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전집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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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전집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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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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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저/송태욱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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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전집02
나쓰메 소세키 저/송태욱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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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저/송태욱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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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나쓰메 소세키 전집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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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부 -나쓰메 소세키 전집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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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20-40] 현실에 존재하기 힘든 ‘도련님’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w******f | 2020.06.17 리뷰제목
<도련님>의 의의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는 중국의 루쉰[魯迅, 1881~1936]나 한국의 이광수(李光洙, 1892~1950)처럼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첫 소설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저자로도 알려져 있지만, 마쓰야마[松山]의 중학교로 전근해서 겪은 경험을 소재로 쓴 <도련님>으로 더 유명하다.왜냐하면, 이 작품으로 “나쓰메 소세키는 이미 봉건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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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의 의의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는 중국의 루쉰[魯迅, 1881~1936]나 한국의 이광수(李光洙, 1892~1950)처럼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첫 소설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저자로도 알려져 있지만마쓰야마[松山]의 중학교로 전근해서 겪은 경험을 소재로 쓴 <도련님으로 더 유명하다.

왜냐하면이 작품으로 나쓰메 소세키는 이미 봉건주의를 넘어 산업사회에 기반을 두고 사실주의를 구현한 찰스 디킨스의 선험적인 시선을 장착한 듯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도련님은 그런 의미에서 유학 후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나쓰메 소세키의 첫 소설로 보아 무방하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어떤 문학적 호기심의 시도로 출발한 것이라면 <도련님은 근대 작가가 매달렸던 체험적 소재를 통한 사실주의의 실현이 녹아 든 동양의 첫 작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p. 177]

 

 

도련님의 좌충우돌

 

도련님이라고 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귀하게 자라나서 세상 물정 모르는 애송이였다부족함 없이 자라서 돈에 얽매이지 않는그냥 바라만 봐도 귀티 나고 훤칠한 부잣집 도련님 말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고 나서 처음 번역한 이가 제목을 잘 선택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저자인 나쓰메 소세키가 대학을 졸업하고 도쿄 고등사범학교 교사를 거쳐일본에서도 오지라고 불리는 시코쿠[四國에히메[愛媛현에 있는 보통중학교로 전근해서 겪은 경험을 소재로 쓴 글이라고 한다그러니까 학교 선생님들 이야기인 셈인데왠지 욱하는 도련님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그렸다는 느낌이 든다.

 

사회의 물이 덜 든 애송이이기에 주인공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쉬쉬하며 덮여버리던 일들과 타협하는 대신 우직하게 충돌한다처음 숙직하는 선생의 이불 속에 메뚜기를 집어넣는 기숙사 학생서화나 골동품을 강매하려는 하숙집 아저씨나 끝물호박[고가영어교사]을 멀리 보내고 그와 결혼을 약속한 마돈나[도야마네 딸]를 수중에 넣으려는 빨간 셔츠[교감등과의 갈등은 어쩌면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이 소설의 하일라이트는 중학교 학생과 사범학교 학생간의 패싸움을 말린 일 때문에 산미치광이[훗타수학교사]가 부당하게 면직당하자주인공이 교장에게 가서 사직 의사를 밝히고 이력 같은 거야 아무래도 좋습니다이력보다 의리가 더 중요합니다.” [p. 165]라고 외친 일이 아닐까 

직장인의 필살기가 사직서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게 던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주인공의 도련님 같은 면모를 더 두드러지게 부각시키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짧은 교직 생활에 대한 스케치와 같은 이 소설이 그렇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이 소설 여기저기에 내비치는 주인공의 도련님다운 행위일지도 모른다.

