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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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제임스

나사의 회전 외 7편

리뷰 총점 9.4 (2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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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영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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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헨리 제임스』헨리 제임스의 주옥같은 단편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18.05.14 리뷰제목
헨리 제임스의 소설을 처음 만난 건 『워싱턴 스퀘어』였다. 한 여성의 결혼과 유산 상속에 대한 이야기였다. 평생 결혼을 하지 않은 남성 작가임에도 여성의 입장을 섬세하게 표현한 글이었다.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겠다고 작정했으나 여태 읽지 못했고, 이번에 현대문학에서 나온 헨리 제임스의 단편집을 읽게 되어서 좋았다. 무려 여덟 편의 단편집이라는 것. 그동안 읽고 싶었던
리뷰제목

헨리 제임스의 소설을 처음 만난 건 『워싱턴 스퀘어』였다. 한 여성의 결혼과 유산 상속에 대한 이야기였다. 평생 결혼을 하지 않은 남성 작가임에도 여성의 입장을 섬세하게 표현한 글이었다.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겠다고 작정했으나 여태 읽지 못했고, 이번에 현대문학에서 나온 헨리 제임스의 단편집을 읽게 되어서 좋았다. 무려 여덟 편의 단편집이라는 것. 그동안 읽고 싶었던 「나사의 회전」과 「데이지 밀러」까지 수록되어 있어 무척 기분좋은 독서였다.

 

일단 「나사의 회전」은 너무도 유명한 작품이다. 콜린 퍼스 주연의 영화로도 개봉되었던 것 같은데 책을 읽고난 뒤 영화를 보고 싶어 찾아봤으나 찾을 수 없어 안타까웠다.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내용이었기에 영화로는 어떻게 그려졌나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실망감을 감추고 그 다음 작품을 읽으려고 했으나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다른 작품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작품이었다.

 

유령이란 게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나사의 회전」속 가정교사는 정말 유령을 보았던 것일까. 아니면 신경 쇠약증에 걸려 헛것을 본 것일까. 유령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했던 것일까. 유령을 믿지 않지만 전혀 없다고도 볼 수 없다. 지난 연휴때 비소식이 예보되었음에도 가까운 해수욕장으로 캠핑을 떠났었다. 저녁부터 내리는 비 때문이었을까. 잠을 청했다가 놀래서 깼다. 꿈 속에 어떤 젊은 엄마가 나타나 사진 석 장을 내밀며 한 장만 골라달라고 했다. 그때 느꼈던 게 죽은 아이의 사진이로구나 했다. 그때가 새벽 3시 30분경이었는데 옆 텐트에서 자고 있었던 여동생이 비명을 질렀다. 잠을 잘 수가 없었는데, 그때 생각했던 게 우리가 야영을 했던 곳이 무덤이 아닐까 했다. 여동생 또한 한 아이가 텐트 문을 열고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 했다. 이런 것을 보면 유령이 있다는 건데. 

 

 

 

단편 중 「제자」와 「나사의 회전」에서 가정교사가 주인공인 소설에서 느껴지는 건 가정교사는 아이들을 훈육시킬 뿐만 아니라 그들을 무척 사랑한다는 사실이다. 돈을 주지 않아도 제자 곁에 있었고, 무심한 그의 부모를 피해 달아날 생각까지 했다. 이 모든 게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나사의 회전」에서 보면 스물두 살의 여성인 가정교사는 저택에서 보이는 유령들 때문에 아이들을 보호하려했다. 혹시라도 그 유령들이 아이들이 데려갈까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 가정교사의 역할과 의무, 아이들을 대하는 감정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양탄자의 무늬」는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사람들이 과연 작품속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을 건네는 소설이다. 작가는 평론가들에게 명쾌한 단서를 준다고 여기고 있으나 평론가가 느끼는 단서와 작가가 의도한 단서는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책을 읽는 것은 즐거움을 주는 게 아니라, 어떤 탐구의 대상이 되었고, 그에 비례하여 즐거움이 줄어들었다. 저자의 힌트를 따라가지 못하는 그 순간부터 나는 그 책들에 대한 지식을 직업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명예로우리라고 생각했다. (309~310페이지)

 

 

작품들이 지닌 전반적인 의도, 진주알 들을 꿰는 줄, 묻힌 보물, 양탄자의 무늬(346페이지)를 아는 일은 지난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평론가라 할지라도 작가의 의도를 어떻게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단 말인가.

