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아름답게 보기
소녀적 감수성이 풍부했던 시절에 누구나 한 번쯤 알퐁스 도데를 읽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별'은 거의 외우다시피 했던 것 같다.
얼마나 낭만적인가?
오디오북으로 사서 차에 갖고 다니며 들을 정도로 별을 좋아했다.
알퐁스 도데의 작품들이 보불전쟁을 배경으로 한 것들이 많다는 걸 감안한다면,
그리고 그 역시 이 전쟁에 참여했었다는 걸 고려한다면
그 와중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쓸 수 있다는 걸
더욱 더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런 삭막하고 인간성 자체가 존중받지 못할 상황에서
이렇게 곱고 맑고 영롱한 작품을 집필할 수 있다니.
작가로서 존경스럽다.
사람들이 알퐁스 도데를 사랑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런 까닭일 것이다.
# 02 삐딱하게 보기
서경식 선생의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에 보면 '마지막 수업'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사실은 이 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었다. 정확한 사실에 의거하기 위해.)
이 책의 76쪽에서부터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에 담긴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알자스 지방은 원래 프랑스어를 쓰지 않고 알자스어를 쓴다. 이 알자스어는 말하자면 독일어의 사투리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마지막 수업'은 나라를 일본에 빼앗긴 조선이 조선어로 하는 마지막 수업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일제 때 일본 말로 가르치는 마지막 일본어 교사의 이야기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는 것이다.
아니, 이런!
즉 알자스 지방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쳤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 전의 역사를 부정하고 프랑스어를 학교에서 가르치는 장면부터 시작해서 역사를 왜곡했다는 것이 서경식 선생의 주장이다.
헉! 왠지 당한 느낌이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동일한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책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여담이지만 알퐁스 도데는 10대 때부터 매독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투병 중에 이런 아름다운 작품을 썼다는 걸 높이 평가할 수도 있겠고, 삶과 작품과의 괴리에 어리둥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건 '모르는 게 약이다.'라고 해야 할까?
암튼... 그렇다.
어느 쪽을 볼지, 어느 부분을 부각시켜 평가할지는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다.
당신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