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라이프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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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의 문학과 예술

리뷰 총점 10.0 (1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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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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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당신의 중년은 어떠십니까? 평점10점 | y*****2 | 2023.09.22 리뷰제목
청미출판사의 서평단 청미友에 선정되어 읽게 된 책입니다. 사실은 중년 무렵부터 우아하게 늙어가기를 화두로 삼았기에 읽고 싶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다만 제가 중년에 해당되는지 살짝 걱정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서평단을 공모하면서 중년은 ‘약 35세부터 노년 전의 연령대를 의미한다’고 해서 저도 여전히 중년이라 생각하기로 하였습니다.   흔히 ‘중년의 위기’
리뷰제목

 

 

청미출판사의 서평단 청미에 선정되어 읽게 된 책입니다. 사실은 중년 무렵부터 우아하게 늙어가기를 화두로 삼았기에 읽고 싶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다만 제가 중년에 해당되는지 살짝 걱정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서평단을 공모하면서 중년은 35세부터 노년 전의 연령대를 의미한다고 해서 저도 여전히 중년이라 생각하기로 하였습니다.

 

흔히 중년의 위기를 이야기합니다만, 돌이켜 보면 소년시절부터 위기가 거듭되었던 것 같고, 중년에서 겪었던 위기라고 해서 딱히 별달랐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를 특정해서 구분한다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인생을 유년기, 중년기, 노년기의 3단계로 단순하게 분류했던 것을 기대여명이 늘어나고, 사회가 발전하여 복잡해지면서 보다 세분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의 사회학자 윌리엄 새들러는 인생주기를 크게 4개의 단계로 구분하였습니다. 태어나서 청년기까지의 첫 번째 연령기, 직장을 잡고 가정을 이루는 20~30대를 두 번째 연령기, 마흔부터 30년 정도를 중년기, 그리고 이후에 삶을 마무리하는 노년기가 이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어찌되었거나 영국 켄트대학에서 유럽문학을 가르치는 벤 허친슨교수는 미드라이프 마인드에서 우리의 삶에서 중년의 의미를 이해하고 바람직하게 노년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였습니다. 특히 저자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에서 희곡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은 우리 인간이 중년을 통과하면서 어떻게 해야 창의적 인생을 살 수 있을지 끊임없이 성찰해왔음에 착안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단테와 몽테뉴, 괴테, 보부아르 그리고 베케트 등의 삶과 작품을 살펴 중년의 의미를 찾아내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중년의 위기를 논하기 시작한 것은 캐나다의 정신분석학자 엘리엇 자크가 죽음과 중년의 위기라는 수필에서 개념을 내놓으면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보다 이전에 활동했던 작가의 삶이나 작품에서 중년의 의미를 찾는 것이 옳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특히 슬픔: 중년의 다섯 단계라는 모형이 스위스 정신과 전문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죽음과 죽어감에서 제안한 바 있는 부정, 분노, 협상, 우울, 수용 등의 단계를 중년의 슬픔에 적용한 것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대상으로 한 것은 암 등 불치의 병을 통보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죽음을 수용하는 과정을 살펴보았던 것인데 과연 중년에 대한 슬픔과 비교할 수 있겠나 싶습니다.

 

