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팔기 -나쓰메 소세키 전집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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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팔기 -나쓰메 소세키 전집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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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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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한눈팔기 평점10점 | h*****7 | 2019.01.08 리뷰제목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고부터 나쓰메 소세키의 팬이 되었다. 언젠가 도쿄에 가면 그의 발자취를 찾아가보리라 생각했던바 작년 도쿄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머문 숙소에서 도쿄대학이나 소세키의 산방기념관이 가깝다는 것을 알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찾아가 보았다. 그에 앞서 도쿄대학의 산시로의 연못을 둘러보며 발자국을 먼저 찍은 다음에. 산방기념관은 그가 죽을 때까지 살
리뷰제목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고부터 나쓰메 소세키의 팬이 되었다. 언젠가 도쿄에 가면 그의 발자취를 찾아가보리라 생각했던바 작년 도쿄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머문 숙소에서 도쿄대학이나 소세키의 산방기념관이 가깝다는 것을 알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찾아가 보았다. 그에 앞서 도쿄대학의 산시로의 연못을 둘러보며 발자국을 먼저 찍은 다음에. 산방기념관은 그가 죽을 때까지 살았던 집이고 그 서재에서 우미인초』『산시로』『마음을 집필했다 한다. 건물 바로 앞 도로는 그 동네 주민들이 걸어 다니는 모습이 보여서 대작가의 집이 멀리 동떨어지지 않고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다니 놀랍고 신기했었다. 곳곳에서 그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고 이렇게 족적을 남기고 떠났구나 싶어서 아련한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왜 이렇게 사설이 길었을까 생각해보니, 이 작품은 1915년 그의 사망 1년 반 전에 아사히 신문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며 대표적인 자전적인 소설이라는 걸 알고 더욱 내밀한 소세키를 마주한 기분이 들어서다.

 

도쿄대학 안에 있는 '산시로의 연못'.

 

 주인공 겐조의 일거수일투족에 나쓰메 소세키를 이입하며 읽었다. 이야기 속에서 느껴지는 말투와 분위기가 외모에서 풍기는 약간 오만한 듯한 -그 느낌마저 멋지다.-소세키의 성격이 연상되었고 지식인이었지만 궁핍하고 신경쇠약으로 고생했던 짧은 삶, 고독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다 읽고 나서도 감동의 여운에 취해서 책장을 뒤적이며 한동안 바라보았다.

 

 대략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말하면,

영국에 유학을 다녀온 겐조가 도쿄의 고마고메에 살림을 차리고 교편생활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어린 시절 양부였던 시마다와 마주치게 되고 겐조의 지워버리고 싶은 과거가 현실로 툭 불거져 나온다. 첫 만남 이후 엿새째 되는 날, 다시 마주치게 되면서 이상한 예감에 사로잡힌다그것은 이 작품이 끝날 때까지 끊임없이 달라붙어 겐조를 괴롭힌다.

 

아무래도 이게 끝이 아닐 것 같다.’(p18)

 

 그렇다. 끝이 아니라 이것이 시작이었다. 누구와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성격도 아니어서 얼마 되지 않는 친척들부터 괴짜 취급을 받는다. 고독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 사람을 피하고 머릿속에 활자를 채우는 일로 시간을 보낸다. 형제라고 해야 배다른 누나와 형이 다인데도 별로 친하지도 않아 왕래하지 않았지만 시마다를 떠올리며 누나를 찾아간다. 천식을 달고 사는 수다스런 누나는 물 만난 듯이 자기 얘기를 시작한다. 점점 나이를 먹어 몸도 약해지고, 마누라가 어떻든 신경도 쓰지 않는 남편 이야기 등 이런 몸이라 오래 살 수도 없을 것이라는... 다달이 주는 용돈을 올려달라는 이야기로 겐조는 알아차린다. 평생 말단 관리로 살아가며 세 번이나 결혼한 형 조타로, 그렇게 아픈 누나를 외면하는 매형 히다 등 불편한 시선들이 겐조의 삶을 옥죄어오는 것 같다.

