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손자병법>과 이순신의 <난중일기>에 나오는 말이었다. <손자병법>에서는 전쟁 중에 취해야 할 행동을 이렇게 설명한다. "빠르기는 바람과 같고(其疾如風), 고요하기는 숲과 같고(其徐如林), 적을 공격할 때는 불같고(侵掠如火), 나를 지킬 때는 산처럼 움직이지 않고(不動如山), 어둠 속에 숨은 것처럼 하며(難知如陰), 움직이면 천둥번개처럼 해야 한다(動如雷震)”고 했다. 이순신 장군도 <난중일기>에서 ‘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하라(靜重如山)’와 ‘바람과 우레같이(急如風雷) 공격하라’는 말을 남겼다. 상황에 따라 여러 작전이 필요하지만 정적인 생각이 필요할 때에는 깊이 침잠하여 그 본질을 보려고 노력하라는 같은 취지의 말로 이해한다.
미국인의 자기계발서에도 동양고전의 지혜를 활용한 것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책의 주제인 '태산처럼 진중함을 지키라'는 것은 사실 서양의 스토아 철학에서부터 동양의 유교, 불교, 도교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구상에서 나를 지키고 나아가 잠재력을 최고도로 발휘하는 방법의 하나로 고요함을 취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는 자기계발 차원에서 우리가 적극 활용해야 할 원리의 하나로 '스틸니스'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스틸니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수많은 사람들을 소개한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물중에는 유명한 사상가와 정치가, 예술가, 운동선수 등이 포함된다. 윈스턴 처칠은 바쁜 공무 중에도 틈틈이 그림을 그렸고, 야구선수 숀 그린은 긴 슬럼프를 겪었지만 조급함보다 자신의 머릿속을 조용히 비우는 방식으로 슬럼프를 극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는 일 년에 두 번씩 일주일 동안 혼자 생각하는 주간을 보낸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보의 홍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실 우리에게 직접 필요하지 않는 수많은 목소리들을 듣게 되면서 판단력이 흐려지고 영혼은 갉아 먹힌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래서 우리 안에 숨겨진 스틸니스, 즉 고요를 찾아내야 하며, 이런 상황이 되어야 외물에 현혹되지 않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감정을 다스릴 수 있으며, 좋은 습관을 만들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유능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우리안에 존재하는 고요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세 가지 영역에 집중해야 함을 강조한다.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정신의 영역, 마음을 움직이는 영혼의 영역, 그리고 그 실행자인 몸의 영역이다. 우리가 머리와 마음과 육신이라는 불변의 3박자에 집중할 때 스틸니스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머릿속과 마음을 비우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우리의 몸을 통해 실천할 때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산책과 같은 일상의 루틴을 만들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종국에는 태풍에도 끄덕없는 태산과 같은 고요함과 담담함을 지닌 사람이 되어 보자.
스틸니스란 내면의 고요를 가리킨다. 스토아 철학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 삶에서 스틸니스를 찾기 위한 방법으로 고대 철학자의 말에서부터 케네디, 윈스턴 처칠, 타이거 우즈, 마이클 조던 등의 인물들을 말하며 어떤 삶을 살아야 우리가 행복해 질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정신, 영혼, 몸의 영역을 분리하여 고요한 내면의 세계로 안내한다.
전쟁을 바라보는 정치가는 꽤 냉정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저자는 소련의 흐루쇼프가 추구하는 핵전쟁을 막았다는 일화에서부터 삶에서 어떠한 고요함을 가지고 선택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말한다. 우리는 줄곧 쉽게 흥분하고 강압을 부려 어떠한 결정에 다다르게 한다. 하지만 마음속에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으면 그것은 침착함으로 연결되어 좀더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거다.
