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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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흑역사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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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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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위대한 과학자들의 오류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우는가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n*****m | 2021.10.05 리뷰제목
위대한 과학자는 그의 과학적 업적으로 존경받는다. 그러나 위대한 과학자라고 하더라도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그들도 실수를 한다. 과학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양젠예가 《과학자의 흑역사》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과학자들의 실패, 내지는 실수 사례들이다. 과학자로서 위대한 발견 이전에 길을 잘못 들었던 경우도 없지 않지만, 대체로는 과학적 업적을 이루고 인정받은
리뷰제목

위대한 과학자는 그의 과학적 업적으로 존경받는다. 그러나 위대한 과학자라고 하더라도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그들도 실수를 한다. 과학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양젠예가 과학자의 흑역사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과학자들의 실패, 내지는 실수 사례들이다. 과학자로서 위대한 발견 이전에 길을 잘못 들었던 경우도 없지 않지만, 대체로는 과학적 업적을 이루고 인정받은 이후 새로운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실험 결과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젠예는 과학자들의 오류, 실수들을 소개하고, 그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그는 천문학자, 생물학자, 수학자, 화학자, 물리학자로 나누고 있지만, 그의 의도, 즉 과학자들의 오류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자 한다면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유형화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우선은 시대적 한계, 즉 과학 수준이 따르지 못했기 때문에 잘못 해석할 수 밖에 없었던 것들이 있다. 아인슈타인이 인생 최대 실수라고 하는 우주 상수나(양자 역학에 대해서는 다른 평가이지만), 무엇이든 풀어냈던 오일러가 방진(squares) 문제를 풀어내지 못한 것, 상대성이론에 한 발을 담갔음에도 마저 한 발을 딛지 못했던 푸엥카레(나중에도 그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대해 침묵했다), 파울리가 패러티 보존법칙을 구해내지 못한 것들은 역사의 한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비교해부학으로 유명했던 퀴비에가 진화를 거부한 것도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어쩌랴 싶고, 과학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결된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과학자들의 오류사 중 가장 흔한 것은 질투심이라든가 허영심, 아집 등 개인적인 이유에서 새로운 발견과 이론을 받아들이지 못한 경우이다. 플랙홀의 존재를 부정했던 에딩턴, 유전물질로서 DNA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델브뤼크, 염색체를 인정하지 않았던 베이트슨(유전자라는 말을 만들어냈음에도), 상대성이론의 근거가 된 실험 결과로 유명해졌지만 끝내 상대성이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마이컬슨, 산소를 처음 발견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치적, 종교적으로도 기존 질서에 저항했지만, 플로지스톤 이론을 버리지 못했던 프리스틸리, 원자론을 비판했던 오스트발트, 패러데이를 과학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것을 가장 큰 업적이라고 생각했으면서도 그의 업적을 깔아뭉개기에 앞장섰던 데이비. 비유클리드기하학에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며 다른 이의 업적으로 가로채려 한 가우스. 그런 사례는 사실상 여기에 적힌 것 외에도 무궁무진할 듯하다.

 

또 한 경우는 논쟁 속에서 자신의 견해에 갇힌 경우다.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오페론을 발견하여 분자생물학의 시대를 연 자콥이 프리고진의 필연성을 비판한 경우다. 또 물리학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수학자 힐베르트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질소고정법을 발견하여 인류에게 크나큰 혜택을 가져온 하버가 독가스 개발에 앞장선 것이나, N선 발견과 관련한 과학자들의 태도 같은 것들은 단순히 논쟁이라든가, 개인적인 견해라고 하기에는 크다큰 피해를 가져오거나 과학적 혼란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흑역사라고 해야 하고, 또 심각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특이하게 한 가지 다른 데서와는 조금 다르게 보고 있는 인물의 실수가 있다. 바로 갈릴레이인데, 양젠예는 그의 인생 최대의 실수를 파도바 대학을 떠나 피사 대학, 즉 피렌체로 옮긴 것을 들고 있다. 바로 그 선택 때문에 갈릴레이가 로마의 교황청과 대립하게 되고 그 치욕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만약 급여는 적지만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의 파도바 대학, 혹은 베네치아에 머물렀다면 그런 일은 없었으리라면서(과연 그랬을까?).

