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전집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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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전집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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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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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별에서 온 고양이《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2 | 2014.02.11 리뷰제목
웃긴 고양이다. 고양이주제에 주인을 우습게 생각하고 주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며 인간이란 존재를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영장으로 만들어버린다. 이 고양이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참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집에서 키우는 슈나우저 종의 우리집 강아지 쭈쭈를 보는 듯하다. 지가 사람인 줄 아는 쭈쭈는 잘때도 사람처럼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
리뷰제목

웃긴 고양이다. 고양이주제에 주인을 우습게 생각하고 주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며 인간이란 존재를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영장으로 만들어버린다. 이 고양이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참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집에서 키우는 슈나우저 종의 우리집 강아지 쭈쭈를 보는 듯하다. 지가 사람인 줄 아는 쭈쭈는 잘때도 사람처럼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잔다. 발정 난 강아지처럼 싸돌아 다니지도 않고 주인의 밥상을 넘보지도 않는 매우 점잖은 강아지이지만 이웃집 개만 보면 짖어대는 통에 매를 벌기도 한다. 쭈쭈는 사람을 자신과 같은 종이라 생각하는지 낯선 사람을 봐도 짖지를 않고 오히려 개만 보면 무서워서 짖는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등장하는 이 이름없는 고양이와 닮아도 너무 닮았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등장하는 이름없는 고양이는 세상을 달관한 정도가 아니라, 이름하여 도묘 道猫이다. 인간세상에 도가 튼 인간을 도인이라 하듯이 세상만물의 이치를 꿰고 있으니 도묘라 해도 얼추 어울리는 듯하다. 이 고양이는 마치 다른 별에서 온 400년 산 외계인 김수현이 말끝마다 ‘어린 것들이’, ‘나이도 얼마 안 먹은 것이’ 라고 말하는 것처럼 틈날 때마다 주인의 모습을 관찰하며 실체를 폭로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러나,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고양이가 주인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시선처럼 독자들이 관찰자 시점이 되어 고양이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게 하는 소설의 철학적 장치이다. 고양이가 시대의 지성인이자 교양인이라 할 수 있는 '선생님'을 타자의 눈으로 바라보며 아주 익숙하였던 인간의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기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런 제 3자의 눈은 익숙해서 보이지 않았던, 형체에 불과하였던 인간들의 본연의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내보인다. 문명의 이기와 교양인들의 위선을 고양이 눈으로 해부하고 철학하고 사유하는 과정을 통해 가장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별에서 온 고양이- 정신적으로 고매한데다 우주의 오묘한 이치를 깨달은 -도묘道猫가 반대로 인간 눈에는  '휴식을 취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능력도 없는 '고양이로 비쳐지는 것을 볼 때  시계視界의 타자성 안에서는 모두 이방인에 불과하다는 철학자적 은유가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닐까. 이렇듯 '제3자의 시선'은 삶을 보다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며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을 마주하게 하는 동시에 '우리'라는 총체적인 시각으로 시야를 확장시키는 인문정신과도 같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이 작품은 소세키 전집 중에 처녀작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이후 『도련님』, 『풀베개[草枕]』『태풍』, 1차 전집을 이제 다 읽고 나니,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의 세계가 고작 문틈으로 살짝 엿 본 세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가 문학에 담고 있는 철학의 깊이가 얼마나 넓고 깊은지를 새삼 깨닫는 시간들이었다.  세상의 모든 철학은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 소설적 시도가 나쓰메 소세키의 문학에 녹아있다. [도련님]에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정의의 주인공이  [풀베개]에서  초탈(비인정)의 세계를 꿈꾸지만, 인간사의 감정(연민, 고통) 없이 예술이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우쳐가는 화공의 모습에서  , [태풍]의 도야 선생이 가난속에서도 문학사로서의 고매한 이상과 신념을 굽히지 않았듯이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인간을 낯설게 바라보며 철학자적인 사유를 유도하는 고양이의 현신을 통해 나쓰메 소세키의 문학이 관통하고 있는 '삶'의 본질을 다시한번 곱씹어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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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나쓰메 소세키 평점9점 | k*****7 | 2013.11.04 리뷰제목
20대 초반 남동생과 둘이서 자취하던 시절 밤마다 어딘가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났다. 어찌나 애절하고 구슬펐는지? 누가 저렇게 아기를 울리는 건지? 걱정만 하다가 무서워 나가지도 못하고 간 혹 아기울음 소리 끝에 두 마리의 무엇인가 싸우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고 무엇인가 살쾡이 소리 같다고 해야 하나? 걱정이 되어 창문으로 살짝 들여다보니 고양이 소리였다. 내가 지금
리뷰제목

