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교수의 한국과학문명사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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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원 교수의 한국과학문명사 강의

하늘·땅·자연·몸에 관한 2천 년의 합리적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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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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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문프 추천책이라 해서 일단 구입 평점10점 | s******1 | 2022.12.19 리뷰제목
문프 추천책이라 해서 일단 구입했습니다. 어릴적 유럽의 물리학사 나 화학사 를 보면서 우리나라는 너무 부족하구나 생각해습니다그간 한국 과학자들의 노력과 그 발전상도 선진 미국 유럽을 넘지못한다 생각했습니다 지금 세기의 한국 과학사에대해 아들에게 알러주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구입합니다책값이 비싼데 그만큼 좋은 리턴이 있겠죠?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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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프 추천책이라 해서 일단 구입했습니다. 어릴적 유럽의 물리학사 나 화학사 를 보면서 우리나라는 너무 부족하구나 생각해습니다
그간 한국 과학자들의 노력과 그 발전상도 선진 미국 유럽을 넘지못한다 생각했습니다 지금 세기의 한국 과학사에대해 아들에게 알러주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구입합니다
책값이 비싼데 그만큼 좋은 리턴이 있겠죠?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은 중3 아들과 같이 보겠습니다 보고 또리뷰 달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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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 선조들의 지혜 평점10점 | s******5 | 2021.03.16 리뷰제목
“우리 선조들의 지혜”     이 책을 읽기 전 제목만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 과학이라고 내세울 것이 뭐가 있으려나?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던데, “이것이야말로 우리 것이요”할만한 것이 과연 무엇일까? 그러나 책을 읽다보니 우리 것, 우리만의 독창적인 작품이라는 것이 의외로 많다는 것에 놀랐다. 과학이라는 영역의 폭을 좁게 생각한 탓도 있고, 오랜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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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조들의 지혜”

 

 

이 책을 읽기 전 제목만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 과학이라고 내세울 것이 뭐가 있으려나?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던데, “이것이야말로 우리 것이요”할만한 것이 과연 무엇일까? 그러나 책을 읽다보니 우리 것, 우리만의 독창적인 작품이라는 것이 의외로 많다는 것에 놀랐다. 과학이라는 영역의 폭을 좁게 생각한 탓도 있고, 오랜 기간 한자문명권에서 순수하게 우리의 창작물이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라는 좁은 소견이 있었음을 고백해야겠다.

 

이 책의 저자 신동원 교수는 한국과학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문화재위원, 한국과학사학회 회장 등 과학 분야에서도 특히 한국과학문명을 위한 연구 및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국과학사를 ‘하늘의 과학’, ‘땅의 과학’. ‘자연에 관한 과학’, ‘몸에 관한 과학’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후반부엔 ‘기술과 발명’, ‘한국 근현대 과학사’를 소개하고 ‘세계과학문명 속의 한국과학문명’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책 서두에 정리한 그간의 〈한국과학문명에 대한 이전의 주요연구〉도 중요한 자료이다. 한국과학문명은 수천 년 전으로 올라간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청동기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국가 고조선이 천여 년 이상 지속되었다. 우리에겐 한국 고대 과학문명을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유산이 있다고 한다. 5~6세기에 축조된 고구려 고분 가운데 90기 정도에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 고분벽화에 그때까지 이룩한 과학문명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는 이야기다.

 

책을 읽다가 만 원짜리 지폐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동안 ‘만 원’이라는 액면가만 신경을 썼을 뿐인데, 뒷면 배경의 별자리 그림(혼천시계에 의해 가려져 있지만)인〈천상열차분야지도〉(국보 228호) 때문이다. 천상(天象)은 ‘하늘의 모습’을 뜻하고, 열차(列次)는 ‘차례대로 늘어놓았다’는 뜻이다. 분야(分野)는 오늘날 사용되는 분야와 똑같은 말인데, 원래 뜻은 ‘구획된 땅’이다. 마지막 글자 도(圖)는 당연히 ‘그림’을 뜻한다. 따라서 전체 뜻은 ‘하늘의 모습을 차례로 늘어놓고 그 하늘 아래 땅을 배당한 그림’이다. 천문도에 이런 이름을 붙인 건 처음이라고 한다. 현대 학자들은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중국 한나라와 당나라의 관측치를 반영한 것임을 밝혀냈다. 그렇지만 별의 밝기에 따라 별의 크기를 달리했고,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도인〈순우천문도〉보다 8백여 년 앞선 별자리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한다.

