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의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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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학교

리뷰 총점 9.0 (4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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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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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배우고 성장하는 학교 [유혹의 학교]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l*****j | 2021.12.09 리뷰제목
매일 새벽까지 시험 공부를 하느라 심신이 지친 아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아, 피곤해'. 어느 날 아침 식탁에 앉아서도 연거푸 피곤하다는 말을 반복하자, 무심한 한 마디가 내 입에서 나갔다. '사는 게 원래 피곤해, 아들'. 딱히 호기심이 동하지 않는 얼굴로 바라보는 아들에게 왜?를 설명할 필요는 못 느꼈다. 설명해서 이해할 나이가 아닐 거란 생각, 나조차 너무 막연해 구체적
리뷰제목

매일 새벽까지 시험 공부를 하느라 심신이 지친 아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아, 피곤해'. 어느 날 아침 식탁에 앉아서도 연거푸 피곤하다는 말을 반복하자, 무심한 한 마디가 내 입에서 나갔다. '사는 게 원래 피곤해, 아들'. 딱히 호기심이 동하지 않는 얼굴로 바라보는 아들에게 왜?를 설명할 필요는 못 느꼈다. 설명해서 이해할 나이가 아닐 거란 생각, 나조차 너무 막연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힘들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아직 중학생인 아들에게 학교 바깥 생활에서 겪는 피로감을 전달할 방법이 없으니. 미리 얘기해서 좋을 것도 없고.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첫발을 뗀 신입 사원 교육을 할 때 강조하는 게 있다. 일이 힘든 건 어떻게든 버틸 수 있는데 관계가 틀어지면 버텨내기 힘들다고. 인간 관계가 주요 성공 요인이라고 하는 자기계발서의 이론들을 굳이 가져오지 않더라도 인사하기로 시작하는 예절 교육은 결국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한 자연스런 절차이다. 그래서 신입사원 예절 교육을 하기 전에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부터 설명한다. 인간 관계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할 수 밖에 없다. 첫 인상과 이미지, 평판이 관계의 질을 좌우한다는 사실도.

 

만남과 헤어짐이 오고가는 이곳의 삶은 유혹의 수업을 치르는 학습의 터전이다. 유혹은 상대의 매력은 물론 자신을 발견하고 탐험하는 수업이다. 오랜 편견으로 자리잡은, 추락과 파멸이란 유혹의 수업료는 치르지 않아도 좋다. 우리는 삶과 함께 단련된 감각으로 소통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간다. 생명이 번식하고 문명이 꽃피워가는 이 세상은 그 자체로 유혹의 학교가 된다.(19쪽)

 

'유혹'이란 말이 주는 에로틱한 느낌 때문에 혼자 몰래 읽으려고 사둔 책이 아니었을까? 수 년간 책꽂이에 꽂힌 책을 최근에야 꺼내보게 됐다. <유혹의 학교>. 남녀 간의 사랑과 연애 심리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읽어도 좋은 책이지만, 그에 더해 어떤 식이든 관계를 통해 살아가야 하는 운명인 우리가 배워야할 것들에 관심을 두고 읽는다면 이 책이 배움과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매력을 느낀 건,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이다. 나는 나를 유혹할 수 있을 정도의 매력적이고 성숙한 사람인가.

 

유혹은 독립된 개체로서 상대의 영역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 행위다. 당신과 함께 나 역시 존중받아 마땅함을 알고서 벌이는 놀이다. 명징한 경계를 의식하고 벌어지는 상호작용이다. '유혹'이 즐거운 이유는 다른 인간에게로 다가가는 다양한 루트를 탐험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186쪽)

 

스스로의 노력에 따라 관계의 질은 달라진다. 배우고 성숙해지려는 노력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일이다. 유혹이 나의 매력을 상대에게 보여주고 내게 호감을 갖게 하는 방법이라고 보면 이성 관계에서만 통용될 단어가 아니란 사실은 분명하다. 유혹을 잘 하는 사람이란 관계를 잘 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 방법을 배우고 싶어진다. 이 책 <유혹의 학교>는 이서희 작가 자신의 이국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유혹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데 도움을 준다. 관계에 있어 더 성숙해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살짝 갖게 한다.

