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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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상처받은 나를 위한 100일간의 마음 관찰기

리뷰 총점 9.1 (54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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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t********7 | 2020.06.22 리뷰제목
예전에 일과 사람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템플 스테이'를 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 아쉽게도 일이 생겨 해보지 못했지만 왠지 모르게 절은 신자가 아닌 사람도 마음 편히 생각해볼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100일 동안 절에 머문 저자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어떤 사연으로 절에 가게 되었을까?' 라는 물음과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다. - 책
리뷰제목

예전에 일과 사람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템플 스테이'를 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 아쉽게도 일이 생겨 해보지 못했지만 왠지 모르게 절은 신자가 아닌 사람도 마음 편히 생각해볼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100일 동안 절에 머문 저자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어떤 사연으로 절에 가게 되었을까?' 라는 물음과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다. 



- 책 디자인도 참 예쁜 책이었다. ^^ 사무실에서 창밖을 보며 생각에 빠진 직장인 -


이 책은 절에 들어가기 0일차부터 100일차까지 저자의 경험을 담고 있다. 일기 형식 같기도 해서 하루차, 하루차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과중한 업무와 어긋난 인간관계에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저자는 지인의 제안으로 절에 들어가게 된다. 원래는 보름 정도 생각했지만 스님의 권유로 무려 100일을 절에서 지내게 된다. 백일 동안 절에서 생활이라니 문득 고요함, 평온함, 담백함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

처음에는 경전을 읽는 것, 절을 하는 것에 힘겨워하던 저자는 차츰 절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진다. 
그리고 주위의 좋은 사람들, 스님, 행자님, 다른 보살님들과 함께하며 순간순간 삶의 감사함과 행복함을 느낀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 생활이 어떨지 그려져 자주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어느새 불교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 즉 ‘모든 것은 내 마음에서 비롯된다.’라는 진리를 실감하기에 이르렀다. 내가 만나는 사건, 사람, 상황은 나에게서 비롯된다는 명백한 진실을···.

속세와 거리를 두고 온전히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집중하며 저자는 삶의 진리를 깨닫게 된다. 나도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불교의 경전 속에 참고할 만한 좋은 내용들이 많아 조금 읽어보았는데 '일체유심조'는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는 진리인 것 같다. 


“지금 본인에게 일어난 일을 가지고서 너무 슬퍼할 필요 없어요. 나쁜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또한 좋은 일이에요. 아픔으로 인해 내가 많이 배우고 성장하게 되었잖아요. 소중한 인연을 잃은 게 아니라 그 일 덕분에 새로운 인연과 기회를 만날 수 있으니, 좋지 않은 일이란 게 애초에 없어요.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또한 결국 좋은 일인 것입니다.”

스님이 저자에게 건넨 말인데, 안 좋은 일이 생길 때, 힘들 때 다시 읽어 볼 말로 수첩에 적어 두었다. ^^ 힘들고 지친 마음을 다독여 줄 따뜻한 위로의 말인 것 같아 자꾸 읽어보게 된다.  


지금 주어진 행복도 누리지 못한 채 언제까지 미래의 행복을 좇으며 살아야 할까? 존재하는 행복보다 소유하지 않은 행복만을 바라본다면 평생 행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중략..

지금 이대로 충분하고, 완전한 행복이 지금 여기에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스님이나 다른 이들이 건넨 좋은 말들도 있지만 저자도 삶의 깨달음을 얻은 보살님이라 그런지 무궁무진한 좋은 말들을 독자들에게 건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지금 이대로 충분하고, 완전한 행복이 지금 여기에 있다."라는 말이 아주 마음에 든다. 


거창한 목표나 계획이 있어야 하는 줄만 알았다. 그게 없으면 나 혼자 뒤처지는 것만 같았다.. 중략.. 당장 가슴에 품은 목표가 없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 너무 공감이 갔다. ㅠㅠ 친구들 사이에서 나만 뒤처지는 것 같고, 잘 못하는 것 같고.. 그런데 어느 순간 인생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빨리 무언가를 성취해야 하고 얻어야 한다는 생각을 변화시키는 순간 남에 덜 신경쓰고 내 속도대로 편안히 행복함을 느끼며 살 수 있는 것 같다. 


단지 ‘나’라는 존재를 향한 진심 어린 애정과 애틋한 사랑이었다.

그분들은 내가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더라도, 인정받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애쓰지 않더라도 아름답고 빛나는 사람이란 걸 깨닫게 해줬다.

