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내 방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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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내 방 하나

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권성민 | 해냄 | 2020년 5월 2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9.1 (29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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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울에 내 방 하나 평점10점 | m****a | 2020.06.23 리뷰제목
서울에 내 방 하나-   참 오랜만에 오롯이 나를 위해 책을 읽었다. 아이들 키우면서 그림책, 동화책, 그리고 각종 추천도서들을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그러다보니 어쩌다 나를 위한 책읽기는 쉽지 않았다.   이 책은 세대가 다른 작가의 삶과 생각을 통해 나의 과거로, 그리고 현재의 삶과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작가의 외모에서 오는 이야기를 읽을 때는
리뷰제목

서울에 내 방 하나-

 

참 오랜만에 오롯이 나를 위해 책을 읽었다. 아이들 키우면서 그림책, 동화책, 그리고 각종 추천도서들을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그러다보니 어쩌다 나를 위한 책읽기는 쉽지 않았다.

 

이 책은 세대가 다른 작가의 삶과 생각을 통해 나의 과거로, 그리고 현재의 삶과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작가의 외모에서 오는 이야기를 읽을 때는 나의 편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나에게는 대학을 다니기 위해 집을 떠나 방 한 칸을 세 얻어 연탄불을 갈며 방을 덥히던 시절, 월급을 한 푼 두 푼 모아서 보증금 있는 월세인 원룸으로 옮겼을 때 얼마나 행복했던 시절을 이 책을 통해 추억했고, 호호아줌마, 비디오테이프, 나모웹이터, 5.25인치 디스켓 등을 통해 나의 작은 이야기들을 기억해냈다. 고맙다.

 

[ 심리학 용어 중에 시간 수축 효과라는 말이 있다. 같은 시간도 나이가 들수록 더 빨리 흐른다고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p. 34

머릿속으로 삶을 그릴 때, 실제 삶의 무수히 많은 사소하고 잡다한 순간들을 생략해 버리고, 지금 내 눈앞의 중요해 보이는 사건들만 강조해 생각해 버리는 현상 p.35]

정말 실감한다. 어렸을 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 왜 이렇게 시간이 안갈까? 생각했는데, 그리고 젊은 시절엔 아이들 키우며 하루하루 살았는데. 이제는 잠깐 지나간 듯한데 일주일, 한 달, 일 년... 뭔가 한 일도 없이 스르르 손에서 모래가 빠져 나가듯 지나가버린다.

그리고 요즘은 한 순간에 두 가지 이상을 생각하지 못한다. 처리해야 할 일이 여러 가지일 경우 내가 급한 것부터 하느라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그래서 지나고 나면 후회할 때가 많다. 어찌 작가는 내가 생각하는 마음을 잘 정리해서 표현했을까 

 

[ 사람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느끼는 어른의 순간은 뭘까. 두 가지 정도인 것 같다. 부모에게서 독립해 자기 생활을 꾸려나갈 때가 하나. 결혼해서 자녀를 낳아 그 자신이 부모가 되는 순간이 둘. p.67]

어른의 순간이란 표현을 읽으며 난 과연 언제부터 어른이라고 느꼈을까? 생각해 보았다. 난 작가가 말하는 두 가지를 다 지나왔으니 어른일까? 내가 생각했던 어른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베풀고, 자애롭고, 푸근하고..그냥 큰 산이었던 같다. 하지만 지금 나는 제대로 어른의 삶을 살고 있을까 

 

[삶의 나머지는 내가 배려를 해야 하는 순간들로 가득 차 있을 테니까 p.131]

배려는 쉬운 것 같지만 쉽지 않다. 상대방과 주변 환경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가능하다. 요즘은 배려가 많이 아쉬운 세상이란 생각이 든다. 사회가 점점 개인화되다보니 내 것의 소중함은 알지만 남의 것까지 챙기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삶의 나머지란 표현이 왠지 나는 가슴 아프게 와 닿는다. 지금까지 내가 타인에게 받은 배려가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본다. 그리고 나는 삶의 나머지를 배려하는 순간들로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게 만든다.

 

오랜만에 부담 없이 읽어 내려 간 책.

첫 페이지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는 책.

