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여자
레깅스는 너희에게 보여주기 위해 입는 게 아냐.
이 말에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요즘 가끔은 열심히. 가끔은 널널하게 운동중입니다.
운동하다보면 레깅스를 입고 운동하는 여자분들이 꽤 보입니다.
전 별 생각없습니다.
몸매 좋은 분이 입으시고 운동하시면 보고 몸매 좋네. 정도 생각하죠.
물론. 이렇게 겉눈질 하는 남자들에 여성분들은 싫어하실 수 있을겁니다.
그렇지만 눈이 그쪽으로 가는 걸 어쩌나요
남자들은 이쁘고 몸매좋은 여자분들을 겉눈질 하게 마련입니다.
‘적당히’ 할 정도면 괜찮을 겁니다.
계속 쳐다보면서... 침이 입밖으로 곧 나올 정도만 아니라면..
이 책은 여성으로서, 페미니스트로서 스포츠 센터서 운동하는 것에 대해 얘기합니다.
전에... 오마이뉴스에 레깅스관련 얘기를 했다가 엄청나게 비난을 받았다는 얘기도 합니다.
글쎄... 오마이뉴스 자주보고 가끔 페미기사들 보면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레깅스 관련 기사는 딱히 그렇게 보이진 않더군요.
운동할 때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레깅스고 몸이 편해서 즐겨입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너무 쳐다보지 말길 바란다는 거. 이해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런데.. 반대도 있습니다.
남자의 경우 레깅스입고 운동하는 거 보셨나요
레깅스 위에 반바지를 갖춰 입고 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필자는 남자들은 아무렇게나 신경쓰지 않고 맘편하게 운동하면서 여성들에겐 레깅스를 입고 운동한다고 비난하냐고 서술했는데 그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남자들도 남자들만의 복장의 규칙은 존재합니다.
윗옷을 다 벗고도 잘 운동하더라구요
지역에 따라선 다르겠지만 제가 운동하는 곳에선 나시정도면 모를까 그렇게까지 과시하는 분들은 잘 보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생각이 맞지않는 부분도 상당했지만 남녀차이겠지요.
전체적으로는 여성들의 또다른 생각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운동하는 여자
이 책은
이 책, 『운동하는 여자』는 <체육관에서 만난 페미니즘>이란 부제로 그 책 성격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
저자는 양민영, <어려서 경상도의 성차별적인 문화에 영향을 받았다는 저자, 삶에 있어서는 쾌락주의자. 요리와 집 꾸미기, 반신욕에 몰두하며 비혼 라이프를 쾌락으로 빼곡하게 채우고자 한다. 여성과 세상에 관해서 최대한 많은 글을 쓰고 싶다>고 한다. 이 책도 그런 노력의 산물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여성의 몸에 관한 성찰(66쪽)이라 할 수 있다.
더하여 ‘운동을 하는 여자가 어때서?’
풀어보자면, 운동하는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시각이다.
시선에 대하여는 <레깅스 너 보라고 입은 게 아닙니다>라는 꼭지를 읽어보시라.
여성의 몸을 소비한다. 매스컴이든, 지나가는 사람이든, 여성의 몸을 눈요기로 소비한다.
특히 운동하는 여자들에 대한 시선 테러는 더 노골적이다.
왜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몸을 드러낸 채 가슴이나 엉덩이가 부각되는 동작을 취한다는 것이다.(15쪽)
그런 저자의 문제제기가 매스컴에 오르내린 적이 있다.
바로 <레깅스 너 보라고 입은 게 아닙니다>라는 글이 <오마이 뉴스>에 게재된 뒤, 저자는 댓글과 악풀에 많이 시달린 모양이다. 말 그대로 인신공격까지 받은 것이다.
그러니 그 글에 들어있는 시선 이야기가 무척 듣기 싫었던 사람들의 시각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다. 그렇게 시선과 시각은 여성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아니 표현이 잘 못 되었다. 여성에게 불리한 방향을 포함하여 싫어하는 방향이라고까지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시선과 시각을 ‘치열하게 고민해’보고자 하는 책이다.(189쪽)
이 안에 실린 글들은 다음과 같이 세가지 갈래로 분류할 수 있다.
chapter 1 - 나는 운동하는 여자입니다
chapter 2 - 그라운드에 선 여자들
chapter 3 - 일인칭 운동하는 여자 시점
새롭게 알게 된다.