 

「땅의 과학」분야에선 지도와 지리, 그리고 광물질 이야기가 이어진다. 조선이 만든 세계지도〈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이야기는 꽤 여러 해 전 KBS 기획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문명의 기억, 지도]가 오버랩 된다. 〈천상열차분야지도〉가 하늘지도라면〈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땅 지도이다. 1402년에 제작된 이 지도는 지구상에 딱 한부가 남아있는데, 일본의 한 사찰에서 보관하다가 현재는 일본 류코쿠 대학에 소장되어있다고 한다. 이 점 안타깝기도 하고 분통이 터지는 대목이다. 아마도 일제시대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일본으로 넘어갔을 것이라는 추측이 들기 때문이다. 이 지도의 특징은 그 당시 유럽인들은 아프리카 대륙은(열대지역인지라)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라고 생각해서 지도에 그리지도 않았는데, 학교의 칠판 크기 정도 되는〈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엔 아라비아 반도는 물론 아프리카의 나일강 지류와 나일강 수원의 근원지인 ‘달의 산’까지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이외에도 첨성대, 자격루, 오목 해시계 앙부일구, 독자적인 역법 ‘칠정산’, 혼천시계, 대동여지도,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되어있는「훈민정음」허준의「동의보감」등과 이제마의 ‘사상의학’, 수학적계산과 지혜의 산물인 석불사(석굴암), 고려청자, 금속활자, 한지. 거북선 등등 수많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880쪽이나 되는 벽돌책이지만 청소년들에겐 훌륭한 학습 자료집으로, 성인들에겐 소장본 교양도서로 추천할 만하다.

 

 

#한국과학문명사강의

#신동원

#책과함께

#쎄인트의책이야기2021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종이책 한국과학문명사강의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g********r | 2021.03.14 리뷰제목
우리나라 측우기에는 세 가지 뛰어난 점이 있습니다. 첫째, 빗물의 양을 오차 없이 재려고 한 생각 자체가 평범하지 않습니다. 오차를 줄이는 것이 곧 과학이니까요. (p.116)   사실 처음에는 이 책을 보자 마자 겁부터 났다. 일단 책 두께도 어마어마했고, 책 제목도 무시무시(?)했기 때문.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그 어떤 책을 표지로 읽었으며 몇 십 권 장편도 읽어 놓고는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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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측우기에는 세 가지 뛰어난 점이 있습니다. 첫째, 빗물의 양을 오차 없이 재려고 한 생각 자체가 평범하지 않습니다. 오차를 줄이는 것이 곧 과학이니까요. (p.116)

 

사실 처음에는 이 책을 보자 마자 겁부터 났다. 일단 책 두께도 어마어마했고, 책 제목도 무시무시(?)했기 때문.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그 어떤 책을 표지로 읽었으며 몇 십 권 장편도 읽어 놓고는 이 책은 못 읽겠나 하는 오기로 이 책을 펼쳤다. 그런데 내 노력은 딱 거기까지 필요했더라. 막상 책을 펼치고 보니 내용도 생각보다 훨씬 쉽게 정리되어 있었고, 내용도 우리가 꽤 접해온 것들이라 나름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우라 모든 생활은 과학인가. 이게 과학이구나 이마를 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담배처럼 이파리 하나가 세상을 바꾼 건 거의 없지만, 이에 견줄 만한 잎이 단 하나 있습니다. 바로 찻잎입니다. (p.374)

미래를 바꿀 창의적인 생각은 누구의 몫일까요? 우리 한 명, 한 명의 창의적인 생각이 미래 후손들의 세상과 맞닿아 있습니다. (p.592)

 

이런 문장에서 딱딱한 느낌이 나는가? 어렵고 불편한가? 전혀 그렇지 않다. 저자는 너무나 쉬운 언어로 결코 쉽지 않은 내용을 술술 풀어준다. 이 책의 제목이 다소 딱딱해서 그렇지 요즘 유행하는 하루에 한 페이지 읽는 책으로 만들어졌더라면 더 친근한 느낌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을 읽는 내내 그저 편안하게 책을 읽었을 뿐인데 나는 혼천시계를, 한지가 질긴 이유를, 근대 통신망을 다 알게 되었다. 평소 역사책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여기에 과학이 더해지니 다소 전설 같은 느낌을 주던 이야기들도 전문 지식으로 살아났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똑똑하다, 아주 오래전부터 과학적인 발견을 많이 했다 등의 말은 수없이 들었으나 왜 그런지 대해 물으면 대답하나 못했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면 달라진다. 어떤 부분에서 우리가 우세했고, 어떤 연유로 역사로 기억된 어느 날, 어느 사실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고, 더 알고자 하게 될 것이다. 보통 두꺼운 책들은 앞 내용을 잊어버려서 다시 펼쳐 보기 일쑤인데, 이 책은 꽤 오랜 시간 집중하여, 앞으로 넘기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또 눈부시게 발달한 우리의 근현대가 사실은 과거의 어느 시점들로부터 꾸준히 영향을 받아온 것이라는 자각도 생긴 듯하다.

