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을 보고 뜨끔했던 건 알면서도 모르고 싶은 이유를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 앞가림도 잘 못하면서 기분이 별로여서, 비루해 보이는 내 인생에 밟고 도약할 뭔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곧잘 누군가를 걱정해 준다는 호의를 가장해 참견하고 비난하는 일이 잦았기에 제목만으로도 많은 생각이 교차했던 것 같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내 삶, 나의 인생, 알면서도 곤란한 일은 누가 대신해 주기를, 힘들 때는 당연한 듯 누군가 옆에 와서 위로해 주기를, 너무도 당황한 상황에 지금 이 순간이 꿈이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돌이켜보면 현재 나로 살아가고 있지만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자각을 얼마나 가졌던가 싶다. 그 누구의 인생도 아닌 나의 인생이라며 야멸차게 나 자신을 몰아가는 것도 안타깝지만 한 발 뒤로 물러나 관망만 하는 듯한 태도도 이와 동등하지 않을까.
뭐든지 잘하고 싶고 그래서 타인과 다른 내가 되고 싶은 욕심에 앞만 보며 달렸던 날들, 영혼은 미처 챙기지 못한 채 몸만 내달렸던 무수한 날들, 선의를 가장한 걱정을 앞세워 그저 너를 씹고 싶었던 옹졸함, 무언가를 결정하지 못해 고민 상담이란 명목으로 누군가에게 내 인생 선택권을 떠밀었던 기억, 놔둬도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을 안달복달하며 마음에 생채기만 냈던 지난날, 그럴 깜냥도 안되면서 척척 척하며 내 눈을 가려버렸던 순간들, 이번 생은 역시 안되겠다 싶어 숱하게 놓고 싶었던 순간들, 외모도 스펙도 뭐 하나 이렇다 할만한 게 없어 초라함에 시달렸던 날들....
나만 그런 건 아니었고 지금 바짝 기분이 좋다 해서 앞으로 이런 감정이 안 느껴질 리 없다. 단단히 잡고 있다고 생각해도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툭 끊어져 버릴 순간은 내 인생에 널렸다. 다만 내가 모르고 있을 뿐... 하지만 그런 일들은 누군가의 일상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그저 내 감정에만 침식당해 더 넓게 보지 못할 뿐.
<내 걱정은 내가 할게>는 제대로 해내지 못해 불만이지만 그런 나를 마주하는 것은 또 불편한 것들을 정면에서 집어낸다. 피하지 말고 외면하지 말라며 정곡을 집어내 제대로 쳐다보라고 따뜻하게 다독여준다. 책을 덮을 때쯤 다시 힘차게 발돋움하며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가 충전된 것 같아 스스로 조금은 다른 감정도 느끼게 된다.
짧은 글에서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역시 글이 지닌 힘과 그것을 전달하려는 사람의 따뜻한 온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코로나19로 인해서 집콕을 시작한지 1년째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자의에 의해 집에 있을 때는 좋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나가지 못하니 너무 답답하고 쓸데 없는 걱정이 많이 생겼다.
이 책을 보는 순간 내 마음을 아는 것 같아서 깜짝 놀랐다. 너무 집에만 있어서 우울해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안타깝게 보는 말이나 행동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위로할 수 있었다. 다른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는 것보다도 내 스스로가 행복한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저자는 책을 통해 걱정 자체를 줄여나가는 방법과 걱정을 줄이면 보이는 것들을 담았다고 했다. 나는 역시 걱정이 많은 사람인데 이 책을 통해 걱정을 좀 내려놓고 싶다.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자, 조금 돌아가면 어때, 조금 늦으면 어때, 조금 비효율적이면 어때 그게 뮈 어떤데, 많이 행복하고 많은 걸 느끼는 삶을 살아! 저자가 건네는 삶에 대한 위로를 느낄 수 있었다. 문득 삶의 주인공은 나인데 자꾸 내가 엑스트라가 되는 것 같다. 다른 살마의 눈치를 보고,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살아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가끔씩 든다.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겠다.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내가 원하는 것은 되도록 하고 살아야겠다고 또 다짐했다.
챙겨 넌 너만 챙겨, 괜찮아질 때까지 지금은 그게 필요해! 오지랖이 너무 넓은 나에게 하는 말 같다. 난 다른 사람을 챙겨주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순간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챙기고 있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챙겨봤자, 결국 그들이 자기 자신보다 나를 더 아껴주는 것도 아닌데, 왜 나는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부터라도 나부터 챙기고 나부터 나를 더 소중히 할 수 있도록 해야 겠다.
고마운 일 매일매일 할 일을 다 했고, 그동안 애쓰느라 고생했다, 시간은 그냥 가는 게 아니야 버텨줘서 고마워! 눈물이 났다. 버텨줘서 고맙다는 게 진짜 나한테 하는말 같아서 건강이 안 좋아서 힘들었던 순간, 회사일로 힘들었던 순간, 사람들로 힘들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때는 너무나도 힘들었던 일들을 지금은 돌아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이런 모든 시간들을 잘 견뎌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같다. 대견하다! 앞으로도 더 잘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저자가 툭 던진 말에 내 걱정은 조금은 줄어들었고, 지쳐있던 내 마음엔 위로가 되고, 잊고 있었던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책 한권의 위로가 정말 크게 와닿았다. 힘들지만 오늘은 버텨내면 더 좋은 시간이 올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잘될 거라, 행복할 거라는 저자의 말이 나에게 와서 잘될 것 같고 올 한해 행복할 것 같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