작가는 젊었을 적에 인도양의 마다가스카르와 모리셔스 사이에 있는 레위니옹 섬에서 지낸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때 단테의 신곡,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프랑스 서정시 선집, 그리고 T. S. 엘리엇의 시 모음집을 읽었다고 합니다. 섬에서 돌아와서는 괴테의 파우스트, 몽테뉴의 에세,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셰익스피어의 희곡 선집,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등을 읽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지적인 성숙함에 이르는 경로를 찾아냈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이들 책을 모두 읽었는데, 늦은 중년에 이르러서 읽은 것이 작가와 다른 점입니다. 중년에 이르기 전에 지적 성숙함에 이르는 경로를 찾기보다는 비판적 책읽기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청년기가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암중모색을 하는 것처럼 시작은 다소 모호한 느낌이었습니다만, 책읽기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중년의 위기라기 보다는 중년의 성숙함으로 논지가 중심을 잡아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내가 생각하는 나의 이미지에서 덜어낼 것은 덜어내고 채울 것은 채우는 재조정이야말로 중년의 본질이다(280)”라는 핵심을 정리해냈습니다. 후반에 들어서는 여성의 삶에서 중년의 의미까지 두루 살펴보고 있어서 남성은 물론 여성 독자들에게도 묵직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보통사람들의 삶은 다른 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합니다. 문학작품들은 읽는 이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문학작품 속에서 보통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추론해내는 작업이 적절할까 하는 의문이 남는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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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드라이프 마인드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1 | 2023.09.22 리뷰제목
나이에 대한 주제는 높낮이가 있기는 하지만 늘 관심사이다.처음 뱃살이 나오는 것을 느꼈을 때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엄청난 몸매 변화와 약간의 건강 위험 신호라 느끼며 설레발을 쳤다. 허나 시간이 지나 뱃살이 제자리인양 자리를 잡았을 때는 도리어 처음만큼 요란스럽지 않았다. 마음에는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도리어 안정을 가지게 했다.   중년의 나이도
리뷰제목

 

나이에 대한 주제는 높낮이가 있기는 하지만 늘 관심사이다.처음 뱃살이 나오는 것을 느꼈을 때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엄청난 몸매 변화와 약간의 건강 위험 신호라 느끼며 설레발을 쳤다. 허나 시간이 지나 뱃살이 제자리인양 자리를 잡았을 때는 도리어 처음만큼 요란스럽지 않았다. 마음에는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도리어 안정을 가지게 했다.

 

중년의 나이도 뱃살을 인정하는 것과 같은 단계를 거치는 것 같다.39세 때와 49세 때 마음과 영혼에 시베리아보다 더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나이가 너무 들었다는 생각에 어떤 일도 잘 할 수 없었을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물론 나이든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개인마다, 문화에 따라,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안다. 특히 개인도 자라난 환경과 타고난 기질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질 것이다. 단지, 지금 중년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말할 뿐이다.

 

<미드라이프 마인드>에서는 우리 인생 항로와 문학을 함께 묶어, 앞서 중년을 살아낸 작가들의 깨달음을 통해 현재 우리의 중년을 반추해 보게 한다.

 

"문학은 우리가 성숙함을 이루도록 도와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무엇보다도 성숙함이 대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요컨대, 예술과 나이 먹음은 같은 깨달음에 이르는 서로 다른 경로일 따름이다.그 깨달음은 이것이다. "지혜는 누구도 독점할 수 없다," /p 404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작가들의 중년을 살펴보면서 그들이 중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작품으로 승화시켜 왔는지 살펴보는 시간은 품위와 고상함을 더한 재미를 준다.

 

이 책에서는 다양하게 중년을 말하고 있다.분명한 출발점도 명확한 끝도 없는 중년의 시기를 정의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정답이 있는 시험 문제가 아니기에 여러 사람들의 경험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책에서 언급하는 많은 작가들 중에서 사뮈엘 베케트, 몽테뉴, 시몬 드 보부아르의 중년을 살펴보려 한다.

 

먼저, 사뮈엘 베케트가 생각한 중년을 알아보자.

 

 

베케트는 중년을 생물학의 문제뿐만 아니라 인식론의 문제로 이해했다.그는 인생의 중반에 이르렀을 때는 일을 벌이기보다 마음을 비워내는 자세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한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미니멀리즘이 중년 위기를 줄여줄 수 있다고 하니 공감이 된다.젊었을 때는 물질적인 것에 욕심을 내어 이것저것 사들이는 것을 좋아했다.하지만 중년이 되니 복잡한 것보다 단순하고 심플한 여백의 미가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을 느낀다. 베케트처럼 덜어내는 삶이 중년의 위기를 줄여 준다니 문제의 정답 하나를 맞힌 기분이다.

