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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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리뷰 총점 9.8 (3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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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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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평점10점 | s*****a | 2022.05.08 리뷰제목
이 책은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이다. 요즘 반려동물까지는 자신이 없어도, 반려식물은 들여놓고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그러니 책을 보아도 '식물'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어디 한번 볼까?'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관심이 생길 때에 책도 더 쏙쏙 들어오는 법. 그러니 이 책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를 읽으며 초록이에게 어떻게
리뷰제목

이 책은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이다. 요즘 반려동물까지는 자신이 없어도, 반려식물은 들여놓고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그러니 책을 보아도 '식물'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어디 한번 볼까?'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관심이 생길 때에 책도 더 쏙쏙 들어오는 법. 그러니 이 책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를 읽으며 초록이에게 어떻게 위로받는지 그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정재은. 운명처럼 만난 작은 집 덕분에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를 썼고, 흔들릴 때마다 자신을 깨우쳐주는 존재들 덕분에 또 한 권의 책을 쓰게 되었다. (책날개 발췌)

 

우리 집엔 두 개의 계절이 머물고 있습니다. 하나는 늘 푸른 초록의 계절이고, 하나는 꽃이 피고 지고 잎이 피고 지는 나무의 계절입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날마다 두 계절을 오가며'를 시작으로, 1장 '변함없는 X 깊어지는, 겨울', 2장 '나아가는 X 피어나는, 봄', 3장 '더해가는 X 짙어지는, 여름', 4장 '지켜가는 X 비워내는, 가을', 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1도만큼의 여행'으로 마무리된다.

 

잠깐의 해를 흘려보내지 않는 까닭, 빈 화분에서 자라나는 새 시작들, 봄은 이렇게 온다, 오늘 핀 풀꽃을 가장 먼저 알아보는 사람, 식물을 가꾸듯 나를 가꾸는 하루, 살아남는 일에 지치지 않도록, 감정 가지치기, 어떠한 순간에도 잎들은 자라난다, 눈으로 가꾸는 일, 오늘'도'가 아니라 오늘'은', 여름의 끝에서 알게 된 것들, 사라지는 것들이 음악이 된다, 잎의 수를 세는 마음, 인생 그래프는 마치 무늬아이비 잎처럼, 남겨진 사람에서 남은 사람으로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저자의 전작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를 읽으며 남 얘기가 아닌 듯 느꼈던 기억이 난다. 서재에 대한 생각이나 옛 물건들에 대한 생각을 보며 비슷한 성향이라 생각했다. 불편하지 않음에도 부족하다 느끼는 건 마음이 다른 곳을 바라보기 때문이라던 문장과 그 생각들에 소소한 일상을 인식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식물 이야기를 들고 왔으니,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초록이를 키우는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놓치지 않고 들려주어 '아, 그렇구나' 생각하며 읽어나갔다.

더 자라지도 새잎이 나지도 않지만, 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 모르지 않다. 어떤 날은 어제 같기만 한 날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안다. 더 나빠지지 않음에 감사하는 날들이 있다. (17쪽)

 

이런 느낌의 책이 좋다. 식물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식물만을 이야기하지 않는 그런 것 말이다. 결국 우리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식물을 통해 계기를 마련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날을 견디는 데 한 줌의 햇살이면 충분하잖아.(17쪽)"라는 말처럼, 초록에게 하는 건지 자신에게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혼잣말을 하며 화분 하나쯤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같이 해를 쬐다가 잎에 쌓인 먼지를 닦아주는 그 여유. 그런 시간이 힐링을 선사해주리라 생각된다.

 

 

 


 


 

 

저자는 식물 키우기 부분에서는 왕초보에서 약간 벗어난 정도이지만, 생각만큼은 깊어서 이 책만의 개성이 있다. 식물을 키우는 이야기와 함께 인생살이에 대해서도 생각에 잠긴다.

