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는 식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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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는 식물들

아직 쓸모를 발견하지 못한 꽃과 풀에 대하여

리뷰 총점 9.5 (4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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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생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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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움받는 식물들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4 | 2023.06.30 리뷰제목
미움 받는 식물들 잡초를 만든 인간의 흑역사 존 카디너/강유리 윌북/2022.7.8. sanbaram   잡초가 무엇인지는 정의하기 나름이겠지만 우리는 수많은 잡초에 둘러싸여 산다고도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농부들이 특히 싫어하는 잡초 8가지, 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플로리다 베가위드, 망초, 비름, 돼지풀, 강아지풀 등에 대해 <미움 받는 식물들>은 이야기 한다. 이들 잡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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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받는 식물들

잡초를 만든 인간의 흑역사

존 카디너/강유리

윌북/2022.7.8.

sanbaram

 

잡초가 무엇인지는 정의하기 나름이겠지만 우리는 수많은 잡초에 둘러싸여 산다고도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농부들이 특히 싫어하는 잡초 8가지, 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플로리다 베가위드, 망초, 비름, 돼지풀, 강아지풀 등에 대해 미움 받는 식물들은 이야기 한다. 이들 잡초가 인간들에게 미친 영향과 잡초를 없애기 위한 노력에 대해 설명한다. 주로 농사에 지장을 주는 잡초를 없애기 위해 노력한 과정과 그 잡초의 유래에 대해 잡초를 연구하는 전문가의 시선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 존 카디너는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농업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은 후 평화봉사자로 가나에서 2년을 보냈다. 귀국 후 버지니아공과대학에서 사료작물학 석사,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부터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농업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존 카디너는 미움 받는 식물들에서 여덟 가지 잡초에 관한 개인적인 일화를 폭넓은 연구 결과와 대비하면서 매우 포괄적인 방식으로 잡초를 다룬다. 그가 프롤로그에서 잡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 정리하였다. 민들레는 인간의 인식과 사회적 관념이 변하면서 잡초가 되었다. 어저귀는 미국 건국의 발자취 속에 생물의 힘을 무시한 기업가들의 헛발질이 더해져 골칫거리 식물이 되었다. 기름골은 작물이기도 한 잡초인데, 쌍둥이인 추파와는 달리 빈곤과 방치의 종이 되는 길을 택했다. 미국 남부를 대표하는 플로리다 베가위드는 노예 상인과 기회를 쫓아 미국에 발을 디딘 사람들, 끈끈한 꼬투리 덕분에 의도치 않게 씨앗이 퍼졌다. 눈에 뛰지 않던 망초는 유전공학의 발달에 따라 제초제 저항성을 획득하면서 예상치 못한 잠재력을 뽐내게 되었다. 비름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의 성향 덕분에 성공적인 잡초가 되었다. 돼지풀은 전쟁과 경제개발의 여파를 타고 강변에서 농경지로 진출했고 전 세계로 전파되었으며 기후 변화속의 오염된 토양에서 잘 자라는 능력을 발휘했다. 강아지풀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농업의 확장으로 대평원에 진출할 길이 열리면서 주로 잡초가 되었다. 자연의 리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잡초를 예측하고 대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강아지풀은 인간과 잡초의 공존과 지구의 미래에 대해 힌트를 제시한다.(p.13)” 어떤 잡초는 아름답고 어떤 잡초는 실용적인 쓰임이 있으며, 생태계 기능에 중대한 역할을 하는 잡초도 많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기들이 실행하는 일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모든 잡초를 없애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이렇게 잘못된 선택을 하지 말고 잡초도 우리와 함께 공존해 가야 하는 식물임을 인식하고 함께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잡초의 그림을 흑백으로 제시하고 있어 현실감이 떨어지고, 너무 전문적이거나 자세한 설명은 가독성을 떨어지게 하는 점이 아쉬웠다.

 

서양민들레

식물은 인간의 가치 기준에 따라 잡초가 된다. 인간의 가치 기준이란 경제적 이익,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 사회규범 등을 의미한다.(p.17)” 고대 중국 의사들은 민들레 뿌리와 잎을 약으로 사용했다. 그리스에서는 대지, , 저승 세계를 관장하는 여신 헤카테가 민들레 샐러드를 먹었다고 전해진다. 로마인들은 민들레를 채집해 음식과 약으로 사용했다. 유럽 전역에서 민들레 잎으로 스튜를 만들었다. 꽃을 빻아서 튀겨 먹었고, 뿌리를 말리고 갈아서 강장 음료를 만들었다. 캘트족은 민들레로 술을 담그기도 했다. 민들레는 중세 수도원과 병원에서 한자리를 차지했다. 수도사와 농민들은 밭에 민들레 씨앗을 심었으며 이를 돌보고 잡초를 뽑아주고 토끼와 사슴이 먹지 못하게 보호하면서 창조주를 칭송했다. 그런데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정원 잔디밭에 자라는 민들레를 제거하려 노력했다. 뽑고 자르고 불태움으로써 얻는 보상은 순간에 그칠 뿐 민들레는 뿌리 상단의 싹에서 언제든지 다시 자랄 수 있다. 초반에는 2,4-D가 드디어 민들레를 박멸시켜줄 거라는 기대감이 넘쳤지만, 그 효과는 없었다.

