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인사이트일지 모릅니다.
완벽하지 않은 프레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같은 시간, 비슷한 어려움을 통과하는 많은 분께 지금의 마케팅에 대한 하나의 분명한 ‘각’을 드릴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팔리는 것’들을 이해함으로써, ‘팔리게 하는’
내 브랜드만의 레시피를 찾는 과정에 조금의 ‘아하(A-Ha)’가
될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합니다.” (p. 6)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은
최명화, 김보라 두 명의 저자가 함께 쓴 책이다. 저자 최명화는 25년차 마케터로 맥킨지 마케팅 컨설턴트, LG전자 상무, 두산그룹 브랜드 총괄 전무, 현대 자동차 상무를 역임했고, 현재는 마케팅 관련 러닝 플랫폼 ‘블러썸미’와 마케팅 교육 프로그램 CMO캠퍼스를 운영 중이며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로도 재직 중이라고 한다. 또 한 명의 저자 김보라는 한국경제신문 기자이자 한양대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이 책은 5장으로 나누어 지금 팔리고 있는 것들의 비밀을 파헤쳐본다. 1장에서는 지금 팔리고 있는 것과 팔리지 않는 것의 사례를 분석하며 살펴본다.
2장에서는 새로운 소비 권력이 된 MZ세대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 3장에서는 이러한 MZ세대를 끌어당기는 10가지 도구들에 대해 알려준다. 4장에서는 잘나가는 것을 만들어낸
결정적인 차이점을 다양한 예시들을 통해 알아보고, 마지막 5장에서는 MZ세대를 겨냥한 ‘팔리는 구조를 만드는 브랜딩 레시피’를 제시한다.
이 책은 단지 제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인과 마케터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나’라는 브랜드로 소통하려는 모든 개인, 내
가치를 더 끌어올리고 알리고 싶은 모든 이에게 작지만 강한 인사이트가 되기를 바란다. (p.15)
마케터는 아니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이 궁금해 읽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지금의 트렌드가 무엇인지, 소비자들은 무엇을 원하고, 어떤 모습을 드러내는 브랜드가 살아남는지
궁금했고 알고 싶었다.
1장 ‘팔리지 않는 시대에
팔리는 것들’에서는 적절하게 선을 넘어 성공한 예시로 빙그레 왕국의 왕자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를 소개한다.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는 인스타그램에 등장한 캐릭터로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이자 빙그레의 모든 상품을 몸에 두른 왕자다. ‘바나나맛
우유’ 왕관을 쓰고, ‘꽃게랑’과 ‘메로나’로 만든 창을
들고, 한 손엔 ‘투게더’를
쥐고 있다. 어깨에 두른 휘장에는 ‘엑설런트’가, 가슴에 달린 배지에는 ‘빙그레’와 ‘요플레’로 로고가
달려 있다. 바지는 ‘끌레도르’와 ‘빵또아’로 만들었다. (p. 34)
어버이날에 빙그레우스 왕자가 부모님께 드린 선물도 재미있었다. 가장
맛있는 부분만 담았다는 선물세트 안에는 요플레 뚜껑에 묻은 요플레, 쭈쭈바 ‘뽕따’의 꼭지 부분, ‘슈퍼콘’ 아이스크림의 제일 아래에 초코가 담겨진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선물세트 이미지 아래에는 엎드려뻗쳐로 벌을 받는 왕자의 모습이 담겨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하며 재밌게 보았던 부분이다. 정말 약간 병맛 코드인데 그것이
재치 있게 느껴졌다. 캐릭터로 인기를 끈 빙그레는 현재 식품회사 인스타그램 계정 중 팔로워수가 가장
많다고 한다.
새로운 소비 권력이 된 MZ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를 가리키는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인 Z세대를 통칭하는 말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 이다. 저자는 MZ세대를
고양이와 닮았다고 한다. 그들은 고양이처럼 무리 짓기보다는 개인적이기를 원하고, 수평적 관계를 선호하고, 경계심을 가지고 예민한 관찰자처럼 브랜드를
평가하며 살핀다. 저자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고양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연결을 원하지만 구속받기 싫은’ MZ세대는 24시간
연결된 네트워크 속에서 관계의 피로함을 느끼고 그로 인해 오프라인에서는 혼자서 여가와 취미를 즐기려 한다고 한다.
그래서 혼술, 혼밥, 혼영(혼자영화), 혼캠(혼자캠핑) 등도 유행하고, 집에서 즐거움을 찾는 ‘홈루덴스족’의 모습도 보인다고 한다. 작년 2030 세대 3,839명을
대상으로 ‘홈루덴스족 현황’을 조사한 걸과에서는 응답자의 72.3%가 집에서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홈루덴스족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집이 가장 편하고, 나만의 취향을 오롯이 실현할 수 있어서’ 집에서 노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하는 2030세대의 말에 나도 공감이 갔다. 내가 MZ세대에 속하는 연령대여서 그런 걸까. 처음에는 내가 유별난가 싶었는데
요즘은 다수가 이런 것을 느끼고 얘기하는 것을 보니 그것이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나 보다.