 

 누나부터 시작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돈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백 년도 더 전의 이야기나 이렇게 세월이 흘렀어도 돈 문제는 우리의 현실이다. 가족과 이렇다 할 유대관계도 없이 어른이 되어 가장이 되었지만 아내와 자녀들과의 유대감도 데면데면하다. 그 시절이니 가부장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감안하더라도. 유학을 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으니 나름 출세했다고 생각하고 여기저기서 돈을 뜯어내려한다. 하지만 겐조의 현실을 들여다봐도 풍족하다 느껴지는 구석은 없다. 없어서 절약할 수밖에 없는데 생활력이 강한 사람으로 비쳐지고 자신과 같은 사람이 친척 중에서 가장 출세했다고 여겨지는 것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시마다는 처음에 대리인을 겐조의 집에 보내더니 다음에는 직접 찾아오기 시작한다. 정중하게 경어를 쓰다가도 자식에게 말하듯이 말을 놓고 아주 적극적이고 뻔뻔스럽게 돈을 요구한다. 시마다 부부가 이혼하면서 다시 생가로 돌아오고 관계는 정리가 되었는데 왜 찾아와서 옛정을 운운하는 것일까. 오지 말라고 단호하게 거절해도 되는 입장인데 겐조는 그러지 못한다. 그렇다고 기쁜 마음으로 도와주는 것은 아니다. 울분을 참으면서 마지못해하면서도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내에게도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겐조가 답답하기도 하다. 독단적인 남편에게 말붙이기도 힘든 아내는 항상 불만이다. 오죽하면 도둑놈이나 사기꾼이라도 자신을 아껴주기만 하면 좋은 사람이라고 할까.

 

 그뿐이 아니다. 시마다에 이어 초라한 행색으로 양모 오쓰네가 겐조를 찾아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고 일어나면서 겐조에게 5엔을 받고는 이러려고 찾아온 건 아니라며 미안해한다. 두 번이나 그렇게 5엔을 건네고는 세 번째로 올 오쓰네에게 줄 5엔이 없으면 어떻게 하지, 생각하며 겐조는 어이가 없어진다. 정말이지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 이것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처음 받은 원고료에서 나온 돈으로 보인다. 또 한때 번영을 누리던 장인은 영락하여 겐조에게 보증을 서달라고 부탁을 해온다. 누구 하나 마음 터놓고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성격적으로 그렇기도 하지만.

 

 체면 생각하지 말고 확실하게 거절하라는 아내의 말에 수긍하면서도 그러지 못하고 질질 끌려가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자식이 많던 겐조의 아버지는 장차 의지하지 않을 자식에겐 돈을 쓰는 것이 아깝다하여 양자로 보낸다. 아무리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더라도 친부모에게 내쳐진 일은 두고두고 마음의 상처로 자리 잡지 않았을까. 평판도 좋지 않은 양부모가 겐조에게는 애정을 많이 주었다. 비록 어린 겐조를 그들의 전유물로 각인시키려는 행동이 보여서 싫어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몇 년을 거두어준 양부모였기에 뿌리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마도 체면보다는 측은지심이 앞섰는지도 모른다.

 

 양가에서 생가로 돌아와서도 확실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마음의 상처를 간직한 채 그대로 어른이 되었을 것이다.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했으니 그런 사랑을 나누는 법이 서툴렀을 것이고. 아내와의 긴장감 도는 분위기에서 그것이 읽혀졌다.

 

세상에 매듭지어지는 일은 거의 없어. 한번 일어난 일은 언제까지고 계속되지. 다만 여러 가지 형태로 변하니까 남들도 자신도 알 수 없을 뿐이야.”(P287)

 

 빚쟁이처럼 계속 찾아와서 마지막엔 삼백 엔을 요구하는 시마다에게 백 엔으로 합의하고 증서를 받으며 일단락된다. 안 주어도 될 돈을 깎아서 주는 것도 참 웃긴다. 이제 시달림은 끝난 것일까. 이제 매듭지어져서 다행이라는 아내의 말에 겐조는 이 말을 덧붙인다. 끝난 것 같지만 결코 끝나지 않는 일들이 되풀이되는 삶, 끊임없이 바위를 굴려 산꼭대기에 올리기를 반복해야 했던 시지프의 신화를 떠올리게 한다. 명암이 미완의 작품이라면 이 작품은 사망 전 마지막 완결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고백하고 싶었을까. 양자로 입적되었던 마음의 상처, 원만한 성격이 아닌 고지식함이며 인생을 통해 느낀 고독감에서 해방되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남은 삶을 자각하고 지식인의 위선에서 벗어나 참 자유를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도 살갑지 못했던 겐조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기뻐하는 아름다운 위안거리(화초 화분)’를 무자비하게 파괴해 놓고, 이런 사람이 아이들의 아버지라고 자각하면서 슬퍼하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아이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내 책임이 아니야. 이런 미치광이 같은 짓을 하게 하는 자가 누구냐?