 

두 번째는 몽테뉴가 생각한 중년이다.

 

 

몽테뉴는 자신의 늙어감을 받아들이며, 세속적 출세를 포기한다. 겸손이 운명에 맞설 최선의 방어책이며, 중년의 겸손은 실패를 받아들이는 자세라 한다. 그에 따르는 전제 조건은 고독이며 고독은 자아를 포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했다. 이를 위해 가게 뒤의 골방을 마련해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게 뒤에 붙은 방', 곧 번잡한 거래가 이뤄지느라 바삐 돌아가는 장터의 가게에서 슬쩍 빠져나가 뒤에 붙은 방에 가서 홀로 머리를 식히며 고독한 시간을 가진다면, 우리는 무엇이 진정 잘 사는 인생인지 하는 물음에 집중할 수 있다." / p 138

 

나이들 수록 겸손이 미덕이라고 한 몽테뉴의 말과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에 자신을 살피고 아껴주라는 말로 이해되어 좋았다. 또, 그는 중년에 이르는 동안 우리는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을 위해 살았고,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이제 '인생의 끝부분'은 우리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눈물이 날 뻔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나'라는 존재가 있기는 했나 싶다. 육아와 시댁일, 직장에 밀려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삶이었다. 그런데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말해주니 살아온 삶을 인정받는 것 같고 비빌 언덕을 만난 것 같이 든든하다. 이렇게 진정한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은 중년의 큰 혜택 중에 하나라 여겨진다.

 

세 번째는 시몬 드 보부아르이다.

 

 

여태 중년이라 하면 갱년기가 생각나서 여자의 중년만 생각하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중년의 삶을 탐구한 작가와 사상가 대다수가 남성이다. 이제 여성, 보부아르가 바라보는 중년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들어보자.

 

세계대전을 치른 뒤 중년은 '위기'라는 개념 규정과 함께, 여성은 오로지 남성의 시선을 통해서만 자신을 규정하는 존재가 된다. "중년 여성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라는 보부아르의 유명한 문장은 남성의 인식에 의한 것임을 설명해 준다. 특히 보부아르는 갱년기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갱년기 여성은 남성도 아니며, 더는 여성도 아니라 한다.

 

그랬다. 갱년기가 되었을 때 더 이상 여자가 아닌 듯한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갑자기 폭삭 늙은 것 같은 느낌에 자신감도 바닥이었다. 어쩌면,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에 더 슬프게 느꼈던 것이리라. 그 당시에는 다르게 생각할 줄을 몰랐다. 지금 돌아보니 당당하게 나의 중년을 더 성숙해지는 시간으로 받아들였다면 좋았겠다는 후회가 남는다. 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중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중년은 주변 사람들이 '미리 꾸며준' 이미지를 그녀 자신이 '재구성'한 이미지로 이뤄진다고 보부아르는 말한다. 스스로 정한 방식대로 중년을 살고자 한다면 여성은 사회라는 거울에서 등을 돌리라고 한다.

 


                  '거울에 비친 늙은 여인' : 시몬 드 보부아르, 1965

 

