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소비, 소유, 마음이 바탕이 되는 미니멀리즘에 대한 이야기"
책 제목부터 시선을 끄는 이 책은 건강한 미니멀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심플하고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데다 미니멀리즘의 삶을 선호하기에 어쩌면 더 시선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간혹 어떤 이들은 미니멀리즘을 '텅텅 빈 상태' 혹은 '소유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으로 자신의 삶에 있어 중요한 것은 소유하되,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미니멀리즘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사고를 가장 잘 반영하며 살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 맥시멀리즘에서 극단적인 미니멀리즘, 이후 서서히 자신에게 맞는 미니멀리즘을 찾아가면서 이제는 완연한 미니멀리스트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살펴보면, 미니멀리즘이 물건, 공간, 삶, 태도로 확장되어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미니멀리즘을 '물건'에 국한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단순히 물건을 비우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삶의 태도에 적용해 인생 자체를 단순하고 가볍게 살아보라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경험하고 변화했던 일련의 내용들을 전하며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 낸다. 덕분에 얼마나 그 삶이 가뿐하고 가벼운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다.
내 인생에서 진짜 필요한 것만 남기고 가볍게 사는 것. 이를 위해 잘 비우고 잘 채우며 한정된 것을 알차게 쓰는 것이야말로 유한한 삶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어쩌면 우리는 허영심에 빠져 너무 많은 것들을 바라고, 너무 많은 것들에 둘러싸여 사는지도 모르겠다. 막상 비워보면 사실 그것들이 별것 아님을 알게 될 텐데도 불구하고 막상 비울 용기가 나지 않아 쉽게 실행으로 옮기지 못한다.
하지만 비워보면, 나에게 꼭 필요한 것들만 남겨보면 그 많은 것들이 사실은 알게 모르게 얼마나 큰 부담과 짐으로 작용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을 계기로 수많은 소유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며, 개인적으로 공감이 갔던 문장과 인상 깊었던 문장들을 함께 공유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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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저자 이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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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맥시멀리스트.
현 사계절 서른 벌의 옷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10년 차 미니멀리스트.
맥시멀리스트에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하면서 수많은 맥시멀리스트를 미니멀리즘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처음부터 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들로만 채우는 미니멀리즘 습관을 오늘도 열심히 전파 중인 건강한 미니멀리즘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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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걸어둔 행거가 무너지자 내가 가진 물건들의 양이 현실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저 당시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은 무언가 변해야 할 타이밍이 왔다는 것이었다.
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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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와르르 무너진 행거로 인해 저자는 스스로 무언가 변해야 할 타이밍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덕분에 비워보자는 마음을 먹게 되었고, 현재의 미니멀리스트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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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꾸준히, 주기적으로 비우는 이유는 좋아하는 것을 더 마음껏 좋아하기 위해서다. 불필요한 것, 원치 않는 것, 낭비되는 것을 줄이고 비운 자리를 내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 필요한 것으로 더 촘촘히 채우기 위해서다. 삶에는 정답이 없듯, 미니멀 라이프에도 정답이 없다. 누군가에게는 텅 빈 방이 미니멀 라이프의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아니었다. 채우기 위해 비우는 것, 이것이 나의 미니멀 라이프다.
17~1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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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자면, 확실히 비우면 좋아하는 것을 더 자주, 더 많이 즐길 수 있다. 더불어 미니멀 라이프의 방식 또한 저마다 다르기에 나만의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도 동의한다.
여백을 만들면 숨 쉴 구멍이 생긴다. 덕분에 청소도 쉬워지고, 필요한 것을 바로바로 찾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비우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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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 채워본 경험, 모두 비워본 경험, 필요한 것만 선별해서 생활해 본 경험은 지금 있는 경험으로도 충분하다는 마음을 갖게 해주었다. 아니,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은 사회가 만들어낸 환상이고, 내가 느끼고 깨달은 것만이 진짜라는 확신이 생겼다. 우리는 정말로 현재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한번 소유한 물건은 마치 죽을 때 가져갈 것처럼 애지중지 소중하게 쓰다가도 만약 이 물건의 쓰임이 다한다면 미련 없이 기꺼이 비우겠다는 마음으로 산다. 소유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있을 때 충분히 누리겠다는 가벼운 마음은 우리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한다.
26~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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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맥시멀리스트, 극단적 미니멀리스트를 경험하며 현재는 필요한 것만 지니고 사는, 자신만의 규칙과 방식을 지닌, 미니멀 라이프의 삶을 살고 있다.
