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자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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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자의 일기

리뷰 총점 8.4 (68건)
분야
소설 > 추리/미스터리/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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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고딕과 견실한 스릴러가 만들어내는 재미는 확실하다. 평점8점 | f***2 | 2021.09.12 리뷰제목
2020년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소설상 수상작이다. 작가의 이력을 간단히 보면 화려한 수상 경력이 나온다. 이런 화려한 수상 작가도 가끔 나와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작가는 아니다. 에드거 상을 받아 기대를 하면서도 고딕 문학의 전통이란 대목이 약간 걱정거리를 던져 주었다. 이런 걱정은 진도가 나가면서 점차 사라졌다. 대단히 빠르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지만 천천히
리뷰제목

2020년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소설상 수상작이다. 작가의 이력을 간단히 보면 화려한 수상 경력이 나온다. 이런 화려한 수상 작가도 가끔 나와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작가는 아니다. 에드거 상을 받아 기대를 하면서도 고딕 문학의 전통이란 대목이 약간 걱정거리를 던져 주었다. 이런 걱정은 진도가 나가면서 점차 사라졌다. 대단히 빠르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지만 천천히 이야기를 쌓아가는 과정이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여기에 가상의 작가와 가상의 소설을 만들어 둘의 연관성을 만들었다. 그리고 책 마지막에 R.M 홀랜드의 <낯선 사람>이 실려 있다.

 

이야기는 세 명의 여성 화자를 내세워 진행한다. 홀랜드를 연구하며 교사로 살아가는 클레어, 클레어의 딸 조지아, 살인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 하빈더 등이다. 클레어, 하빈더, 조지아 순으로 진행되다 클레어의 순번이 한 번 빠진다. 왜일까? 고딕 문학의 전통이 3의 반복이라고 했는데 여기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옮긴의 말에 나온다. 이런 전통보다 나의 시선을 더 끈 것은 엄마가 잘 모르는 딸의 모습이다. 클레어도 딸 조지아 하얀 마녀라고 부르는 여성에게 글쓰기를 배운다는 사실을 모르고, 하빈더의 엄마도 딸이 동성애자란 사실을 모른다. 딸들이 사실을 숨겼다고 하지만 우리가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인 내 새끼는 내가 잘 안다는 믿음을 그대로 깨뜨린다.

 

<낯선 사람>의 도입부로 이야기의 문을 연다. 그리고 한 여교사의 죽음을 알린다. 클레어의 절친 교사인 엘라가 살해당했다. 엘라는 학교의 학부장 릭과 잠을 잔 적이 있다. 속된 말로 공공연한 비밀이다. 처음 이 사건을 맡은 하빈더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절친 클레어도 마찬가지다. 처음 클레어를 봤을 때 하빈더는 약간 삐딱하게 쳐다본다. 클레어의 마르고 큰 키와 풍기는 표정이 선입견을 심어주었다. 이 약간의 반감은 사건이 더 일어나고, 서로의 감정을 교류하면서 어느 순간 사라진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일이 생기고, 의심의 씨앗을 사라지게 만들 사건도 생긴다. 가장 큰 역할은 하는 것은 역시 허버트다. <낯선 사람>에도 같은 이름의 개가 등장한다.

 

친구의 죽음으로 고통을 받는 역할이 클레어라면 하빈더는 드러난 증거를 가지고 범인을 잡아야 한다. 증거가 많고 분명하다면 쉽게 범인을 잡을 수 있겠지만 이 살인자는 증거 물품을 남기지 않았다. 두 번째 살인이 일어났을 때 그 시체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이 클레어인데 그 과정도 재밌다. 약간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있지만 시체가 이 작은 낭만을 산산조각낸다. 두 번째 살인은 <낯선 사람>의 죽음과 동일한 방식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클레어의 일기에 기록된 낯선 사람의 말들. 지옥은 비었다. 서늘한 표현이지만 이 문장은 <맥베스>에 나오는 문장이다. 두려움에 떨며 다른 기록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동일범의 소행이다.