 

어저귀

진짜 대마와 운명이 가장 단단하게 꼬인 식물은 어저귀라고 알려진 키 크고 섬유질 많은 풀이었다. 식민지들은 영국 선박에 실려 수입되는 러시아산 대마를 사용했다. 가끔 선적분에 어저귀가 우연히 섞여 들기도 하고 누군가가 일부러 섞어 넣기도 했다.(p.77)” 밧줄을 만들기 위해 수입한 대마가 어저귀와 함께 도입어 대표적인 잡초가 되었다. 밧줄 제조업을 보호하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대마의 재배와 가공을 장려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로 어저귀의 적응과 전파가 앞당겨졌다. 어저귀는 길들여지기를 거부하고 잡초다운 유전자, 적응성, 가변성을 유지했다. 누구의 규칙도 따르지 않는다. 생존과 지속적인 적응을 위해 어떤 회사나 국가에 의존하지도 않는다.

 

기름골

가름골과 추파처럼 당근, 파스님, 순무, 상추, 아마란스, 오크라, , 서속 등 다른 작물도 모두 잡초가 된 짝이 있다. 종과 속이 같고 유전적으로도 거의 일치한다. 이와 반대로 쇠비름, 까마중, 비름, 치커리 등 대개 잡초로 인식되어 온 일부 식물은 작물로 이용되는 변이형이 있다.(p.122)” 우리나라 방동사니와 비슷한 기름골은 잡초 방제를 수월하게 해주는 기적의 화학물질에 반응하지 않는 잡초였다. 제초제가 나머지 잡초 대부분을 죽여준 덕분에 땅속 덩지줄기로 번식하는 기름골은 더 많은 공간, , 양분, 물을 확보해 밭을 가득 채울 수 있었다.

 

플로리다 베가위드

아프리카 해안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유럽 선원들은 적미, 서속, 수수, 참깨, 야자유 등 아프리카 작물에 의존하게 되고, 그 대신 옥수수, 카사바, 호박, , 토마토, 감자, 담배 등 남아메리카에서 모아온 다양한 농작물을 아프리카에 넘겨주었다. 땅콩은 이렇게 해서 어퍼 기니서부 해안을 따라 아프리가 대륙에 도착했다.(p.162)” 유럽인들은 훔쳐간 보물 대신 천연두, 홍역, 콜레라를 신대륙에 전해주었다. 원주민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자 이런 전염병에 내성이 있던 아프리카 노예 농사꾼이 농업 시스템을 유지하게 되었다. 아프리카 노예는 아메리카 열대지방에서 다양한 작물 유전자원의 수호자이자 재배를 맡은 청지기가 되었다. 1920년대에 트랙터가 농장을 누비게 되면서 농부들은 베가위드 건초가 빽빽했던 들판을 갈아엎고 땅콩, 목화, 옥수수, 담배와 대두를 심었다. 성장이 빠르고 생물량이 풍부하여 풍성한 씨앗이 수년간 흙에서 생존하는 형질 덕분에 플로리다 베가위드는 좋은 사료작물이 되었지만 같은 이유로 경작지에서 골치 아픈 잡초가 된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필요에 따라 유용한 작물에서 잡초로 바뀌게 된 것 중 하나가 플로리다 베가위드다.

 

망초

망초가 글리세이트에 저항성을 발달시키면서 GMO 반대운동은 추진력을 얻었다. 업계는 농부들이 GMO작물과 글리세이트로 전환하면 제초제를 덜 쓰게 되리라 예측했다. 하지만 망초가 글리포세이트에 저항성을 발달시키자 농부들은 예전의 고농도 제초제를 다시 쓸 수밖에 없었다.(p.220)” 무경간 농법을 도입하자, 작은 잡초 씨앗이 땅속 깊숙이 묻힌 채로 남아 있게 되면서 처음 2년 동안은 많은 잡초 종이 감소하거나 밭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농부들이 쟁기질을 중단하자, 죽이기 쉬운 한해살이 잡초가 사라지는 대신 죽이기 어려운 두해살이 또는 여러해살이 잡초가 그 자리에 들어섰다. GMO작물은 글리포세이트를 뿌려도 성장했고 잡초는 모두 죽었다. 그것은 생명공학의 눈부신 성과였다.(p.205)” 글리세포이트는 다른 잡초를 죽였고, 덕분에 망초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공간과 자원을 얻었다. 망초의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는 바람 속에 깃털처럼 날아오르는 씨앗을 통해 빠르게 퍼져 골치 아픈 잡초가 되었다.

 

비름

비름 유전자의 혼합, 집적, 재포장과 화학적 제초제에 대응하는 능력이 유난히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은 삼각주와 그 너머의 농업과 사회 체제를 뒤흔들었다.(p.226)” 봄만 되면 흙을 뚫고 나타나는 잡초의 끈질긴 생명력은 세상의 모든 정원사에게 좌절감을 준다. 비름 씨앗은 가시광선 말단의 파장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것이다. 비름의 빛 감지 기술은 피토크롬이라는 단백질에 의해 조절된다. 피토크롬 효소는 마치 스위치처럼 발아나 개화 같은 프로세스를 활성화 한다. 적색광은 스위치를 켜고 발아를 촉진하는 반면, 원적색광은 스위치를 끄고 발아를 억제한다. 또한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해 잡초를 죽이려는 최근의 노력으로 비름의 생태 적합도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p.253)”고 말한다. 특히 신형비름은 잡초문제를 생명공학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과적으로 더 억세고 널리 퍼지는 잡초가 나왔고, 제초제는 갈수록 무용지물이 되었는 것이다.

