 이성간의 사랑이라는게 임팩트가 너무 강렬하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떠오를 뿐이다.
책이야기를 하기 전에 개인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겠다. 책과는 관계가 전혀 없으니 넘기실 분은 사진 다음 글부터 읽으시면 된다.
나는 첫사랑에 관한 애틋함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누구는 평생 잊지 못한다지만 내가 볼때 첫사랑은 그저 겉모습만 보고 끌리는 반응일 뿐이다. 특히 남자들은 단순히 예쁜 이성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곤 한다. 상대의 성격도 모르고 내 마음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ㅇㅇ이는 성격도 좋을 거라고 착각한다. 한겨울의 칼바람보다 쌀쌀한 거절을 당하더라도 그 마음을 간직하고 싶어 한다.
내가 볼때는 굉장히 어리석다. 그저 외모만 보고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면 이게 굉장히 웃긴게 외모가 주는 이점이라봐야 그저 보기 좋다는 것 밖에 없다. 그걸보고 모든것을 감수 하는 사랑을 진실한 것처럼 보여주는 매체들의 영향이 클것이다. 그런 매체들에서 받은 인식을 진실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물론 나도 어릴적 풋사랑을 많이 했으나 전부 외모만 보고 좋아했다. 나한테 잘해줘서 좋아한적도 없지 않지만 가장 잘해준 못생긴 친구는 좋아하지 않았다. 잘해준 사람 중에서 가장 예쁜 사람을 좋아했던 것이었다. TV에 나오는 연예인이 더 예쁘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만날 수 있고 가능성을 상상하면 현실감이 있는 대상들 중에서 고른 것에 불과하다.
가장 심하게 첫사랑을 앓았던 때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학기 초부터 좋아했고 나중에 담임이 좋아하는 친구 옆에 앉으라고 했을 때 용기를 내서 앉아 짝이 되기도 했다. 그애도 나에게 관심이 있었는지 다음엔 그애가 내 옆에 앉았다.
그러나 그때에는 슬픈 노래를 들으며 비관적인 사랑의 판타지를 꿈꾸던 시절이어서 그애가 나를 좋아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표현도 못하고 그저 혼자 앓다가... 뭐 초딩이 표현을 해봤자겠지만... 아무튼 중학교를 다른 학교로 배정 받았을 때는 몇 날 며칠을 울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그애와 헤어지게 되고 용기가 없어서 연락도 못하며 중학교 2학년 때 정도까지 그리워 했던 것 같다. 물론 그 사이에도 예쁜 여학생이 있으면 조금식 좋아했던것 같다.
소심했던 내 어린 시절은 그렇게 흘러가고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는 친구들과 미팅도 자주하고 놀러다니면서 여자아이들에 굉장히 적응이 된 상태였다. 그러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 그 첫사랑아이를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이미 다른 여자들을 만나본 경험으로 타락? 해버린 나는 예전과 변함없는 외모를 가졌지만 내기준으로 더 예쁜 아이들과도 많이 만나 보았기 때문에 그아이가 더이상 끌리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연락이 되어 별 생각 없이 동창들끼리 만나기도 하다가 그애가 날 좋아한다는 감을 받았다. 대놓고 나에게 표현을 하기도 했는데 난 감흥이 전혀 없어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저 얼굴만 보고 좋았던 것이 틀림 없는 것이다. 가끔 동창회를 하면 다른 친구들은 그때 반 여자아이들을 아직도 거론하며 잊지 못해 하는데 나는 전혀 그런게 없다. 그건 그저 외모만 보고 좋아한거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으므로. 이제는 더이상 외모만 보고 이성을 상대하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예쁜 여성에게 끌리는 것은 여전하나 이성이 잘 통제하고 있고, 남들이 굉장히 예쁘다고 이야기 하는 여성과 잘될 상황도 있었지만 평범하다는 소리를 듣는, 그러나 내눈에는 항상 아름다운 지금의 부인과 결혼을 했다. 외모를 뛰어 넘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말이나 이론을 뛰어넘는 교감 같은 것이 있었기에 굉장히 끌렸다.
