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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9.7 (3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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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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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작고 여린 존재들에게 가닿은 멜로디] 6년 만에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온 루시드폴. 뮤지션이자 농부로 살아가고 있는 그답게 ‘세상의 살갗 아래에 숨어 있는 소리들‘에 귀를 기울인 문장들로 가득하다. 농부의 발자국을 듣고 자라는 나무들, 할아버지의 크리스마스카드, 음악 레코딩 등 다정하고 뭉클한 그의 일상이 잘 담겨 있다. - 에세이 P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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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모두가 듣는다』아주 작은 소리마저 음악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23.12.30 리뷰제목
우연히 루시드폴이 나오는 유튜브를 보았다. 그가 제주에 머문다는 것과 이름만 익숙할 뿐, 그의 사적인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글처럼 조곤조곤 말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음악은 그것을 만드는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거라는 걸 실감했다. 자연의 소리를 담는다며 마이크와 스피커를 들고 제주 중산간을 헤매는 그를 상상해본다. 자연의 소리가 음악으로 나올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
리뷰제목

 

우연히 루시드폴이 나오는 유튜브를 보았다. 그가 제주에 머문다는 것과 이름만 익숙할 뿐, 그의 사적인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글처럼 조곤조곤 말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음악은 그것을 만드는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거라는 걸 실감했다. 자연의 소리를 담는다며 마이크와 스피커를 들고 제주 중산간을 헤매는 그를 상상해본다. 자연의 소리가 음악으로 나올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익숙하게 듣는 바닷소리가 음악의 한 형태로 나타나면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정을 느낄 것 같다. 파도치는 소리, 게나 바다 생물이 살아 움직이는 모든 소리에 집중하게 되지 않을까.

 

모두가 듣는다는 소리로 나타낼 수 있는 음악의 세계를 말하는 산문이었다. 날 것의 소리, 자연이 살아 움직이는 소리, 그것을 녹음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소리의 세계였다. 우리는 귀를 열고 음악을 들을 것이며, 귀 기울여 소리에 집중하지 않을까. 제주에서 감귤을 키우는 농부이기도 한 저자는 소리의 경이로움을 말하였다. 식물이 물소리를 듣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뿌리를 뻗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식물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햇볕뿐 아니라 물소리를 향한다는 것도 새로운 발견이다. 식물들의 세계, 특히 소리가 가진 영향은 얼마나 신비로운 것인가 말이다.

 


 

음악은 누구의 것인가, 만드는 이의 것인가, 듣는 이의 것인가. 들려주는 이의 것인가.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는다. 하지만 음악은 '흐르는' 것일 뿐, 누구의 것도 아니다. 강물이 누구의 것도 아니고 바람이 그 누구의 것도 될 수 없듯이. 내가 만든 음악조차 나의 것이 아닌, 나와 함께 춤추는 세상 모두의 것이다. (19~20페이지)

 

루시드폴의 녹음수첩을 읽는 순간은 우리로 하여금 음악이 머무는 순간으로 이끈다. 앨범을 만드는 작업의 고유한 느낌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앨범이란 집 하나를 잘 짓는 법이라고 말하는 것조차 음악을 대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자기의 것을 만드는 사람이야말로 얼마나 신중하고도 열정적인가. 최선을 다하는 자세에서 좋은 작품에 대한 만족과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 같다.

 

Being-with위한 라이너 노트에 노트에 실린 음악을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변해가는 제주, 나무들을 쓰러뜨리고 새 건물이 올라오며 들리는 삐걱거리는 자연의 소리를 음악으로 나타냈다. 가사가 없어 귀 기울이며 음악에 빠져들게 된다. 루시드폴이 추구하는 세계에 조금은 다가선 느낌이다.

 


 

