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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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도시소설가, 농부과학자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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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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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7 | 2020.12.10 리뷰제목
최근에 읽었던 책들과는 좀 다른 패턴의 책이었다. 어떻게 읽으면 견학문 같기도 하고 인텨뷰 기록 같기도 하고 저자의 집필 기록들과 가치관을 들여다 보는 것 같기도 한 버라이어티한 수필이었다.  곡성이라는 곳에 터잡고 15년 남 짓 발아현미를 연구하는 농부 과학자가 직접 농사를 지은 곡식으로 채식위주의 '밥에 飯하다'라는 식당도 오픈한 이야기다.  그곳에서 문화행사,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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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읽었던 책들과는 좀 다른 패턴의 책이었다.

어떻게 읽으면 견학문 같기도 하고 인텨뷰 기록 같기도 하고 저자의 집필 기록들과 가치관을 들여다 보는 것 같기도 한 버라이어티한 수필이었다.

 곡성이라는 곳에 터잡고 15년 남 짓 발아현미를 연구하는 농부 과학자가 직접 농사를 지은 곡식으로 채식위주의 '밥에 飯하다'라는 식당도 오픈한 이야기다.  그곳에서 문화행사, 교육 등등 다채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회사를 꾸려가면서 새만금 반대 운동부터 시작해서 생태환경보호 운동도 하면서 '쌀교육'도 하면서 정말 바쁘게 사신다.

 농사는 완전 수제다.

한 땀 한 땀 손으로 심고 손으로 걷어 들이면서 농약을 안쓰는 것은 기본이고 각종 미생물들, 오리, 우렁이, 물뱀 등등과 함께 한다.

 요즘 유기농은 반만 유기농이라는데 '미실란'의 발아현미는 특특 유기농인 것 같다.

가만 보면 기업가 마인드만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기업가 마인드가 없어서 특허를 내고 사업을 말아먹은 적도 있다. 유통, 마케팅조차 모르던 때라고 한다.

 

 미실란의 이동현 대표는 "힘써 가꾼 후 찾아든 아름다움이 소중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독일에서는 농부 전체가 2퍼센트인데도 식량 자급률이 85%에 이른다고 한다. 정부 혜택 뿐 아니라 농사를 지으려면 농업전문학교를 졸업해야 하고 농부 자격증도 취득해야 한다고 한다.

지금 농부자격증 제도를 만들자는 뜻이 아니라 '농'이라는 글자가 푸대접인 이때 농부의 의미를 더욱 세겨보자는 뜻일 것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에겐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다. 하지만 시시각각 달라지는 것이 또한 세상이다. 사라진 것과 사라지지 않은 것과 사라져가는 것을 , 여유를 갖고 반복해서 정성껏 들여다보지 않는 한 감지하긴 어렵다. "

 

 서울대 대학원 석사 과정에 규슈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와서 몇백종의 발아현미 품종을 직접 줄지어 심고 파종하는 그 과정이 인생을 살아내 가는 과정 같다고 한다.

 '반복은 아름답다'라는 말을 가장 좋아하다는 김탁환 작가는 농사와 글짓기를 겹쳐서 생각한다.

한 해 농사 다끝내놓고 또 다음 해 농사를 시작하려는 그 우직한 반복이 소설을 계속 써 나가는 과정과 같다는 것이다.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하다 나온 이유가 실험용 쥐를 너무 많이 죽이고 또 죽는 과정을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동현 대표는 모든 동물이든 미생물이든 사람이든 동일하게 대한다.

 

"다르다고 물리치지 않고 느리다고 타박하지 않고 어리다고 얕보지 않고 늙었다고 무시하지 않는다. 한 사람 한 사람 저마다 걸어온 삶의 무늬를 본다. "

 

내용 자체가 초록초록했다.

사람도 산천도 벼도 모두 아름다웠다.