 

클레어가 화자로 나올 때 일기는 또 하나의 도구다. 그녀의 내밀한 기록을 읽은 하빈더가 학교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두 번의 장례식과 새롭게 드러나는 과거의 사실들이 상황을 한 번 꼰다. 조지아의 분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딸의 시선으로 엄마를 보게 하고, 용의자 중 한 명을 조용히 지우는 역할을 한다. 어른과 다른 위치와 시각에서 상황을 본다. 인도 시크교 신자인 부모와 함께 사는 하빈더는 소설을 읽으면서 그 매력이 하나씩 드러난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커밍아웃했고, 사건을 해결하려는 열정이 가득하다. 관찰력이 뛰어나고 영국에서 인도계들이 흔히 겪게 되는 일들을 알려준다. 하빈더를 주인공으로 한 다른 소설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기대해본다.

 

고딕 문학의 분위기를 풍기다 보니 빠른 전개나 무시무시한 긴장감을 불러오는 부분은 약하다. 개성 강한 등장인물들이 흡입력을 발휘하고, 각 장마다 나오는 <낯선 사람>에 대한 좀 긴 인용은 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범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찾은 방식은 소설 속 등장인물들 중 범인이 있고, 아닌 사람을 하나씩 지우다 보니 그때 딱 그가 떠올랐다. 작가는 마지막에도 약간의 트릭을 사용한다. 재밌는 것은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어딘가에서 본 듯한 상황이다. 현대 스릴러의 긴장감이나 속도감을 내지는 못하지만 고딕과 견실한 스릴러가 만들어내는 재미는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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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낯선 자의 일기 평점10점 | h******2 | 2021.11.09 리뷰제목
각각의 상황이 다른 세 여성의 시선으로 읽는 공포물. 영미권에서는 이런 형식이 소설이 너무 많은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아.... 내가 이런 식으로 된 것만 골라 읽는건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분위기의 음산함이 꽤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액자소설처럼 책 속에 등장하는 작품과 그 배경이 되는 소설 속 배경. 매력적인 소재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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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상황이 다른 세 여성의 시선으로 읽는 공포물.
영미권에서는 이런 형식이 소설이 너무 많은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아.... 내가 이런 식으로 된 것만 골라 읽는건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분위기의 음산함이 꽤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액자소설처럼 책 속에 등장하는 작품과 그 배경이 되는 소설 속 배경.
매력적인 소재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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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낯선 자의 일기 - 엘리 그리피스 평점10점 | s*****o | 2021.09.25 리뷰제목
'낯선 자의 일기'는 '2020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소설상 수상작'입니다. '저자'인 '엘리 그리피스'는 '영국'에서 인기 있는 '작가'던데요.. 이번 작품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듯 합니다..   그동안 여러 '시리즈'를 쓰셨던데.. '낯선 자의 일기'는 '하빈더 카우어'경사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시리즈'며 후속편인 '포스트 스크립트 머더'도 나왔다고 하네요.. 조만간 만나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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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자의 일기'는 '2020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소설상 수상작'입니다.

'저자'인 '엘리 그리피스'는 '영국'에서 인기 있는 '작가'던데요..

이번 작품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듯 합니다..

 

그동안 여러 '시리즈'를 쓰셨던데..

'낯선 자의 일기'는 '하빈더 카우어'경사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시리즈'며

후속편인 '포스트 스크립트 머더'도 나왔다고 하네요..

조만간 만나볼수 있으려나요??

 

소설의 시작은 '고딕소설'작가로 유명한 R.M. 홀랜드의 단편소설 

'낯선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이 됩니다.

혹시 실존하는 작가인지 '검색'해보니 정보가 전혀 없네요..

아무래도 가상의 작가인듯..

 

그리고 'R.M.홀랜드'의 전기를 쓰는 사람이 있으니..

첫번째 '화자'인 고등학교 영어교사인 '클레어 캐시디'입니다.

그녀는 '학생'들에게 '고딕소설'과 '낯선 사람'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데요..

