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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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식물

속이고 이용하고 동맹을 통해 생존하는 식물들의 놀라운 투쟁기

리뷰 총점 9.2 (4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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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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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싸우는 식물/이나가키 히데히로]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평점10점 | h******o | 2018.11.26 리뷰제목
1, 식물을 보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치유된다. 태양을 향해 나뭇잎으로 펼치며 가지를 뻗어가는 나무 그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화초. 때로 우리는 이런 식으로 자라는 식물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동서고금의 성인들은 식물처럼 사는 유유자적한 삶을 추구하기도 했다.- p.11 나는 지금 슬프다. 이유 같은 건 없다. 때로는 삶이 무기력하다고 느낄 때, 그런 슬픔을 느끼곤 한다. 무기
리뷰제목

1,

 

식물을 보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치유된다. 태양을 향해 나뭇잎으로 펼치며 가지를 뻗어가는 나무 그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화초. 때로 우리는 이런 식으로 자라는 식물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동서고금의 성인들은 식물처럼 사는 유유자적한 삶을 추구하기도 했다.

- p.11

 

나는 지금 슬프다. 이유 같은 건 없다. 때로는 삶이 무기력하다고 느낄 때, 그런 슬픔을 느끼곤 한다. 무기력한 삶에서 건져낼 수 있는 건, 바로 그 감정이란 놈에 나를 맡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식물을 보면,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것처럼, 감정이란 놈은 나를 저절로 치료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슬픔이란 감정은 마치 식물들의 싸움을 보는 것과 같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치열한 투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도, 이 생존과의 싸움에서 치열한 투쟁을 하기로 한다. 이 무기력한 삶에서 처절한 전투의식을 발휘한다. 싸우는 식물은 그렇게 나의 싸움을 부추기기 시작했다.

 

 

2.

가지를 뻗고 우거지게 해서 서로 공간을 빼앗려고 격렬하게 싸우는 식물들. 그러나 식물의 싸움은 지상에서 끝나지 않는다. 땅속에서는 더욱 격렬한 싸움이 벌어진다.

식물은 뿌리를 뻗으면서 뿌리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을 방출한다. 그럼으로써 주변의 식물에 피해를 주거나 다른 식물의 발아를 방해하며 다른 식물을 격퇴한다. 이처럼 화학물질을 통해 다른 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현상을 '타감작용' 혹은 '알렐로파시'라고 한다. 알렐로파시는 그리스어로 '서로 감수한다'라는 뜻의 조어다. 따라서 본래는 식물끼리뿐만 아니라 식물과 미생물 혹은 곤충끼리나 미생물끼리 등 모든 생물 사이의 간섭 작용을 의미한다.

-pp. 34~35

 

보시다시피, 『싸우는 식물』은 식물들의 격렬한 싸움을 예고한다. 식물들끼리도 싸우고, 식물은 동물과도 싸우며, 심지어 인간과도 식물은 싸우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싸움은 서로에게 유익하기도 하다. 그러니까, 식물의 싸움은 자신을 지키이 위한 이기적인 마음에서 시작되긴 하였으나, 이타적인 마무리로 끝이 나는 것이다. 훈훈한 싸움이다.

 

3.

사실 모든 식물이 많든 적든 뿌리에서 화학물질을 방출해 주위 식물을 공격한다. 이렇게 서로 화학물질을 뿜어내는 화학전쟁은 늘 벌어진다. 그러나 어떤 식물이 내보내는 화학물질에 다른 식물이 쉽게 당한다면 싸움이 되지 않으니 주위 식물은 그것을 방어하는 구조로 무장해 피해를 막는다. 이렇게 공방의 균형이 잡히면 겉보기에는 타감작용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에서 양미역취외 싸우면서 진화를 거듭해온 주위 식물은 양미역취가 뿜어내는 독성분을 방어하는 구조가 발달했다. 이렇게 해서 균형이 잡혔으니 양미역취만이 땅을 독차지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 P.38

 

식물들은 혼자서 독식하지 못한다. 어떤 식물이 혼자서 독식하려 애쓴다면, 그 혼자서 독식하려 애쓰는 식물을 공격하는 식물 또한 존재한다. 그러므로 식물들의 싸움은 어찌보면 공평하다. 치열한 감정싸움 같은 거, 그런 거, 슬픔과 기쁨이 공존할 때,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매일, 날마다 기쁘기만 한 인생, 그거 별로 행복하지 않은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적어도, 내 생각으로는!