 

20대 초반 남동생과 둘이서 자취하던 시절 밤마다 어딘가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났다. 어찌나 애절하고 구슬펐는지? 누가 저렇게 아기를 울리는 건지? 걱정만 하다가 무서워 나가지도 못하고 간 혹 아기울음 소리 끝에 두 마리의 무엇인가 싸우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고 무엇인가 살쾡이 소리 같다고 해야 하나? 걱정이 되어 창문으로 살짝 들여다보니 고양이 소리였다. 내가 지금까지 아기가 아닌 고양이에게 당한건가라는 생각과 동시에 고양이가 어쩌면 저렇게 아기하고 같은 소리를 내지? 이런 신비감은 내 기억 속에 참 오랫동안 간직했던 것 같다.

 

이 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나쓰메 소세키의 첫 번째 소설이라고 한다. 처음에 이 저자의 책을 만난 게 한눈팔기. 책을 읽으면서 아 이래서 이분의 매력이 이렇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사실 한눈팔기를 만나기 전까지 내가 읽은 대부분의 일본 소설들은 추리가 대부분이었고 그 것도 스릴러성이 강한 추리들이라 다소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한눈팔기는 내 생각에서 벗어난 책이라 더욱 관심이 갔다. 이번에 현암사에서 서평 단을 모집할 때 우리 모임에서 하면 좋겠다는 의견과 발표를 기다리면서 긴장되었고 발표하자 다들 좋아서 덩실 춤이라고 추고 싶었다. 그리고 첫 번째 책으로 선택한 것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행복한 느낌이 든다. 고양이가 이리 사랑스럽고 멋질 줄이야. 글로서 이렇게 고양이를 사랑하게 만드는 저자의 능력에 박수를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시대가 1905년인데 그 시대의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요즘 책 같은 읽기 편함도 느껴졌다.

 

나는 고양이다. 고양이인 주제에 어떻게 주인의 마음속을 이렇게 정밀하게 기술할 수 있느냐고 의심하는 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양이에게도 이 정도의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래봬도 나는 독심술을 터득했다. 언제 터득했느냐는 그런 쓸데없는 질문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아무튼 터득했다. p466

 

책을 읽으면서 최고의 관심사가 이 고양이 어쩜 이리 사람(주인) 마음을 다 아는 가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마음속에 들어가 있는 듯했다. 그냥 흘러가듯이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는 것들이 웃음을 만들어 내고 고양이가 아닌 아는 사람하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그 사람의 생활을 보는 듯했다. 이렇게 표현하기까지 저자가 고양이를 참 사랑하는 구나 느끼게 되고 나도 앞으로 고양이를 사랑할 것 같은 생각이 막 들었다.

 

책은 11편의 단편으로 신문에 실린 이야기를 장편의 소설로 만든 것이다. 처음에 책을 받고 정말 놀랐다. 책 페이지가 600페이지가 넘으니 요즘 들어서 참 두꺼운 책을 만난 것 같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리 두꺼운 책을 먼저 읽어주면 이 다음부터는 다른 책 읽기가 참 쉬울 것이라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 고양이는 이름도 없이 그냥 고양이다. 그리고 그는 서생에게서 버려져 이 집에 들어오게 되었다. 다행이 하녀가 문전 박대를 하고 마구 내 쫒기지만 주인의 따뜻함으로 이 집에 살게 되었다. 그리고 이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 주변의 일들을 적은 책이다. 고양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를 거둔 주인(구샤미). 주인은 선생이다. 당시 이 책을 쓴 저자 나쓰메 소세키도 교편을 잡고 있었으니 아무래도 자신의 생활을 비교해서 적은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책속의 등장인물들이 참 다양하다. 그 인물들의 일들을 친구, 가족, 동료들과 이야기 하듯이 툭툭 던지는 말들이 참 재미나다. 다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같기도 하고 시대적으로 남성 우월주의도 있는 듯하고 그리고 직장으로 장사보다는 공무원이 더 우대받은 시대 같기도 하다. 주인공을 통해서 왠지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돈이 많은 집과의 인연으로 출세도 바라는 시대로 느껴지기도 하고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 한 것 같기도 하다. 할 일 없는 남자들이 모든 일에 신경 쓴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특히 주인은 부인을 무시하면서 여자들을 조금 무시하는 경우도 엿보인다. 그런 내용을 읽으면 내가 여자이기에 화가 나기도 했다. 메이테이, 도쿠센, 간게쓰군, 도후군, 그리고 가네다 씨네 딸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사람의 얼굴 가네다 씨 부인 코를 가지고 한참 놀리는 부분에서는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리고 겨혼한 간게쓰군의 부인이야기하면서 여자들에 대한 책속의 글은 화가나지만 남자에 대한 안 좋은 점은 이야기 하지 않고 그냥 여자만 이야기 하는 것은  이들을 통해서 보여지기 때문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나 주인은 게으르고 모든 것을 귀찮아하는 듯 자기 건강이 안 좋은 대도 고집해서 음식을 먹고, 장사꾼들을 실어하는 주인의 고집은 한 고집이고 얼굴은 곰보에 머리는 곰보를 가리기 위해 길렀다. 그 고집스러운 주인집에서 고양이는 잘 살아갔다.