앞선 그런 경험들이 있었기에 소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질 수 있었고, 또 확신할 수 있었다. 때문에 이제는 크게 소유에 대한 욕심을 부리지 않으며, 충분히 쓰고 쓰임이 다했을 때는 미련 없이 비운다고 전한다.
저자의 이런 단출하고 심플한 삶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내 공간이 이미 청정구역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나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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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에 깃드는 감정을 끊고 나니 상처만 주는 인간관계, 고치고 싶던 나쁜 습관, 불편한 감정과 마음 등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의 사슬을 끊는 것도 한결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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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은 그저 물건일 뿐이다. 더는 내게 '소중한' 물건이라는 것은 없다.
34~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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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와 비움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물건에 깃든 감정을 끊는 것'.
나 역시 소유한 것을 잘 비우지 못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는데, 어느 날 어떤 계기를 통해 물건에 깃든 감정을 딱 끊고 보니 비우는 것이 한결 편해졌다.
덕분에 많은 것들을 비우고 또 비우며 마음도 다잡을 수 있었다. 물건을 그저 물건으로 대하면, 내 마음이 편해진다. 더불어 불필요하게 자리 잡고 있던 인간관계, 나쁜 습관, 불편한 감정 등도 더 빨리 비울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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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채우는 미니멀리즘
10년간 단순하고 가볍게 살기 위해 고군분투 하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미니멀 라이프에 획일화된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미니멀 라이프의 큰 틀은 내 인생의 과한 것들을 줄여 감당 가능한 크기로 만드는 것이다.
(...)
물건을 모두 버리는 것만이, 온 방안을 새하얗게 만들고 싱크대 위를 깨끗이 비우는 것만이 미니멀 라이프는 아니다.
또 줄이는 것은 꼭 물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과다한 지출, 과한 업무, 복잡한 인간관계, 과식, 좋지 못한 습관이나 마음가짐일 수도 있다.
(...)
그래서 모든 사람의 미니멀 라이프는 제각각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옳고 그르다는 판단 자체가 끼어들 수 없다.
36~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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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라이프를 오로지 비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 삶에, 공간에, 내 마음에 잘 채우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미니멀 라이프를 실현해야 행복할 수 있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관계든, 마음이든, 감정이든 내가 오로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소유하는 것!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더불어 사람은 저마다 사는 방식이 다르기에 타인에 기준을 둘 필요도, 비교할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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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버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똑똑하게 채우기였다. 어설픈 100개를 사 모으기보다 꼭 필요한 것 하나를 채우는 것, 이왕이면 내게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것들로 잘 채우는 것, 그렇게 잘 채운 덕분에 버릴 것이 없어지고, 버리지 않게 된 덕분에 지갑도 든든해진다.
38~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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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비움은 역시 잘 채우는 것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나는 이를 위해 지금도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나에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을 선별하는 중이다.
몸소 경험해 보지 않고 눈대중으로, 추측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명확히 나의 기호와 상황을 구분짓기 모호하다면, 직접 경험해 보자.
대신 너무 비싸거나 새것으로 테스트하기보다, 중고마켓을 이용하거나, 있는 것을 대체하는 것, 오랜 숙고를 통해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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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이든 맥시멀이든 우리가 물건을 대하고 취하는 방식은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쪽이어야 한다는 진부한 진실을 새삼 깨달았다.
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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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기호가 다르기에 무조건 미니멀이 좋다고 강요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분명한 건 소유한 물건을 올바로 사용하고 있는지, 소유한 것만큼 책임을 질 수 있는지, 또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행복한지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
단, 그저 소유하는 것 자체에서 행복을 느낀다면 한 번쯤 물건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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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장에 들어갈 만큼만 신발을 소유하며 늘 관리할 수 있는 특별한 비결은 따로 없다. 인앤아웃 법칙을 습관처럼 잘 지킬 뿐이다. 하나를 새로 들이면 하나를 비운다. 하나를 비워야 새로운 하나를 들일 수 있다.
(...)
많은 물건을 소유하지 않는 삶이 단순하고 가벼워질 수 있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물건이 적으면 적을수록 그 물건을 품고 있는 공간의 관리까지 수월해지기 때문에 우리의 생활 자체가 보다 간단하고 심플해지는 것이다.
81, 8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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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인앤아웃 법칙의 습관을 잘 활용하면 공간 활용에 능력이 오른다. 특히 신발은 거의 자주 신는 신발만 신는 경우가 많은데, 마음에 든다고 무턱대고 사기보다 이 법칙을 활용하면 여러모로 관리가 수월함을 알게 될 것이다.