현실에 존재하기 힘들기에 역설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그런 도련님이 아닐까그래서 이 책의 해설을 쓴 소설가 백가흠도 도련님은 외롭다정직하기 때문에솔직하기 때문에관대하기 때문에순응하기 때문에 외롭다지금의 세상은 정직하면 손해 보는 곳이고솔직하면 비난받는 곳이고관대하면 무시당하는 곳이고순응하면 빼앗기는 곳이다도련님은 세상에서 손해 보고비난받고무시당하고빼앗기면서도 관대하다이는 전혀 인간을 신뢰하지 않는 것의 다른 마음이다인간을 윤리나 도덕예의 안에서 믿지 않기 때문이다허나 이는 슬픈 일이면서 망가진 세상에서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p. 183]라고 말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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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도련님】 평점10점 | e*******e | 2013.12.01 리뷰제목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나는 손해만 봐왔다’ 이 책의 시작이다.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로 시작하는 나스메 소세키의 첫 번째 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같은 느낌으로 시작하는 이 책의 제목은 ‘도련님’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 첫 문장이 이 책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히게 한다. 이 느낌은 전작과 다르지 않기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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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나는 손해만 봐왔다

이 책의 시작이다.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로 시작하는 나스메 소세키의 첫 번째 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같은 느낌으로 시작하는 이 책의 제목은 도련님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 첫 문장이 이 책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히게 한다. 이 느낌은 전작과 다르지 않기에 이 책을 펼쳤을 때 더 기대감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는 이 도련님이라는 단어가 숫기 없고 점잖은 그런 도련님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의 도련님은 한 마디로 천덕꾸러기였다. 아버지는 눈곱만큼도 도련님을 귀여워해주지 않았고, 오히려 볼 때마다 어차피 제대로 되긴 글렀어하고 말한다. 어머니는 형만 두둔하면서, 앞뒤 생각 없이 굴어 앞날이 걱정이라고 말하고, 그도 스스로 역시 제대로 되진 않았다고 말한다. 오직 그를 사랑하고 보듬어 주는 사람은 가정부인 기요할멈뿐이다. 이렇듯 이 도련님은 많은 사람들이 아닌 오직 한 사람으로부터만 (귀한) 도련님이라 불리는 그런 철없는도련님이었던 것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형은 재산을 처분하고 남은 돈의 일부를 동생에게 주고 자신의 길을 가 버렸고, 그렇게 해서 받은 돈 600엔으로 도련님은 공부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저 마땅히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였을 뿐 딱히 공부에 뜻이 있어서는 아니다. 어찌되었든 시간은 저절로 그를 졸업하게 했고, 도련님은 은사의 소개로 시골 시코쿠에 있는 중학교 교사로 부임하게 되고 그러면서 이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큰 설레임이나 각오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코쿠의 중학교는 여러모로 불편하다. 도련님은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피해를 끼치는 것도 싫고 의도하지 않은 불편한 간섭도 싫은데 이 시골 사람들의 관심은 너무나 지나쳐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다음날이면 교실 칠판에 올라온다. 도무지 어떤 행동을 하려 해도 불편하다. 게다가 절대로 남의 일에 무관심한 도련님이건만 사람들이 행하는 작태는 보는 것만으로도 못마땅하다. 그 시골에서도 자신의 체면치레에 급급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덕적으로 해를 끼치는 사람들은 있었다. 선생이라는 위치에서 해야 할 체면치레가 도련님에게는 너무나 거추장스럽다. 그런 면만을 본다면 그 시대 도련님이 가져야 할 직업에 선생은 포함되지 않는 것 같다. 그 시대 상류층이라는 교사,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교사가 존경받는 직업이라니 어쩌면 자유로운 영혼에게 교사란 충분히 거추장스러울 것이다. 그 시골에서도 교장의 독단으로 인해 자행되는 비리들이 있고 불합리함이 있다. 그런 와중에 누군가는 교장에게 아첨하고, 또 누군가는 그럼에도 동조되지 않으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렇기에 교장 이하 교사들에게 너구리, 빨간 셔츠, 알랑쇠, 끝물 호박 등 각각의 별명을 붙이기도 하고 급기야는 수학교사인 산미치광이와 함께 복수를 감행하기에 이른다.