 

책속에서 참 웃기고 재미나고 잊을 수 없는 부분들이 참 많다. 특히나 내가 미용실에서 책을 읽다가 혼자 빵 터져라 웃은 대목이 있다. 떡을 몰래 먹다가 이빨에 끼어서 춤추는 고양이가 된 부분은 정말 웃겼다. 타르퀸 왕의 책 이야기는 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능청스럽게 스즈키가 가네다 씨네 집에 들려 주인집을 떠보러 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스즈키 씨에게 준 방석에 먼저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면서 참 천연덕스럽고 개구쟁이 같이 느껴졌다. 도둑질하러 온 도둑이 천마를 훔쳐간 사건 아참 옆집 고양이들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다. 예쁜 얼룩이, 인력거꾼 네 고양이다. 얼룩이와 사랑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안타까웠다. 쥐를 잡기로 결심하고 쥐를 잡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쥐를 잡지 못하고 쥐에게 꼬리 물린 고양이 상상만 해도 웃기다. 냄비구멍의 뱀 이야기, 공중목욕탕 이야기, 운동하는 고양이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참 많다. 그러면서 다시 또 생각한다. 참 똑똑하다고 말이다.

 

울적하게 피어나는 향기 속에 그대의

영혼인가 서로 사모하는 마음 연기처럼 뻗어가네

오오 난, 아아 난, 쓰디쓴 이 세상에

달콤하게 얻었나, 뜨거운 입맞춤 p317

 

도후군이 쓴 시를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가네다씨 딸 도미코 양에게 바치는 신체시라는데. 주인, 메이테이, 간게쓰군이 서로 모여서 이야기하면서 시를 읽는 부분에서 이 시를 보면서 참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시라고 느껴졌다. 이 책을 읽다보면 속담, 명언, 하이쿠, 아니면 다른 여러 소설가나 선인들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특히 자기 들이 경험하거나 들었던 이야기들이 참 많다. 그것을 알아가는 재미도 솔솔, 그냥 툭 던지는 하이쿠 들이 많았다. 그리고 책 속에 친구로 등장해 소세키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이 저자 참 대단하구나! 자기 책 속에 자기를 친구로 등장시키다니 말이다. 역사적으로 시기가 안 좋은 시기였고, 서양문물이 들어오는 시기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풍자한 것 같다. 그 풍자가 고양이를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기에 읽는데 더 재미를 주게 만들었다. 역시 멋진 작가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좋아하게 될 작가라는 생각도 말이다.