아주 오래전, 좋아하는 음악을 테이프에 녹음해 들었었다. LP 음반을 살 수 없을 때 값싸게 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 게 카세트테이프였다. 음악사에 좋아하는 음악을 메모해가면 얼마간의 돈을 받고 녹음해 주었었다. 테이프가 늘어나도록 듣던 때, 음악이 가진 행복이었다. 저자의 글을 읽고 있자니 음악을 듣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던 과거의 날들이 떠올라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루시드폴이 화학박사이며 귤 농사를 짓는 농부라는 것, 꽤 많은 음반을 냈던 음악가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음악 하는 사람은 아주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다. 자연의 소리를 녹음하여 음악으로 표현하는 자체가 새로운 발상이다. 음악을 듣다 보면 처음에는 거슬렸던 소리에 점차 익숙해져 편안한 순간에 이르게 된다. 루시드폴이 추구하는 음악을 이해하는 순간이다. 음악처럼 들리는 부드러운 목소리는 그의 음악과 닮아있다. 이렇게 한 음악가, 한 작가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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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2
종이책 구매 6년만에 만나본 신작 에세이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8 | 2024.01.02 리뷰제목
이번 산문집은 6년만에 읽게된 신작 에세이다 다른 산문집에는 앨범이 실려있기도 했었는데 이번에는 오롯이 산문집으로만 출간되었다 초판한정으로 저자의 안쇄 사인이 되어 있고 무엇보다 반가운건 작업 과정과 창작의 영감이 기록된 녹음 수첩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새음반에 대한 노트도 수록되어 있어서 이번 산문집이 기대가 되었다 한층 깊어진 그의 글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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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문집은 6년만에 읽게된 신작 에세이다 다른 산문집에는 앨범이 실려있기도 했었는데 이번에는 오롯이 산문집으로만 출간되었다 초판한정으로 저자의 안쇄 사인이 되어 있고 무엇보다 반가운건 작업 과정과 창작의 영감이 기록된 녹음 수첩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새음반에 대한 노트도 수록되어 있어서 이번 산문집이 기대가 되었다 한층 깊어진 그의 글이 마음을 설레이게 하기도 하고 잔잔하게 해주기도 한다 절로 힐링이 되고 있다고 해도 좋다 이번 에세이는 사진도 음반도 아닌 오로지 단독 산문집으로 나와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만의 진솔한 글이 가득 담겨 있어서 마음에 든다

 

제목부터가 괜찮았다 그리고 늦은 밤 쉬면서 편한 자세로 읽었는데 책이 잘 읽혀졌다고 할까 마음이 편안한 탓인지 집중하면서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책 표지도 괜찮았고 녹음수첩을 공개해줘서 고마웠다 이런 기회도 흔치 않으니 말이다 오디오북도 있다고 하니 나중에 구매해서 들어보고 싶어졌다 그의 목소리로 듣는 산문집은 또 어떨지 기대가 된다 쉬면서 한번 더 읽으려고 한다 그의 에세이는 사람마음을 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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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모두를 듣는다, 모두가 소중하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i********g | 2023.12.26 리뷰제목
#모두가듣는다 #책속의문장 지난여름, 나는 공사장 소리를 채집해서 음악을 만드는 일에 매달렸다. 괴물 같은 소음을 음악으로 바꿔내는 건,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새 물건을 만드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소리 폐기물‘을 음악으로 나 자신과 나무들 그리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27쪽인도 출신 음악가 안수만 비스와스는 ’듣는 다는 건 세상과 함께 춤을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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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듣는다

#책속의문장

지난여름, 나는 공사장 소리를 채집해서 음악을 만드는 일에 매달렸다. 괴물 같은 소음을 음악으로 바꿔내는 건,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새 물건을 만드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소리 폐기물‘을 음악으로 나 자신과 나무들 그리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27쪽

인도 출신 음악가 안수만 비스와스는 ’듣는 다는 건 세상과 함께 춤을 추는 일‘이라고 했다. 다 함께 춤출 수 없는, 말하기 중독에 빠진 세상이 온 건 아닐까. 그런 세상은 너무 끔찍해서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지만, 분명한 건 듣지 않으면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듣지 않는 말은 쌓이고, 말이 쌓이면, 썩는다. 58-59쪽

내 음악이 많이 사랑받고 싶다면
나도 그만큼 많은 음악을 사랑해야 한다. 83쪽

인간이 금을 그어 규정한 12개의 소리 계단을 생각 해본다. 그러나, 무지개에는 7가지 색깔만 있을까? 흐르는 물을 나눌 수 있을까? 무한한 연속체를 ’나눈다‘는 건 인간이 발명한 도구일 뿐, 보편 법칙은 될 수 없다. 123쪽

유령처럼 떠도는 무의미를 붙들어 의미로 바꾸어내는 일. 허공에 떠다니는 무의미를 ’한데 두어‘, 의미 있는 세계로 만드는 일.
그래서 우리는 만들고, 산아간다. 크든 작든, 내가 붙들어둔 의미의 성채에 몸을 뉘고 싶으니까. 165쪽

