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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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1

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순간의 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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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역사 >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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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리스인 이야기 1 : 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순간의 산고 - 시오노 나나미 평점9점 | g*******7 | 2018.10.12 리뷰제목
고대 서양사에서 그리스와 로마의 지분은 상당하지만, 로마에 비하여 그리스의 역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짚어 본 적이 없어서 시오노 나나미의 [그리스인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페르시아와의 패권 다툼, 그리스 철학과 민주주의는 이 시기의 그리스 역사와 관련하여 자주 접한 것들이지만, 정작 이것들을 이어주는 고대 그리스사의 전반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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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서양사에서 그리스와 로마의 지분은 상당하지만, 로마에 비하여 그리스의 역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짚어 본 적이 없어서 시오노 나나미의 [그리스인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페르시아와의 패권 다툼, 그리스 철학과 민주주의는 이 시기의 그리스 역사와 관련하여 자주 접한 것들이지만, 정작 이것들을 이어주는 고대 그리스사의 전반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의 원정으로 인하여 더욱 감추어진 그 이전의 그리스 역사를 만나기란 요원해 보인다. 비록 시오노 나나미의 글이 정통 역사라 할 수 없지만, 나름의 고증과 상상력을 통하여 복원된 그녀의 그리스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 이 시기의 그리스 역사를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해 보인다. 실제 개인적으로도 꽤 만족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리스인 이야기]는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권은 그리스와 페르시아와의 전쟁을 전후로 한 그리스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고대 그리스에 대하여 띄엄띄엄 알고 있는 부분들을 소재로 선정하여 그 점들을 그리스의 역사라는 선으로 이어주는 과정을 이 책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실제로 올림픽, 스파르타와 그리스, 페르시아 전쟁이 1권에서 다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들에 대해서 완전히 모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깊이 다가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분명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의 역사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끔 해주고 있다. 물론 시오노 나나미의 주관적인 입장이 꽤 많이 반영되어 있기에 그러한 부분을 염두해 두고 읽어야 할 필요성도 곳곳에서 느껴지게 된다.

 

 

 기원전 776년에 올림피아 땅에서 시작된 고대올림픽은 기원후 393년 폐지 명령을 받을 때까지 무려 1,169년 동안 계속되었다. 4년에 한 번 열렸으니 모두 292회나 개최된 셈이다.

 - p. 27 中에서 -

 우리가 알고 있던 올림픽에 대한 설명을 통하여 그리스인이 누구인지를 이끌어내는 부분이 시작부터 흥미롭게 진행된다. 이 올림픽이 경기가 열리는 7일을 포함하여 1개월 동안 휴전 상태가 된다는 점은 단순히 올림푸스 신들을 떠받들면서 스포츠를 즐기는 행사가 아님을 알게 된다. 더 깊게 들어간다면 당시 그리스는 수백개의 도시 국가로 이루어졌으며, 다양한 이유로 전쟁이 곳곳에서 이루어졌음을 떠올릴 수 있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 올림픽을 늘 다투던 그리스인에게서 꽃핀 인간성에 깊이 뿌리를 둔 '지혜'라 말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또한 육체에 대한 찬미는 훗날 르네상스 시절에 그리스의 문화를 다시금 꽃피우게 된 고전주의와도 연결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올림픽을 토대로 그리스인의 특징을 유추하는 것은 꽤 타당하게 보여진다.

 

 

