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잘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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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잘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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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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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도서] 논문 잘 쓰는 방법Come si fa una tesi di laurea을 읽고 평점6점 | n*****g | 2007.03.13 리뷰제목
제목 : 논문 잘 쓰는 방법Come si fa una tesi di laurea, 1977 저자 : 움베르토 에코 역자 : 김운찬 출판 : 열린책들 작성 : 2007.03.11. “이 책은 논문을 위한 논문이다!!” -즉흥 감상-   아아.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이틀 꼬박 읽었으면서 무슨 책을 한권도 못 읽느냐고 잔소리하실 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처음 이 책을 손에 잡았을 때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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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논문 잘 쓰는 방법Come si fa una tesi di laurea, 1977

저자 : 움베르토 에코

역자 : 김운찬

출판 : 열린책들

작성 : 2007.03.11.



“이 책은 논문을 위한 논문이다!!”

-즉흥 감상-



  아아.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이틀 꼬박 읽었으면서 무슨 책을 한권도 못 읽느냐고 잔소리하실 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처음 이 책을 손에 잡았을 때만 하더라도 우선 저자분이 ‘움베르토 에코’ 님 이라 되어있었기에 ‘소설’같이 읽기 편한 구성으로 되어있지 않겠느냐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막상 읽기 시작한 책은 무슨 대학교제도 아니고 그저 딱딱하게만 보이는 차례와 오랜만에 마주하는 빡빡한 글씨들이 저를 압박해오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스페인의 작가 ‘아루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님과 프랑스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님의 한국번역본들로 단련했던 눈과 그래도 자칫 딱딱할 수도 있을 내용을 재미있고 친절하게 서술하진 저자분의 노력에 결국 마침표를 만나볼 수 있었던 이번 책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책은 사실 이번 판본이 1977년도에 출간된 초판본이 아닌, 8년 뒤에 나온 신판본 임을 말하는 저자의 서문으로 먼저 그 문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일곱 개의 장으로, 논문에 대한 기본적 개념과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제1장 졸업 논문이란 무엇이며 어디에 필요한가’, 논문의 종류와 각각의 방향성을 말하는 ‘제2장 테마의 선택’, 논문의 구성 시 자료의 출처 입수와 참고문헌을 조사하는 방법이 담긴 ‘제3장 자료조사’, 얻어진 자료들을 나름대로 정리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제4장 작업 계획 및 카드정리’, 논문의 내용을 구성하는 몇 가지 공식과 주의점인 ‘제5장 원고쓰기’, 실질적인 논문의 작성방법에 대한 예시와 앞선 설명들을 정리하고 있는 ‘제6장 최종적인 원고작성’, 그리고 이번 논문형식의 책을 쓰기 위해 저자가 참고한 사람들에 대한 기록인 ‘제7장 결론’까지. 정말이지 거짓말 조금 보태어 잠들지 않고 눈을 뜨고 있을 때는 계속 읽어 들어감에 몇 번은 졸기도 했지만 결국 마지막 장을 덮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때까지 보통 ‘논문’이라고 하면 대학교를 졸업 하기위해 작성하게 되는 엄청난 분량의 리포트를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설명을 열심히 읽어가며 단순이 분량만 많은 보고서가 아닌 한권의 책을 쓰듯 어떤 한가지의 목표를 세워 자신의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연구를 한 기록이라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인 듯해 그동안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에 대해 이렇게 생활의 일부분인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는 것이 평소에 궁금증을 가지던 것들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를 거쳐 기록해보고 싶어지는 욕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논문 같은 글을 번역하신 번역자 분도 고생을 많이 하셨겠지만, 저자분도 기록 속에서 적어두셨듯이 이탈리아 대학제도를 기준으로 이 글을 쓰셨던 것인지라 번역본만으로는 이해의 한계를 경험하고야 말았는데요. 자신의 책이 다른 나라에 번역 출판된다는 점에 대해서 논문을 구성하는 공식에 대한 것보다도 그 의미를 생각하라는 점에서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 그것도 자기발전을 위해 무엇인가를 연구하며 기록을 한다는 것. 저도 저 나름대로 중편이랍시고 소설을 써 자비를 사용해 책 형태로 몇 권 뽑아 본적이 있던 지라, 하나의 마침표를 향한다는 것이 막 나오는 말처럼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해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개인의 경재활동에 큰 보탬이 되었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누군가 말했듯 ‘출산의 고통’을 대리체험 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만큼 처음에는 자그마한 동기로 시작 된 것이 회가 넘어가면 갈수록 좀 더 책임감 있고 현실감을 줄 수 있는 자료의 수집, 그리고 그렇게 모인 자료들을 숙성시켜 배치하는 것으로 많은 연구와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이번 책을 통해 재발견해볼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논문이라는 것이 그저 거창한 주제를 가지고 어려운 말로 도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자기 자신을 위하며 이어서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분야를 연구하는 모든 이들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는데요. 저도 ‘전 인류의 지적 고양을 위해서’라도 무엇인가 연구를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최근에 열심히 수집하며 관심을 가졌던 ‘병뚜껑’에 대해 그 ‘역사’나 ‘인류의 삶’과 같은 철학을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연구, 정리, 기록을 해보기로 할까합니다(웃음)