누군가의 노력이 이렇게 빛날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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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평점10점 | d****i | 2020.09.11 리뷰제목
해냄 /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 김탁환 지음 주머니에서 몽당초를 꺼내 힘껏 칠한 후 마른 헝겊을 양손으로 모아 쥐고 무릎을 꿇고서 빠닥빠닥 나무 바닥을 닦으면 맨들맨들어찌나 빛이 났는지 모릅니다.폐교로 들어가서 미실란을 꾸릴 때,다른 건 다 바꿔도 교실 바닥은 그대로 두라고 했죠.아름다움을 지키고 싶으니까요.   도시소설가 김탁환과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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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 /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 김탁환 지음

주머니에서 몽당초를 꺼내 힘껏 칠한 후 마른 헝겊을 양손으로

모아 쥐고 무릎을 꿇고서 빠닥빠닥 나무 바닥을 닦으면 맨들맨들

어찌나 빛이 났는지 모릅니다.

폐교로 들어가서 미실란을 꾸릴 때,

다른 건 다 바꿔도 교실 바닥은 그대로 두라고 했죠.

아름다움을 지키고 싶으니까요.

 

 

 

도시소설가 김탁환과 농부과학자 이동현이 만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달려왔던 지난날과 앞으로 달려갈 미래를 담은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는 그 소재도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농부과학자인 이동현 '미실란' 대표의 이력이다. 고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순천대를 졸업 후 서울대 대학원 농생물학과 석사를 거쳐 문부성 장학생으로 규슈 대학교 생물자원환경과학과에서 응용유전해충방제 전공으로 농학박사학위를 취득하여 곡성에 자리를 잡고 직접 쌀농사를 지으며 회사를 운영한다는 이력에 대부분 '고생해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는데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이지 않을까?

촌놈이란 차별을 받으며 고등학교를 다녔고 그렇게 흙이 좋아 선택한 순천대를 진학했을 땐 민주화운동으로 앞날을 모색하지 못했었지만 교수의 권유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그렇게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지만 미생물 연구 실험에 수없이 죽어나가는 살생 때문에 박사를 중단하기도 한다. 아닌 것 같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아깝기에 보통 사람들은 그런 감정을 꾹꾹 누르며 머무르다 자신도 모르게 무던해지는 병에 걸리기 마련인데 이동현 대표는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그만둘 수 있는 강단이 있었다는 이야기엔 타인에게 휘둘리는 인생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박사학위를 잊고 지낼쯤 순천대 교수님으로부터 규슈 대학교의 장학생으로 추천받아 유학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다들 꺼려 하는 배설물 속의 미생물을 자처하며 연구를 이어나가게 된다. 냄새만 맡아도 고약하기 이를 데 없는 배설물을 모아 밤새 연구하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동현 대표가 배설물을 모아 연구실에 가져오면 같은 연구원들은 모두 나가있을 정도였다는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론 괴짜란 생각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연구를 계속하며 논문도 여러 편 썼고 박사학위도 취득하여 이제 고생문은 끝일 것 같던 미래 앞에서 그는 언제 전임교수가 될지 모를 불안감이나 규슈대학에 머무르며 연구를 계속해나가는 상황을 박차고 곡성에 자리를 잡아 쌀농사를 시작하게 된다. 278종의 벼를 기계가 아닌 손으로 직접 심고 새벽부터 논에 나가 피를 골라내며 비료나 농약 한번 쓰지 않고 건강한 쌀을 만들기 위한 이 대표의 노력은 그 옛날 할아버지 시대에서나 보던 농사법이기에 정겹게 다가온다.

회사를 설립한 첫해에 사업 업무가 부족해 쓴맛을 보기도 했고 곡성 군수가 제안한 폐교 무상공급과 벼를 심어 품종을 연구할 논을 싼 가격으로 임대해 주겠다는 제안은 군수가 바뀌지 마자 흐지부지 돼버린 통에 깊은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그런 일련의 사건들은 이동현이란 미생물학자이자 농부과학자의 의지를 더욱 확고하게 만든다.