 이러한 그리스인의 공통된 특징과 상황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등장하는 내용은 바로 스파르타와 아테네에 대한 설명이다. 그리스의 수많은 도시국가 중에서 훗날 각각 펠로폰네소스 동맹과 델로스 동맹의 맹주가 되어 패권을 다투었으며, 또한 같은 그리스이면서 정치와 사회적인 면에서 너무나 상이한 모습을 보여준 그들에 대한 설명은 그리스 역사를 이해함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한 간극과 함께 서로 협력하면서 대립하는 과정이 그리스 역사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스파르타의 체제는 리쿠르고스에 의하여 확립되었다. 생몰 연대를 알 수 없는 인물이지만, 시오노 나나미는 그가 정한 체제가 곧 스파르타의 종교가 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7세부터 20세까지 부모와 떨어지면서 군사 훈련을 받고, 통과 의례를 거쳐서 20세부터 60세까지 현역으로 복무하는 규칙은 물론이거니와 왕은 스파르타의 유력 가문에서 2명을 선출하되 이들의 역할은 군사 지휘관으로 한정하고, 국정 전반은 임기가 1년인 5명의 '에포로스'(감독관)에 의하여 운영되는 방안을 제정한다. 이러한 리쿠르고스의 체제는 '스파르타 시민', '페리오이코이', '헬롯'이라는 3개의 계층으로 이루어진 스파르타를 운영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으로 시민들에 의하여 받아지게 된다. 이러한 리쿠르고스의 방안에 의하여 스파르타는 보수적이며 폐쇄적인 사회를 지향하게 된다. 즉, 스파르타 자체의 존속에만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다. 이러한 체제는 리쿠르고스가 스파르타를 떠나면서 그의 방식이 종교화되면서 변화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고착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에 반하여 아테네는 솔론페이시스트라토스, 클레이스테네스와 같은 걸출한 인물에 의한 개혁을 통하여 아테네식의 민주주의 체제가 자리를 잡게 된다. 솔론 이전의 아테네는 귀족정치의 형태였기에 귀족은 내각이라 할 수 있는 아르콘에 참여하였으며, 평민은 시민집회를 이룰 수 있었지만 피선거권은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솔론은 아테네의 신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 따라 4개의 계급으로 구분하여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페이시스트라토스는 쿠데타를 통하여 솔론 이후에 정권을 장악하고 참주 정치를 시행하는데, 솔론의 개혁안을 그대로 승계하면서 토지 분배와 수공업 장려, 해상 무역의 확대를 통한 경제적인 부를 획득하여 시민들의 보다 활발한 정치 참여를 이끌어내게 된다.

 

 

 클레이스테네스는 페이시스트라토스 사후 그의 두 아들과의 갈등을 통하여 결국 아테네의 정권을 장악한 인물인데, 아테네 최고의 명문 가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유력 계층의 문제점을 스스로 개혁하면서 아테네의 민주주의의 뿌리를 더욱 확고히 내딛게 된다. 그의 업적을 상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크게 요약한다면 참주정치의 부활을 막기 위하여 도편 추방을 만들어낸 부분은 솔론의 개혁 정신을 승계한 것이고, 아테네의 행정 구역 및 호적을 정비하면서 시민들의 활력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한 부분은 페이시스트라토스의 개혁 정신을 반영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호적의 정비를 통하여 가문을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메리토크라티아'(실력주의)에 진전을 가져오면서 아테네는 민주주의 방식과 실력주의를 기반으로 더욱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러한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차이점은 페르시아 전쟁은 물론이거니와 이후 그리스의 역사에서도 갈등의 요소를 남겨두게 된다. 페르시아의 침공에 대하여 아테네는 적극적으로 임하지만, 스파르타는 일국주의라는 보수적인 관점과 더불어 5인 감독관 체제인 '에포로스'에 의한 결단이 늦어지면서 페르시아 전쟁의 주요 역할은 바로 아테네가 맡게 된다. 실제 마라톤 전투에서는 스파르타의 강력한 중장보병이 도착하기 전에 아테네의 병력으로만 승리를 거두었으며, 살라미스 해전 역시 아테네의 테미스토클레스에 의하여 이룬 승리였다는 점은 폐쇄적인 스파르타에 비하여 해상 진출에 적극적이었던 아테네의 선견지명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물론 실질적으로 그리스 본토에서 페르시아를 완전히 몰아낸 플라타이아이 전투는 스파르타의 파우사니아스에 의하여 완벽한 승리를 거뒀지만, 스파르타의 '에포로스'(감독관)의 질시에 의하여 파우사니아스가 비참한 죽음을 당한 점은 여전히 스파르트의 폐쇄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시오노 나나미의 [그리스인 이야기] 1권을 통하여 새롭게 알게 된 부분들이 많다. 영화 [300] 시리즈로 알고 있던 페르시아 전쟁의 허실은 물론이거니와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체제 성립 과정은 그간 띄엄띄엄 알고 있던 그리스의 역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부분들이다. 물론 다소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도 있다. 같은 내용의 반복, 이를테면 스파르타의 3 계층에 대한 설명의 반복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번역 또는 원본의 문제인지 앞뒤 맥락이 맞지 않는 부분들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순수한 페르시아인은 해군이란 어디까지나 육군에 보급을 지원하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들은 해상에서 결정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

 육군 사령관 외에 해군 사령관 중에서도 육군 우선 전략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소아시아 서남쪽에 위치한 카리아 왕국의 왕비 아르테미시아가 그랬다. (중략) 그녀는 아테네가 주력부대인 그리스 해군을 상대로 해전을 벌이는 것에 반대를 표명했다. 그러나 확실한 이유를 내세운 설득력 있는 반대가 아니었던 모양인지, 이미 사령관들 사이에서 대세가 해전으로 기우는 가운데 나온 소수의견 중 하나에 불과했다.