 

여름날 나무에게서는, 버려야 할 것은 버려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불필요한 물건은 물론, 꼬리에 꼬리를 물며 나를 침잠시키는 생각들, 굳이 떠올리거나 곱씹지 않아도 될 말, 그런 것들이 불러일으키는 감정 같은 것 말이다. (140쪽)

 

문득 식물을 키운다는 것도 일종의 수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지치기는 무성함 대신 단단함을 선택한 결정이며, 맥시멈보다 미니멀이 삶의 균형을 이루기도, 자기다워지기도, 그래서 편안해지기도 쉬운 전략이란 사실을 나무는 일찍이 알려주고 있었던 셈(141쪽)이다.

 

직접 식물을 키우면 물론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그냥 에세이를 읽으면서라도 생각에 잠기고 식물에 위로받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소소하게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이어도, 사실 우리에게 같은 날은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준다. 식물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웅크린나에게식물이말을걸었다 #정재은 #책추천 #에세이 #위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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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위로 에세이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i***9 | 2022.05.14 리뷰제목
결혼 전 혼자 자취했을 때, 출장동안 엄마가 집을 봐 주신 때가 있었다. 출장을 마치고 와서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엄마가 말씀하셨다. "야, 너희 집에서 우는 소리가 들려." 나 혼자 사는데 우는 소리라니? 이게 무슨 영문인가 싶어 엄마를 빤히 쳐다보니 엄마가 대답하신다. "너희 집 화분들이 나 죽겠다고 막 울어. 야 다 죽기 직전이더라! 어쩜 그렇게 신경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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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혼자 자취했을 때, 출장동안 엄마가 집을 봐 주신 때가 있었다. 출장을 마치고 와서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엄마가 말씀하셨다.

"야, 너희 집에서 우는 소리가 들려."

나 혼자 사는데 우는 소리라니? 이게 무슨 영문인가 싶어 엄마를 빤히 쳐다보니 엄마가 대답하신다.

"너희 집 화분들이 나 죽겠다고 막 울어. 야 다 죽기 직전이더라! 어쩜 그렇게 신경을 안 쓰냐?"

엄마의 말에 나는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매번 멋으로 화분을 사면서 한 번도 살리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 후 나는 더 이상 식물을 들여놓지 않는다.

에세이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 의 저자 정재은씨도 솔직하게 고백한다. 자신이 비록 식물들과 함께 한 이야기를 썼지만 식물과 함께 한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음을, 가장 오래 키운 식물이 4,5년이 최대이고 그동안 자신의 손을 떠나 고이 묻힌 식물들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누군가 그랬다. 사랑은 자꾸 자랑하고 싶어지는 거라고.그 사랑을 말하고 싶어한다고. 이 책도 그렇다. 식물을 키우면서 알게 된 인생의 이야기들을 알리고 싶어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시간이 갈수록 더해가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마음을 담은 에세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네 가지에서 저자는 겨울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왜 가장 혹독한 겨울부터 이야기를 할까?

 

나무의 삶은 정해진 대로 그저 네 계절을 반복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어떻게 겨울을 보내느냐에 따라 다른 봄을 맞는다.

봄이 온다고 해서 무조건 꽃을 피우는 건 아니었다.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27p

 

나무의 겨울이야기를 듣노라면 나비를 떠오르게 한다. 나비는 번데기를 깨고 나와야만 진정 하늘을 훨훨 나는 나비가 될 수 있다. 안간힘을 쓰며 발버둥치는 나비가 안스러워 인간이 그 수고를 덜어주면 나비는 힘이 없어 날아오르지 못한다. 그 힘으로 나비는 살아갈 힘을 얻는다. 날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나무 역시 춥고 쓸쓸한 겨울의 시간을 잘 견뎌내야만 한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이 겨울을 잘 견뎌내지 못하면 꽃을 피울 수 없다는 걸. 볼품 없고 보잘것 없는 시간을 통과해야 봄에 꽃을 피울 수 있다.

신은 불공평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힘든 시간이 있어야 우리는 꽃이 피는 시간을 더욱 감사할 수 있을 것이고 더 많이 누릴 수 있지 않았을까. 모든 만물에게 거저 주어지는 시간은 없다. 모든 시기에 때가 있다. 그 시간을 묵묵히 견뎌낼 때 우리는 때가 오면 웃으며 꽃을 피울 수 있다. 그래서 나비에게도 나무에게도 인간에게도 겨울은 가장 외로우면서도 살아남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계절이다.

