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어느정도 기대감을 갖고 읽게된 초등생을 위한 글쓰기 책인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책은 하버드에서 고안한 OREO 방식으로 글을 쓰는 방식의 효과와 이 글쓰기를 통해 길러지는 논리적 사고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어떻게 초등학생들이 쉽게 논리적 글쓰기에 접근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이책의 제목은 참 탁월하다. 교육열 높은 우리나라에서 이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갖거나 읽어보고픈 생각을 갖는 부모들이 많을 것 같다.
아이가 작년에 다니던 영어학원에서 에세이쓰는 방식으로 OREO 방식을 배우고 그 방식대로 항상 쓰는것을 연습해 왔던터라 나에게도 이 글쓰기 방식이 낯설지 않았고 이 방식에 대한 좀더 자세하고 분석적인 책을 읽고 싶어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OREO는 Opinion , Reason, Example, Opinion 방식으로 글을 쓰는 앞자를 따서 오레오방식이라고 불린다. 한마디로 어떤 글이든 자신의 주장을 먼저 언급하고 그것에 대한 논거를 댄후 좀더 자세한 예를 들고 다시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재 언급함으로 글을 마무리 짓는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글쓰기분야에서 꽤나 인정받고 대한민국 1호 글쓰기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데 솔직히 이름을 처음 들어본데다가 사실 OREO라는 방식을 한국에 가장먼저 소개한 사람인가 궁금하기도 했는데 그점에 대해서는 이 책을 다 읽고도 확신이 안선다.
문제는 이 책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OREO 방식으로 글을 쓰면 논리적 사고력을 기를수 있고 초등생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나가는데 가장 큰 해결력을 가지며 대부분의 문제들이 해결된다는 식으로 적혀있는데 계속 같은 이야기를 이렇게 저렇게 반복하면서 쓰고 있다.
정말 읽으면서 깜~ 짝 놀랐다. 어떻게 이렇게 책을 쓰는 사람이 글쓰기 선생님이지? 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한챕터면 끝날 이야기를 계속 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반복하면서 책의 장수만 늘이고 있다.
너무 심하게 반복되다보니 나중엔 좀 짜증이 날 정도였다.
기승전결 오레오로 글쓰라는 거고 그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만사형통이라는 결론에 참 여러가지 논거를 대는것도 그닥 분석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는것이 논리적사고력을 기르는데 효과적인것은 공감하지만 그것만이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었다. 굉장히 편협한 사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를 넓히고 창의력을 기르고 논리적인 사고를 기르는데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방법이 효과적인 방법중 하나라고 나 역시도 믿고 있지만, 그것만이 유일하고 최고의 방법이라는 저자의 주장에는 솔직히 동의할수가 없었다.
본인이 OREO 방식을 강조하면서 정작 간결한 OREO 방식의 깔끔한 주장을 펼치는 책이 아니고 중언부언하는 식의 책을 쓴 셈이다.
그러다보니 이 책 전반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챕터마다 하버드키즈, 하버드키즈를 계속 강조하면서 우리아이들도 하버드키즈로 키울수 있다는 표현에는 왠지 거부감 마저 든다.
초등 부모들에게 아이들 글쓰기를 쉽게 효율적으로 접근할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 외에는 그닥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공백이 많고 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하는 이런책을 돈주고 사는 사람들은 정말 화가 날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나마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보건복지부 100인의 아빠단에서 교육 멘토 활동을 한지 올해로 5년 째다. 초보 아빠들의 육아 활동을 지원하는 '100인의 아빠단' 프로그램은 멘토단이 제시하는 온라인 미션 과제를 초보 아빠들이 아이들과 수행하는 방식으로 온오프라인 활동을 지원해 왔다. 때가 때인 만큼 아빠들은 아이들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올해 교육 미션 역시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준비했다. 미션 제목은 '생각하는 힘 키워주기'. 먼저 아빠 생각을 묻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자녀들을 위해 지금 이 순간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알다시피 게으른 우리 뇌는 질문을 싫어한다. 질문은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질문하는 교육을 받지 못했다. 묻고 답하는 대화가 잘 없다. 질문을 잘 안 한다. 오바마 대통령 한국 기자회견 사례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질문하지 않은 기자들 때문에. 누구 하나 '저요'하고 손만 들었어도 오래 기억될 일이 아니었다. 질문도 생각도 없었다는 안 좋은 사례로 남았다. 이런 현실을 바꾸는 방법은 질문하는 대화가 일상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래 주역이 될 우리 아이들과 아빠들을 위해 내준 미션 과제는 '책 읽고, 질문하기'였다.