, 잘 읽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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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372. 서울에 내 방 하나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h********0 | 2020.06.22 리뷰제목
안녕하세요 깡이입니다! 우리를 편히 쉬게 해주는 집은 많습니다. 다만 내가 가질수 있는 집은 흔치 않습니다.특히나 사회 초년생이라면 더욱이 그럴겁니다. 내가 원하는 집보다는 돈이 허락하는 집을 구하는것이 빠를텐데요. 인생의 자취를 결심한 당신에게 들려주는 의연한 날들의 기록인 오늘의 책" 서울에 내 방 하나 " 입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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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깡이입니다!

 

우리를 편히 쉬게 해주는 집은 많습니다. 다만 내가 가질수 있는 집은 흔치 않습니다.

특히나 사회 초년생이라면 더욱이 그럴겁니다.

내가 원하는 집보다는 돈이 허락하는 집을 구하는것이 빠를텐데요.

 

인생의 자취를 결심한 당신에게 들려주는 의연한 날들의 기록인 오늘의 책

" 서울에 내 방 하나 " 입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자립은 나를 지키며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하지만 자립이라는게 그리 쉽지는 않다.

그 동안은 부모님 밑에서 편히 살았다면 독립을 하는 순간

모든 것을 내가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혼자서 해결하고 책임질 수 있을때 우리는 ‘진짜 어른’ 이 될것이다.

이 책은 홀로서기가 두렵던 한 소년이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적은 책으로

홀로서기를 준비중인 분들께도, 또 누군가와 함께할 준비를 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해주고싶다.

 

 

어릴 때는 부모님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내가 하고 싶은걸 하고 내가 먹고 싶은걸 먹으며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그렇게 꿈꿔왔던 독립의 단꿈은 현실이란 벽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달마다 돌아오는 방세 걱정에 젊음을 즐기기는 커녕 젊음의 시간마저 아껴야 했고,

꿈을 꾸기도 전에 시급에 목매야 했다.

그러다보니 진정으로 어른이 되는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고요는 어둠을, 어둠을 고요를 더욱 크게 만든다는 저자의 말처럼

자립은 어둠 속에 가득찬 고요마저 내 시간으로 만드는것이 아닐까?

 

 

 

 

 

나는 특히나  저자의 결혼관에 대해 크게 공감했다. 

나 역시 아직은 누군가와 평생을 함께 해야할 결혼이 두렵기 때문이다.

 

 

 

 

거대한 삶의 변화는 두렵지만 기꺼이 무릅쓸 이유가 생겼다.

잠에서 어렴풋이 깨어 듣는 tv소리, 아득했던 휴일의 감각을 다시 느낄수 있을것같다.

밖에서 TV를 보고 있는것이 당신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해주는 남자라면....... 나도 기꺼이 함께 하고 싶을것 같다.

 

 

 

진짜 자립은 내 의지로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누군가와 함께하기로 결정할때

비로소 완성되는거라는 저자의 말처럼

나 역시 누군가와 함께 하기 전에 꼭 홀로서기에 성공하고싶다.

 

그래야 누군가와 맞잡을 두 손이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고 

더욱 단단히 뿌리내릴수 있기 때문이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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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울에 내 방 하나/해냄 평점10점 | i******n | 2020.06.15 리뷰제목
서울에 내 방 하나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권성민1986년 서울에서 태어나고 수원과 천안에서 자랐다. 중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독립해 살았으며, 스무 살에 서울로 올라와 스스로 생활을 책임지고 해결하는 ‘자취하는 인간’이 되었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해 신촌의 비좁은 고시원과 하숙방에서 이십 대를 보냈다. 생활비와 등록금을 벌기 위해 밤잠을 줄여가며 공부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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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내 방 하나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권성민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나고 수원과 천안에서 자랐다. 중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독립해 살았으며, 스무 살에 서울로 올라와 스스로 생활을 책임지고 해결하는 ‘자취하는 인간’이 되었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해 신촌의 비좁은 고시원과 하숙방에서 이십 대를 보냈다. 생활비와 등록금을 벌기 위해 밤잠을 줄여가며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밀도 높은 삶을 살았다. 몸은 고되었지만 충만한 가능성을 믿고 치열하게 살았던 그 시절을 사랑했다.