 

사실 이 책의 미덕은 단순히 과학자들의 실수에만 집중하며 과학자들을 비아냥거리는 게 아니란 점이다. 과학자들의 배경과 그들의 위대한 업적을 충실히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의 실수와 오류가 어떤 과정을 거쳐 벌어졌는지,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분석하고 있다. 실수하는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면모만을 드러내기 위한 것도 아니다. 과학자들의 실패를 세심하게 탐구하는 것은 연구라는 게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지는지, 실패가 어떤 의미를 지니며, 성공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알기 위한 방법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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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과학 거장들의 실수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m****h | 2021.10.11 리뷰제목
과학계 거장들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     이 책은 세계 최고 지성들도 피해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지은이 화중과학대학 물리학과 교수였던 양젠예의 원저 “과학 거장들의 실수”(2020년 개정판)의 한국어 판 “과학자의 흑역사”다. 또한 이 책은 2020년 중국 교육부 공인, 전국 독서교육 추천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흑역사란 표현은 일본 애니메이
리뷰제목

과학계 거장들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

 

  이 책은 세계 최고 지성들도 피해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지은이 화중과학대학 물리학과 교수였던 양젠예의 원저 과학 거장들의 실수”(2020년 개정판)의 한국어 판 과학자의 흑역사. 또한 이 책은 2020년 중국 교육부 공인, 전국 독서교육 추천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흑역사란 표현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 나라 책 이름으로도 자주 쓰인다. 다소 모호하지만 일본어 표현을 써도 될까 싶은 의구심이 든다.

 

지은이는 들어가며에서 이 책을 펴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일찍부터 과학자들의 실패에 관심이 많았다. 이 책은 내가 오랫동안 관심있게 살핀 주제를 정리한 것으로 책에 실린 26가지 이야기를 보며 독자들이 두 가지 유익을 얻기 바란다, 그 첫째는 세계적으로 뛰어난 과학자에게도 실수는 있었다는 점이고, 둘째로는 앞선 사람들의 실패 경험과 교훈을 본보기 삼는다면 앞으로 과학연구에서 몇몇 실수와 실패는 피할 수 있음을 기억하기 바란다는 취지다. 당연하다. 타산지석이요. 반면교사다.

  우리가 이 책을 읽기 전에 혹은 읽고 난 후에 알아둬야 할 대목이 있는데, 바로 미국 심리학회 전 회장 닐 엘가밀러의 말이다.

 

연구보고서는 대부분 연구가 성공한 후에야 작성된다. 학술지 지면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혹은 체면을 지키기 위해 과학자들은 어둠 속을 더듬으며 탐색하고 시도했던 과정을 생략한다. 실패했거나 포기해버린 시도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이 묘사하는 연구과정은 과도하게 규칙적이고 간단해 보이며, 사람들은 쉽게 오해한다.”라고 했다(10쪽)

 

  또 하나 과학연구, 특히 기본 원리에 관한 연구는 철학사상에 가깝다. 역사적으로 철학의 독단이 과학을 훼손한 사례가 많다고 해서 철학을 홀대하거나 혐오해서는 안 된다. 또한 자연 과학자가 철학 영역에 발을 들일 때 쉽게 오류를 범하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시도를 경원시하면 안된다. 이에 대해 막스 보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현대 과학자들은 (특히 모든 이론물리학자) 진지하고도 확실하게 자신의 작업이 철하적 사유와 뒤섞여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충분한 철학적 지식이 없다면 힘든 연구작업이 결과적으로 무효화 될 수 있다. 이것이 내 평생 가장 중요한 사상적 성취다라고 했다.(126)

  이 말은 과학의 진보하지만, 인간의 어리석음은 끝이 없음을 잘 보여주는 것들이다.