공간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꾸준히 유지되는 것이 중요한데, 계속해서 물건을 늘리는 것으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 물건의 고정 자리를 확보해 주기 위해서라도 이 법칙을 활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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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까지 냉장고를 파먹어본 경험은 냉장고의 기능과 목적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냉장고의 기능은 내부 온도를 낮춰서 부패 속도를 조금 늦춰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냉장고의 목적은 식재료를 구입해서 식탁에 올리기까지 신선도 유지를 위해 잠시 보관하는 것이다.
냉장고가 신선함을 영원히 유지해 주는 만능 가전이 아님을 자각하자 모든 것이 심플해졌다.
9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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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무한의 공간이라 생각하면, 꽉꽉 채우기 마련이다. 하지만 잠시 머무르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적당히 채우게 된다.
'나중을 생각해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보면 자꾸만 더 채우게 되는 게 사람 심리다. 저자는 언제든 갈 수 있는 주변의 마트나 편의점을 나의 식료품 창고라 생각하고 적당히 꼭 필요한 물품만 그때그때 사 와서 신선한 식품을 즐겨먹는다 말한다.
한 끗 차이가 이렇게 다른 결과를 야기한다. 전기세를 내고 관리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들여 꼭 내 냉장고에, 내 방에, 내 공간에 들여 소유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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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 채우는 물건만이 풍요로운 삶이 아니듯이, 손님 대접 또한 물건으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거구나 하고 배웠다.
이런 집에 초대해서 손님들에게 부끄럽다거나 미안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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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모습을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가까운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누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언제 얼마나 올지 모르는 손님을 위해 집주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에게 최적화된 집을 구성하는 것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타인을 위한 배려는 언제나 옳고 좋지만, 무엇보다 나의 편안함과 행복이 우선되어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행동에도 편안함이 깃들 수 있는 거라 믿는다.
101~10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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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을 읽고 머리를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타인을 위한 배려가 사실은 나의 불편함을 딛고 선 배려였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러면서 사실 온전히 이 공간을 소유하고 사용하는 것은 나인데 어쩌다 방문하는 타인을 위해 너무 나를 밀어뒀다는 생각이 들어 내심 나 자신에게 미안해졌다.
앞으로는 '어쩌다'를 염두에 두고 살기보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기보다 '나'를 위해 내 공간을 더 알차게 써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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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라이프를 하면서도 책은 가장 후순위로 미뤘다. 비워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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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처분하기에는 심적으로 힘들어서 천천히 책들을 비워내리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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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책을 대하는 내 태도를 바라보게 되었다. 아무리 미니멀리스트라고 해도 나는 책을 소비하는 행위를 멈출 수는 없을 것 같다.
(...)
대신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는 경우는 없으니 책을 구매해서 다 읽고 나면 처분한다. 그렇게 나만의 원칙을 세웠다.
본질에 집중하면 처분이 쉽다. 책을 구입하는 것은 책을 읽기 위해서기에, 다 읽은 책을 한번 더 읽어볼 마음이 들지 않으면 더는 필요가 없으니, 처분한다. 본질에 집중하면 책값도 아깝지 않다. 이미 한번 읽음으로써 책을 구매한 가치를 다했다고 본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고른 다음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으며 기억하고 싶은 구절을 독서노트에 적음으로써 이미 그 책은 내게 충분한 가치와 기쁨을 주었다. 지금 당장 읽고 싶은 것은 아닌데 아까워서, 선물 받은 거라서, '언젠가' 읽기 위해서 보관만 하고 있는 빛바랜 책은 더 이상 내게 없다.
그렇게 나는 책을 소유하고자 하는 집착을 버릴 수 있었다.
109~1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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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책을 정리하는 게 가장 힘들었는데, 그래선지 물건들 중 가장 마지막에 정리한 것 역시 책이었다. 그러다 뭔가 결심이 딱 선 뒤에는 최대한 책을 소유하려 들지 않는다.
굳이 소유하지 않아도 충분히 누릴 수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후에는 가지고 있는 책을 처분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 활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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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것을 탓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것과 가진 것에 만족하며 여유를 한껏 즐기는 그들을 보며 단순한 삶이란 어떤 것인지, 가진 것이 적을수록 왜 자유로울 수 있는지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1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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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몇 번의 이사와 배낭여행을 하며 자타에 의해 물건을 계속 비워나가게 된다. 그러면서 살아가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단순한 삶이 왜 좋은지 몸소 느끼고 배우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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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니어링의 말을 속으로 되뇐다.
