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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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사랑

리뷰 총점 9.8 (1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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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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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봄비사랑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6 | 2020.02.02 리뷰제목
책을 읽어보니 왜 구체적 사랑이라고 제목을 정했는지 알겠다. 성숙으로 나아가는 사랑 대충이런뜻? 이 책은 사랑이 뭔지 우정이 뭔지를 스스로 생각하게 해준다. 이 말은 꼭 해야겠다. 지은이가 참 부러운건 공부 잘하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아버지가 서울의대 출신이신데 난 공부와는 영아니다. 학창시절 공부덕에 칭찬받은 기억은 없고 뒷돈 달라고 눈에 쌍심지켜고 달려드는
리뷰제목

책을 읽어보니 왜 구체적 사랑이라고 제목을 정했는지 알겠다.

 

성숙으로 나아가는 사랑 대충이런뜻?

 

이 책은 사랑이 뭔지 우정이 뭔지를 스스로 생각하게 해준다.

 

이 말은 꼭 해야겠다.

 

지은이가 참 부러운건 공부 잘하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아버지가 서울의대 출신이신데 난 공부와는 영아니다.

 

학창시절 공부덕에 칭찬받은 기억은 없고 뒷돈 달라고

 

눈에 쌍심지켜고 달려드는 선생님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떤 선생님은

 

우리집에 출근하다시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이 키우는 이야기가 많다 어느 집이나 비슷비슷하면서도 대처방식은 다르구나

 

어느 집이나 가정사가 있는데 사랑으로 엮으며 술술 잘 풀어간다.

 

이 책만큼 리뷰를 다는게 힘든 책은 없었다.

 

책을 내는 사람이 독자들에게 보이기 위해 글을 정성으로 다듬듯

 

독자도 리뷰를 쓰는 일에서만큼은 저자의 입장이 되는 것 같다.

 

이 책이 그걸 가르쳐주고 있다   좋은 책이라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법 찾기가 어렵다.

 

가수 이은하씨가 부른노래 봄비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왔네......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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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2) 구체적 사랑 - 밑줄 긋기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s********d | 2019.12.26 리뷰제목
# 관계는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었다. # 최선을 다할 수는 있어도 최선을 보장할 수는 없다. # 나는 타인의 사랑과 우정을 함부로 판단할 자격이 없다. 진심과 선의, 나눔의 기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의 진정성을 영속성에 기대어 판단해선 안 된다고 스스로 타이르는 것이다(순간의 진심과 한동안의 온기도 있다).. 관계의
리뷰제목

# 관계는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었다.

 

# 최선을 다할 수는 있어도 최선을 보장할 수는 없다.

 

# 나는 타인의 사랑과 우정을 함부로 판단할 자격이 없다. 진심과 선의, 나눔의 기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의 진정성을 영속성에 기대어 판단해선 안 된다고 스스로 타이르는 것이다(순간의 진심과 한동안의 온기도 있다).. 관계의 본질을 나의 주관과 해석으로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괄호 안에 넣어두라는 깨우침을 주었다.

 

# 사랑과 성에 대한 방어적 태도를 깊이 내면화해오면서 체득한 습관이기도 하다.. 우리는 종종, 행복해야 보람 있고 사랑받아야 가치 있다고 느낀다. 줄이 끊기면 추락하고 상대가 놓아버리면 허우적댄다.. 함께 구르는 사람을 연인 한 사람만 두지 않고 주변에 든든한 구르기 친구를 만들고 살면 좋겠다.

 

# 함께 성장하고 서로 격려하고 끊임없이 상대를 알고 배려하는 삶이란 성실함과 주의 깊음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 나의 아이에게도 적절한 거리감이, 예의가 필요하다. 내가 존중받고 싶다면 그 이상의 사랑과 존중을 주어야 한다.

 

# 인생에는 아무런 의도도 없다는 것. 선의도 악의도 없이, 별다른 실체도 없이, 내 머릿속에 만들어낸 환영에 가깝다는 것. 적절한 좌표를 찍어 정리하고 해석하고 의미를 찾아내려고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몸짓에 불과했다.