 

여기에 실린 26명의 뛰어난 과학자들 중 우리 사회에 잘 알려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는데 이들을 천문학자(4명 호킹, 아인슈타인, 르베리에, 에딩턴), 생물학자(5명 퀴비에, 델부뤼크,모노와 프리고진, 콘버그와 멀리스, 베이트슨), 수학자(4명 오일러, 타우리누스,힐베르트,푸앵카레), 화학자(7명 프리스틀리,돌턴,멘델레예프,데이브와 페러데이,오스트발트,하버,오토한), 물리학자(6명 갈릴레이,뉴턴,헤르츠,베크렐, 퀴리,블론노, 마이컬슨) 순으로 소개하고 있다.

 

겸손의 미덕을 잊어버린 사람들, 자가당착, 자기 안에 갇힌 사람들

 

과학사에서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보수적인 전통 사상에 속박되지 않으려 애쓰면서 대답하게 도전하는 젊은 과학자는 예외없이 권위자들의 분노와 반대에 직면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과학의 중대한 발전은 이런 젊은이들의 쉼 없는 도전 끝에 이뤄졌음 또한 사실이며, 진실이다.

 

호킹이 이런 실수들이란 제목으로 천문학자 호킹과 베켄슈타인의 일화가 소개됐다. 그의 이론에 도움이 되는 베켄슈타인의 연구결과를 호킹은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에는 자신의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됐던 연구를 부정하는 결과가 되는 자가당착, 자기부정의 이상한 처지에 놓이게 돼, 그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이번에는 폴 스타인하트와 우주 팽창문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고 관련 메모나 자료를 호킹에게 보냈는데도 호킹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강연을 듣고 린데의 새로운 팽창이론을 알고 나서 논문을 썼다고 단정했다. 그래서 스타인하트가 새로운 우주팽창이론을 발견한 공로가 없다고 시간의 역사에 썼다. 이 때문에 스타인하트는 미국정부의 연구비지원 중단 결정을 받게 됐고, 그의 명예도 추락했다. 아무튼 후에 호킹의 잘못으로 밝혀졌지만, 스타인하트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다. 그의 아내는 당신은 신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공이 많으면 과는 가려지는 법이라 하지만, 알고나면 조금은 씁쓸하다. 호킹은 과학자이지만 겸손함을 잊으면 그 또한 위태해지는 것을 왜 알지 못하였을까 

 

러시아 출신의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는 조금 경우는 다르지만, 자승자박의 실수를 저질렀다. 1869년 그는 주기율표를 만들어 아직 발견되지 않은 화학 원소와 성질을 예상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당시 알려진 원소 63가지 였으나, 그는 앞으로 세 개의 미발련 원소가 밝혀질 것으로 예언했으며 그의 예언대로 발견됐을 때 자신이 만든 법칙은 동시대의 화학자들의 얻은 지식을 종합한 직접결과라고 해서 겸손을 잃지 않았다. 문제는 법칙대로 움직이 않는 몇 개의 새로운 원소가 발견된 것이다. 그는 이를 부정했다. 원자론의 옹호자였던 그는 스스로 설정한 법칙이 완벽하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톰슨은 원자보다 작은 입자인 전자발견을 주장했는데 그는 이 또한 믿지않아, 과학의 진보를 방해하는 꼴이 됐다.

 

이 밖에 산소존재를 밝혀낸 현대화학의 아버지로 불린 영국 화학자 조지프 프리스톨리는 광천수를 만들어내는 등 화학발전에 이바지했다. 그러나 자신이 발견한 산소를 플리지스톤이 했고, 이론을 만들기도 하였으나, 이에 대한 맹신으로 산소연구의 진전을 오히려 더디게 만들었다.

 

이 밖에 여기에 소개된 이들의 실수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바뀔수 없는 절대불변의 법칙이라고 스스로 믿고, 그 안에 갇히게 된 것이다. 이는 실수라기 보다는 아집이다. 과학의 발전법칙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처지에서는 후일의 결과만을 보고 실수라 규정할 수 있겠으나, 내 이론을 딛고 새로운 법칙의 발견이 있을 수 있다는 열린 사고를 기대하기는 어려울까, 이것이 교훈이다.