 

스킨답서스가 쉽다고는 하지만, 모든 게 그렇듯 절대적인 건 없다.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나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쉬워지지 않는 일에 절망할 건 없다.

쉬워지지 않는 마음으로 남보다 조금 더 애쓰면 될 일이다.

쉬워지지 않을 뿐, 못 하는 건 아니니까.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107p

 

모두가 쉽다고 말해서 덜컥 도전했다가 당황한 경험들이 있다. 모두 다 해내는데 나는 왜 안 되지라는 생각에 내가 실패자처럼 느껴지는 경험. 그럴 때 나는 쉽게 포기했다. 어쩔 수 없다고. 식물을 키우는 저자에게는 스킨답서스가 그런 경우였다. 쉬울 줄 알고 가져왔는데 어라, 이거 만만하지 않은데? 그럴 때 저자의 답은 간단하다. 더 정성을 들인다. 안 되면 더 열심히 하면 된다. 남보다 조금 어려울 뿐이니 더 노력하면 된다.

앞서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키웠던 소국화 화분이 깨진 경험을 이야기한다. 극락조화에 지극정성을 다했음에도 끝내 식물이 죽자 저자는 겁을 낸다. 빈 화분 안에 다른 무언가를 채울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렇게 자신감을 잃은 상태에서 포기 상태에 방치해있는 빈 화분과 자신의 삶 속에서 포기 상태로 방치된 것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그 빈 화분에 새로운 식물을 들이며 계속 하는 사람이 되자고 마음먹는다. 자신의 삶 속에서도 계속하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한다. 스킨답서스 키우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아도 더 노력하자고 다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어려운 거지 못 하는 건 아니니까 계속해 나간다.

이들의 이야기는 결국

내가 나를 사랑하게 하는 이야기였단 생각에 머문다.

나를 위로하게 하고,용기를 쥐어보게 하고, 충만해지는 마음을 알게 하여, 그렇게 조금 더 커진 마음으로

이 전부를 머금는 내가 되게 하는.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131p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유흥준 교수는 말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영화 유튜버 김시선씨 또한 <오늘의 시선>에서 말한다. 더 잘 알기 위해서 공부한다고. 영화를 보고 또 본다고.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역시 마찬가지다. 식물을 알아가는 것에 공을 들인다. 식물수분계가 있음에도 손으로 만져보고 느끼며 하나하나 알아간다. 그러면서 깨닫는다. 오늘의 식물이 다르고 또 다른 날의 식물이 결코 같지 않음을. 사랑하기에 더 많이 알고 싶어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한다. 사랑하기에 품이 들고 시간이 들어도 기꺼이 감수한다. 그러면서 알게 된다. 자신이 알아가는 만큼이나 식물들도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있음을. 함께 하는 일상 속에 저자는 인생을 깨닫고 자신이 써야 할 글이 어떤 글인지까지 깨달아나간다.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는 밑줄 친 곳이 많은 문장으로 번아웃인 내게 힘을 주는 책이였다. 뭐랄까. 또 다시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김질 해 주는 책이라고나 할까? 덕질을 극복하는 방법은 더 많이 덕질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알게 해 주는 책이였다. 그리고 살짝 나도 다시 식물을 키워볼까 하는 욕심이 들지만 감정에 휩쓸려 한 생명을 결정해서는 안 됨을 알기에 살포시 욕심을 접으려고 한다. 이제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는 요즘, 책을 읽고나니 나무의 초록이 더욱 짙어 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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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앤의서재 평점10점 | i******n | 2022.05.07 리뷰제목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정재은 어릴 적,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맨 처음 가졌던 꿈이다. 대학 졸업 후 죽 남의 글을 다듬거나 나와 상관없는 글을 쓰며 짝사랑을 이어오다가, 운명처럼 만난 작은 집 덕분에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를 썼다. 마흔이 넘어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여전히 흔들리지만, 단정하고 평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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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정재은