  그러고 보니 이런저런 작품들을 만나며 저자분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헌책방을 돌때마다 한두 권씩 보이는 책들을 살까말까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요. 이번 기회를 통해 우선 한권을 만나본 이상 또 한분을 향한 열혈 독자가 되어볼까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첫 단추가 중요한 법인데 이렇게 ‘논문 잘 쓰는 방법’같은 것으로 시작했으니 그동안 추천 받아왔던 작품들은 과연 어떠한 기분으로 만나게 될지 궁금해져버렸는데요. 본디 책은 편안한 마음으로 만나보라고 했는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저자분의 자서전 같은 분위기보다도 그 자체로 ‘논문’같은 구성이었던지라 또 하나의 선입견-색안경을 가져버리게 된 것은 아닐지 그저 행복한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네? 감동 받았니 같은 감상은 그만하고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라구요?

  사실 이러한 이론서들을 끝까지 읽은 것이 도서 ‘귀신설화연구鬼神說話硏究, 1995’정도 밖에 없었던지라. 아직 논문 형식의 글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 없다는 것이 현재입니다. 그렇다고 앞에서 살짝 언급한 자서전 형식의 ‘에세이’들은 그들의 인생에 대한 회고록일 뿐 이렇게 연구성 짙은 기록이 아니었기에 비교대상에서는 완전히 벗어나고 마는 데요. 그래서인지 앞으로 하나 둘씩 만나게 될 연구기록들을 오히려 기대하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또 한권의 책을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비록 한번만 읽고 감히 이 책이 이러했노라고 적긴 조금 그랬지만, 하나 분명 한 것은 구매를 통해 소장하고 몇 번이나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스스로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라도 연구와 기록에 대한 마음가짐을 재정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자분과 역자분, 그리고 이 책을 만나게끔 안내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첨가]


  그건 그렇다 치고, 사실 책의 내용과는 그리 상관없는 내용이기에 따로 빼두었다가 제가 이때까지 들어왔던 ‘논문’에 대해서 몇 가지 더 생각을 되짚어 볼 수 있었던 것이 있어 이렇게 덧 붙여보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유행’과 ‘개성’에 대한 문제와 이번 책을 통해서 확장해 생각해본 ‘변질된 복제’에 대한 것인데요. 책 안에서의 저자도 말하고 있었지만 급하기에 앞선 사람들의 논문을 표절하거나 부분적인 수정으로 자신의 연구인양 소리 높여 말하는-결국 자살로 이어질 사태에 대해 지나온 학창시절이 떠올라버린 것이었습니다.

  요즘에야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몰라도, ‘평준화’가 뭔지 그저 공장에서 찍어대는 동질품의 상품인양 지식을 주입받아 다듬어졌었고, 그 과정에서 뭐가 문제였는지 학교에서 요구하는 참된 학생의 본보기와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되자 심한 소외감을 선물로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요. 제시하는 것을 못하겠다면 베끼기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제의에 백지를 내버리는 등의 정면대응을 했던 기억까지 같이 떠올라버렸습니다.

  비록 이렇게 돌려 말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좁은 시점의 이야기였을지는 몰라도 요즘처럼 개성의 시대라 떠드는 세상도 조금만 떨어져서보면 하나의 ‘스타 시스템’을 기준으로 변질된 유행이 동심원의 파장마냥 출렁거리며 나아가며 그 흐름에 동참하지 못할 경우 묻어버리는 중이라 판단하고 있는바. 여기서 ‘민족성’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시는 분들도 몇 있어 ‘과거는 관심은커녕 생각지 않고서 민족성을 말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듯 ‘한국이니까’식으로 논문 등에 변질된 복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으며, 어렵고도 고상해야만 한다는 선입견을 가질 정도라면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것은 기본으로 자기 자신의 기록에 최소한의 양심과 최선의 자세를 가질 것을  다짐해보게 되었습니다.

