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이 책 리뷰이벤트를 신청할 무렵엔.. 정말 내일이 두려웠다. 지금도 두렵기는 매한가지이지만, 그래도 든든한 내 편이 생긴 것 같아.. 두려운데도.. 내일 눈 뜨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덜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도 되었고 내가 소중히해야 할 사람들을 자각하게 되었으며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말에 쓸데없이 예민해지기보다 나를 귀히 여겨주는 사람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더 예민하기로 했다. 어차피 이래저래 예민한 인생.. 기왕이면 더 좋은 걸로 예민해지기로..^;;;ㅎ
*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게 될 때, 완벽한 치유는 시작된다. 쉽지 않겠지만, 맞서는 게 두렵고 자주 머뭇거리겠지만, 불안함을 이겨내고 나를 아프게 만든 상처와 대면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흠집이 생겨날까. 눈을 감고 미래의 나를 상상한다. 예컨대, 틈새로 빛이 비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벌어진 상처에서 희망이 자라는 사람. 부디 아름다운 흔적일 수 있기를.
미처 인식하지 못하던 시절 나는 완벽주의자였다. 특히 내 일에 관해서는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누구에게도 묻지 않고 싶었다. 내 일에 틈이 보이는 게 죽기보다도 싫었다. 혹여나 실수할까 봐 술도 안 마시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였다. 그래서 지금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는 매일이 불안함 덩어리였고, 매순간이 두려웠으며, 내 의견을 내는데 자주 머뭇거렸다. 나는 이제 입사 1년차를 향해 가는 신입이였고, 다른 사람들은 최소 7년, 많게는 15년을 회사에 머문 사람들이여서 나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고, 시키는 대로만 따라가야 했으며, 그 시키는 대로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시에는 '세상에 이런 바보가 있나, 어이가 없네'라는 표정으로 자주 지적과 질책을 당했다. 그러다 보니 나의 자존감은 완전 바닥이 나 있었고, 회사에 가야 하는 게, 다음날 눈을 떠서 회사에 가야만 하는 게 너무 싫어서.. 이대로 눈을 감고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거의 매일.. 지금도 나는 그들에게 보이는 족족 다 틈인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내 틈이 보이는 것에 부끄럽지만 두려워하진 않는다. 처음으로 접하는 업종의 일인데다 눈고 손이 익어야만 업무가 수월해지는 일이여서 시간이 필요로 하는 걸 스스로 되뇌인다. 조급해지지 말자. 1년차가 15년차처럼 능숙하고 다 알면 내가 일을 잘 하는 게 아니라 15년차의 세월이 억울하다. 그래도 마음이 조급해질 때는 딱 1년만 버티자. 그래도 일이 능숙하지 않고 지금처럼 계속 실수를 하면 민폐이니 그때 그만두자. 그렇게 생각을 하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요즘도 하루 건너 한 번씩 실수를 크고 작게 하지만.. 1년이 얼마 안 남았다. 퇴사는 그때해도 늦지 않는다. 사월이는 4월 18일에 퇴사하는 걸로~!ㅎ
*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완벽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난날을 뒤돌아볼 때
모든 것을 쏟지 못한 게 후회될까 봐,
스스로 떳떳해지고 싶어서.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같은 순간은 또다시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한 내가 살아가는 모든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후회하기 싫어서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결과가 내 뜻과 다르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때면 나를 붙들고 있는 중심이 흔들린다. 이럴거면 왜 최선을 다했냐고, 남들은 대충해도 대충 잘 살아가는데.. 그 대충이 안 되서 가끔 많이 힘들다. 하지만 나를 잘 아는 이들은.. 결과가 다가 아니라며.. 내가 최선을 다했고 스스로 떳떳하다면 그것 그대로도 좋은 거라고.. 얘기해준다. 이럴 때는 참 내가 복이 많구나.. 내가 사람들한테 한 거에 비해.. 나를 아껴주는 이들이 많아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
갈라진 틈이 있다는 건 괜찮아질 수 있다는 거예요.
그건 거대한 벽처럼 다가갈 수 없는 게 아니라,
틈새로 어떻게든 위로가 스며들 수 있다는 의미니까요.