 

단풍잎 돼지풀

미군 점령기 일본에서 일반돼지풀은 도심지에 정착했고 단풍잎돼지풀은 일본열도 전역의 변두리 지역을 점령했다. 이 개척 식물의 씨앗은 1950년대 초에 미군의 군화에 붙어 한국으로 이동했다. 오늘날까지 돼지풀은 248킬로미터에 달하는 비무장지대에서 철통같이 보호받으며 지내고 있다.(p.290)털투성이에 끈적이는 단풍잎돼지풀이 그리 유쾌하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이 식물은 거칠고 억센 데다 고약한 냄새까지 났다. 그리고 단풍잎돼지풀은 건초열(꽃가루 알레르기)을 일으키는 주범이었다. 단풍잎돼지풀은 5미터 넘게 자란다. 옥수수보다 높이 줄기를 뻗는다. 전쟁이 인류의 비극과 잡초의 성공에 이바지했음을 말해주는 증거다. 인류세란 인간의 영향력이 지구 전체에 작용하는 지질학적 시대를 말한다. 지구의 모든 생물, 지질, 화학적 상호작용조차도 인위적 활동으로 형성된다. 잡초가 그냥 식물이 아니듯이 기후 위기는 그냥 날씨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자연에 있는 자원을 끊임없이 뽑아내고 성장할 것을 요구하는 인간 주도적 세계 경제의 결과물이다.(p.292)” 이 시스템의 기득권자들은 더 많은 지구의 자원을 요구한다. 거침없는 환경 교란은 더 많은 돼지풀 서식지, 씨앗, 꽃가루를 만들어낸다. 기회, 발전, 진보는 얼마나 좋은 동기에서 비롯되었든 자연 경시로 이어진다. 우리는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 동식물 멸종, 돼지풀의 잡초화를 심화시키는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가을강아지풀

다른 강아지풀과 생김새는 비슷했으나 덩치가 더 크고 더 튼튼했으며 더 많은 씨앗을 만들어냈고 다른 강아지풀뿐 아니라 다른 벼과 식물들보다 작물과 더 잘 경쟁했다. 농부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씨앗을 퍼뜨렸다.(p.304)” 붉은토끼풀이나 다른 작물의 종자에 불순물로 섞어든 탓이다. , , 토사 이동도 가을강아지풀의 확산에 일조했다. 잡초는 하나를 뽑을 때마다 흙 속에는 그것과 똑같은 잡초 씨앗이 수년 혹은 수십 년씩 대기하면서 생명을 싹 틔울 날을 기다린다. 이것이 바로 토양 속 씨앗 저장고인 잡초 종자은행이다. 아로니아 첫 꽃이 개화하면 강아지풀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찔레꽃이 만개 상태에 도달하면 강아지풀은 80퍼센트가 땅 밖으로 나왔다. 일찍 따뜻해진 봄이든 늦게까지 추운 봄이든 상관없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과 잡초의 끊임없는 뒤엉킴을 떠올린다면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와 잡초 대부분은 인간이 과학을 오해하고 자연을 잘못 관리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p.330)” 우리 주변에는 수천 가지의 야생식물이 있고 대부분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다수는 꼭 필요하다. 잡초는 인간이 그 식물들의 환경을 교란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놓고 경쟁 식물을 없애고 자원에 변화를 주고 그들 가까이 접촉할 때 발생한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잡초가 성가시며, 여전히 박멸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저자가 전하고 싶은 핵심은 잡초, 해충, 식물병, 바이러스 팬데믹이 진화생물학과 인간 행동의 교차점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깊이이해하자는 것이다. (p.331)”라고 한다. 수천 종의 식물 중에서 잡초는 인간과 친밀하게 상호작용하는 작은 부분집합에 해당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잡초와 공진화의 춤을 추고 있으며, 그 좌절과 반발의 탱고는 갈수록 심각한 잡초화로 이어지고 있다.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2
종이책 미움받는 식물 평점10점 | g*****3 | 2022.08.02 리뷰제목
도 서: 미움받는 식물 저 자: 존 카디너/옮김:강유리 출판사: 윌북   내가 보기에는 신경 쓸 필요 없는 꽃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지 않았다. 잡초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그 이유를 꼭 알아내고 싶었다. -본문 중-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잡초는 그저 잡초로 생각을 했었는데 인간에 의해 잡초와 작물로 분류된 것을 알았다. 약초로도 쓰이는 잡초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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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미움받는 식물

저 자: 존 카디너/옮김:강유리

출판사: 윌북

 

내가 보기에는 신경 쓸 필요 없는 꽃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지 않았다. 잡초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그 이유를 꼭 알아내고 싶었다.

-본문 중-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잡초는 그저 잡초로 생각을 했었는데 인간에 의해 잡초와 작물로 분류된 것을 알았다. 약초로도 쓰이는 잡초도 있는데 사실 이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저 땅에 불필요한 잡초일 뿐이었다. 오늘 읽은 <미움받는 식물>은 잡초의 역사를 알려준 도서라 할 수 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더 깊이 '잡초가 된 식물'이 인간이 만든 작물에 어떤 영향을 주며, 사랑 받았다가 미움의 대상이 되어버린 여러 잡초를 볼 때면 그래도 분명 장점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무시할 수 없었다. 저자는 다수의 잡초가 아닌 여덟 가지를 골라 소개하는데 그 역사가 참 흥미롭다.