2012년 MBC에 입사해 예능 PD로 일했다. 월세에서 전세로, 원룸에서 투룸으로, 그리고 자취에서 자립으로 그의 생활도 점점 확장되고 단단해졌다. 2014년 MBC의 세월호 관련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징계를 받은 뒤 제작 업무와 무관한 지사로 발령되었다. 이 상황을 웹툰으로 그려 SNS에 올렸고 부당 해고를 당했다. 법원의 판결로 2년 만에 다시 예능국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8년의 MBC 생활을 마치고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창작자이자 ‘좋은 어른’이 되기를 꿈꾸며 새로운 곳에서 콘텐츠 만드는 일을 이어나가고 있다.

MBC 예능 <가시나들>,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를 연출했고, 에세이 『살아갑니다』를 썼다.

[예스24 제공]





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독립을 선언해 본적이 없이

결혼이라는 돌파구가 나에게선

정신적, 물질적인 자립으로 자리매김 해줬다.


대학시절에 한번쯤은 꿈꿔보았을 자취생활에 대한 로망.


친한 선배가 학교 근처 자취방을 얻었다해서

가끔 돌러가보면 작은 공간 안에

생활이 분리되어 잘 정리되어 있는 아자기지함에

가지지 못하는 부러움이 더 증폭된다.


나보다 더 어른스럽게 살아가는 그 선배의 모습이 참 커보였다.


그땐 그것보다 그게 참 부러웠다.


내 힘으로 삶을 꾸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을 지지고 볶는 애증의 대상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온전한 개인으로 바라보는 일도, 만나는 모든 사람과 개인 대 개인으로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일도, 크고 작은 일을 혼자 결정하고

감당해내는 일도, 자기 생활의 살림을 스스로 책임지는 일도 모두

'자취하는 사람'이어야 온전히 가능한 일이다./p20


내가 부러워했던 자취하는 선배에 대한 이상은

아마도 자신을 책임져 가는 독립된 인격이란 점이 크게 느껴져서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에 골인한 건

철없던 어린 시절에 독립을 염원한 결과였다.


그보다 더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 없어보였다.


일찍 시집가는 딸을 보며 아쉬워했던 부모님의 모습은 뒷전이었다.


난 그렇게 나 좋자고 결혼하고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을 포기하고

지금까지도 함께있던 그 온기를 그리워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문득 문득 가슴 사무치도록 그립다.


지금은 가정안에서 챙겨야 할 책임들이 많아

좀 더 천천히 독립해도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내가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기에

가끔 친정에 가서 쉬는 시간이 정말 꿀맛같다.


지금도 앞으로도 내가 혼자 감당하고 책임져야 할 일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일찍이 자립할 수 있었다면

배워가는 시간이 늘수록 좀 더 능숙할만도 하지만

여전히 쉽진 않다.


그럼에도 이것들을 뿌리치지 않고 책임져 나가는 것이

더 어른스러워지는 게 아닐까.


<가시나들>에서는 그래서, 노년의 일상이 가지는 입체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노년에도 무언가를 배우는 설렘.

할머니, 노인으로만 호명되는 것을 넘어 이름과 역사 그리고 오늘과 내일의 할 일을

가진 또 다른 사람이 보였으면 했다.


자식을 독립시키고, 다시 온전한 개인이 된 노인의 일상을 보았다.

마을회관에서 맺는 사회적 관계들, 파격적이고 격력한 프로레슬링을 좋아하는 취향 같은 것들./p242



내가 떠올리는 할머니는 순박하고 푸근함이 느껴지고

자식들을 다 독립시킨 한가로움과

아픈 몸이지만 매일 마을회관을 오가며

또래 할머니들과 어울리며 바쁘게 살아가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주름지고 흰머리는 늘어가지만

할머니는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하고

부지런히 찬거리를 만들어 주변 분들과 나눠 먹으며

소일거리가 있으면 손을 쉬지 않도록 하신다.


도서관에자주 가다보니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

책을 읽던 할아버지 한 분이 기억에 남는다.


돋보기를 꼈다 벗어다 하며

책을 보고 있던 할아버지의 열정이

멀리서 대출 자료를 기웃거리던 나에게까지 전달된다.


난 어떤 노년을 보내게 될지 요즘들어 궁금하다.


더 큰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한 워밍업을 시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루 하루의 일상 속에서

느끼고 배우는 것들이 많은 세상 살이가

쉽지 않아 눈물 흘리며 타인과 거리를 두며 살기도 하지만

결국은 그보다 더 큰 경지에 이를 할머니의 때엔

더 단단해져 있을거라 생각한다.


어른이지만 여전히 모든 면에서 독립하지 못한 기분이다.