그간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해서 아령 등을 이용하여 운동을 해오고 있는데, 이 책에서 새로운 운동 방법을 듣게 된다.
풀업, 푸시업, 핸드 스탠드, 스쾃, 레그 레이즈, 런지, 플랭크 (69쪽)
캐틀밸 스윙(71쪽)
더해서 『죄수 운동법』 (폴 웨이드 지음) 이란 책도 알게 되었으니, 한 번 참고해볼 작정이다.
루키즘 (lookism)
외모가 개인 간의 우열과 성패를 가름한다고 믿어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외모지상주의를 일컫는 용어. 우리말로는 외모지상주의·외모차별주의로 번역된다.
루키, 해서 초보자를 의미하는 Rookie와 관련되는 줄 알았는데 lookism 이란 단어, 새롭게 배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나’에 대한 분석이 이렇게 가능하다.
<제일 먼저 코치를 따라서 움직이는 내가 있다. 그런 나를 바라보며 비웃는 내가 있고, 비웃는 나를 꾸짖는 또 다른 내가 나타난다.> (38쪽)
<정말이지 운동의 언어는 뻔뻔스럽기 짝이 없다. 가장 핵심적인 동작을 설명하는 언어는 전부 모순적이고 이율배반적이다. 예를 들어서 ‘힘을 뺀 채로 절도 있게’, ‘생각을 해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곳’ 이란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통용된다.> (76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성격을 넓게 보아,여성의 몸에 관한 성찰(66쪽)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저자는 여기에 솔직함을 추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실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몸에 관한, 분명하고도 일관된 견해를 담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런 초연함과는 거리가 멀다. 솔직하게 말하면 앞으로도 자신이 없다.>
이 말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 사회에서 몸에 대한, 특히 여성의 몸에 대한 담론은 공론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해서 이정도 글이라도 사회에 내 놓은 저자의 용기에 격려와 응원을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권한다. 특히 남성들에게!
사회 구성원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 혹은 더 많은 사람들이 여성과 여성의 몸에 대해 갖는
의식은 같은 남성이 보더라도 불편할 수 있는 편견과 여성 혐오, 차별에 대한 시선이 느껴
진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남성, 여성으로 구분된 사회, 세상에서 유독 남성이 아닌 여성에게 쏟아지는 낮뜨거운 시선과
다름이 아닌 차별, 배제, 혐오의 사례는 가히 상상을 넘어설 정도라는게 오늘날의 현실이고
보면 페미니즘 운동의 실상이 더욱 거세게 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게도 된다.
이 책 "운동하는 여자"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여성도 건강을 위해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1년간 꾸준한 운동을 하면서 느낀 실제적 사례로서의 우리 사회가 보여주는 여성에
대한 불편한 시선들을 담아내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낮뜨거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 역시도 여성을 보는 시각이 책에서 제시하는 성적 판타지의 대상쯤으로 여성을 생각하고
있는것 같아 그러함을 느꼈다고 할 수 있다.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남성에게 느끼지 않는 감정이나 욕망이 여성 운동자에게서 발생하고
더욱 눈을 크게 끄고 보려는 자세만 해도 나 자신이 얼마나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나만의 문제라고 볼 수 없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나의 문제를 회피하고자 하는 의도로 하는 말은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여성을 비하하고
등한시 했던 사실에 더하여 현대의 노동 집약적 산업의 불순한 의도들이 결집되어 더욱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생각하게끔 만든것 같아 씁쓸함이 앞선다.
일단은 여성을 보는 남성들의 시각 즉, 생각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수 밖에 없다.
또 한편으로는 저자가 말한 때리는 것에 대한 금기를 지고지순한 가치로 인식한 여성들의
의식에도 문제는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최선의 방어는 공격성일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드는것은 수동적 자세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존재로서의 삶을 개척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 존재를 해방시키는 일은 여성 스스로가 그 가능성을 찾고 실천해 나가는 수 밖에 없다.
운동하는 여자는 여자다운 여자에서 만족하지 않고 나다운 여자로서 주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자유로운 여성으로 사는 존재임을 깨달았으면 한다.
더불어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해야 할 나의 자세도 깊은 고민에 봉착해 있음을 느끼고
개과천선을 위한 노력을 해보아야 하겠다는 마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