 

상당히 시니컬하고 별로 열정도 인정도 없는 인물이지만 그렇다고 막무가내는 아니다. 어찌보면 개인주의가 지나친 방관주의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눈살을 찌푸리다가도 마음이 약해지는가 하면 또 어느 순간 그 어느 것에도 동조하지 않으며 자신의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전작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고양이의 경우에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지만 이 도련님은 그 고양이의 시선 안에 고스란히 잡히는 개성 강한 인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직 철들지 않는 도쿄청년. 그저 기요를 끔찍히 아끼는 이 청년의 자라지 않는 마음속에는 가족처럼 자신을 받아준 기요가 모든 인간적 평가의 기준이었을 것이다. 아무 조건없이 자신을 받아주고 자신의 잘못을 크게 대하지도 않고 비난하지 않는 단 한 사람. 소년적 치기로 인해 엉뚱한 일을 벌이지만 미워할 수는 없다. 게다가 이 도련님은 용감하다. 그리고 적어도 행동하는 사람이다. 본인의 말처럼 관심이 없지만 한번 꽂히면 며칠 밤을 세워서라도 꼭 이루고야 마는 것이다. 물론 도련님이 모든 것을 다 잘했다고 말 할 수는 없다. 분명 본인의 말대로 앞뒤 가리지 않기 때문에 손해를 봐 왔고, 그걸 알면서도 못 고치는 것도 옳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욱하는 성질에 따른 결과는 대체로 좋은 적이 없는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복수극에는 나까지도 가슴이 후련하다.

내 동료 중에는 오랜 시간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사람이 있다. 그 문제 때문에 한동안 마음고생을 했었는데 올 초에야 나는 그것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그것은 바로 도덕성을 평가하는 기준’, 이 책이 왜 좋은가 곰곰 생각해보니 이 도련님과 나의 도덕적 코드가 맞았던 것이다.

 

생각해보니 정말 골치 아픈 곳으로 왔다. 중학교 선생이 어디를 가나 저런 애들이나 상대해야 한다면 정말 딱한 노릇이다. 용케 선생이 없어지지도 않는다. 상당히 참을성이 좋은 벽창호나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도저히 견딜 재간이 없다. 그런 생각을 하니 기요가 우러러 보였다. 교육도 받지 못했고 신분도 낮은 할멈이지만, 인간으로서 굉장히 고귀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그토록 신세를 졌으면서도 별로 고맙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혼자 먼 곳에 와서 보니 비로소 그 친절함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P57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기요를 생각했다. 돈이 있어 기요를 데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곳으로 놀러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경치가 좋아도 알랑쇠 같은 인간과 함께 오면 재미없다. 기요는 쭈글쭈글한 할멈이지만 어디를 데려가든 부끄럽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P71

그의 치기 어린 행동들을 마냥 따뜻한 시선으로 봐 줄 수는 없지만 기요를 생각하는 도련님의 마음에 나까지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었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아이들 고전전집에 이 도련님이라는 책이 끼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이 전집을 덜컥 구입해 버리고 만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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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도련님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j*****3 | 2018.06.30 리뷰제목
나쓰메 소세키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첫 만남을 시도했으나 아직 마무리는 못하고, 소품집을 통해 여러 단편들을 만났었다. 장편으로는 첫 만남인 것인데,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철없어보이면서도 시원시원하기도 한 도련님의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궁금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이 소설은 나쓰메 소세키가 대학을 졸업하고 도쿄고등사범학교 교사를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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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첫 만남을 시도했으나 아직 마무리는 못하고, 소품집을 통해 여러 단편들을 만났었다. 장편으로는 첫 만남인 것인데,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철없어보이면서도 시원시원하기도 한 도련님의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궁금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이 소설은 나쓰메 소세키가 대학을 졸업하고 도쿄고등사범학교 교사를 거쳐 심한 신경쇠약 증세 때문에 마쓰야마 중학교로 전근해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쓴 소설이라고 한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이라는 말로 자신의 모든 개구지고 대책없는 행동들을 정리해버린다. 친구가 2층에서 뛰어내리지는 못할것이란 말에 뛰어내려 허리를 삐고,빛나지만 잘 안 들것 같은 칼이란 말에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베기도 한다. 악동 그 자체다.그 런 그를 보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어차피 제대로 되긴 글렀다라고 말했다.가족은 그들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하녀인 기요할멈만이 유일하게 그의 편이었다.  항상 애지중지해주고, 올 곧고 고운 성품이라면서 칭찬을 하는 할멈을 그는 오히려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은연중에 가장 의지하게 되는 사람이었다.

