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시로 -나쓰메 소세키 전집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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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로 -나쓰메 소세키 전집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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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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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산시로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j*****3 | 2024.04.09 리뷰제목
올해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완독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산시로>는 시리즈 중 여섯 번째로 읽은  책이다. 최근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라는 책을 읽으면서 <산시로>,<그후>, <문>이 소세키의 '전기 3부작'으로 불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순서대로 읽어보기로 했다. 세 권을 모두 읽어봐야 강상중이 말하는 3부작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제
리뷰제목
올해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완독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산시로>는 시리즈 중 여섯 번째로 읽은  책이다. 최근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라는 책을 읽으면서 <산시로>,<그후>, <문>이 소세키의 '전기 3부작'으로 불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순서대로 읽어보기로 했다. 세 권을 모두 읽어봐야 강상중이 말하는 3부작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제목 <산시로>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23살의 산시로는 규슈 출신으로 대학에 다니기 위해 도쿄로 왔다. 고향 규수와는 다른 도회지 도쿄의 모습, 학문에 대한 열정, 세련된 여인들의 모습. 그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셈이었다. 산시로는 어머니로 대표되는 고향, 과거를 첫 번째 세계, 학교와 멘토의 영향을 받는 학문의 영역을 두 번째 세계, 여성과의 만남이 존재하는 세 번째 세계를 이야기했다. 옮긴이는 과거의 '이미 아는' 세계, 현재의 '알아가는' 세계, 미래의 '알지 못하는'세계라고 구분하고 있었다. 시골에서 도쿄 대학에 들어간 대학생의 세계가 이렇게 나뉜다는 것은 완전 공감이 갔다. 이 세계를 어떻게 아울러나가느냐가 그의 인생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나가는 지를 결정할듯했다. 

산시로는 잠자리에서 그 세 세계를 늘어놓고 서로 비교해보았다. 다음으로 그 세 세계를 뒤섞어 그 안에서 하나의 결과를 얻었다. 요컨대 고향에서 어머니를 모셔오고 아름다운 아내를 맞이하고 몸을 학문에 맡기는 것보다 나은 건 없다는 것이다. -p107

산시로가 내린 이 결론은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무난한 젊은 시절을 말하는듯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하지 않을까? 대학의 연못가에서 처음 만난 미네코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도쿄로 오는 기차에서 만난 한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음으로써 배짱이 없다는 말을 들은 산시로여서 미네코와의 만남에서 성숙한 (?) 모습이 비춰질까 생각했지만 그런 부분은 없었다.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눈치는 챌 수 있을 정도로 행동했던 것같은데, 미네코는 순수한 산시로의 감정을 가볍게 가지고 논 듯한 느낌이었다. 산시로에게는 조금은 아픈 첫사랑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듯하다. 

미네코의 오빠 친구인 히로타 선생님,동향 선배인 이학자 노노미야로부터는 학문적 영향을 받게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그들의 시선으로 도쿄의 모습, 일본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도 언급이 되고 있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생각이 담겨 있는 부분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제멋대로이기도 하지만,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친구인 요지로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고 보여졌다. 옮긴이나 강상중 작가는 <산시로>를 청춘 소설의 영역으로 넣고 있었다. 하지만, 뭐랄까? 청춘 소설이라고 하면 더 많은 고뇌와 번민에 익숙해져 있는 나로서는 청춘 소설이라 말하기엔 조금은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연장선 상에 있는 <그후>로 넘어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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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청춘의 반신상-스트레이 십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2 | 2014.11.06 리뷰제목
시골에서 나고 자라 처음으로 도시라는 곳에 발을 디딘 촌놈 산시로, 덜컹거리는 기차에 기대어 바라보는 풍경은 낯설고 어색하다. 전차의 땡땡 울리는 소음과 같은 인파들, 끝도 펼쳐지는 도시의 살풍경 속에서 모든 것이 파괴되고 동시에 모든 것이 건설되는 도시가 낯설기만 하다. 세상이 풋사과처럼 떫고 수줍게만 느껴졌던 사회초년생인 산시로는 대학에 갓 입학하며 느꼈던 설레임
리뷰제목