루시드폴 산문집 <모두가 듣는다>. 아이가 잠든 밤, 책상 위 스탠드를 켜고 책을 읽었다. 적어도 내 가족 ’모두가 잠든‘ 조용한 시간, 나는 루시드폴의 음반과 그가 언급한 음반들을 헤드폰으로 들었고 중간 중간 헤드폰을 벗고 아이의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리지는 않는지 귀를 기울였다.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저자의 말처럼 그에 대한 애정이거나 적어도 관심을 갖는 일이다. <모두가 듣는다>를 펼치기 전에는 음악을 만들고, 소리를 생성하는 다양한 존재들에 대해서만 생각했지 ’듣는 주체‘로서 그들을 생각지는 못했던 것 같다. 책은 시작부터 그와 함께 곡을 만든 ’보현‘이라는 개와 ’귤나무‘ 그리고 이밖에 그가 건져올린 많은 소리들에 대한 사연들이 등장한다. 음악과 노래, 그리고 소리에 대한 저자가 가진 생각들 그리고 고민들, 왜 많은 것을 배우고 연구하게 되었는지, 또 그런 배움과 지식이 소리 혹은 음악을 만드는 일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녹음 수첩> 편에서는 여러 페이지에 밑줄이 그어졌다. 줄이 그어지면서 나는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무엇보다 책을 읽는 동안 부스럭 거리거나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를 누군가 혹은 무언가 듣고 있지 않을까, 곁에 있던 화병 속 꽃들이 듣고 있으리란 생각도 들었다. 저자의 말처럼 그렇게 ’듣는다‘라는 건 그 어떤 것보다 ’소통‘의 기본이자 ’함께‘하기 위한 가장 기본이자 필수일 것이다. 저자가 공사장에서 들리는 극에 달한 소음을 재편했던 이유도, 제약회사와 함께 ’고통의 소리‘를 듣는 것도 마찬가지다. 식물이 지르는 비명을 우리는 듣지 못하지만 감지되고 확인되는 것처럼 들어야 할 것들을 너무 많이 놓치고 살고 있음을 깨닫는다.

모두가 듣는다.
읽는 동안 제목을 중간 중간 따라 읽어본다.
모두가 듣는다. 모두를 듣는다.
‘모두가 소중하다’ 라는 말로 들리기 시작했다.

#루시드폴 #산문집 #돌베개 #산문 #듣다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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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는 모두가 음악의 일부이며 전부 평점10점 | k****k | 2023.12.25 리뷰제목
하얗고 보드랍고 말간 함박눈 같은, 루시드 폴의 음악 같은, 표지의 책이 도착했다. 기분이 말랑해진다. 모두가 듣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이 아니라도 모두가 목소리를 가졌고 모두가 서로를 듣는다고 생각해본다. 귀를 기울여 읽는 시간. ............................................   물리학을 전공하고 나서 오랜 친구들은 내게 세상이 어떻게 달라 보이냐고 물었다. 신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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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보드랍고 말간 함박눈 같은, 루시드 폴의 음악 같은, 표지의 책이 도착했다. 기분이 말랑해진다. 모두가 듣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이 아니라도 모두가 목소리를 가졌고 모두가 서로를 듣는다고 생각해본다. 귀를 기울여 읽는 시간.

............................................

 

물리학을 전공하고 나서 오랜 친구들은 내게 세상이 어떻게 달라 보이냐고 물었다. 신비로운 모든 것이 제거된 세상이냐고.

 

무지개가 파장이 다른 빛의 산란이며, 협소한 인간의 시각에 보이는 스펙트럼이라고 해서 무지개가 싫어지지 않는다. 심장을 울리듯 깊이 닿는 세상 모든 존재의 고유 진동수가 공기 매체를 건너 온 전하의 떨림과 울림이라고 해서 설레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울리고, 함께 떨리며 살아간다. (...) 그것은 음악이자 춤이다. (...) 공연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함께 춤을 추는 것이다.”

 

너무 자주 너무 많은 문장들에서 멈추고 떨려서 조금 조금씩 읽었다. 그만큼 연휴가 길어지고 기뻐진 느낌이 좋았다. 떨림과 울림을 통해 음악을 전달하는 저자의 문장은 피아노의 현이, 현악기의 활이 기록한 음표처럼 아름답다.

 

음악은 세상의 떨림을 전하는 길이다. 음악을 연주하고 들을 때, 우리는 모두가 함께 춤을 춘다. (...) 우리는 모두가 음악의 일부이며 전부다.”