 

# 아이들은 나를 통해 세상에 도착한 것뿐이었다. 나는 그들이 잠시 통과해 나가는 작은 통로, 비좁은 세상이었다.. 나는 지나가는 한 자리, 되도록 편안하게 지나갈 수 있는 한 자리가 된다면 최선일 존재였다.

 

# 어마어마하게 힘들지는 않지만 작은 상처처럼 거슬리고, 어떨 때는 인생을 온통 뒤흔드는 녀석들(지분거림들). 언젠가 나을 테지만, 괜찮아질 테지만, 해결될 테지만, 어떻게든 되겠지만, 당신은 나를 일렁이게 하는 것들. 위로의 말도 큰 도움이 되지 않고 별다른 깨달음도 찾아올 것 같지 않은 것들. 소음이 오가는 한낮의 거리처럼, 무음보다 더 적막한 느낌 속에 내가 존재하는 것 같다.

 

# 관계를 이어갈 사정보다 그만둘 사정이 더 많은 것이 사람 사는 일이다. 그럼에도 가꾸고 보살펴야 할 인연이 있음을 알아보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밝은 눈이다.

 

# 누구나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우리는 크건 작건 불균형한 정신과 아픈 마음을 가지고 있다. 과거의 상처나 환경으로 존재를 규정하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우리 자신의 영혼마저 가난하게 만든다.

 

# 치유란 이뤄야 할 목표가 아니라 끊임없이 실천하고 익숙해지는 행위니까.

 

# 서로 귀여워하는 관계는 막강하다. 존재를 향한 너그러움과 연민이 함께할 때 우리는 잠시나마 안전과 자유를 동시에 느낀다.. 우리가 배우고 실습하고 익혀야 하는 행위이자 상태이다.

 

# 깊은 연민을 이길 수 있는 건 없다. 사랑의 모호하고 때로는 굴곡 많은 지형과 달리, 연민은 가장 정확한 자리를 집어 아픈 사람을 품어낸다. 아픔을 즉각적으로 아는 것만큼 인간의 결속을 단단하게 만드는 건 없다.

 

# 이토록 무수한 나로 북적이는 혼자됨은 과연 내가 꿈꾸던 혼자됨일까. 나는 함께하는 대신 나로 소란한 혼자를 견디는 건 아닐까.

 

# 지금 당장 당신과 행복하지 않으므로 당신과의 관계는 폐기되어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상대에게 나와 같은 리듬을 타야 한다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누구나 다른 속도와 다른 방식을 지니고 있음을 인정하지 못했다.

 

# 독립성은 혼자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풍요로운 함께 있음으로 얻어진다는 것을 배우고 살아냈다.

 

# 그녀가 알고 꿈꾸는 사랑은 구체적이었다. 막연한 낭만과 행복으로 점철되는 과정이 아니었다. 몸이 익힌 돌봄과 나눔과 책임의 감각을 믿었고 자신을 지지해주는 주변의 힘을 신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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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1) 구체적 사랑 - 비좁고 가난한 마음 키우기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s********d | 2019.12.26 리뷰제목
이서희의 <구체적 사랑>은 나를 앉은 자리에 포박시켜 꼼짝 못하게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과 우정을 노래하는데도 질리거나 동어반복적으로 들리는 구간이 없었다. 지금 내게 너무나 필요한 말과 누구에게도 꺼내 보이지 못한 내밀한 고민을 다루며 그 ‘지분거림’을 잘 안다는 듯이 가만히 들어주었다.    올해 다른 문제도 많았지만, 다시 나는 육년 전 견디기 힘들었던 시간
리뷰제목

 이서희의 구체적 사랑은 나를 앉은 자리에 포박시켜 꼼짝 못하게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과 우정을 노래하는데도 질리거나 동어반복적으로 들리는 구간이 없었다. 지금 내게 너무나 필요한 말과 누구에게도 꺼내 보이지 못한 내밀한 고민을 다루며 그 지분거림을 잘 안다는 듯이 가만히 들어주었다.

