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망자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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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망자의 고백

리뷰 총점 9.6 (21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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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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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자신을 속이면 괴롭지 평점8점 | 이달의 사락 n***8 | 2024.02.25 리뷰제목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면 언제나 용서 받을까. 어떤 잘못이냐에 따라 다르겠지. 자기 마음이 평화로우려면 용서해야 한다지만 그게 마음대로 될까. 용서하지 않고 복수하려고 하는 것도 쉽지 않겠다. 그저 안 보고 사는 것밖에는 생각나지 않는다. 남이면 그게 어렵지 않을 텐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다 남 아닌가. 난 식구라 해도 남이다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쓸쓸한 건가. 이런 말
리뷰제목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면 언제나 용서 받을까. 어떤 잘못이냐에 따라 다르겠지. 자기 마음이 평화로우려면 용서해야 한다지만 그게 마음대로 될까. 용서하지 않고 복수하려고 하는 것도 쉽지 않겠다. 그저 안 보고 사는 것밖에는 생각나지 않는다. 남이면 그게 어렵지 않을 텐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다 남 아닌가. 난 식구라 해도 남이다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쓸쓸한 건가. 이런 말 하려는 게 아닌데. 부모 자식인데 어떡하느냐고 하는 말 싫다. 부모 자식이어도 남처럼 안 보고 살 수 있는 거 아닌가. 쓰다 보니 이 책하고 상관없는 말을 했다.

 

 야쿠마루 가쿠 소설은 여러 권 만났다. 가끔 다른 느낌의 이야기를 쓰기도 했는데, 야쿠마루 가쿠가 여러 번 쓴 건 가해자 이야기다. 《천사의 나이프》를 본 지 오래됐는데, 거기에서는 어릴 때 가해자였던 사람이 자기 죄를 생각하고 죄를 갚고 살려는 사람이 피해자가 된다. 그뿐 아니라 소년법을 생각하게도 했다. 그러고 보니 소년법 이야기도 했구나. 어릴 때 죄를 짓고 이름을 바꾸고 자라서는 검사인가 변호사인가가 된 사람 이야기도 있었다. 그건 잘 생각나지 않는데. 이 책 《어느 도망자의 고백》 날개에 쓰인 야쿠마루 소설 제목을 보니 두권 빼고 다 본 것 같다. 여기에 쓰이지 않은 것도 있는 것 같다. 어쩌다 보니 야쿠마루 가쿠 소설 많이 봤구나(새로 나온 다른 소설은 못 봤다).

 

 이번에 만난 《어느 도망자의 고백》에서 명문대에 다니는 스무살 마가키 쇼타는 여자친구가 자기를 만나러 오지 않으면 헤어지겠다는 문자를 보내서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다가 차 사고를 낸다. 마가키 쇼타는 함께 아르바이트 하던 사람과 술을 마셨는데 차를 운전했다. 비도 많이 오는 늦은 밤에 말이다. 비가 오면 운전하기 어려울 텐데, 술까지 마시고 운전하다니. 마가키는 속도까지 냈다. 사람이 차에 치인 걸 알았는데도 차를 세우지 않았다. 마가키가 운전하던 차에 치인 사람은 200미터나 차에 끌려가고 죽었다. 마가키는 재판에서도 거짓말을 했다.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려고 했다는 말은 뺐지만. 사람을 죽였는데, 마가키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마가키는 형을 다 마쳤을 때는 자기 죄를 다 갚았다 여긴 것 같다. 잠시 쉬운 길을 가려고도 했다.

 

 죄를 지은 사람이 자기 죄를 뉘우쳤다 해도 그런 사람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런 점은 안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피해를 입은 사람이나 피해자 식구는 생각도 안 하다니. 마가키 차에 치여 죽은 사람은 여든한살인 노리와 기미코였다. 노리와 기미코 남편인 노리와 후미히사는 마가키가 형을 마치면 할 일이 있다고 했다. 그때 난 복수하려는 건가 했다. 노리와가 녹슨 칼을 가지고 있을 때도 그렇게 여겼는데. 노리와 후미히사가 하려는 건 그런 게 아니었다. 뻔한 걸 생각하다니. 그게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사람은 자기 죄에서 눈을 돌리면 안 된다. 이런 말 힘들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죄를 지으려 하지 않겠지.