혼자서 감당할 문제를 두고도 주저하고 두려워

어른 아이처럼 움츠려 숨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럼에도 의연한 척 모든 상황들을 정리해 나가는 걸 보면

못하는 걸 해나가는 법을 배우는 게 어른이 되는 과정 같다.


내 힘으로 꾸려가야 할 살림살이들을 보며

오늘도 밥을 짓고 남편 출근 준비와 아이들 등교를 도우며

내 몫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에 나를 칭찬하고 싶다.


그런 내가 곧 내가 되어가니까.


더 어른다워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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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울에 내 방 하나 평점10점 | c*********1 | 2020.06.04 리뷰제목
제목만으로는 이 책의 진가를 다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MBC PD였던 권성민 작가가 쓴 책 [서울에 내 방 하나]는 책을 읽는 내내 '참 나랑 인생철학이 비슷하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이 젊은이가 또 얼마나 머리가 길고 얼굴 선이 고운지 여성인줄 착각할 정도다. 지금도 기억나는 프로그램(사실 TV를 잘 안보는 나이기에 기억난다는 것은 꽤 인상적이다는 평가를 내포한다) 가시나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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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는 이 책의 진가를 다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MBC PD였던 권성민 작가가 쓴 책 [서울에 내 방 하나]는 책을 읽는 내내 '참 나랑 인생철학이 비슷하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이 젊은이가 또 얼마나 머리가 길고 얼굴 선이 고운지 여성인줄 착각할 정도다. 지금도 기억나는 프로그램(사실 TV를 잘 안보는 나이기에 기억난다는 것은 꽤 인상적이다는 평가를 내포한다) 가시나들을 연출한 그 담당피디였던 그는 서울에 상경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을 문장으로 다듬었다.

에세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책들 속에서 나와 결이 맞고 내 감성이 포개지는 글을 찾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유독 지난했던 그 날 읽었던 책이었기에 그랬을까? 아님 내가 지금 이사할 집을 찾고 있는 형편이기에 그랬을까? 권성민 작가의 글이 자꾸 내 마음의 모서리를 건드렸다. '그렇게 날카롭지 않아도 돼, 이 젊은이가 살아온 날들을 봐'라고 다정하게 속삭이듯 말이다.

남들보다 어린 나이에 자취하는 인간이 된 그는 스스로 삶의 책임을 짊어지는 것을 결코 운명론자처럼 숙명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기꺼이 밀도 높은 삶을 선택했고 치열하게 살면서도 가장 중요한 본질을 놓치지 않았다. 월세에서 전세로, 원룸에서 투룸으로 그의 물리적 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손 닿는 곳이 어른이 되어가는 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세상의 절반 이상이 어른들이지만 '좋은 어른'을 찾기란 또한 서글프게도 쉽지 않다. 그는 그 어려운 좋은 어른을 꿈꾸며 살고 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으면 그 좋은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 베어나와 스며들게 된다.

프롤로그에서는 결혼을 앞 둔 설레임이 담겨 있었는데 에필로그에서는 드디어 결혼을 했고 두 남녀의 책장이 포개지면서 읽고 싶었던 책들이 많아졌고, 중복되게 소유한 책들을 보며 기분좋은 유대감을 느꼈던 이 신혼부부의 모습은 예전 나와 우리집 그의 모습이었다. 결혼을 하니 좋아하는 책이 많아졌고, 그 책들로 꽉 들어찬 책장이 참 사랑스러웠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그는 좋은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볕과 물에 감사를 느끼고 있다. 이젠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 이니 예전보다 더욱 견고하게 삶을 설계해 나갈 것이라 기대가 된다.

우리집 사춘기 최고봉인 아들의 꿈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바뀌었는데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안착된 꿈이 PD다. 아빠가 못 다 이룬 꿈을 대신 이루겠다는 소명의식이 담겨 있지만 그 꿈을 이루는 일이 얼마나 고단한지 알기에 마냥 미소만 지어지진 않는다. '엄마 주변에 아는 PD 없어요?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물어볼 것도 많고!' 예전부터 나에게 주문했는데 애석하게도 내 주변엔 PD직업을 가진 친구가 없으니 이 책을 건네줘야 겠다. 책 속에는 멋진 형아가 어떻게 어른이 되고 꿈을 이루고 지금까지 살아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잘 담겨 있기에 내 아들이라면 나만큼 이 책을 좋아하리라 기대해본다.