그놈이 나쁜 거다.’(P163)

 

 여기서 그놈은 겐조의 상처받은 과거겠지. 변명처럼 내뱉는 말이지만 마음을 아프게 한다. 사랑을 받고 자랐어야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자라면서 보고 배운 것으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뭐든 억지로는 안 되는 법이지.

 

너는 결국 뭘 하러 세상에 태어난 거냐?’(P271)

 

  ‘사람이 오기만 하면 반드시 돈을 빼앗긴다며 화가 나서 찬바람 부는 거리를 쏘다니다가 또 다시 자조 섞인 말을 내뱉는다. 어릴 때는 친부모의 사랑도 빼앗기더니 어른이 되어서는 과거의 삶이 불쑥 튀어나와 돈도 빼앗아간다. 대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궁핍과 고독한 삶이 절절하게 느껴져 눈시울이 젖어들었다. 옆에 있다면 이렇게 위로해 주고 싶다. 뭘 하러 태어나다니요. 당신의 훌륭한 작품으로 독자에게 위안을 주려고 태어난거죠.

 

 

 몰래 찍느라고 흔들렸다.

산방기념관. 나쓰메 소세키의 서재.

 

 

  산방기념관 뜰에 있는 소세키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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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길가에 핀 풀한포기 [한눈팔기 : 소세키] 평점8점 | e****2 | 2016.08.31 리뷰제목
도초(道草)라는 단어에는 '한눈팔다'라는 뜻과 '길가에 난풀'이라는 두가지 뜻이 있다는데 한눈팔다라는 읨로 쓰여쓴 중론이지만 나는 감히 '길가에 난풀'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잡초가 아닐까. 인생이라는 자체가 별다른 일이 없다면 길가의 풀한포기 처럼 그렇게 살다가는것은 아닐지...  왜 국내 책에서는 한눈팔기라는 제목을 사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외화의 경우
리뷰제목


도초(道草)라는 단어에는 '한눈팔다'라는 뜻과 '길가에 난풀'이라는 두가지 뜻이 있다는데 한눈팔다라는 읨로 쓰여쓴 중론이지만 나는 감히 '길가에 난풀'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잡초가 아닐까. 인생이라는 자체가 별다른 일이 없다면 길가의 풀한포기 처럼 그렇게 살다가는것은 아닐지...  왜 국내 책에서는 한눈팔기라는 제목을 사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외화의 경우처럼 한번 정해지면 그대로 사용되어지는 경우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단순한 직역의 산물...   어떤것이 한눈을 판다는것인지 읽으면서 아무리 찾으려해도 찾을수가 없었다.

이 소설은 여러가지로 화제가 되었다. 나쓰메 소세키가 죽기전 마지막으로 완결된 작품이라는것과 그의 대표적인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이다. 이미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자신의 생을 정리하는듯한 글이다. 유럽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소위 엘리트지식인이기는 하지만 돌아와서 겪는것은 결국 도로에 핀 풀한포기와 다를바가 없다. 뭔가 다를것 같고 아니, 다르기를 바랬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주변의 상황들은 오히려 짐이 되어 버린다. 특히 주위사람들이...

몇차례 같은 길을 나설때 마다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 낯이 많이 익다. 아니다 그는 우연을 가장해 자신에게 다가온것이다. 겐조가 유아시절(3세부터 8세까지)에 입양했다가 자신들의 이혼 문제로 파양시킨 양부였다. 반가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것은 결코 좋은 기억이 없었다는것. 그가 주기적으로 나타나 돈 타령을 한다. 그것도 양모까지 나타나 합세하여...  웃긴다 무슨자격으로 돈을 달라는것인지...  돈을 줘야될 이유도 없었는데 외면을 하지 못하는 쓸데없는 자존심. 하지만 이것은 단지 시작일뿐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정겨움도 있었지만 천식을 앓고 있는 누이와 무능한 매형 역시 간절히 바라는 눈치이고 집안의 재산은 모두 들어 먹고도 여전히 무능하여 형편 없는 삶을 사는 형. 그래도 결혼은 세번씩이나 했으니 능력이 좋은건지...  숙부에게 속아 털리고 가세가 기울어 보증을 서달라는 장인까지...  아... 짜증난다.그렇다고 아내와는 소통이 잘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저 일상적이 대화일뿐이고 그마저도 가끔은 불통이다. 서로가 맘에 안들어하는 눈치가 다분하다.