 

나는 죽는다. 죽어 이 태평함을 얻는다. 죽지 않으면 태평함을 얻을 수 없다. 나무아미타블, 나무아미타블. 고맙고도 고마운지고. p617

끝까지 날 실망시키지 않는 이름도 없는 고양이 아마 이 시기의 우리나라의 만담꾼이라고 해야 하나?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 같은 느낌도 들고 고양이지만 아주 인간적인 인간에 가까운 오히려 인간보다 더 똑똑한 고양이를 그리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말하길 취향도 없고 구조도 없고 시작과 끝이 어설프기만 그냥 편하고 재미나게 읽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읽기 시작해서 편하게 잘 읽었다. 스쳐지나가는 사람 같은 생각도 들고 나의 일상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게 말이다. 요즘 살면서 많은 걱정과 근심을 가지고 사는 것 같다. 그럴 때 이 문장을 생각해 볼 생각이다. (걱정하지 않는 것은 걱정할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아무리 걱정한 들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p263) 자기가 주어진 일 닥친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나쓰메 소세키 책 읽기 첫 번째 책을 이 책으로 선택한 것을 참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길거리 고양이가 많이 늘었는데 이 책을 통해 고양이 사랑이 더 강해지길 바라며 반려 동물이 줄어들기를 바래본다.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8
종이책 나는 작가로소이다. 평점10점 | v*****r | 2013.11.01 리뷰제목
책의 앞면과 뒷면.   책의 화자는 고양이다. 고양이의 눈을 통해 주위를 둘러보게 만든 것은 작가가 제 3의 입장이 돼서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거라 생각된다. 시대적인 상황과 박학한 지식을 교묘히 이용한, 그의 글 솜씨에 지루한 줄 모르고 큰 두께의 책장을 넘겼다.(주석을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행간에 작가의 사상이 엿보여서 세상 살아가는 이치에 대해 많은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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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앞면과 뒷면.

 


책의 화자는 고양이다. 고양이의 눈을 통해 주위를 둘러보게 만든 것은 작가가 제 3의 입장이 돼서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거라 생각된다. 시대적인 상황과 박학한 지식을 교묘히 이용한, 그의 글 솜씨에 지루한 줄 모르고 큰 두께의 책장을 넘겼다.(주석을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행간에 작가의 사상이 엿보여서 세상 살아가는 이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인간이란 족속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애써 입을 놀리는 별 재주가 없는 자들이라고 했다가 머리를 깎거나 빗질하는 것에 대해서 쓰잘때 없는 것에 마음 쓴다고도 했다.

 

다양한 인물들을 내세워 풍자적인 장면을 연출하는가 하면 세상사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일러주고 있다. 인간을 추악한 악당이라고 하는 대목에선 정말 공감 안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끔찍한 악당이라는 것을 느껴야만 세상을 안다?!? 그의 글은 인생철학을 무겁지 않게 다루어서 읽기에 편했다.


 

띠지를 제거한 후의 모습.

 

 


책의 내부.

 

 

재미있는 요소들은 감초같은 역할을 했다. 도후 군이 도미코 양에게 바치는 시에 웃음을 머금고 읊어본다.

 

 

울적하게 피어나는 향기 속에 그대의
영혼인가 서로 사모하는 마음 연기처럼 뻗어가네
오오 난, 아아 난, 쓰디쓴 이 세상에
달콤하게 얻었나, 뜨거운 입맞춤

 

 

나도 메이테이 선생처럼 ‘이건 좀 너무 멋을 부렸군’, 이라며 따라 말했다. ㅎㅎ 그의 글에는 책 속으로 불러들이는 힘이 있다. 읽는 내내 이 작가가 부러웠다. ^^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25
종이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쓰메 소세키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 2013.10.22 리뷰제목
일본의 국민작가인 나쓰메 소세키를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한 작품이 바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이다. 익히 제목은 많이 들었었고 그의 대표작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였는지 고양이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우리네의 이야기라는 점이 그리 끌리지 않아서였는지 그의 다른 대표작인 <도련님> <그후>를 먼저 읽었지만 선뜻 이 책에 손이 가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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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민작가인 나쓰메 소세키를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한 작품이 바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이다.

익히 제목은 많이 들었었고 그의 대표작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였는지 고양이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우리네의 이야기라는 점이 그리 끌리지 않아서였는지 그의 다른 대표작인 <도련님> <그후>를 먼저 읽었지만 선뜻 이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번 현암사에서 출간한 그의 전집 그리고 그의 작품의 서포터즈에 선정되면서 다른 작품들보다

그의 첫 작품인 이 책을 꼭 먼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첵을 받고 그 두툼한 책을 만져보며 멋진 책에 흡족한 마음이 드는 한편..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상편, 중편, 하편으로 나뉘어진 3권의 짧은 책을 읽는다는 맘으로 접근을 했다.