성숙한 중년의 자세는 안주해서 정체된 생활을 피하고 인생에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자세를 지니는 것이리라. 사회적 심판에 꿋꿋하게 고개를 쳐들고 나의 향과 빛깔을 내 보이는 것은 어떠랴. 비록 주름이 생기고 뱃살이 늘어날지라도.결국 중년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우리 자신에게 달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년은 위기가 아니고 정체의 시기라 할 수 있고 중년도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만들어 가고 다듬어 갈 수 있는 시기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자세와 풍부한 경험과 자신감으로 당당하고 성숙한 중년을 맞이해야겠다. <미드라이프 마인드>에서 보여주는 여러 거장들의 다양한 중년의 의미를 바탕으로 부정적인 선입견을 넘어 자신만의 성숙한 중년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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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중년의 미학 평점10점 | s********8 | 2023.10.26 리뷰제목
?? "어찌 감히 머뭇거릴까. 나는 이미 나이를 상당히 먹었으며 혹시라도 운명이 인생의 한복판에서 나를 무너뜨린다면, 바벨탑은 불완전한 그루터기로만 남으리라.그렇다 하더라도 적어도 과감한 시도였다는 말은 들어야만 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780.?? "회피가 아니라 온몸으로 살아낼 때 우리는 해방의 자유를 누린다."- 체사레 파베세, 1945.?? 홀은 이 위기를 진정한 성숙의
리뷰제목
?? "어찌 감히 머뭇거릴까. 나는 이미 나이를 상당히 먹었으며 혹시라도 운명이 인생의 한복판에서 나를 무너뜨린다면, 바벨탑은 불완전한 그루터기로만 남으리라.
그렇다 하더라도 적어도 과감한 시도였다는 말은 들어야만 한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780.

?? "회피가 아니라 온몸으로 살아낼 때 우리는 해방의 자유를 누린다."
- 체사레 파베세, 1945.

?? 홀은 이 위기를 진정한 성숙의 시작이라고 본다.
'현대인은 40 이전에 자신의 최고 작품을 빛어벌 수 없다.' 그리고 홀은 니체의 분위기가 깊게 묻어나는 투로 이렇게 덧붙인다. '머지않아 출현할 초인은 40대를 맞아 그의 실제 활동을 끝내는 게 아니라 시작하려는 의지를 보이리라.' 홀이 이처럼 중년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은 중년이야말로, 그 책 첫 장 제목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노년의 젊음이기 때문이다.

?? 우리는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법을 배운다.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흔들리는 사람은 병에 걸린다. 병이란 중년 위기를 겪는다는 뜻이다. 융의 육성을 들어보자. "우리는 인생 아침의 프로그램대로
인생 오후를 살 수 없다."

?? 우리 인생의 한복판에 우두커니 선 채
나는 그늘진 어두운 숲에서 넋을 잃었네.
벗어나는 일이 없을 것 같았던 길을 잃었네.

아, 이게 무엇인지 말하기 어렵구나,
거칠고 어두운 숲이여,
뒤돌아보기만 해도 내 두려움이 새삼스럽구나.

쓰라리구나, 죽음인들 이보다 더 어려울까!
하지만 이 숲에서 발견한 좋음을 새삼 말하려면
이곳에서 본 다른 것도 이야기해야겠지.

?? 중간을 통과하는 길은 똑바로 난 탄탄대로가 결코 아니다. 정점에 오르는 승리는 위기를 겪으며 혼란을 이겨낼 것을 요구한다. 길은 양갈래로 갈라진다. 성숙함은 아마도 고결한 인품의 가장 완벽한 상태이리라. 그러나 이 경지에 오르는 길은 더없이 잔혹하며, 또한 가슴이 깨어질 정도로 아프고 덧없이 지나간다.

?? 나는 섬세하며 유능하고 깊은 교양을 갖춘 어른이 되고 싶었으며, 그런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 물론 나는 이런 이상에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품었던 이상에 미치지 못하게 마련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우리가 꿈꿨던 정확히 그 이상에 이르지 못 하는 불가피한 부족함이 바로 성숙함을 만드는 바탕이다. 또는 아마도 우리가 충분히 정확하게 이상을 설정하지 못한 것이 부족함의 원인일 수 있다. 중년은 청년 시절의 꿈이 부족했는지 넘쳤는지 가려보며 부끄러워하지만, 이처럼 수정을 해가는 자세로 꿈을 실현 가능하게 만든다.