 

 호의적인 눈은 무서운 것이다. 기요는 내가 장래에 출세하여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 굳게 믿고 있다. 그런데, 공부를 하는 형은 얼굴만 허여멀거니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을거라고 혼자 단정 짓고 있었다. 이런 할멈이고 보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 p 21

 

 부모는 돌아가시고, 형과도 연락을 끊은 채 살던 그는 학교를 마치고, 시골에 있는 중학교의 수학 선생으로 가게 되면서 기요와는 헤어져 지내게 되었다. 학교에 부임했을 때 교장이 도련님에게 선생으로서 지켜야할 덕목에 대해서 요구했을때, 그는 사표를 내겠다고 한다.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돌아온 교장의 대답이 더 가관이었다.

 

"지금 한 말은 그저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선생님이 그 희망대로 할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걱정 않아도 됩니다."-p 32

 

 실천하지도 못할 것들을 번지르르한 말로 포장하고, 지키지도 못할거면서 선생으로서의 판에 박힌 덕목들만 나열하는 교장에게 느낀 감정과 대사는 도련님이 얼마나 정직한 사람인지를 잘 대변해주는 부분이었다. 통쾌함을 느꼈다. 앞뒤 가리지 않는 틀렸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정면으로 맞서는 용기로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무모하게도, 융통성 없게도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선생님들과의 첫 만남에서 첫 인상으로 별명으로 부른다. 빨간 셔츠라는 교감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었다. 문학사로서 자신의 지식을 뽐내고, 친절하고 논리적으로 보이고자 하지만 다른 선생의 애인을 가로채고, 언론을 이용하여 타인을 제압하려하는등  아주 이중적인 사람이었다.

 

 언변이 좋은 사람이 꼭 좋은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다. 표면적으로는 빨간 셔츠의 말이 아주 타당하지만, 겉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마음속까지 끌리게 할 수는 없다. 돈이나 권력이나 논리로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있다면 고리대금업자나 순사나 대학교수가 사람들에게 가장 호감을 사야한다. 중학교 교감 정도의 논법에 어떻게 내 마음이 움직인단 말인가. 사람은 좋고 싫은 감정으로 움직이는 법이다. 논리로 움직이는 게 아닌 것이다. -p 125

 

  빨간 셔츠의 밑에서 입 속의 혀처럼 굴면서 권력에 빌붙으려하는  알랑쇠로 불리는 미술 선생이 있다.  끝물호박이라고 불리는 선생은 자신이 불합리한 일을 당함에도 결국 맞서지 못하고 원하지 않게 전근을 가야했다. 작은 학교라는 조직이지만 선과 악은 존재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자가 있기에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도 존재하기 마련이었다. 그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도련님에게 가장 먼저 호의적으로 대해줬던 산미치광이라는 별명의 수학선생과 함께 빨간셔츠와 알랑쇠를 응징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합법적인 방법이 아니라 그들의 약점을 이용해 폭력적인 방법으로 그들을 벌하고는 학교를 떠났다.