고양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들의 모습.. 고양이의 입담이 좋아서였는지 처음에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잘 읽히는 이야기였다.

 

나는 고양이이다. 아직은 이름이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난다. 아무튼 어두컴컴하고 축축한 데서 야용야용 울고 있었던 것만은 분명히 기억한다..나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인간이라는 족속을 봤다..

이렇게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하이쿠 전문잡지인 <호토토기스>에 단편으로 실렸던 이야기였는데 호평과 반향을 일으키자 장편의 분량으로 바꾸어 연재를 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고양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름도 없는 고양이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가보기로 한다.

 

 

 

 

상편(1~5장)

이름 없는 고양이는 어느 선생의 집으로 들어가서 살게 된다.

주인은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인데 위장병에 시달리고 학교 가는 일 이외에는 자신의 서재에 굴처럼 달라붙어 있는 그런 서생이다.

고양이가 보기에 무엇하나 끈기있게 하는 것은 없지만 이것저것 관심도 많고 우유부단하며 게으른..

그러한 그의 서재에는 그 집을 들락거리는 멤버(?)들이 있었으니..

이야기의 대부분은 그것이 진실인지 허풍인지 알 수 없는 자칭 미학자 메이테이..

이학도로서 개구리 눈알을 연구하여 박사 논물을 쓰기 위해 열심히 유리를 깍고 있는 간게쓰..

이 세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그들 주변의 인물들이 주인인 구샤미의 서재를 들락거리며 하는 이야기를 고양이가 전해주는 형식의 이야기이다.

자칭 지식인들인 그들은 어찌보면 현실과는 거리가 먼 생각과 생활을 하는 사람들로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히히덕 거리듯이 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사람들은 대리만족을 느끼며 즐거워하기도 하고 쓴웃음을 짓기도 하는 듯 하다. 또한  이들과는 대비되는 인물로 건너편에 살고 있는 사업가 가네다와 그를 추종하는 스즈키가 등장하여 현실과 물질에 대한 타협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여기에 코가 큰 여인 가네다 부인과 그의 딸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더욱 해학적이고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세상을 살다 보면 세상 이치를 알게 된다. 세상 이치를 알게 된다는 건 기쁜 일이지만, 그와 동시에 나날이 위험이 많아져 방심할 수 없게 된다. 교활해지는 것도, 비열해지는 것도.표리 두 겹으로 된 호신용 옷을 걸치는 것도 모두 세상 이치를 아는 결과이며, 세상 이치를 안다는 것은 결국 나이를 먹는 죗갑이다... (p251)

 

중편(6~9장)

이들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고양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쥐를 잡지 않고 주인처럼 늘어져 있는 자신을 보며 운동을 결심하는 고양이 ..

쥐사냥보다는 덜 위험한 사마귀사냥, 소나무 미끄럼, 울타리 돌기등을 한다. 이렇게 운동의 이름을 명명한 것 그리고 우연히 주인을 따라 가보게 된 대중목욕탕을 들여다보고 의복의 역사를 논하며 그들을 요괴로 표현하는 그의 논리등에는 나름 그의 철학과 관점이 있다.

중편에서는 집근처에 있는 중학교 낙운관의 학생들이 집앞 공터에서 떠들고 공을 던지는 장난을 일삼자 그것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주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선생의 집에 드나드는 이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 놓는데 그것 또한 그들의 성향과 현실을 잘 반영해 준다.

특히 철학자 도쿠센은 서양적인것과 일본적인 것들을 적극적, 소극적이라는 대비를 해 가며 꼬집기도 한다.

스즈키 씨는 주인에게 돈과 다수를 따르라고 일러주었다. 아마키 선생은 최면술로 신경을 가라앉히라고 조언했다. 마지막 손님은 소극적인 것의 수양을 통해 안정을 얻으라고 설법했다. 주인이 어느 것을 택할지는 주인 마음이다. 다만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는 통하지 않을 거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418)

하편(10~11장)

또 이들이 모여 바둑을 두기도 하고 환담을 나누기도 하는 정경이 그려진다.

간게쓰가 바이올린을 사게 된 경위를 얘기하는 장면은 읽다가 큰소리고 푸하하 웃기도 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 시대의 삶과 상황을 우스꽝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는 그들을 고양이는 지긋이 바라본다.. 그러면서 나름 그들의 성향을 결론짓는다.