 

그녀는 이혼한후, 딸 '조지'와 함께 '탈가스 하이'로 왔는데요..

'탈가스 하이'의 '별관'은 과거 '홀랜드'가 살았던 집으로서 '홀랜드 하우스'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홀랜드'의 '전기'를 쓰는 그녀

 

그런데 그녀의 '동료'이자 '절친'인 '엘라'가 살해당한채 발견이 되고..

그녀는 '충격'을 받는데요..

 

'엘라'의 죽음의 '충격'이 끝나기도 전에

'클레어'는 또다시 '충격'을 받게 되는데요..

 

거기다가 누군가가 그녀의 '일기'에 글씨를 써놓았는데요

'안녕, 클레어, 당신은 나를 모르죠'

 

두번째 '화자'인 '하빈더'경사는 '엘라'살인사건의 '담당자'입니다.

동료인 '닐'과 함께 '엘렌'과 '절친'이였다는 '클레어 캐시디'를 찾아가는데요..

 

그런데 '하빈더'는 '클레어'를 보자말자 그녀가 싫습니다...

키 크고 아름답고 '모델'같은 '미모'에.....

 

'엘라'의 '죽음'과 관련된 사람들을 하나씩 찾아가고..

그리고 '클레어'의 차가운 태도와 뭔가 '비밀'을 숨겨고 있음을 알자..

점점 그녀를 '의심'하기 시작하는데요.

 

세번째 '화자'는 '클레어'의 딸 '조지'입니다.

'조지'라 그래서 '아들'인줄 알았는데..

원래 이름은 '조지아'인데요

 

'조지아'에게는 '비밀'이 있습니다..

그녀는 '책'을 쓰고 있었는데요..

 

그녀가 '책'을 쓸수 있도록 지원해준 사람이 바로 '엘라'였기에

그녀는 '엘라'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전혀 '살인사건'과 관련 없을꺼 같은 그녀..역시

어쩌다보니 '사건'에 깊이 관여하게 되는데요

 

소설은 '엘라'의 죽음을 두고

세명의 '여성'이 '화자'로 등장합니다..

'클레어','하빈더','조지아'

 

그리고 연이은 '죽음'과 

'사건현장'에 남겨진 '낯선 사람'의 '구절'

 

그리고 드러나는 '범인'의 정체와 '반전'은 좋았는데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개였는지라...

 

저는 이 작품을 왜 '고딕호러'로 착각했는지 말입니다..

'고딕호러'소설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소설인데 말입니다.

 

이런 스타일 좋아하는지라 ㅋㅋㅋㅋ

넘 잼나게 읽었던 '낯선 자의 일기'였고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국내에 소개되면 좋겠습니다.

정말 세상에는 읽고 싶은 작품들이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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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낯선자의 일기! 평점10점 | i***o | 2021.09.12 리뷰제목
고등학교 영어 교사 '클레어'를 중심으로 형사 '하빈더', 클레어의 딸 '조지아' 세 사람의 시점이 등장합니다. 첫 도입부에 나오는 고딕 단편 소설 <낯선 사람>부터 미스터리한 기류가 흐르더니 대학 신입생 입단식에서, 클레어의 절친 여교사 '엘라'를 시작으로 또 한 명의 살인 사건이 벌어집니다.   엘라를 죽인 자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가서 찔렀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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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영어 교사 '클레어'를 중심으로

형사 '하빈더', 클레어의 딸 '조지아' 세 사람의 시점이 등장합니다.

첫 도입부에 나오는 고딕 단편 소설 <낯선 사람>부터 미스터리한 기류가 흐르더니

대학 신입생 입단식에서, 클레어의 절친 여교사 '엘라'를 시작으로

또 한 명의 살인 사건이 벌어집니다.

 

엘라를 죽인 자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가서 찔렀고,

이는 냉혹하고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란 뜻이다.