 

YES24리뷰어클럽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4
종이책 동서양 고전 느낌의 새롭고 흥미로운 과학서 평점10점 | a*********9 | 2021.10.07 리뷰제목
티브이 교양 프로를 즐겨 보는 나는 오래전 모 방송에서 도올 김용옥 선생과 물리학자 김상욱 씨가 인간의 정의를 두고 충돌한 걸 인상 깊게 본 적이 있다. 이를 나는 아주 작은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게 됐는데, 인간을 기계에 빗댄 김상욱 교수의 단정적 표현이 철학자이자 동양 고전학자인 도올 선생이 듣기에 충분히 거슬렸을 거라 짐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리뷰제목

티브이 교양 프로를 즐겨 보는 나는 오래전 모 방송에서 도올 김용옥 선생과 물리학자 김상욱 씨가 인간의 정의를 두고 충돌한 걸 인상 깊게 본 적이 있다. 이를 나는 아주 작은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게 됐는데, 인간을 기계에 빗댄 김상욱 교수의 단정적 표현이 철학자이자 동양 고전학자인 도올 선생이 듣기에 충분히 거슬렸을 거라 짐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김상욱 교수의 부연 설명이 있기 전 상황이었고, 그들의 충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어진 화해의 장은 마치 김상욱 교수가 과학의 밝은 미래에 일조하게 될 인재임을 알아본 참스승과 제자 사이처럼 느껴져 참 가슴 훈훈한 장면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그즈음이었던 것 같다. 과학과 물리학에 급 관심이 생긴 게. 이후 코스모스떨림과 울림을 연달아 사 읽게 된 나에게 이번 독서는 과학 지식에 대한 스펙트럼을 좀 더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인슈타인은 19172월 논문을 발표하기 전 이미 우주가 팽창 혹은 수축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관념에 영향을 받아 자신이 발견한 가능성을 포기했고, 우주 상수 를 도입하여 우주는 변함없이 정적이라는 관점을 뒷받침하려 했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의 생애 가장 멍청이 실수가 되었다.”(48)

 

스티븐 호킹(1942-2018) 하면 돋보기 같은 안경을 끼고 휠체어에 앉아 머리를 한쪽 어깨에 기댄, 깡마른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는 루게릭병 환자이자 천문학자다. 이처럼 세계 최악의 장애를 가진 사람이 76세까지 살았을 뿐 아니라 최고의 우주학자이자 물리학자가 된 것은 기적이다. 호킹은 1974년에 블랙홀 복사 이론으로 영국 왕립학회 회원이 되었다.”(25) 그런데 호킹은 시쳇말로 고집이 세고 자만심이 있었던 데 비해 화해의 기술에 있어서는 좀 서툴렀던 것 같다. 1천문학자의 흑역사에서는 그를 시작으로 아인슈타인, 뉴턴, 르베리에 등이 등장한다. 기존의 우주론을 증명하고 오류를 찾아 반박하면서 새로운 가설을 추가시켜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데, 그 내용들이 제법 흥미롭다. 특히 우주 팽창과 수축에 관여하는 우주 상수에 대한 논쟁이 그랬다.

 

퀴비에는 낡은 것을 답습하며 현재에 안주했다. 그는 박학다식하고 놀라울 정도로 성실했으며 뛰어난 지성과 명확한 판단력을 갖췄지만, 결국 지식의 혁명가는 아니었다.”(93)

 

2부의 첫 등장인물은 비교해부학자이자 고생물학의 창시자인 조르주 퀴비에(1769-1832). 신동이라 불리며 박물학에 매진했다는 등의 성장 이력을 읽다 보니 어느덧 궁금하던 내용이 이어졌다. 비교해부학이란 동물의 여러 신체 기관 사이에 나타나는 상관관계, 신체 기관의 구조와 기능이 짓는 규칙성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85) 전공자가 아닌 바에야 이런 전문 용어에 대한 설명은 과학도서 입문자들에겐 반드시 필요하다.