메이테이의 세상 또한 그림속의 세상은 아닐것이고 유리알 갈기를 그만두고 고향에서 아내를 데리고 온 간게쓰는 순리를 따르고 있으나 곧 그 순리는 지겨워질 것이며 구르기를 계속하는 스즈키는 구르다 보면 흙탕물도 묻을 것이지만 흙탕물이 묻어도 구르지 않는 자 보다는 말발이 설 것이다.. 라고 맘 속으로 이야기하며 그들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그들이 먹다 남긴 맥주를 홀짝 홀짝 마시다가 아쿠쿠.. 물독에 빠져 버린다.

나가려 해도 소용이 없음을 깨달은 고양이.. 사서 고생하는 고문을 자처하지 말자고 결심을 한다.

"이제 그만두자. 될 대로 되라지. 드드득 긁어대는 건 이제 싫다'

편안하다, 죽는다. 죽어 태평함을 얻는다. 죽지 않으면 태평함을 얻을 수 없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고맙고도 고마운지고...

 

이 책은 취향도 없고 구조도 없고 시작과 끝이 어설프기만 한 해삼 같은 문장어서... 라고 작가는 상편의 자서에서 말한다. 고양이가 살아 있는 동안 붓을 잡을 것이라고...

고양이의 죽음과 함께 이야기는 끝이난다.

 

상편은 작가의 말처럼 어떤 구조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글인 듯 하다. 그렇지만 중편, 하편으로 갈수록 작가는 고양이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고 은유와 풍자가 곁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글을 읽는 내내 사람들을 한 수 위에서 바라보고 있는 이 고양이의 영악함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

풍자와 해학 그리고 현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연민과 비애를 담고 있는 이 책은 100여년이라는 시대적인 공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인간 본연의 본성은 크게 다르지 않기에 지금도 많은 공감을 느끼며 읽게 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글을 썼던  일본의 시대적인 배경과 그 시대에 국민들이 느끼고 있을 감정들..

그리고 작가의 셩향등을 고려하면서 읽는다면 더욱 고양이의 이야기가 귀에 쏙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책을 읽는 내내 번역서에서 가끔 느끼는 어색함을 느낄 수가 없었다.

일본 원서를 볼 수 없기에 번역에 의존해야하는 독자로서 외국어로 쓰여진 책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만큼 매끄러운 글이어서 읽기가 편하고 수월하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필요 없는 문장은 단 하나도 없다." 그의 문장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우리의 말로 표현해 준 송태욱님의 번역도 이 책의 장점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앞으로 읽게 될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들이 더더욱 기대되는 첫 책읽기였다..

 

 

 

 

 

 나쓰메 소세끼 (夏目淑石 : 1867 ~ 1916 )

나쓰메 소세끼는 도쿄제국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00년 일본 문부성 제1회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되어 2년 동안 영국에서 유학을 했다. 그 영향때문인지 서구의 것에 대한 문화적인 동경과 열등감 비판의식이 그의 작품속에서 보여지게 된다. 일본 근대문학에 큰 영향을 키쳤던 그는 1984년 부터 2004년까지 1천엔권 지폐에 그의 초상이 사용될만큼 많은 사랑을 많는 작가였다.

38의 늦은 나이로 작가의 길을 들어선 그는 10여 년의 짧은 창작기간 동한 소설, 수필, 하이쿠, 한시등의 많은 작품을 남기고 근현대 일본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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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평점9점 | e*******e | 2013.11.04 리뷰제목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반려동물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도 아닌데 책임감을가지고 대해야 하는 것들은 모두 불편하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은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가끔은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하거니와 다른 반려동물들과는 달리 고양이의 눈을 보면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런 생각
리뷰제목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반려동물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도 아닌데 책임감을가지고 대해야 하는 것들은 모두 불편하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은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가끔은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하거니와 다른 반려동물들과는 달리 고양이의 눈을 보면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런 생각을 조금 순화시켜 준 것이 원태연의 고양이와 선인장의 고양이와 귀를 기울이면의 혼자 지하철 타던 고양이 정도랄까? 그런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이 녀석은 너무 시크하다. 아니 뭐 이런 멋지구리한 녀석이 다 있나~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P16

책의 시작은 이렇다. 그 주인도 참 무던하다고 해야 할지… 2년이 넘게 생활하면서도 고양이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다. 보통은 이름부터 지어주지 않나? 하긴 자신의 가족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 인물인데 자기의 시선에 한낱 미물에 불과한 고양이 이름을 지어줄 생각을 한다는 게 무리이지 싶기도 하다. 이유야 어쨌든 바라보는 사람에게 이름조차도 부여 받지 못하는 존재가 아프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녀석, 달리 방법이 없어서 주인 이외의 가족들에게 푸대접을 받더라도 자기를 받아준 주인 곁에 머물러 있으려고 애쓴다.

