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한 이정표다. 이 책은 행동하는 철학을 표방한다. 각 장마다 제시된 명제와 뒤이어 나오는 질문에 답하면서 철학하는 사고를 배운다.
'철학하는 삶의 방식'이란 다음과 같이 네 단계로 돼 있다.
1. 진단하기 :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를 규정해야 한다.
2. 이해하기 : 우리 삶이나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면 어떤 철학적 명제가 필요한가.
3. 적용하기 : 일상의 삶을 더 잘 관리하기 위해서 새로운 철학을 어떻게 적용할까?
4. 내다보기 : 세계 속에서 나의 존재와 내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
이 책은 니체의 철학과 사유가 무엇인지 소개하면서 우리 삶에 니체를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한 것인지 살펴본다.
저자 발타자르 토마스(Balthasar Thomass)
저자 발타자르 토마스는 프랑스 철학교수다.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는 철학을 위해 스피노자와 니체 같은 철학자에 관한 다양한 글을 쓰고 있다.
니체는 우리의 근본적인 문제를 허무주의라는 질병으로 진단했다. 허무주의로 인해 우리는 고통받고 불안해 하며 한낱 허상과 같은 행복을 쫓는다. 허무주의를 촉발시킨 것은 기독교다. 기독교는 하늘에 있는 천국을 위해 지상의 삶을 애써 외면한다. 삼위일체 속 신의 품에 안겨 누리는 행복은 공허하기만 하다. 우리는 신을 떠나 더 고양된 인간, 위버멘쉬*로 나가야 한다.
*위버멘쉬(Übermensch) : 영어로 overman 또는 superman, 일본에서 '초인'으로 번역. 우리도 한때
'초인'으로 썼으나, 정확한 의미 전달이 어려워 최근 독일어 발음 그대로 적는 추세다. 『니체라면 어떻게 할까?』와 같이 영어를 그대로 따와
'슈퍼맨'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
"행복은 확실히 실제적이고 바람직한 상태다. 니체는 항상 행복이 단지 부차적 결과일 뿐이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우리는 단지 더 중요한 어떤 것, 더 고양된 목적의 결과로서만 행복해질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계획을 실현하고 장애를 극복하고 내기에서 이기고 우리가 가진 힘을 증대시켰을 때 실제로 행복하다." (54~55쪽)
니체는 고통에 직면하고, 우리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창출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주어진 고유한 목적을 찾아 우리 이상을 형상화할 수 있다. 이것이 삶 자체를 위한 생의 의지다.
여기에 허무주의를 대체할 긍정주의가 깃든다. '긍정'은 허무주의가 초래한 불안과 위기를 극복하고, 의미 없는 삶에서 생기는 고통 대신 행복과 충만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 니체가 의미하는 긍정이란 모든 것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부정적인 것을 멀리하되,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을 능동적으로 추구하고 찬미하자는 것이다.
이 책은 니체가 남긴 저작과 글을 인용하면서 니체의 철학과 사상을 알기쉽게 해설해준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니체를 통해 우리가 지닌 문제를 스스로 사유하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우울한 날엔 니체'는 나에게 숙제를 주었다. 어떻게 나를 다시 알아갈 것인가... 그리고 알기 위해 어떤 것을 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를...
제목처럼 우울할 때 볼 책은 아닌 듯 하다. 물론 우울할 때 보고 힘을 내서 우울을 벗어나고 자신에게 한걸음 더 다가갈 수도 있다. 하지만 잘못하면 더 우울함에 빠져들 수도 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강하게 고통을 대면하라고 나오니까... 더불어 허무주의를 받아들이고 그것에 대해 생각할 필요성도 언급한다.
아니 왜 굳이 고통과 허무를 몸소 경험해야하지? 그거 안하면 더 좋은거 아닌가?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가왔다.
허나 고통이 왔을 때 사람은 진정하게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런가?
아플 때 사람들은 자신이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일들에 얽매이려 하지 않고 그것들을 내려놓는 순간들도 맞이한다고 한다. 그러면 자신이 뭘 원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더욱 솔직하게 돌아볼 수 있단다.
생각해보니 그랬던 것 같다. '내가 무슨 영화를 보려고 지금 일에 아등바등할까?'하면서 이게 정말 잘하고 있는 건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니까...
10여년전 내가 딱 그랬었다. 일하는 곳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몸에 이상이 생겼고 급기야는 회사에 나가지 못하는 날도 발생했었다. 그때 내가 지금 뭐하는건가...하며 퇴사를 심각하게 생각했었다. 결국엔 몇달 더 다니고 회사를 그만뒀던 기억이 난다.