퀴비에 역시 2의 아리스토텔레스혹은 생물학계의 독재자라고 부를 정도였다니 훌륭한 말솜씨만큼이나 대단히 옹고집이었던 듯하다. 그는 종의 불변에 대척점에 있던 종의 진화를 철저히 배격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진화론으로 유럽을 뒤흔들었던 찰스 다윈(1809-1882)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만일 그가 퀴비에를 만난다면?’ 결국 과학은 격돌의 산물이 아닐까. 과학은 정답이 있다기보다 거기에 최대한 근접하려 애쓰는 굴곡진 과정에서 계속해 업그레이드되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은 이런 말을 했다. “질투에는 휴식기가 없다.” 영국 작가 헨리 필딩(1707-1754)도 말했다. “사람이 남을 공격하는 이유는 자신이 몹시 갖고 싶었으나 손에 넣지 못한 것을 바로 그 사람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135)

 

2, ‘생물학자의 흑역사에는 조르주 퀴비에 외에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막스 델브뤼크, 그의 논문에서 연구의 실마리를 찾은 프랑스 유전학자 자크 모노(1910-1976), 노벨 생리학상 수상자이자 분자생물학자 아서 콘버그(1918-2007), 생화학자 캐리 멀리스(1944-, 노벨 화학상 수상) 등이 출현한다. 여기서 통쾌한 묘사가 나오는데 정말 압권이다. 어느 곳에나 찌질이는 있기 마련인가 보다. 그래서 더 인간적인 것 같기도 하고. 잘 나가는 멀리스를 질투한 콘버그는 법정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했다가 오히려 그나마 있던 자존심과 명예에 스크래치만 남기게 된다. 작가는 이 심리적 공방에서 승자가 된 멀리스를 '달걀을 세운 콜럼버스에 비유하는데 멀리스의 변호사도, 그를 콜럼버스에 비유한 양젠예도 너무 멋지지 않은가!

 

3부, '수학자의 흑역사'에 이은 4부는 '화학자의 흑역사. ‘

현대 화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지프 프리스틀리(1733-1804)가 바로 탄산수를 처음 개발한 장본인이란다. 후에 영국 해군 병사와 장교에게 제공되기도 했던 이 음료의 발견은 하나의 우연으로부터 기인한다. 한때 선교사이기도 했던 그의 집 인근엔 술도가(술을 만들어 도매하는 집)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그곳의 끓는 맥주에서 발생하는 기체, 고정 공기(이산화탄소)’를 발견했던 것이다. 이는 훗날 그를 유명한 화학자의 반열에 입적시키는데, 무엇보다도 주변 환경과 우연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십분 활용할 줄 알았던 그 자신의 탁월한 발상과 열정 덕분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또 하나, 그의 가장 위대한 업적인 산소 발견은 당시 사람들에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역시 프리스틀리의 이후 행보다. 남들이 아니라고 하거나 무관심할 때조차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하는 자세. 바로 이점이 그가 현대 화학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이유일 것이다.

   

물리(物理)는 모든 사물의 이치, 사물에 대한 이해나 판단의 힘, 물질의 물리적 성질과 그것이 나타내는 모든 현상, 그리고 그들 사이의 관계나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 자연 과학의 한 분야이다.”(네이버국어사전) 나에게 물리(物理)’는 학과목으로 배울 때부터 참 어렵고 생소한 영역이었다. 해서 개념을 꼭 찾아봐야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인용한 것처럼 나는 내가 갖지 못한 재능을 가진 자를 질투하기보다는 그냥 우러러보게 됐다. 그러니까 나에게 물리학자란 감히 올려다보지 못할 나무랄까.

 

교류의 중요성과 기회주의를 떠올렸던 5, ‘물리학의 흑역사에서는 졸리오퀴리 부부의 사연이 참 안타깝게 다가왔다. 그들은 우물 안 개구리였던가 보다. 위대한 발견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그들은 자신들의 실험에서 본 입자의 정체가 오래전 어니스트 러드퍼드(1871-1937)가 제시한 중성자였다는 걸 깨닫지 못한 채 그의 제자인 채드윅에게 그 영광을 허무하게 넘겨주고 만다. 노벨상 심사위원이기도 했던 러드퍼드의 말을 들어보자. 중성자를 발견한 데 대한 노벨상은 단독으로 채드윅에게 주면 될 것 같다. 졸리오퀴리 부부는 똑똑하니 얼마 후에 다른 연구로 상을 받지 않을까 싶다.”(378)  헛똑똑이들이었던 퀴리 부부는 몇 번의 기회를 놓친 끝에 마침내 1935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비하면 방사능 연구로 앙투안 베크럴(1852-1908)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게 행운이라던 저자의 표현은 적확하다 싶다. 끝장을 보지 못한 이 행운아의 실험을 퀴리부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는 사실도 참 아이러니고.