이름은 아직도 지어주지 않았지만 욕심을 부리자면 한이 없는 일이니, 그런대로 만족하면서 평생 이 선생 집에서 이름 없는 고양이로 살아갈 생각이다’ P36

 

이 녀석은 가끔 발칙하다. 얹혀 사는 주제에 쥐도 잡지 않고, 뭐든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생전처음 떡을 덥썩 물었다가 곤혹을 치르면서도 철학을 한다. 그리고 이 철학은 마지막 순간에도 빛을 발해서 당황스러운 순간에도 자신의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한다. 그래서 읽는 독자로 하여금 마지막까지 난감하게 만든다.

게다가 이 녀석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그냥 생겼다면서 주인을 관찰하고, 사람들의 머리카락을 관찰하고, 해수욕의 좋은 점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늘어 놓고, 운동도 열심히 한다. 그동안 내가 보았던 고양이들로 미루어 짐작해봤을 때 그것이 과연 운동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들도 사실은 고양이의 운동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지붕으로 뛰어오르기, 지붕 꼭대기에 있는 기와 위에 네 발로 서 있기. 빨래 장대 타기, 책 표지를 발톱으로 긁어대기. 사마귀 사냥, 매미 잡기, 소나무 미끄럼 같은 것들 말이다.

이 녀석 어찌나 객관적인 통찰력이 깊은지 책을 읽으면서 정말 고양이의 시선으로 사람을 보게 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이 녀석은 고양이도 사회적 동물이라며 사람과 함께 맞춰가며 살아가야 함을 이르기도 하고, 게으른 주인의 늦은 기상으로 인해 배가 고픈 상황에서, 처음엔 고양이 주제에 먼저 식사할 수 없음으로 체면을 챙기다가도 결국에는 그 체면을 내팽개치고 야옹야옹, 냐옹냐용, 니야옹니야옹 하고 3단으로 울음 소리를 변신시키며 하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기도 한다.

 

이 책에는 시대적 상황이 사람들을 어떤 삶을 살도록 했는지 등장인물들을 통해 그대로 그리고 있다. 곰보이고 앞뒤가 꽉 막힌 주인이나, 말이 많고 궤변만 늘어 놓는 메이테이 선생이나, 천재이나 그저 연구 이외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어 보이는 간게쓰군. 그들은 잉여지식인들로 현실에는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한 채 그 안에서 자신들의 시답잖은 얘기들로 서로 거울을 들여다보듯 그렇게 주절거린다. 지식은 있으나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인간이 되어가는 인간들. 시간을 좀 먹어가며 그렇게 궤변을 늘어 놓으며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지식을 늘어 놓고, 동조와 우러름을 받으며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한다. 세태와 풍속을 한껏 조롱하는 그들이지만 결국은 자신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성공한 사업가인 가네다는 물질주의가 만연한 시대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은 없어 보인다.

 

오프모임에 책을 완독하지 못한 채로 간 까닭에 먼저 읽은 이들이 결말을 말하지 못하도록 막았었다. 그랬기에 페이지가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아직 이야기의 끝이 보이지 않아 긴장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고양이와 선인장을 읽을 때처럼 혹시나 갑자기 울음이 터지지는 않을는지 눈에 힘을 가득 주고 책을 읽어 나가야만 했다. 하지만 작가가 깊이 생각하지 말라는 자신의 말을 글 속에서도 펼친 듯 문장들이 너무나도 의연하게 마지막을 향해 갔다. 그래서 울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지막 페이지가 가슴에 파문을 만든 것 같다. 어쩌면 그런 연유로 이 책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페이지를 여기에 옮기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의 온전한 몫으로 남겨야겠다.

 

인간을 정의하는 데 다른 것은 필요 없다. 그저 쓸데없는 일을 만들어내 스스로 괴로워하는 존재라고 하면 충분하다. P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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