말이 길어졌으나 제목의 사랑이라는 것에 이끌려서 이 책의 리뷰를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나도 그래서 이 책에 호기심을 처음 가진것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해보았다.
책을 읽다보니 영 생각했던 내용이 아닌데 왜 그런 제목을 붙였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번역본을 출간하면서 제목을 은근슬적 잘팔릴것같은 전혀 다른 의미의 제목으로 바꾸는 출판사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출판계에서 이런 일이 굉장히 흔하다. 그래서 의심이 간 나머지 독일어 원서의 제목인 'lieblisigkeit macht krank' 를 파파고로 검색을 해보았더니, '애정이 병들게 하다' 라는 뜻으로 나온다. 독일어를 알지 못해 정확하게 알수는 없지만 우리말의 어순과 비슷하다고 알고 있다. 'lieblisigkeit' 라는 단어는 애정 없는 태도라는 뜻이고 'krank' 는 병든 아픈, 'macht'는 조립하다 만들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애정없는 태도가 병들게 한다? 뭐 대충 이렇게 볼수도 있지 않을까.
사랑이라고 하기엔 뭔가 책의 내용하고도 맞지 않는 듯하다. 사랑보다는 열정이나 태도, 혹은 사랑이라고 해도 사람, 사물, 이상 등에 대한 애정을 뜻하는 것에 가깝게 읽힌다. 하지만 틀린 해석은 아닌 것 같고.. 뭔가 애매하다. 그냥 사랑이라는 개념에 대한 문화적 국가적 개념의 범위가 다를 수도 있고, 앞서 이야기 했고 책에서도 말하듯 사랑이라는 것은 거시적인 개념이며 포괄 범위가 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라는 것으로 인식을 했다. 내가 독일어를 전혀 모르니 당연히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외국어는 우리 나라의 어휘 개념과 범위에서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는게 당연하기 때문에 똑같은 범위의 개념을 매칭시키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우리의 개념과 외국의 비슷한 개념이 당연히 일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허위 일치성 효과(false consensus effect)'일 것이다.
심리적 기본욕구, 사랑보다는 게슈탈트에 가까운? 저자의 말에 의하면 '본성에 부합하는 삶'을 사는 것이 우리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포가 최상으로 작동하기 위해, 생명력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대로 살라는 것이다. 많이 움직이고 휴식하고 회복할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에서 이야기 하는데로 아무리 과학이 새로운 것들을 밝혀내고 새로운 정보들을 추가 시킨다 하더라도 실천을 하는 문제는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옳다는 것은 다들 알지만 실행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그걸 실행하는게 생각보다 얼마나 어렵던가? 그 이유는 습득한 정보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인간의 뇌의 감정 영역이 활성화 되어야만 중요하다는 것을 주관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바로 그것이 가장 큰 문제다. 모든 것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몸 한 군 데, 예를 들어 배나 머리가 아프면 머릿속 질서가 무너진 나머지 집중해서 다른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런 상황에서 중요한 약속이 있다거나 출근을 해야 한다거나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면 머릿속은 참기 버거울 정도로 뒤엉킨다. 신체 모든 과정을 제어해야 할 상부의 신경망과 회로가 뒤죽박죽되는 것이다.
55p-
2장 우리를 병들게 하는 것들에서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 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중에 많은 것들이 착각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혼란이나 스트레스를 잠재우기 위해서 폭식을 하거나 단것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지만 문제가 사라진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그것은 내 몸을 절대 안정시키지 못하고 병들게 만들 뿐이다.
수명이 늘어났지만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도 참 많다.
분명 조선시대나 봉건시대에 태어난 것보다 문명적으로도 질로도 편안한 사회가 되었을 것인데. 한국도 마찬가지로 전쟁 후 겪었던 수많은 풍파를 거쳐온지금이 비교적 가장 좋은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때론 사람들은 군부 독재 시절을 그리워 하기도 하고 그때가 나았다며 자조하기도 한다.