 

 

4.

질경이와 별꽃에는 사람에게 밟히는 일이 더는 역경도, 견뎌야 하는 고난도 아니다. 사람에게 밟혀야 종자를 퍼뜨릴 수 있으므로 밟히지 않으면 오히려 곤란해진다. 길가의 질경이와 별꽃은 도리어 지나가는 사람이 밟아주길 원한다.

- P.62

 

때로는 사람과 부딪혀야 할 때도 있다. 항상 내 맘에 드는 사람들만 만날 수는 없다. 그런 만남이 잦아진다면, 더 이상 사람을 만나는 일이 역경이나 고난이 될 수는 없다. 물론, 그 만남을 현명하게 대처했을 때에만. 그런 현명한 만남을 가지고 난 후에는 오히려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도전의식이 작용하기 시작한다.  식물에게서 배우는 인생의 의미까지도 『싸우는 식물』은 보여준다. 식물의 세상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다.

 

5.

인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정면으로 충돌해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막강한 적을 힘없는 자가 물리칠 수단이 하나 있다. 독살이다. 막강한 권력자가 의문스러운 죽임을 당할 때는 역사책에 기록되지는 않지만 그 뒤에는 독살이 있을 때가 적지 않다.

식물이 선택할 수 있는 수단도 인간과 마찬가지다. 힘이 없는 식물이 막강한 적인 해충을 쓰러뜨리려고 먼저 생각하는 방법이 독살이다. 따라서 식물은 온갖 독성 물질을 조합해 자신을 지킨다.

- P.112

 

사람이 위기에 처해 있으나, 힘은 없을 때, 그때는 그 사람이 어떤 짓을 할 지 모르므로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보일 필요도 있다. 식물이 독성을 품기 시작했을 때, 그것을 그냥 무작정 먹거나, 무작정 없애려고 하다가는 더 큰 화를 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독성을 어르고 달래서 적당히 순화시킬 때, 식물의 독은 약이 되기도 한다. 그 약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모든 생물을 치료하기도 한다.

 

 

6.

자연계에 상부상조하는 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생물도 자기 좋은 대로 이기적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경위야 어떻든 서로 득이 되는 관계가 구축되면 나쁠 것은 없다.

기생벌은 식물을 도울 생각이 추호도 없지만, 결과적으로 식물이 SOS 신호를 내보내면 해충을 퇴치할 정의의 아군이 달려오는 구조가 되었다. 식물에게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 P.141

 

모든 사람은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나는 이타적이야, 다른 사람이 누군가를 향해, 저 사람은 남을 위해 사는 사람이야, 라고 말할지라도, 그 사람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의 이익이다. 이익의 범주에는 물질적 이익만 있지는 않다. 감정적인 이익도 이익의 범주에 속한다. 식물은 누군가를 도우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의 이익을 추구할 뿐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식물은 그렇게 함으로서 모든 생물을 도와주고 있다. 그 도움의 범주에는 인간도 포함되어 있다. 이 얼마나 오묘한 삶의 법칙일까!

 

7,

꽃은 곤충에게 꿀을 제공하고, 곤충은 그 대신 꽃가루를 운반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공생 관계인가? 그러나 자연계는 눈 감으면 코 베어 가는 세계다. 서로 도와야 한다는 도덕심은 아예 없다. 반드시 우직하게 돕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곤충을 속여 꽃가루를 옮기게 하는 식물도 있다. 곤충은 꽃향기를 맡고 찾아온다. 향기가 난다는 것은 거기에 꿀 같은 먹이가 있다는 곤충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향기만 풍기고 꿀은 없는 식물이 있다. 그 예로, 좋은 향기를 풍기는 천남성은 파리에게 꽃가루를 운반하게 한다. 천남성에는 암그루(자주)와 수그루(웅주)가 있는데 암그루는 꽃가루를 옮겨온 파리를 꽃으로 유인해서는 파리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구조 안에 가둔다. 그러면 갇힌 파리가 출구를 찾아 날뜀으로써 수분하는 것이다. 공생과는 거리가 먼 잔혹한 처사다.

- p.150

 

정말로, 끔찍한 처사다. 결국, 파리를 납치해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식물이 있다는 것 아닌가! 사람 사는 세상을 보는 듯한 느낌은 여전하다. 어쩌면, 식물의 세계에서는 끝나지 않을 인간과의 교감을 위해 그들만의 법칙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8.