 

자신의 매력을 스스로 알지 못하는 자는 타인에게 다가서는 법을 몰라 헤매거나 엉뚱한 방식으로 경계를 침범한다. 상상력의 부족은 때로 상대에게 혐오감을 넘어 고통을 야기하기도 한다.(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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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유혹의 학교 평점9점 | d******m | 2016.06.10 리뷰제목
유혹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닫혀있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무던던한 성격탓이기도 한 것 같다. 그런데, 살아있는 생물은 모두 유혹한다고 하지 않던가. 나 역시 소극적으로 외모에 신경쓴다든지, 잘보이기 위한 행동들로 유혹했음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매력으로 만나는 사람을 유혹하며 인정받는 사람으로 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럴만한 의지도 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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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닫혀있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무던던한 성격탓이기도 한 것 같다. 그런데, 살아있는 생물은 모두 유혹한다고 하지 않던가. 나 역시 소극적으로 외모에 신경쓴다든지, 잘보이기 위한 행동들로 유혹했음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매력으로 만나는 사람을 유혹하며 인정받는 사람으로 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럴만한 의지도 깨달음도 내게는 없었다. 지금부터라도 유혹하며 살아볼까 하다가도 잔잔한 현실에 안주하고 만다. 타인의 시선을 끄는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여전히 필요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놀란 점은, 저자의 연애 경험이 고스란히 들어있다는 점이었다. 자칫 너무 발설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상세하고 사실적이어서 읽을 맛이 났다. 여자의 연애심리라고 할까, 그런 부분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한국에서 학교를 마치고 프랑스로 유학갔으며, 그곳에서 낯선 남자와의 사랑, 두고온 연인과의 엇갈림. 강사와의 사랑. 페이스북을 통해 이성을 만난 적도 있고, 20살 차이나는 남친을 두기도 하였다고 전한다. 20대 후반에 남편을 만나 급하게 결혼하고, 미국으로 이주하여 두 아이를 낳고 살았다고 한다. 지금은 이혼하여 한국으로 돌아왔다. 다시 유혹하는 삶을 위하여~

 

유혹은 서사를 품고 있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단, 그 이야기가 풍경처럼 흘러서는 안 된다. 유혹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유혹당하는 자를 연기하는 편이 좋다. 상대의 존재에 매료되어 열리고 움직이는 공동의 서사가 현재형으로 진행중임을 느끼게 해주면 좋다.

유혹은 상대의 입장이 되어 바라보는 데서 시작하면 좋다. 자신을 드러내는 속도가 상대를 발견하는 속도보다 앞서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에 매달리기보다 상대를 느끼고 이해하는데 집중한다. 상대방이 당신과의 만남에서 자신의 역할에 만족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유혹은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고 그곳으로의 문을 여는 초대의 행위이다. 그러나 당신을 구원하거나 그 세계에 영원토록 머물게 하겠다는 약속은 아니다. P37~41

 

사랑의 지도를 만들어 가라고 전한다. 인생 지도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환영받는 사람이 되려면 지도를 잘 보고 맞는 길을 따라와야 한다.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싶다면 지혜의 눈과 배려의 몸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지도를 읽고 존중하고 따라갈 줄 알아야 한다. 바람둥이와의 연애로 가장 효과 좋은 수업이 되었다고 한다. 진정한 바람둥이들은 스킬이 뛰어나다. 여자를 기쁘게 해주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도 정확히 알고 있다. 즐거움을 위한 거짓말도 잘하고, 시간을 유용하게 보내는 방법도 잘 아는 집중력이 뛰어나다. 참 바람둥이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먼저 참 바람둥이가 되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설렘을 안고 만나다가 호감이 생기면 유혹하고 연애로 발전하였다. 마흔이 넘어서는 자기성찰 능력이 빼어난 사람이 편해졌다고 한다. 상대를 존중하는 버릇이 몸에 밴 사람들은 안정을 주고 존중과 관심, 예의를 잃지 않는다고 한다. 배려와 자기성찰의 감수성이 몸에 밴 사람들은 유연하여 함께 대화하고 더불어 변화하는 과정이 즐겁다고 전한다. 섬세하게 직조된 정직과 존중, 소통이 중요하다.