어릴 적,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맨 처음 가졌던 꿈이다. 대학 졸업 후 죽 남의 글을 다듬거나 나와 상관없는 글을 쓰며 짝사랑을 이어오다가, 운명처럼 만난 작은 집 덕분에 『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를 썼다. 마흔이 넘어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여전히 흔들리지만, 단정하고 평온하게 살아가려 노력한다. 흔들릴 때마다 나를 깨우쳐주는 존재들 덕분에 또 한 권의 책을 쓰게 되었다. 평범한 날들에서 반짝이는 순간을 잡아 나의 언어로 풀어가는 일을 꾸준히 하고 싶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한국에세이

#웅크린나에게식물이말을걸었다

봄날의 초록을 만끽하며 사는 요즘이다.

얼마전 집으로 데려온 식물을 거실 창가에 두며

이 계절의 푸르름을 내 집 안에서도 가득 느끼며 산다.

나른한 일상이 더 화사하게 빛이 나는

식물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수경재배로 키우는 개운죽과

이름도 귀엽고 생긴 것도 귀여운 연필 선인장과

잎이 싱싱하고 넓은 몬스테라를 장바구니에 담아

오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잘 키우는 편은 아니지만

관심을 기울이려고 노력은 한다.

저마다의 식물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진 않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조금씩 식물을 돌본다는 걸 알아가고 있다.

그렇게 식물도 쓸모 있거나 분위기를 내주었던 물건쯤에서 내가 책임 있게 돌봐야 하는 존재가 되었고,

무책임했던 지난날을 반성하듯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마음을 주게 되었다고 해서 초록과의 관계가 해피엔딩이 된 건 아니다.

그 이후에도 내 곁을 떠난 초록은 있었고, 그 떄문에 나는 더 마음이 아팠다.

한동안 초록을 들이는 일에 주저해야 할 만큼.

하지만 결국 또 다른 초록을 데려오고야 말았는데,

마음을 주고 나서야 내가 그들을 돌보는 만큼, 그들도 나를 돌봐주고 있음을 깨달은 탓이다.

p34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구나 싶어 웬지 모르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나누는 기분이다.

내 곁을 지나간 초록이들을 처음엔 관상용으로

크게 관심쓰지 못하고 병들어 내보내고

의욕이 앞서 물을 너무 많이 자주 줘서 보내게 되었고

이후에도 작고 잦은 실수들로 여러 초록이들을 보낸 경험이 많다.

돌봐줘야 한다는 개념의 책임을 식물에게까지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내 이기적인 마음을 돌아 반성하기도 하며

여러 경험 끝에 나에게 적당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잘 키워서 오래도록 볼 수 있는 마음으로 조금씩 나도 자라고 있는 기분이다.

어쩌면 초록에게 받는 위안이 크게 된 건

삶이 더 팍팍하게 느껴져서

나의 빈 허기를 채우기 위함이 아닌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도 내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 하는 일이지만

받는 마음이 크다는 걸 알기에

반려 생활 가운데 식물 가꾸기는 이제 내 일상으로 자연스레 자리잡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봄이 산책을 하고 돌아와 기다리고 있는 고양이에게 캔사료를 하나 내주고, 수국에 물을 잔뜩 준다.

매일 이 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피고 자라고

무성해지는 변화를 알아채는 소소한 기쁨을 누리길 바라면서 말이다.

p114

초록이와 보내는 일상이 나에게 주는 변화가 있다.

삶의 바라보는 여유로움과 좀 더 행복한 마음을

일상에 작은 리듬속에서 자주 느끼며 살게 된다는 것이다.

산책 코스로 도는 길 위에 핀 꽃들이며 나무들이 주는

그 싱그러움과 좋은 기운 덕분에라도

나는 매순간 행복한 사람임을 느낀다.

덕분에 좀 더 자주 웃게 되고

조급한 마음을 비워낼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중이다.

식물을 키우며 오히려 내가 더 얻고 배우는 것들이 많아진다.

그런 점에서 초록의 일상을 가꾸는 저자의 모습이

마음으로 들어와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책을 읽으면서도 행복했다.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산더미처럼 밀려있는 숙제들을 잠깐 미뤄두고

내 마음의 먼지를 툭툭 털어내는 듯한 여유와

좀 더 제대로 쉴 줄 알고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가는 시간들.

