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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단호하고 건강한 관계의 기술
박상미 저
순전히 제목에 이끌려 구매하게 된 책.
'왜 내 인생만 이렇게 안 풀리는 걸까', '왜 모든 일들이 어렵게 느껴질까', '다른 사람들은 다 쉬워보이는데 왜 나만 이럴까'라며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몹쓸 순간이 잦아지면서 어떤 글도 마음에 와닿지 않는 지금, 이 책의 제목이 조용히 나를 위로했다.
속도를 기준으로 본다면 나는 패배자다.
대학에 들어갈 때도, 취업을 할 때도, 그리고 작가가 되고, 앵커가 될 때도 한 번에 된 적이 없다. 공부를 해도, 운동을 해도, 사람들과 교류를 해도 무언가를 이루는 데 있어 한 번은커녕 두 번에 된 것도 잘 없다.
뭘 하든 몇 번씩 넘어지고 난 뒤에야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기에 남들보다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는 글 중에서-
내로라하는 방송국의 기자이자 뉴스 메인 앵커인 그는 세상이 말하는 '성공의 기준'에 부합할 것 같은 사람임에도 스스로를 '한 번에 된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서러움 속에서 보낸 마이너 매체에서의 1년, 그리고 이어진 백수 기간 1년이 지난 뒤 이룬 취업은 내 일의 고마움을 더 잘 알게 했다. 취재원을 더 쉽게 만날 수 있고, 시청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 모든 기자에게 주어지는 당연한 일이 아닌, 메이저 매체 기자이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었다.
지금도 어렵게 얻은 뉴스 앵커의 기회를 언제나 소중하게 생각하며, 뉴스를 진행할 때마다 감사한 마음을 한가득 안고 스튜디오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임무의 무거움을 생각하며 멘트 하나하나 후회 없이 내가 쏟을 수 있는 모든 정성을 쏟으려 노력한다.
이 모든 건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한 번에 이뤘다면 결코 누릴 수 없었던 행복이다. 쉽게 얻은 사람은 모르는,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진짜 행복이다.
어렵게 얻었기에 지금이 더 고맙고 소중하다는 그의 말이 귀하다.
지금 이 순간, 자꾸만 마음속에서 꿈틀대는 무언가로 인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할 수 있을까’ ‘잘될까’ ‘시간이 날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봤으면 좋겠다. 그럼 생각하지도 못한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결국 잘되면 좋겠지만 잘 안 되면 또 어떤가. 꿈을 향해 달려간 시간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
내가 하는 일과는 접점이 없는 업계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임에도, 지금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 유난히 많았다. 책을 덮을 즈음에는 '아, 내게도 이런 선배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유난히 하루가 고단한 날, '선배 술 한 잔 사주세요'라고 얘기하고 싶은 사람, 묵묵히 들어주다가 내고민을 날아가게 만들 위로를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게 해 줄 사람.
한 번에 되지 않았던 그의 이야기들을 찬찬히 읽어내려가며 나의 마음 한켠에 새로운 희망이 움트는 것을 발견했다.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그래도 언젠가 해낼 사람 그게 바로 나라고.
삶의 여러 고비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을 준 당신의 꿈이 언제나 당신과 함께하기를, 그리고 언젠가 그 꿈이 베일을 벗고 당신의 눈앞에 현실로 나타나기를 |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
아이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 보는 부모로서 여러 감정이 든다. 몇 개월에는 OO 과제를, 몇 세에는 OOO 과제를 해낼 수 있다라는 육아서 속 일반적인 발달 기준에 맞춰 내 아이의 발달을 비교하다 보면, 때로는 기쁨이, 때로는 우려가 섞이며 사람의 성장에 배어든 인생사 복잡다단함을 깊게 느끼게 된다. 아이든, 어른이든 이 사회에서 무언가를 성취함에 있어서 이르거나 늦되다는 기준에 맞추다 보면 감정의 너울을 타게 된다.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이라는 약간은 자조 섞인, 신세 한탄 같은 제목 안에 숨은 다른 뜻을 찾기 위해 책을 펼친다. MBC 주말 뉴스 앵커라는 저자의 번듯한 이력과 대조되는 책 제목으로 미묘하게 상충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한 번에 되지 않는 자신의 이력을 바탕으로 어떠한 인생관을 펼치고 싶은 것인가 독자로서 의아하다.
총 4장으로 나뉜 책 안에는 국문학을 전공하고, 18년여간의 기자 생활, 10년여간의 본업 외 외도로 즐기는 뮤지컬판 생활을 바탕으로, 큰 네 줄기의 저자의 인생관이 정리되어 있다. 1장은 책 제목과 같은 동명으로 조금은 늦된 자신의 성장과 관점이 담긴 열 편의 이야기가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1장의 '실패는 정말 성공의 어머니일까?'와 3장의 '때론 실패가 성공보다 낫다'는 성공과 실패에 대한 동떨어진 제목을 가진 두 이야기가 무언가 뫼비우스띠 같이 느껴지게 한다. 현업에서 느끼는 여러 다양한 상황과 생각을 매 이야기 속에 녹여내고 있어서 선망의 방송 업계에서 느끼는 직장인의 애로는 어느 직업이든 사람이 얽혀 있는 곳에서는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한다.