물론 자신을 진단하는 것이 아픔이나 고통을 수반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우울한 순간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이 있어 나를 돌아보고 나에 대해 더 자세히 알 계기가 된다면 약간 아픈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날 진단하고 나면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만 하던 것들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다. 거절을 할 수 있게 되고 그리고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자신을 이해하는 순간 한단계 더 올라가는게 아닐까? 그러고 보니 그때 아파서 회사를 그만둘 때 사람에 대한 미련들도 버리고 나왔던 것 같다. 물론 완전히 버리지 못해 가끔은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여튼 당시 사람들에게 거절하는 법도 더불어 그들이 나에게 어떻게 행동해도 서운해 하지 않는 나름의 방법도 깨달았던 것 같다. 혼자하는 것에 두려움을 버리기도 했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거절했을 때 덜 미안해 하고 양심의 가책도 덜 느끼게 될지도 배워갔다. 물론 상대가 무척 서운해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없는 부분까지 떠 않을 순 없지 않나...
정작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에선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면 과감함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만 할 수 있고 나에게만 의미있는 일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성공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면 이젠 진짜에 매진해야 한다.
그런데 이때 부작용도 분명 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분명 누군간 나에게 얼굴을 찌푸리며 그건 아닌데...하는 사람이 있을테니까.. 그땐 참을 수 없으니 잠시 거리를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놓고 뭐라할 수 없을 때 자리를 살짝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말이 아닐까?
물론 책임이 있는 것을 회피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부정적인 것에 직접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나자신을 위해 달리면 된다. 하지만 그것도 완급조절은 분명 필요하다. 더욱 강해지려면 속도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에너지를 제대로 발산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들을 잘 조절하며 반복하다 보면 그것은 꼭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녹아나올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의지문제라고 한다.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얻기 위해 행동을 멈추지 않아야 한단다.
"삶은 힘을 향한 의지다."(니체)p275
책의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명제가 아닌가 싶다. 물론 내가 느끼기에 그렇다.
삶에 대한 나의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가에 따라 우린 실패할수고 성공할수도 있다.
성공을 모두 원한다. 그러기 위해 열심히 달리는 것이고... 그런데 성공을 잠깐 맛보고 지나가기엔 무언가 아쉽다. 그러니 영원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그냥 이번이 마지막이야라고 생각하며 참고 있는건 아닐까? 지금 현재가 계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뭔가 바꾸고 싶은게 있지 않을까? 끊임없이 삶을 향해 소리쳐야 한단다. 그리고 나 자신을 진짜 찾을 수 있는 순간이 온단다.
높은 산을 올라갔다 내려온 기분이다.
어렵고 험하다가 순간 편안한 능선을 만나기도 하고 다시 또 뾰족한 봉우리를 만나는 기분이랄까...
그가 들려준 심오한 이야기에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평이한 문제들이 튀어나오고 또 그가 가진 높은 이상을 만나기도 한다. 그래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자신을 알기 위해 우린 끊임없이 질문하고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언젠가 봤던 TV프로그램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우린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해."라고 하시던...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면 좀 더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길 바란다.
우울할 날엔 니체
이 책은
니체의 발언을 생각해 보는 책이다.
니체를 읽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니체의 1차 저작물은 아무리 읽어도 무슨 말인지 종잡을 수 없는 말이 더 많다. 해서 2차 저작물에 의지하게 되는데, 그래야 니체 전문가들이 꼭 집어준 말이나마 듣고 겨우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다. 1차 저작물에서는 그냥 지나쳤던 말들을 2차 저작물에서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가면서 하나하나 받아먹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소화가 100% 되리라는 보장은 역시 없다. 하여튼 니체는 어렵다.
이 책은 니체를 그렇게 이해하게 만들어 주는 2차 저작물중 하나다.
또한 그저 니체의 사상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니체의 발언을 철학으로 생각해보는 한편 ‘각 장마다 제시된 명제에 뒤이어 여러분의 삶에 관한 정확한 질문이 나’(14쪽) 오는데 그게 이 책의 요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I. 진단하기 – 허무주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질병
II. 이해하기 – 알량한 도덕은 버려라.
III. 적용하기 – 자기 자신이 되어라
IV. 내다보기 – 순간은 영원하다.
이 책은 기존 철학서에 대한 문제제기로 시작한다.
<대부분의 철학 서적은 특히 진리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고, 이론의 토대를 닦는 데 모든 힘을 쓴 나머지 실제로 적용하는 데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11쪽)
그렇다. 내가 읽어본 다른 철학책, 대부분은 지면을 철학자와 철학자의 사상을 소개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 철학자와 철학자의 이론을 듣고 이해하려다 그만 철학의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맨 적이 어디 한두 번인가. 그런데 이 책은 철학자의 사상도 소개하면서도 그것을 우리 삶에 적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문제를 제시한다.