저자는 절에서 지내며 만난 스님, 보살님들, 행자님들에 대해 그렇게 그렸다. 나의 사회적 지위나 배경을 배제하고 오로지 '나'라는 사람을 따뜻하게 위해주고 사랑해준 사람들. 나중에 혹시라도 저자가 힘든 일을 겪더라도 절에서 만난 사람들을 생각하면 불끈불끈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 저자가 자신에게 쓴 편지, 전보다 성숙해지고 멋있어진 저자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 


내가 나 자신을 괴롭힐 이유가 있을까? 어느 누구도 나를 파괴할 권리도 힘도 없다. 나를 파괴하는 힘은 나에게만 있다. 어렵고 힘든 일이 일어났을 때, 내가 나를 지킬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천 번 만 번 동의해도 모자른 말인 것 같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고난과 시련이 닥쳤을 때 나를 지킬 수 있는 지혜는 꼭 가지고 있어야 할 필수 아이템인 것 같다. 


진정한 행복은 외부에서 채워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감상하는 능력, 현재를 살아가는 힘에서 나오지 않나 싶다.

절에서 지내며 저자는 진정한 보살님이 된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 어느 힘든 시간이 와도 담담하게 이겨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으로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100일차까지의 내용을 읽고 나니 저자에게 '고생하셨어요.'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고 싶었다. 매번 자신이 처한 상황에 불평만 하고 누군가 알아서 그 상황을 변화시켜주길 바라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자는 용기있게 그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한 길을 스스로 만들어나간 점이 너무 멋있게 느껴졌다. 이미 절에 들어가기로 결정을 한 자체가 RESPECT! ^^ 저자는 참 멋있는 사람이다.  


담백하면서도 알찬 내용이 초록색의 예쁜 폰트와 만나 읽는 내내 눈을 편안하게 해줬다. 내용도 정말 좋았고, 책 디자인과 폰트가 절에서의 힐링 100일 이야기를 담는데 찰떡이라 인상적이었다.(센스!) 

당장은 힘들겠지만 나도 나중에 템플 스테이를 한 번쯤 꼭 해보고 싶다. ^^ 


유난히 더웠던 여름의 하루,이 책으로 힐링한 것 같아 기분마저 시원해진 것 같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1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7 댓글 22
종이책 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평점10점 | s*****9 | 2020.07.06 리뷰제목
제주도 청년들의 생활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봤다.그곳이 좋아서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그 곳에 정착하게 됐다는 젊은 작가의 가장 큰 어려움은 다름 아닌 타인의 시선이었다고 한다.경쟁에서 못 견디고 물러난 실패한 사람일 뿐이라는 그런 시선들을 이겨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이야기였다.어떤 소속이나 집단에서 빠져나왔을 때 그 전보다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은 당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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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청년들의 생활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봤다.

그곳이 좋아서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그 곳에 정착하게 됐다는 젊은 작가의 가장 큰 어려움은 다름 아닌 타인의 시선이었다고 한다.

경쟁에서 못 견디고 물러난 실패한 사람일 뿐이라는 그런 시선들을 이겨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이야기였다.

어떤 소속이나 집단에서 빠져나왔을 때 그 전보다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누군가가 직접적으로 말하지도 않는데 스스로 위축되고, 도태된 것만 같은 자신의 처지가 견디기 힘들어진다.


이유야 제각각 여러 가지 많겠지만 자기가 몸담았던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나의 경제적인 보호자가 사라지는 일이다.

다른 보호막을 선정해 두고 관두는 상황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더욱더 힘들고 두렵다.


저자는 호기롭게 스타트업했다가 과도한 일과, 동료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해지자 살고보자는 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처음에는 잠깐의 휴지기를 가지기 위해 들어간 절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100일이나 지내게 된다.

이 책은 절에서 보내는 100일이라는 시간을 일기 형식으로 매일을 기록한 책이다.

무엇보다 사건을 중심으로 쓰여 진 것이 아니라 저자의 마음 흐름을 기록한 책이라, 상처 받았던 마음이 어떤 식으로 변해 가는지 기록한 관찰일기라는 점이 독특하다.

독자는 책 속의 작가가 어떤 방법과 과정으로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되고, 스스로 자신을 이해하게 되는지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독자 스스로도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얻게 된다.


타인의 시선이 가장 힘들었다는 제주도 청년의 말처럼 저자도 그런 생각들 때문에 힘들어 한다.