 

첫 번째 잡초는 민들레로 너무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민들레하면 밟아도 다시 일어사는 굳건한 의미로 민중 음악에서도 등장한 식물인데 무려 6000만 년 전부터 3000만 년 전 남반구의 곤드와나에서 진화했다고 말한다. 씨앗이 바람에 날려 어디든 갈 수 있던 이점으로 이동이 가능했고, 독특한 건 민들레의 조상은 상대를 가지 않고 교배를 함으로써 새로운 장소에 적응하며 번식을 하게 되었다. 진화에 있어 돌연변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거 같다. 민들레 역시 그러했으니 말이다. 하여튼, 이런 민들레를 인간이 경작(?)을 하기도 했는데 미네랄과 비타민 그리고 이뇨제와 변비약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를 보면 초기에 식물들은 분명 이로운 점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천덕꾸러기로 변해버린 것을 알 수 있다.

 


 

 

어저귀는 붓기를 줄이고 눈을 맑게 하는 성분이 있었고, 기름골은 두 종류로 나뉘어지면서 식용이 가능한 식물이었고, 땅콩과 함께 알려진 베가위드, 처음엔 무관심했던 망초가 무서울 정도로 전역에 퍼지면서 골칫덩이가 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과 함께 퍼진 돼지풀 등 작물과 같이 번식된 대부분의 식물들을 볼 때면 어찌되었든 인간에 의해 퍼진 것은 외면할 수 없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잡초가 된 이 식물들이 작물재배에 영향을 끼치니 사람들은 이를 없애기 위해 제초제까지 만들게 되었다. 저자는 잡초 연구자로 여러 나라를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만난 농부들의 고민은 늘 김매기였다. 과거 미국엔 대부분 직업은 농부였지만 이제는 그 숫자가 현저히 낮으니 인력을 통해 잡초를 제거한다는 건 사실상 어렵다.

 

저자가 방문한 나라에서는 제초제를 사용함으로써 환경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악영향을 주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하지만, 재배하기 위해서 잡초를 꼭 없애야 하는 것이었지만 이런 제초제에도 끄덕하지 않는 잡초가 생겨났다. 내성이 생겨 더 독한 약을 사용하니 하천이 오염이 되고 작물은 죽어버리고..정말 악순환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잡초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평범한 나로서도 고민이 들정도였다. 대규모 농업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이를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식량난을 생각하면 저지할 수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유전자변형 기술은 막연한 불안감을 줄 뿐이다.

 


 

먼 옛날부터 소중하게 관리되어온 식물이 인간의 공모 없이 악성 잡초로 돌변할 리 없다.

-본문 중-

 

저자는 이렇게 잡초에 대한 내용만 적은 게 아니라 자연과 공존해야하는 인간이 일부 식물을 제거하기 위해 만든 연구(제초제, 유전기술 등)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농작물은 중요한 식량 생산에 하나로 여기엔 잡초 역시 같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지적한다. 또한 더 이상 누구도 힘들게 잡초를 뽑으면서 제거를 하지 않으려고 하니 이 부분은 여전히 풀어야 하는 숙제이고, 인간이 있는 곳엔 잡초가 필연적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피력하니 한 쪽을 제거하기 보단 공진화와 인정하는 게 최선임을 생각하게 한 도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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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Think 1. 이기려들지 않고 더불어 사는 지혜가 더 값진 이유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z******8 | 2022.07.07 리뷰제목
쌀 미(米)라는 한자를 파자하면 '팔십팔(八十八)'이라는 수를 접하게 된다. 이를 두고, 농부가 '여든여덟 번의 수고'를 들여야만 한 알의 쌀을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하며,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서 얻은 귀한 쌀이니 한 톨일지언정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농부가 한 알의 곡식을 얻기 위한 수많은 과정 가운데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 다름 아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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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 미(米)라는 한자를 파자하면 '팔십팔(八十八)'이라는 수를 접하게 된다. 이를 두고, 농부가 '여든여덟 번의 수고'를 들여야만 한 알의 쌀을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하며,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서 얻은 귀한 쌀이니 한 톨일지언정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농부가 한 알의 곡식을 얻기 위한 수많은 과정 가운데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 다름 아니라 '김매기'다. 다시 말해, 우리에게 곡식이 되는 식물 말고 불필요한 잡초를 제거하는 일이 가장 힘든 일이라고 한다. 왜냐면 어제 뽑은 잡초가 오늘 또 자랐고, 오늘 뽑은 잡초자리에 또 새로운 잡초가 나타나 내일 다시 뽑아야하는 '무한반복'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만일 잡초를 하루라도 뽑지 않고 게으름을 피운 농부의 텃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농부가 원하는 곡식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시들시들해지는 반면에 농부가 애써 뿌린 비료의 영양분을 잡초가 쪽쪽 빨아먹고도 아무런 열매를 맺지 않아서 '1년 농사'를 망치게 된다. 그래서 농부는 농사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 곡식의 주요 생장시기에 맞춰서 꾸준히 김매기를 해줘야만 한다.

 

  하지만 김매기를 하는 것이 여간 힘들 일이 아니다. 힘든 일을 하는 만큼 에어컨이라도 시원하게 틀어놓고 뜨거운 햇볕도 막을 수 있는 그늘이 드리워진 쾌적한 작업환경에서 근무하고 싶지만, 애써 뿌려놓은 곡식이 잘 자라기 위해선 한시라도 태양빛을 가릴 수 없기 때문에 시원한 바람은 고사하고 그늘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뙤약볕 아래서 고된 노동을 견뎌야만 한다. 그래서 좀 여유가 있는 농부들은 '인권비'를 주고서라도 다른 일꾼을 부리려하고, 그보다 더 값싼 '제초제(농약)'을 살포해서 잡초만 골라서 말라죽이는 일에 골머리를 쓰곤 한다. 여기에서 이 책의 주인공인 '잡초'가 등장한다.

