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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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

작고 찬란한 현미경 속 나의 우주

리뷰 총점 9.7 (2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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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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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쓸모없는것들이우리를구할거야 평점10점 | k*******5 | 2021.07.05 리뷰제목
제목과 김초엽 강력 추천이라는 띠지를 보고서 소설일거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이 책은 세상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에서 중요성을 찾아가는 멋진 에세이였다. 그런게 대체 뭐가 중요해요? 만약 이공계의 어떤 분야든 관심이 있었고, 다양한 연구원이라는 직업이 막연히 궁금했다면 읽으면서 많은 상상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나처럼 전혀 연구적이지 않은 그저 덕후 기질
리뷰제목


 

제목과 김초엽 강력 추천이라는 띠지를 보고서 소설일거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이 책은 세상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에서 중요성을 찾아가는 멋진 에세이였다.

그런게 대체 뭐가 중요해요?

만약 이공계의 어떤 분야든 관심이 있었고, 다양한 연구원이라는 직업이 막연히 궁금했다면 읽으면서 많은 상상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나처럼 전혀 연구적이지 않은 그저 덕후 기질을 조금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분명 매력을 느낄만한 이야기들이다.

그렇게 생명공학자에게서 듣는 예쁜꼬마선충 연구와 진화의 이야기는 덕후 기질이 가득한 저자 덕분에 상당히 재밌는 과정이었다.

단지 선충 연구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찾아가고, 의미를 찾는 사람들 모두를 응원하게 되는 글이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스스로 재미있고 지금은 아무도 인정하지 않아도 스스로 의미 있다고 생각된다면 어느 분야든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껴야 할 것 같다.

설령, 사람들이 너무 하찮게 생각하는 일이라도 그것들이 세상을 구해게 될거라는 제목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게 되는 책이다.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

더불어 SF작가들이 영감을 받아서 특별할것 없는 주인공과 사람들의 갈등이 등장하고 하찮은 취급을 받는 덕질에 기초한 작은 생명체의 연구가 결국 지구의 운명을 위기에서 구하는 스토리로 풀어낸다면 그 또한 멋지겠다는 생각에도 빠져 보았다.

어쩌다 과학자.

쓸모없는 것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저 너머.

어떤 오타는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회.


 

이전에는 답할 수 없었지만

지금 이 시대에는 답할 수 있는 것

당대에 가장 중요하고 과학적인 질문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부터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교배해서 태어나게 하고, 죽게 하고, 그 과정에서 돌연변이를 만들어내야 하는 연구가 왜 필요한지 색안경을 끼고 볼 수도 있는 일이지만, 지금껏 인류를 지켜온 항생제나, 진통제가 그런 실험을 통해 발견되었고, 바이러스와 질병에서 인류를 구한 원동력이니 뭐라 말할 수 없다.

꼬마선충이 없었더라면 더 많은 쥐나, 토끼, 개구리, 개, 고양이, 각종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희생시키고서도 생애주기가 길다는 이유로 그 연구들이 빛을 보기도 전에 연구원의 생이 끝나는 안타까움이 있을 수도 있는 일이라니, 연구비용이 그렇게 크지 않은 선충연구에 매달릴만한 이유들은 많았지만, 역시나 누구도 쉽게 지속적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하기도 힘든 일이었다.

발없고 꿈틀대며 기어다니는 것,

앞과 뒤, 혹은 처음과 끝의 구분이 어려운 것.

언제 생겼는지 모르게 나타나는 것이 나는 무섭다.

전혀 이쁘지 않은데, 왜 예쁜꼬마 선충이라고 불리는지 나로서는 모를 일이지만, 연구원 입장으로 보니 그럴만 했다.

인간이 고통스러운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마리도 확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길 위에서 우리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인류의 또 다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예쁜꼬마선충을 들여다보고 있다.

작은 몸뚱이로 우아하게 꿈틀거린다고 하여 '예쁜꼬마선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지만, 녀석들이 생물학의 역사에서 얼마나 많은 역할을 했는지를 따져보면 '예쁜 꼬마 보다는 ‘우아한 거인'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토록 아름다운 쓸모없는 것들

p 31

한번은 서울시립과학관에서 장비와 공간을 빌려 일반 시민들과 함께 선충 채집을 갔던 적이 있다. 그때 몇몇이 썩은 도토리를 주워 왔는데, 그 안에서 선충들이 바글바글 나와서 신나서 연구실로 데려왔다. 그 썩은 도토리 한 알에서만 무려 수백 마리도 넘는 선충이 기어 나왔다. 아쉽게도 그중 연구실에서 대장균을 먹고 살아남은 선충은 단 한 마리도 없었다.