?? [그렇다면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은 여행자의 상황을 상정해보겠다. 어떤 경우에도 나는 되돌아간다거나 같은 장소에 머무르는 실수를 범하지 말고, 되도록 직선으로 한 방향으로만 걸으며, 사소한 이유로 방향을 바꾸지 말아야 한다. 처음에 우연하게 그 방향을 골랐다고 할지라도 고른 방향으로만 계속 걷자. 이렇게 해야만, 길 잃은 여행자는 정확히 원한 곳에 이르지는 못할지라도 언젠가 어디든 도착할 수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아마도 숲 한복판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것보다 더 낫다. - 데카르트

?? 시간은 질병이다. 문학은, 비록 돈키호테처럼 좌충우돌할지라도, 이 병을 치유해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런 희망은, 우리가 곧 보게 될 것이듯, 도박, 곧 시간이라는 판돈을 걸고 벌여야 하는 내기이다.

?? 나이를 먹으면 반드시 더 현명해지리리는 생각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지그재그로 늙어가지, 직선으로 늙는 게 아니다.

?? 중년에 자신이 이룩한 성취를 평가하겠다는 생각 자체에 숨은 위험은 만만치 않다. 평가가 너무 가혹한지, 아니면 지나치게 관대한지 우리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인생에 충분한 거리를 두고 공정한 평가를 내릴 초월적 관점이 가능하기는 할까? 중년 위기라는 것은 오히려 이런 평가를 해야만 하겠다는 강박 관념에서 빚어지는 게 아니던가. 그러나 진짜 문제는 자아의 가치를 높이거나 떨어뜨리는 조건 역시 우리와 함께 늙어간다는 점이다.
성공은 당연히 이룩했어야 하는 것인 반면, 실패는 늘 계속해서 마음을 후벼 판다. 니체가 말했듯, 우리는 아픈 것만 기억한다.

?? 중년에는 두 가지 종류의 비극이 있다는 오스카 와일드 의 말은 솔깃하게만 들린다. 하나는 원한 것울 얻지 못한 비극이며, 다른 하나는 원한 것을 이미 얻은 탓에 생기는 비극이다.

?? 쿨(cool)함이라는 젊음의 중요한 통화는 시간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겪을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나이를 먹을수록 쿨함의 가치는 떨어진다. 쿨함을 뒷받침하는 자아도취는 나이를 먹어 성숙한 어른이 되기까지 지속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 성숙함은 규율과 집중력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른으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 규율과 집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련 규율과 집중력은 젊은 시절에는 그냥 단순히 없는 것이다. 아마도 젊음은 규율과 집중력이 없어야 젊음답지 않을까. 자기 절제라는 규율과 오롯이 집중하는 능력이라는 두
가지 특징은 '작가를 찾는 두 명의 등장인물'처럼 인생 스토리를 써줄 작가를 찾는다. 성숙함으로의 탈바꿈은 도덕을 다져가는 과정이다.

?? 지옥의 진창에서 발버둥 치면서 베케트의 화자는 영원한 정체라는 저주를 받은 것처럼 보인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잔혹한 힘에 취돌리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정체된 것으로 보는 중년은 냉혹하다. 그러나 이 중년은 또한 성찰을 하게 만든다. 냉혹한 중년에 맞서 계속 길을 추구할 용기를 가질 때만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을 수 있다.


?? 단테, 몽테뉴, 카뮈, 셰익스피어, 괴테, 엘리엇, 사무엘 베케트, 보부아르 등등.. 우리가 아는 그 많은 문학가, 비평가, 예술가, 철학자들이 바라본 중년의 의미와 가치, 중년이 지닌 상징과 함의를 풀어간 이야기