 - p. 254 中에서 -

 살라미스 해전을 앞두고 페르시아의 진영에서 작전 회의를 하는 상황에 대한 이 설명 부분은 해전이 아닌 육지에서 결판을 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서술하다가 갑자기 인용한 글의 마지막에서는 '대세가 해전으로 기우는'이라는 표현으로 입장이 뒤짚혀 버린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문맥상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일부 존재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하여 얻는 점이 많다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비록 그녀의 [로마인 이야기]를 비롯한 다수의 역사 관련 책들이 실제 역사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로마인 이야기]도 그랬지만 이 책 역시 문제보다는 새롭게 배우면서 알게 된 부분들이 더 많기에 고대 그리스 역사에 대하여 관심이 있다면 [그리스인 이야기] 시리즈도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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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민주주의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현실의 필요로부터 탄생한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8 | 2017.10.30 리뷰제목
역사 저술가로 널리 알려진 시오노 나나미 작가가 로마인이이기에 이어서 그리스인 이야기로 돌아왔다로마인이야기도 참 재밌게 읽었더랬다 로마 역사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고 그들의 문화와 생활도 알게 해준 책으로 소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그리스인 이야기로 로마 이전에 위대한 그리스가 있다며 시오노 나나미 작가다운 필력으로 그리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스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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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저술가로 널리 알려진 시오노 나나미 작가가 로마인이이기에 이어서 그리스인 이야기로 돌아왔다

로마인이야기도 참 재밌게 읽었더랬다 로마 역사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고 그들의 문화와 생활도 알게 해준 책으로 소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그리스인 이야기로 로마 이전에 위대한 그리스가 있다며 시오노 나나미 작가다운 필력으로 그리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스인 이야기는 로마인 이야기와는 다르게 장편이 아니라 3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번 책은 그 첫번째로 그리스와 그리스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태초 신화와 고대올림픽에서 시작해 활발한 해외 식민도시 건설과 민주주의 실험, 그리고 도시국가들 간 경쟁갈등협력과 국운을 건 두 차례의 페르시아전쟁에 이르기까지 그리스 역사와 그 속에서 부침하는 여러 리더들과 시민들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휘몰아치는 전쟁의 격랑과 그 저변에서 꿈틀거리는 민주정치의 태동과 발전, 이 두 가지 축을 씨줄과 날줄로 절묘하게 교차시킴으로써, 저자는 그리스인이 꿈꾸고 실현해나간 세상을 손에 잡히듯 생생히 묘사해낸다.

 

그리스인들이 꿈꾸는 세상을 그들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 실현해 나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전쟁과 격랑을 겪었고 그리고 민주정치의 시발점이 된것도 그리스인들이다 그들은 끊없는 정치 실험과 함께 개혁을 하였으며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간 민족으로서 현재의 민주주의도 이들처럼 계속해서 정치실험은 물론이고 개혁을 해야된다고 본다