 

  애초에 '잡초'는 언제 생겨난 것일까? 분명 유목(떠돌이)생활을 청산하고 농경(정착)생활을 하면서부터 잡초를 구분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인류가 농사를 시작하니 이전에는 '없던' 잡초가 새로 생겨나 농부들을 괴롭힌 것은 아닐 것이다. '잡초'도 원래 예전부터 '있던' 식물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인간에 의해 구분되기 시작했고, 그 구분기준은 '필요성'에 따라 분류 되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은 '잡초의 번성'은 인류 스스로 초래했다는 명백한 사실이다. 그리고 지극히 '최근'에 급격하게 잡초의 생명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해진 원인이 다름 아니라 '인간'이라는 사실에 집중 조명했다.

 

  뭔소린고 하니, 김매기에 지친 농부들에게 '제초제(농약)'라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지만, 그 제초제의 효능이 한두 해가 지나면 무색해지게 되어 '더 강력한 제초제'를 개발해서 농부의 수고를 덜어주고자 했지만, 점점 더 강력해지면 해질수록 잡초 뿐만 아니라 '인간'의 목숨까지 앗아가는 일이 빈번해졌고, 더 강력해진 제초제에도 '내성(면역력)'이 생긴 잡초의 출현으로 농부들의 수고를 덜 수 있는 방법조차 요원해지게 되었다는 말이다.

 

  결국, 잡초가 인간을 괴롭히게 된 원인은 애초에 '인간의 잘못'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이다. 예전부터 있어왔던 자연 그대로의 잡초는 이렇게까지 '강인한 생명력'도 갖고 있지 않았고, 농경지가 아닌 곳에서는 개체수가 적절히 유지되는 등 큰 피해를 입히지 않던 식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순둥순둥한 잡초를 '몬스터 잡초'로 만든 것은 마구잡이로 뿌려진 제초제, 토양의 영양불균형을 가속화시킨 화학비료,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얻은 더 넓은 경작지, 잡초의 씨앗을 더 많이, 더 넓게 퍼뜨리는 원흉이 된 농기구의 기계화 따위가 주요 원인으로 밝혀진 것이다.

 

  물론, 안정적으로 더 많은 먹거리를 얻기 위해 현대농업도 '들이는 비용'은 줄이고 '얻는 수익'은 대폭 늘리는 구조로 바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고용하는 일꾼의 수는 줄이면서도 일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농업을 '진화'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런 현대농업의 진화가 '잡초의 유전자변형'을 촉구하고, '제초제에 대한 내성(면역력)'을 기르며, '죽거나 뽑혀 나가는 잡초의 수보다 월등히 많은 양의 씨앗을 퍼뜨리는 방향'으로 잡초의 생존력을 더욱 부추기는 원인제공을 인간 스스로 하였고, 그 결과는 '끔찍한 재앙'으로 다가오게 되었단 것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패턴'이지 않은가? 인류가 '과학만능주의'를 지나치게 맹신한 덕분에 지구의 환경과 생태계에 크나큰 교란을 초래했고, 그 결과 '구멍난 오존층',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그리고 '바이러스 팬데믹'까지 발생하는 일련의 과정이 '잡초의 진화'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인류는 '과학'을 통해서 편리하고 안락한 생활을 지속할 수 있으며, 자연재해가 불러온 재앙마저 '과학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믿음이 강하면 강할수록 인류는 더 큰 재앙에 직면하게 되곤 했다. 아니, 자연이 만든 재앙조차 '자연스러운 것'으로 치부하며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 지레짐작을 하고, 어떠한 재앙에도 인류는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낙관론을 펼치는 어리석은 짓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인류는 하나뿐인 지구로 '위험한 실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인간이 온 우주를 통틀어서 유일하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터전인데도 말이다. 이런 '위대한 착각'에서 깨어나야만 한다. 인간이 지구와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지, 거꾸로 인간을 위해 지구가 존재하고 자연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당연한 진리'를 반드시 깨달아야만 한다. 그리고 인류도 대자연이 만든 거대한 생태계 속에서 다른 생명과 함께 적응하고 진화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인간에게 '불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박멸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을 실천해가기만 한다면, 그 발상의 결과는 언제나 '인류에게 고스란히 피해를 끼치게 되는 결말'로 마무리 될 것이다.

 

  <침묵의 봄>이 우리에게 던진 경각심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만 할 것이다. 인간에게 해로움을 끼치는 벌레를 잡겠다고 한 것이 새와 물고기를 잡더니 끝내 사람마저 잡는 결과를 초래했고, 벌레를 죽이겠다고 뿌린 엄청난 양의 살충제가 토양과 수질, 그리고 대기마저 오염시켜서 끝내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마저 파괴하는 재앙을 불러 일으켰다는 사실을 말이다. 애초부터 해충인 벌레는 없다. 그 벌레가 '살 수 있는 환경'을 인간이 파괴하고 빼앗으니 저들도 살기 위해서 인간에게 해로움을 끼치게 된 것이다. 어디 벌레 뿐인가? 동식물들이 살던 숲을 파괴하고 '인간의 영역'으로 만들면 살 곳을 잃은 동식물은 어쩔 수 없이 '인간과 함께' 살 수밖에 없게 된 것이고, 그렇게 접촉빈도가 높아지게 되니 '인간과 다른 생물이 함께 진화'하는 '공진화'가 일어나게 된 셈이다.