 

TEXT No. 406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0
종이책 연구라는건 이렇게 하세요.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i*****e | 2009.11.01 리뷰제목
내년에는 석사 논문을 써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의 학사 논문에는 '주제 선정에 대한 고민'이 있기는 했던 것 같은데, 이는 어떤 주제를 잡아서 그것을 연구하여 좋은 결과를 낼 것이냐를 위한 고민이었다기 보다는, 어떤 주제를 선정해야 조사는 조금만 하고 풍부한 참고문헌을 (읽지 않고) 첨부할 수 있으며, 페이지를 채우기에 좋은 것일까라는 것에 의거한 고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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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석사 논문을 써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의 학사 논문에는 '주제 선정에 대한 고민'이 있기는 했던 것 같은데, 이는 어떤 주제를 잡아서 그것을 연구하여 좋은 결과를 낼 것이냐를 위한 고민이었다기 보다는, 어떤 주제를 선정해야 조사는 조금만 하고 풍부한 참고문헌을 (읽지 않고) 첨부할 수 있으며, 페이지를 채우기에 좋은 것일까라는 것에 의거한 고민이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건 나의 학사 논문이 '사회언어학' 중에서도 '일간지 만화'에 드러나는 사회언어학의 어떤 측면...을 다룬 (다루는 척 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어쨌거나 내년 6월까지는 석사 논문을 써서 석사학위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이런 나의 계획은 움베르토 에코에 의하면 '지나치게 짧은' 기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논문을 쓰는 것은 3년이 넘어가면 실패한 것이고, 6개월 이하로는 제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럼 그럼.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는 지당하신 말씀들이다.

 

비록 이탈리아의 작문 체계에, 그리고 70년대를 기반으로 해 쓴 글이다 보니, 노트북을 넘어서 넷북과 전자책, 그리고 무엇보다 영어권 국가나 한국의 논문 체계와 맞지 않는 점들이 셀 수 없이 많이 있지만, 이 책을 지배하는 움베르토 에코의 지식에 대한, 연구에 대한, 저작에 대한 철학만은 배우고 배워도 차고 넘칠 만큼 많다.

 

누구의 말처럼, 이 책을 읽고 나면,

움베르토 에코 당신이나 되니 이렇게 하겠지 우리는 당신같이 천재가 아니라우

라는 생각이 절로 들긴 하지만

인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인문 사회학이 아니더라도 책을 읽는 것과 자신이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의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 읽고 넘어가야 할 책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움베르토 에코의 글을 읽고 나면 항상 드는 생각 - 도대체 이 사람은 과연 사람인가 - 이 든다. 무한대의 우러러봄?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종이책 구매 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d | 2022.09.26 리뷰제목
어린시절 동화를 좋아했던 것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책에 빠져들고, 작가에 빠져들었던 사람이 바로 움베르트 에코였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고, 더이상 그의 새로운 작품을 만날수는 없지만 여전히 장미의 이름 같은 소설을 가끔 꺼내 읽으면서 또는 그가 남긴 텍스트 자체와 관련된 책들, 중세와 같이 역사, 철학 책들을 통하여 여전히 에코의 가르침을 간혹 구하면서 살고 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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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동화를 좋아했던 것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책에 빠져들고, 작가에 빠져들었던 사람이 바로 움베르트 에코였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고, 더이상 그의 새로운 작품을 만날수는 없지만 여전히 장미의 이름 같은 소설을 가끔 꺼내 읽으면서 또는 그가 남긴 텍스트 자체와 관련된 책들, 중세와 같이 역사, 철학 책들을 통하여 여전히 에코의 가르침을 간혹 구하면서 살고 있다. 

 

그 중에 이책은 단언코, 가장 실용적인 도움서적이 아닐까 싶다. 글을 쓰는 기본적인 자세와 준비 적용 작성과 탈고의 과정까지 전부 친절하게 (그렇다고 쉽지는 않지만) 안내해주는 이 책은 논문을 쓰는 법에만 국한되어 글을 쓰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글 자체를 써내려 가는 것에 기본을 다져 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책이 제시해주는 논문주제 선정에 대한 노하우나 기초적인 주제선정 방법에 대한 안내는 글을 쓰고 싶으나 무엇을 써야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아주 실용적인 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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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논문을 시작하는 인문학도에게 평점8점 | k******i | 2018.02.07 리뷰제목
논문을 쓰기 시작하는 인문학도에게.내년엔 석사 논문을 써야 한다.학사 논문은 차마 표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정확히는 기억하기 싫은) 거지발싸개같은 글이다부담도 되고 걱정도 되서 겨울방학 내내 이것저것 읽으며 개론서로 집어든 책.아날로그 세대의 깊이가 담겨져 있어 사실 오늘날의 우리에겐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핵심들을 놓치지 않는다한국어권의 디지털 세대인 평범한 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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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쓰기 시작하는 인문학도에게.


내년엔 석사 논문을 써야 한다.