 

나는 그가 전하는 음악을 문장 속에서 듣다가 창밖의 눈처럼 어딘가를 오래 떠돌기도 하고, 추위를 잊고 잘 보이지 않는 먼 곳을 한참 쳐다보며, 집 밖의 다른 소리들에 마음을 기울여보기도 했다.

 

그의 과수원에서 음악을 소리비료로 들으며 자란 나무와 귤을 탐내며, 오랜 친구가 보내온 제주 감귤을 갈랐다. 세상의 많은 소리들이 윤회를 거쳐 이렇게 아름다운 빛의 실체로 내게 도착했다고 생각하니, 향기도 음악이 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극단은 대부분 인간이 만든 것이다. 인간은 극단적으로 단단한 물질을 극단적으로 날카로운 도구로 다뤄 극단적인 소리를 만들어낸다.” <Doloroso>*

 

* 라틴어 고통스러운’. 루시드 폴이 출품한 오브제 작품 제목. 앨범 <Being with>에 수록.

 

진귤나무와 협업한 멜로디 <Moment in Love><Dancing with Water>에 실려 있다. 나무가 만든 곳, 나무가 아니었다면 태어날 수 없었던 음악, 나무가 준 멜로디를 인간을 질서로 다듬은 결과물. 책 속에서 그의 음악을 배운다. 음악가로서 그가 자리매김한 장소와 관계를 본다.

 

분류하고 구분하고 경계하고 격리하고 차별하고 죽이는 과정 속에서 인간은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매일 외로워서 죽어간다. 차분하게 쓰였지만, 낡은 인과와 질서와 형식과 계획을 따르지 않는다는 담대한 선언문 같다. 나는 조용히 크게 놀랐다.

 

그렇게 무언가가 되어버리는것이 그가 하는 일이라면 무엇도 되지 못하는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무슨 흐릿한 망상 속에 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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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모두가 듣는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j***7 | 2023.12.25 리뷰제목
6년 만에 우리 곁에 찾아온 루시드폴 신작 에세이 음악인이자 감귤과 레몬 나무를 돌보는 농부라는 소개 글을 적어둔 루시드폴. 음악으로 전하던 마음을, 글로 전하는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오늘 이 순간 루시드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본다.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익숙하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부지런히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눈으로 좇아가 본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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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우리 곁에 찾아온 루시드폴 신작 에세이

음악인이자 감귤과 레몬 나무를 돌보는 농부라는 소개 글을 적어둔 루시드폴. 음악으로 전하던 마음을, 글로 전하는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오늘 이 순간 루시드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본다.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익숙하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부지런히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눈으로 좇아가 본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소리를 들으면서 살아간다. 아이의 첫 옹알이, 엄마하고 처음 불렀던 아이의 목소리, 사랑해라고 고백하던 짝꿍의 목소리, 아프다며 울던 아이의 목소리, 고양이들이 기분 좋다며 골골거리던 골골송, 아기 고양이들의 소리까지. 나를 설레게 하고 기분 좋게 하는 소리도 있지만 듣지 않아도 되는 소리들도 너무나도 많다. 그렇게 우리는 루시드폴의 에세이 제목처럼 모두가 들으면서 살아간다.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우리의 귀는 언제나 열려있다.

세상의 떨림을 전하는 방식은 음악이고, 우리도 음악의 일부라고 이야기하는 루시드폴.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나무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는 그의 섬세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기했던 것은 나뭇잎의 생체신호를 기반으로 나무와 협업으로 음악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었다. 동물과 식물들이 잘 자라기 위해서 음악을 틀어주면 좋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직접 움직임으로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은 생소하면서도 신기했다. 그러면서 함께 협업하여 완성해 낸 음악이 자신이 만든 음악인지, 나무가 만든 음악인지를 고민스러워하는 모습도 의아하면서도 이해가 가기도 했다.

《모두가 듣는다》를 읽으면서 루시드폴이 음악을 대하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루시드폴에게는 음악이 전부이고, 그 음악의 흐름 속에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 각자가 만들어 나가는 세계에 살고 있지만, 결국 각자의 세계는 음악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그 멜로디만을 듣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느낌마저도 전해진다. 그렇게 각자의 삶에 와닿은 음악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디로든 흘러간다. 그렇게 흐르고 흐르면서 전해진다. 그의 에세이를 통해 듣는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느껴지는 에세이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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