시골에서 나고 자라 처음으로 도시라는 곳에 발을 디딘 촌놈 산시로, 덜컹거리는 기차에 기대어 바라보는 풍경은 낯설고 어색하다. 전차의 땡땡 울리는 소음과 같은 인파들, 끝도 펼쳐지는 도시의 살풍경 속에서 모든 것이 파괴되고 동시에 모든 것이 건설되는 도시가 낯설기만 하다. 세상이 풋사과처럼 떫고 수줍게만 느껴졌던 사회초년생인 산시로는 대학에 갓 입학하며 느꼈던 설레임과 교차하며 시골과 도시의 문화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설레임과 낯섦이 크로스 되며 청춘이 시작되는 곳, 그곳이 바로 산시로 연못이다.

 

신선한 입김과도 같은 시작은 여관에서 처음 만난 여자에게 당신은 참 배짱이 없는 분과 같은 어설픔이다. 낯선 남자를 보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여자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알수 없는 불안함을 느끼는 산시로의 내면이 마치 수면위에 일렁거리는 잔물결처럼 일렁인다. 대학에 입학하며 사귀게 된 친구들 역시도 시골에서 온 산시로를 놀리기 일쑤이다. 검정색 커튼을 치고 상자만을 바라보며 물리학에 빠져 있는 노노미야와 철학적이지만 괴짜인 요지로에게 속아서 숙박비를 날려 버린 후 좋아하던 여자 미네코에게서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은 산시로를 더욱 혼란하게 만들어 버린다.

   

 

격렬한 활동 그 자체가 다름 아닌 현실 세계라 한다면, 이제까지 자신의 생활은 현실 세계에 털끝만큼도 접촉하지 않았던 셈이 된다. 운명이 갈리는 중요한 시점에 수수방관하며 낮잠만 잔 꼴이다. 그렇다고 이제부터 낮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자신은 지금 활동의 중심에 서 있다. 하지만 단지 자신의 전후좌우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움직임을 보고 있어야 하는 위치에 놓인 것일 뿐, 학생으로서의 생활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세상은 이렇게 동요하고 있다. 자신은 이 움직임을 보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가담할 수는 없다. 자신의 세계와 현실 세계는 하나의 평면에 놓여 있으면서도 전혀 접촉하지 않는다. 그리고 현실 세계는 자신을 내버려둔 채 격동하고 있다. 산시로는 몹시 불안했다. 

 

 

산시로의 세계는 세 개의 세계가 첨예하게 갈등하는 세계다.  현재와 과거와 미래라는 세계가 교차하며 갈등하는 가운데 첫사랑 미네코가 등장함으로 인해 동요하는 청춘의 설익음이 행간마다 배어 난다. 우연히 연못에서 만난 여인 미네코를 두고 선배 노노미야와 설픈 질투를 하면서 갈등을 겪지만, 동등한 관계가 아닌 그야말로 서툴기만 한 감정일 뿐이다.  처음부터 무엇이든 서툴고 어색했던 촌놈 산시로와는 달리 박학다식하며 여유있던  선배와는 너무도 격차가 있었던 갈등이었기 때문이다. 신여성을 대표하는 이미지의 여자 미네코 역시도 산시로를 '호소에 가득찬 관능적인 눈동자' 또는 ' 기분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쌍커플' 같은 변화무쌍한 표정으로 산시로를 헤매게 만든다. 산시로는 도쿄 한복판에서 그야말로 길 잃은 어린양, 스트레이 십이다. 요컨대 고향에서 어머니를 모셔오고 아름다운 아내를 맞이하고 몸을 학문에 맡기면 그 세 세계를 뒤섞어 하나의 결과는 만드는 셈이라던 나이브한 생각을 하고 있던 산시로에게 미네코라는 존재는 일종의 스트레이 십이었다. 