2,500년전 그들이 겪었던 고뇌와 노력이 지금의 우리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어쩌면 과거나 현재나 그들이나 우리나 같은 방향을 보고 지양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그리스가 민주정치를 이루기 전 그들은 페르시아와의 전쟁을 치뤘고 그 전쟁에서 승리를 거뒀으며 그 전쟁에서 페르시아와의 전쟁을 넘기며 그들은 그들 자신의 자질에 눈을 떠서 이후 유럽 정신을 이루는 중요한 한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정말 대단한 민족이다 오늘날 유럽은, 고대 그리스인이 페르시아로 대표되는 동방과 차이를 만들었던 바로 그때, 비로소 시작되었던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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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노회한 제국주의자의 독재숭배, 영웅주의, 서구중심주의, 그리고 '맘대로' 역사해석 평점2점 | YES마니아 : 로얄 s***u | 2017.09.27 리뷰제목
시오노나나미의 글쓰기 수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한편으론 궁금하기도 해서 한참 전에 사놓고 띄엄띄엄 읽었다. 그럴 것이란 예상은 적중했고, 전작들에 비해 재미마저 덜해 책을 마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오노의 사관(감히 사관이라 부르기엔 민망하지만)은 쉽게 말해 "자기가 특별히 더 좋아하는 영웅중심 사관"이다. '로마인이야기'에서 살짝 내비쳤고, '십자군이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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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나나미의 글쓰기 수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한편으론 궁금하기도 해서 한참 전에 사놓고 띄엄띄엄 읽었다. 그럴 것이란 예상은 적중했고, 전작들에 비해 재미마저 덜해 책을 마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오노의 사관(감히 사관이라 부르기엔 민망하지만)은 쉽게 말해 "자기가 특별히 더 좋아하는 영웅중심 사관"이다. '로마인이야기'에서 살짝 내비쳤고, '십자군이야기'에서 본격화했고, '그리스인이야기'에선는 대놓고 썼다. 사실 '그리스인이야기'1권에는 그리스인'들'이 나오지 않는다. 테미스토클래스와 파우사니아스 전기쯤 정도로 보면 될 듯 하다. 그럼에도 모두의 것인 양 '이야기'를 갖다붙이는 건 저자의 고집인지, 출판사의 전략인지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부제인 '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산고'와 이 책은 단 1%도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시오노가 죽을둥 살둥 좋아하는 두 영웅이 실상은 민주주의를 창조하지도, 신봉하지도, 심지어 지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시오노는 델로스동맹을 설명하면서 이런 구절도 썼다. 그녀가 얼마나 반민주적이면서, 극소수의 독재자에 매혹당해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이 비민주적으로 보이는 운영방식은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지휘계통의 명확화는 전쟁터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이지만 평상시에도 조직을 기능하게 만드는 데 불가결한 조건이다."(p.381)

 

현대적인 교육을 받은 정상인의 의식이라고 볼 수 없는 망언이다. 이런 식이라면 모든 독재자는 유능한 행정가다.

 

심지어 시오노는 자신이 숭배해마지 않는 두 영웅의 부활을 위해 역사가들의 판정을 뒤짚고, 2300년전 당시대 역사가의 기록을 폄훼하는 짓마저 서슴치 않는다. 긴 시간동안 스파르타의 반역자로 인정되고 기록돼오던 파우사니아스에게 최근 일부 독일학자들의 주장을 증거로 쉽게 면죄부를 발행하고, 테미스토클래스에게 호의적이었던 역사가 투키디데스 글을 그대로 옮기면서도, 그가 스파르타인 파우사니아스에게 악의적이었던 것은 적대국인 아테네인이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깎아내리는 부분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시오노의 상상력은 대단한 재능이지만 자신의 숭배 대상을 위해 곡해하고 꿰맞추는 행위는 이미 범법자 수준이다.

 

이미 전작들에서 일목요연하게 드러난 서구중심주의는 다시 페르시아와 만나면서 찬란하게 꽃을 피운다. 좀더 곱게 포장됐을 뿐 시종일관 관통하는 정서는 B급 오락영화 '300'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게 동양의 끝에서 태어났으나 서구중심 세계관과 역사관에 푹 빠진 노회한 제국주의자의 한계이다.

 