 

과학자의 흑역사는 과학자들의 일대기 중 엑기스만을 모아 압축한 평전 같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그들의 논박은 마치 최고를 뽑는 연구 배틀을 보는 것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반면 저자가 굳이 흑역사라고 한 데에는 다른 의중도 있었던 듯하다. 과학 도서라면 으레 이럴 것이라는 편견을 깨주면서 뭔가 새롭고 꽉 찬 느낌. 기대 이상이다. 그러니까 리뷰 작성이 오래 걸린 데는 내용 선별에 대한 행복한 갈등 때문이었음을 고백해야겠다. 유수의 여러 학자들의 서로 다른 견해를 만나는 횡재 외에도 저자가 중국인이어서 사자성어, 두보의 문장과 같은 동양 고전까지 접할 수 있어 이질감보다는 좀 더 친근하게 읽혔던 것 같다. 성찰을 유도하는 철학적 메시지가 느껴졌던 것도 그 때문이었을까. 물리학 교수 출신인 전문가의 꼼꼼한 자료수집에 의거한 유연한 서술도 신뢰하고 끝까지 완독하는데 한몫했다. 가독력 짱인 요즘 보기 드문 교양서였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 댓글 0
종이책 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평점9점 | l*****0 | 2021.09.28 리뷰제목
책 제목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과학자'라고 하면 이성적이고 명석하다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런데 그들의 흑역사라니... 어찌 궁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은 세계적인 과학자-천문학자,생물학자, 수학자, 화학자, 물리학자-들이 잊고 싶은 실수, 실패를 소개하고 있다. 아인쉬타인, 호킹과 같이 대중적으로도 유명한 과학자들도 있고,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과학자들
리뷰제목

책 제목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과학자'라고 하면 이성적이고 명석하다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런데 그들의 흑역사라니...
어찌 궁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은 세계적인 과학자-천문학자,생물학자, 수학자, 화학자, 물리학자-들이 잊고 싶은 실수, 실패를 소개하고 있다.
아인쉬타인, 호킹과 같이 대중적으로도 유명한 과학자들도 있고,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과학자들도 많다.
나에게는 대부분 낯선 이름의 과학자들이었다.

흑역사는 조금 과장된 표현이고 그들의 연구와 결과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맞지 않은 주장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할 것 같다.
수년 동안 열심히 노력하여 얻은 자신의 연구 결과를 자신의 손으로 틀렸음을 증명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과연 그 증명을 계속 해야 하는 것일까?
이것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과학자이기 이전에 성인일 것이다.

비즈니스 세계만큼이나 과학자들의 세계에서의 경쟁도 치열하다.
비즈니스에서는 돈이 목적이라면 과학의 세계에서는 명예가 그것이다.
기존의 논리, 정의를 뒤집는 획기적인 발명과 발견은 언제나 그렇듯 센세이션하다.
가히 혁명이라 말해도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혁명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의심이란 과학자들에게 무척 훌륭한 자질이다.
그들은 의심을 통해 우매함, 잘못된 지식, 편견을 깨부순다.
그러나 의심 그 자체가 편견에 가려져 있다면, 이 강력한 무기는 수많은 천재를 목 졸라 죽일 수도 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모든 것을 의심하라.
데카르트의 철학이 생각나는 글이다.
지구는 평평하다,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이는 한동안 모든 이들이 '진리'라 믿고 있던 것들이였다.
하지만 누군가의 의심으로 더 깊은 연구와 관찰을 하게 되었고, 진실은 그게 아님을 증명하였다.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만일 내가 그였다면, 과연 그처럼 행동하고 주장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지금 내가 믿고 있는 것들은 정말 '진실'일까?

진지하고 성실하지만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과학자가 있다면, 그는 용기와 개척 정신이 없는 사람이다.