 

"네놈들은 간사한 놈들이라 이렇게 하늘을 대신해 우리가 응징을 하는 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조심하는 게 좋아, 아무리 교묘한 말로 변명한다 해도 정의는 용서하지 않으니까 "-p 173

 

 정말 그럴까?  그들이 떠난 후 빨간셔츠와 알랑쇠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아마 새로이 부임한 선생을 대상으로 또 교묘한  방법으로 괴롭힐거고, 그들의 잘못된 습관들 또한 고쳐지지는 않을 것같다. 정의는 분명 존재하지만,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듯하다. 차라리 한번의 폭력으로 그들을 제압하기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그들에게 계속적인 압력을 가했다면 어땠을까? 도련님은 기요에게로 돌아갔다. 기요는 도련님에게 영원한 안식처란 생각이 들었다. 학교라는 조직에서 세상의 풍파를 겪었다면 다시금 찾은 기요는 그에게 자신을 잃지말고 지금처럼 정직하게 살라는 새로운 힘을 부여하지 않을까? 도련님이란 말은 왠지 나약함을 대변하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기요라는 인물이 있기에 나약하기 보다는 세상의 변화에 힘을 부여하는 캐릭터로도 보여지는데, 나쓰메 소세키가 생각하는 도련님은 정확하게 어떤 모습이었을까?

1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4 댓글 30
종이책 소세키의 도련님 평점8점 | v*****r | 2013.12.02 리뷰제목
책의 앞면과 뒷면.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고 난 후에 이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그 연장선상에 있는 소설로 생각되었다. 문체와 위트는 물론이고 글의 성격도 아주 비슷하게 느꼈다. 속과 겉이 다른 인간 군상들을 직설적으로 비판해 놓아서 시원하다. 게다가 성장 과정 중에 도련님에게 끊임없는 자극을 준 하녀, 기요 할멈은 따스한 기운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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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앞면과 뒷면.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고 난 후에 이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그 연장선상에 있는 소설로 생각되었다. 문체와 위트는 물론이고 글의 성격도 아주 비슷하게 느꼈다. 속과 겉이 다른 인간 군상들을 직설적으로 비판해 놓아서 시원하다. 게다가 성장 과정 중에 도련님에게 끊임없는 자극을 준 하녀, 기요 할멈은 따스한 기운을 주고 있다. 우리의 옛 할머니들을 생각나게 한다.

 


도련님을 기차로 떠나보낼 때의 장면 하나.

 

(p.27)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부디 몸조심하세요.”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나는 울지 않았다. 하지만 하마터면 울 뻔했다. 기차가 어느 정도 움직이고 나서, 이젠 괜찮겠지, 하고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기요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쩐지 무척 작아 보였다.

 

다시 기요를 만났을 때의 장면.

 

(p.175)
“어머, 도련님. 잘 오셨어요. 빨리 돌아와주셨군요.”
기요는 뚝뚝 눈물을 흘렸다.
“이제 시골에는 안 가. 도쿄에서 기요하고 함께 살거야.”

 

 


띠지를 분리한 후의 모습.

 


주 내용은 시코쿠 근방의, 조그마한 어촌을 연상하는 시골에 중학교 수학 교사로 부임하면서 겪게 되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시골 학교 선생으로 부임한 후의 각 인물들을 메모해 봤다.

 

* 교장 : 듬성듬성 수염이 났으며 까무잡잡한 얼굴에 눈이 커다란 너구리같은 인상의 남자.


* 교감 : 문학사. 묘하게 여자처럼 나긋나긋한 목소리의 소유자. 일명 빨간 셔츠.


* 영어 선생 : 이름은 고가. 창백하면서 통통함. 기요가 끝물호박만 먹어서 창백하고 오동통한 거라고 해서 그 뒤로는 이러한 사람은 끝물호박을 먹은 탓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 선생을 끝물호박이라고 지칭하게 된 이유이다.