어린아이들은 달콤한 과일은 좋아하지만, 쓴맛이 나는 피망이나 여주는 대부분 싫어한다. 이것은 생물로서는 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달콤한 과일은 식물이 먹으라고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달콤한 설탕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해가 되지만, 자연계에 있는 단맛은 위험한 것이 없다. 또한 인간은 식물이 만들어낸 독성분을 '쓴맛'으로 감지한다. 마찬가지로 어린아이들이 쓴 채소를 싫어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이야기다. 먹히고 싶지 않은 식물과 먹고 싶지 않은 어린아이 사이의 이해가 서로 일치하는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어른들은 어떠한가. 식물이 일부러 만들어낸 독성분인 쓴맛을 즐겨 먹는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쓴맛이 있는 채소를 남기지 말고 먹으라고 강요한다. 이러한 어른의 취향을 식물이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p.210

 

내가 쓴맛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이 비정상이 아니라는, 이 희망적인 말씀. 고로 나는 쓴 채소도 먹지 않는다. 다만, 쓴 맛이 나지 않는 채소는 먹는다. 그러니까,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는!  

 

 

9,

식물은 꽃가루를 옮기려고 곤충에게 꿀을 제공하고, 씨를 운반해주는 새를 위해 달콤한 열매를 준비했다. 인간에게 맛있는 채소와 과일을 준비하는 일쯤은 어렵지 않다. 인간이 식물을 마음껏 개량해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쩌면 인간에게 더 먹히려고 식물 자신이 진화해온 것은 아닐까? 인간은 식물을 이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식물이 인간을 감쪽같이 속여 이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P.218

 

어떤 누군가는 누군가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 안간힘을 쓰며,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낼 것이다. 그러나, 그 경우의 수에 포함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변수라는 것이다. 그 변수에는 사람의 감정, 신의 능력, 인간의 놀라운 힘,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영적인 힘 같은 것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누군가를 이용하려 하면 할수록 스스로 함정을 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바로, 저 식물의 기막힌 반전처럼.

 

 

10.

살벌한 자연계에서 동맹을 맺기 위해 식물이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식물은 균류와 공존 관계를 구축하고자 먼저 자신의 체내에 균류를 불러들였다. 곤충과 공존 관계를 쌓으려 꽃가루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곤충의 먹이인 꿀까지 준비했다. 그리고 새와 동물에게 씨의 운반을 부탁하고자 과일이라는 매력적인 선물을 먼저 주었다.

다른 생물과 공존 관계를 구축하려고 식물이 한 일, 그것은 자신의 이익보다 상대의 이익을 우선하고 먼저 챙겨줌으로써 서로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식물은 이 가르침을 설파한 예수가 지상에 나타나기 훨씬 이전에 이 진리를 깨닫는 경지에 이르렀다.

- P.233

 

이제 드디어 『싸우는 식물』의 마무리에 왔다. 식물의 싸움을 보다가, 나의 감정도 차분히 가라앉았다. 감정과의 사투는 그렇게 끝나간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먼저 상대에게 유익한 일을 먼저 하라는 식물의 싸움은 예수님의 진리로 귀결된다. 내일의 내가 잘 사는 길, 누군가를 먼저 생각하고 그 사람의 유익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는 길이다. 나눔을 실천함으로서 생명을 보존하고 끝없이 발전을 거듭해온 식물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 누군가의 유익을 위해 글을 올린다.  이 글을 쓰는 것이, 1차적으로는 누군가를 위한 글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나를 위한 길이라는 것을, 양심 있게 밝히면서!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이 아닌, 도서관에서 빌린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3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9 댓글 71
종이책 구매 싸우는 식물 평점10점 | p******0 | 2018.12.12 리뷰제목
이 책을 구매한 이유는 식물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이다. 선물로 드리기 전 살짝 봐야지 하다가 내가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생물 공부도 암기로 해결하다보니.. 오랫만에 만나는 엽록체, 미트콘드리아의 공격에 멈칫했지만 생물학적 지식 없이도 우짜든 읽어는지는 내용이다.평화없는 식물계 1장 제목 중 일부이다. 식물하면 평화. 당연히 '평화로운 식물계'라는 표
리뷰제목
이 책을 구매한 이유는 식물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이다. 선물로 드리기 전 살짝 봐야지 하다가 내가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생물 공부도 암기로 해결하다보니.. 오랫만에 만나는 엽록체, 미트콘드리아의 공격에 멈칫했지만 생물학적 지식 없이도 우짜든 읽어는지는 내용이다.