 

  잡초도 똑같다. 원래부터 잡초가 아니었음에도, 아니 인간에게 해를 요만큼도 끼치지 않던 식물이었는데, 인간이 '잡초'가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으니 번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인간이 애써 가꾼 '농경지'에 말이다. 그 다음부터는 '잡초와의 싸움'이다. 인간은 이 대결에서 승기를 잡고자 '과학의 힘'을 빌어서 농약을 뿌리고서 대승리를 거뒀다고 자신했지만, '잡초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 그 독한 농약을 맞으면서도 '살아남은 잡초'는 독약조차 무력하게 만들고 강인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 놓은 '쾌적한 환경(더더 넓은 경작지)'에서 더욱 잘 자라게 된 것이다. 비록 인간은 원치 않더라도 말이다. 결국 인간은 '잡초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만 절실하게 느끼는 완벽한 패배를 하고 말았다.

 

  그런데도 전세계 가난한 농부들은 잡초를 한 방에 없애는 '더더더 강한 농약'을 원한다. 엄청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 집안식구들로만 노동력을 충당해야 하는 가난한 농부들은 비교적 값싼 농약으로 힘든 김매기를 대신하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성이 더 강해진 농약은 '전문지식'이 부족한 가난한 농부들의 목숨을 앗아가기 십상이다. 비단 가난한 국가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선진국에서도 잡초를 번성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바로 집앞 마당의 '푸른 잔디밭'으로 만들기 위해 민들레를 잡초 취급하다가 더 강력한 제초기의 칼날조차 무뎌지게 만들고, 더 독성이 강한 제초제에도 이겨내는 민들레로 진화해서 지금도 미국 전역을 벌벌 떨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애초부터 미국시민들이 민들레를 싫어했던 것은 아니란다. 오히려 노란꽃을 피우고 하얀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는 씨앗을 보며 사랑하던 시절도 있었단다. 그러던 것이 '푸른 잔디밭'을 갖겠다는 욕심이 잔디 이외의 다른 풀은 '잡초'로 취급하게 되었고, 행여 집앞 잔디밭에 민들레가 드문드문 피어있으면 '나태한 이웃'으로 지목받고, 민들레 홀씨가 되어 자신이 가꾼 '푸른 잔디밭'을 망칠까봐 두려워서 농약을 당장 뿌리라고 강요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지만 해마다 강력해진 독성을 띤 농약을 집앞 마당에 뿌린 결과, 그 마당에서 뒹굴며 노는 아이들과 강아지가 농약에 중독되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게 되었단다. 차라리 잔디와 함께 어우러진 노란민들레를 감상하길 즐겼다면 이런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현대인류는 자만에 깊이 빠진 듯한 행동을 보이곤 한다. 인류가 지구와 자연환경, 그리고 생태계에 끼친 '악영향'은 생각지 않은 채 '과학적인 업적'을 위대한 영광이라 여기며 지성을 갖춘 유일한 지구생명체라는 자부심에 쩔어 있다. 하지만 그 자부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도 알지 못하던 시절은 지나고 말았다. 이제는 그 결과가 암울하고 끔찍할 거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직도 자연이 주는 '그 경고'를 깨닫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깨달아야만 한다. 그리고 겸손해져야 한다. 이유는 명백하다. 인간은 지구를 떠나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실천방법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조금 불편한 것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떠올리면 된다. 이기려는 욕심만 버려도 충분하다. 박멸은 생각지도 말아야 한다. 박멸되지도 않을 뿐더러 박멸시키려는 터무니없는 욕심이 끝내 인류를 끝장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퇴장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는 심한 파울을 일삼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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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잡초는 진짜 잡초일까? 평점8점 | r*********s | 2022.07.19 리뷰제목
잡초는 장점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식물일 수 있다. (99쪽)   여름은 무성한 잡초를 만나기 좋은 계절이다. 밭과 논에는 기르는 작물과 함께 풀이 자란다. 농작물이 주인의 발걸음을 듣고 자란다는 소리는 풀을 매러 얼마나 자주 밭에 오느냐는 성실함이 숨겨져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맘때 벼를 심은 논에는 김매기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더위를 피해 이른 새벽이나 저녁 어스름
리뷰제목

잡초는 장점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식물일 수 있다. (99쪽)

 

여름은 무성한 잡초를 만나기 좋은 계절이다. 밭과 논에는 기르는 작물과 함께 풀이 자란다. 농작물이 주인의 발걸음을 듣고 자란다는 소리는 풀을 매러 얼마나 자주 밭에 오느냐는 성실함이 숨겨져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맘때 벼를 심은 논에는 김매기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더위를 피해 이른 새벽이나 저녁 어스름에 논에서 김을 매는 풍경은 볼 수 없다. 병충해를 막고 잡초를 제거하는 농약을 치기 때문이다. 물론 우렁이 농법이나 오리 농법으로 벼농사를 짓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노동력이 부족한 시골에서 친환경 농법을 고수하는 일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작물에 피해를 주는 잡초는 어떤 게 있을까? 어린 시절 마구잡이로 뽑거나 잘라낸 쓸모없는 풀들이 약용 성분을 가진 귀한 식물이라는 걸 알 게 된 지금 잡초는 잡초가 아닐지도 모른다. 『미움받는 식물들』이란 흥미로운 제목에 끌려 궁금했던 이 책은 잡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니까 잡초와 인간의 이야기, 다른 방면으로 말하자면 생명력에 대한 보고서 정도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30년 넘게 잡초를 연구한 자연 관찰자 존 카디너 박사는 여덟 종의 잡초의 특성과 어떻게 잡초로 전락(?) 했는지 그 과정을 흥미롭게 들려준다. 그가 선택한 여덟 종은 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플로리다 베가위드, 망초, 비름, 돼지풀, 강아지풀이다. 민들레, 비름, 강아지풀 정도는 익숙한 이름이지만 나머지는 생소한 풀이었다. 봄이면 노란 잎이 반가운 민들레는 어쩌다 잡초가 되었을까. 생각해 보면 토종민들레가 아닌 서양 민들레는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걸로 안다. 서양 민들레가 잡초로 찬밥 신세가 된 경우는 인간의 욕망이 있었다.