??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마냥 싫지는 않다. 나이를 먹었기에 갖게 된 여유와 유연함, 신중함과 차분함이 나는 참 좋다. 그래서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고 어떤 것이든 가능하지만 끊임없이 흔들리고 불안했던 때가 20대이기에 이때로 돌아갈 것이냐고 묻는다면 단호하게 '아니다'이다. 또한 어쩌면 그것이 내가 그래도 잘 나이먹어가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헉'한 순간이 꽤나 많았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 내가 힘겨워하는 것들, 내가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방황하는 것들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나와 같은 범인만이 아닌 대문호에게도, 위대한 철학가, 예술가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이것이 그들을 비롯한 우리 모두를 끊임없이 성찰하게 만든다는 것이 어쩌면 인생이란 시간이 주는 문제와 같다고 느껴졌다.
물론 이 문제에는 답이 없다. 인생에 어찌 답이 있겠는가. 다만 선택의 연속인 인생에,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한 인생에, 그래도 어느 한 곳을 향하여 꾸준히 나아갈 수 있길, 내가 간 길에 스스로 책임질 수 있길, 적어도 나 스스로는 만족스러운 삶이라 생각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에 새기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았다. 이는 나 역시 나이가 들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만 인간이 무엇으로 이 버거운 삶을 살아 내는 것인지, 그 모든 슬픔을 직시하고, 스스로를 놓아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서 내 삶과 같이 품고 쥐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 시간이었다. 늘 다니던 길로만 가려고 해도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이 쉽게 넘어가지 않은 이유는 한 장 한 장 그런 인생을 어떤 마인드로 어떻게 수용하며 다음 발걸음을 옮길지 고민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또다른 출발선에 서 있는 시간. 그 출발이 예전보다는 현명하길 바라며 오늘도 여전히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 이 리뷰는 도서협찬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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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드라이프 마인드 _ 벤 허친슨 평점10점 | k**********2 | 2023.10.08 리뷰제목
은아야, 은재야.중년에 대한 책이야. 벤 허친슨 교수님의 미드라이프 마인드, 부제는 나이 듦의 문학과 예술이야.아빠가 딱 중년의 시작이야. 41세(윤 나이).이 책을 읽으면서 재밌거나 신나지 않았어. 조금 차분하고 무거웠어. 내가 중년이라니. 대학에 입학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야. 요즘은 시간이 빠르게 간다거나 계절의 변화가 잘 느껴진다거나 전보다 감성적인 마음이 들 때면
리뷰제목
은아야, 은재야.
중년에 대한 책이야. 벤 허친슨 교수님의 미드라이프 마인드, 부제는 나이 듦의 문학과 예술이야.
아빠가 딱 중년의 시작이야. 41세(윤 나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재밌거나 신나지 않았어. 조금 차분하고 무거웠어. 내가 중년이라니. 대학에 입학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야. 요즘은 시간이 빠르게 간다거나 계절의 변화가 잘 느껴진다거나 전보다 감성적인 마음이 들 때면 나이가 들었구나. 중년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통해서 현명하고 조금 괜찮은 중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책 속에서 만나는 멋있는 중년의 사람들과 중년을 잘 준비하고 보낸 위인 같은 사람들을 보면서 공감보다는 그 의미가 확실하게 잡히지 않는다고 느꼈어. 단테, 몽테뉴, 괴테, 보부아르 등의 면면을 보면서 이 책은 중년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어. 늙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중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이야.
중년은 지적인 역량과 경험적 역량의 조화가 가장 극대화되는 시기인 것 같아. 육체적으로 노화가 가속화되고 체력도 떨어지는 시기이지만 세상을 바라보고 다각도로 이해하는 것은 가장 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 책에서도 기대 수명에 따라 중년의 기준의 변동이 있으며, 어쩌면 100세를 살 것으로 예상되는 아빠의 중년은 아직 일 수도 있겠다는 작은 바람도 있어. 아빠가 생각하는 중년은 아직도 너무 이질적이고 와닿는 시기는 아니야. 아빠는 그냥 청년이라는 느낌과 생각으로 살고 있어. 중년 남자의 굳세고 묵직하고 강한 느낌보다는 가볍고, 밝고, 편안한 느낌으로 살고 있어.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나은 중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적어도 중년이라는 시기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지나와서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야 할 곳을 바라보며 그려보고 방향을 정해서 걸어간달까.
아빠가 바라는 중년은 아빠가 하고 싶은 것을 아빠 스스로 알아가고, 그것 자체에서 행복감을 느끼며 살 수 있으면 좋겠어.
너희들이 어른이 돼서 읽으면 좋겠어.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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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드라이프마인드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i******z | 2023.09.26 리뷰제목
#미드라이프마인드 #벤허친슨 #김희상_옮김 #청미출판사 #청미우1기#도서제공.중년의 의미와 그 시작 그리고 중년으로 살아남기까지 여정이다. 문학작품과 거장들의 삶을 살펴보면서 중년 안내서를 제공하는 책이다. 16세기의 몽테뉴의 <에세>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중년의 양면성은 인생의 한 복판에 서서 삶의 희극과 죽음을 처음으로 완전히 조우하게 한다.시간의 다스림과 자아의 다
리뷰제목
#미드라이프마인드 #벤허친슨 #김희상_옮김 #청미출판사 #청미우1기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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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의미와 그 시작 그리고 중년으로 살아남기까지 여정이다. 문학작품과 거장들의 삶을 살펴보면서 중년 안내서를 제공하는 책이다.