평화없는 식물계

1장 제목 중 일부이다. 식물하면 평화. 당연히 '평화로운 식물계'라는 표현이 일반적인데 실제 식물계를 들여다보면 평화가 없는 제목 그대로 싸우는 식물이다.
가장 재미있었던 대목

p.61

역경은 순조로운 환경이다.

사람들은 밟히면서 꽃을 피우는 길가의 잡초를 보고 감상적인 기분에 젖기도 한다. 그러나 잡초에게는 밟히는 것조차 기회다.

질경이나 별꽃은 사람들에 밟히면 거기에 붙어서 씨를 퍼트릴 수 있기에 오히려 사람에게 밟히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얘기였다.
또한 제초기로 풀을 깎고 밭을 갈아 흙을 뒤엎는 것은 밭의 잡초에게 역경으로 보이나 오히려 잡초는 뿔뿔이 흩어진 줄기와 뿌리줄기 마디에서 뿌리를 내서 재생한다.
잡초도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궁리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p. 106

당신이라는 이름의 생태계

우리 또한 많은 생명과 함께 살아간다. 바로 우리 몸은 그 자체가 생명의 숨결이 넘치는 생태계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p.126
약한 독을 사용한다. 먹히는 척하면서 쫓아내기

쇠무릎지기라는 식물은 곤충의 탈피를 촉진하는 성장호르몬 같은 물질을 생성해 유충이 빨리 성충이 되게하여 더 이상 자신들을 먹지 않아도 되는 기발한 전략을 개발해냈다.

치열한 식물계를 살펴보는 좋은 시간이었디ㅡ.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6
종이책 구매 싸우는 식물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4 | 2018.11.25 리뷰제목
싸우는 식물이나가키 히데히로/김선숙더숲/2018.11.2.sanbaram   우리는 식물을 떠나서는 하루도 살 수 없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식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산다. 그러나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 속에서 우리 눈에 식물이 들어오지 않는다. <싸우는 식물>은 우리 주변의 식물 특히 잡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저자는 농업생태학, 잡초 과학, 농업 연구에 종사하면서 저술과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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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식물

이나가키 히데히로/김선숙

더숲/2018.11.2.

sanbaram

 

우리는 식물을 떠나서는 하루도 살 수 없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식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산다. 그러나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 속에서 우리 눈에 식물이 들어오지 않는다. 싸우는 식물은 우리 주변의 식물 특히 잡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저자는 농업생태학, 잡초 과학, 농업 연구에 종사하면서 저술과 강연으로 대중에게 식물의 매력과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본의 대표적인 식물학자다. 오카야마대학 대학원 농학 연구과에서 잡초생태학을 전공하고 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시즈오카현 농림기술연구소 등을 거쳐 현재 시즈오카대학 대학원 교수로 일하고 있다. 쓴 책으로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이야기>, <풀들의 전략>, <이토록 아름다운 약자들>,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 <도시에서, 잡초>, <잡초의 성공전략등이 있다.

 

싸우는 식물은 식물의 시각에서 세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식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들여다보게 하고, 자연계의 공존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내용은 6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1. 식물 vs 식물에서 투쟁하는 식물들을 다루고, 2. 식물 vs 환경에서는 고난을 이겨내는 싸움의 기술을. 3. 식물 vs 병원균에서는 식물의 방어태세를 설명하며, 4. 식물 vs 곤충에서는 정면충돌은 통하지 않는다. 5. 식물 vs 동물에서는 먹고 먹히는관계에서 식물이 살아가는 법을 설명하며, 6. 식물 vs 인간에서는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끝없는 겨루기를 내용으로 하여 설명하고 있다.