책을 읽어주기는 했지만 질문하며 대화해볼 생각은 못했다는 아빠. 아빠 질문에 아이가 관심을 보여서 책 읽어주는 맛이 난다는 아빠, 아이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는 아빠도 있었다. 질문은 대화할 기회를 만드는 일이기도 했다. 그냥 책을 읽어줄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질문하기가 좋은 점은 아이들과 대화할 소재가 생긴다는 점이다. 대화 시간이 늘어난다. 더불어 아이들이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대화를 하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 미션이 장기적으로 목표하는 바이다.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 시대에 경쟁력은 단연 '생각하는 힘'이다. 탁월한 사고력을 가진 사람들이 미래에도 인재가 된다. 이런 사실은 자녀 교육에 관심 많은 부모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생각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 한 가지가 바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대화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유대인 자녀 교육법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이런 대화는 쉽지 않다. 부모 자신이 익숙하지 않다면 말이다. 부모 스스로가 변신해야 한다.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부모가 변하지 않고, 자녀만 성장하는 마법은 없다.
하버드가 이렇게 글쓰기 교육에 집착하는 것은 학생을 사회 각계 각층의 리더로 키워 내기 위해서 입니다. 하버드는 리더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탁월한 사고 능력을 길러 주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선택한 것입니다.(27쪽)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는 또 다른 방법, 바로 글쓰기다. 아이가 글을 쓸 수 있는 초등학생이 되면 시작할 수 있다. 글쓰기는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이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자기 생각을 구체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이다. 쓰고 다듬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책 《초등학생을 위한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을 쓴 송숙희 작가는 책에서 '글쓰기는 생각하기를 배우는 최고의 방법이 아니라 유일한 방법'이라고까지 말한다.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데 글쓰기만한 게 없다는 얘기다. 글쓰기를 해본 적 없는 부모에겐 쉽지 않은 과제지만 말이다.
아이가 흥미를 가지는 것에 대해 '왜 그럴까?로 시작하는 질문을 합니다. 질문을 받은 아이는 답을 하기 위해 이유를 찾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힘이 길러집니다.(82쪽)
글을 쓰고 싶어도 쓸거리가 없으면 첫 문장조차 시작하기 어렵다. 먼저 자기 생각을 발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기에 유용한 것이 바로 부모의 질문이다. 질문은 생각을 자극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책에서도 부모는 질문하고 아이는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식으로 아이 글쓰기 훈련을 유도한다. '무슨 말을 하고 싶니?''왜 그 말을 하고 싶어?''예를 한번 들어볼까?''하고 싶은 말이 뭔지 한 번 더 말해 줄래?' 이런 식이다. 이것은 질문하는 대화법을 평소 열심히 실천한 부모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야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초등 글쓰기 비법을 다룬 이 책 핵심은 논리적인 글쓰기를 위한 공식 오레오(OREO)에 맞춰 글쓰기 훈련을 하는 것이다.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왜 글쓰기가 필요한지, 그리고 오레오에 맞춰 글을 쓰는 게 얼마나 유용한지 반복해서 설명하고 있다. 아마 책을 덮는 순간, 다른 건 몰라도 오레오 공식 하나만은 머리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작가가 수없이 반복하며 설명한다. 펜을 들때마다 오레오를 떠올리면 1단계 성공, 사실 그 다음이 어렵다. 그럴 때 부록에 있는 글쓰기 주제 예시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활용 가능한 질문 목록이다.
아이가 써 놓은 글이 이상한가요? 괜찮습니다. 고쳐 쓰면 됩니다. 아이가 써 놓은 글이 우습나요? 괜찮습니다. 고쳐 쓰게 하세요.(181쪽)
부모 스스로 글쓰기가 유익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안 그러면 아이들 글쓰기는 실행에 옮기기 힘든 미션이다. 부모가 논리적으로 글을 쓰고 말하지 못하면, 아이들에게 논리적 글쓰기를 가르치기 힘들다. 부모가 먼저 오레오 공식대로 글을 써보고 '아하!'하고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 글쓰기를 지도할 수 있다. 육아 이야기를 할 때마다 늘 똑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부모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 이 책 《초등학생을 위한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을 부모 자신의 글쓰기 훈련 교재로 써도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접근하면 배울 게 많은 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