나에겐 모든 계절 속에

반려 식물과 살아가는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다.

대단히 좋은 가드너될 자질은 없지만

작은 내 초록들을 자주 바라보고 나를 돌보는 시간을

오랫동안 함께 할 생각이라 지금의 시간을 만족하며 산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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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마음을 울리는 푸른 빛 평점10점 | q*****2 | 2023.09.18 리뷰제목
점차 사람이 필요 없는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어서일까. 가정 내에서도 부대끼는 인원이 현격히 줄어드는 요즘이다. 대신, 인간 아닌 것들이 삶의 의미를 나누는 존재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누가 뭐라 하여도 식구인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접할 때마다 세상이 달라졌음을 깨닫는다. 이보다 좀 더 앞선 이들도 있다. 동물 아닌 식물을 동반자로 맞아들인 이들도 제법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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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사람이 필요 없는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어서일까. 가정 내에서도 부대끼는 인원이 현격히 줄어드는 요즘이다. 대신, 인간 아닌 것들이 삶의 의미를 나누는 존재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누가 뭐라 하여도 식구인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접할 때마다 세상이 달라졌음을 깨닫는다. 이보다 좀 더 앞선 이들도 있다. 동물 아닌 식물을 동반자로 맞아들인 이들도 제법 된다. 외출을 할 때면 마치 어린 아기를 홀로 집에 놔두고 떠나는 것만 같은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는 반려동물에 비해 반려식물이라면 마음이 조금은 편할 것만 같다.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써도 무방한 존재로 식물을 상정하는 건 무책임한 태도일 터이나, 적어도 내겐 동물보단 식물이 약간일지라도 부담이 덜 하지 싶다.

손이 닿는 족족 식물이 메말라 죽는 경험이 몇 차례 반복되자, 저자는 스스로를 식물 킬러라 칭했다. 이른바 손이 무딘 경우라 할 수 있는데, 사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이유로 식물을 들였더라면 나 역시도 그와 유사한 길을 걸었을 듯하다. 가만 놔두면 알아서 잘 자라는 무언가는 없다. 사람의 성격이 저마다 다르듯 식물 또한 세심한 손길을 필요로 한다. 간단하게는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녀석과 그렇지 않은 녀석, 빛을 충분히 쐬어주어야 하는 녀석과 어둠을 선호하는 녀석 등. 그 습성을 온전히 알지 못하거나 무시한다면 살아 있어도 비실비실, 그야말로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임을 식물들은 온몸으로 증명해 보인다. 실수로부터 모든 존재의 고결함을 지켜내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학습할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아직 난 그 부분에서 많이 부족하다.

이야기는 겨울에서 출발했다. 겨울--여름-가을. 한 사람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계절을 함께 지내보라는 조언이 떠올랐다. 보통은 을 모든 것의 시작이라 여기는데, 왜 저자는 겨울을 시작지점으로 삼았을지도 궁금했다. 겨울은 어둠이 유독 짙은 계절이다. 나름의 따사로움을 지녔으나 여느 계절보다 길이가 짧은 볕은 삭막함을 연상시킨다. 아마 당신의 화분에선 어떠한 푸른빛도 아니 읽힐 수 있다. 아무것도 없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겠으나, 실상 이 계절 동안 생명체는 다가올 시기를 준비한다. 모두가 무성한 생명력을 뽐낼 기회를 부여 받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으므로 희망을 품는 건 자유다. 이 계절을 어찌 보내느냐에 따라 앞으로가 결정된다. 누군가에게 어떠한 이름으로 불리는 경험이 주어질지를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한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이젠 열 손가락을 모두 꼽아도 헤아림이 불가능할 만큼 사계절을 반복해 살아온 나다. 그만큼 전형적인 봄 여름 가을 겨울 날씨에 대해서는 안다 여겨왔는데, ‘안다의 정의에 대해 다시금 고민케 됐다. 저자에게도 낯설었을, 허나 지금은 꽤 자연스레 페이지에 수록한 식물들의 이름을 소리 내어 읽어 보았다. 사진이 없으므로 내 맘껏 상상했다. 보통은 모습을 통해 이름을 유추하곤 하는데, 내 경우엔 반대였다. 알지 못하기에 분명 틀렸을 것이나, 적어도 그리 상상해낸 모습들은 한결 같이 청량했다. 어쩌면 이는 사람들이 실내에서 무언가를 키우는 까닭에 지나치게 경도된 나의 사고가 빚어낸 그릇된 사고일 수도. 설령 현실이 그럴지라도 굳이 틀린 부분을 바로잡으려 들진 않았다. 오히려 식물들이 품은 관대함이 나의 무지를 용서해줄 거라 믿었다. 정확히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상대를 향한 예의가 분명하지만, 식물 특유의 너그러움을 향한 믿음이 내 경우엔 좀 더 강했던 모양이다. 어찌 부르든 적잖은 위안을 선사하는, 푸른빛은 진정 축복이었다.