 

메꽃의 성장 속도는 나팔꽃보다 더 빠르다. 나팔꽃은 두 개의 떡잎이 나온 뒤 본잎이 나오고 나서 덩굴부터 뻗어간다. 그러나 메꽃은 다르다. 놀랍게도 쌍떡잎이 나온 후 본잎이 나오기도 전에 먼저 덩굴부터 뻗는다. 경쟁 식물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성장하려고 먼저 덩굴을 뻗는 것이다.(p.16)” 잎이나 줄기 못지않게 땅속에서 벌이는 보이지 않는 싸움은 치열하다. 식물은 물과 영양분을 빨아들이고자 땅속으로 뿌리를 뻗는데, 마찬가지로 다른 식물도 살아남고자 뿌리를 뻗는다. 한정된 땅 속의 수분과 영양분을 서로 빼앗으려고 경쟁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식물간의 경쟁에서 어떤 식물이 방출하는 물질이 다른 식물의 성장을 억제할 때 쓰인다. 호두나무나 적송 아래에는 덤불이나 다른 나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호두와 소나무의 뿌리에서 나오는 물질이 다른 식물의 성장을 막기(타감작용) 때문이다.(p.35)”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주로 피는 양미역취는 보통 1-1.25미터까지 자란다. 일본의 양미역취는 보통 2-3미터나 된다. 그런데 일본에서 최근에는 50센티미터 정도일 때 꽃을 피우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어째서 그토록 왕성한 번식력을 보이던 양미역취가 다소곳해졌을까? 그 원인 중 하나는 자가 중독이다. 양미역취는 독성이 있는 화학물질로 주위 식물을 차례로 몰아내고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런데 다른 식물이 없으니 상대를 공격해야 하는 양미역취의 독성분이 그 자신에게 영향을 미쳐 자기의 성장을 방해하게 된 것이다.

 

광합성은 햇빛이 있는 낮에 이루어지므로 식물은 수분의 증발이 심한 낮에 기공을 여닫는다. CAM 광합성 장치는 흡기용 장치를 별도로 분리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 기온이 낮고 수분의 증발이 적은 야간에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이고 농축하여 모아둔다.(p.53)” 낮에는 기공을 완전히 닫고, 저장한 이산화탄소를 공급하여 광합성을 한다. 이렇게 낮과 밤으로 장치의 기능을 구분하여 수분 증발을 억제하는 데 성공한 식물이 사막에 사는 선인장이다.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며 식물은 생존해 왔다. 질경이와 별꽃은 사람이나 동물의 발에 밟혔을 때 신발이나 발에 붙어 씨를 퍼트린다. 질경이와 별꽃에는 사람에게 밟히는 일이 더는 역경도, 견뎌야 하는 고난도 아니다. 사람에게 밟혀야 종자를 퍼뜨릴 수 있으므로 밟히지 않으면 오히려 곤란해진다. 길가의 질경이와 별꽃은 도리어 지나가는 사람이 밟아주길 원한다.

 

식물은 병원균에서 나오는 유도체를 감지하고 방어 체계에 시동을 건다. 그때 병원균은 방어 체계가 작동되지 않게 하는 물질을 방출한다. 이것을 억제인자라고 한다. 이렇게 병원균은 억제인자를 이용하여 식물의 유도체 감지장치를 고장 낸다.(p.75)” 식물의 잎 표면은 두꺼운 왁스 층으로 씌어 있다. 이것이 성벽처럼 병원균의 침입을 막는다. 게다가 병원균은 수분이 있으면 번식하기 쉽다. 그러므로 식물은 잎을 왁스로 코팅해 젖지 않게 한다. 이렇게 해서 적이 공격할 근거지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다. 또한 왁스 층 아래의 벽에는 항균물질을 축적해 둔다. 그러나 식물에도 침입하기 쉬운 입구가 존재한다. 그것이 기공이다. 식물의 잎 뒷면에는 기공이라는 호흡하는데 쓰이는 환기구가 있다. 이 기공이 병원균의 침입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엽록체는 원래 독립된 생물이었다고 볼 수 있다. 엽록체는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남세균)라고 불리는 세균이었다. 시아노박테리아가 단세포생물에 들어가 공생하게 된 것으로 본다. 이것이 바로 연구에서 지지하는 세포 공생설이다.(p.103)” 미토콘드리아와 공생한 생물 일부가 그다음에 시아노박테리아와 공생함으로써 엽록체를 손에 넣었다. 이렇게 해서 미토콘드리아만을 지닌 동물과 미토콘드리아와 더불어 엽록체를 지닌 식물이 탄생한 것이라고 한다.