* 수학 선생 : 이름은 훗타. 늠름한 체격에 밤송이 머리. 놀러오라며 아하하하, 라고 해서 예의도 모르는 작자라며 산미치광이라고 별명을 붙인다. 수학 주임.


* 한문 선생 : 견실한 분으로 꽤나 붙임성이 있는 노인네.


* 미술 선생 : 이름은 요시카와. 완전히 광대풍. 하늘하늘한 비단 하오리를 입고 부채를 접었다 폈다 한다. 자칭 도쿄 토박이. 별명은 알랑쇠.


* 체조 선생 : 기숙사생 처분 문제로 회의 참석


* 박물 선생 : 기숙사생 처분 문제로 회의 참석


* 마돈나 :  도야마네 따님의 별명.

 

 

책의 내부.

 


학교를 중심으로 해서 일어나는 소동과 사건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숨기고 다르게 행동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도 비춰볼 수 있었다. 이 소설은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사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고 도련님의 생각과 행동은 시원한 대리 만족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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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도련님은 나에게 사랑과 정의를 주었어 ~《도련님》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2 | 2013.10.16 리뷰제목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그후> 와 <마음>밖에 읽어보질 못했다. 솔직히 그후와 마음을 조금 지루한 듯 읽어서 <도련님> 역시도 같은 풍이라 생각했었다. 집필 순서상으로도 38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39세 <도련님>, 42세 <그후>, 47세 <마음> 순이었으니,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려면 집필순서대로 읽는 것이 나을 듯하다. 도련님은 초기작품이라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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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그후> 와 <마음>밖에 읽어보질 못했다. 솔직히 그후와 마음을 조금 지루한 듯 읽어서 <도련님> 역시도 같은 풍이라 생각했었다. 집필 순서상으로도 38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39세 <도련님>, 42세 <그후>, 47세 <마음> 순이었으니,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려면 집필순서대로 읽는 것이 나을 듯하다. 도련님은 초기작품이라 그런지  <마음>과 <그후>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도련님을 읽으면서 나쓰메 소세키가 이렇게 유머가 있는 작가였나 싶을 정도로 풍자와 해학이 깨알같이 넘쳐나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깔깔 거리곤 하였다. 아 정말 도련님은......최고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6년 뒤 아버지도 돌아가셨다. 그다지 밝은 가족사는 아닌데 이상하게 도련님만은 해맑다. 세상에서 유일한 혈육인 형과 의지하며 살아야 함에도  형은 부모님의 유산에서  6백엔만을 떼주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 떠나갔다. 홀로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야 하는 도련님에게 유산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이다. 초등학교 때, 친구의 놀림에 오기로 2층에서 뛰어내려 허리를 삐끗한 것도, 친구에게 외제 칼을 선물 받자마자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비스듬히 벤 것도, 부엌에서 공중제비를 넘다가 부뚜막 모서리에 갈비뼈를 부딪힌 일도, 이게 모두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앞 뒤 가리지 않는 성격’때문이었다. 이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으로 물리의 물자도 모르는 도련님은 물리학교를 지나다가 학생 모집광고를 보고 입학수속을 하였고 졸업후에도 교장선생의 수학교사 제의에 ‘앞 뒤 가리지 않고’ 시코쿠 중학교의 수학교사로 부임하게 된다.  이때부터 도련님의 파란만장한 사회초년생의 인생수업은 시작된다.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지만, 언제나 도련님의 편에서 하녀 '기요' 할멈만은 어머니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할 만큼 넘치는 사랑을 준다. 부모가 자식에게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랑을 기요에게서 받으며, 좌충우돌 사회생활에서도 기요는 든든한 의지처가 되어준다. 기요는 자신의 몫이었던 유산 50엔조차 도련님을 위해 저축해두었을 정도로 혈육보다 더 진한 정으로 도련님을 모신다.