 

 마가키가 교도소를 나오면 할 일이 있다고 한 노리와 후미히사가 치매로 기억을 잊는 모습을 보니, 내가 그렇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이를 먹으면 피할 수 없는 일일까. 몸이 마음대로 안 되는 건 그렇다쳐도 기억까지 희미해지면 안 될 텐데.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여러 가지 정리해야 할 텐데 했다. 아직 시간 많아 생각해도 그 시간은 빨리 가 버리겠지. 죄를 짓고 감옥에 갔다 온다고 해서 죄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건 평생 자신을 따라다니는 거다. 죄 안 짓고 사는 게 가장 좋겠다.



희선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8
종이책 어느 도망자의 고백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l*****6 | 2022.10.01 리뷰제목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의 저자 야쿠마루 가쿠의 신작 『어느 도망자의 고백』의 신작을 읽어 보았다. 타인의 생명을 빼앗은 후 가해자가 되고 그 후 그 가해자가 겪거나 견뎌내야 할 여러 가지 경우의 수 중 하나인 이야기였다.   마가키 쇼타는 비오는 날 깊은 밤 여자친구 나나가 만나자는 메시지를 받고 음주운전을 하던 중 사람을 친 것 같았지만 차를 멈추지 않고 그냥 그 자
리뷰제목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의 저자 야쿠마루 가쿠의 신작 어느 도망자의 고백의 신작을 읽어 보았다. 타인의 생명을 빼앗은 후 가해자가 되고 그 후 그 가해자가 겪거나 견뎌내야 할 여러 가지 경우의 수 중 하나인 이야기였다.

 

마가키 쇼타는 비오는 날 깊은 밤 여자친구 나나가 만나자는 메시지를 받고 음주운전을 하던 중 사람을 친 것 같았지만 차를 멈추지 않고 그냥 그 자리를 떠난다. 아픈 남편의 약을 사러 나갔던 노부인 이 사고로 사망하고 뺑소니범으로 잡히고 재판에서도 끝까지 사람을 친 줄은 몰랐다고 주장한다. 형기를 마친 후 감옥을 나왔으나 너무나 변해버린 자신의 처지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나나는 그가 감옥에 가 있는 동안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르며 쇼타에게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게 자신이라는 죄책감에 나나를 도와주고 싶어 한다. 한편 피해자의 남편인 노리와 후미히사는 치매 증상을 보이면서도 마가키 쇼타를 만나려는 집념으로 그의 행적을 좇는다. 노리와는 쇼타가 사는 곳까지 집을 얻고 오래된 칼을 들고 그의 앞에 나타난다.

 

많은 사람이 이 책의 리뷰를 올렸지만 직접 읽고 느끼고 싶어 미리 정보를 찾아보지 않았었다. 죄를 짓고 그 죄에 대한 반성 그리고 진정한 용서에 관한 이야기였다. 아마 야쿠마루 가쿠이기의 전작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의 이미지가 강렬했었는지 어느 도망자의 고백을 읽기 전 이 책 또한 스릴러 장르로 추측했는데 예상을 빗나간 이야기 전개였다. 내 잘못으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그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에 대한 진정한 사죄는 어디까지 가능한 것인가? 내가 혹은 가족이 이런 피해를 보았다면 가해자를 용서해 줄 수 있을까? 진정한 반성과 용서는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하는 게 했다.