 

서양에서 창가에 많이 장식하는 꽃은 제라늄이다. 단순히 거리를 장식하려고 제라늄을 놓는 것은 아니다. 제라늄으로 장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제라늄은 향기가 있어 벌레가 싫어한다. 그것을 이용해 집 안에 벌레가 들어오지 않도록 하고자 창가에 장식한 것이다.(p.114)” 또한 제라늄은 벌레를 퇴치함으로써 악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에서 집을 지키는 액막이로서의 임무도 담당했다. 한편 쥐방울덩굴은 아리스톨로크산이라는 독성분으로 자신을 지키는 독초다. 놀랍게도 호랑나빗과에 속하는 사향제비나비 유충은 독초인 쥐방울덩굴의 잎을 먹고 산다. 쥐방울덩굴의 독성분을 먹을 뿐 아니라 이 독성분을 자기 몸속에 축적한다. 포식자인 새는 이 독성분 때문에 사향제비나비 유충을 잡아먹을 수가 없다. 이렇게 해서 사향제비나비는 쥐방울덩굴의 유독 성분을 이용해 자신을 지킨다.

 

인간 같은 포유동물은 독성이 있는 것을 쓴맛으로 인식하고 거절하지만, 파충류는 독성 물질에 둔감하다고 한다. 공룡도 유독식물을 식별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섭취해버린 것은 아닐까?(p.160)” 어쩌면 공룡 멸종의 직접적인 계기는 소행성의 충돌인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식물의 진화에 따라 공룡이 차츰 쇠퇴의 길을 걷게 된 것은 분명하다. 인간은 유독 성분을 입에 넣으면 혀가 감지하여 쓴맛이나 매운맛을 느낀다. 그 덕에 독성분을 먹지 않고 뱉어낼 수가 있다. 인간의 미각은 음식을 맛보려고 발달한 것이 아니다. 영양가가 높고 안전한 것은 달콤하고, 해로운 것은 씁쓸하다는 것을 알고 위험으로부터 생명을 지키고자 획득한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코알라는 유칼립투스 잎을 먹는 것으로 유명한데, 유칼립투스는 독성 식물이다. 코알라가 유칼립투스밖에 먹지 않는다는 것은 독초만을 먹이로 삼는다는 뜻이다. 코알라는 맹장이 2미터나 되는데, 이는 포유류 중에서 가장 길다. 이 맹장 내의 세균이 유칼립투스의 독을 해독한다.(p.165)” 이처럼 포유동물도 식물이 함유한 유독 성분을 속수무책으로 보고만 있지는 않고 그에 맞춰 진화를 하게 된 것이다. 호랑가시나무는 젊을 때만 가시가 있다. 노목이 되면 가시가 없어지고 잎이 둥글어진다. 나무가 늙으면 가시를 잃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삐쭉삐쭉한 잎은 동물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지만, 삐쭉삐쭉한 만큼 잎의 면적은 작아진다. 일조량이 적은 겨울에는 가능한 한 잎을 펼쳐서 햇빛을 조금이라도 더 받아야 한다. 그래서 키가 작은 젊은 나무일 때는 가시로 잎을 보호하지만, 나무가 커져 동물에게 먹힐 걱정이 없어지면 불필요한 가시는 없애고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게 한다.

 

“‘멈춤신호는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빨간색으로 정해졌다. 파장이 긴 붉은색 빛은 다른 색 빛보다 멀리까지 닿기 쉬운 성질이 있다. 그렇기에 멀리서도 인식되기 쉽게 열매는 붉은색으로 바뀌는 것을 선택한다. 또한 식물은 녹색을 띠므로 녹색의 정반대 색깔인 빨간색은 특히 눈에 잘 띈다.(P.187)” 덜 익은 열매는 잎과 같은 녹색이어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또한 단맛이 아니라 오히려 씁쓸한 맛이 난다. 이것은 씨가 아직 익지 않았을 대 먹히면 곤란하므로, 쓴맛 물질을 축적해 열매를 지키는 것이다. 예컨대 떫은 감에 함유된 탄닌이나 아직 덜 익은 녹색 여주에 포함된 모모르테신과 카란틴은 열매를 지키는데 쓰이는 물질이라는 것이다.

 

자연계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세계다. 물론 규칙도 도덕도 없다. 모든 생물이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상처를 받으며, 서로 속이고 죽이면서 끝없는 싸움을 벌인다. 거기에는 죽이느냐 죽임을 당하느냐하는 의리 없는 싸움뿐이다.(p.232)” 식물은 균류와 싸운 끝에, 균류의 침입을 막는 것이 아닌 함께 사는 길을 택했다. 꽃가루를 노리는 곤충은 꽃가루의 운반책으로 쓰며 공생의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또한 동물과의 싸움을 통해 씨방이 먹히는 피해를 막는 것이 아니라 밑씨를 지키던 씨방을 이용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씨방을 비대하게 하여 열매를 만들고, 동물과 새에게 먹이로 주는 대신 씨를 옮기게 진화 했다.