 

 

부모를 따라 여행을 많이 했던 작가의 이력 답게 여행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품고 있는 주인공들도 만날 수 있었다. 「네 번의 만남」과 「데이지 밀러」 혹은 「제자」라는 작품에서도 여행자들을 주인공으로 했다. 여행중 아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가정교사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과 꿈에 그리던 유럽 여행을 떠났다가 미술학도인 사촌에게 여행자금으로 모아둔 모든 돈을 주고 만 여성의 이야기가 「네 번의 만남」 이었다. 주인공 남자가 그토록 염려했건만 어리석은 행동이 빚은 결과물이었다. 또한 「데이지 밀러」에서도 미국인 여행자 데이지 밀러의 이야기를 한다. 다소 자유분방하거나 바람둥이로 표현되지만 자신만의 감정에 충실했던 데이지 밀러였다. 어떤 행동을 하느냐 또한 결국 그 나라, 그 도시의 관습에 따라 평가된다는 내용이었다.  

 

경제적 궁핍을 해결하고자 모델 일을 하려 했던 모나크 소령과 그 부인에 관한 이야기인 「실제와 똑같은 것」은 사람은 바꾸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고, 「중년」에서는 새로운 소설을 펴낸 유명한 작가가 절벽 산책길에서 자신의 책에 열광하는 젊은 길동무로 인해 열정을 다시 찾은 이야기였다.

 

헨리 제임스는 여성의 섬세함, 작가로서의 고뇌, 가정교사라는 직업, 유령의 존재 유무에 대해 깊이 파고든 작가로 여겨졌다. 가장 의미있었던 작품이 「나사의 회전」과 「양탄자의 무늬」였다. 유령의 존재와 작가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작품을 쓰는 가, 그에 대한 질문을 건넸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지만 때때로 작가가 무슨 의도로 이 글을 썼는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저 내가 느껴지는 감정대로 읽기는 했지만 답답함이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책을 읽는 행위는 스토리에 대한 즐거움도 있지만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일이 다. 얼마만큼 작가의 의도를 이해했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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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너무 늦기 전에 당신에게도 - 헨리 제임스 『헨리 제임스-나사의 회전 외 7편』 평점8점 | g******i | 2018.10.29 리뷰제목
소설 컬렉션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을 가장 먼저 추천하겠다. 한 작가의 초기부터 말기까지 대표 단편들을 살펴볼 수 있고 옮긴이의 충실한 해설이 담겨 있어 감상의 폭과 깊이에서 모두 충족한다. 이번에 읽은 『헨리 제임스-나사의 회전 외 7편』도 만족스러웠다. 「나사의 회전」은 민음사 번역으로 읽은 적 있는데 다시 읽어도 역시 좋았다. 에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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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컬렉션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을 가장 먼저 추천하겠다. 한 작가의 초기부터 말기까지 대표 단편들을 살펴볼 수 있고 옮긴이의 충실한 해설이 담겨 있어 감상의 폭과 깊이에서 모두 충족한다. 이번에 읽은 헨리 제임스-나사의 회전 외 7도 만족스러웠다. 나사의 회전은 민음사 번역으로 읽은 적 있는데 다시 읽어도 역시 좋았다. 에드거 앨런 포 어셔 가의 몰락만큼 아름답고 결이 풍부한 고딕 유령 소설이었다.
 
헨리 제임스(1843~1916)는 당대에는 평가 절하를 많이 당한 작가다. H. G. 웰스, 서머싯 몸, 존 미들턴 머리, 앙드레 지드 등에게 혹평을 받았다. 옮긴이는 여러 작가들이 제임스를 혹평한 것은 19세기 리얼리즘의 관점에 입각하여 제임스의 작품을 읽어 내려 했기 때문이며, “1920년대에 들어와 제임스 조이스와 T. S. 엘리엇에 의해 모더니즘의 시대가 열렸고 그에 따라 제임스에 대한 평가도 변하기 시작했다 전한다.
가정에서도 형 윌리엄 제임스에 대한 열등감과 경쟁의식에 시달렸다. 형은 하버드 대학교 교수가 될 정도로 유명한 학자였고 그와 달리 가정을 꾸렸으니 오죽할까. 그의 소설은 세간의 이해를 못 받는 반면 윌리엄 제임스가 쓴 심리학의 원리(1890),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1902)은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우리가 모더니즘 소설에서 흔히 말하는 의식의 흐름 기법’이란 용어도 윌리엄 제임스가 만들었다. 아일랜드에서 이민 와 백만장자가 된 조부, 그 풍족한 유산으로 학자로서 산 아버지 영향으로 이렇듯 제임스 일가의 특징이 생긴 거 같다. 나머지 형제들에 비해 헨리 제임스는 나은 경우라고 봐야 할까. 동생들은 윌리엄과 헨리의 그늘에서 그들을 부러워했다니 말이다.
 