학창 시절 한문선생님과 국어선생님을 추억하는 권성민 작가처럼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으로 기억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누군가의 좋은 사람이 되기를,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조금은 버겁더라도 기꺼이 삶을 애쓰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그의 따뜻한 기운이 내게 전해지니 나 또한 집을 구하느라 어수선했던 마음이 잠잠해지는 것이 느껴져 오후 햇살에 기분좋은 미소를 지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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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울에 내 방 하나 평점8점 | g*****0 | 2020.06.10 리뷰제목
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어른이 되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모호한 경계선을 넘어선 어른들도 있을 듯하지만 어른이라는 정의조차도 스스로 정의 내리지 못하는 무늬만 어른인 사람들도 있는 것은 아닐까. 성인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큰 세상으로 한 걸음 걸어 나오는 것이었다는 것을 떠올려보게 한다. 선택해야 하는 것들도 많았지만 그 결정에 따르는 책임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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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어른이 되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모호한 경계선을 넘어선 어른들도 있을 듯하지만 어른이라는 정의조차도 스스로 정의 내리지 못하는 무늬만 어른인 사람들도 있는 것은 아닐까. 성인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큰 세상으로 한 걸음 걸어 나오는 것이었다는 것을 떠올려보게 한다. 선택해야 하는 것들도 많았지만 그 결정에 따르는 책임까지도 어른에게는 뒤따르는 것임을 우리는 배우면서 어른이 되어간 것 같다.

 

스스로 어른이 되었구나 느끼는 순간은 쉬이 오지 않는다. 65쪽

나는... 부모님의 반대나 염려를 받은 적이 없는, 아주 독립적으로 자란 사람이다.... 삼십대의 중반이 되기까지 나는 거의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고 혼자 해결해 왔고, 그동안 아버지는 늘 똑같은 태도로 나를 신뢰하고 응원해 왔다. 홀로 단단하게 설 수 있으려면 ... 53쪽

 

이 책은 홀로 두 다리로 서 있는 어른이 되어갔던 시간들을 만나보는 에세이 한 권이다. 자식이 홀로 자립하는 과정을 우려와 걱정보다는 한 걸음 떨어져서 지켜보았을 상황들까지도 떠올려보게 해준다. 월세, 전셋집을 알아보고 계약하기까지 여러 과정들이 홀로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도 짐작해보게 된다. 저자는 홀로 그 시간들을 해결해왔음을 알게 된다. 여러 난관들이 충분히 짐작되면서 그렇게 자립이라는 과정들을 혼자서 해결했음을 충분히 이해하게 된다. 지금 성인이 되는 문턱 앞에 있는 자녀를 키우고 있어서 이것저것 알려주어야 할 것들이 더 많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두 다리로 서는 자립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큰 상징이 되어준다. 그래서 이 책의 글들은 단단하게 여물어져가는 과정들이 충분히 그려지는 에세이이기도 하다.

 

일상은 소중하다. 40쪽

인생은 생각보다 사소하고 잡다한 것들로 가득 차 있으며, 그것들을 허투루 놓치지 않고 매일 하나하나 마음을 쏟다 보면 생각보다 그리 나쁘지 않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 같으니. 41쪽

 

어렵지 않게 던지는 질문들과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글을 따라가지만 멈추면서 함께 사유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문장들도 자주 대면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해직 언론인, 복직된 PD. 오랜 시간 교회 공동체 생활이 가져다준 자신에게 좀 더 엄격한 기준들이 생활화된 것들도 책에서 마주하게 된다. 긴 머리를 가진 저자분이라 몇 번을 멈추면서 확인하고 확인하면서 읽었는지 모른다. 그 해답은 곧 책에서 풀렸기에 미소를 지으면서 멈추지 않고 책장을 넘길 수 있었던 순간도 떠오르기까지 한다.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어른이 어느새 되고 스스로 해결하고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떠올려보는 회고의 시간도 가져볼 수 있었다. 분명한 건 스스로 해결하였던 만큼 두 다리로 우뚝 서 있는 자신이 참으로 대견했다는 것이다. <서울에 내 방 하나> 이 제목은 많은 의미가 되어줄 것이다.

 

김소영. 방송인.책발전소 대표 추천도서

문소리. 배우. 추천도서

김민식. MBC 드라마 PD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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