아니면 엘라와 잘 아는 사이든가. _138p

 

기묘한 2명의 죽음은 소설 속 클리셰 '3의 법칙'처럼

세월이 흐른 뒤에도 이상한 죽음으로 이어지죠.

 

<안녕, 클레어. 당신은 나를 모르죠.>

 

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범인은 누군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 상황 속에서

소설에 등장하는 고딕풍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범인이 진짜 진짜 의외였다는 사실... 이랄까

생각 못 했던 인물이라 마지막엔 몰입해서 읽었습니다.ㅋㅋ

처음엔 시점이 약간 헷갈리기도 했지만요.

 

<그저 사랑한다는 말을 하려고 썼어.>

 

클레어의 일기장에 적힌 낯선 글씨!

소설을 봤다면 이 부분을 기억하실 텐데요

전 읽으면서 소름이 쫘악 끼쳤어요 ㅋㅋ

이때부터 결말까지 후다닥 몰아봤습니다.

 

고전 소설의 인용구가 곳곳에 등장하기 때문에 재밌기도 했고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 라던가 맥베스도 나오고

이런 부분에서 고딕스러움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소설 자체는 공포스럽고 잔인하다기보다는

책장 어딘가에서 우연히 꺼내든, 누군가의 일기를 읽는 기분이었어요.

분량이 생각보다 두툼하기 때문에 급하게 읽기보다는

의문의 죽음이라는 소재 자체를 즐기면서 봤습니다.

여유롭게 읽은 만큼 제대로 읽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참고로 이 소설은

2020년 에드거상 최우수 장편소설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추리소설 베스트셀러를 찍은 이유 중에, 범인의 정체가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이라는 점이 많은 호응도를 얻은 모양입니다.

 

이런 추리 소설은 범인이 너무 뻔하면 김빠지는데

마지막까지 예상치도 못한 인물을 범인으로 끌고 가는 힘이 있어요.

작가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내공이 상당합니다.

 

범죄 소설 시리즈 13권 이상 시리즈를 계속 냈고

<루스 갤로웨이> 시리즈는 영국에서 1백만 부 이상 팔린 데다 13개 언어권에서

번역 출간되었다고 하니 다음 작품도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시리즈 전부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 무서운 거 잘 못 보는 분들도, 무난하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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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낯선 자의 일기 - 엘리 그리피스 (박현주 옮김, 나무옆의자) 평점8점 | h****s | 2021.11.26 리뷰제목
영국 남부 서식스의 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하며 빅토리아 시대 고딕소설 작가 R. M. 홀랜드의 전기를 집필 중인 40대 여성 클레어 캐시디는 어느 날 친한 동료 교사 엘라가 무참하게 살해됐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담당형사인 하빈더 카우어에게 조사를 받은 클레어는 얼마 전 교사 연수에서 엘라와 충돌했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일기장을 폈다가 깜짝 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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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부 서식스의 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하며 빅토리아 시대 고딕소설 작가 R. M. 홀랜드의 전기를 집필 중인 40대 여성 클레어 캐시디는 어느 날 친한 동료 교사 엘라가 무참하게 살해됐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담당형사인 하빈더 카우어에게 조사를 받은 클레어는 얼마 전 교사 연수에서 엘라와 충돌했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일기장을 폈다가 깜짝 놀랍니다. 누군가 그날의 일기 밑에 소름 끼치는 메모를 남겨놓았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그 메모의 필체가 살해된 엘라 곁에서 발견된 (범인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포스트잇의 필체와 똑같다는 점입니다. 이후 연이어 클레어 주위의 인물들이 공격을 받자 하빈더는 안 그래도 못 마땅히 여겼던 클레어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정통 영국 미스터리와 고딕 스릴러의 조합은 개인적으론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는 장르입니다. 제목과 표지 역시 개인적인 취향과 거리가 먼 이 작품의 성격을 대변하고 있었는데, 100페이지까지만 가보자, 라며 어렵게 첫 페이지를 펼쳤습니다.