 

마음의 문제라네. 망령은 실재하지 않아. 망령은 마음속에 있지. 죄를 짓고 자기 마음을 속이는 자는 불행한 일이 생기면 자신의 죄에 대한 응보라고 생각하지.”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2
종이책 [서평]어느 도망자의 고백 - 야쿠마루 가쿠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8 | 2022.08.03 리뷰제목
오늘 이 글을 쓰기 전 뉴스 하나를 보았다. 2년 전 뺑소니 사고를 내고도 구속되지 않았던 촉법소년들이 이제는 폭력사건으로 구속되었다는 것이다. 그때 당시 죽은 사람은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라고 했다. 안타까운 목숨이 날아갔는데도 저 가해자들은 반성의 기미라고는 전혀 없이 오히려 폭력을 양산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허비하며 단지 쾌락과 즐거움만 쫓아서 사는 그런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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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글을 쓰기 전 뉴스 하나를 보았다. 2년 전 뺑소니 사고를 내고도 구속되지 않았던 촉법소년들이 이제는 폭력사건으로 구속되었다는 것이다. 그때 당시 죽은 사람은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라고 했다. 안타까운 목숨이 날아갔는데도 저 가해자들은 반성의 기미라고는 전혀 없이 오히려 폭력을 양산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허비하며 단지 쾌락과 즐거움만 쫓아서 사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당시에도 경찰서에서 사진을 찍는 등 반성의 기미라고는 전혀 없었다. 이래서 촉법소년에 대한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마가키 쇼타는 저들에 비하면 훨씬 더 인간적이다. 적어도 반성의 기미는 보이니 말이다. 망령으로 인해서 괴로워하고 시달릴만큼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 인식하고 후회하고 피해자 입장에서 보자면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그에 해당하는 대가도 치루었으니 말이다. 단 한순간의 실수. 그 실수의 대가는 컸다. 

 

여자친구의 문자에 술을 마셨음에도 차를 끌고 나갔던 쇼타였다. 고양이 때문에 운전에 집중하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좋지 않은 요소가 다 한데 몰린 꼴이다. 비가 왔고 어두웠고 술을 마셨고 고양이 때문이 신경이 분산되어 있었고 고로 신호등도 잘 살피지 못했을 것이고 그래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운이 없었다면 없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음주운전을 시작한 것은 그였으니 모든 책임도 자신이 질 수 밖에 없는 사실이다.

 

이십 대에게 있어서 5년은 긴 시간이다. 그 시간을 지내고 나오자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친구들은 모두 은행원이나 대기업이나 광고회사에 근무하고 있었고 결혼을 한 친구도 있었다. 전과자라는 딱지가 붙은 그가 제대로 된 기업체에 들어가기는 당연히 어려울 것이고 사회생활도 하기 어려워졌다. [강남에 집을 샀어]의 주인공인 건동처럼 그 또한 방황을 하고 친구들과 비교를 한다. 자칫 자신이 떠나온 그쪽 라인을 탈 뻔도 했지만 자라오기를 그렇게 자란 사람이 아니고 사고도 정말 한번의 실수이다보니 정도를 걸으려고 노력한다.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 모르는 것이나 고민거리가 있으면 아버지는 늘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주었다. 그런 아버지를 신뢰하고 존경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가장 아버지의 해답이 필요한 순간이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묻고 싶었다.

90p

 

작가는 지방에서 혼자 사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아프셨고 그로 인해 다른 일을 중단하면서 아버지를 간호했고 그로 인해 이 작품이 쓰여졌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피해자의 남편인 노리와 후미히사와 쇼타의 아버지를 계속 비교하게 된다. 그 당시 아버지라는 존재가 다 그러했겠지만 말이다. 쇼타의 아버지는 그가 필요로 할 때 그의 곁에 있어주지 않았다. 이제 쇼타는 그런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 몸과 마음이 모두 홀가분해졌을테니 말이다. 이제 더이상은 도망자의 삶을 살지 않기를.