이런저런 우려 속에서 좌절을 맛보며 키워온 '미실란'과 밥 카페 '반하다'라는 이제 제법 이름이 알려져 신뢰를 얻고 있고 그의 행보를 지켜보던 주변 농민들에게 비료를 쓰지 않고 농약을 뿌리지 않았을 때 더욱 벼의 뿌리가 땅속 깊이 내려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음을 보이며 자연에서 얻고 쓰는 법을 오롯이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

 

 

 

확고한 신념이 있다는 게 이런 것일까? 모두 아니라며 반대하는데도 그 길로 뛰어든 지금이 그에겐 성공이라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너무도 빨리, 쉽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이런 우직함이야말로 그 자체로도 빛난다는 사실을 나는 글을 더듬으며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밭에 거름 주며 농사일을 거들었던 그에게 삶의 고역처럼 느껴졌을 농사가 궁극의 호기심과 삶의 의욕이 되었다는 게 한편으론 놀랍기만 한데 시골에서 자라 과수원을 하며 농사일을 많이 거들었던 내 경험을 돌아봤을 때 나는 그 모든 것이 고역 그 자체였기에 그의 한결같은 마음이 너무 신기하게 다가왔다. 또한 그런 그의 삶을 김탁환이란 소설가가 한편의 영화를 보듯 풀어내지 않았다면 솔직히 이렇게까지 감동을 느끼지는 못했을 텐데 과하지 않고 겸손하게 다가오는 문체가 이동현 대표의 삶을 더욱 빛내주는 글로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멋진 도시소설가 김탁환과 재미난 농부과학자 이동현의 이야기는 자칫 그들이 지나온 발자취를 더듬는 글처럼 다가올 수 있지만 글 안엔 앞으로 인류가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 진솔하게 담고 있어 국민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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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평점10점 | r*******n | 2020.09.11 리뷰제목
도시소설가, 농부과학자를 만나다   해냄에서 출판한 김탁환 작가님의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는 곡성의 미실란 이동현 대표와 저자인 김탁환 작가님의 서로의 인생을 돌아보고, 모르는 부분에 새롭게 배우며 소멸해가는 농촌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는 농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경지에 이른 작가가 들려주는 둠벙과 논의 모습은 직접 눈 앞에 펼쳐지는 느낌이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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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소설가, 농부과학자를 만나다

 

해냄에서 출판한 김탁환 작가님의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는 곡성의 미실란 이동현 대표와 저자인 김탁환 작가님의 서로의 인생을 돌아보고, 모르는 부분에 새롭게 배우며 소멸해가는 농촌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는 농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경지에 이른 작가가 들려주는 둠벙과 논의 모습은 직접 눈 앞에 펼쳐지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농사에 도움이 된다면, 왕우렁이도 아름답고 곡성의 많은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이 대표는 폐교의 나무 바닥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농촌의 소멸에 저항하는 사람이다.

 

김탁환 작가님의 리심과 불명의 이순신을 읽고, 믿고 보는 역사소설가로 내게는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근 25년 동안 소설의 습작에 사로잡혀 바깥 공기를 마셔보겠다는 의지로 서울에서 부산, 창원으로 종방향으로 여행한다.

 

그러다 횡방향으로 여행은 더 다른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목포, 여수, 진주, 부산 등 횡방향으로 여행한다.

 

어느 날 대학 동기들과 화엄사를 들러 곡성에서 식사하게 되는데, 가게 이름이 cafe ()하다라는 식당이다.

 

이 식당의 이름과 밥맛을 잊지 못해 가게 주인과 인사를 하게 되는데, 그가 바로 농업회사법인 미실란 이동현 대표이다.

 

곡성군은 약 550제곱킬로미터 면적에 28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605제곱킬로미터 면적에 970만 명이 사는 서울에 비한다면, 면적은 55제콥킬로미터가 작고 인구는 967만여 명이나 적다. 중앙 대도시의 과밀과 지방 농촌의 과소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지점이다. - 35

 

사실 세계적인 대도시 서울은 면적 대비해서 인구를 보면 과밀한 도시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수도이고, 모든 것의 중심이 서울이다 보니, 서울 외 지방은 모두 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나 역시 몇 차례 다녀 다 알지는 못하지만, 곡성은 영화 곡성으로 잘 알려져 있고, 곡성 기차마을과 강가의 절벽과 같은 절경이 많다. 곡성은 노령산맥과 소백산맥의 높고 거친 줄기가 많아 19세기 말에는 동학교도들이 험한 산골짜기를 넘나들었고, 1948년 이후에는 빨치산들이 활약한 곳이기도 하다.

 

이동현 대표는 고향이 전남 고흥군 동강면 오월리 벽계마을이다.