헨리 제임스는 평론 소설의 예술에서 소설은 결국 이 삶의 실천에 이바지하기 위해 쓰는 것이라고 했는데, 시기별 단편들을 읽으며 그의 삶과 관찰이 작품에 녹아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책에는 헨리 제임스의 112개 단편 중 1870년대와 1880년대의 초기와 중기, 1890년대의 실험기, 1900년대의 완성기의 대표적인 단편 여덟 편이 실렸다.
그가 파리에 체류하던 시절(1875~1876)과 미국 방문 시기(1882)까지의 제임스 문학 제1기 시절 단편인 데이지 밀러(1878)는 유럽에 나가 있는 미국인들에 대한 국제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 중 하나다. 데이지 밀러는 이종사촌 여동생인 미니 템플을 모델로 한 것이기도 했는데 관습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당찬 여성을 그리고 있으면서 머리로만 계산하다 사랑을 놓치는 헨리 제임스를 닮은 남성이 나온다. 이런 남성 캐릭터는 계속 나온다. 말기 작품인 정글의 짐승(1903) 경우, 삶의 의미를 다른 데서 찾다가 평생 친구로만 지낸 메이 바트램이 사망하자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는 존 마처도 그렇다. 존 마처와 메이 바트램의 관계는 헨리 제임스와 콘스탄스 페니모어 울슨과의 관계를 그린 자전적 이야기로 추정되고 있다.
1882~1889년까지 제임스 문학의 제2기는 국제적 주제보다는 도시에 살고 있는 감수성 예민한 개인들의 자유에 대한 문제를 주로 다루었다고 한다.
1890~1895년까지 제임스는 연극계에 진출하여 희곡을 썼으나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1890~1900년까지 그의 실험기 소설들이 주목된다. 제자(1891), 실제와 똑같은 것(1892), 중년(1893), 양탄자의 무늬(1896), 나사의 회전(1898)은 모두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에 다 수록되었다. 제자(펨버턴과 모건 모린의 사제 관계), 나사의 회전(피터 퀸트와 마일스의 관계) 때문에 독신이었던 제임스가 동성애 성적 취향이 있었던 게 아닌가 의심받는다는 데 나는 오히려 한술 더 뜬 망상을 하게 된다. 어리고 아름다운 것에 대한 관심과 작품에서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오히려 소아성애에 더 가깝지 않았을까 하는. 고인에 대한 무례는 여기까지.
 
헨리 제임스의 작품 특징을 그의 말이 대변해준다. “어떤 광경을 한번 흘낏 엿보는 것이 그림을 만들어 내고 그 그림은 단지 한순간만 지속되었으나 그 순간이야말로 체험(스토리)이다.”(평론 소설의 예술) 제임스의 소설이 평가 절하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데, 그의 작품은 스토리의 재미보다 이미지와 심리 작용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헨리 제임스에게는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삶의 의미를 좇는 인간의 외면적 삶이 아니라 이면을 살피는 게 핵심이었다. 의미를 좇는 삶과 창작은 거기서 같아진다   

“나는 실제와 똑같은 것보다는 재현(묘사)된 것을 더 좋아했다. 실제와 똑같은 것의 결점은, 무엇인가 하면, 재현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나는 외양이 그럴듯한 것들을 좋아한다. 그러면 그런 것들에 대하여 확신을 가질 수 있다. 그것들이 실제와 똑같으냐 혹은 그렇지 않으냐는 부차적인 문제이고, 거의 언제나 쓸데없는 질문이다. 이것들 이외에도 또 다르게 고려하는 것들이 있었다.”(「실제와 똑같은 것」)