그들이 이러고 있는 내 모습을 알까 봐 너무 괴로웠다. 그게 대체 뭐라고 현실을 도피해야만 했냐고, 많이 나약하다고 비웃음을 살까 봐. 도 다른 좋은 직장에 보란 듯이 취직하거나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절로 도망쳐버렸구나, 숨어버렸구나라고 생각할까 봐. 그리고 그들로 인해 내가 여기에서 이러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억울하고 서글픈 마음이 가슴을 마구마구 찔러댔다

저자는 이런 마음과 마주하고 괴로워 할 때 스님의 우리 절은 불쌍하고 문제 있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 아니에요. 나는 그런 사람을 받아준 적이 없습니다.”라는 이 말씀 덕분에 위로 받았다고 한다.

어쩌면 성공과 실패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잣대가 아닐까 

절에 들어갈 때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입소할 수 있었다면 도망쳤다거나 숨어버렸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도 그런 생각으로 타인을 바라보지 않는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다.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두려움은 어쩌면 자기 자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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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k*******2 | 2020.06.29 리뷰제목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오산이었음이 바로 드러났다.입재란 수행과 기도를 시작하는 것을 뜻하는데, 만 배를 해야만 입재를 할 수 있다고 했다.다시 말해 수행을 하려면 '예선'부터 통과하라는 뜻이었다. 이를 위한 '만'이라는 거대한 숫자 앞에 나는 한없이 작아졌다. (-25-)"모든 것은 나에서 시작해 나에게로 돌아옵니다. 본인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빋은 결과가 본인에게 어떻게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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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오산이었음이 바로 드러났다.입재란 수행과 기도를 시작하는 것을 뜻하는데, 만 배를 해야만 입재를 할 수 있다고 했다.다시 말해 수행을 하려면 '예선'부터 통과하라는 뜻이었다. 이를 위한 '만'이라는 거대한 숫자 앞에 나는 한없이 작아졌다. (-25-)


"모든 것은 나에서 시작해 나에게로 돌아옵니다. 본인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빋은 결과가 본인에게 어떻게 돌아왔는지 생각해보세요."
"내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지은 결과를 내가 받는 것임에 전적으로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남의 것을 내가 대신 맏는 것도 아니고,내 것을 남이 덜어줄 수 없기에. (-78-)


나의 기도에 앞서 내가 원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먼저 축복해줘야 하는 이유는,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지닌 채 하는 기도는 이미 가득 채워진 보따리에 또 무언가를 담기기를 바라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이미 오물이 가득찬 시궁창을 보고 치워야지, 치워야지 하는 마음만 가지고 실제로 치우지 않으면 오물은 버려지지 않는 것처럼 미움과 원망을 그대로 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했다.복을 담아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데 다른 것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내 복이 담길 공간이 없지 않은가.그래서 미움과 원망이 깊으면 깊을수록, 내 기도를 제쳐두고서라도 그 사람이 잘되길 바라야 한다고.그러면 그토록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미움과 원망이 내 보따리에서 빠져나간다고 책은 내게 알려주었다. (_156-)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내 마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기 위해서였다.나 자신에게, 나와 인연 맺은 이들에게,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다정해지기 위해서였다. (-247-)


저자는 직장인으로서 일을 그만두고 절로 향하게 된다. 사람에 대한 배신감과 허무함으로 인한 상처였다. 일종의 템플스테이를 원하였던 저자의 처음 다짐은 절에 들어서자 마자,예선에서 뒤집어 버렸다.100일간 절에 머물면서, 1만배를 하게 되면서,스스로의 문제들을, 호숫가에 비춰진 자신의 미움과 원망이 가득한 마음을 살펴보게 된다.


