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파괴(환경적 불평등)의 상관관계에 대해 다룬다.
일반적으로 둘은 양가적 관계에 있으나, 꼭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어떻게 경제적 불평등이 환경적 불평등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현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왜 경제적 불평등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하는 지 등에 대한 내용이다.
저자의 주장은 크게 세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경제적 불평등과 관련해서는,
현재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경제 불평등은 감소하고 있으나,
사회 내의 개인간의 불평등은 심화되어
세계적으로 봤을 때 경제 불평등은 심화되는 추세이다.
또한 경제적으로 하위계층은
1. 환경 자원의 접근에 대한 불평등,
2. 환경 위험 노출에 대한 불평등,,
3. 공해 유발 책임에 대한 불평등
으로 또 한 번 환경차원에서 불평등을 겪는다.
이를 해소하기위해 저자 루카 샹셀은
공공서비스의 친환경적 전환, 환경을 고려한 조세제도 마련, 불평등에 관한 공적 토론장 확립 등을 들고 있다.
국가간의 통계 자료를 통해 전세계적인 불평등의 심화를 설명하는 부분은 좋았으나, 결말 부분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까지 나온 해결방안과 크게 다를 바 없으며
어쨌든 국가 및 정부를 기업이나 사적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은
오로지 시민과 사회의 이익만을 대변한다고 가정했을 때 실현가능한 부분이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니케북스에서 출간한 뤼카 샹셀 지음, 이세진 옮김의 『지속 불가능한 불평등』은 불평등이 사회 전반과 환경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개론서라고 할 수 있다. '사회의 이러저러한 문제로 불평등이 형성되었고, 그래서 문제이므로 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라는 식이 아니라 역으로 현재 조성된 불평등이 경제적으로든 정책적으로든 사회 전반과 환경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두루 살펴본다.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문제와 환경문제 해결의 난조와 복잡하게 얽힌 사회문제와 환경문제가 다시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악순환의 생태를 설명한다. 현재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언급되고 있는 양극화 등의 불평등 문제를 중심으로 사회와 환경문제를 다각적으로 구성하여 그동안 환경과 사회문제를 얽어 설명하고 정책을 마련하는 데 중구난방적이었던 사안들을 한 눈에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였다. 불평등이 사회에 어떤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또 환경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저해요소가 되는지 전 세계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논리적이지만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기에 불평등과 사회, 환경이 얽힌 순환적 생태를 이해하기에 길잡이가 되어줄만한 책이다.
저자인 뤼카 샹셀은 파리정치대학 교수이자 『21세기 자본』의 저자인 토마 피케티 등과 함께 세계불평등 연구소 소속으로 불평등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는데 그의 오래되고 지속적인 연구 결과물 중 하나가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지속 불가능'과 '불평등'이라는 두 개의 부정적 단어가 주는 어감이 강해서 강한 사회비판서 같은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용은 물론 비판적이었지만 세계 불평등의 비판적 관찰 보고서로 불평등의 전 지구적 현황을 알기 쉽게 사안별로 정리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읽혔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고 1부에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의 원인과 현황을 분석한다. 2부 '사회적 불평등과 환경불평등의 악순환'에서는 불평등으로 취약층이 내몰리는 사회적 약자의 위치와 환경 자원의 접근 불가성 및 환경 위험의 노출 증대 등 경제적, 환경적 정책에서 소외되는 취약층의 현황과 문제를 다룬다. 3부 '사회 정책과 환경 정책에 대하여'에서는 2부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완화할 수 있는 해결법을 세계 각국의 정책적 노력들을 비교하며 그 성과를 판독하면서 제시한다. 모든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지만 사회적 불평등과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연계하여 발휘함으로써 성과를 본 국가들의 사례와 실패한 사례를 비교하면서 어떻게 정책을 세우고 건설하여 실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한다. 따라서 문제 원인 분석과 제시(1부), 문제적 현실의 실태 분석과 비판(2부), 해결방안 제시 및 고민(3부)의 기승전을 가지고 있는 불평등 연구 보고서이다.