“그의 예술은 비록 보잘것없었지만 그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그는 너무나 많은 삶을 바쳤다. 예술은 그에게 다가오기는 했지만 다른 모든 것보다 뒤에 왔다. 이런 속도라면 첫 번째 존재는 너무 짧다. 필요한 소재를 수집할 정도의 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니 열매를 맺기 위하여, 그 소재를 활용하기 위하여 예술가는 두 번째 시대, 즉 삶의 확장이 필요하다. 이 확장을 얻지 못할까 봐 불쌍한 덴콤은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그는 그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중얼거렸다. “아, 다르게 시도할 수 있었을 텐데. 아, 더 나은 기회가 있었을 텐데!”(「중년」)

“두 번째 기회, 그것은 망상입니다. 원래 기회는 단 한 번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작업을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을 내어놓습니다. 우리의 의심은 우리의 열정이고, 우리의 열정은 우리의 직무입니다. 그 나머지는 예술의 광기입니다.”(「중년」)


비참한 예술가만 능력이 탕진되어 버리는 것이다”(중년) 라는 말처럼 삶을 제대로 살 능력이 없는 사람 삶도 그런 것이 아니겠나.
헨리 제임스는 자기가 쓴 112편의 단편들 중 정글의 짐승을 가장 높이 평가했는데 나도 이 작품이 가장 좋았다. 올해 내가 읽은 최고의 단편이기도 하다. 기회도, 사람도, 사랑도, 행복도 자꾸만 놓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픈 단편이다. 이 소설집을 통해 너무 늦기 전에 당신에게도 깨달음이 오길. 물론 이 한 권만으로 이 기나긴 삶을 다 헤쳐나갈 순 없겠지. 그래서 우린 읽고 또 읽는 거 아니겠나.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2
종이책 구매 낭비하나없는 티세트로 향기로운 티타임을 즐기는 느낌.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k*****k | 2021.11.07 리뷰제목
내 인생에서 나에게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친 여자는, 음, 플로베르의 보바리부인, 레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조지 엘리어트의 플로스강의 물방앗간 속의 매기, 그리고 헨리 제임스의 여인의 초상 속의 이사벨이다. 학부때 교수님이 헨리 제임스의 글에는 그 어떤 군더더기의 단어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읽고있는 내내 정말 그 말에 동의하고 있었다. 마치 English tea set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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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나에게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친 여자는, 음, 플로베르의 보바리부인, 레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조지 엘리어트의 플로스강의 물방앗간 속의 매기, 그리고 헨리 제임스의 여인의 초상 속의 이사벨이다. 학부때 교수님이 헨리 제임스의 글에는 그 어떤 군더더기의 단어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읽고있는 내내 정말 그 말에 동의하고 있었다. 마치 English tea set같은데, 쓸모없이 장식적인것 같아도 그 어떤 미사어구나 묘사도 낭비되지 아니되었고 스푼, 워머, 그물망, 소서 등 각자의 역할이 다 있어 하나가 빠지면 안될 정도로 헛되지도 않았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 것 중 하나는 외모와 패션묘사를 길게 하고, 인물이 듣는 음악 등에 대한 엄청난 묘사가 있지만, 그게 주인공을 나타내는게 아니라 작가의 기호였을때이다).

 

'네번의 만남' Four meetings,

나레이터는 젊은 청년으로 부유하고 유럽여행을 많이 즐기는 사람으로, 어느날 친구의 파티에서 캐롤라인 스펜서양이란 참한 처자를 만난다. 그녀는 교사로 돈을 꾸준히 모아 유럽여행에 부풀어있었고 그녀를 다시 만난 것은 프랑스였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은 그녀가 꿈에 대한 의지와 반비례로 동정에 눈이 멀어 현실의 자신을 무시한 결과의 연속이 되버린다. 그렇기에 나레이터는 그녀를 도와줘야겠다는 자신의 행동이 그녀에게 상처를 줄 것이라 생각하며 그녀가 결국 파국을 마주하게 만드는데. 맨마지막의 말은 글쌔, 어쩌면 꽤나 유머스러울지 모르지만, 난 이 화자에게 화가났다. 예의, 그런것 보다도 현실적인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였을까? 그러한 그 posh하고 snob함은 다음 이야기 데이지 밀러에서 조롱받는다. 하지만...