 

건너편 언덕에 이 대표의 집이 있었다. 멀리 보이는 집보다 가까이 흔들리는 물에 끌렸다. () 진해에서 태어난 나는 창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 마을은 웅남이라고도 하고 연덕이라고도 불렀다. () 건설업체는 우리 마을을 통째로 묻어버리는 방식을 취했다. () 흙더미들이 마을을 포위했고, 차츰 포위망을 좁히다가 어느 순간 마을을 집어삼켰다. 설명을 들은 이 대표가 말했다.

수몰과 매몰이군요.” - 61

 

나의 고향도 지금은 아파트로 새로 대체되어 이제는 내가 어릴 때 살던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초등학교 시절 넓게만 보이던 학교 운동장은 어른이 되어 다시 찾아가보니 아주 작은 운동장이었다. 내가 잃어버리고 살았던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지내다 이번 책을 읽는 순간 내가 잃어버린 것은 나의 어린 추억이 있던 나의 고향이었다.

 

작가나 이 대표 역시 자신이 어릴 때 살았던 고향을 잃어버린 것이다.

지금 농촌은 산업화의 영향으로 고령의 인구와 농촌 인구가 감소해 차츰 잃어버린 마을이 생기고 있다.

 

이 대표는 곡성의 한 폐교에 농업협동조합을 세우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농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대표를 꾸미는 수식어는 적지 않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박사농부농부과학자이다. 그는 순천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농생물학과 석사를 거쳐 문부성 장학생으로 도일하여 규슈 대학교 생물자원환경과학과에서 응용유전해충방제 전공으로 농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리고 귀국하여 농부가 되었다. - 102

 

두 사람은 386세대로 87, 88년 대학을 입학하여 당시 뜨거웠던 대학 입학 시절을 보냈다. 이 대표는 2학생이 되어 농생물학에 전념하였지만, 당시 시민운동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경험하였기에 2014년 곡성에서 열린 세월호 집회를 3년 동안 지속하는 힘이 되었다.

 

두 사람은 여러 면에서 서로에게 보완이 되는 관계이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같은 분야에 아니지만, 또래라서 그런지 더 잘 통하는 사람이다.

 

서울대 석사과정에 이어 박사과정을 하는 동안, 이 대표는 더 이상 자신이 공부하는 독소 연구가 싫었다. 수많은 쥐를 죽일 수밖에 없는 연구와 실험은 그가 원하지 않는 연구였다. 자신이 몇 년 동안 달려오는 길은 이 대표는 단호하게 정리한다. 그는 자신이 정한 기준과 맞지 않으면 멈추는 원칙주의자였다.

 

채식하는 짐승의 똥과 육식하는 짐승의 똥이 어떻게 다른 줄 아십니까?”

염소 똥 본 적 있죠? 초식 동물 똥은 동글동글 공처럼 뭉쳐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반해 육식 동물 똥은 질질 흐르죠. 잡식 동물은 중간 정도고요. 형태뿐 아니라 냄새도 확연히 다릅니다. 똥냄새가 왜 나는 줄 아십니까?”

음식에 따라 달라지는 면도 있긴 하지만, 똥 냄새는 대부분 똥속 미생물들이 내는 향입니다. 장내 세균이 제각각이거든요. 육식 동물은 독성 세균이 많아 냄새가 독합니다. 초식 동물은 유용한 세균이 그득해서 구수하지요.” - 114

 

그는 순천대학교 교수님의 소개로 후쿠오카 대학교로 박사과정을 가게 된다. 단지 자신이 원하는 배설물 속 미생물 연구를 한다는 점이 일본어가 미숙하지만,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그의 지도교수는 자신이 제자가 세계적인 학자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우리 땅의 농작물과 가축과 야생생물을 연구하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 이후 그는 곡성에 정착해서 기업의 대표이자 농부의 길을 가게 된다.

 

이 대표의 꿈은 땅을 살리고 농작물을 살리고 농부를 살리고 나아가 우리나라 국민을 살리는 미생물 연구를 하는 것이다. 그 연구를 바탕으로 병충해를 막을 안전하고 저렴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 120

 

대학교의 전임 교수 자리를 지원하고 탈락하는 순간, 그는 자신이 왜 탈락했는지 궁금했다. 당시 박사 학위를 가지고 대학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많았다. 자신이 대학 교수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그는 창업을 선택한다.