 

다양한 이성을 만나 사랑하다가 이별하였다. 세월은 유혹을 더 깊이 있게 한다. 사랑을 나눌때 상대방의 표정, 시선을 복기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상대에 대한 사랑을 느낀다고 하니, 남자와 많이 다른 것 같다. 인생은 상실과 이별의 학교. 유혹은 그 과정들을 더 달콤하고 기쁘게 해주는 것 같다. 꽃이 향기를 품고 열매를 맺어 자연에 돌려주듯이 유혹하는 삶은 무언가 자신과 세상을 더 아름답게 하기도 하는 것 같다.(단, 불륜은 제외) 저자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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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성(性)과 유혹에 대한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 평점9점 | i*******3 | 2016.06.20 리뷰제목
결혼을 하고 애까지 낳았지만, 성(性)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나를 어색하게 한다. 오래전 대학교 강의 도중 성에 대한 토론을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난 군대를 다녀온 복학생이었고, 그 강의에는 3년 어린 후배들이 있었다. 남녀 후배들이 자유롭게 성에 대해 토론하던 모습에서 나는 3년간을 마치 왕조가 바뀐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그만큼 나는 이전 왕조의 구시대적 사고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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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애까지 낳았지만, 성(性)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나를 어색하게 한다. 오래전 대학교 강의 도중 성에 대한 토론을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난 군대를 다녀온 복학생이었고, 그 강의에는 3년 어린 후배들이 있었다. 남녀 후배들이 자유롭게 성에 대해 토론하던 모습에서 나는 3년간을 마치 왕조가 바뀐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그만큼 나는 이전 왕조의 구시대적 사고 속에서 살고 있었다. 특히 그중 평소에 매우 예의 바른 이미지로 호감을 가지고 있던 남학생 후배가 자연스럽게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큰 충격이었다. 그는 남자든 여자든 스스로 성에 억압당할 필요가 없으며, 남녀가 우정을 쌓듯이 사랑 없이도 자연스럽게 성으로 서로를 알아갈 수 있다고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성적인 견해를 저렇게 자연스럽게 말하는 후배의 모습이 멋지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와는 너무나 다른 사고방식에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성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대화 자리에는 잘 끼지를 못한다. 조금의 불편함 마저도 느끼기도 한다.



이서희 작가의 두 번째 에세이 [유혹의 학교]를 읽으면서도 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오래전 그 후배의 말을 듣는 것처럼, 자신의 성에 대한 경험을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경박하지 않게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들을 읽으며, 그 옛날 느꼈던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럽게 자신의 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저렇게 성에 대해 자유스러운 생각을 가질 수 있을까? 역시 나에게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성에 대해 담백하면서도 진솔하게 이야기를 진행시켜 간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유혹이다. 저자는 자신이 유혹하고, 유혹 당했던 경험들을 이야기하며 유혹을 인간 본연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에 따라 표현 방식과 허용 범위가 달라지곤 하지만, 유혹은 인간이 그 기원에서부터 함께 해온 활동이었다. 이에 관한 이야기는 곳곳에 존재한다. 금기와 위반, 파멸과 도색성으로 치장되었을지라도 한 꺼풀 벗겨보면 또 다른 서사가 있다. 위반은 기쁨을, 파멸은 생성을 이끄는 텍스트가 된다. 그녀가 말했다. 인간을 에덴동산에서 쫓아낸 뱀과 이브의 유혹이 없었더라면 인류에게 이토록 풍요로운 문명이 가능했겠느냐고, 유혹에 굴복함과 동시에 인간은 신의 종속에서 벗어났다. 주어진 천국을 떠나 주체적 존재를 향한 길에 한 발짝 들어선 것이다. (P17)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유혹이란 무조건 성적인 유혹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매력을 상대에게 어필하는 과정 역시 유혹이라고 말한다.