 

'데이지 밀러' Daisy Miller 1878,

일전에 읽은 To marry an Enligh Lord (영국귀족과 결혼하는 법 )에서도 보면, 신대륙에서 부를 얻은 New money 들이나 Old Money들이나 기본적인 학교를 졸업하면 유럽을 여행하면서 사교계 인맥을 쌓는 것이 필수 코스였다. 우리때보다 더욱 코스모폴리탄한 모습같지만, 헨리 제임스 (1843~1916), 조지 엘리어트 (1819~1880), 이디스 워튼 (1862~1937, The house of mirth 1905), 그리고 도금시대 gilded age (1870~1900)의 연대를 보면, 미국은 신대륙으로 구대륙과 독립적이나 정신적으로는 아직도 유럽의 밑이라 스스로 생각한다.  

그런 자세의 상류층의 윈터본이 데이지를 만난 것은 (Winter와 Daily), 일종의 자석같은 것이다. 한편으로 끌리며 한편으로 밀어내는.


 


하지만, 데이지의 이 말은 그녀가 현명하기 못하다고 생각하기에 너무나도 정곡을 찌른다. 그리고 남주이자 나레이터는 바로직전의 단편처럼 그녀의 비극이 그녀 스스로 자처한 것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발을 뺀다. 하지만, 그 비겁함이라니. 내 생각엔 헨리 제임스의 작품들 대부분은 어리석어 보이거나 (워싱턴 스퀘어) 비극을 자청한 (여인의 초상) 여성들이 등장하나, 이들을 휘두르는 것은 신사적이라는 가면을 쓴, 비정한 남성이며 그로 인해 그 여성들의 순수함이 더 부각되는 것같아 헨리 제임스의 작품이 비극일지라도 좀 더 호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제자',

 

'실제와 똑같은 것',

 

 

'중년 The middle year, 덴콤이란 대중적으로도 성공한 작가가 건강악화로 내려간 휴양지에서 만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작가의 최신작 [중년]에 매혹되어 찬사를 바치는 것을 보고, 다시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무척이나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희망을 불러일으킨 인물이 그에게 가져오는 Exhaustion (좀 슬픈 엔딩이나 그의 나름의 유머...라고 할까. 누군가 공감을 하지못한채 그 인물의 비극으로 보여지는 인생의 아이러니같은거.) 

양탄자의 무늬',

 

'정글의 짐승'

단편과 중편 '나사의 회전 The turn of the screw'으로 구성되어있다 (워싱턴 스퀘어도 그의 작품중에서 꽤 좋아하는데, 문장의 재치때문에 페이지를 넘기면서 계속 크크하고 웃어댔다).


 

그중 '나사의 회전'은, 정말로 고딕문학과 공포소설 중 (그리고 너무나도 좋아하는 manor house mystery) 에서 최고라고 생각되는데 (제목의 나사가 계속 회전하는 것을 상상해보라. 적정선을 지나서도 계속 조여지는 그런 느낌!), 1999년도 (콜린 퍼스가 조카들에게 관심이 없는 잘생기고 재섭는 큰 아버지로 나오는데, 그가 맨처음부터 블라이저택의 상황을 설명해서 실망했다) 와 2009년의 동명의영화, 그리고 [더 터닝 (원작처럼 두 소년소녀가 전형적인 천사의 이미지로 가정교사를 매혹시킨 것과 달리 처음부터 다크하게 나오는게 불만이다. 천진한 얼굴로 물고기를 밟았다면 더욱 소름이 끼쳤을텐데..물론 물고기는 만든 소도구이고)]과 현재 Netlix에서 [블라이 저택의 유령 The haunting of the Bly manor (원작에선 hanuting이 아닌 possessed인데 이건 둘이 의미가 다르다)] 등으로 그 외에 스티븐 킹이나 많은 호러작가에게 영향을 미쳤다. 스티븐 킹이 지적한대로 모호한 상황과 엔딩이야말로 난 진짜 호러라고 생각하는데, 여러가지 해석중 1) 유령이냐 2) 망상이냐, 그리고 1) 더글라스가 마일즈냐, 2) 아니냐..로 생각하고 해석할 수 있는 매력이 넘친다 (주석이 너무 도움이 되었다. 지난번에 주석없이 읽었을때보다).

 


 


 


 

간만에 만나는, 읽는 뿌듯함과 가슴에 만족감을 준 단편집이다 (이렇게 표현력이 부족할수가!!!!). 