대체 야생에서 사는 선충들에게는 뭘 먹여야 하는 걸까? 그럴 때마다 나는 아직도 선충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한 생명을 이해한다는 건 먹이고 키울줄 아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p 47

어떤 세균을 먹이로 주느냐에 따라 자라는 정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또 어떤 세균은 몇몇 선충에게는 해를 끼치지만, 다른 선충에게는 별 영향도 못 주고 맛있는 한 끼 식사가 될 뿐이다. 이런 걸 자세히 연구할 수 있다면, 선충이 갖추고 있는 세균 공격용 무기도 가져다 쓸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물론 그것이 정말 가능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세상을 뒤흔든 과학의 발견은 때로는 우연히 찾아오기도 한다.

실험 도중 실수로 방치한 푸른곰팡이에서 발견한 항생 물질 '페니실린', 내복용 살균제를 개발하다가 탄생한 해열·진통제 '아스피린', 그리고 더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을 만들어내려다가 정작 금은 못 만들고 수많은 새로운 물질을 발견해 근대 화학의 발달을 이끈 연금술사들의 사례도 있다. 게다가 이제는 유전자를 조작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유전체 편집 기법'도 감기에 걸리지 않는 유산균을 연구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모두 우연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이같은 행운을 발견하기 전까지 온갖 다양한 생물을 연구한 역사가 앞섰다는 것이다.

“하나만 잘하는 사람은 세상에 너무나도 많아서 언제든 쉽게 대체될 수 있어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엮어서 생각할 줄 아는 사람, 통합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죠.”

인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킨 원동력은 바로 이 생각의 돌연변이들이지 않나 싶었다. 과학자들은 그렇게 질문을 할 수 있고, 질문에 파고 들어 해결해 보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었고, 고통을 과정으로 즐길 줄 아는 최고의 덕후들이자 얼핏 작고 하찮아 보이는 것을 크게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인생도 그렇듯 해보기 전엔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특히 과학 연구에서는 더욱 그렇다. 비록 지금은 쓸모없다고 손가락질받는 것들이 어쩌면 지식의 한계를 부술 결정적인 연구가 될 수도 있다. 인류가 오랫동안 그토록 애타게 찾던 정답은 아마도 아직 누구도 가보지 않은 저 너머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리뷰어스크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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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거야: 에세이 평점10점 | r***n | 2021.07.04 리뷰제목
동화책같은 표지에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거야> 라는 제목만 보고 요즘 SNS에서 심심찮게 올라오는 '예쁜 쓰레기'에 대한 에세이일까? 하며 제멋대로 상상해보았다. 분홍색 띠지에 '소설가 김초엽 강력 추천!' 이라는 말에 오해 한 스푼을 더 얹어서 지금까지 있었음에도 그저 나와는 상관없는 까만색 '곤충'으로만 느껴왔던 개미가 문명과 문화를 지닌 존재일지도
리뷰제목

동화책같은 표지에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거야> 라는 제목만 보고

요즘 SNS에서 심심찮게 올라오는 '예쁜 쓰레기'에 대한 에세이일까? 하며

제멋대로 상상해보았다.

분홍색 띠지에 '소설가 김초엽 강력 추천!' 이라는 말에 오해 한 스푼을 더 얹어서

지금까지 있었음에도 그저 나와는 상관없는 까만색 '곤충'으로만 느껴왔던 개미가

문명과 문화를 지닌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신선함을 준 베르베르의 소설처럼

현미경 속 생명체가 알고보니 인류를 구원한다는 세계관의 소설이려나? 싶기도 했다.

오해와 착각으로 시작된 독서였던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거야>는

이 세계를 몰랐더라면 두고두고 아쉬웠을 '생명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일깨웠고

세상에는 쓸모없다는 선충의 유전자 진화를 전공하고 연구하면서

온갖 생명체에 대해 애정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박사후연구원 (a.k.a. 연구노예)인

저자 김준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려준 고맙고 인상적인 책으로 남았다.