 

데미안에서 싱클레어가 알에서 깨어나려면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고 하였듯이, 산시로는 자신의 세계를 깨뜨리고 있는 하나의 성장소설이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승민이 서연을 좋아하면서도 말한마디 못하고 떠나버린 첫사랑처럼 산시로 역시도 미네코를 향해 마음만 졸이다 끝내버린 방황하는 청춘을 반추한다. 성장하기 위해 자신의 세계를 깨뜨리기 위해서는 누구나 스트레이 십(길잃은 어린 양)을 거친다. 방황과 설레임이 공존하는 산시로 연못위로 오래 된 추억하나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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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산시로 - 나쓰메 소세키 평점8점 | g*******7 | 2016.07.30 리뷰제목
나쓰메 소세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산시로>,<그 후>, <문>. 이렇게 3편의 작품을 나름의 3부작으로 평하고 있다. 남녀간의 사랑을 다루면서 그 과정중에 벌어지는 갈등의 구조가 이 3 작품에서 은연중 연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 그렇게 언급이 된다고 한다. 반골의 기질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소세키에 대한 무지로 인한 것이었는지 나는 오히려 <그 후>,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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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쓰메 소세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산시로>,<그 후>, <문>. 이렇게 3편의 작품을 나름의 3부작으로 평하고 있다. 남녀간의 사랑을 다루면서 그 과정중에 벌어지는 갈등의 구조가 이 3 작품에서 은연중 연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 그렇게 언급이 된다고 한다. 반골의 기질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소세키에 대한 무지로 인한 것이었는지 나는 오히려 <그 후>, <문>을 읽고 이제서야 <산시로>를 읽게 되었다. 3부작 중 첫번째 작품을 마지막에 읽은 셈이지만, 굳이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제목의 산시로는 책 속의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다. 아마도 내가 접한 소세키의 작품 중에서는 사람의 이름이 제목이 된 첫번째 사례인듯 하다. 기존에 읽었던 그의 많은 작품들은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 중에서 지식인의 고뇌를 담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 작품은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에 제자들의 에피소드를 추가하여 청춘을 맞이한 20대 초반의 남자의 이야기, 바로 산시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일까? 백 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대학교에 입학하던 새내기의 시절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구마모토에서 고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도쿄로 상경하여 도쿄대로 첫 걸음을 내딛는 것으로 산시로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시골 출신의 산시로의 첫 여정에서 그의 소심한 흔적을 바로 찾을 수 있게 된다. 우연히 기차에서 알게 된 여자와 하룻밤을 같이 하게 되지만, 정작 여자에게는 손끝 하나 대지 않고, 오히려 여자로부터 배짱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장면에서부터 산시로의 과거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에 대하여 모든 것을 들여다볼 수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여자의 말대로 배짱없는 그의 행동은 왠지 이 작품을 지루하게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느낌마저도 준다. 실제로 이 작품이 단순히 오래 전에 쓰여져 있기 때문에 지루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은 아마도 주인공인 산시로의 소심하면서도 답답한 행보가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 요지로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그러한 생각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학에서 만난 요지로는 산시로와는 어떤 면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스승인 히로타를 위하여 그가 대학 교수가 될 수 있도록 오지랍을 발휘하는 모습이라든지 산시로에게 돈을 빌리고서도 뻔뻔하게 갚지 않는 모습은 결코 산시로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그의 등장으로 인하여 이야기는 오히려 요지로가 벌이는 일에 산시로가 끌려가는 양상을 보여준다. 또한 현재 도쿄대에 '산시로 연못'이라고 불리우는 실제의 장소에서 처음 만나는 미네코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그동안 소세키의 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청춘소설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미네코와의 만남은 곧바로 산시로에게 그녀에 대한 사모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노출하면서 동시에 그가 멀리서 미네코를 올려다보는 장면에 대한 묘사는 앞으로 이 둘의 관계에 대한 암시를 제공하고 있다.