 

2009년 대학을 떠나 전업 작가로 나서면서부터는 소설의 판매량이 차기작을 쓸 조건들과 직결되었다. 고전적인 방식으로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독자들과 만나는 것 외에, 내 작품이 어떤 경로로 독자들에게 가닿는지를 알 필요가 있었다. - 123

 

문학계에서 김탁환 작가만큼 많은 팬층을 형성하고 계신 분은 드물 것이다. 작품 중 상당수가 영화나 드라마나 나오고, 시리즈로 나오는 백탑파에 관한 소설은 그를 백탑파의 상징으로 만들고 있다.

 

그런 그에게도 아쉬운 작품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압록강이다. 임경업 장군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압록강은 초반부에 너무 많은 지명을 할애해서, 임경업 장군이 정작 활약을 펼치는 인생의 후반에 이르지 않고 작품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다음에 다시 새롭게 보완해서 새롭게 이야기를 이어나가길 바란다.

 

이후 책에서 저자는 채식하게 된 이유와 자신이 요즘 관심이 있는 동물권, 그중에서도 동물이 구속당하지 않을 권리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아름다움은지키는것이다 #김탁환 #이동현 #미실린 #해냄 #곡성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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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도시소설가 김탁환, 농부과학자 이동현을 만나다 평점10점 | h****n | 2020.09.11 리뷰제목
지은이: 김탁환펴낸이: 송영석펴낸곳: (주)해냄출판사 살다보면 고비가 온다. 어떤 사람이던 고비가 있다. 모양과 깊이는 다를지언정 고비는 누구나 온다. 고비는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달라진다. 고비에도 불구하고 달라지지 않는 사람도 많다. 달라지지 않는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늘 똑같은 모습이기에 눈길을 끌지 못한다. 이런 것을 성장이라고 한다. 성숙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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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탁환

펴낸이: 송영석

펴낸곳: (주)해냄출판사

 

살다보면 고비가 온다. 어떤 사람이던 고비가 있다. 모양과 깊이는 다를지언정 고비는 누구나 온다. 고비는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달라진다. 고비에도 불구하고 달라지지 않는 사람도 많다. 달라지지 않는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늘 똑같은 모습이기에 눈길을 끌지 못한다. 이런 것을 성장이라고 한다. 성숙이라고도 한다. 영원불멸한 것은 없다. 변함이 두려우면 살기 어렵다. 살기 어려우면 삶이 팍팍해지고 즐거움과 재미는 남의 일이 되어버린다.

 

김탁환 작가도 이런 고비를 슬기롭게 넘겼다. 전라남도 곡성의 미실란 이동현 대표를 만나면서였다. 도시소설가인 김탁환 작가는 농부과학자 이동현을 만나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다. "아름답지요?"를 남발하는 그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를 따라 다니면서 나눈 그의 이야기와 모습에서 배우고 깨달을 수 있었다. 전라남도 곡성에서의 보고 느끼는 거의 모든 것에서 아름답다는 그의 말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이후 김탁환의 삶은 변화했다. 그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 바로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이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를 봤을 때는 별로 그리 큰 관심이 없었다. 이런 류(?)의 에세이들은 많기도 하려니와 농촌과 자연예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일 것으로 추측했었다. 그러나 네이버 포스트에 연재되는 며칠 동안 읽어보니 아니었다. 재미있었고 하루의 즐거움이었다. 이것이 바로 소설가 김탁환이 쓴 글의 힘이리라. 그런데 막상 책을 손에 넣고 읽다보니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나의 고모가 사는 동네가 바로 곡성이었던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었는지. 고모에게 미안한 뿐이다. 전화해 드려야겠다.

 