혼자서 이겨내기 힘든 순간이 있다는 것 알아요.
많은 걸 해야 할 필요 없어요.
아주 약간의 틈만 내어줄 수 있다면,
그대의 상처도 누군가 어루만져줄 수 있을 거예요.
내미는 손을 마다하지 말아요.
모든 것을 외면하고 스스로 작아지지 말아요.
그대의 어깨를 감싸줄게요.
아주 약간의 틈만 있으면 돼요.
그래서 그런가.. 요즘 나는 위로가 아주 잘 스며든다. 예전에는 내가 느끼기에도 스스로 벽처럼 느껴졌었는데.. 틈이 많아진 요 1년동안.. 나는 위로가 많이 필요한 사람이면서 작은 위로에도 크게 감동하곤 했다. 물론 이 문장 '갈라진 틈이 있다는 건 괜찮아질 수 있다는 거예요.'에서도 나는 또 위안을 얻었다. 나는 괜찮아질 수 있다. 괜찮아질 수 있다..
*
하늘을 쳐다볼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다가
매일 불편하게 잠든다는 너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주고 싶다.
근사한 위로가 되어줄 자신은 없지만
꾸준한 마음이 되어주고 싶다.
어제는 뒤척였다고 해도
오늘은 푹 잘 수 있을 정도로
너의 하루의 끝에서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근사한 위로를 많이 받았다. 이제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 꾸준한 마음을 얻고자 한다. 내일은 푹 잘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을 보고 싶다.
*
지나가는 삶에 많은 발자국을 남기는 것. 그것만큼 중요한 일도 없을 것이다. 좋은 발자국과 나쁜 발자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닌 것처럼 모든 흔적은 우리에게 소중하니까. 매일 조금이라도 흔적을 남기며 살아야겠다. 빠르게 변하고 희미해지는 이 세상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증명하기 위해, 또 스스로 떳떳해지기 위해. 먼 훗날, 뒤를 돌아 찍혀 있는 발자국을 보며 벅찬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어느날 분명히 읽은 기억은 있는데 책 제목만으로는 도저히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은 적이 몇 번 있었다. 처음 겪었을 때도 그 느낌이 너무 낯설어서 굉장히 혼란스럽고 그랬었는데.. 같은 경험을 두 번 세 번 하게 되니까.. 앞으로 더 많은 날 이런 경험을 하게 될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읽은 책은 무조건 리뷰를 쓰기'다. 한 번을 읽어도 리뷰를 쓰고 두 번을 읽어도 리뷰를 또 쓴다. 독후감처럼 내용 요약해서 쓰는 것이 아닌.. 나중에 또 읽고 싶은 문장이나 자꾸 다시 보게 되는 문장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리뷰에 옮겨적는다. 지금처럼. 갓 마흔이 된 나는 매일 조금씩 이렇게 흔적을 남기며 살아야겠다는 작가의 문장에 나 역시도 그러하다고.. 내 삶의 흔적을 이렇게 남기고 있다고.. 토달기식의 리뷰를 쓴다.
*
실수를 먹어도 먹어도
소화만 잘하면 된다.
실수에도 영양은 있다.
그건 경험이다.
지금은 장~운동 중이 아닌 마음 운동 중! 유난히 실수를 되새김질하며 곱씹는 틈 많은 져니씨를.. 달래며 이것도 경험이 되어 다음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되면 된다고.. 스스로 실수를 소화시키는 중. 하지만 15일 전에 틀린 걸 15일만에 알아차린 건.. 쉽게 소화가 되지 않는다. 아~ 내일이 엄청 천천히 아주 멀리서 왔으면 좋겠다. 정말이지 지난 밤은 너무 길었어..라는 한탄이 나올 만큼..ㅡ,ㅠ;;;ㅋ
표지에 둘러진 띠지에 '지금, 이 순간을 살아요.' 라는 문장이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싶다. 순간 순간들이 모여 내 하루가 되고 그 하루들이 모여 내 한 살 나이가 되고, 그 한 살들이 모여 내 인생이 되는 거니까.. 한순간도 허투루 보낼 순간이 없다. 매 순간, 그 순간의 주인이 내가 되어 살기를.. 책을 덮으며 희망한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