 여관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되는 여자로부터 배짱이 없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산시로에게 미네코는 왠지 다가가기 어렵다. 심지어 미네코는 이미 산시로의 동향 선배이자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그를 보살펴주던 노노미야와 교제를 하고 있는 것이기에 그저 마음속으로 연모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도쿄에 상경하여 미네코와의 만남을 통하여 산시로는 당시 20대라면 꿈꾸게 되는 입신양명과 함께 연애에 대한 감정을 더욱 갈구하게 된다. 그런데, 소세키는 그러한 산시로의 감정을 요즈음의 작품과는 달리 왠지 억누르면서 잔잔하게 이끌어가게 된다. <산시로>가 연애소설이 아닌 청춘소설이라는 점은 바로 이러한 면모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또한 노노미야를 통하여 서구의 과학에 대한 관심, 히로타에게서는 삶을 들여다보는 통찰, 히라구치로부터는 현대 미술에 대한 지식에 이르기까지 산시로는 다양한 지식인과 만남을 통하여 대학생으로서의 학구적인 열정도 보여주게 된다. 산시로가 스스로 되뇌였던 것처럼 미네코에 대한 연정은 그가 생각하는 자신이 가야할 3가지의 길 중 하나였기에 <산시로>는 오늘날에도 청춘소설로 읽혀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은 분명 산시로의 미네코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주된 소재를 이루고 있지만, 그 와중에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는 오늘날 20대가 겪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감을 이끌어낸다. 마지막을 미네코가 산시로, 노노미야가 아닌 다른 3자와의 결혼으로 끝맺으면서 동시에 히라구치가 그린 미네코의 초상화 앞에 모인 등장인물들의 모습으로 장식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되지만, 이 장면으로 인하여 아마도 처음 언급한 <그 후>, <문>과 연결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록 이 3 작품의 등장인물은 전혀 관련없는 사람들로 채워지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왠지 연결되는 것은 소세키도 어느 정도 의도한 것은 아니었을까?


 노노미야는 초대장을 찢어 바닥에 버렸다. 이윽고 히로타 선생과 함께 다른 그림에 대한 평을 시작한다. 요지로만이 산시로 옆으로 다가왔다.

 "어떤가, <숲 속의 여인>은?"

 "<숲 속의 여인>이라는 제목이 안 좋네."

 "그럼, 뭐라고 하면 좋겠나?"

 산시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입속으로, 스트레이 십, 스트레이 십, 이라고 되풀이할 뿐이었다.

 - p. 335 -

  

 '길 잃은 양'이라는 뜻의 '스트레이 십'을 되풀이하는 산시로의 모습은 일전에 처음 미네코와 이 단어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 장면과 연결되어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한 산시로의 소극적인 표현이 아닐까 생각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장면은 아마도 1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청춘들에게서 심심찮게 볼 수 있으리라.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7
종이책 산시로: 젊은 시절에 읽기 좋은 책이지만 나이 들어서도 괜찮다. 평점8점 | v*****r | 2014.11.03 리뷰제목
책의 시작 부분이 기차에서 만난 한 여인과 여관에 함께 드는 내용인데 ‘이거 뭐지?’ 하며 지금까지 읽었던 소세키의 다른 소설과는 달리 최강 몰입도를 자랑했다. 하지만 배짱 없는 산시로는 그 여인과 그저 그렇게 끝나고 미네코와의 러브 라인도 감질맛 나게 만들었다. 러브 라인이라고 하기도 뭣해서 그냥 친밀 라인이라고 하고 싶다.   사건을 이렇게 만든 소세키 작가의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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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시작 부분이 기차에서 만난 한 여인과 여관에 함께 드는 내용인데 ‘이거 뭐지?’ 하며 지금까지 읽었던 소세키의 다른 소설과는 달리 최강 몰입도를 자랑했다. 하지만 배짱 없는 산시로는 그 여인과 그저 그렇게 끝나고 미네코와의 러브 라인도 감질맛 나게 만들었다. 러브 라인이라고 하기도 뭣해서 그냥 친밀 라인이라고 하고 싶다.