4년 전 겨울에 전라남도 곡성에 가본 적이 있다. 곡성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는 동악산에 오르기 위해서이다. 겨울에 간 탓인지, 산행만하고 고 돌아와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곡성에 대한 특이한 기억은 별로 없다. 아!, 곡성역의 기차마을은 산행 후에 잠깐 들른 적이 있다. 그외에는 지명만 알고 있던 곳이다. 그런데 그곳에 자연친화적인 생태농사를 짓는 농사법인인 미실란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 다시 한번 가봐야할 필연이 생기는 듯하다. 그렇다고 며칠 간 방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튼 미실란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으니 꼭 기억을 해놔야겠다. 특히 '飯하다'라는 곳에 가서 소설가 김탁환이 반했다는 밥을 꼭 먹어봐야겠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는 책을 통해 본 곡성이라는 동네는 참 묘한 곳인 듯하다. 분명 전라북도의 곡창지역인 평야지대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곳곳에 산이 있고 골짜기들이 널려 있다고 한다. 동악산, 최악산, 동명산, 곤방산, 주부산, 천덕산 등 6~700m의 산들이 있기에 그런 수많은 골짜기들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등산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아직 가보지 못한 이런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 시간되면 꼭 가봐야겠다. 일단 숙식은 고모집에서 해결하면 되고 며칠간 이곳저곳을 다닐 수 있으니 날을 잡아야겠다. 그렇다고 김탁환 자가처럼 도시소설가가 아니기에 미실란을 목표로 하지는 않겠지만 그곳도 가보고 싶다.

 

생태운동가, 친환경농사를 지향하는 이들은 제법 많다. 그러나 농사로 얻어진 소출을 이용해 법인으로 만들어 직전 가공하고 제품을 만들어내는 곳은 많지 않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진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에 나오는 발아현미로 지은 밥을 꼭 먹어보고 싶다. 몸에 좋다고 하여 현미를 이용한 밥을 먹곤 하는데, 솔직히 입이 만족스럽지는 않다. 좋다고 하니 먹는다. 검색해보니 발아현미는 현미밥과는 다르다고 한다. 어떤 맛일까? 그리고 왜 발아현미에 그렇게 집중하고 있을까? 직접 겪어봐야 알겠다.

 

소설가 김탁환처럼 나도 도시인이다. 농촌에서의 삶은 잘 모른다. 그래서 귀농, 귀향이라는 말은 낯설다. 그리고 이미 수 십 년간 살아온 도시생활에 익숙한 몸과 마음이기에 농촌생활은 언감생심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을 읽으면서 슬며시 농촌에서의 삶은 어떤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평생 게으름에서 벗어나기 힘든 나의 천성이 미실란과 같은 곳에서 일하면 바뀔 수 있을까? 어렵지 않을까? 모를 일이다. 아무튼 전라남도 곡성의 아름다움과 미실란이라는 곳에 대한 호기심이 부쩍 생긴다. 곧 가봐야겠다. 그곳에서 김탁환 지은이가 이야기한 것 중 몇 개는 직접 체험해보고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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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a*****7 | 2020.09.03 리뷰제목
"중년의 고갯마루에서 우리는 만났고,서로를 알아봤고,걸어왔던 길과 걸어가고 있는 길과 걸어가고자 하는 길을이야기했다."   (23-24p)살다보면 보이지 않는 경계를 발견하곤 해요.그 경계는 좋거나 나쁜 무엇이 아니라 너와 나를 구분짓는, '다름'의 발견인 것 같아요.이 책은 저한테 그 '다름'이 보여주는 새로운 '길'이에요.저자는 도시소설가로서 사방이 콘크리트인 작업실을 벗어나
리뷰제목


"중년의 고갯마루에서 우리는 만났고,

서로를 알아봤고,

걸어왔던 길과 걸어가고 있는 길과 걸어가고자 하는 길을

이야기했다."   (23-24p)


살다보면 보이지 않는 경계를 발견하곤 해요.

그 경계는 좋거나 나쁜 무엇이 아니라 너와 나를 구분짓는, '다름'의 발견인 것 같아요.

이 책은 저한테 그 '다름'이 보여주는 새로운 '길'이에요.


저자는 도시소설가로서 사방이 콘크리트인 작업실을 벗어나 문장 밖을 쏘다니고 싶었고, 수많은 농촌 마을을 돌아다녔다고 해요.

가장 많이 간 마을이 전라남도 곡성군이었고, 그곳에서 특별한 인연을 만나게 된 거예요.

농부과학자 이동현님.

곡성군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미실란(美實蘭) 대표이자 미생물 박사라고 해요. 친환경 농법으로 벼농사를 짓는 농부라고 해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던 두 사람이 서로의 곁에 머물면서 달라지는 과정이 이 책속에 담겨 있어요.