 

젊은 시절 읽은 단편 낯선 사람에 반한 뒤 R. M. 홀랜드의 일생과 비극적인 가족사에 관심을 갖게 된 클레어는 현재 그의 전기를 집필중입니다. 마침 그녀가 근무하는 고등학교 탈가스 하이의 별관이 과거 그의 저택이었고, 그곳엔 그의 서재가 고스란히 보존돼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유령 목격담이 끊이지 않았던 그 건물은 클레어에겐 마치 성지와도 같은 곳입니다. 그야말로 고딕의 정취가 클레어 주위를 감싸고 있는 셈입니다.

한편, 클레어 주위에서 연이어 벌어지는 사건들은 명백히 현실의 일이지만 왠지 R. M. 홀랜드의 단편 낯선 사람을 연상시키는 괴이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피살자 곁에서 발견된 포스트잇에 적힌 지옥은 비었다.”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의 유명한 구절이자 동시에 R. M. 홀랜드의 단편 낯선 사람의 중요한 인용구이기도 합니다. 또 사후에 새겨진 시신의 양손바닥의 자상은 마치 성흔(聖痕)과도 같아 보여서 수사진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사건의 중심부에 놓인 클레어, 인도계 영국인인 담당형사 하빈더, 그리고 클레어의 15살 딸 조지아 등 세 여성이 한 챕터씩 번갈아 화자를 맡습니다. 피해자인 듯 가해자인 듯 애매해 보이는 클레어는 사건 정보 전달과 함께 고딕 스릴러로서의 이 작품의 정체성을 독자에게 수시로 각인시키는 인물입니다. 반면, 첫눈에 클레어가 못마땅해진 하빈더는 일련의 사건들이 클레어의 일기장과 밀접하게 연관된 게 확실해지자 다소 편견에 사로잡힌 수사를 벌이지만 끝내 미스터리의 마지막 퍼즐을 풀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역할을 맡습니다. 비밀리에 미스터리 작가의 꿈을 키우던 조지아는 본의 아니게 엄마 클레어가 연루된 사건에 휘말리지만 침착하게 대처하며 자신만의 성장을 이루는 인물입니다.

 

(애초 ‘100페이지 계획을 넘어선 지점이지만) 1/3쯤 됐을 때 중도포기를 진지하게 고민한 게 사실입니다. 우려했던 대로 정통 영국 미스터리와 고딕 스릴러의 조합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고, R. M. 홀랜드가 맡은 과거의 고딕과 영어교사 클레어가 맡은 현재의 고딕이라는 투 트랙 설계는 어딘가 억지로 갖다 붙인 느낌이 강했습니다. 특히 이런저런 사족들(고딕 분위기를 고양시키기 위한 묘사들, 군살처럼 느껴진 가족-과거-주변 인물들에 대한 부연설명들)이 차지한 과도한 분량은 지루함만 더했을 뿐 조금도 흥미롭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더욱 아쉬웠던 건 작가가 나름 열심히 구축한 영국 미스터리+고딕 스릴러라는 밑바탕에 비해 허무할 정도로 단순했던 범인의 정체와 동기입니다. 따지고 보면 굳이 빅토리아 시대 고딕소설가를 소환할 이유도 없었고, 클레어로 하여금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고딕 분위기를 고조시킬 필요도 없어 보였습니다. 외피는 거대했지만 실상 그 안의 알맹이는 너무 빈약했다고 할까요? 다른 독자들의 서평에서도 이런 지적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비혼 여성형사, 이민자, 성 소수자로 설정된 형사 하빈더 카우어를 주인공으로 한 후속작이 이미 출간됐다고 합니다. ‘하빈더 카우어 시리즈가 앞으로도 계속 고딕 스릴러를 추구할지는 알 수 없지만, 혹시 그렇다면 독특한 매력을 지닌 형사 하빈더를 다시 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한국에선 아직 낯설지만 다수의 시리즈를 출간했을 정도로 꽤 깊은 내공을 지닌 작가인 만큼 고딕이 아닌 하빈더 카우어 시리즈라면 한번쯤은 재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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