 

사건을 이렇게 만든 소세키 작가의 의도는 한편으론 이해가 된다. 산시로와 미네코 주위에 여러 인물들을 배치해서 작가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 선두에는 히로타 선생이 있다. 히로타 선생은 지금은 위선자 대신 노악가(露惡家)만 있는 상태라고 산시로에게 말한다. 내가 놓쳤는지 책에서 노악가에 대한 설명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검색을 해 보니 다른 번역본에는 ‘자신의 결점을 정직하게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이라는 설명이 되어 있다.

 

자네도 그 노악가 중의 한 사람... 인지 아닌지. 뭐 아마도 노악가겠지. 요지로 같은 사람이 가장 두드러진 경우네. 자네가 알고 있는 미네코라는 여자 있잖은가, 그 사람도 일종의 노악가네. 그리고 노노미야의 누이 말이야, 그 여자도 나름대로 노악가라 재미있어.(p.199)

 

이 구절로 작가가 히로타 선생의 눈을 통해 각 인물들을 이렇게 보는구나, 라고 생각되었다. 그러고는 노악가들이 서로 불편을 느끼면 이타주의가 부활하고 그게 형식으로 흘러 부패하면 다시 이기주의로 돌아가고 계속 이 두 주의가 돌고 돈다고 한다. 두 주의가 균형을 이루니까 움직이지 않는 거고 그러면 진보가 없는 거고 입센도 안 나오고 니체도 안 나온다며 딱하다며 말을 맺는다.

 

히로타 선생의 말을 그대로 적용시켜 보면 이 책은 노악가들의 세상을 그린 셈이 된다. 작가는 요즘 젊은이들이 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스트레이 십(길 잃은 양)으로 이리저리 휘둘리고 자신의 결점을 고칠 생각은 않은 채 그대로 드러내며 편하게 사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으로 보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대학 시절이 떠올랐다. 나도 산시로처럼 고향에서 상경해서 대학을 다녔다. 산시로가 기차를 이용한 반면에 나는 고속버스를 타고 오갔는데 옆자리에 여성분이라도 앉으면 서로 인사를 하곤 했다. 산시로가 만난 여인과 같은 일이 있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불행히도(?) 그런 경우가 없어서 아쉽다. 다만, 미네코에 미치지 못하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어서 산시로와 미네코의 친밀 스토리를 재미있게 따라가며 읽었다.

 

나는 자취를 했었는데 바로 옆방에도 여대생 두 명이 자취를 했었다. 젊은 시절치고 스트레이 십이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나? 자아와 새로운 가치관 확립을 위해 모두 노력할 시기였다. 하지만 옆방의 두 여대생은 그것이 지나쳐서 집을 뛰쳐나온 경우였다. 소위 운동권 처자들이었다. 추운 날씨에 이불 하나 없이 나온 것이 안타까워 이불을 빌려주기도 했다. 나중에는 친해져서 저녁 식사를 함께 준비해서 먹었던 날도 있었고 부근 맥주 집에서 한 잔 하면서 사람과 사회에 대해서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모두 노악가였는지 스트레이 십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왜냐하면 뭐라고 단정할 수 없는 시기였으니 말이다. 히로타 선생의 말을 깊이 새겨듣고 사람과 세상에 대한 혜안을 더 일찍 구축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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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산시로 / 나쓰메 소세키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 2014.10.23 리뷰제목
고향을 떠나 기차를 타고 도쿄로 향하는 산시로.. 구마모토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됴쿄제국대학의 학생이 되어 도쿄로 향하고 있다.그는 기차 안에서 한 여인과 수염이 난 사내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많은 이들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 자신이 모습을 하나하나 발견하며 정체성을 찾아간다. 내가 나고 자란곳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다가 그보다 더 넓고,다양한 많은 사람들이 사는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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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 기차를 타고 도쿄로 향하는 산시로.. 구마모토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됴쿄제국대학의 학생이 되어 도쿄로 향하고 있다.그는 기차 안에서 한 여인과 수염이 난 사내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많은 이들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 자신이 모습을 하나하나 발견하며 정체성을 찾아간다.