<책임이 있는 다른 사람이나 사물을 비난해서 당신의 불행을 설명하고자 할 필요성을 느낀 적이 있는가? ‘죄가 있는’ 누군가를 발견했다는 느낌이 당신에게 해방감을 주는가? 상상의 복수를 통해 느끼는 병적인 즐거움이 결국 당신을 괴롭히고 파괴하고 말 것이라고 지작하지 않는가?>(139쪽)
질문을 요약해 보자.
내가 어떤 불행한 일을 당했는데, 그 불행을 누군가 다른 사람 탓을 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던가? 그래서 그 불행이 나 때문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잘못으로, 그 사람 탓에 내가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화살을 돌린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다소나마 위안을 받은 적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그런 상황을 니체의 글을 읽어가면서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니체의 글을 소개한 다음에 <우리는 인간이 고통 그 자체를 느낄 때보다는 고통을 설명할 길이 없을 때 더 절망한다는 것을 살펴보았다.>(119쪽)며 <우리는 자칫하면 다른 누군가를 탓하고 다른 누군가의 과오를 가지고 고통을 설명하고자 하는 병적인 필요성 때문에 힘들어하는 우리 자신의 상태를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120쪽) 고, 우리더러 다른 사람 탓으로 화살을 돌리는 일을 멈추라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각장 마다 뒤에 실려 있는 <짚고 넘어가기>를 문제들을 통하여 점점 철학을 독자들의 삶 속으로 끌어올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장점이 있는데, 니체의 1차 저작물 번역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학계의 동향을 보면 니체의 1차 저작물의 번역을 두고 잘됐느니 못됐느니 말들이 있는데, 보통 독자들로서는 어느 번역이 잘 된 것인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해서 잘 못된 번역을 읽으면 니체의 생각을 잘 못 받아들일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저자가 인용해 놓은 니체의 1차 저작물 내용을 읽을 수 있으니 (번역본을) 하나라도 더 읽고 비교해 가면서 니체의 글을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해서 니체의 말을 조금더 분명하게 읽을 수 있으니 한걸음 더 니체에게로 다가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모처럼 니체를 조금은 자신 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니체에 관한 다른 책들은 들어서면서부터 어렵다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읽어가느라, 이해도 되지 않고, 필자들의 주장에 납득도 되지 않은 채 그저 글자만 읽어왔는데, 이 책은 다소 다르다. 니체를 이런 식으로 읽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여기 인용된 니체의 저작물
이 책을 읽고 니체의 1차 저작물을 읽고 싶어하는 독자들을 위해 색인을 만들어 보았다.
『이 사람을 보라』 23, 120, 186, 229, 233, 234, 257, 268, 306,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 20, 59, 122, 154, 183, 194, 204,206, 208, 221, 228, 239, 249, 265, 274,
『즐거운 학문』 25,27,28,36,41,50, 69,70,71, 78,87, 99, 144, 147, 148, 149, 153, 166, 170, 173, 176, 177, 198, 212, 231, 241, 242, 252, 279, 293,
『유고』 29,34,36,40, 67, 68, 73, 75,77, 78, 89, 97,98, 124, 137, 157,166, 168, 184, 188, 189, 191, 194, 196, 209, 216, 227, 245, 247, 250, 267, 269, 270, 273,275, 277, 282, 288, 291, 295, 300, 305, 308,
『우상의 황혼』 44, 55, 86, 107, 125, 192, 213, 255, 309,
『바그너의 경우』 49, 214,
『선악을 넘어서』 51, 155, 217, 219, 222, 236, 251, 301, 314,
『여명』 58, 60, 94, 137, 150, 193, 232, 238,
『도덕의 계보학』 74, 76,111, 121, 132, 133, 134,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93,97, 145, 211,248, 289, 297, 299, 307,311, 313,
『반그리스도』 184, 291, 315, 316,
『비극의 탄생』 267,
『그리스 비극 시대의 철학』 282,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신은 죽었다.'는 파격적인 말로 유명한 니체. 나는 니체가 지독한 무신론자구나 하는 단순한 감상에서 그치고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일이 년 전부터 여러 일이 한꺼번에 삶에 몰려오고, 피로와 인간불신이 생기며 염세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회의적이고 불만 가득한 얼굴들이 꼭 나 같았다. 이리저리 생각도 해보고 책을 찾아도 보다가 여기까지 닿게 됐다. 이 책이 나에게 해답이 되진 못해도 나를 이해해주기라도 하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