이 책의 뛰어난 점은 그동안 경제적, 정책적 불평등과 환경 문제에 있어서 막연하게 연결성을 가지고 생각하고 고민하던 사안들을 차분하고 유연하게 잘 연결하여 그 순환성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p.70)
"소비를 통한 차별화 경쟁처럼 작동"(68)하는 사회에서 더 많은 소비의 조장은 불평등을 차별화의 수단처럼 만들어 사회 구성원을 위축시키고 공해를 증가시킴으로써 사회와 환경에 유해하다. 부유해질수록 소비가 늘어나고 많은 소비와 장거리 여행 등은 탄소발자국을 많이 남긴다. 하지만 동시에 부유한 사람들은 친환경적 제품을 많이 찾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도 한다. 반대로 취약계층은 부유층처럼 비싼 소비도 장거리 여행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공해요소를 많이 발생시키는 저렴한 제품 사용을 많이 하게 되고, 환경적으로 개선되지 않은 시설을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발생하게 만드는 경향도 있다. 또한 환경적으로 취약한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경 오염이나 환경 재난에 쉽게 노출된다. 물론, 부유층이 취약 계층보다 전반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무조건 부유층은 탄소 배출이 많고, 취약층은 적다는 것이 아니라 환경적 소비와 배출이 불평등으로 인해 복잡하게 얽혀 있고 돌고 도는 관계임을 연계하여 보여주기 때문에 경제적, 환경적 정책을 펼칠 때에도 각각 분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p.170)
결국 결론은 정책의 중요성이다. "정치는 언제나 서로 다른 선택지들을 중재하는 문제"(119)라는 말처럼 '정책', '기술', '환경'을 따로 보고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순환적인 관계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숙고하여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에 맡겨야 할 사업이 있고 물, 대중교통 등과 같이 공공기관이 담당해야 불평등과 환경 위험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인 분야들이 있다. 그러한 분야들을 잘 찾아 개선해 나가야 한다. 또한 세계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국가간의 불평등, 각 국가 내에서의 국민 간의 불평등 또한 정책의 고려 요소가 된다.
저자는 유럽의 환경협동조합 등의 성공 사례를 들며 공동체의 경제적, 환경적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적 실천행동이 앞으로의 정책의 방향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국가별 환경 차이가 있지만 다양한 공동체 방안을 구상하는 데 참고가 될만하다. 하지만 세계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일종의 국제적 연합을 형성하는 것처럼 각국의 정책 설정에 다른 국가의 압력이 발휘될 수 있는 일에는 조금 고민이 필요하다. 국가별 불평등이 있듯이 모든 국가가 동등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강대국의 영향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국가의 정책의 필치 못한 선택은 어떻게 존중될 수 있을까? 또다른 힘의 논리가 적용될 문제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해야만 한다.
이 책에서는 국가별 불평등과 국가 내 불평등 문제를 모두 다루려고 하지만 개론적인 틀을 잡고 있기 때문에 더 상세하게 들어가지는 않는다.(사실 더 상세하게 들어가려면 책의 분량을 초과하는 전문적인 분석물이 될 것이다.) 때문에 각 국가별 사정에서는 너무 유럽적(선진국형)이고 피상적인 면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계적 불평등의 현황과 환경문제의 연관성을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공동체의 협력과 전 지구적 단결로 세계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이 환경과 지구를 위한 길이 될 것이라는 상생의 길을 설파한다. '지속 불가능한' '불평등'이라는 부정적 단어 두 개가 만나 '부정+부정=긍정'이라는 희망적 실천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다.
아담한 사이즈에 예쁜 표지가 눈에 띈다. 표지를 둘러싼 “토마 피케티에 이은 세계적인 스타 경제학자 뤼카 샹셀의 불평등과 환경위기를 동시에 돌파할 긴급하고 대담한 제언!”이란 문구도 설레게 한다.