 

다른 생물과 공존 관계를 구축하려고 식물이 한 일, 그것은 자신의 이익보다 상대의 이익을 우선하고 먼저 챙겨줌으로써 서로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었다.(p.233)” 그런데 인류는 어떤가? 인류는 전 세계의 자연을 정복하며 다른 생물을 철저히 무찔렀다. 이제 인류는 단 하루에 100종의 생물을 멸종으로 내몰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쪽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 주변의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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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식물과 인간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1 | 2018.11.15 리뷰제목
가을날씨가 깊어지면서 정원의 식물들이 겨울나기에 들어가는 것 같다. 잔디는 누렇게 변하기 시작했고 나무들은 잎을 떨구었다. 그나마 남아있는 잎들은 짙게 물들고 꽃들 또한 줄기마저 시들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봄이 오면 또다시 저마다의 삶을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 처음 정원을 가꾸기 시작하면서는 많은 식물들을 심었으나, 그 중 일부만이 자리를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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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날씨가 깊어지면서 정원의 식물들이 겨울나기에 들어가는 것 같다. 잔디는 누렇게 변하기 시작했고 나무들은 잎을 떨구었다. 그나마 남아있는 잎들은 짙게 물들고 꽃들 또한 줄기마저 시들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봄이 오면 또다시 저마다의 삶을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 처음 정원을 가꾸기 시작하면서는 많은 식물들을 심었으나, 그 중 일부만이 자리를 잡고 살아남았다. 살아남았다는 것은 아마 주위환경과의 경쟁, 즉 다른 식물들, 해충, 그리고 가뭄이나 장마와 같은 날씨를 극복했다는 뜻 일 게다.

 

  식물은 생애를 통해 딱 두 번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한번은 생식을 위해 벌이나 나비 같은 곤충, 혹은 새나 인간에 의해 화수분을 하는 때이고 다른 한번은 씨앗을 통해 번식을 하는 때라고 한다. 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음 뿌리를 내린 곳에서 일생을 마친다. 한 곳에서 다른 생물과 싸움없이 살아가는 식물은 평화주의자 같기도 하고 다른 생물들을 위해 희생하는 이타주의자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든다. 그러나 이처럼 정적이고 수동적으로 보이는 식물들도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하루하루를 치열한 싸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이라는 생태계의 생존법칙은 식물에게도 예외가 아닌 셈이다.

 

  이 책 [싸우는 식물]은 일본의 대표적 식물학자인 저자가 식물도 생태계의 다른 생물과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싸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사용하고 있음을 오랜 연구와 통찰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식물이 다른 식물, 환경, 병원균, 곤충, 동물, 그리고 인간에 이르는 주변의 모든 것들과 투쟁하면서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우리에게 보여준다.

 

  식물은 햇빛, , 흙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그러기에 식물의 나뭇가지와 잎은 햇빛을 차지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고, 뿌리는 땅속에서 영양분과 물을 빼앗기 위해 화학전을 벌인다고 한다. 이런 경쟁을 이겨내고 승리하는 식물만이 번성할 수 있다. 그러나 사막의 선인장과 빙설의 고산식물은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에서 견뎌내는 힘을 갖추어 가혹한 환경을 거처로 삼기도 하고, 잡초는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사는 식물로 진화해왔다. 이런 식물들은 악조건을 견디는 강한 힘이 있지만 사실은 다른 식물과의 경쟁을 피하는 약한 식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처럼 저자의 설명을 따라 식물의 치열한 투쟁을 관전하다 보면 우리는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 만을 가지고 판단하고 있음을 새삼 깨닫기도 한다.