 

그녀에 따르면 유혹의 행위는 연인이 되고 싶어서나 성적 매력을 바탕으로만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었다.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도, 거래처와 새 계약을 맺을 때도,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았을 때도 우리는 서로를 유혹한다. 정치인은 대중을 유혹하고 저자는 독자를, 가수는 청중을 유혹한다. 상대가 있는 한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일이고 유혹의 대상은 타인으로만 재한 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유혹하기도 하고 우리의 삶을 유혹하거나 삶과 삶의 순간에 유혹당하기도 한다. 갖은 오해와 편경으로 유혹을 포장하지만, 유혹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생존 방식이라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었다. (P16-7)

 

그러기에 저자는 무조건적인 성적인 유혹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상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유혹은 독립된 개체로서 상대의 영역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 행위다. 당신과 함께 나 역시 존중받아 마땅함을 알고서 벌이는 놀이다. 명징한 경계를 의식하고 벌어지는 상호작용이다. '유혹'이 즐거운 이유는 다른 인간에게로 다가가는 다양한 루트를 탐험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무작정 침입하여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행위를 인간의 본능인냥 눈감아주는 것은 오히려 그릇된 사회적 가치 해석을 강화시키는 일이다. (P186)


 

 

지금 시대는 자신의 성적인 매력을 어필하는 시대이다. 그래서 방송이든, 일반 사회에서든, 남성이이든, 여성이든, 자신의 성적인 매력을 최대한 어필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이렇게 성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이 또한 주변에서도 인정을 받고, 대우도 높게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때로는 이런 성적인 어필이 매력적이기보다는 추하게 될 때가 있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적당한 거리의 유지와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어지고, 오로지 욕망만이 남은 성적인 매력은 더 이상 매력이 아니라, 추함이 된다. 그러기에 그 성적인 매력을 아름답게 유지하는 것 또한 유혹의 기술일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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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녀의 글에 유혹당하다 [유혹의 학교] 평점9점 | g********s | 2016.06.12 리뷰제목
‘유혹’이란 단어를 잊고 살았다. 내가 누군가를 유혹할 일도 없고 누가 날 유혹한 적도 없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유혹이란 것에 대한 금기가 나 자신의 본능을 죽이고 바깥의 유혹에 대한 무감각을 키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도 얼마든지 일상 속에서 유혹을 주고받았었다는 걸 깨닫는다. 이서희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글을 좋아한다는 것보다 앞서 글에 드러난
리뷰제목

 

유혹이란 단어를 잊고 살았다. 내가 누군가를 유혹할 일도 없고 누가 날 유혹한 적도 없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유혹이란 것에 대한 금기가 나 자신의 본능을 죽이고 바깥의 유혹에 대한 무감각을 키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도 얼마든지 일상 속에서 유혹을 주고받았었다는 걸 깨닫는다.

 

이서희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글을 좋아한다는 것보다 앞서 글에 드러난 이서희의 자유, 연애, 사랑, 여자에 대한 인식에 공감했다. 그것이 글로 드러낼 때 나는 좋아요를 눌렀다. 그녀가 신문사에 연재하던 글을 책으로 엮었다.

이서희 작가는 최근 이혼을 했고 이혼 관련 글을 페북에 올릴 때마다 유심히 읽었다. 그녀 글의 색채를 알고 있어서 [유혹의 학교]란 제목을 보는 순간, ‘이서희답다라는 생각을 하며 살포시 웃었다. 돌싱녀가 되었지만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삶에 대한 태도는 늘 목마른 나의 갈증을 덜어주는 것 같아서 고마운 마음이 앞섰기 때문에 바로 책부터 구입했다.