저자의 마음 속엔 원망이 있었다.타인에 대한 원망은 타인에게 있다고 생각했던 저자는 고통과 괴로움을 내려놓지 않게 된다. 오물이 내 마음 속에 쌓여 있음에도 그것을 치울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절에서 처음 9일동안 1만 배를 하면서,스스로 마음을 정화시키는 수행을 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세속과 단절되었고, 고요한 일상 속에서 자신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았으며, 내 주변 사람들을 원망하면서, 복을 얻으려는 모순된 자아와 마주하게 된다.즉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쌓은 것이며, 생각을 바꾸지 않므면 변화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치를 1만배와 경전 읽기를 통해 몸과 마음으로 깊은 심연과 마주하면서,깨닫게 된다. 마음을 비우고, 비움으로서 새로운 마음으로 채워 나가게 된다. 비운다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넜다. 나 자신을 위한 지혜로운 선택이 되었다. 700 페이지 두꺼운 화엄경 경전을 100일동안 30독 하면서, 삶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 즉 세상에 대해서 깊은 원망과 혐오가 사라지게 된 것은 ,스스로 경전 읽기와 명상을 통한 세상에 대한 이치를 통섭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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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평점10점 | g****y | 2020.06.27 리뷰제목
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오랜만에 참 신선하고 의미있는 에세이 한 권을 읽었다. 무엇보다도 저자가 실제 100일 동안 절에서 마음수련을 하면서 본인의 마음을 관찰하면서 써내려간 일기 같은 글이라 좋았다. 꾸밈없는 진짜 자기 이야기를 적어서 좋았다.상처받은 나를 위한 100일간의 마음 관찰기라는 부제답게 하루하루 써내려간 마음이야기였다. 단순 템플스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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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오랜만에 참 신선하고 의미있는 에세이 한 권을 읽었다. 무엇보다도 저자가 실제 100일 동안 절에서 마음수련을 하면서 본인의 마음을 관찰하면서 써내려간 일기 같은 글이라 좋았다. 꾸밈없는 진짜 자기 이야기를 적어서 좋았다.


상처받은 나를 위한 100일간의 마음 관찰기라는 부제답게 하루하루 써내려간 마음이야기였다. 단순 템플스테이라기에는 아주 긴 100일이었고 특별히 불교와 관련된 종교적인 이야기도 없이 매일매일 하루하루 마음을 이야기한다. 


책의 구성은 0일차 절에 들어가게 된 연유와 마지막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1일차 2일차 3일차….98일차 99일차 100일차의 글로 한챕터당 하루이야기를 길지 않게 담아냈다. 


저자 뿐만 아니라 누구든 현대사회에서 힘들고 지치고 상처받은 무수한 나날을 지내고 있을거라 ‘지금, 여기’에서의 진정한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 마음 다스리기를 위한 도움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대단한 수련자가 아닌 나와 별다를거 없는 보통 사람 저자의 하루에도 수십 번씩 뒤집히는 마음을 관찰하고 탐구하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감정을 제어하기 힘들어하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초반부에서 점점 성장해나가는 드라마을 감상할 수 있고 결국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깨달음을 얻게 되는 후반부로 갈수록 나도 같이 성장하며 감동일 밀려오게 되는 글들이다. 


나만의 리듬과 나만의 보폭을 갖는 법, 지금의 내 모습을 긍정하고 아끼는 법,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을 찾는 법을 배우고 절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저자도 책의 서두에 밝힌다. “100일간 이 공간에 머물면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했다. 이 시간 동안 내가 배우고 느낀 것들, 내가 가졌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남기고 싶어 일자별로 기록했다. 다만 비슷한 생각과 감정이 이어지는 날들은 지면에서 일부 덜어내었다. 나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변화되어가는지, 내가 나에 대해 알아가는 그 여정을 함께 따라가주면 좋겠다.”


저자는 절에 들어가자마자 108배도 아닌 만배를 하게 되고 만배를 간신히 하고 나서는 경전을 108번 읽는다. 


경전에는‘묘법연화경’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성인조차 한 손으로 들기 힘들 정도로 묵직한 이 경전에 나는 단번에 압도되었다. 마음속에서는 약간의 의심과 염려가 스멀스멀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거 언제 다 읽지? 과연 읽는다고 이해를 할 수 있을까? 아무리 내가 지금 절에 있지만, 만 배가 끝났으니 나가서 할 일을 준비하려 했는데….’

휴…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만 배만 끝나면, 하라는 절만 다 하면 예불 시간 외에는 자유로울 줄 알았다. 그런데 또 내 앞에 넘어야 할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니…. 내 입술 언저리에서 말이 길을 잃었다. 이 또한 받아들이기 위해 잠시 침묵의 시간이 필요했다.


48일차


이 지루하고 고된 행위를 왜 할까 싶지만 막상 시작하면 값진 보상이 찾아왔다. 절은 지금 이 순간 살아 숨쉬는 나를 만나게 하고, 쓰러진 나를 다시금 일으켜 세워주는 최상의 행위다. 외부에 휩쓸리던 마음을, 바깥으로 쏠려 있던 시선을 오직 내 안으로 향하게 한다. 땀은 뚝뚝 흐르고 숨은 가쁘고 몸은 녹초가 되지만 정신만은 또렷하다. 깨끗하게 씻어내린 듯한 나를 만났을 때의 기쁨과 충만감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행복이다.