책머리에 있는 글이다.
이 글이 과학자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글이다.
성실과 근면은 좋은 자질임이 분명하지만, 적당한 의심과 용기는 그 자질을 더욱 빛나게 해 줄 것이다.

이 책은 과학자들의 흑역사를 담고 있지 않다.
성공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고, 그들도 약한 감정을 갖고 있는 인간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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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위대한 거인들의 실패는 성공의 디딤돌이었다 평점8점 | h********4 | 2021.10.20 리뷰제목
흑역사라는 제목에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이불킥”이었다. 어느 스타 연예인의 어수룩한 반전 일상을 보며 킥킥대던 예능TV의 감성과 함께 호기심이 일었다. 그런데 막상 열어보니 저자의 서문은 사뭇 진지하다. 위대한 과학자들의 실패 사례를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고 반면교사로 삼아 후학들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목적을 밝히기 때문이다. 짤막한 단편 형식으로 천문학, 생물학,
리뷰제목

  흑역사라는 제목에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이불킥”이었다. 어느 스타 연예인의 어수룩한 반전 일상을 보며 킥킥대던 예능TV의 감성과 함께 호기심이 일었다. 그런데 막상 열어보니 저자의 서문은 사뭇 진지하다. 위대한 과학자들의 실패 사례를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고 반면교사로 삼아 후학들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목적을 밝히기 때문이다. 짤막한 단편 형식으로 천문학, 생물학, 수학, 화학, 물리학 총 5개분야 26장으로 구성된 위대한 과학자들의 “실패”에는 크게 세 가지 정도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로 질투심이나 공명심으로 오점을 남긴 경우. DNA를 최초로 합성한 콘버그는 캐리 멀리스의 PCR기술이 큰 성공을 거두자 이후 발생한 법정 소송에 관여했는데, 저자는 프랜시스 베이컨을 인용하며 “질투에는 휴식기가 없다”고 한다. 위대한 수학자 가우스는 비유클리드기하학의 부상에 거리를 두려 하면서도 후배들의 연구성과를 가로채려는 모습을 보였다. 지하 탄광 광부들이 쓰는 랜턴을 발명하고도 특허 출원를 포기하여 존경받던 데이비는 명성을 얻은 후 질투와 허영심으로 페러데이의 전동기 원리 발견을 무시했다.

 

  두번째로 자신의 성공방식에 집착하여 이후의 발전을 이어가지 못한 경우. 르베리에는 뉴턴역학에 기초하여 해왕성을 발견한 뒤 수성의 세차운동을 설명하려 하였으나 실패하였고, 훗날 일반상대성이론으로 해결되었다. 생물학자 델브뤼크는 물리학 연구의 경험으로 단순함을 추구하며 바이러스 복제 메커니즘과 유전 구조를 발견하였으나 물리학적 법칙에만 집착하여 더 나아가지는 못했다. 화학자 돌턴은 자신의 원자론을 과신하다가 분자가설에 의해 풀리는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했고, 멘델레예프 또한 자신이 확립한 주기율표의 완전성을 고집한 나머지 아르곤의 발견과 주기율표의 확장 기회를 잃었다.

 

  세번째로 기존 사상에 매몰되어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한 경우. 아인슈타인은 우주가 정적이라는 뉴턴역학을 전제로 우주상수를 도입했는데, 이로 인해 우주 팽창의 영역까지 폭을 넓힐 수 없었다. 에딩턴은 단지 황당하다는 이유로 블랙홀의 가능성을 믿지 않았고, 비교생물학을 확립한 퀴비에 역시 너무 혁명적이라는 이유로 진화론을 배척했다. 윌리엄 베이트슨은 멘델의 유전학을 확립했지만 생명을 너무 신비화하는 바람에 염색체를 인정할 수 없었고, 산소를 처음 발견한 조지프 프리스틀리는 종래의 플로지스톤설을 고수하여 연소의 신비에 더 접근하지 못한 채 “산소(Oxygen)”를 명명하는 영예는 라부아지에의 것이 되고 말았다. 볼프강 파울리 또한 기존 물리학의 “보존의 법칙”에 집착하여 패리티 보존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음을 놓치고 만다.