 

약용으로 재배했던 민들레는 정원의 등장으로 초록 잔디에 눈에 띄는 노랑이 되었다. 완벽한 잔디만을 원했던 인간에 의해 민들레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그 결과 제초제가 등장했지만 뿌리에 탄수화물을 축적했다 봄이 되면 다시 개화하는 놀라운 생명력을 지닌 민들레는 지금까지 우리 곁에 생존한다. 민들레는 진화하여 잔디에 적응한 개체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똑같이 복제한 씨앗을 다른 잔디에 옮긴다. 대단하지 않은가. 아무리 막으려 해도 바람을 타고 어디듯 날아가 자리를 잡은 것이다.

 

잔디밭에 노란 민들레가 있다고 해서 큰일이 날 것도 아닌데,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민들레도 그것에 적응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저귀가 잡초가 된 사연은 남다르다. 대마와 함께 북아메리카에 스며든 어저귀는 처음에는 섬유작물로 대접받았다. 어저귀 생산을 장려하기도 했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어저귀 대신 대두가 주목받는다. 한때 장려했던 어저귀가 스스로 자멸할리 만무하니 저자의 바람처럼 어저귀가 잡초가 아닌 작물이 되어 대두와 함께 자랐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에 공감한다.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더 강력한 제초제가 등장한다. 일일이 손으로 잡초를 뽑던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수도 있다. 기름골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저자가 동아프리카 잡초 사찰을 하면서 마주한 현실은 가혹했다. 잡초를 죽이는 제초제를 판매하면서 그에 대한 설명은 전무한 것이다. 사용 방법과 보관 방법을 몰라 그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일이 빈번했던 것이다. 잡초는 사라지지 않았고 땅을 갈아엎는 대신 제초제를 뿌리고 농사를 짓는 일은 잡초를 죽이는 일이 아니라 그것에 적응하는 다른 잡초를 탄생시킨다.

 

농부들이 쟁기질을 중단하자, 죽이기 쉬운 한해살이 잡초가 사라지는 대신 죽이기 어려운 두해살이 또는 여러해살이 잡초가 그 자리에 들어섰다. (196쪽)

 

더 많은 수확량을 얻기 위해 GMO(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등장하면서 제초제의 성능은 더욱 좋아졌다. 그에 따라 새로운 잡초의 등장은 아니지만 잡초는 제초제에 저항성을 발달시켰다. 잡초의 시선으로 보면 당연한 것이다. 우리가 감기를 앓거나 백신 투여 후 면역력이 향상되는 것처럼 말이다. 제초제가 잡초에 주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스트레스 테스트로 알게 된 사실도 흥미롭다.

 

스트레스는 식물에 후생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후생적 변화가 유전자의 DNA 서열을 바꾸지는 않는다. 하지만 DNA를 둘러싼 화학반을 바꾸고, 그로 인해 유전자가 작용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후생적 변화는 유전자가 조절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즉 유전자 발현을 켜기도 하고 끄기도 한다. 그 과정에 반드시 돌연변이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제초제 저항성으로 이어진 과정에 관여한 유전자도 그 대상이었을 수도 있다. (215쪽)

 

대규모의 기업화와 산업화로 생산되는 농업의 세계에서 잡초는 불필요한 존재라 여긴다. 그러나 농업이 발달함에 따라 잡초 역시 진화한다. 수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도 박멸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가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지구의 회복력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자연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식량 생산을 지속하는 방법으로 잡초를 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인류의 삶에 파고든 잡초에 대한 이야기는 재밌고 놀라웠지만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어쩌면 이런 분야의 책이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탓일지도 모른다. 주변에서 마주하는 풀들이 이제는 생소하게 다가올 것 같다. 그저 잡초로 보였던 식물에 숨겨진 대단한 역사와 생명력에 대해 감탄하면서 말이다.

 