... "체험이 우리에게 해 주는 것은 단지 우리가 지닌 자신감 넘치는 꿈을 확인하고 승인해 주는 것뿐입니다. "그녀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말을 들었다. "당신은 그걸 너무나 아름답게 표현하는 군요."

헨리 제임스, 정말 사랑하고 존경해요. 

 

p.s: 맨끝 전문가의 해설을 읽기전에 먼저 자신의 생각과 인상을 정리해보시길.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가까이하기엔 너무 복잡한 작가 헨리 제임스 - 세계문학 단편선 헨리 제임스 평점8점 | t***t | 2018.05.22 리뷰제목
르누아르의 파스텔화와 제법 잘 어울리는 헨리 제임스 단편집. 습작인 그림은 뭐라 규정할 수 없는 헨리 제임스 작품들과 제법 닮아있다.예전엔 전집이 집에 있어서인지, 유럽의 고전문학을 참 많이 읽었었다. 하지만 읽기 쉬운 요즘 책들을 읽다가 영문학에서는 고전 중에 고전으로 손꼽는 헨리 제임스의 책을 오래간만에 읽게 되니, 결코 쉽게 읽히지 않았다. 단편집이라지만, 600페이
리뷰제목

르누아르의 파스텔화와 제법 잘 어울리는 헨리 제임스 단편집. 

습작인 그림은 뭐라 규정할 수 없는 헨리 제임스 작품들과 제법 닮아있다.


예전엔 전집이 집에 있어서인지, 유럽의 고전문학을 참 많이 읽었었다. 
하지만 읽기 쉬운 요즘 책들을 읽다가 영문학에서는 고전 중에 고전으로 손꼽는 헨리 제임스의 책을 오래간만에 읽게 되니, 결코 쉽게 읽히지 않았다. 
단편집이라지만, 600페이지를 압박하는 두께에, 단편을 중편으로 중편을 장편으로 느끼게 하는 빽빽한 글자들과 내용들은 참으로 오래간만이었다. 
이 책을 읽는다는 건, 헨리 제임스를 알아간다는 건, 일종의 도전이 되어 버렸다.

젊은 시절의 헨리 제임스는 꽤나 미청년이었는데, 저렇게 변해버렸다. 

평생 미혼으로 살았다는 그.


평생 미혼으로 살아갔고, 심리학 교수로 명성을 날린 형의 그늘 안에서 당대에는 소설가로 인정받지 못하며 살았던 헨리 제임스의 생애는 그의 소설만큼이나 난해하다. 특히 병약하고 소심했다던 젊은 시절과 신경쇠약으로 평생 결혼하지 못했던 여동생 앨리스, 그를 스쳐갔던 몇 명의 여인들 모두 그의 소설 속에서 읽어볼 수 있었다.
그의 작품을 굳이 읽지 않아도 영국 드라마 중 시대극을 좋아했기 때문에, 단골로 리메이크되는 나사의 회전만큼은 기억하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꽤 많은 작품들이 영상화되었다.


워싱턴 스퀘어, 러브 템테이션, 도브


제인 캠피온 감독의 여인의 초상, 대안가족에 대한 이야기인 메이지는 알고 있어, 영화 후반작업 중인 아스팬 문서


21세기에 20세기의 문학을 읽는다는 건 참 흥미롭다. 
작품을 읽고 있노라면 대다수 남자 주인공의 행동은 신사다운 듯 적어놓았으나, 우유부단하거나, 적절치 못하거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관망하고 있는 게 전부이다. 
한마디로 연애를 글로 배웠어요 혹은 모태솔로의 마음속을 그린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것이 그 시대의 미학이었던 것일까?
실제 헨리 제임스의 상황도 별다를 바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특히 네 번의 만남과 데이지 밀러, 정글 속 짐승은 다분히 개인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쓴 글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자유분방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데이지 밀러는 당시 시점으로 그렇게나 파격적이었나 보다.

그녀에게 매력은 느끼지만, 그런 그녀가 무례하다고 하는 주변 상황에 영향을 받는 남자 주인공.


여성은 아름다워도 무지한 존재, 매력적이면서도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까다롭고 요구 조건이 많다고 비하한다. 상대방의 상황을 먼저 생각해주기보다, 자신의 입장에서 널 이렇게 생각하는데, 넌 왜 이런 나에게 모질게 대하니라는 생각은 참 지질하다.
문장과 묘사력은 아름답지만, 실상은 지질하기 그지없는 남자들의 속마음 이야기들.
20세기 상류층을 살아가는 여성들은 대체 무슨 낙으로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제약이 느껴졌다. 
그나마 다른 대륙에 비해 비교적 자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미국에서조차. 