 

사랑과 연애, 결혼과 이별, 섹스와 일탈에 대한 각자의 사연을 몇 개씩 품고 살아가지만 드러내놓고 꺼내지 못하는 것을 이서희는 꺼낸다. 그것도 바싹 말릴 수 있는 양지에 원형 그대로. 내 입장에선 또는 우리나라 여자 입장에선 그런 행위에 용감하다고 생각할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은 뭘 이런 사적인 것까지 글로 쓰나, 하는 사람도 있겠지. 이서희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의 글은 솔직하기 때문(아주 단순히 표현했을 때)이다. 꾸미지 않았고 가식도 느낄 수 없는 그런 글이기 때문이다. 격정적이되 단호할 것 같은 그녀의 이미지를 문장에서 느꼈다. 단단한 생각의 열매들이 유려하면서 단정한 문장으로 유혹에 대하여 떳떳한 정의를 내린다. 유혹에 굴복함과 동시에 인간은 신의 종속에서 벗어났다. 주어진 천국을 떠나 주체적 존재를 향한 길에 한 발짝 들어선 것이다.”(17) 문장이 들어 있던 여는 글은 내 심장을 쿵 때려주었다. 내 안에 잠재된 욕망, 그리고 자유의지가 살아났다. 누군가 내 생각들을 정리해서 펼쳐주는 기분이어서 고맙고 반가웠다. 왜 우리에겐 유혹이란 단어 앞에 금기를 먼저 떠올리게 되었는가.

유혹은 종종 모럴을 무시하고 그 경계를 위태롭게 움직이는 행위이다. 아니, 애초에 금기를 넘나들고 경계를 위협하는 성질을 품고 있다고 할까. 인간 대 인간의 매력이 오가는 자리가 안정적일 수는 없다. 지나친 안전함의 추구가 우리를 서로에게 둔감하게 만들기도 한다. 존재와 존재의 만남은 떨림인데, 우리는 자주 그 떨림을 잊거나 인지조차 못한다. 만남의 감수성에 둔해졌기 때문이다. 유혹은 그 떨림을 인지하고 때로는 증폭하고 의미 있게 만들려는, 정성을 다하는 행위이다.”(205)

 

결혼 생활이 주는 나른함, 무료함, 권태. 거기서 우리는 일탈을 상상해본다. 상상의 행위 속엔 유혹이라는 금기 행위가 포함된다. 유혹이 꼭 이런 곳에 갖다 붙이는 용어로서의 기능을 하게 된 것은 드라마 같은 매체에서 부정적 수단으로 사용한 영향이 커서가 아닐까. 이 책에선 유혹이란, 일상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행위다. 불륜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에게 호감을 품고 그 마음을 어렴풋이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재의 가능성에 집중하는 행위라는 정의에 크게 공감했다.

 

유혹하나에 이렇게 성심껏 접근한 글은 처음이다. 삶을 아주 많은 단위로 쪼갠다할지라도 나였으면 유혹에 꽂히진 않았을 것이다. 아주 사적이고 내밀한, 그리고 숨겨놓고 사는 삶의 일부를 들킨 기분이다. 통쾌하다. 늙음에 대해 관대해진 그녀의 모습에서 위안도 얻었다. 앞으로 이서희 작가의 글을 더욱 기다릴 것이다. 당당하고 솔직하게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에서 나도 내 삶에 더 솔직해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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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유혹의 학교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s***h | 2016.06.17 리뷰제목
유혹의 학교      ‘유혹’의 정의       아무래도 책 제목의 유혹이란 말이 문제적 단어이지 싶다.   문제적이란 말은 우리의 편견이 작동하는 분야라는 것, 그래서 먼저 저자가 말하는 유혹의 정의를 분명히 해 놓을 필요가 있다.       유혹을 일단 ‘관능’과 연결지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 부분 유혹, 하면 저절로 관능이란 말이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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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학교 

 

 

유혹의 정의  

 

 

아무래도 책 제목의 유혹이란 말이 문제적 단어이지 싶다.