유학을 갔다 온것이 무슨 벼슬이고 무슨 돈벼락을 맞았다고 모두 돈,돈,돈일까? 겐조는 점점 외톨이가 되고 고독의 순간에 직면한다. 냉정한척하지만 결국 냉정하지도 못한, 결국은 모든것을 내주고 마는... 한심하고 답답한 인생길... 누구를 위한 것인지... 내 자존심을 위한것인지... 어찌 101년전의 이야기나 지금의 이야기나 다를 바가 없을까. 결국 미래도 똑 같다는걸까? 늘 모순에 빠지고 늘 고독한 겐조의 삶은 바로 현재 우리의 삶과 꼭 닮은 데칼코마니이다.

소세키는 결국 삶이라는것은 길가의 풀 한포기와 다를바가 없다는것을 확인시켜준것 일까? 소세키를 알고 싶다면 가장 자전적인 이 작품을 읽어보라고 한다. 죽음을 앞두고 무엇을 갈무리 하고 싶었는지... 오늘도 하루 하루 나이먹어가는 나의 얼굴을 거울속에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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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쓰메 소세키의 자기 변론서 《한눈팔기》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l****5 | 2016.08.07 리뷰제목
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주년 기념 완역본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열세 번 째 <한눈팔기>는 영국 유학을 한 소세키가 귀국 후 몇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입니다. 사망하기 1년 전 연재한 소설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소세키의 심란한 마음이 엿보이기도 해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인 만큼 주인공 겐조를 소세키로 이입해 읽으면 실감 납니다. 다른 소설 주인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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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주년 기념 완역본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열세 번 째 <한눈팔기>는 영국 유학을 한 소세키가 귀국 후 몇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입니다. 사망하기 1년 전 연재한 소설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소세키의 심란한 마음이 엿보이기도 해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인 만큼 주인공 겐조를 소세키로 이입해 읽으면 실감 납니다. 다른 소설 주인공을 통해 내보인 그의 생각과 주장의 이유를 알 수 있기도 해 소세키 소설을 접한 분이라면 이 책도 놓치지 말고 읽어보세요. 

<한눈팔기>의 주인공 겐조는 길에서 20여 년 만에 양부를 만나게 됩니다. 실제 소세키는 어린 시절 양자로 보내져 몇 년 지내다 양부모의 불화로 다시 본가로 입적되었는데, 그 시기를 인생의 공백기로 여길 정도로 심적 충격이 있었나 봐요. 애정에 대한 보상심리가 강했던 양부모. 늘 이해타산에서 나오는 행동만을 기억하게 됩니다.

양부모와 관계가 끊어졌음에도 우연히 만난 이후 겐조를 찾아오는 양부. 다른 사람들은 양부와 다시 얽혔다간 무슨 성가신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만류합니다. 겐조에게 과거는 그리움과 불쾌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일이었지만, 딱히 그를 물리치지 않습니다.

 

 

"과거의 감옥 생활 위에 현재의 자신을 쌓아 올린 그는 현재의 자신 위에 꼭 미래의 자신을 쌓아 올려야 했다."

 

겐조는 과거를 되돌아보는 대신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사는 사고방식을 가졌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 형과 누나를 만나 조언을 듣다 보니 자꾸 자신의 추억을 더듬게 됩니다. 깨끗이 잘라내버려야 할 과거가 자신을 쫓아오는 느낌입니다.

 

유학을 다녀오고 보니 자신의 빈약한 처지를 깨달은 겐조. "인간의 운명은 쉽게 끝나지 않는 거로군." 하며 관계가 정리되지 않는 어정쩡한 현재를 이야기합니다. 돈 문제로 마음이 어지러운 상태에서 장인은 보증을 서 달라 하질 않나, 양부는 용돈을 요구하질 않나. 허식 없는 순수함을 드러내지 않는 그들의 욕심. 겐조는 일말의 동정심도 일지 않지만, 최대한 그가 할 수 있는 내에서 보태고 관계를 끊으려 합니다. 