 

 ‘앞 뒤 가리지 않는’ 성격의 도련님이 부임한  ‘지도에 바닷가옆 바늘 끝만큼 작게 표시된 곳’은  성냥갑만한 기차가 있고 하나같이 수상해보이는 시골 사람들로 득시글하다. 녹록치 않은 첫발을 뗀 도련님의 시작은 부임 첫 날부터 순조롭지 않다. 덴푸라를 먹어도, 욕탕에서 헤엄을 쳐도, 경단을 먹어도 마치 '러일전쟁'처럼 떠들고 다니는 시골 사람들의 관심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도련님은 ‘  잠깐 기분이 좋지 않지만 30분만 지나면 깨끗이 잊어버린다. 나는 무슨 일이든 오랫동안 걱정하려고 해도 걱정이 되지 않는 사람’이기에 그럭저럭 무난히 지낸다. 그러나, 복병은 따로 있었으니 의리없이 죽고 못사는 김보성도 아니고 이 도련님, ‘정의’와 ‘의리’ 빼면 시체다. 학생들이 숙직실에 메뚜기 세례를 퍼부어도 견디어냈던 도련님의 선생생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은  ‘끝물호박(영어선생)의 여자 '마돈나'를 빼앗으려 하는 빨간 셔츠(문학사)와 알랑쇠 (미술 선생)의 간계였다.  끝물호박을 전임하는 대신 자신의 월급을 올려준다는 빨간 셔츠의 사탕발림에 '왜 월급을 올려주냐?'고 따지질 않나, 유명한 서예가 선생의 글씨를 보고 '저렇게 못쓴 글씨를 왜 걸어두냐'며 지식인들을 타박하기도 하며 순진과 솔직을 무기로 선생님들을 당황케 한다. 사회 초년생이면서도 입바른 소리는 못할망정 듣기 좋으라고 하는 거짓말조차 못한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인망이 두텁고 바른 말을 잘하는 산미치광이까지 빨간 셔츠와 알랑쇠의 마수가 뻗치자,  정의의 사도 도련님은 산미치광이와 함께 알랑쇠와 빨간 셔츠를 응징하려 한다.  

 

시코쿠 중학교에서 도련님이 만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사회적 지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이다. 대학을 졸업한 , 지식인이자 문학사 빨간셔츠가 자신의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서 이간질과 모함을 일삼으며 얼굴에는 '친절'이라는 페르소나를 쓴 것과는 달리, 도련님은 사회에서 주어지는 가식과 위선이라는 '페르소나'를 쓰지 않은 정직하고 의리의 사나이다.  불행한 가족사로 어린 나이에 운명에 순응하는 법을 일찍부터 깨우쳤던 도련님은 삶과 타협하기 보다는 관조하며 바라보는 쪽을 택했다. 대신 피한방울 안 섞인 기요의  아낌없는 사랑덕에 성인이 되어서도 순수함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도련님의 좌충우돌 사회생활을 보면서 등장하는 인물들 '빨간 셔츠','알랑쇠','끝물호박',''너구리'와 같은 인물들은 사회에 적응하며 순응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현실과 타협한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인간은 사회적인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사회에 적응하게 되면서 누구나 알게 모르게 현실과 타협하며 순수성을 잃어가는 페르소나를 쓴다.  '빨간 셔츠'나 '알랑쇠'처럼 친절과 아부라는 페르소나에 숨어 진정한  '나'를 잃어버리며 살아가는 것처럼 사회라는 네트워크에 합류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참된 삶의 가치를 외면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히려 순수한 도련님을 통해 가장 인간적인 삶이 무엇인지 반추하게 된다. 점점 자본주의 사회의 물질에 경도되어 인간적인 가치들이 하찮게 되어가는 시대에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의 인간적인 면모들에 반해 읽는 내내 미소를 입에 물고 읽었다.  도련님이 떠날 때나 돌아올 때나 같은 자리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기다리고 있는 기요할멈의 넉넉함과 사람냄새가 무척이나 그리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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