"식사를 간단히, 더 간단히. 이루 말할 수 없이 간단하게 준비하자. 그리고 거기서 아낀 시간과 에너지는 시를 쓰고, 음악을 즐기고, 곱게 바느질하는 데 쓰자. 자연과 대화하고, 테니스를 치고, 친구들을 만나는 데 쓰자."
우리는 우리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우리의 식탁을 조금 더 공백으로 채울 필요가 있다.
12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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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먹는 것에 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 그런데 그렇게 시간을 쓰고 나면 어떨 때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선지 헬렌 니어링의 말이 그냥 넘겨지지 않는다. 꼭 식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간단한 식사를 통해 배를 채우고 난 뒤에 남는 시간은 좋아하는 것에 쓰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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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통장에 돈이 남기 시작했다. 특별히 수입이 늘어났거나, 절약을 위해 힘껏 애를 쓴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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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달 통장에 남는 돈의 액수가 나날이 커져갔다.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하고 따져보니, 달라진 것이 있기는 했다. 유일하게 달라진 하나, 바로 돈을 쓰는 방식이었다.
단순하게 살다 보니 어느새 돈 쓰는 방식이 더없이 단출해졌다. 미니멀한 소비, 심플한 절약, 우리 집 현금 흐름이 한눈에 보이는 가계부가 내게 돈을 불러왔다. 돈이 아닌 가벼운 삶을 목표로 살아온 것뿐인데, 사실은 이것이 돈을 가장 절약하는 방법이기도 했던 것이다.
123~1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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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는 필요한 것만 미니멀하게, 절약은 시간을 너무 잡아먹지 않는 한에서 심플하게, 그리고 눈을 감으면 모두 그려질 만큼 간단한 계좌와 가계부. 이 단순한 돈 관리를 무리해서 애쓰지 않아도 나의 통장에 여분의 돈을 차곡차곡 쌓아준다.
127~1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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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버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돈을 쓰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소비를 줄이려고 하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럴 때 돈을 쓰는 방식에 변화를 줘보면 생각보다 절약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음을 알게 될 것이다.
억지스럽거나, 무리하게 줄이지 않아도, 단순하게 사는 것만으로도 돈이 불어남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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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인연과 만남이 무조건 최고인 것은 아니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공허한 귀갓길이 잦아졌다. 그리 유쾌하지 않은 헛헛한 귀갓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이런 소모적인 만남은 부질없다는 걸 깨달았다. 외로워질까 봐 억지 인연을 이어갔는데, 만날수록 어쩐지 나는 더 외로워졌다. 이제 그만두기로 했다. 아무 일 없이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고 멀어지는 관계가 가장 좋은 헤어짐이기도 하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인간관계에 너무 연연해하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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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을 때까지 친구야', '이 우정은 영원할 거야'라는 생각 또는 집착이 사라지자 나는 역설적으로 내 곁에 있는 친구에게 최선을 다하게 됐다. 이 만남이 유한하다는 것을 알고 나니, '나중에, 언젠가, 다음에'라는 말로 미루는 것이 아깝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인간관계에서 오는 모든 어려움을 초월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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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내게 다가오고 멀어지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215~2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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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점점 먹어가면서 느끼게 되는 것이 있다. 오래된 인연이 모두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환경과 상황에 따라 사람과 필요한 것들은 달라지기 마련이고, 우리 또한 그렇다.
내 마음이 공허할 것 같다고, 외로울 것 같다는 짐작으로 억지로 끌고 가게 되면, 결국 상처를 받는 것은 내 마음이다. 그렇기에 억지스럽게 인연을 이어가려고 하기보다 순리에 따라 그냥 내버려 두자.
내게 다가오고 멀어지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삶도 마음도 편안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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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소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과도 같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많이 소유한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의 삶에 있어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다. 그런데 엉뚱한 곳에 시간과 마음, 공간을 내어주면서 굳이 허비가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가난한 사람도, 부자인 사람도 죽음 앞에서는 모두 공평하다.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 그렇기에 살아있는 이 순간이 더없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진짜 내가 원하는 삶, 내가 행복한 삶을 위해 이제는 불필요한 것들은 조금 내려두자. 그리고 온전히 현재에 집중하며 살아가자.
미니멀 라이프는 불필요한 찌꺼기(물건, 감정, 생각, 삶, 공간, 태도 등)들을 처리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