수학이나 과학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학창 시절의 나와는 사뭇 다른,

참외에 줄이 똑같이 10개씩 그어져 있는 것을 관찰하고 발견한 뒤 질문하는 꼬마가

성장하여 과학자의 사고와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상이 신기하고 놀라웠다.

분명히 나와 같은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완전한 타인처럼 다르게 느끼고 경험하며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깨달음이

새로운 우주에 입장하는 것 같은 짜릿함을 주었다.

이 책은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가 DNA를 통해 세상을 풍부하게 살아가며

그 자료를 책처럼 자손에게 넘겨주며 '생'까지 전달하는 과정이

학교에서 익혀 배우는 암기의 수준을 넘는 경이로움 그 자체라는 점에

마음이 부풀어 오르는 과학자의 마인드와 연구를 이어가는 질문의 힘을 보여준다.

과학자이지만 생활인으로서, 14시간씩 연구실에서 일하는 자신의 모습에

가끔 현타를 느끼는 저자의 모습도 직장인(?)으로서 공감이 되는 포인트였다.

한국처럼 실용성과 효율성, 즉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느냐'를

가치의 측정도구로 환산하는 나라에서 돈이 되지 않는 과학을 선택한 사람들이 느끼는

공부와 연구, 훈련의 기쁨과 슬픔에 더해 성장과정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설명하기 어려운 질문을 답을 찾기 위한 선택이 일상으로 켜켜이 쌓일 때

모두가 알 만하고 세상과 사고의 궤도를 틀어버리는 결과가 생성될 것이라는

역사가 증명했고 앞으로 증거가 되길 바라는 희망으로 시도되는 에피소드들은

나의 일상과 뚜렷한 연결고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과학이나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을

응원하게 되고 관심이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현미경으로 꼬마선충들이나 들여다보고 있는 것에 찬밥 대우를 받아도

누구도 가보지 않은 저 너머에 있을 정답을 찾기 위해 앎의 경계를

조금씩 조금씩 뒤로 밀어내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연구 노예의 길을 걷고 있는

저자의 혼란과 즐거움, 고통과 괴로움이 가득찬 연구실의 이야기와

이 책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또 하나의 세계가

예쁜 꼬마선충만큼이나 발랄하고 재미지다.

 

#쓸모없는것들이우리를구할거야 #김준 #웅진지식하우스 #리뷰어스클럽

#서평이벤트 #과학자들의삶 #앎의우주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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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거야 -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을 구한다 평점10점 | s******8 | 2021.07.04 리뷰제목
인류를 발전시키는 과학에도 경중이 있을까. 전자 통신 기술이나 태양광, 에너지 같은 분야는 대기업들이 눈에 불을 켜고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같은 과학 분야임에도 등한시되는 분야는 존재한다. 삼림학이나 고생물학 등은 정부의 지원도 부족하고 사회적인 인식이 탐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인류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분야에 아까운 세금이 쓰이고 있다는 볼멘소리까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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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발전시키는 과학에도 경중이 있을까. 전자 통신 기술이나 태양광, 에너지 같은 분야는 대기업들이 눈에 불을 켜고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같은 과학 분야임에도 등한시되는 분야는 존재한다. 삼림학이나 고생물학 등은 정부의 지원도 부족하고 사회적인 인식이 탐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인류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분야에 아까운 세금이 쓰이고 있다는 볼멘소리까지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인류 발전에 필요한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는 정말 있는 걸까.

 

기생충을 연구한다고 하면 양자역학을 연구한다고 하는 것에 비해 대단해 보이지는 않는다. 아마 일반적인 반응일 것이다. 사람들에게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인 기생충이 의외로 인류 역사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하면 더욱 놀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2003년 인간의 게놈 지도가 밝혀지기까지 이름도 특이한 '예쁜꼬마선충'의 역할이 컸다. 인간의 유전체 정보에 비해 30분의 1 정도의 수준을 지닌 예쁜꼬마선충은 사람이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완전히 해독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선충 주제에 위대한 인간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실험'되는' 주체가 된 것은 처음이었지만 덕분에 몇 조 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유전학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던 것이다.