잡초는 인간 본성이 식물에 표출된 결과이자 식물과 인간 사이에서 예로부터 지금까지 이루어진 상호작용의 결과이기 때문에 잡초화 패턴은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새로운 작물 생산법이 등장하면 새로운 잡초가 등장한다. 잡초의 성공 여부는 공진화 파트너가 탐욕, 근시안, 게으름, 순진함, 기술 집착, 교만 같은 인간 특유의 형질을 어떻게 발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사람이 있는 곳에 잡초가 있다. (3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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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움받는 식물들 평점10점 | r****2 | 2022.08.07 리뷰제목
지난주 경주 여행 때 빛누리 정원에 갔을 때의 일이다. 아름다운 정원 사이를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놀던 아이의 머리끈이 끊어졌고 시야를 가리는 머리카락이 성가셨던 아이는 풀숲 사이에서 강아지풀을 힘들게 뽑아오더니 그걸로 머리를 묶어달라고 했다. "이거 잡초인데..."라고 말하는 나에게 "응? 엄마, 이거 강아지풀이야. 정말 귀엽지 않아?" 얼마나 튼튼한지 잘 꺾이지도 않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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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경주 여행 때 빛누리 정원에 갔을 때의 일이다. 아름다운 정원 사이를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놀던 아이의 머리끈이 끊어졌고 시야를 가리는 머리카락이 성가셨던 아이는 풀숲 사이에서 강아지풀을 힘들게 뽑아오더니 그걸로 머리를 묶어달라고 했다. "이거 잡초인데..."라고 말하는 나에게 "응? 엄마, 이거 강아지풀이야. 정말 귀엽지 않아?" 얼마나 튼튼한지 잘 꺾이지도 않던 강아지풀은 아이의 머리카락을 묶어서 고정시킬 수 있을 정도로 참으로 억셌다. 그런 다음 또 이런저런 자그마하고 이름 모를 꽃들을 꺾어온 아이는 머리에 핀처럼 꽂아달라고 했다. '잡초'나 '잡초다움'이라는 고정관념이 없는 아이에게 잡초는 그저 귀엽고 예쁜 풀, 꽃이었다. <미움받는 식물들>은 아이들의 눈에 귀엽고 예쁜 풀과 꽃의 이야기다. 그러니까, 잡초에 대한 이야기다. 소담하고 연약해 보이는 잡초를, 인간은 무슨 짓까지 하며 없애려고 했는지, 그런 인간에 저항해 잡초들이 얼마나 끈질기게 살아남았는지 어리석은 인간과 끝없는 저력을 가진 위대한 잡초의 이야기가 실렸다.


"잡초"라고 하면 흔하고 하찮으며 심지어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식물로 알려져왔다. <미움받는 식물들>에서 잡초는 인간이 건설해온 문명 속 거대한 자리를 차지해온 존재임을 이야기한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잡초 연구에 천착해온 자연 관찰자 존 카디너 박사는 서양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망초, 가을강아지풀, 돼지풀 등 잡초 중에서도 가장 끈질긴 8가지의 잡초를 소개한다. 


민들레가 잡초였다니! 한때 약용으로 재배하기도 했던 민들레가 인간의 정원에 등장한 후부터 완벽하게 푸른 잔디를 원했던 인간의 '숙적' 돼버리고 말았다. 민들레를 제거하기 위해 방법을 강구하던 인간은 제초제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뿌리에 탄수화물을 축적했다 봄이 되면 다시 개화하는 기적에 가까운 생명력을 가진 민들레에게는 속수무책이었다. 민들레는 잔디밭에 적응했고 그렇게 진화한 민들레는 자신과 똑같은 씨앗을 복제해 다른 곳으로까지 옮겨갔다. 

 

어저귀 역시 처음에는 섬유작물로 재배되었다. 한때 어저귀 생산이 장려되기도 했지만 대두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어저귀의 효용은 인간의 기억 저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그와 동시에 한때 인간의 사랑을 받던 어저귀는 잡초로 등극해버렸다.  


내가 말을 마치자, 꿰뚫는 듯한 눈빛의 기품 있는 여성 농촌사회학자가 동료들과 잠깐 눈빛을 교환하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이어서 양손을 포갠 채 경직된 말투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전부 교육의 문제다.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자살에 관해서라면 사람들은 어떻게든 수단을 찾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보고서에 농부들이 제초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쓴다면 여성들이 수백 년 전 조상들처럼 계속 밭에서 괭이질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식민 지배 세력은 사람들이 가난해야 다루기 쉽고 의존적인 상태가 되므로 일부러 겨우 먹고살 만한 수준을 유지하게 했다. 반드시 현대화가 필요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오류는 발생할 것이다. 작물이 망가지고 잔류 농약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물고기가 죽고 사람들이 독극물로 사망할 것이다. 미국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지 않았나. (그분은 나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이곳 농부들도 미국 농부들과 똑같은 기술을 누려야 한다. 그것이 그들의 권리다. 다른 제안을 하려거든 잡초를 관리할 다른 방법을 제시해달라.
p.139

 

잡초를 없애기 위해 밭에서 괭이질을 하느라 고단했던 인류에게 '제초제'라는 약물이 등장한다. 잡초를 제거하는 데 탁월했지만 잡초는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그것에 적응하는 또 다른 잡초가 탄생했을 뿐이다! 쟁기질로 제거하기 쉬운 한해살이 잡초들은 사라졌지만 대신 제초제에 적응한, 제거하기 어려운 두해살이 혹은 여러해살이 잡초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등장하면서부터는 잡초들이 제초제에 저항성을 띠기 시작했다. 놀랍지 않은가! 흔하고 하찮은 존재인 줄로 알았던 잡초는 인간이 감기를 앓은 후 특정 감기에 대한 항체를 가지는 것처럼 제초제에 면역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잡초를 만든 주범은 바로 인간, 잡초를 없앤답시고 결국 더 끈질기고 악독한 잡초를 만들고 만 것도 인간이다. 인간이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함과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은 또다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어쩌면 우리는 잡초에 대해 오해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주변에는 수천 가지의 야생식물이 있고 그중 일부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류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잡초는 인간이 식물들을 원래 있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경쟁 식물을 없애는 등 식물들의 환경을 교란할 때 발생한다. 그런 잡초를 제거하려는 인간의 인식과 방법부터 잘못된 셈이다. 인간의 잘못이 비단 잡초에 관한 것뿐일까. 식물에 그들 나름의 규칙이 존재하듯이 자연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자연을 존중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잡초 이야기를 시작으로 인간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묵직하고도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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