그런데 그 이유가 24시간 연결된 네트워크 속에서 관계의 피로함을
느끼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한다는 저자의 생각에는 동의하기 어려웠다. 그것보다는
기존세대들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행동했던 것을 MZ세대들은 ‘왜
그래야해?’라는 의문을 가지고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불편한 관계가 24시간 연결되어 있을 때는 당연히 피로함을
느끼겠지만, 이 세대는 항상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얻기도 한다. (물론 이것도 내 생각일뿐이다.)
MZ세대, 특히 Z세대는 ‘인스타그래머블 Instagrammable’한지를
먼저 따지고 행동을 결심한다. 지금의 소비는 과거 돈을 주고 물건을 교환하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선다. 검색을 하고, 사진을 찍어 올리고,
공규하고 공감을 받아 만족을 느끼는 모든 과정이 소비의 과정이 됐다. (p. 71)
MZ세대의 기호를 만족시키며 마케팅 성공사례로 소개되는 여러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저 새로운 것들을 보게 되면 ‘요즘은
이런 것도 하네?’ 라고 생각하고 흘려 지나갔던 것에서, 왜
그런 변화가 생겨났는지 그것들의 원인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마케팅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관심이 있는 사람 그리고 MZ세대(80-00년생)를 이해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MZ세대는 자신들의 열광한 레시피가 정식 제품 또는 한정판으로
출시되면 자신의 블로그, SNS, 유튜브 등에 거침없이 리뷰를 하고 마케팅을 펼친다. 이처럼 제품 출시 과정에 관여하면서 컨슈머에서 모디슈머로, 모디슈머에서
팬슈머Fansumer로 진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p. 107)
MZ세대에게 소비의 완성은 물건과 영수증을 받아들 때가 아니다. 구매한 물건을 찍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리는 순간이 바로 소비의
완성이다. 이는 패션, 뷰티, 외식 등 모든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무엇이든
‘인스타그래머블’해야 한다.
선물을 배달받으면 선물을 준 사람에게 “고맙다”라고
말하는 대신 인증샷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리며 “00야, 고마워”라고 팔로워들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요즘의 모습이다. (p. 111)
정말 그렇다. 요즘은 무엇이든 인증의 시대이다.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올리기 좋을 만한 예쁘고 힙한 것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이런 것은 보다 중요한 것을, 본질을
놓치게 만드는 행동이라 안타깝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보여지는 나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sns라고 생각해왔기에 이런 유행은 좀 불편하게 보인다.
그러나 나는 불편하게 여겨도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있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음에도 나 역시 인스타 계정을 갖고 있다), 이제 인스타그램은 개인의 일상을 공유하던
공간에서 거대 쇼핑 플랫폼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최근 인스타 마케팅 관련 강의나 책들이 많이 보였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었나 보다.
MZ세대는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상품의 상세페이지보다 댓글과
리뷰를 먼저 본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본 물건을 온라인으로 일단 검색해보고 구매하는 ‘모루밍Morooming’에도 마찬가지로 공감했다. “한 장의 사진에 이끌려 단 한 장의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비행기 티켓을 사는 게 지금의
세대다.”(p.113 ) 라는 말에도 고개 끄덕여졌다. 나
역시 같은 이유로 여행지를 골랐던 적이 있기에.
이제 최대, 최초, 최고의
가치 제언은 매력이 없다. 특허를 받은 기술, 최초로 쓰인
원료, 가장 빠른 속도는 지루하다. 어떻게 다르고, 그 다름이 당신에게 어떤 가치,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모든 자세는 자연스러워야 한다. “당신이
미처 몰랐던 것을 알려줄테니 들어봐”가 아니라 “내가 이런
사람인데, 관심이 가니?”라는 톤으로 속삭여야 한다. (p. 198)
고객을 바라보는 브랜드의 시선을 바꿔야 한다. 고객을 편히 모시기만
하면 안 된다. 판을 깔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동질적인
경험을 쌓게 만들어 강력한 커뮤니티로 성장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숙제를 주고, 고민을 주고,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행동할 무언가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게 끊임없이 브랜드와 함께해야 한다. 고객은 모셔야 할 왕이 아니다. 함께 일할 S급 인재다. (p. 210)
이 책을 통해 MZ세대가 구체적으로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물론 어떤 것은 공감했고 어떤 것은 갸우뚱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그 세대 안에 포함된다고는 해도 내가 MZ세대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을 수는 없으니, 나와는 조금 다른 면도 있는 우리 세대의 특징들을 알아간다고 생각하며
읽어 나갔다. 또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MZ세대들이
이끌어가는 변화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새로운 소비권력이 된 MZ세대에 대해 알고 싶다면, 지금 잘 팔리는 것들이 가진 비결을 알고 싶다면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에서 그 답을 찾아보길 바란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