 

<쓸모없는 것들이 세상을 구할거야>는 어쩌다 과학자의 길로 들어서, 또다시 어쩌다 유전학 연구라는 고된 길에 들어선 젊고 도발적인 과학자의 이야기이다. 인류가 존재했던 시간의 대부분 동안 주목받지 못하고, 오히려 혐오의 대상으로만 존재했던 예쁜꼬마선충이 인류 유전학 연구에 기여했던 이야기를 무척이나 정성스레 풀어놓는 모습에서 저자에게 과학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소위 기생충이라 불리는 선형동물이나, 미생물, 실험체로 쓰이는 동물들은 사실 인간이 아니었다면 자연의 섭리에 의해 탄생하고 소멸할 운명이었다. 더 오래, 더 건강히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법과 윤리라는 이름으로 같은 인간에게 실험하는 것을 철저히 통제했고 결국 '쓸모없는 것'들이 인간을 구하게 되었다. 저자는 그러한 현실에도 무척이나 아쉬움과 괴로움을 느끼며 생명의 소중함과 나아가 과학의 의미를 깊이 통찰한다.



 

책은 유전학을 위해 작은 생명체와 함께 하며 느끼는 과학적 깨달음과 인간적 감상을 함께 전한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어쩔 수 없이 생명체를 희생시키는 경우도 있다. 저자 또한 마찬가지로 실험용 쥐를 수도 없이 희생시켰다. 이제 무감각해질 때쯤 되었지만 여전히 저자는 인간을 위한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희생을 숭고하게 여기고 겸허히 받아들인다. 과학자로서의 이성과 인간으로서의 따뜻한 마음을 함께 가지고 있기에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조금 다르다. 그저 연구 실적에만 집중하며 비윤리적인 실험을 일삼는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넘쳐나는 시대에 그는 여전히 인간다움을 강조한다. 인간이 있고 과학이 있다. 인간다움을 잃지 않아야 과학적 진보는 인간에게 이로운 작용을 할 수 있다.

 

가슴 따뜻한 과학자의 고뇌하는 생각노트를 읽은 기분이다. 특히나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다 보니 저자는 오늘도 과학과 인간다움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던지고 있다. 어려운 갈등 속에서 따뜻함을 잃지 않기에 저자의 시각은 새로운 자극을 준다. 성장과 발전만이 사회 분위기를 압도하는 지금, 무엇이 올바른 방향인가를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으리라.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을 구한다,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거야>였습니다.

 

* 본 리뷰는 웅진지식하우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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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거야 평점10점 | b*****g | 2021.07.04 리뷰제목
예쁜꼬마선충. 이름만 들어도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렇다. 이 책은 이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에 읽은 책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거야>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혹은 인지를 하더라도 절대 긍정적으로 보지 못했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재미있는 지점은 과학적 사실은 전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방식이 일반적인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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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꼬마선충. 이름만 들어도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렇다. 이 책은 이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에 읽은 책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거야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혹은 인지를 하더라도 절대 긍정적으로 보지 못했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재미있는 지점은 과학적 사실은 전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방식이 일반적인 과학책이 아니라 에세이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과학자가 문학에 빠졌을 때 나오는 결과물들을 좋아한다. 혹은 과학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좋아한다.

얼마전 읽었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와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학부에서부터 시작해 박사 그리고 현재까지 천문학을 공부했던 사람들이 랩이란 공간 안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그들이 무슨 고민을 하고 있으며 자식이 있는 과학자로서의 삶은 어떠한지,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다체롭게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 읽은 책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거야또한 마찬가지였다.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거야

 

염색체는 생물의 유전 정보인 DNA가 똘똘 뭉쳐 만들어진 막대 모양의 구조물이다. () 염색체의 진화는 다양한 형태로 일어날 수 있는데, 두 염색체가 합쳐져 한 개의 거대한 염색체로 바뀌는 일은 가장 극적인 사례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사람이다. 사람은 아주 오래전에 염색체 두 개가 하나로 합쳐지는 염색체의 진화를 겪었다. 덕분에 사람은 가까운 유인원 친척들보다 염색체 개수가 1쌍이 적다. 이처럼 염색체의 결합이라는 진화 현상은 어마어마한 사건이다. 고작 염색체 하나가 더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조상이 침팬지나 오랑우탄의 조상과 갈라져 인간으로 나아간 중요한 계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생쥐에서는 이렇게 염색체가 합쳐지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심지어 같은 동네에 사는 생쥐들 간에도 염색체 개수가 다른 경우가 있다. 태평양에 자리 잡은 작은 화산섬에 사는 생쥐들은 염색체 개수가 11쌍에서 20쌍까지 정말 다양하다. 연구실에서 키우는 생쥐들은 염색체가 모두 20쌍으로 일정한데, 이 화산섬에 사는 생쥐들은 염색체들이 저희들끼리 들러붙고 난리도 아니어서 급기야 11쌍까지 줄어들기도 한 것이다. 108 ~ 109pp