시오노가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 일기 쓰듯 이런 글을 쓴다면 누가 탓하겠는가. 하지만 수많은 독자를 거느린 작가라면 다르다. 출판사도 이런 점을 더 눈여겨 봐야할 것이다. 2권은 분명 페리클래스에 대한 숭배와 찬양 일색일 게 뻔하다. 더이상 시오노를 위한 책구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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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조심해서 읽어야 하는 시오노 나나미의 그리스인 이야기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17.05.19 리뷰제목
『로마인 이야기』 15권을 필생의 저술이라고 했다. 아마 자신이 어디까지 쓸 수 있을지 몰랐을 것이고, 그 열 다섯 권을 마무리하는 하는 것 자체에 상당한 의미를 둘 수 있었을 것이다. 『로마인 이야기』는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다른 나라는 모르니, 특히 우리나라에선 그랬다. 지금도 로마의 역사를 시오노 나나미(만)의 시각으로 공부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건 또한 역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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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5권을 필생의 저술이라고 했다. 아마 자신이 어디까지 쓸 수 있을지 몰랐을 것이고, 그 열 다섯 권을 마무리하는 하는 것 자체에 상당한 의미를 둘 수 있었을 것이다. 『로마인 이야기』는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다른 나라는 모르니, 특히 우리나라에선 그랬다. 지금도 로마의 역사를 시오노 나나미()의 시각으로 공부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건 또한 역사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시오노 나나미의 것으로 삼는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비판이 많다. 그녀의 시각은 상당히 약육강식의 논리를 옹호하는 듯 하며, 강력한 일인, 혹은 소수의 통치를 옹호하며, 따라서 지배 계급의 논리임에 거의 분명하다. 그러나 그녀의 글을 읽기가 쉬우며, 명쾌하다. 분명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니 역사를 풍부하게 서술하지만, 역사가가 아니니 역사 서술에서의 고리타분한 형식을 따를 필요도 없으며, 그 분야의 여러 조건들과 시각들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나름의 시각이 분명하니 애매모호하게 결론을 내리지도 않는다. 그녀의 글은 분명 읽을 만하다.

 

이후로 『십자군 이야기』 3권을 냈다. 그리고 또 이제 『그리스인 이야기』를 내고 있다. 로마에서 현재 쪽으로 당겨왔다, 다시 로마 뒤로 옮겨 가고 있는 셈이다. 생각해보면, 그녀가 쓸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로마인 이야기를 썼으니, 그에 대구(對句) 같은 그리스인 이야기를 쓰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그녀도 서문 격인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런 취지로 쓰고 있다).

 

그런데, 사실은 좀 의아했다. 물론 그녀도 민주주의를 이야기하지만, 그녀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우리가 보통 이해하는 민주주의와 조금 다르다고 알고 있고, 더군다나 우리가 모범 같이 여기는 그리스의 아테네 식의 민주주의는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민주주의가 태동한 그리스, 그것을 태동시킨 그리스인에 대해서 쓴다는 게 어딘지 좀 어색해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에 대해서는 (여러 권을 쓰겠다고 약속했음에도 1권에서 아직 멈춰 있는) 박경철의 그리스 여행기 『문명의 배꼽, 그리스』나,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관련하여 아테네의 민주주의에 대해 다룬 베터니 휴즈의 『아테네의 변명』을 제외하고는 별로 읽은 바도 없고, 그녀의 필력이야 인정하는 바이니 재미 있게 읽을 것이 분명하므로 읽기 시작한다.

 

잊었던 게 있었다. 그녀가 전쟁 얘기를 무척 좋아한다는 것. 『그리스인 이야기 1』은 그야말로 전쟁 이야기다. 기원전 8세기 경 그리스 각지에 도시국가(폴리스)가 성립되기 시작할 때부터 시작해서 기원전 459년 테미스토클레스가 사망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그리스인 이야기 1』에서 압도적인 분량이 제1, 2차 페르시아 전쟁에 관해서이다. 그리스에 관해서 쓰면서 당연히 다룰 수 밖에 없는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정체를 비교하고 나서 바로 페르시아의 왕 중의 왕다리우스와 그 아들 크레스크세스가 그리스를 공격한 페르시아 전쟁을 다룬다. 그 안에는 너무나도 유명한 마라톤 전투와 영화 <300>으로 유명한(물론 상당한 각색이 이뤄진) 테르모필레에서의 스파르타군의 옥쇄, 최초로 전쟁의 성패를 가룬 해전으로 기록된, 테미스토클레스가 주인공인 살라미스 해전, 그리고 스파르타의 젊은 장군 파우사니아스가 활약하는 플라타이아이 전투가 그려진다. 이 전쟁 속에서 활약하는 왕과 장군들이 바로 이 『그리스인 이야기 1』에서 그리스인인 셈이다. 『로마인 이야기』나 『십자군 이야기』, 더 앞으로 당기면 『바다의 도시 이야기』 등에서 그녀가 전쟁 속에서 드러나는 인물들의 진면목을 그리는 데 무척 집중했던 것이, 그제서야 생각이 나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리스인 이야기 1』는 아직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쓰고 있지 않은 셈이다. 아직 페리클레스가 소년이거나 청년인 시절에 머무르고 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어쩌면 그녀는 페르시아 전쟁 전에 확립되기 시작한 아테네의 민주주의 방식에는, 큰 오해는 말라면서도, 조금은 의문스런 시선을 던지기도 하고 있다. 오히려 위태로운 시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한다. 당연히 그런 시기에는 평상시의 다소 비효율적인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이 아니라 테미스토클레스와 같은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한 시기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분명 그녀가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테미스토클레스와 같은 인물도 민주주의의 절차를 통해서 군 지휘권을 잡아서 활약을 할 수 있었으며, 스파르타도 (우리의 인상과는 달리) 철저한 권력의 분권화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시오노 나나미는 절대 부인할 수 없는 사항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을 통해 독자에게 자신의 견해를 주입시킨다. 그래서 그 맥락에서 당연히 옳을 수 밖에 그녀의 단정을 부정하지 않고 읽다 보면 결국에 다른 맥락에서도 그녀의 생각에 빠지는 것이다.