 


 

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 댓글 4
종이책 어느 도망자의 고백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k*****3 | 2023.02.01 리뷰제목
진짜 사악한 마음을 품고 살지 않는 이상, 우리는 가능하면 죄를 지으려 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죄를 짓지 않고 살고 있지만, 인생이란 참 묘해서 순간의 판단을 잘못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누군가는 죄를 짓고 잘 사는 사람도 있는데 죄의식이나 속죄가 무슨 의미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어렵고 두렵다. 나라는 사람이, 양심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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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악한 마음을 품고 살지 않는 이상, 우리는 가능하면 죄를 지으려 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죄를 짓지 않고 살고 있지만, 인생이란 참 묘해서 순간의 판단을 잘못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누군가는 죄를 짓고 잘 사는 사람도 있는데 죄의식이나 속죄가 무슨 의미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어렵고 두렵다. 나라는 사람이, 양심 없는 행동을 하고도, 그게 잘못인 줄 모르고 살아간다면, 그게 진정 어른의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나이 들수록, 괜찮은 어른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나는 어떻게 늙어갈 것인지 고민한다. 눈 감는 순간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나를 장담할 수 없으니, 나이를 먹고 늙어간다는 건 그래서 슬프기도 하다.

 

명문대생 마가키 쇼타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했다. 집에 도착해 휴대전화 문자를 보니 여자친구의 연락이 와 있다. ‘지금 당장 날 보러 오지 않으면 헤어지겠다.’는 메시지. 쇼타는 술이 깨지 않은 상태임에도 운전대를 잡는다. 설상가상으로 비가 퍼붓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여자친구의 집으로 가던 중 무언가를 치었다는 것을 느꼈지만 그냥 지나친다. 불안했던 쇼타는 여자친구의 집에도 가지 않고 그 차를 주변 주차장에 세워놓고 집으로 돌아온다. 다음 날 뉴스를 통해 자신이 차로 친 것이 길을 건너던 노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불안한 마음이 현실이 되고 쇼타는 경찰에 붙잡히고 결국 교도소에 들어간다. 형을 마치고 나오는 집은 풍비박산이 났다. 그때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면, 아니 여자친구가 그런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면, 자신은 지금과는 다른 인생을 살았을 텐데. 쇼타는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다. 한편 피해자의 남편 노리와 후미히사는 탐정사무소에 형기를 마치고 나온 쇼타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조사해 달라고 한다. 노리와 후미히사는 쇼타의 삶을 왜 조사해 달라고 한 것일까? 쇼타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누구나 사건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작가의 말. 맞다. 순간의 판단이 평범했던 내 일상에 오점을 남길 수 있고, 그로 인해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공부를 잘했고 집안도 괜찮았기에 평범하지만 나쁘지 않은 인생을 살 줄 알았던 쇼타. 하지만 그때, 왜 그는 그런 선택을 했던 것일까? 교도소에서 4년 남짓 형기를 마치고 나왔지만, 세상은 자신에게 관대하지 않다. 하루에 몇 번씩, 지난 시간을 후회하기도 하고, 자신의 여자친구를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모든 선택은 자신인 한 것이다. 그러니 누구의 탓을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혼했고, 당시 결혼을 준비 중이던 누나는 파혼했다.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낙인이 그의 가족을 뿔뿔이 흩어지게 했다. 만약 쇼타가 자신의 죄와 똑바로 마주할 수 있었다면, 마음 만큼은 편안했을까 

 

죄를 짓고 자기 마음을 속이는 자는 불행한 일이 생기면 자신의 죄에 대한 응보라고 생각하지. (350)

 

자신이 지은 죄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 이런 사람은 그나마 양심이 있는 것 아닐까? 문제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존재하기에, 피해자나 피해자의 가족이 힘들고 아픈 것 아닐까? 사람이 모를 수는 있지만 알고 나서는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 반복되는 것은 실수가 아니라 인생이라고 했다. 반성하고 속죄해야지 반복되는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피해자나 피해자의 가족 입장의 책을 많이 읽었었는데, 이 책은 가해자의 입장이다. 이 사람처럼 자신의 잘못에, 자신의 죄에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그나마 용기 있는 사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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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진정한 속죄란 무엇일까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4 | 2022.08.13 리뷰제목
"진정한 속죄란 무엇일까 "   야쿠마루 가쿠의 <어느 도망자의 고백>을 읽고     "만약  당신이 가해자가 된다면, 자신이 저지른 죄와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가? " -야쿠마루 가쿠가 묻는 진정한 속죄의 의미-      당신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상황에 빗길 운전을 하고 있다. 그런데 당신은 회식을 하면서 이미 수를 마신 상황이다. 그런데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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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속죄란 무엇일까 "