 

  올해 다른 문제도 많았지만, 다시 나는 육년 전 견디기 힘들었던 시간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그때는 말로 흘러버리지 못한 고통이 몸에 남아 몸을 아프게 했었다. 끝나지 않을 악몽 같고 죽고 싶다는 충동까지 드는 시간을 간신히 건넜었다. 이번에는 미련 맞음과 궁상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 집을 나가겠노라고 선언해버렸다. 그러나 실제로 떠나기 어려웠다. 내게 동거인은 얼마 전까지 내 아버지이자 남편이자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과장되고 극적인 표현을 삼가는 편이지만 이렇게밖에 쓸 수 없다.

 

  연년생 삼남매의 맏이로 자라며 그 사람을 바이블보다 더 믿고 따랐다. 그는 가족의 무너짐이나 몸의 이상에도 절망하지 않고 현실에 맞서 분연히 일어서는 모습으로 말하는 자였다. 감정적인 동요나 어떤 폭력 없이 한 가정을 지켜냈다.

 

  존경하면서도 그 사람을 보며 일찌감치 가부장적 집으로 들어가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학업과 일에 매진했다. 운 좋게도 내겐 충실한 아내와 엄마의 길을 가는 동갑내기 여동생이 있어, 다른 맛을 즐기며 살 수 있었다. 동생의 이른 결혼과 여자로서의 익숙한 트랙 밟기가 뜻밖에 나를 자유롭게 해주었지만, 그런 나도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발길이 경찰서에 멈추는 순간들이 있었다.

 

  단지 내가 누군가의 딸이라는 이유로 끌어안아야 하는 참을 수 없는 존재들이 거듭 출현했다. 결혼만 하지 않으면 불행해지는 일이 없을 거라고 순진하게 봤던 것이다. 아는 지인이 나이 찬 딸이 같이 살겠다고 하면 반대하고 싶지 않다고 했을 때 진심으로 말리고 싶었다. 결혼은 안 하더라도 서로를 위해 집에서 내보내 독립시켜야 한다고 참견하고 싶었다. 입을 닫은 이유는 그들이 나와 똑같으리라는 전제도 폭력적인 단정임을 알기에 그럴 수 없었다.

 

  정상적인 궤도에서 이탈한 듯 나사 몇 개 빠져 지내는 나의 불완전하고 불안한 마음이, 더 솔직히 말해 미성숙하고 옹졸한 상태가 불편해 분노와 소진 상태에 쉽게 이르곤 한다. 내가 뭐라고 누군가를 나쁜 사람으로 매도하고 삶의 영역에서 지우려하는지 섬뜩해질 때도 있다. 왜 나는 내 문제가 아닌 가족의 일로 원치 않는 트램벌린에 자꾸 올라야 하는지 억울했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대부분의 딸들이 성에 차지 않는 집에서 그래도 나름 착실하게 살려고 오리 발짓을 해대다 제풀에 꺾이곤 한다. 다른 출구라고 여겨 빠져나온 곳이 또 다른 막다른 골목일 경우도 많다. 운명 같은 사랑을 만나 가정을 일궈도 신혼의 기싸움 아니면 십년 차 권태나 황혼 이혼에 걸려들 이별수가 곳곳에 포진해있다.

 

  저자는 말한다. 홀로 설 수 있는 독립된 둘이 만나 하나를 이룰 때 같이 성장하며 안정적이고 충만한 가정을 만들 수 있다고. 그냥 주어지는 행복한 가족은 없다. 화염성 사랑보다 서로를 향한 지속적인 관심과 관계 개선의 노력만이 부부관계를 우정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녀도 부모의 부속물이 아니라 잠시 나를 거쳐 가는 생명체임을 강조한다. 알면서도 끊어내지 못하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소유욕과 집착을 어떻게 단속해야 하는지 경험을 토대로 알려준다.