매 이야기를 읽어갈 때마다 이상히도 떠오르는 이가 있다. ^^; 우리집 큰 아들이다, 문학 좋아하며 야구는 좋아하지만 운동치인 아이가. 그 아이가 직장 생활을 하면 저자 같이 섬세하게 주위를 읽어내며, 때로는 스트레스 받으며 외도 생활로 직장과 기타 삶의 균형을 맞춰 가겠지. 사람을 대면하고 만나는 데에 다소 낯가림이 있는 나로선 이런 에세이를 읽으며 간접 경험을 즐기는 편인데 이 책안에도 에세이가 주는 즐거움이 가득 들어있다.
책 제목에 조금이라도 수긍하는 분,
사회생활 푸릇 새내기 생활 시작한 분,
방송 기자의 생활과 즐거운 외도가 궁금한 분,
두루두루 권한다.
#한번에되지않는사람, #김경호앵커, #직장인책추천, #추천에세이, #서평, #북리뷰
사실 저자에 대해서는 모른다. 앵커가 책을 썼다고? 앵커는 말도 잘하는데 책도 잘 쓰나? 싶어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목이 좋았다.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이라..... 나는 제목과 같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오히려 한 번에 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쪽이었다. 왜 이해를 못하는가? 왜 일처리가 안 되는가? 내 말을 듣고 있긴 한건가? 그런데 요즘은 나 또한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면 난 일을 하기 전에 생각과 고민을 엄청하는데 이걸 다른 사람이 보면 뭐 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인생 전반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잘 담겨져 있다. 결론은 한 번에 되지 않는다는 건 저자에게 큰 경쟁력이었다고 한다. 무엇을 하더라도 한 번에 통과되지 않는 삶, 한 번 더 고민할 수 있고, 한 번 더 준비할 수 있고, 한 번 더 숙성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에 딱딱 되는 사람들이 부럽지 않았겠는가? 나는 왜 매번 이러는지에 대해서 슬프지 않았겠는가? 지나고 보니 이렇다는 내용이 공감이 가면서도 이 또한 저자의 긍적적인 마인드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직장 생활도 크게 다른지 않다. 상사들은 항상 일 잘하는 사람을 데려가려고 하지만 가장 아끼는 사람이 꼭 그 사람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직장 생활도 결국 인간관계이고, 인간관계는 이성보다 감정의 영역에 속해 있다. 그러다 보니 평소 일할 때는 일 잘하는 사람을 찾지만, 결정적으로 중요한 순간 선택하는 사람은 가장 아끼는 사람이다.
p.37
최근 성과금이 나왔는데, 작년 1년 동안의 업무를 평가해 주는 돈인데 작년 1년 열심히 일하고 그만 둔 사람에게 0원을 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나간 사람이니까, 앞으로 일을 시킬 사람이 중요해서? 그런데 작년 노력한 것에 대한 성과금이잖아? 그래, 원래 성과금은 기준이 없다. 불만을 표현해도 증거를 제시하기 어렵다. 결국 성과금은 웃음값인데..... 갑자기 그 친구의 웃음이 생각이 났다. 그럼 상사가 가장 아끼는 사람은 누구일까? 저자는 같이 있으면 즐거운 사람,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라고 한다. 일을 잘하는 건 기본 요건이란다. 일단 난 못하겠다. 웃고 싶을 때 웃고 싶다. 즐거울 때 즐겁고 싶다. 밀려드는 업무량에 치여 억지로 웃을 순 없다. 왜 윗사람을 아랫사람이 평가하는 제도는 없을까?
세상은 변하고 있다. 지금 세상에서 살아남는 자는 '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소통할 줄 알고,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다. 세상은 점점 '내 말을 잘 하는 사람'보다 '남의 말을 들을 줄 아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p.202
남자와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은 힘의 시기가 아니라고 한다. 소통과 공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말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양성성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지금은 아빠가 요리를 하고 엄마가 고장난 기계를 고치는, 아빠가 아이의 머리를 묶어주고 엄마가 아이와 공놀이를 하는..... 성별의 차이를 인정하지만, 성별의 차이를 떠나 내 아이가 독립적이고,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일생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잘 풀어나간다. 대부분이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함이 없었다. 내가 나를 믿어주는 것, 살면서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별 게 아닌 것 같아도 의미를 찾아가는 힘이 요즘 젊은 청년들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나 때만 해도 대학교 졸업하면 취업은 당연히 된다고 생각했고, 취업이 안 되는 친구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 번에 되지 않는 청년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런 시대에 자신을 믿어주고 어른이 필요하다. 나를 믿고 싶은 사람, 누군가를 믿어주고 싶은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