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걷기도 했지만, 열심히 달려왔고 멈춘 적은 없었던 이십대를 보내고 서른이 되니... 백수가 되었다?! 불확실한 현실과 미래에 압도되어 무력한 삶을 사는 이 시대 흔한 청춘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에세이를 소개합니다. <뭘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은 위로 대신 힘 뺀 농담으로 함께 고민을 나눕니다.
소소, 서른, 소심, 사랑이라는 시옷이 들어간 단어를 사랑하는 저자는 필명도 김시옷입니다. 머리 모양도 시옷이에요. 저 머리 스타일이 미용실 한 번 다녀오면 짜리몽땅한 시옷이 되는 장면도 있어 빵 터졌었답니다. 무심한 듯 보이는 소박하고 간결한 그림이 일상의 군더더기를 싹 걷어내는 느낌이어서 읽는 내내 편안했답니다.
학자금 대출은 아직 다 갚지도 못하고, 고시원만큼 좁은 원룸에서 살며 쉬지 않고 일을 했는데 돌아온 건 갑상선 악성 종양이었습니다. 회복까지 긴 시간이 걸린 탓에 이 길이 맞는지 고민하고 허우적대던 직장 생활에 일시정지 버튼을 누를 수 있었습니다.
다시 재생 버튼을 누르기 전에 든 생각은 그 길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여전히 특별한 재능도, 가진 것도 없는 보잘것없는 사람이지만 리셋 버튼은 없어도 언제든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면 된다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드는 생각은 '이제 어쩌면 좋지?'입니다. 동경하던 일을 관두고 할 줄 아는 건 없고. 난 뭘 하고 싶은 걸까 싶은 생각에 빠져듭니다. 이참에 하루 종일 '나'에 대해서 생각해봤다고 해요. 행복할 때,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꿈 많고 의욕 넘치던 시절엔 무조건 버티기만 할 줄 알았지만, 이제는 일기 쓰기와 운동하기를 꼬박꼬박 챙깁니다. 그림과 상관없는 삶을 살아왔지만 일상을 그려보기로 합니다.
분명 무척 좋아하는 건데도 항상 아끼기만 했던 버릇도 고쳐보려고 노력합니다. 행복, 사랑… 언젠가 그걸 느낄 여유가 생기는 그때 행복하면 되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 되겠지 하며 살아왔던 시간은 이제 그만.
지금까지는 행복의 순간을 미루고 미루기만 했다면 이제는 지금 아쉬움 없이 행복하자고 다짐합니다. 행복한 내일 같은 건 없을지 모른다는 뼈 때리는 통찰까지 등장합니다. 남들이 보기에 위태로워 보일지 몰라도 사실 요즘 평화롭고 행복하다고 고백합니다.
나름대로 무언가 하고 있지만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노는 것도 아닌 백수 생활. 열정이 없으면 시간만 흘려보내게 됩니다. 잉여력이 높은 만큼 최선을 다해 딴짓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때 죄책감이 슬며시 솟아나지만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진정한 백수도 자질이 필요하더라고 말합니다.
백수의 시간이 흐를수록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커졌다가도 내 주제에 무슨... 셀프 고문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기가 뜻밖의 도움이 됩니다. 백수로 지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직장 생활 시절의 기억이 미화되더라고 합니다. 다닐 만은 했다 식으로 말이죠. 그때 20대에 쓴 일기에 적힌 전혀 행복하지 않은데 꾸역꾸역 하고 있는 심정을 읽고서는 정신이 퍼뜩 듭니다.
생각해보면 청소년 시절부터 사회 초년생, 삼사 십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우리는 뭘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삽니다. 진짜 내 마음과 현실에서의 선택의 간극이 클수록 행복에서는 멀어지는 것 같아요. 돈벌이가 되는 일을 하고 살아야지 싶다가도 도무지 타협이 안 되는 시점이 닥치게 되면 번아웃 되면서 무력해지게 됩니다. 조금 더 일찍 내 마음과 만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자신은 없어도 일단 꿈꾸고, 가능성이 없어도 일단 바라고, 결국엔 안될 거라고 의심하면서도 모른 척 용기를 내어보는 각오. 마음도 인생도 시소처럼 오르락내리락하지만, 나만의 균형을 찾아가는 노력만큼은 잊지 않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뭘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입니다.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에 신경 쓰겠다는 주제의 에세이는 많지만, 김시옷 작가는 그 누구보다도 자기합리화와 변명이 없어서 유독 편히 읽히는 책입니다.