애매하고 불편한 상황에 대한 묘사가 아주 일품인 헨리 제임스의 작품.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맞장구를 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헨리 제임스 책은 참 흥미롭다. 
작품마다 어떤 관점에서 읽냐에 따라서 새로운 해석이 가능한데, 이건 의식의 흐름에 따른 영화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 중 나사의 회전은 리메이크가 그리 많이 되나 보다. 


나사의 회전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 이노센트, 디 아더스, 인어 다크 플레이스 모두 다르게 바라보는 관점에 각색된 작품들이다.


콜린 퍼스 나오는 bbc 드라마판 나사의 회전


2009년도 크리스마스에 각색된 작품인 bbc 드라마. 

원작과 달리 많은 부분이 각색된 작품이다.


원서 자체가 애매하게 쓰여있는 것인지, 번역이 되어도 역시 뜻이 분명치 않다.
헨리 제임스의 소설 대다수가 관점에 따라서 모두 다른 해석이 가능한지라 영화로 따지자면 열린 결말 수준의 떡밥이 여기저기 깔려있는데, 그걸 모두 생각하면서 책을 읽고 있노라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진다. 특히 나사의 회전은 그의 작품 중에서도 과연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논란이 가장 활발하다.
일단 소설의 시작은 자신이 좋아했던 가정교사가 남겼던 기록을 40년 뒤에 공개한 내용인데, 작품을 다 읽고 나면 혼돈이 시작된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시골에 아이들과 함께 고립된 가정교사의 히스테릭인 건가.
아니면 정말 유령이 나타난 것인가.
유령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불안처럼 심어주면서 점차 무섭게 변해가는 내용인 것인가. 아니면 영악한 아이들이 그렇게 상황을 몰아가는 것인지. 
마일스와 가정교사와의 관계는? 미묘하게 느껴지는 아이들 간의 관계는? 
의문점은 작품을 읽을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난다.


초반에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 후반부가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후반부를 보고 나면, 대략 난감해진다.


이 부분과 몇몇 부분을 읽다 보면, 미묘한 느낌이 든다. 

마일스와 선생님 간의 관계는 과연 단순히 스승과 제자의 관계였는지.


한국 영화 올가미에서나 볼 것 같은 선생님의 소년에 대한 집착일까, 

유령에게 홀린 소년을 구원하고 싶었던 것일까.


작품을 읽다 보면 거대한 혼돈의 카오스에 휩쓸리게 된다.
그래서 반복해서 읽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 
마치 헨리 제임스의 연약하고 섬세하지만 미청년이었던 모습과 괴팍해 보이는 모습의 늙은이 사이를 왔다 갔다 하듯이 말이다. 
그의 작품들을 읽다 보면 여자 주인공을 살펴보는 남자 주인공은 그녀를 이성적으로 사모한다는 마음보다 관찰자의 태도가 더 큰 느낌이 든다. 또한 여성의 심리상태를 상당히 섬세하게 표현해냈는데, 점차 타들어가는 불안한 심리묘사에는 탁월한 재능이 있다. 이렇게 비 오기 직전의 으스스한 날에 읽으면 나도 모르게 전율이 느껴지는 기분이 든다.
불안하고 불편한 상황의 심리 묘사, 유럽적인 것과 미국적인 것에 대한 갈등, 상류사회의 허상과 위선에 대한 풍자, 죽음이 늘 가까이하는 상황은 당시 그가 느꼈던 아웃사이더의 감정의 산물이다.
알 듯 모를 듯한 그의 작품 세계는 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같다.
으스스한 비 오는 날 밤 나사의 회전을 읽어보자. 
노년의 헨리 제임스와 마주하게 될지도 모를 압박감과 긴장감이 조여올 것이다.
마치 가위눌린 것처럼.

헨리 제임스.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두통 유발자인 남자. 
한동안 멀리해야겠다.
그래도 여전히 영향력 있는 작가이기에, 개봉 예정인 아스팬 문서와 현대적으로 또 리메이크되는 나사의 회전의 영상화를 기대해본다.