나았던 것은 내 젊음 그 자체이지 시절이 아님에도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때보다 나으니까 받아들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문명병이라고 저자가 부르는 각종 불안 장애나 정신적 문제들이 심각해진 것을 이야기 하고자 함이다. 몇백년 사이에 인류는 지구 역사상 가장 빠른 변화를 겪고 있다.
그것은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는데, 코로나 시대를 겪는 우리들이 모를 수가 없을 것이다.
인간이 진화에 적응할 새도 없이 변하기 때문에 혼란을 겪는 것이 아닐까 싶다.
본성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을 위해 가장 알맞은 책이 이 책이 아닐까 싶다. 물론 비슷한 주장을 하는 책이나 학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만을 알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다. 다른 사회학이나 심리 관련 서적은 그래도 꽤 읽어본 편이나 이 책이 이야기 하는 관점은 아주 탁월하다고 느껴진다.
이 책의 내용을 다 이야기 하려면 엄청난 분량이 될 것 같다. 200페이지를 조금 넘는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간단하게 요약해서 설명하려니 왜곡이나 잘못 전달이 될것 같다. 이것은 내 역량부족이 아닐 수 없다.
자기계발서는 참 좋은 말들이 많지만 단점은 확증 편향성에 있다. 어떤 주장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개념들을 조각 조각 편향적으로 활용 또는 이용한다. 그래도 외국 서적들은 출처를 꼭 밝히는 책들이 많지만 한국에서는, 베스트 셀러 작가 (라고 쓰고 책팔러라고 읽는다) 이모씨만 하더라도 그저 유명인의 생각을 자기가 직접 듣기라도 한 것처럼 자기 주장에 이용한다. 스티브 잡스가 죽기 전까지 놓지 않았던 것이라는, 마치 지인이라도 되는 양 자기 주장에 같다 붙인다. 이 외에도 다른 책들에서도 그저 주장만 있고 단편적인 것들을 모자이크 하듯이 짜집기 하고 마음대로 판단을 내리고 자기 주장의 근거랍시며 갖다 붙이는데, 명확한 출처는 거의 없다. 그저 읽기 쉽고 자극 적인 글로서 독자들을 혹하게 만들 뿐이다.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한 때 나도 그의 저서를 모두 사고 카페에도 가입할 만큼 애독자였기 때문이다.
아무튼 얘기가 자꾸 길어지는데, 자기계발서들도 좋지만 전문 학자들의 책은 출처가 분명하며 근거가 있고 더욱 설득력이 있고 논리적이다. 자기계발서에 나올법한 개인 성장에 관한 이야기들을 더욱 구체적이고 다방면에서 객관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다만 처음 접할때 읽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읽다 보면 훨씬 좋다. 조금 더 나은 책을 읽으면 이모씨 저서 같은것은 누가 거저 줘도 못읽게 될 것이다. 유치하고 재미도 없고 근거와 논리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이책 처럼 대중서이면서도 자기계발서의 요소도 담고 있는 과학적인 학자의 책을 읽으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특히 이 책은 굉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서평을 쓰면서 백권을 읽으면 추천을 한 5권 넘지 않는것 같다. 물론 좋은 책들이 많고 읽는 책들을 왠만하면 좋은 평가를 내린다. 그것은 내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어떤 책이든 배울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대놓고 추천은 잘 하지 않는다.
아무튼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두서 없이 이것저것 길게만 썼는데 책이 좋아서 초반 이야기를 설명하다보니 많은 내용을 담지 못했고 더욱 길게 쓰자니 아무도 읽지 않을것 같고 힘들기도 하다. 결론은 추천한다는 것이다. 한 번 이상 더 읽을 책이 될 것 같다.
뭐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이 글은 내 주관적으로 쓸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뭐난 그렇다. 내가 무슨 영향력이나 좋은 독서가는 아니기 때문에 내 의견에 따르고 말고는 순전히 읽는 사람 마음이 될 것이다.
[이 글은 네이버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