저자는 그 시간들을, '두 번째로 내 삶을 깨우는 시간'이자, '우리가 함께한 발아의 시간'이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새롭고 낯선 만남이 특별한 인연이 되어, 서로를 흔들어 깨우면서 좋은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져요.


"아름답지요?"

곡성에 갈 때마다 똑같은 질문을 들었다고 해요. 아름답지 않느냐고 묻던 그곳은, 저자에겐 아름다움이란 단어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 장소였대요.

그래서 침묵한 것인데, 이 대표는 오히려 강한 긍정으로 받아들였는지 웃고 넘어갔다고.

문득 스스로에게 질문해봤어요. '오늘 나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꼈지?' 

우리가 뭔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건 매혹되었기 때문이에요. 강렬하게 마음을 끌어당기는 관계 속에 아름다움이 있어요.


땅에 매혹된 소설가와 이야기에 매혹된 과학자가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

어느 순간 그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두 사람의 낯선 삶이 나를 흔들어 깨우네요. 경험해본 적 없는 그들의 삶이 나에게 영향을 줄 거라고는 미처 생각 못했어요. 

초록빛 물결을 이루는 논두렁 사진을 바라보며, 사람과 동식물이 어울려 살아가는 진짜 세상이 보였어요.


씨나락은 내년 농사에 사용할 볍씨고, 오가리는 장독의 사투리래요. 옛날부터 한반도엔 터주 즉 집터를 지키는 지신(地神)을 모시는 신앙이 있었는데, 전라도에선 철륭, 경상도에선 텃고사, 충청 이북엔 터주라고 불렀대요. 전라도에선 집 뒤 장독대에 대부분 철륭을 모셨는데, 청단마을에서 철륭을 오가리에 모신다는 풍습 자료를 읽고 두 사람이 직접 찾아갔대요. 아흔여섯 살 김씨 할머니에게 철륭 오가리 이야기를 꺼냈더니, 툇마루로 데려갔대요. 나무판 세 장을 걷어낼 때까지 할머니는 뒷짐을 진 채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바라보시더래요. 오가리는 거기 그대로 있었대요. 할머니는 열여덟 살 꽃다운 나이에 이 험한 골짜기 마을로 시집와서 아흔여섯 살까지, 긴 세월을 농사짓고 가족을 챙기며 보냈대요. 

"고맙구만, 고마와." 

"저희가 고맙죠. 오가리를 마루나 방 밑에 묻어두고 썼단 얘길 듣기만 했지 직접 본 건 처음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 시상 뜨기 전에 저것을 다시 몬챠볼 줄은 참말로 몰랐네. 영판 고마와."  (147-148p)

...

곡성은 대대손손 벼농사를 짓고, 쌀을 신앙의 대상으로 떠받든 곳이었다. 

미실란과 곡성은 '쌀'이라는 공통분모 위에서 너무나도 어울리는 조합인 것이다.

이것은 정녕 우연일까. 오가리에 깃든 철륭이 미실란을 곡성으로 끌어당긴 것은 아닐까.

툇마루 밑에 오가리를 숨긴 까닭이 가족 먹을 곡물을 감추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오가리는 김 할머니 가족이 가장 소중한 것을 두는 비밀 금고이기도 했다.

다른 것은 다 빼앗긴대도 결코 내어줄 수 없는 물건을 거기에 뒀다. 툇마루 밑 오가리에 모신 씨나락을 떠올려보라. 

거기에 철륭이 깃드는 것은 농부에게 씨나락이 곧 목숨이기 때문이다. (149p)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쏟았는가.

얼마나 자주 소중함을 되새기며 새로운 다짐을 보태는가.

저자는 우리에게 묻고 있어요. 

세상 풍파가 거셀수록 내 삶의 중심으로 돌아와 머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 마음의 오가리를 열고 씨나락을 품으라고 이야기하네요.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라고요.


지금 우리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과 그것을 지겨내는 의지가 필요해요. 큰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는 굳건한 뿌리를 내려야 해요.

농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농부의 일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네요. 매혹적인 이야기꾼 덕분에.


발아 = "한껏 솟아오르고 또 한껏 뻗어내려"

모내기 = "세상의 모든 마음을 주고받다"

김매기 = "지키고 싶다면 반복해야 한다"

추수 = "여기까지 왔고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파종 = "사람이 씨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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