 

이 책은 다른 의미에서 랩걸과 비슷해 보인다. 랩걸 보다는 약간의 긴장감이 더해진 글이기도 하다. 살아있는 생물을 다루고, 그 안에서 나타나는 역동성의 패턴에 대해서 저자가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통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편견을 갖고 있다. ! 이것은 단순히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사람에만 한정된 것은 아닐 게다. 수학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엄청나게 너드처럼 생겼다든가, 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세련되게 생겼다든가, 화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24시간 하얀색 코트를 입고 다닌다든가하는 것들이다. 그것들은 모두 미디어에서 만들어진 것일 뿐이다. 특정 사람들에 대한 소개와 임팩트는 필요한데, 다른 사안들을 통해서는 이것에 대한 임팩트와 소개를 주는데 한계가 있어 보이고 자신 또한 그것을 채울 역량이 없으니, 가장 사람들에게 익숙한 것들이 재생산돼 보여지는 것이다.

여기에서 볼 수 있는 생명과학자의 모습들은 그렇게 뻔하지 않다. 또한 우리가 알던 그 뻔하게 보이던 모습 밖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대장균이란 녀석이 어떻게 충이 되는 과정을 보면서, 나는 이들이 어떤 성취감에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나아가 내가 공부를 하던 전기공학 실험실과 달리, 숨을쉬는 생명체들로 가득찬 그들의 랩이 어떤 분위기에서 운영되는지, 사람들간에는 어떤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가장 현실적인 연구직들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책이다. 과거 생명과학 쪽으로 진로를 결정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나는 해당 분야에 대해 입체적으로 알고 있지 못하니, 취업이 잘 되는 방향으로 인생의 경로를 설정했다. 물론 지금은 또 다른 길을 걷고는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는 내내 과연 단순히 교과서와 참고서라는 텍스트 안에서만 역동성을 느끼고 그 신비로움을 탐험했던 내가, 만약에 해당 분야로 진학을 했으면 어떤 다채로운 상황과 갈등을 겪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비록, 절대로 이번 생에서는 겪을 고민 그리고 갈등과 성취가 아니긴 하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김초엽 작가가 추천해서 읽었는데, 정말 재미있게 잘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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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에세이]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 평점10점 | n******5 | 2021.07.01 리뷰제목
'선충들의 유전자 진화'를 전공한 연구원의 에세이 책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 과학자의 에세이라니! 나처럼 과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일단 책을 읽기 전, 오랜만에 표지 디자인에 감탄했다. 동물들의 일러스트만으로도 충분히 예쁜데, '선충'과 같은 작은 생물체에 '투명박' 효과를 준 디자인이 '일반인들에겐 보이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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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충들의 유전자 진화'를 전공한 연구원의 에세이 책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

과학자의 에세이라니! 나처럼 과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일단 책을 읽기 전, 오랜만에 표지 디자인에 감탄했다. 동물들의 일러스트만으로도 충분히 예쁜데, '선충'과 같은 작은 생물체에 '투명박' 효과를 준 디자인이 '일반인들에겐 보이지 않는 작은 생명체'라는 책 소재와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었다. '작고 찬란한 현미경 속 나의 우주'라는 서브 카피도 문장 자체가 너무 예쁘다.