16세기의 몽테뉴의 <에세>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중년의 양면성은 인생의 한 복판에 서서 삶의 희극과 죽음을 처음으로 완전히 조우하게 한다.
시간의 다스림과 자아의 다스림,겸손함을 키우는 것이 성숙함의 본질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다.

17세기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중년을 무대 중심으로 가져다 놓는다.
"그저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을 멈추고, 거울을 보듯 내가 왜 달리는지 곱씹어보는 자세를 셰익스피어는 정말이지 탁월하게 묘사한다"
결국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도덕이다.
'더 나은' 더욱 원숙한 인격체로 성장했는지 물어봐야 하는 나이가 중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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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괴테에서는 그가 이탈리아로 향했던 이유와 중년이 되어서도 잃지 않으려했던 생동감.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된 <파우스트>에 이르는 인생의 모범생다운 모습을 소개한다.
우리 자신이 완성해야 하는 아름다운 인생의 본질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는 아직 답을 쓸 수가 없었다.
그냥 평범한 내가 괴테처럼 끊임없이 진화하는 것이 가능할까?
호기심과 자신의 선입견을 눈치채는 것이 중년이 잃지 말아야 할 과업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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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리얼리즘과 중년의 세월을 비교하며 중년에는 우리의 자아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 자아로 성숙해져야 한다고 말하고

20세기의 엘리엇과 베케트로 정직함과 다시 시작, 다시 실패를 지나
21세기 보부아르에 이르러 변화와 정체성은 대립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고 실존주의의 살아남음을 중년에 비춰준다.

처음엔 중년에 관해 유명한 문학작품을 끌어와 풀어낸 책인가보다 하고 시작했다가 '중년의 무지'의 깨달음을 얻었다.
아주 천천히 밑줄 그어가며 연필로 노트에 정리해 가면서 모범생같은 모습으로 책과 마주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셰익스피어부터는 속도가 붙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읽는 동안 '중년'의 인식, 삶의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중년이라는 것을 부정하고 싶고, 흰 머리를 감추듯 숨기고 싶은 변화라고,노년으로 가는 길목, 노화가 느껴져 불편해지는 시기로만 여겼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드.
삶을 유지할 것인가 바꿀 것인가 하는 고민과 성찰은 커녕 주어진 하루하루를 살아내기에만 급급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이제 성숙한 어른으로 살아가는 한 발짝을 뗀 기분과 성취감이 들었다. 이 책은 적어도 내가 읽은 나이듦에 대한 책 중에 가장 우아한 벽돌책이다. 두께에 주저말고, 저자의 해박함에 주눅들지 말고 중년이라면, 되는 중이라면 읽어야 한다.

나라에서 나이기준을 바꾸는 바람에 다시 시작하게 된 마흔.
"40대는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떤 일에는 쓰고 어떤 일에는 쓰지 말아야 하는지 가려보는 명확한 관점을 얻을 수 있는 시기" 임을 꼭 기억하고 그 관점을 연마하는 시간으로 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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