 

  식물은 생존해가면서 단지 다른 식물하고만 경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식물이 만들어낸 물질은 모든 식물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있어야 하는 물질인 동시에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병원균의 침입을 받으면 싸움이 치열해지고 때에 따라서는 침입을 받은 세포가 병원균과 함께 스스로 사멸하여 식물을 보호하기도 한다. 식물과 곤충과의 관계는 한걸음 더 나아간다. 힘이 없는 식물이 막강한 해충을 쓰러뜨리기 위해 먼저 생각하는 것은 독살이었다. 그래서 식물들은 온갖 독성물질들을 조합해 자신을 지키지만 곤충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극복하고 식물을 갉아먹는다. 이러한 수많은 투쟁을 거치면서 마침내 식물이 선택한 길은 다른 생물과의 공존관계였다고 한다. 식물과 균의 공생에서 보듯 식물은 교묘하게 병원균을 회유하여 양쪽 다 이익을 얻어낼 타협점에서 공생을 도모하기도 하고, 꽃가루를 탐하는 곤충은 꽃가루운반책으로 쓰며, 씨방을 비대하게 만들어 그것을 먹이로 주는 대신에 씨를 옮기도록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에 반해 식물과 동물과의 관계는 먹느냐 먹히느냐의 싸움이 아니라 항상 동물이 먹고 식물이 먹히는, 먹고 먹히는 싸움이라고 한다. 이런 동물과의 싸움에서 식물의 무기는 독 성분이다. 동물은 세대교체 기간이 길기 때문에 군비경쟁에서 식물이 유리했다. 그런데 이런 독성분마저 이용하는 생물이 있다. 바로 인간이었다. 그렇다면 환경이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 경쟁자인 다른 식물과의 싸움, 병원균과의 미세한 싸움, 그리고 곤충과 동물이라는 강력한 적과의 싸움을 이어오며 생존한 식물이 인간과의 싸움에서는 어떤 전략을 사용하여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인류는 볏과식물을 이용하여 농경을 시작했다. 식물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하여 독성분을 만들지만 인간은 그 독을 이용한다. 거기에 더하여 식물을 개조하기도 하고, 제초제라는 강력한 화학무기로 몰살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식물은 인간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저자는 오히려 식물이 인간을 역이용하고 있는 것 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인간으로 인해 식물은 전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간과 식물의 싸움은 식물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의 지구환경을 만든 것은 식물이었다. 지구의 대기를 덮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산소라는 물질을 만들어 낸 것도 식물이었고, 남아도는 산소가 오존 층을 만들어 자외선을 차단하여 생물의 탄생과 진화를 촉진시킨 것도 식물이었다. 그러나 인간은 화석연료를 태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지구온난화를 촉진하고, 오존층을 파괴하고, 다른 생물을 몰살하여 식물이 생기기전의 지구상태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 , 식물이 만들어 놓은 지금의 지구환경을 본래의 모습으로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과연 누가 승자일까?

 

  저자는 이처럼 끊임없이 싸우며 생존을 이어온 식물을 통해 인간의 삶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자연생태계에서 식물은 그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싸워왔지만 결과적으로는 식물이 적과 공생한다는 사실은 인류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저자의 마지막 말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다른 생물과 공존하기를 택한 식물이 옳은지, 다른 생물의 생존을 허락하지 않고 멸종으로 내모는 인류가 옳은지, 정답은 곧 나올 것이다. 지구의 역사 속 식물을 둘러싼 싸움에서 인류가 완전한 승리를 거머쥘 시기가 눈앞에 와있다. 과연 …… 승자가 될 인류가 얻을 세계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그때 인류는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235)

 

 

 

(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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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터보 엔진으로 파워 업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4 | 2018.11.27 리뷰제목
일반 식물은 C3회로라는 장치로 광합성을 한다. C3회로의 명칭은 맨 처음 만들어진 생성물이 탄소 수가 세 개인 3포스포글리세린산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그런데 C4식물에는 이런 보통의 광합성회로 외에도 C4회로라 불리는 고성능 광합성 장치가 있다. C4 회로에서는 회로의 첫 번째 탄소가 네 개의 옥살아세트산을 생성한다. p.50자동차의 터보 엔진은 공기를 압축하여 대량의 공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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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식물은 C3회로라는 장치로 광합성을 한다. C3회로의 명칭은 맨 처음 만들어진 생성물이 탄소 수가 세 개인 3포스포글리세린산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그런데 C4식물에는 이런 보통의 광합성회로 외에도 C4회로라 불리는 고성능 광합성 장치가 있다. C4 회로에서는 회로의 첫 번째 탄소가 네 개의 옥살아세트산을 생성한다. p.50

자동차의 터보 엔진은 공기를 압축하여 대량의 공기를 엔진에 보냄으로써 출력을 높이는 장치다. 광합성의 C4 회로는 터보차저처럼 이산화탄소를 압축한다. 그리고 엔진인 C3 회로에 이산화 탄소를 보네는 역할을 한다. 이 장치로써 광합성 능력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가 있다.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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