*보너스 - 나사의 회전 2009년 BBC 드라마판. 
다운튼애비로 유명한 미셀 도커리와 댄 스티븐슨 커플이 같이 등장하고 배경도 왠지 1차 세계대전 이후로 바뀌었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한 때 가정교사였던 앤의 이야기를 의사인 댄 스티븐슨이 들으면서 시작된다. 



잘 생긴 의사와 어여쁜 환자의 만남.

아직은 어리고 순진한 20대의 가정교사가 시골 저택에서 매력적인 두 아이와 함께 고립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집안의 사람들은 과거에 대해서 쉬쉬하고, 가정교사는 범상치 않은 기운을 읽게 된다. 과연 그것은 그녀의 망상일까 진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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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헨리 제임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u*****a | 2021.10.02 리뷰제목
리얼리즘 소설의 정점을 보여줬으며 모더니즘 소설의 가장 중요한 선구자로 평가 받는 헨리 제임스. 헨리 제임스 책은 '나사의 회전'과 '여인의 초상'을 읽었는데 나는 여전히 헨리 제임스를 잘 모르는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현대문학 단편선이 계속 나를 유혹했다. 혹시나 지루하거나 어렵거나 하면 어쩌지 했는데 아니 이렇게 재밌을수가... *순진한 미국인의 유럽동경과 부패한 유럽인
리뷰제목
리얼리즘 소설의 정점을 보여줬으며 모더니즘 소설의 가장 중요한 선구자로 평가 받는 헨리 제임스. 헨리 제임스 책은 '나사의 회전'과 '여인의 초상'을 읽었는데 나는 여전히 헨리 제임스를 잘 모르는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현대문학 단편선이 계속 나를 유혹했다.

혹시나 지루하거나 어렵거나 하면 어쩌지 했는데 아니 이렇게 재밌을수가...
*순진한 미국인의 유럽동경과 부패한 유럽인의 타락을 대비시키면서 국제적 주제를 묘사한 <네 번의 만남>
*헨리 제임스 문학의 핵심인 국제적 주제, 즉 미국과 유럽의 대비를 그린 유명한 작품 <데이지 밀러>
*세속적인 모린 가족과 그들의 조숙한 아들, 그의 가정교사 이야기 <제자>
*'the real(실물)'과 'the imagined(상상된 것)'의 차이에 빗대어 실물과 창작의 다른점을 표현한 <실제와 똑같은 것>
*예술과 삶이 같이 가는 것이지만 그래도 삶을 더 우선시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전하는 <중년>
*작가의 비밀, 즉 작품들이 지닌 전반적 의도, 진주알들을 꿰는 줄, 묻힌 보물, 양탄자의 무늬를 찾는 <양탄자의 무늬>
*유령소설의 모범으로 '일리아드' '오디세이' '신곡' '햄릿'을 제외한다면 영미권에서 가장 많은 논의가 이루어진 작품인 <나사의 회전>
*헨리 제임스의 자전적 이야기로 작가 스스로 가장 잘된 단편이라 평했고, 자신에게 어떤 기이하고 무서운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면서 선뜻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남자를 표현한 <정글의 짐승>
8편이 모두 흥미로왔고 재미있었고 몰입도 있게 빠져들어 읽었다. 꽤 긴 분량인데도 시간순삭이었다.

헨리 제임스 당대에 '서머싯 몸'과 '앙드레 지드'는 헨리 제임스를 혹평했지만, T.S.엘리엇를 필두로 재평가를 받으며 현재에는 '마르셀 프루스트'나 '제임스 조이스'와 동일한 반열에 오른 위대한 소설가로 평가되고 있다.

''헨리 제임스는 장편 소설을 쓰지 않았더라면 일급의 단편소설 작가로 평가되었을 것이며, 단편을 쓰지 않았더라면 가장 고상한 서한문 작가로 평가되었을 것이고, 편지를 쓰지 않았더라면 대담 하나만으로도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았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장편보다 단편들이 더 좋았다. 남성이 여성을 보는 시각이 아니라 여성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느껴질 만큼 섬세하고 밀도 깊은 문장들이 넘 좋았다. 조금 멀리 있는 작가 같았는데 이 책으로 '여인의 초상'도 다시 생각하게 되면서 헨리 제임스를 조금 알 것 같다.

현대문학의 세계문학단편선 시리즈가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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