우리 집엔 유독 화분이 많다. 소위 똥손인 나와 다르게 엄마는 꽤나 오래 전부터 이름 모를 화초들을 집에 들이셨다. 좀체 꽃을 틔우지 않는다는 동양란조차도, 마치 물 만난 물고기 마냥 화려함을 뽐내는 일이 여러 차례였다. 지난 4월 큰일을 당해 며칠간 집을 비웠다. 아직 날이 후덥지근한 시점도 아니요, 떠난 사람의 빈자리에 휘청이느라 방치된 식물의 존재는 잊고 살았다. 장례식장에서 겨우 벗어나 약간은 허한 집안에 들어섰을 때 향기를 넘어선 독기가 온 집안 가득 풍기는 것만 같아 머리가 지끈거렸다. 환기를 여러 날 시키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그 때는 녀석들이 나를 비난하는 것만 같았다. 왜 자신들을 돌보지 않았느냐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어딘가에서 울려 퍼지는 듯도 했다. 이젠 녀석들도 인간의 제 나름의 방식으로 내 슬픔에 힘을 보탰음을 잘 안다. 인간이 소리 내어 우는 것처럼 식물도 슬픔을 토로했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아마 이 터널에 끝은 없을 듯하다. 베란다에 나설 때마다 나도 모르게 응시하게 되는 녀석들의 응원에 힘입어 서서히, 어제보다 오늘 난 나아졌고, 아마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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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t*******u | 2022.05.14 리뷰제목
식물 키우기를 좋아한다.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식물 관련 책을 보면 관심이 가는 것 같다.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이 책도 식물 키우기를 좋아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많은 식물을 키우는 것은 아니지만, 집안에 들여놓은 식물들과 마당의 식물들을 소개하면서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었다. 봄이라는 반려견도 있어서, 봄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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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키우기를 좋아한다.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식물 관련 책을 보면 관심이 가는 것 같다.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이 책도 식물 키우기를 좋아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많은 식물을 키우는 것은 아니지만, 집안에 들여놓은 식물들과 마당의 식물들을 소개하면서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었다.

봄이라는 반려견도 있어서, 봄이와 함께 산책 하며 알게 된 골목길과 산책 얘기도 잔잔히 전하고 있었다.

작가의 집에는 두 개의 계절이 머물고 있다길래, 어떤 계절일까 궁금했다. 하나는 늘 푸른 초록의 계절, 또 하나는 꽃이 피고 지는 나무의 계절이라고 했다.

작가의 글을 읽으며 작은 나무도 몇 그루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앵두나무에 관심이 갔다. 봄이 오면 눈을 내밀고 꽃을 피우는 나무, 거기다 열매까지 달리면 얼마나 신비로울까.. 생각만으로도 기대된다.

식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작가의 식물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란다.식물과 함께 일상을 풀어내는 이야기들에서, 편안하고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각자 키우고 있는 식물들을 더 자세히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나무처럼 단단히, 초록처럼 고요히, 뜻밖의 존재들의 다정한 위로”를 느끼다 보면,

식물을 가꾸듯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돌보는 내가 되어 있을 것이다.

초록이들과 싱그러운 일상을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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