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읽은 『트로피컬 나이트』를 통해 알게 된 조예은 작가의 매력에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명절에 가지고 갔던 책을 다 읽어서 전자책으로 무엇을 읽을까 고르던 중 조예은 작가의 『칵테일, 러브, 좀비』가 눈에 띄었다. 이 책도 네 개의 단편이 담긴 단편집으로 어떤 매력을 담아냈을지 궁금해하며 읽어보았다.
「초대」는 평소 가시가 목구멍에 걸려 계속 찌른다 느끼던 주인공은 남자친구의 외모 평가에 자신을 맞추며 하고 싶은 말을 못 하던 상태였다. 하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보내는 메시지를 쫓아 결국 남자친구를 죽이고 나자 목에 가시가 사라짐을 느낀다. 「습지의 사랑」은 죽고 나서 각각 하천물의 영혼과 숲의 영혼이 되어 둘이 만나게 된다. 습지가 개발되고 이 개발을 막기 위해 둘이 합심하며 개발을 막는데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칵테일, 러브, 좀비」는 가장의 의무에 무관심하던 아빠가 뱀 술을 먹고 좀비가 되어 딸을 문다. 결국 아빠가 죽어야 가족이 안전하고 판단하고 뱀을 위한 제사를 지내고 딸은 좀비로 변해가던 것을 멈추게 된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여야 엄마를 살릴 수 있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굴레는 어떻게 하더라도 벗어날 수 없는 결과임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이런 이야기 전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작가의 아이디어가 놀라웠다. 외롭고 오싹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단순히 그런 차가운 분위기만 담고 있지 않은 조예은 만의 색채가 확실히 드러난다는 점에서 어쩌면 『트로피컬 나이트』보다 더 강렬한 단편집이다. 평소 단편 소설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단편에 대한 편견을 없애 준 작가 중 한 명에 단연코 조예은 작가를 손꼽을 수 있을 정도로 참 괜찮고 가독성 좋은 단편집이다. 명절에 정말 매력적인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소설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처음 접하는 부류의 소설이다.
4편의 단편 소설을 묶어 책으로 나왔는데 하나 하나의 이야기가 단편이라 금방 읽히기는 하나
표현이 섬뜩하고 감정 묘사의 디테일이 살아 있어 솔직히 무서웠다.
< 초대 >
남자친구에게 맞춰가는 자신을 깨닫는 사이 남자친구의 핸드폰에서 '태주'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말다툼을 하다 헤어지자고 하는데 태주로 부터 연락이 온다.
수강생 중에 '이태주가 있었고 '폐업한 리조트로 오라는 전단지를 보고 찾아가게 되는데
리조트에서 남자친구와 태주를 만나게 되고...
< 습지의 사랑 >
물과 숲의 사랑이야기이며 인간의 지나친 개발에 자연이 어떻게 방어할 지를 그린 이야기
< 칵테일, 러브, 좀비 >
책의 제목이기도 한데 아버지가 좀비로 변하고 엄마와 딸이 아버지와 어떻게 지내게 되는지를
이야기하는데 엄마의 딸의 심리가 잘 묘사된 작품이다.
<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
가장 섬뜩한 이야기였다. 세호는 아버지에게 살해당한 어머니를 마주하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세 번의 기회를 갖게 되는데 어머니를 살릴 수 있는 시점은 어디일까?
살인의 표현이 잔인하여 서늘한 공포를 만나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지만 내게는 보기 힘든
책이었다. 공포영화를 싫어하지 않지만 글을 통해 만나는 이야기가 더 공포스럽다는 것도
깨닫게 한 책이다. 읽은 지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 때의 서늘함이 다시금 느껴진다.
마냥 즐겁고 행복해 보이는 분위기에 취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놀이공원,,,,, 그리고 달콤하고 향기로운 젤리... 그런데 이 두 가지 요소가 만나 대학살이라는 참극이 벌어진다. 마치 웃고 있던 어릿광대가 권총을 들고 사람들을 향해 총알을 난사하는 느낌이랄까? 소름끼치면서 그로테스크한 영상미를 뽐내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