내가 나고 자란곳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다가 그보다 더 넓고,다양한 많은 사람들이 사는곳으로 오게 되면 그동안 가지고 있던 가치관등이 많은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산시로처럼 집을 떠나 살아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저 주위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거나 그들과의 관계를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 지 정도가 내 인생속의 작은 파문정도였던 것 같다.

그러나 산시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당시 일본의 시골에서 한창 빠르게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도쿄라는 공간으로 나온 그는 자신의 세계가 점점 분류가 되어감을 느끼며 도쿄의 생활에 그리고 자신의 삶에 적응을 해 나가게 된다..

 

도쿄로 올라오는 기차역에서 한 여인을 만나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 그 여인을 바라보니 미와타의 오미쓰가 생각이 난다. 그녀를 떠나오게 되서 다행스러웠지만 웬지 지금 생각해보니 오미쓰 같은 여자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우연히 나고야에서 하룻밤을 같이 묵게 되지만 요의 경계선을 만들며 구역정리를 확실히 하는 산시로.. 그런 그에게 여인이 헤어지면서 던진 한 마디.

"당신은 참 배짱이 없는 분이로군요" 

그녀와 헤어지고 기차안에서 만난 수염난 사내.. 일본이 곧 망하겠지..라는 말을 거침없이 쏟아놓는 그들 보며 아마 도쿄에는 이런 이들이 많을 것이다.. 라는 생각과 자신의 배짱없음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해준 그녀의 한 마디를 생각하며 맘을 다잡고 드디어 도쿄에 입성한다.

 

전차의 땡땡거림. 많은 사람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듯한 넓은 장소,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목재와 돌들, 새로 지은 집들.. 정말 산시로는 정신이 없고 어지럽다..

이것이 현실이라면 자신은 그동안 호라가토게에서 낮잠을 잔 것이나 진배없다고 느끼며 현실세계가 자신을 놓아두고 가버리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하다. 도쿄에는 아는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그에게 고향에서 온 어머니의 편지속에는 고향의 한 지인의 친척이 도쿄대학에서 연구를 하고 있으니 그를 찾아가보라고 한다. 

노노미야 소하치.. 그의 연구실을 찾아가 그를 만나고 나오는 길.. 학교안의 한적한 연못에 쭈그리고 앉아 있던 사시로의 눈에 저 건너편 언덕위에 두 여인의 모습이 들어온다.

부채로 이마위를 가리고 있는 오비를 입을 한 여인과 새햐얀 옷을 입은 여인.. 그 여인을 보는 순간 그저 아름다운 색채라는 생각이 든다. 소세키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색채의 의미.. 아마 현실을 대변하는 그러면서 산시로가 현실을 배워나가고 적응을 해 나가는 매개체로서 이번에는 한 여인을 등장시킨 듯 하다.

 

이렇듯 산시로는 학교의 동급생인 요지로, 그의 선생인 히로타 선생 그리로 노노미야.

그의 누이동생인 요시코와 연못에서 만난 미네코등을 만나며 자신의 세계관을 세가지로 분류해본다.

