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에 대해 솔직히 잘 모른다. 경제, 금융, 뭐 그런 단어를 들으면 머리에 쥐가 나는 듯 하며 갑자기 얼어붙는다. 알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아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호기심을 갖게 만든다. 일단은 나의 '첫' 금리 공부라는 책 제목에서부터 왕초보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들고,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지은이의 말'을 읽다보면 본격적인 내용에 대해 공부할 자세가 된다. 그렇게 이 책『나의 첫 금리 공부』를 읽어보게 되었다.
기준 금리가 과연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외환보유고가 많다는 것이 과연 자랑거리일까요? 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신용에 대한 비용이 저렴한 나라가 되었을까요? 왜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국채 30년 금리가 국채 10년보다 더 낮은 나라가 되었을까요? 왜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났는데 엔화는 강세를 보일까요? 도대체 마이너스 금리는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학교 수업시간에도 회사에서도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던, 그리고 관심도 없고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그러나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운 금리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4쪽_지은이의 말 中)
이 책의 저자는 염상훈. 7년간 채권시장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로 일했으며, 아이엠투자증권, 부국증권에서 법인영업, 채권운용 업무를 통해 직접 채권시장을 경험했고, 현재는 리딩투자증권 헤지펀드운용본부에서 헤지펀드 매니저로 재직 중이다. 경제와 주식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금융시장의 주축인 금리와 채권 시장에 대해 친절히 알려주는 책은 없다는 생각에 첫 번째 책인『금리의 역습』을 썼다. 이번 개정판인『나의 첫 금리 공부』에서는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들과 더불어 금리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이야기, 듣고 나면 무릎을 탁 칠수 있는 금리에 대해 모르고 있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책날개 발췌)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채권시장에서 애널리스트로서, 그리고 법인영업을 담당하는 브로커로서, 채권을 직접 운용하는 운용역으로서의 경험, 그리고 대체투자시장에서의 경험이 쌓이면서 느꼈던 수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이 책은 저의 시선으로 바라본 채권시장과 금리에 관하 독자들에게 설명하는 놀이터이기도 합니다. 이 놀이터에서 쉽게 놀기 위해 최대한 현재와 과거의 사례를 연관시켜 금리, 경제, 물가, 신용, 환율, 그리고 현재의 금융위기와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여러분이 저의 이 작은 놀이터에서 마음껏 놀아보길 바랍니다. 또 이 책을 계기로 더 깊고 넓은 금융지식을 탐구하기 위한 작은 발판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8쪽)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된다. 지은이의 말 '당신의 첫 금리 공부를 위하여'를 시작으로, 1부 '금리를 모르면 경제를 절대 알 수 없다', 2부 '금리를 알면 경기의 흐름이 보인다', 3부 '물가와 금리, 관계의 역동성에 주목하라', 4부 '신용과 금리, 위험한 만큼 금리는 올라간다', 5부 '환율과 금리, 흥미로운 다른나라 통화 그리고 우리나라 원화', 6부 '위기의 시작과 끝에는 모두 금리가 있다'로 이어진다. 금리 역시 하나의 가격이다, 예수님께서 살아계셨으면 정말 부자가 되었을까?,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정말 물가가 안정될까?, 친구에게 돈을 빌려줄 때 적정금리는 얼마일까?, 은행에 가는 당신은 바보다, 금융위기의 범인은 금리다, 1997년 IMF의 결정은 옳은 것이었나?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사실 목차를 보며 '예수님께서 살아계셨으면 정말 부자가 되었을까?'가 정말 궁금해서 그 부분부터 찾아 읽어보았다. 복리의 효과에 대한 글인데, 우리가 흔하게 알고 있는 복리의 힘이 과연 그런 것일까 의문을 갖고 풀어내는 글이다. 복리의 힘, 장기투자의 힘에 대한 글인데 필자의 생각은 '글쎄요'란다. 여기에서 중요한 2가지를 놓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물가'와 '신용'이라는 것이다. 이 글을 읽어보면 정말 쉽고 재미있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을 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서적도, 금리에 대한 글도 이렇게 바로바로 해석이 되면서 읽어나갈 수 있구나, 하는 일종의 자신감을 얻고,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간다. '금리' 라는 단어에 경직되거나, '경제 서적은 지루할 거야' 같은 선입견이 있다면, 95쪽부터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책에 대한 호감도가 바로 상승할 것이다.
171쪽의 '은행에 가는 당신은 바보다'라는 글도 생각을 달리 해볼 수 있도록 조곤조곤 설명을 해준다. 은행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른 곳도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의미의 글인데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실행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일단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초보자이면서 주로 자신이 아는 금융은 은행밖에 없는 정도일테니, 시야를 넓히는 데에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통이고 지식도 꽉 차있는 누군가가 '나는 금리를 몰라요'라고 생각하는 왕초보를 안타깝게 여기며 쉬운 언어로 떠먹여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난 들어도 몰라'라고 생각하며, 그래도 어디 한 번 들어나보자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는데, 어쩜 이렇게 눈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을 이어나가는지, 당연히 모를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둘 이해가 가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영어는 당연히 들어도 모른다고 생각하던 사람인데, 듣다보니 바로 통역을 할 수 있어서 본인도 놀라는 그런 느낌이랄까. 정말 재미있게 읽으며 금융 지식을 채워나가는 느낌이다. 금리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며 첫 발걸음을 가볍게 뗄 수 있는 책이기에 첫 금리 공부 책으로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