이때 실제 소세키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연재를 하던 시절이었다는데, 2회를 쓰고 받은 돈을 양부에게 주는 부분이 소설에서 나옵니다. 소세키의 소설 쓰기의 현실적인 이유가 드러납니다. "글로 쓴 것이 돈으로 바뀌는" 것을 보며 돈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되죠.

 

 

 

한편 겐조 부부는 불화가 있었습니다. 대화 없는 부부이면서도 속 시원하게 말하지 않는다고 그게 또 불만으로 쌓이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태도를 보이기도 하는데, 아내는 그 스트레스가 우울증으로 나타나며 히스테리가 나타납니다. 실제 소세키 부부생활에서도 별거, 아내의 자살 시도 등의 사건이 있었다고 해요.

아이에 대한 소세키의 마음을 겐조에게 대입해 설명하는 부분도 나오는데, 각주에서 순간 빵 터지게 만드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딸이 커가면서 점점 얼굴이 못나졌는지 "후데코의 얼굴은 꽤 익살스러워졌구려. 이런 속도로 익살스러운 방면으로 변해서는 곤란하겠소."라는 편지 내용을 보니 정말 소세키답다 싶었네요.

 

 

소세키 소설을 보면 유학 생활을 한 그에게서 여전히 여성에 대한 지위는 "여자인 주제에"라는 한 마디에서도 알 수 있듯 낮은 수준이라는 걸 느끼곤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소세키의 생각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한눈팔기>는 소세키의 자기 변론서 느낌이에요. 여성에 대한, 아내에 대한 소세키의 마음은 무시와 동정심을 오갑니다.

 

"그렇게 간단히 매듭지어지진 않아. (중략) 세상에 매듭지어지는 일은 거의 없어. 한번 일어난 일은 언제까지고 계속되지. 다만 여러 가지 형태로 변하니까 남들도 자신도 알 수 없을 뿐이야."

 

소세키 자전적 소설 <한눈팔기>를 읽다 보면 그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가까운 사람의 배신과 그 배신의 바탕에 자리 잡은 돈에 대한 욕심, 지식인으로서의 지위 등에 대한 소세키 사고방식의 배경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나쓰메 소세키 평전 내용을 참고삼아 설명해 준 송태욱 번역가의 각주도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종이책 나쓰메 소세키 : 한눈팔기 평점9점 | t****j | 2017.05.24 리뷰제목
*작가로 살아가는 순간이 문장이고 글밥이구나. 뜸들이기만 하는 나로서는 멀고 아득하게만 느껴진다.지루할 틈 없이 재밌게 읽었다.*그사이에 겐조는 이따금 자신의 추억을 더듬지 않을 수 없었다. 형을 딱하게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형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사람이 되었다. *겐조는 그녀의 뜻에 맞춰주기 위해 상대가 바라는 대답을 하는 게 싫어서 견딜 수 없었다. 그는 말없이 말뚝처
리뷰제목

*

작가로 살아가는 순간이 문장이고 글밥이구나. 

뜸들이기만 하는 나로서는 멀고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지루할 틈 없이 재밌게 읽었다.


*

그사이에 겐조는 이따금 자신의 추억을 더듬지 않을 수 없었다. 형을 딱하게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형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사람이 되었다. 


*

겐조는 그녀의 뜻에 맞춰주기 위해 상대가 바라는 대답을 하는 게 싫어서 견딜 수 없었다. 그는 말없이 말뚝처럼 서 있었다. 그것을 아직 어린 탓이라고만 해석한 오쓰네의 생각은 오히려 너무 단순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그녀의 그런 태도를 혐오했다.


*

오쓰네는 거짓말을 굉장히 잘했다. 그리고 어떤 경우라도 자신에게 이익이 있을 것 같기만 하면 곧장 눈물을 흘릴 수 있는 편리한 여자였다. 겐조를 아주 어린애라고 생각해 방심했던 그녀는 그에게 자신의 이면을 다 보여주고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

전 이번에 어쩌면 죽을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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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 한눈팔기 】 평점8점 | e*******e | 2017.03.18 리뷰제목
지금까지의 소세키 책이 소세키 자신을 조연 내지는 단역으로 출연시켰다면 이 책 ‘한눈팔기’에서는 주인공 그 자체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동안 소세키의 삶을 직접 바라보는 느낌이었고 어느 정도는 그의 삶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소세키는 자신의 과거를 묻고 앞으로만 나가고 싶지만 그의 주변인들(양부, 양모, 처가)은 그의 과거속에서 튀어
리뷰제목