 

  책은 엄마에게서 딸로, 다시 인생 선후배로, 남편과 시댁으로, 그리고 나로 바통을 넘기며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자기다움과 자유를 추구하고 긍정해야 하는지 면밀히 귀띔해준다. 무수한 가 있듯이 주위에 숱한 우정을 심고 가꾸는 각별한 마음에 강조점을 둔다. 모든 허울을 털어내고 알몸의 언어로 농밀히 적어 내려간 구체적 사랑()에 빠져 혼곤히 젖어들었다. 딸들이 독립한 뒤 그녀가 야생적으로, 또 우아하게 보여줄 몸의 이동과 자유 비행이 기다려진다.

 

  남녀의 사랑이 아니어도 나를 지켜주고 보호할 의지처는 이미 주변에 널려있고 그것을 정성껏 기어 입는 건 순전히 각자의 몫이다. 2, 3의 갱신 가능성과 여자 나이 오십에서의 혁명과 변신을 기대하며 우정의 정원을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가꾸어야겠다. 언감생심 날아드는 외로움과 아무것도 없음에 주눅 들지 말고, 내게 있는 것을 즐기고 경탄하며 마저 살아보자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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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구체적 사랑 평점10점 | a*******7 | 2019.11.22 리뷰제목
이서희 작가는 이전에 몇 권의 유명한 에세이를 쓴 작가인 것 같지만 난 이 작가의 이름을 <구체적 사랑>을 통해 처음 들어봤다. 그런데 왜 이 책을 샀냐 하시면.. 제목이 상당히 내 취향을 저격해서.. 요즘 '사랑'이라는 키워드에 한창 빠져 살고 있는데 무려 '구체적' '사랑'이라니! 이건 무조건 사서 읽으라는 거지. 그래서 샀고. 아, 일단.. 너무 좋았다. 작가가 본인의 인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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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희 작가는 이전에 몇 권의 유명한 에세이를 쓴 작가인 것 같지만 난 이 작가의 이름을 <구체적 사랑>을 통해 처음 들어봤다그런데 왜 이 책을 샀냐 하시면.. 제목이 상당히 내 취향을 저격해서.. 요즘 '사랑'이라는 키워드에 한창 빠져 살고 있는데 무려 '구체적' '사랑'이라니! 이건 무조건 사서 읽으라는 거지. 그래서 샀고. 아, 일단.. 너무 좋았다. 작가가 본인의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의 다양한 형태의 사랑에 대해서 쓴 에세이는 정말 아름다웠다. 그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 어떤 것이냐 하면 역시 가족과, 그러니까 어머니와 딸과 나눈 사랑이었고 특히 어머니와의 사랑에 대해 쓴 내용을 읽을 때는 눈물이 앞을 가림.. 그렇다고 이게 막 행복하고 즐겁고 그래서 아름답다는 게 아니라 지치고 지겹고 근데도 난 이 사람을 두고 갈 수가 없고 너무 사랑하고. 이런 감정들이 공감이 되고 아름답다는 거였다. 그래서 좋은 거다. 작가의 사랑이 마냥 행복하고 즐겁고 반짝반짝 아름답기만 한 사랑이었다면 절대로 좋지 않았을 거다. 사랑은 그렇지 않으니까. 그런 감정이 아니니까. 

읽는 데 정말 오래 걸렸다.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한없이 공감되기도 하고, 그래서 너무 오래 걸렸다. 그래도 몇 번을 꺼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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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감정적이지 않게 내 감정을 표현한 솔직한 일기장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r*****4 | 2019.11.04 리뷰제목
『구체적 사랑』, 이서희 지음, 한겨레출판, 2019 나는 일기를 쓰지 않는다. 일기를 쓰면 좋은 점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내 감정들과 솔직하게 마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기를 쓰면 꼭 누군가가 볼 것을 염두하고 일기를 쓰게 되고, 감정을 너무 감정적으로 표현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 다시 읽으면 그 어리숙함에 손발이 오그라들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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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사랑, 이서희 지음, 한겨레출판, 2019


나는 일기를 쓰지 않는다. 일기를 쓰면 좋은 점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내 감정들과 솔직하게 마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기를 쓰면 꼭 누군가가 볼 것을 염두하고 일기를 쓰게 되고, 감정을 너무 감정적으로 표현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 다시 읽으면 그 어리숙함에 손발이 오그라들기 때문이다.


