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은 안전가옥 출판사에서 내놓는 단편집 브랜드인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 중 하나로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 중 유일하게 두 분의 작가가 참여한 작품집이기도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심너울 작가의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이후 두 번째로 만나게 보게 된 안전가옥 쇼트 작품집이었는데, 이 작품 역시 제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작품집이었던 것 같습니다. 짝꿍의 첫 번째 수록작인 듀나 작가의 사라지는 미로 속 짐승들 속 세상은 사실은 일종의 게임을 위하여 이용되었던 가상현실이었으나, 지금은 그 용도를 다하여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설정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이후의 내용은 이 작품 및 김창규 작가의 우리가 추방된 세계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설정은 김창규 작가의 우리가 추방된 세계에서 만나본 적이 있는데, 그 작품과 다른 점이라면 우리가 추방된 세계에서는 작품 속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들이 사는 세상이 가상현실이었으며 조만간 자신들이 사는 세상이 없어질 것이라는 점을 모르고 있었던 것에 반하여, 사라지는 미로 속 짐승들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 그중에서도 특히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인 라다 문이 그러한 부분을 이미 잘 알고 있다는 점에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라지는 미로 속 짐승들은 듀나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무언가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만한 듀나 작가스러운 작품이긴 했는데, 후속작을 염두에 두고 쓰신 작품이라서 그런지 맛보기 느낌이 너무도 강하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끝으로 작가의 말에 따르면 작품 속 화자였던 라다 문은 이후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에서 또 한번 등장한다고 하며, 사라지는 미로 속 짐승들은 작가가 구상 중인 새 연작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단편이었다고 하는데 두 작품 모두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안전가옥 출판사에서 출간한 듀나, 이산화 작가의 짝꿍 : 듀나 x 이산화 리뷰입니다. 안전가옥에서 내놓는 단편집 시리즈 중 하나인 것 같네요. 듀나 작가야 워낙 이쪽 장르 소설을 많이 쓰는 중견 작가인지라 이름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나머지 한 명은 조금 생소했는데 이 작품으로 접해 보니 재밌는 글을 쓰는 분인 것 같습니다. 다른 작품도 찾아 읽고 싶어지네요. 한국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SF 장르의 짧은 세 가지 이야기가 엮여 있는 책이라 아이디어가 좋고 짧게 집중하여 읽고 덮을 수 있어 좋습니다. 특히 첫 번째 이야기는 장편으로 보고 싶을 정도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