 


 

 

'생명공학'은 내겐 너무나 머나먼 분야다. 유전자 관련 기사들만 가끔 뉴스나 책에서 지나가듯이 본 정도로, 잘 모른다. '생명공학'을 전공한, 그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의 에세이는 읽는 내내 새로웠다. 일단 이론이 많이 나오는 책이 아닌 '에세이'라 편하게 읽혔다. '에세이'답게 일상적인 내용이라 어렵지 않게 머릿속에 들어왔다. 이 책의 저자는 예쁜꼬마선충을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평생 그런 생명체에 대해 몰랐을 것이다. '꼬마인데 예쁘다고?' 기대를 하면서 찾아봤다가 너무 놀랐다. 내 기준엔 전혀 예쁘지 않은.. 딱 '지렁이'처럼 생긴 생명체였다. 많은 연구원들이 연구함에 있어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는 이 예쁜꼬마선충을 정말 많이 예뻐한다고 한다.

 

일반인들과 함께 선충 수집을 나갔다가 몇몇이 주운 썩은 도토리에서 수백 마리의 선충이 나와서 신났다고 말하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동감이 안됐지만, 과학자로서는 그럴 수 있겠구나 하면서 넘어간 기억이 난다. 실험실에서 처음으로 생쥐를 마주했을 때 죄책감이 들었다는 저자의 말에는 크게 동감했다. 나는 평소에 동물실험을 좋지 않게 생각하지만, 생물학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희생하는 생물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일 것 같다. 불필요한 동물실험은 마땅히 없어져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크게 감동했다. 한 번이 어렵지 여러 번 하면 아무 감정이 없어진다고들 하는데, 모든 연구원들이 어쩔 수 없음에, '희생되어지는' 동물들에게 꼭 그 '죄책감'을 가지고 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하나만 잘하는 사람은 세상에 너무나도 많아서 언제든 쉽게 대체될 수 있어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엮어서 생각할 줄 아는 사람, 통합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죠.


비록 지금은 쓸모없다고 손가락질 받는 것들이 어쩌면 지식의 한계를 부술 결정적인 연구가 될 수도 있다. 인류가 오랫동안 그토록 애타게 찾던 정답은 아마도 아직 누구도 가보지 않은 저 너머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선충은 연구실에서 냉동 보관했다가 녹여서 쓰는 게 가능할 정도의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사실을 먼저 알려주고, 무시무시한 지적을 해주는데 바로 기후변화로 인해 오래된 빙하가 녹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 빙하 안에 '생명력 강한 바이러스'가 들어있다면? 그것이 녹아서 다시 깨어난다면 우리는 또다시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를 맞닥뜨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건 너무 생각만 해도 무서운데... 책은 내게 기후변화에 대해서까지 다시 생각해 보게 했다. '유전자 연구'의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유전자 편집기술이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는 인간 장기 유사체 덕분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더 쉬워지게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것이 어떤 점이 좋은 건지를 '암 환자의 치료약'으로 쉽게 예를 들어주었는데, 현재는 새로운 암치료약이 나와도 사람이 약을 먹고 시간을 들여 경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앞으로 더 발달되면 그 치료약을 써보기 전에 미리, 암치료제가 어떤 사람에겐 잘 듣고, 어떤 사람에게는 효과가 떨어지는지 연구로 통해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 생물학이 발달할수록 의학적인 치료법도 발전이 되는 것이다. 의학적인 발전은 누구나 빨리 발전하길 원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학적발전도 결국은 가장 먼저 생명공학의 연구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예쁜꼬마선충이라는 하찮은 벌레를 통해 발생과 노화라는 복잡하기 그지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처럼. 세상에 존재할 거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고도화된 유전체 편집 기법을 바이러스와 싸워 이긴 유산균 속에서 찾아냈던 것처럼. 얼핏 봐서는 전혀 중요할 것 같지 않은 보잘것없는 것들 덕분에 우리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쓸모없는 것들이 결국 우리를 구할지도 모른다.

 

 

저자는 책에서 여러 번 '연구 비용'에 대해 언급했다. 한국에서는 연구비 지원받는 것이 매우 힘든 모양이다. 돈이 될 것 같지 않은, 바로 성과로 연결될 것 같지 않은 주제에 대해서는 연구비를 타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그러면서 미국이나 중국 등 외국은 이런 연구주제에도 엄청난 자금을 지원해 준다고 부러워하기도 했다. 당장은 '그 쓸모없는 것을 연구해서 뭐해?'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작은 것을 시작으로 결국 많이 것이 발전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생명공학에 대해 '1도 모르는' 내게 생명공학을 조금 더 쉽게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었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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