김시옷 / 뭘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 김시옷
젊었을 때는 하고 싶었던 것이 많았던 것 같다. 밤을 새워도 크게 고단하지 않았고 지독하리만치의 고생은 그저 인생을 배우는 단계일 뿐이라고, 그렇게 조장하는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내 몸을 돌보지 않고 그저 열심히 노력, 또 노력하는 것이 정답인 줄만 알았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며 그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이었는지, 과로할 정도로 몸을 돌보지 않은 덕에 여기저기 많이도 아팠고 열심히 배우겠다는 의지는 덧없으며 돈을 벌겠다는 의지는 힘들게 번 병원비로 나가는 것을 보면서 비록 인생의 단면을 배웠다는 교훈은 있었지만 당시에는 모든 것이 마냥 덧없고 기운 빠지는 경험으로 다가와 한동안 몸만큼이나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견뎌내야 했었다.
그런 시기를 견뎌내며 정작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지 몰라 미래의 청사진 앞에 막막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사실 그런 느낌은 지금까지 계속되는 느낌이다. 정작 중요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은 죽은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됐기에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강박감이 생긴 것 같았고 그런 감정들이 섞여 하루의 기분을 끝도 없이 끌어내리며 우울하게 만들곤 했었다.
물론 이런 감정들은 인생을 살아가며 절대 사라지지 않을 감정이란 걸 이제는 안다. 나이가 들어간다고 해서 인생을 대하는 것에 중국 사극영화에서나 나오는 대인이 떠올려질 만큼 관대해지지 않는다는 것도 이제는 안다. 기분이 바닥일 때는 도움도 안 될 이런 감정들 때문에 뭔가 탁하고 기운이 없어지기도 하고 그래서 이렇게 되풀이될 인생이 보잘것없고 하찮다는 생각에 괴롭기도 하지만 그 시간들이 지나면 또다시 작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작은 행복감을 느끼리라는 것도 이제는 알게 되었다.
<뭘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는 겉으로 말하지는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안고 살아갈 고민거리이기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항상 따라다니는 고민거리이기에 지금도,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을 텐데 과연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호기심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획기적인 삶의 방향을 정한다던가 솔로몬의 지혜를 얻은 것 같은 명쾌한 해답을 찾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작은 위로, 공감만 얻어도 족하리라는, 사실 가장 필요한 그러한 감정들을 느끼고 싶었더랬다. 그림과 글이 실려 있기에 무난하게 읽을 수 있어 부담감이 없다는 점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예상보다 더 많이 마음을 다독거려주어 책을 덮으며 그럼에도 다시 잘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한 번에 잘할 수 없더라도, 실수에 대한 화살을 내 안으로 돌리게 되더라도 그래도 다시금 기운 내보자는 작은 용기를 전해준 김시옷 작가님께 감사하다.
일관성 있는 사람. p.15
스무 살 시옷의 고민은 진로에 대한 고민이다. 그리고 스물다섯 살 사회 초년생 시옷의 고민도, 서른 살 백수 시옷의 고민도 똑같다. 시옷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진로는 평생의 숙제인 것 같다. 특히나 백세 시대에 접어드는 지금, 하나의 직업으로 평생을 일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나의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뭘 하고 살아야 할까. 질문은 늘 한결같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질문에서 그치지 않고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학창시절의 나는 이 질문에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막연하게 무엇이든 되어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이 질문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지금의 직업에 만족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이 직업으로 평생을 먹고 살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도 들지 않는다. 우리의 미래가 불확실하기에 진로에 대한 불안함은 꼬리표처럼 평생을 따라다니는 것이 아닐까.
리셋 버튼처럼 보이는 저 작은 점은 사실 리셋 버튼이 아니야. p.46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를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과거의 순간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현재의 나의 모습이, 나의 상황이 후회가 될지라도 지금의 모습은 과거의 나가 고민하며 선택해온 결과이다. 그때의 나로 돌아간다고 해서 더 나은 선택을 한다는 보장이 없다. 더 나은 선택이라고 믿었는데 미래가 더 나빠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과거의 나를 바꿀 생각을 하기보다는 현재의 나를 바꿀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의 나가 모여서 미래의 나가 될테니 말이다. 생각해보면 과거의 나도 선택의 순간에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최선이 안되면 차선이라도 선택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 선택의 결과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고 그 선택들이 알게 모르게 나를 발전시켰을 것이다. 너무 힘이 들 때는 저자처럼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도 된다.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귀여운 그림체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의 일상이 나의 일상과 닮아 있기에, 저자의 고민이 아의 고민과 닮아 있기에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었다. 아끼다 똥이 되기 전에 최대한 행복하자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을 희생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그렇다고 지금의 행복만을 추구하고 미래는 미래의 나에게 맡기자는 것은 아니다. 미래의 내가 후회하지 않을정도로의 최대한 행복해지기. 매일매일의 나에게 다짐해본다.