 

문제적이란 말은 우리의 편견이 작동하는 분야라는 것, 그래서 먼저 저자가 말하는 유혹의 정의를 분명히 해 놓을 필요가 있다 

 

 

유혹을 일단 관능과 연결지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 부분 유혹, 하면 저절로 관능이란 말이 따라오는 유혹을 떨칠 수 없다. 그런 유혹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유혹이란 단어에 긍정적인 면모가 많이 보인다. 

 

 

문화에 따라 표현방식과 허용범위가 달라지곤 하지만 유혹은 인간이 그 기원에서부터 함께해온 활동이었다.> (17) 

 

 

사랑을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자아를 확장하려는 의지라고 스콧 펙을 인용하여 말한다.> (46) 

 

 

유혹은 훨씬 더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행위이다. 소통에의 의지, 실천과 노력으로 사회가 함께 다듬어온 행위이기도 하다.> (47) 

 

 

타자성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일은 두렵고도 지난한 과정이 되기도 한다, 거부당할까봐 두려워 도망가기도 하고 공격적 태도로 미리 무장하기도 한다. 유혹은 이와 같은 두려움을 해소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서로에게 위험한 상대가 아니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상대임을 설득하여 다가가고 또 상대를 자발적으로 다가오게 하는 것이다. 설득은 상대방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56) 

 

 

유혹은 상대방을 새로운 세계로 입문시키는 것이며 최선의 경우 상호적인 입문이 될 수 있다.> (65 

 

그래서 유혹은 이런 기능을 한다. 

 

 

철학 :

 

유혹에 전제가 되어야 할 것 역시 타자성의 발견이다. 상대방과 나와 다름을 깨닫는 것, 그러나 거기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상대의 욕망을 살피고 탐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의 즐거움과 너의 즐거움이 만나는 자리를 고민하고, 어느 순간 우리의 즐거움이 부쩍 가까워진 것을 발견하는 경이로움은 유혹의 가장 큰 보상이다.> (56) 

 

 

이런 작업이 수반되는 지난한 인고의 시간이 소요되는 인간파악, 그게 바로 철학의 출발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유혹자는 철학자이기도 하다.

   

인생, 그리고 자아의 확장 : 

 

 

유혹자로서의 자아를 발견하고 유혹의 활동에 당연해지는 것은 한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의 일부이다. 고유한 매력은 저절로 탄생하지 않는다. 남과 내가 다르다는 차이를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때로는 출산의 과정처럼 경계를 허물고 뚫고 흔들고 통로를 발견하고 만나고 겹쳐지는 과정을 통해 단련되고 다듬어진다.> (63) 

 

 

그래서 이런 기능을 통해 유혹은 인간을 성장시킨다. 타인을 인식하는 것이 어찌 어려운 일이 아닐까? 그러한 작업을 하게끔 만드는 유혹은 그래서 인생의 학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유혹의 교실이다 

 

 

다시 이 책은 

   

스콧 펙이 말한 것처럼, 사랑을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자아를 확장하려는 의지라고 정의한다면, 유혹은 사랑을 방법론적 차원에서 바라보는 단어가 아닐까? 그렇다면 유혹은 사랑과 연결되어, 사랑을 완성하는 방법의 하나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다.

 

꼭 읽어 보시길, 사족 하나

 

앞에서 유혹의 정의를 내리면서 '관능'을 제외한 바 있다. 

그래서 관능을 빼고 난 유혹의 개념을 긍정적이라 표현했는데, 이는 '관능'을 밖으로 드러내기 꺼려하는 어떤 '편견'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한다 

관능도 얼마든지 건강하고 긍정적이어서 거시적으로 보면 그것이 인류 역사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지대하다 할 것이다. 저자도 그것을 강조하는데, 이 서평에서 그것을 애써 숨기려 한 것이 미안하다. 그러니 독자들은 이 책에서의 '유혹'이라는 말에 관능이라는 요소를 담뿍 집어 넣어, 읽어도 좋을 것이다. 아니, 그게 오히려 이 책의 진정한 면모를 만나는 것이 될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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