첫째는 멀리있는 메이지 15년이전의 향기.. 평온했던 벗어던진 과거, 돌아갈 수고를 할 필요는 없고 어머니, 고향은 그곳에 묻어둔다. (과거이자 자신의 본질)

둘째는 이끼 낀 벽돌 건물, 열람실, 높이 쌓인 책, 궁핍 그러나 마음은 편안한.. 히로타 선생과 노노미야로 대변되는 학문의 세계 (학문을 하는 자신의 현실)

세째는 봄처럼 찬연히 흔들리는, 전등, 은수저,거품 있는 샴페인 잔, 아름다운 여성으로 표현되는 세계

(이상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이 세가지를 모두 뒤섞어 하나의 결론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고향에서 어머니를 모셔오고 아름다운 아내를 맞이하고 몸을 학문에 맡기는 것보다 나은 건 없다는 것이다"(p107)

요지로의 이사를 도우러 갔다가 우연히 미네코를 만나게 된다. 그 여인이 연못에서 보았던 여인임을 바로 알았고 산시로는 미네코를 향하는 자신의 맘을 느낀다. 미네코를 좋아하지만 직접적으로 그녀를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지는 않는다. 배짱 없는 남자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 하다.

하지만 미네코가 노노미야와 가까이 지내는 것 같고 하마구치가 그녀의 초상화를 그린다는 관심을 보일때는 맘을 동동거리기만 한다. 그리고 그들을 관찰하며 안심하기도 하고 노심초사 하기도 한다.

어디를 가던 일행이 보이면 미네코부터 찾는다. 미네코 또한 산시로에게 아주 마음이 없어보이지는 않는다. 어느 누구를 확실히 연모하고 있다는 내색을 하지 않는 미네코다..

미네코는 산시로가 도쿄로 올라와 현실 세계에 적응해야하는 현실 세계 그 자체였던 것 같다.

다가가고는 싶지만 웬지 뭔가 두렵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던 그러나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던..

미네코의 결혼 소식을 접한 산시로..그녀에게 돈을 돌려주고 헬리오트로프의 향이 스민 하얀 손수건을 미네코는 그에게 흔든다.

그리고 결혼을 한 미네코를 다시 보게 된다. 그녀의 그림이 전시된 전시관에서.

그녀의 그림 아래는 <숲 속의 여인>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그러나 산시로는 그 제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는 입속으로 스트레이 십.. 스트레이 십.. 이라고 되물이 한다.

어쩌면 이제 산시로에게 미네코는 숲속의 동경하던 여인이 아닌 길을 잃고 헤메는 미아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 스트레이 십 (stray sheep)

이 마지막 장면은 웬지 이제는 모든 상황을 자신의 눈 높이에거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산시로의 모습인 듯한 느낌이었고 무척 인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시로는 웬지 가볍고 요란스럽지만 수완이 좋은 요지로와 같은 성격을 경원시하면서도 부러워하기도 하고 히로타 선생이나 노노미야같은 학자들을 통해 자신의 앞으로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하면서

미네코에 대한 연민을 새롭게 한 꺼풀을 벗기고 세상으로 나오고자 하는 자신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100년 전의 한 청년의 이야기지만 지금의 우리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

당시 지식인들은 낡은 일본의 압박 그리고 새로운 서양의 압막.. 이 두세계 속에서 많은 고뇌를 했다.

지금도 점점 가속화되는 새로운 것에 대한 압박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함께 가야하는 과거의 부담..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현실에 적응해야하고 또한 원하는 미래가 있는 우리들의 모습..

그러한 모습을 담백하게 보여주는 산시로.. 왜 당시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많이 매료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도 산시로의 소설속 에 나오는 연못, 이발관, 서양음식점등이 그대로 유지되고 그를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나쓰메 소세끼의 이야기속에는 인물들이 만담을 하는 듯한 장면이 간간히 등장한다, 이 이야기에서는 어머니의 편지가 그런 역할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어머니의 편지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부분은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산시로라고 하는 한 청년의 젊은 날의 상실의 고민.. 아프면서 성숙해지는 그의 모습을 함께했던 그런 시간이었다.

 

 

멀리 구름 걸린

하늘의 두견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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