구체적 사랑40대에 이른 저자가 젊은 날의 회상과 현재 일상에 겪는 일들을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이다. 감정 표현들이 너무 솔직해서 저자의 일기를 보는 듯하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함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이지 않다. 어쩔 때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대신 쓴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분명 나라면 감정이 복받칠 만한 일들을 표현함에 있어서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도 전혀 감정적이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니까 나를 가장 잘 알아야 하고,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내 감정을 표현하려고 하면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이러한 어려움은 나만의 어려움을 아니고, 주변 사람들도 모두 어려워하는 부분이라는 것도 잘 안다. 일기를 쓰는 순간에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쓰지 못한다고 하지 않는가. 누군가가 볼 것을 염두하고 쓰는 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누군가가 볼 것을 염두하고 감정을 왜곡한다고 하니,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하나는내 감정을 감정적이지 않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 또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과 유사한데, 감정을 감정적으로 이야기하면 더 격양되어 솔직하지 못하고 편향되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내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하고 싶은데, 표현이 너무 감정적이라 오히려 역효과만 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쌍방의 주장이 있다면 둘의 의견을 고루 들어봐야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객관적 시각을 갖고 판단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에세이 서적을 보거나, 성공을 이야기하는 자기개발 서적을 볼 때면 의례 작가의 시각이 편향되어 있지는 않은지, 본인의 감정에만 치우쳐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되고, ‘그렇다라고 느껴지면 더는 글의 내용이 머리속에 잘 들어오지 않게 된다.

혹은 나는 이렇게 살았으니, 당신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자신의 일부 경험을 성급하게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또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자신의 과거는 미화하게 된다. 흑역사는 어느 순간 머리 속에서 까맣게 지워지고 작은 무용담도 전설로 만든다. 그래서 내 일에 객관적이긴 쉽지 않다.


깊이 생각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감정들을 거르고 걸러 알맹이만 남긴 것처럼 정제된 언어로 쓰여 있다보니, 저자의 에피소드에 내 과거 경험들이 투영되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감정에만 머물러 있는 내 감정을 마주하고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게 해준다.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거나,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내 삶을 성찰하고자 한다면 꼭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결코 한번만 읽고 책을 덮지 못할 것이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욕망은 강압이고 폭력이다.()
악다구니하듯 욕망하고 원망하기를 멈추고
나의 욕망에 거리를 두니 상대방이 보였다.
비로소 관계에 나만 있고 상대방이 없다는 말의 실체를 볼 수 있었다.(48~49)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 일단은 인정한다.
상대의 의견이나 감정을 수용하고 확인한 뒤 공감을 보내거나
이해가 되지 않을 때면 공격적이지 않게 묻는다.
다른 의견이나 감상이 있다면 그 뒤에 덧붙인다.
상대 또한 같은 과정으로 대화를 이어간다.(130)


우리의 아이들은 자신의 몸을 숨기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자랄 수 있어서 다행이야
여성이기에 겪는 부당한 고통이나 일방적 불편함에 대해서도
무작정 감수하지 않고 떳떳이 말하고
사회적 대책도 요구하며 자랄 수 있었으면 좋겠어.”(172)


내 몸이 소중하고 귀한 이유는 내 삶의 원천이기 때문이지
다른 삶을 담보로 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몸은, 생명으로서의 몸, 끊임없이 알아가고 발견하고 돌보며
사랑하는 삶으로서의 몸이다.
수치의 근원도 아니며 숨겨야 할 이야기도 아니다.
보호받을 대상이나 숭배받을 아름다움으로만 존재하지 않는,
독자적인 힘이며 물질이며 움직임이다.(173)


어렵다면 노력하고 설득하고 협상하고 타협하리라.
무산되어도 노력의 과정은 가치가 있으리라 믿는다.
그 속에서 내가 나로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그래서 더 행복하고 주변을 기쁘게 만들 수 있다면.(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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