명료한 사고, 지혜, 인내, 복잡하고 도발적인 갈등의 뿌리를 알아보는 예리한 안목 덕분에 케네디는 핵 재앙으로부터 세상을 구했다. (42페이지)
솔직히 말하자면, 이러한 책이 나에게 맞지 않다고 여겼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대로 스틸니스에 대하여 따라가다보니 내가 추구하고 있는 생각과 닮아 있어서 많은 부분 공감하며 읽게 되었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내 마음 속은 어떤지. 내면의 아이와 만나는 시간을 갖게 한다는 점이다. 특별한 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 현재에 집중하면 된다. 고요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 곧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유를 발견하기도 하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편지에 대한 답장을 늦게 보내는 습관이 있었다고 했다.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함에도 편지를 늦게 확인해 보면 이미 해결된 뒤이기도 했고, 어느 것이 중요한 지 자신이 선택할 수 있었다. 물론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단 1초도 허투루 쓸 수 없다고 했다고 하니 때로는 이러한 선택도 필요하다고 본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것을 가리기란 쉽지 않다. 어느 하나에 집중하다보면 그렇지 않은 것은 뒤로 밀려나기 마련이다. 답장을 늦게 하며 뒤로 미루어 두었던 것을 시간이 지난 뒤에 아무것도 아닌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거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 속에 이러한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 정보를 제한하고 소리를 작게 줄여야 우리 삶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더욱 깊이 알 수 있다. 짧은 시간이라도 입을 다물고 있으면 마침내 이 세상이 우리에게 하려고 했던 말을, 또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다. (91페이지)
평소 뉴스를 잘 보지 않는다. 출근 전 라디오에서 말하는 중요한 뉴스만 듣는 편인데, 최근 코로나 19 때문에 뉴스를 틀어놓는 시간이 늘었다. 뉴스를 보고 있으면 전국의 확진 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시 뉴스 채널을 보지 않게 되었더니 조금쯤은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 것 같았다. 위의 발췌 글처럼 말을 줄이고, 소리를 작게 하여 우리의 마음이 고요해지면 더욱 깊어진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골프선수로 유명했던 선수 타이거 우즈를 기억한다.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 났던 그였지만 아내와 아이를 두고 불륜을 저지르는 등 사생활에서는 좀처럼 안정을 찾을 수 없었던 것들을 그의 유년기에서 찾았다. 어린 아이를 차고에 앉혀두고 골프 연습만을 했던 아버지와 미숙한 어머니때문이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마찬가지였다. 어린 시절의 상처때문에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했던 건 인정받고 싶었던 간절한 마음이었다.
아무리 끔찍한 일을 마주하고 있더라도 한 발 물러나서 보면 다른 사람들의 경험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면 그들과 소통하면서 극심한 고통을 덜어낼 수 있다. 우리 모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고 모든 대륙과 모든 나라를 이어주는 기다란 줄에 묶여 있다.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감정을 느끼며, 동일하게 만들어진 존재이고 동일한 것에서 동기를 부여 받는다. (204페이지)
저자의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 글을 쓴 뒤에 농장의 울타리를 손보며 일을 하다보면 어느 새 잠재의식 속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을 갖게 한다고 표현했다. 아울러 메멘토 모리,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죽음은 두렵지만 죽음을 생각하다보면 우리 삶은 더 간절해진다. 내게 남아 있는 시간이 가는 게 아쉬워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결국 잘 죽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라이언 홀리데이라는 작가를 평소부터 좋아했다. 그가 주는 삶의 교훈같은 메세지는 늘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책을 구매했고, 지금 이 모든 책을 다 읽은 나에게 잘했다고 얘기했다. 이 책은 저자가 다양한 옛날 책을 읽고 다양한 사람을 분석했다. 그 과정을 통해서 우리에게 통찰을 주는 내용이다. 정신,영혼 그리고 몸에 대해서 저자는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저자는 모든 것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도 나는 꼽자면 몸을 꼽고싶다. 왜냐하면, 몸이 바로서지 않는다면 나머지 2개는 무용지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정신,영혼에 대해서 가다듬고 삶을 살아왔지만 몸이 따라주지않으면서 실패한 순간들이 많았다. 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서 단련하고 정신과 영혼에도 혼신의 힘을 쏟으니 비로서야 삼위일체가 무엇인지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수 있었다. 나는 이 느낌을 항상 가질려고 노력한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한번의 책을 읽음으로서 내 모든 느낌을 전하기에 많이 부족하다는 걸 글을 쓰면서 느낀다. 그래도 나를 몰아붙힌 나이기에 이 책에서 주는 가장 느낌을 주었던 부분은 내 마음의 고요를 얻게해준 방법들이다. 휴식, 수면, 취미 등등 그동안 내가 너무 괄시했을 수도 있다고 느낀 점들이다. 진정한 고요 즉, 성공을 위해서는 나를 쉬게할 수 있는 것도 정말 소중하다는 걸 이 책에서 배웠다. 유명인사들이 행했던 그들의 작고 소소한 취미들, 나도 한번 그들의 길을 밟아보고싶다. 계속 나에게 고요를 가져다주고싶다.
스틸니스의 개념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이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힘이 되어줄지에 대해서 체감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고요와 침묵을 실천하기에는 우리 주위에 너무 많은 유혹(?)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멀티태스킹이라고 말하는 효율성을 높여주는 각종 도구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해서 더 나은 효과를 내는 것 같이 보이지만, 때로는 한 가지에도 제대로 집중을 못 하게 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이런 부작용으로 저하된 집중력은 자기 자신을 돌아볼 때도 마찬가지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합니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차분하지 못하고, 차분하지 못하면 내면의 고요와 평화에는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흐트러진 집중력을 되찾아와야 자신의 내면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한 가지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손에 든 다른 것들은 내려놓아야 합니다. 다른 것들을 내려놓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독서가 아닐까요? <스틸니스>와 함께 내 안의 잠재력을 깨울 열쇠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