제목부터 공감이 팍팍!
내용도 공감이 팍팍!
작가님도 여자구나...
잠깐 일을 쉬고 계시구나...
저랑 비슷한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 읽어보고 싶었어요.
게다가 만화... ^^
뭘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김시옷 저 / 채륜서)
앞표지의 시옷 모양 머리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요.
작가님이 자기 자신을 그린 캐릭터 그림이더라고요. 귀여워... 하핫..
앞표지를 펼치자마자
김시옷님이 딱 나옵니다.
일상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를 그리면서
따뜻한 위안을 주는 글을 쓰고 싶대요. 그런 그림도...
마음이 너무 아름다우십니다.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시는 분이군요!
이 책은 본인의 이야기로, 잘난척없이 현재 느끼는 감정들을 간단한 그림으로 남기셨어요. ^^
요즘 정말 '나는 퇴사하고 성공했다, 얼마 벌었다'
이런 종류의 책들이 많아서
부럽기도 하고, 따라하고 싶기도 하지만
감히 엄두가 나지 않으면서 남의 이야기 같기만 해요.
그런 면에서 김시옷님의 백수생활 이야기는
일을 그만 둔 후 느끼는 불안감, 외로움 등도
아주 현실적으로 표현해 주셔서 공감이 더 팍팍!
힘 뺀 농담이 주는 위로가 크네요.
열심히 살았고,
쉬지 않고 달렸는데 백수가 되었다는 글...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하여
잠시 멈추어 선 젊은이들을 응원하고 싶어요.
꿈 많고 의욕 넘치던 젊은 날의 우리들.
그 마음 기억하고 산다는 것만으로도 중요하죠.
저는 이제 기억도 잘 안 나려고 합니다. 흑흑...
사회 생활에서 데굴데굴 구르고 살고 있죠.
정말 데굴데굴 구르는 그림에 피식 웃게 되네요.
이리 저리 치인 일들...
그만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도 요즘 갈등을 많이 하고 있어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이런 갈등 하겠죠.
내가 하는 일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나 생각을 많이 하고요.
아무리 바빠도 두 가지는 꼭 실천하며 살기로 한대요.
일기 쓰기, 운동하기!
맞아요. 그렇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사는 것이 최고죠.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따라하려고요.
하루에 한 번 일기,
일주일에 세 번 운동!
고무밴드에 끼인 몸이 너무 귀여워요.
일단 배가 고프니까 먹고 하재요. 큭...
정말 힘뺀 농담들에 피식피식 웃으면서 책을 읽어나갔습니다.
가슴에 멍울이 생겨서 유방외과에 갔다가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걸 알게 되고... 두둥...
아, 우리 살면서 이런 일들 많죠.
너무 열심히 살았는데,
남은 건 병이라니 너무 허망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김시옷님의 쉬어감을 응원해요.
병실에 입원한 이야기며,
어버이날 수술하게 된 이야기...
그리고 부모님 댁에서 요양한 이야기...
젊어도 쉬어갈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에 공감하고
팍팍 응원하고 싶어요.
영화 관련 일을 하셨다고 하니 경험을 살린 일도, 그렇지 않은 새로운 일도 모두 가능한 '젊음'이 우리에게 있으니까 힘냅시다!
젊음이란 생각하기 나름이라 나이로 딱 정하기도 어려운 것 같아요.
우리가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한 모두 젊은 거겠죠? ^^
부자가 되는 건 몰라도, 먹고 사는 건 어떻게든 다 된다는 친구의 조언에 괜히 힘이 나고요. 돈많은 백수가 되고 싶었지만 일단 백수가 되었으니 반은 성공한 거라는 말도 웃겨서 한참 웃었습니다.
기운이 안 나는 날에는 선떡볶이 후케이크! 하핫...
걱정거리가 밤마다 찾아와서 편히 잠잘 수 없는 괴로움,
취업 면접에 합격하지 못했다는 문자를 받을 때의 속상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직장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 꿋꿋함. ...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일기장을 보는 느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읽을수록 나 자신의 일기장인 느낌이 들었어요.
우리 살아가는 이야기는 모두 비슷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함께 공감하고, 웃고, 울며, 위로받을 수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김시옷 작가님의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일상 이야기 들으면서 함께 공감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