 

 

 

 

 


 

과거에서 이어온 과학문명사들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었는지 새삼 느낀다. 저자의 말처럼 과거 누군가의 창의적인 생각이 내 삶에도 뭔가 영향을 주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오늘 나의 하루가 얼마나 귀한지도 생각해보게 되었고.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몇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가장 큰 것은 결코 많은 학문들이 따로 떨어져 생각할 수 없구나 하는 것과 알고 보면 세상이 얼마나 더 재미있는지 하는 깨달음이었다. 이 책은 읽는 내내 그런 깨달음을 선물했다. 아 이래서 그렇구나, 아 이게 이랬구나. 하고 말이다.

 

오늘 나의 삶이, 미래 어느 한 시점에 “의미 있는 오래된 미래”가 되길 바래 보며, 2천년의 지혜를 담은, 묵직한 책을 내려놓는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종이책 한국 과학 문명의 다채로움과 그 가치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g******g | 2021.03.17 리뷰제목
이 책의 저자를 확인하고 이제는 꽤나 오래된 학부 때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눈길이 잘 안가는 책장 구석을 뒤적여 구석에서 먼지가 뽀얗고 손때가 많이 탄, 신동원 교수의 <<우리 과학의 수수께끼>>(한겨레출판)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책 이곳저곳의 필기를 다시 한 번 오랜만에 훑어보며 학부 시절 과학사 강의 교재로 활용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자세한 내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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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를 확인하고 이제는 꽤나 오래된 학부 때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눈길이 잘 안가는 책장 구석을 뒤적여 구석에서 먼지가 뽀얗고 손때가 많이 탄, 신동원 교수의 <<우리 과학의 수수께끼>>(한겨레출판)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책 이곳저곳의 필기를 다시 한 번 오랜만에 훑어보며 학부 시절 과학사 강의 교재로 활용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자세한 내용이야 거의 잊어버렸을지라도 과학 문명에 관한 한 세계적 수준과 비교해볼 때 항상 뒤처지는 정도로만 생각한 한국 전통 과학 문명의 가치를 곱씹어 볼 수 있게 해주었던, 나름의 또렷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한국과학문명사’, 그 시기나 범위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방대한 내용을 일정 수준을 유지하며 일반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해당 분야의 전공자라 할지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의 과학과 문명프로젝트와 케임브리지대 출판사의 영문판 한국의 과학사 문명총서 10권의 출간을 지휘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깊고 넓은 한국과학문명의 의미와 가치를 가독성 있고 생생하고 전달하는 과업의 적임자가 아닐까? 바로 그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인 신동원 교수이다.

 

우선, 이 책은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 고려, 조선, 근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시대적 순서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한국 근현대 과학사6부에서만 따로 다룰 뿐, 1~5부는 한국의(동양의) 세계를 파악하는 관점과 가치가 반영되어 있는 하늘, , 자연, , 기술과 발명이라는 다양한 주제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러한 분류 아래 역사적 과학 문명들이 촘촘히 들어가 있다. 예컨대 하늘이라는 주제 아래 고구려 고분벽화의 별자리, 신라의 첨성대, 조선의 천상열차분야지도, 자격루, 칠정산 등을 다루는 식이다. 덕분에 해당 분야(예컨대 지도 제작 분야)에서 고려와 조선이 어떻게 관련 맺고 있으며,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국의 과학 문명을 일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효율적인 서술 방식인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훌륭한 점은 내용의 풍부함과 탁월함이다. 독자에게 말을 거는 듯한 친절한 서술 방식으로 우리 과학 문명의 몰랐던 사실들을 요모조모 알려주는 솜씨는 몰입도를 배가시킨다. 예컨대,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신경쓰지 않았던 만원 지폐 뒷면의 배경인 별자리 그림 천상열차분야지도>(1395년 제작) 그림을 자세히 살피고 해석하고 의미를 찾고, 또 그 그림이 고구려 천문도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설명 등은 우리 과학 문명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역법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칠정산의 제작 과정과 의미, 조선시대 대표적 지리서인 <<세종실록>><지리지<<신증동국여지승람>>의 차이, 대동여지도의 제작 과정 및 조선시대에 유행했던 전국지도들, 조선시대 3대 물고기 연구가 김려, 정약전, 서유구의 조금씩 다른 물고기 연구, 별순검으로 알려진 조선시대 법의학의 뼈대인 <<신주무원록>><<증수무원록>>... 등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한국 과학 문명의 다채로움과 재미는 우리 과학 문명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보통은 한국의 과학 문명이라고 하면 뭐 그런 게 있기나 해?’라는 무시하기식 접근이 다반사일테지만, 간혹 그 반편향으로 측우기, 금속활자 등 최고나 최초의 타이틀에 집착하여 우리 조상들에게는 당시 다른 나라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대단한 과학 문명이 있었다는 식의 애국주의적 접근을 보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신동원 교수는 매우 균형잡힌 서술 관점을 택한다. 측우기와 금속활자 기술이 세계 과학 문명에 끼친 영향이 미미함을 지적하며, 오히려 일본에 납치된 조선 도공들이 이룩한 자기 기술은 세계 문명에 간접적으로, 인삼과 <<동의보감>>은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한다. 그렇지만 신 교수는 우리 과학 유산의 독자성보다는 교류의 관점을 더욱 중요시 여긴다.