 

야쿠마루 가쿠 <어느 도망자 고백>을 읽고

 


 

"만약  당신이 가해자가 된다면, 자신이 저지른 죄와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가? "

-야쿠마루 가쿠가 묻는 진정한 속죄의 의미-

 

   당신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상황에 빗길 운전을 하고 있다. 그런데 당신은 회식을 하면서 이미 수를 마신 상황이다. 그런데 집에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여  음주운전에 빗길에 운전을 하고 있다. 가로등은 하나도 없고 비는 세차게 내리는 상황에 무언가 부딪힌 것 같다. 개나 고양이같은 동물일 수도 있지만, 만약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까? 어쩌면 당신은 사람을 죽였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아직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이 책  『어느 도망자의 고백』은 죄의식괴 진정한 속죄의 의미를 다룬 저자 야쿠마루 가쿠의 사회파 미스터리 작품이다. 전작인 『돌이킬 수 없는 약속』에서 응징과 용서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물었다면 이번에는 진정한 속죄는 무엇인가에 대해 묻고 있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저지른 죄를 마주하고 그 죄를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인해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고 살인자라는 낙인이 찍혀버린 주인공 마사키 쇼타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때는 명문대에 다니는 엘리트 학생이었으며,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이었지만, 한 순간의 잘못으로 인해 자신의 죄로부터 영원하 벗어날 수 없다. 20대 대학생이 그렇듯 쇼타 또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한 밤, 쇼타는 여자친구에게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게 된다.

 

"만나서 할 얘기가 있어. 지금 당장 날 보러 오지 않으면 헤어질 거야."

-p. 14

지금 당장 만나러 오라는 내용의 문자였는데, 이미 그는 술에 취한 상태이고, 밖엔 비가 세차게 내리는 상황이고 이미 시간은 늦어서 전철은 끊긴 상황이라 그는 차를 운전해서 여자친구를 만나러 간다. 이렇게 상황이 최악의 상황이라 설상가상으로 그는 비가 오는 날 운전은 처음이었다. 술도 완전히 깨지 않은 상황에서 비가 퍼붓는 악천후를 뚫고 차를 몰고 가던 중 무언가를 치었다는 느낌이 든다. 

 

차 안에 나나의 울음소리가 울렸다.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평상시와 다른 소리로 울고 있었다. 왜 그럴까 싶어 조수석을 쳐다보며 이동 장에 왼손을 뻗은 순간, 엄청난 충격이 일어 앞 유리를 봤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세찬 빗방울이 부딪히는 가운데, 뭔가에 올라탄 듯한 감촉이 핸들을 쥔 손에 전해지고 빗소리를 지우는 듯한 ‘끄아악’ 하는 기괴한 소리가 귀에 울렸다. 순간 브레이크에 발을 옮기려 했지만, 백미러에 비친 붉은 빛이 눈에 들어와 그대로 액셀을 밟았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절규가 몇 초 만에 들리지 않게 되고, 그 대신 심장이 쿵쾅대는 소리가 들렸다. 차내 온도가 단숨에 10도쯤 내려간 듯한 냉기를 등으로 느끼며 다음 적색 신호등이 나타날 때까지 계속 액셀을 밟았다.
- p.15

 