81일차

아직까지 행복에 대해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행복은 애써 무언가를 채워 넣은 능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를 많이 성취하고, 부를 얻고, 명예를 얻는 것도 큰 기쁨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이것이 완전한 행복일 순 없었다. 진정한 행복은 외부에서 채워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이 순간을 감상하는 능력, 현재를 살아가는 힘에서 나오지 않나 싶다. 지금 내 마음속에 움트고 있는 감정과 느낌을 온전히 알아차리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제대로 된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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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평점10점 | b*****0 | 2020.06.21 리뷰제목
꼭 직장인일 필요도 없이, 누구나 한번쯤 꿈꾸게 되는 공간이 아닐까 싶다. 나도 그랬다. 삶에서 한번쯤, 아니 그 이상으로 나는 숨을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나도 참 열심히 세상을 살아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문득 주저앉아 버리는 순간이 있으리라. 나는 어쩌면 작가의 서른세 살의 힘듦보다 절에서 지내게 된 인연의 감사함에 끌려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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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직장인일 필요도 없이, 누구나 한번쯤 꿈꾸게 되는 공간이 아닐까 싶다. 나도 그랬다. 삶에서 한번쯤, 아니 그 이상으로 나는 숨을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나도 참 열심히 세상을 살아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문득 주저앉아 버리는 순간이 있으리라. 나는 어쩌면 작가의 서른세 살의 힘듦보다 절에서 지내게 된 인연의 감사함에 끌려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꿈꾸지만 누구나 할 수 없었던 생활이다. 심리학자와의 오랜 인연으로 사찰에서 기거하게 된 작가의 인연이 부럽다. 어쩌면 그런 인연을 간직한 작가는 축복이 아닐련지. 우선 그냥 관찰자적 관점에서는 만 배의 절로 시작되는 작가의 사찰생활이 부럽다. 나도 그렇게 나를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싶다. 사찰이 주는 넉넉함이 좋아 자주 절을 찾았다. 그렇다고 법당까지도 못가고 사찰의 주차장에서 절을 바라보고 멍때리고 있는 것만으로 좋다. 그렇게 한 5분이라도 있다가 보면 숨을 쉴 수 있다. 그 짧은 시간에 나는 에너지를 받아 하루를 견뎌내는 때가 있다. 책에서 저자가 했던 절(물론 만배까지는 아니고 3천배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긴하다.)도 해보고 싶고, 독경도 해보고 싶다. 단지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 나를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냥 멍하니 그 순간을 살고 싶은 것인가 싶다. 6년쯤 전에 아버지를 떠나보내고서야 바쁘기만 하던 삶을 바라볼 수 있었다.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또 작가가 느낀 마음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의 마음이기도 할 테니란 말도 있다. 정말로 그랬다. 읽는 내내 내가 작가가 지낸 그 공간에 머무르는 것처럼 다가왔다. 또 걷기 명상에서 작가는 살면서 내딛는걸음걸음을 온전히 느껴본 적이 있을까? 라는 말을 한다. 그래 우린 너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무언가인지도 모를 목표에 메달리며 달려가고 있다. 이 때에 갖게 되는명상이란 시간은 우리에서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듯하다. 자신의 숨을 보면서, 세상을 차분히 관찰하게 되는 여유를 갖게 되는가 싶다. 우린 너무 빡세게 살아내고 있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우린 아주 긴 백세시대를 살아내야 한다. 조금 늦은 들, 조금 빠른 들 어떨까. 어차피 목적지는 각자가 삶을 마감하는 그 순간이 아니겠는가. 우린 조금 여유롭게 살아가도 될 듯하다. 쉰 넷, 나는 그런 삶을 이제서야  꿈꾼다.나는 소중한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나서야 삶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되었다. 그리고 2019년 말쯤에, 2021년 유럽에서 살아보기 꿈을 처음 계획했었다. 그런데 이번 도서를 통해 살짝 바꾸어볼까 생각하게 된다. 나도 작가처럼 살아보고 싶어졌다. 나는 평균적으로 볼 때, 살아온 날만큼 더 살아내야 하기에 여유롭게 삶을 마주보기 중이다. 사회란 커다란 테두리에 내 삶을 옭아매는 빡센 삶보다 그냥 이 순간이 살아지는 삶이고 싶다. 

덤덤히 읽고 싶은데 자꾸만 짠하게 읽게 되는 것은 글을 통해, 이시대를 사는 수많은 삶을 보게 되기 때문이겠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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