지금까지의 소세키 책이 소세키 자신을 조연 내지는 단역으로 출연시켰다면 이 책 한눈팔기에서는 주인공 그 자체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동안 소세키의 삶을 직접 바라보는 느낌이었고 어느 정도는 그의 삶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소세키는 자신의 과거를 묻고 앞으로만 나가고 싶지만 그의 주변인들(양부, 양모, 처가)은 그의 과거속에서 튀어 나와 과거의 일을 빌미로 그에게 돈을 요구하며 현재의 그를 붙잡는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대단하지않은 소세키는 특별히 더 나을 것 없는 삶을 살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거절하지 못해 계속 돈을 주게 되고 그런 상황들을 해결하느라고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이 소설은 어린 시절 소세키가 입양되었던 사실을 모티브로 해서 겐조라는 등장인물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겐조는 어린 시절 시마다 부부의 양자로 보내졌지만 두 사람의 이혼으로 다시 본가로 돌아오게 되고 다시 돌아온 본가에서 그는 환영받지 못한다. 이후 어른이 된 겐조는 결혼하고 유학을 다녀온 후 교사가 되었지만 그는 가난하다. 어린 시절 그를 입양했던 시마다가 잦은 방문을 해오고 어린 시절의 은혜를 빌미로 돈을 요구한다. 겐조는 조금씩 돈을 융통해 주지만 자신의 사정도 좋지 못한 관계로 더 이상의 도움을 거절하게 되고 시마다는 화를 내고 돌아가서는 다른 사람을 통해 파양 당시 겐조가 써 주었던 서류를 빌미로 목돈을 요구한다. 겐조는 고심끝에 100엔을 주기로 한다.

 

생각해보면 참 고달픈 인생이다. 그 당시의 엘리트로 유학을 다녀왔지만 고국에 돌아왔을 때 그에게 남은 것은 빈 지갑과 친정에 맡겨두었던 아내와 두 딸들이다. 게다가 곧 셋째 딸도 태어난다. 어떻게든 경제활동을 해야 하지만 월급은 넉넉하지 않고 부유하던 장인은 퇴직 후 주식투자로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된다. 때문에 장인도 나몰라라 할 수 없고 이제는 어린시절 입양했던 일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시미다도 그의 이혼한 부인도 그에게 돈을 요구하는 등 이래저래 주변인들로부터 금전적인 도움을 요청받는 겐조는 가슴이 답답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족쇄를 달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교사직에 있는 겐조는 다른 사람들 눈에는 사정이 좋아보이지만 사실 겐조의 사정은 썩 좋지 않다. 가정에 무관심하고 자기 직업에 대한 자신감도 부족하고 돈은 없고 빚도 있고 무뚝뚝한 아내와 아이는 셋이다. 게다가 심약한 정신은 겐조에게 신경쇠약의 원인이다.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명쾌하게 이끌어가지 못하고 관조하는 겐조는 상황을 더 어렵게 끌고 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그가 현재의 그를 만들었는데 현재의 그가 미래의 그를 만들 것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고 있다. 허무주의가 가슴속 깊이 스며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글의 내용 어디에도 한눈팔기에 대한 내용은 없다. 이런 일들을 모두 마치고 이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는 이야기가 나오나 했지만 이야기의 끝은 겐조가 시마다에게 넘겨줄 100엔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다였다. 알고보니 원래 제목인 도초라는 단어에는 한눈팔다아니면 길가에 난 풀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현실적이지 않은 남자의 현실 고난기라고 소설가 정이현은 얘기하고 있고 나도 그 의견에 동의하는 바이다. 특별하지 않은 그저 길가의 풀 한 포기 같은 자신을 보면서 자신에게 닥친 많은 문제들을 그저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P287 “세상에 매듭지어지는 일은 거의 없어. 한번 일어난 일은 언제까지고 계속되지. 다만 여러가지 형태로 변하니까 남들도 자신도 알 수 없을 뿐이야.”

 

지금까지 소세키의 소설이 회자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그 당시에도 세상은 살수록 어려운 문제인데 지금도 그 말은 계속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아이들은 철이 없고 세상은 살기가 점점 팍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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