 

  이 외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암모니아의 합성에 성공하여 최초로 인공비료를 생산하여 농업 발전에 기여하지만 독가스를 발명하여 여생을 비난 가운데 살아가야 했던 프리츠 하버, 핵분열을 발견하여 원자폭탄 개발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죄책감에 시달렸던 오토 한의 이야기는 과학기술과 인간의 도덕적 책임에 관한 질문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자유로운 베네치아에서 학문적 성취를 이룬 갈릴레이가 동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향 피렌체로 돌아가 결국은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양심을 속여야 했던 사연에서는 실패라고 판단하기 보다 인간적인 연민이 느껴졌다. 특히 르네 블론로의 N선 발견을 둘러싼 논쟁을 단순한 사기극으로 볼 것이 아니라 과학심리학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15년 전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황우석 박사 사건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하였다.

 

  위인전의 주인공이 될 만한 학자들이 질투심이나 허영심에 오류를 범하고 다른 사람의 연구결과에 대해 자기가 먼저 생각하던 문제라며 우선권을 주장한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언젠가 나도 생각해 봤던 문제라고 자랑스레 말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그들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게 된다. 오히려 위대한 과학적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기에 그들의 인간적이고 감정적인 모습이 더 부각되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공방식에 확신을 얻어 이후의 연구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다 오류에 빠지는 일 또한 위대한 과학자라고 피해갈 수는 없다는 역사적 사실을 보게 된다. 이 역시 그들의 실수를 비난하기는 쉽지만, 사실은 이들이 더 겸손하고 개방적으로 접근하지 않아서 놓친 과학적 성취가 몹시 아쉬운 것이다. 아마도 저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들에 대한 연민이나 공감 또는 비난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러지 않았더라면 더 이룰 수 있었던 과학적 성취에 있을 것이다. 그들이 실수하기 전 까지 성공한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하는 것을 보면, 실패를 교훈으로 삼으려는 저자의 진심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기존 사상에 매몰되어 새로운 발견과 성취를 이루지 못한 경우는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뉴턴의 사상 체계에서 특정한 자연 현상의 법칙이 설명되고 기존의 이론과 부합하면 새로운 과학적 성취가 공인되고, 기존 이론과 상충하는 발견이나 이론이 등장하면 측정이 잘못되었다며 인정하지 않거나 이단적이라는 이유로 배척당하는 현상들은 과학혁명의 과정과 패러다임 전환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는 것 같았다.

 

  고교 시절 배운 과학지식 수준으로 읽어서 그런지 모든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각각의 사례에서 위대한 과학자들이 성공하기까지의 과정과 당대의 논쟁, 그리고 실패의 과정을 함께 보여주기 때문에 흥미를 잃지 않고 따라갈 수 있었다. 재미있는 일화로 담아 개별적 사례를 소개하기 때문에 다시 과학을 공부하고 싶은 욕구마저 생겼다. 최근 Covid-19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검사를 받아본 적 있는데, “PCR검사”의 원리도 알게 되면서 일상에 적용되는 과학 원리에 대해서도 더 알고싶어졌다. 아큐정전 이후로 중국인이 쓴 번역서는 처음 읽어보는데, 그리 낯설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번역된 것 같다. 다만 저자가 각각의 실패 사례를 정리하며 제시하는 결론 중 일부는 문맥에 맞지 않게 등장할 뿐 아니라 표현이 모호하여 어리둥절해지거나 맥 빠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마도 교양 수준으로 짧은 지면에 많은 내용을 소개하려다 보니 더 나아가지 못하고 결론을 급하게 내놓은 것 아닌가 싶다.

 

  이불킥의 흑역사를 기대하고 시작했지만, 읽어갈수록 진지해지며 위대한 과학자들의 실패가 과학사에 있어 성공의 디딤돌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뉴턴이 남겼다는 "내가 더 멀리 본 적이 있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라는 말이 더욱 새롭게 다가왔다. 마찬가지로 저자도 스티븐 호킹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스티븐 호킹은 신이 아니다. 다만 신의 어깨에 올라타 우주의 비밀을 슬쩍 넘겨다보았던 행운아였을 뿐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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