이 책은 경제적 불평등의 원인과 해법을 살펴보면서, 경제적 불평등이야말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로 대표되는 환경 불평등의 원인임을 지적한다. 그런데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 불평등을 동시에 타파하는 방안은 쉽지 않은데,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이 곧바로 환경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은이는 어떤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가
먼저 김병권의 해제를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이 책을 고른 이유 중 하나). 환경불평등의 모습을 5가지로 분석하고, 그 해법을 3가지로 제시하는게 이 책의 큰 틀임을 알 수 있다. 본문 중 2부와 3부에 해당한다. 1부는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불평등의 관계에 대해 고찰하는데, 특히 “불평등 해소와 환경보호는 대립적이지 않고 한꺼번에 풀 수 있는 문제”라는 명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1장에서는 경제적 불평등 수준이 민주주의를 위기에 몰아넣고 사회를 병들게 하며 경제에 해를 입히고 환경을 파괴하는 양상을 보여줌을 논증한다(38쪽). 논증과정에 다양한 연구결과와 도표가 제시된다. 가령 인도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본인이 카스트 제도 어디에 속하는지 답하게 한 후 측정한 수학문제 풀이 시험에서 빈곤층의 점수가 현저히 낮아졌음을, 미국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흑인에게 인종이 무엇인지 답하게 한 후 문제풀이 능력이 현저히 낮아졌음을 인용한다. 이를 통해 “빈곤층 아이들에게 초등교육을 무상 제공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사회적 불평등이 교육 외부에 여전히 존재하는 이상, 학업 불평등도 사라지지 않는다.”(51쪽)는 명제를 논증한다. 또한 쿠츠네츠는 불평등이 경제성에 미치는 여파를 연구한 것이 아니라 그 반대(59쪽)임을 지적하기도 한다. 2장에서는 지니계수의 한계를 밝히면서 소득격차가 훨씬 심각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양극화는 기술혁신, 무역 세계화, 금융 세계화보다는 사회국가의 쇠퇴 때문이다. 부유한 자들의 정치적 결정력이 강화되었기 때문임을 지적한다.
2부에서는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의 불평등, 환경 파괴의 결과에 대한 노출의 불평등, 환경자원 파괴에 대한 책임의 불평등을 살펴본다. 3부에서는 환경보호 정책에서 비롯되는 결과에 대한 불평등을 시정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천연자원 관리와 관련된 의사결정에 대한 접근의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논의한다. 그런데 환경불평등이 사회적 불평등을 가져온다는 사실은 입증하기가 어렵다. 인과관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은이는 “도구 변수” 기법을 소개한다. 예컨대 미국에서 납 성품 페인트 도색을 금지하는 정부 규제 도입후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학업 능력을 조사한 결과 격차가 규제 이전 60%에서 규제 이후 38%로 줄었음을 보여준다(155쪽).
3부에서는 탄소세 도입 등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공공인프라 도입을 주장한다. 예컨대 스웨덴은 1970년대부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도시 난방 네트워크를 대대적으로 개발하였는데 이후 1990년대 초에 탄소세가 도입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을 때도 이 난방 네트워크 덕분에 에너지 공급원을 바꾸기 수월했던 터라 빈곤층에게 재정적 불이익이 없었다고 한다. 또한 난방 네트워크는 지자체와 연계된 공공기구가 관리하고 소유한다(213쪽), 이를 통해 에너지의 공공성과 취약계층 보호, 탄소세를 통한 불평등 완화라는 정책목표를 모두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그 외에도 흥미로운 사례가 실려있다.
어찌보면 상식적인 이야기인데 이것을 학문적으로 풀어가기는 쉽지 않다. 불평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불평등을 어떻게 측정하고 수치화할 것인가, 정책수단과 그 효과는 무엇을 기준으로 선별한 것인가 등등. 그럼에도 이 작은 책은 비교적 매끄럽게 그러한 어려움을 돌파하고 있다. 주제가 주제이다보니 한번 읽어서는 얼개를 파악하는 정도이고 세부사항간의 정합성을 따져볼만한 수준은 안 되지만, 적어도 경제적 불평등이 환경 불평등을 초래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불평등을 동시에 헤쳐나갈 해법은 존재하며, 결국 대다수 시민들의 정치적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밖에 없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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