 

어쨌든 『그리스인 이야기 1』는 무척 재미있다. 마치 소설을 읽듯 빠져서 읽을 수 있다. 로마처럼 그리스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위기의 시기에 리더십의 필요성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시오노 나나미의 책은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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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역사와 이야기의 경계를 뛰어넘는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l******2 | 2017.05.22 리뷰제목
책들 중에서 인연이 닿지 않다가 돌고 돌아 인연을 맺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경우의 대부분은 그 책을 읽을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그 책을 읽을 타이밍을 놓쳤을 때, 그 책이 이미 너무 유명한 베스트 셀러가 되어 인구에 회자되고 있을 때, 다시 그 책에 손이 선뜻가기가 어려운 경우가 나에게는 종종 있었다. 김훈의 <칼의 노래>가 그랬고,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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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 중에서 인연이 닿지 않다가 돌고 돌아 인연을 맺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경우의 대부분은 그 책을 읽을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그 책을 읽을 타이밍을 놓쳤을 때, 그 책이 이미 너무 유명한 베스트 셀러가 되어 인구에 회자되고 있을 때, 다시 그 책에 손이 선뜻가기가 어려운 경우가 나에게는 종종 있었다. 김훈의 <칼의 노래>가 그랬고,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가 그랬다. 김훈의 <칼의 노래>는 동인 문학상을 수상한 지도 5년이 지나 그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멀어졌을 때, 나와 인연이 되었다. <로마인 이야기>는 그 방대한 분량 때문에, 그 작품에 대한 세속의 관심이 베스트 셀러에서 스테디 셀러로 바뀔 무렵, 제 2권 <한니발 이야기>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 점에서 나의 <로마인 이야기> 읽기는 로마인이 아니라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라는 인물이 중심이 된 부분만을 읽었기에 실상 '로마인'들에 대해서는 전혀 읽지 못했다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시오노 나나미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 - 이런 점에서 지금은 돌아가신 이윤기 선생님의 글이 더 그립기도 하다. -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와 같은 그녀의 다른 책들을 찾아 읽었다.

 

<그리스인 이야기>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익숙해 있기에, 그래서 쉽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선뜻 선택을 하게 된 책이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던 그리스 신화의 세계와 이 책에 나오는 그리스의 이야기는 신화와 역사의 거리만큼 멀기만 하다. 이 책은 올림푸스 신들의 세계가 끝나고, 인간들이 자신들의 삶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구성해 나가기 시작한 시기의 '그리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올림픽의 나라로 알려진 그리스 민족이 어떻게 느슨한 연합체의 국가를 존속시킬 수 있었는지를 당시의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유사한 지정학적 위치 속에서 서로 다른 정치 체제를 발전시킨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대비는 흥미롭다. 그 두 나라는 가장 첨예한 대립의 관계에 있으면서도 외부의 적들로부터 자신들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 긴장과 협력의 관계를 유지한다. 그러한 긴장 관계가 엄격함과 자유분방함이라는 '그리스'적인 것의 정신 속에 조화를 이루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오노 나나미가 들려주는 '그리스인'에 대한 이야기가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이며, 어디까지가 작가가 상상하고 해석해 낸 허구인 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주경철 교수는 <테이라시에스의 역사>에서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 인식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2권을 기다릴 만큼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다. 페르시아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그리스 인들이 보여줄 이후의 이야기는 전쟁보다는 철학의 이야기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겠지만, 그 현란한 그리스의 정신은 그렇기에 2권부터가 핵심이 될 터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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