그 때 멈춰야했지만, 자신이 음주운전했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그는 뺑소니를 쳤다. 그 뺑소니 사고로 인해 길을 건너던 80대 노인이 죽었다. 더욱더 끔찍하고 자신의 용서할 수 없는 그의 잘못은 쇼타는 그 노인을 차로 친 후, 멈추지 않고 그 노인을 200미터를 끌고 가서 죽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신이 심하게 훼손되어 유가족조차도 노인을 식별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 사건은 곧 뉴스로 보도되었고, 사회적인 공분을 샀다. 잘나가던 명문대생에서 살인자로 낙인 찍힌 순간, 그의 인생은 한순간에 망가져버렸다. 촉망받던 미래, 사랑하는 여자 친구,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존경받는 아버지, 행복한 가족 등 그는 이 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쇼타는 재판 결과 4년 10개월의 형을 받고 교도소에 가고 그는 항소도 없이, 집행유예도 받지 못한 채, 만기를 채우고 출소하게 된다. 자신의 형을 다 살았다면 그는 이미 죄값을 치르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저자는 한 인간의 생명을 빼앗고 인생을 끝내게 만든 잘못은 형의 집행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정말 교도소에서 형을 살고 다 살고 나오면 그것으로 속죄는 끝인가. 더이상 피해자 가족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가.

 

형을 다 살고 나온 쇼타는 이미 인생 낙오자가 되었다. 그는 전과자라는 낙인으로 인해 취직도 못하고 가족과도 떨어져 외로운 삶을 살게 된다. 그는 이미 죄값을 치렀는데도 그는 여전히 불행하고 밤마다 악몽을 꾼다. 한 순간의 잘못으로 인해, 절대 돌이킬 수 없는 행동과 판단으로 인해 쇼타는 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길에 들어섰다. 이미 그는 불행하고 자신의 죄값을 남은 인생을 살면서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 쇼타를 피해자의 남편 노리와 후미히사는 만나고 싶어한다. 꼭 그를 만나서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내가 과여 이 한을 풀 수 있을까. 오랜 세월 동안 가스메 응어리져 풀리지 않는 이 한을.

마가키 쇼타를 만나야 한다. 그가 죄의식에 몸부림치고 고통받고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한 뒤에 이 한을 풀지 말지를 정할 것이다.

내가 죽기 전까지 이 한을 풀어야 한다. 반드시 한풀이를 해서 뜻을 이루어야 한다. 
- p.197

 

피해자 남편인 노리와 후미히사가 가해자인 마카키 쇼타를 만나서 풀어야 하는 한은 무엇일까. 처음에는 못다한 복수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는데, 노리와 후미히사가 죽기 전에 한 말은 나에게 충격을 주었다. 자신이 과거의 죄로 인해 평생동안 고통받고 죄책감 속에 살아왔기에 혹시 쇼타도 남은 평생 그렇게 죄책감과 죄의식 속에 평생을 괴로워하며 살까봐 진심어린 걱정을 했던 것이다. 어떻게 자신의 아내를 죽인 살인자 같은 사람에게 이런 자비를 베풀고 배려를 할 수 있는 것일까. 그가 남긴 말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고 어느 새 내 눈에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낙인찍혀 고통 속에 살아온 쇼타의 인생도, 갑작스럽게 아내가 죽고 치매에 걸려 고통 속에 살아온 노리와의 인생도 모두 너무 안타깝고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진정한 속죄는 단순히 법적인 집행을 통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야기 속에서도 마지막 결말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쇼타는 속죄를 하지 못했다. 이 정도면 자신은 죄값을 치렀다고 그러니 더이상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빌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쇼타는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빈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사죄와 용서, 속죄의 과정이 없다면 그는 여전히 그 죄의식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 악순환의 굴레를 노리가와 후미히사가 끊어준 것이라 생각한다. 그가 인간이 되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말이다. 

 

저자인 야쿠마루 가루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누구나 사고의 가해자가 될 수 있는데,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이 이야기 속 주인공 쇼타와 같은 선택을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아마 자신있게 대답을 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만약 우리 자신도 그 상황의 당사자가 된다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 또한 평생 그 죄의식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진정한 속죄란 상대방을 진정으로 배려하고 걱정하는 것에서 오는 것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법 집행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갚는 것은 아닐까. 

 

전작인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을 통해 우리에 응징과 진정한 용서를 물었다. 이번 책  『어느 도망자의 고백』을 통해 저자는 진정한 속죄와 가해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등의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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