학사 논문은 차마 표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정확히는 기억하기 싫은) 거지발싸개같은 글이다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되서 겨울방학 내내 이것저것 읽으며 개론서로 집어든 책.


아날로그 세대의 깊이가 담겨져 있어 사실 오늘날의 우리에겐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핵심들을 놓치지 않는다

한국어권의 디지털 세대인 평범한 나에게는 역시 이 책 하나로는 무리겠지만.


그래도 좋다!

마음을 다지기 위해 읽어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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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 평점7점 | YES마니아 : 로얄 r****a | 2008.11.26 리뷰제목
제대로 된 논문 하나 쓰고 싶었다. 얼렁뚱땅 써 버린 학사 논문에 대한 자책과 양심으로 석사 논문은 제대로 쓰고 싶었다. 그러려면 우선 논문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할 듯 했다. 논문 개념과 형식 따위야 인터넷만 들어가도 죄다 파악할 수 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논문에 대한 예의,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내게 그 예의를 가르쳐줄 작자는 누구일까. 동서고금을 망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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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논문 하나 쓰고 싶었다. 얼렁뚱땅 써 버린 학사 논문에 대한 자책과 양심으로 석사 논문은 제대로 쓰고 싶었다. 그러려면 우선 논문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할 듯 했다. 논문 개념과 형식 따위야 인터넷만 들어가도 죄다 파악할 수 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논문에 대한 예의,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내게 그 예의를 가르쳐줄 작자는 누구일까. 동서고금을 망라하여 책 좀 읽었다는 작자들, 글 좀 썼다는 작자들, 너무 많다. 누가, 누가 내게, 듣고 싶은 말을 들려 줄 것인가.

  뇌리를 스치는 책 한 권.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논문과 소설의 경계 쯤에 살짝 얹혀 있는 책. 지독히도 엄청난 주석과 장서들 사이로 간간히 흐르는 소설적 구성. 에코야 말로 내게 그 예의를 알려 줄 것 같았다.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에코님 내게 하시는 말씀.


  "논문은 자신의 취향과 자신의 책 읽기 능력을 시험해 보기 위하여, 과거의 문학과 스스로를 비교해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38쪽)

  책 읽기 능력을 시험해 보는 마지막 기회...

  '마지막 기회'라는 말의 엄중한 뉘앙스가 가슴에 와 닿는다. '마지막', '기회', 둘 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단어이다. 논문은 내게 책 읽기를 시험해 보는 마지막 기회다.

  또한 논문은 '다른 사람들에게 유용해야 한다'고 한다. 이 말은 논문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무릇 글이란 일기를 제외하고는 죄다 다른 사람들에게 유용해야 한다. 내게만 유용한 글이란, 이기적이고 자폐적이다.

  글이 글을 쓰는 당사자에게 치유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글과 '나' 사이엔 언제나 거리가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즉, 글을 쓰는 '나'와 그 글을 읽는 '나' 사이의 거리, 그것은 객관적 거리다. 그 거리가 객관적일수록 '나'는 치유 받을 수 있다.

  논문은 그 어느 글보다 객관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논문은 나 자신을 벗어났을 때 더욱 유용해야 한다. 그것이 논문에 대하는 예의다.

  계속해서 에코는 매우 친절하고 자상하게 -그의 소설들은 전혀 친절하지 않은데- 논문 쓰는 방법을 하나하나 설명한다. 나의 지도교수가 에코가 된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에코는 우선 카드를 만들라고 한다. 카드의 종류를 설명하고, 카드 작성 요령을 실제 카드 그림을 보여 주면서 몇 페이지나 걸쳐서 상세히 알려준다. 참고문헌을 잘 정리해서 똑똑한 카드를 만들어 두는 것이 공부의 시작이며, 논문의 첫 걸음이다. 작성한 카드 목록들은 한 편의 논문에 필요할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다른 논문들, 심지어는 타인에게도 필요할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고 하니 이 책은 단순히 논문에 대한 예의 뿐만 아니라 학문에 대한 예의를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뒷 부분에서는 논문 형식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들이다. 이때 에코의 어조는 격양되고 딱딱하다. 예의가 기본 자세라면 형식은 예의를 담는 그릇이니 딱딱해질 수밖에. 이 부분은 그저 한번 쑥 훑었다. 어차피 논문을 쓰면서 하나하나 참고하고 체크해 봐야 되는 부분이다.

  끝으로 에코의 당부가 귀에 남는다. '쓸 수 있는 것을 써라.'

  논문은 절대 허세를 부려서는 안 된다. 불세출의 논문 따위, 그런 것은 이미 지난 시대의 천재들이 다 썼다. 내가 쓸 수 있는 것은, 나와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유용하면 된다.

  이제 논문의 방향이 잡혔다.

  비굴하지 않으면서 겸손하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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