 

한국과학문명의 가치는 세계에 끼친 영향보다는 세계 문명의 수용과 활용, 변형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빛을 발합니다(842p).

 

우리 과학문명의 거의 모든 분야들, 천문학, 의학, 수학, 지리학, 인쇄술, 도자기 제작술 등에서 선진문명의 영향을 받아들여 적용하고 변용하고 재창조했음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독창성을 두드러지게 강조하지 않는 이러한 관점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 두꺼운 책은 시종일관 세계 과학 문명 속에서의 한국 과학 문명이라는 관점을 구체적으로 예시하고 있다.

 

이 책은 두껍다. 본문만 800쪽이 훌쩍 넘는다. 벽돌책에 가까울 정도이니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수도 있다. 한 번에 다 읽으려 할 필요는 없다. 사전처럼 활용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겨울철 방바닥의 온기를 느끼다 문뜩 온돌에 대해 알고 싶을 때는 온돌을 찾아보면 된다. 친절한 설명과 자세한 그림과 사진을 통해 온돌의 구조와 과학적 원리, 온돌의 역사, 우리 온돌의 문제점 등 온돌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어쩌다 알게 되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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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몰랐던 한국과학문명에 대하여 가득한 지적 포만감을 가지게 하다! 평점10점 | l****1 | 2021.03.18 리뷰제목
엄청난 책이다. 분량만 878 페이지. 이 전부가 한국의 과학 문명사에 대하여 할애되어 있다.  저자는 전북대학교 과학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신동원. 제목은 '한국 과학문명사 강의'. 일단 제목 중 '강의'에 밑줄을 치고 싶다. 이 책은 정말 강의 형식으로 씌여졌기 때문이다. 경어체의 문장도 그렇고 듣는 이가 이런 방면에 문외한이란 가정 하에 행해지는 친절하며 조근조근한 말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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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난 책이다. 분량만 878 페이지. 이 전부가 한국의 과학 문명사에 대하여 할애되어 있다.

 저자는 전북대학교 과학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신동원. 제목은 '한국 과학문명사 강의'. 일단 제목 중 '강의'에 밑줄을 치고 싶다. 이 책은 정말 강의 형식으로 씌여졌기 때문이다. 경어체의 문장도 그렇고 듣는 이가 이런 방면에 문외한이란 가정 하에 행해지는 친절하며 조근조근한 말투도 그렇고 읽다 보면 정말 저자가 눈 앞에서 강의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므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한국 과학문명사'라는 제목에 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와 비슷하다. 쉽고 지루하지 않으며 다 읽고난 뒤의 지적 포만감도 크기 때문이다.

 

 

 책은 고대부터 일본강점기에 이르기까지 한국에 존재했던 과학문명의 역사를 담고 있다. 

 얼른 고대에도 과학문명이란 게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겠지만 저자에 따르면 선사시대를 제외하고 한국에서는 역사 기록이 등장하는 1세기 이후부터 과학문명의 흔적이 본격적으로 포착된다고 한다. 일단 우리가 흔히 아는 고인돌부터 그러한 과학문명의 흔적을 갖고 있다. 한반도엔 고인돌이 무려 2만 5천 개가 있는데 그 중엔 별자리가 새겨진 고인돌들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지석리에서 발견된 고인돌은 북극성을 표시하는 구멍도 있다고 한다. 신라시대의 첨성대가 하늘에서 그냥 뚝 떨어진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들고 사실 잘못 알고 있다는 걸 짚어주는 것도 좋았다. 특별히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단군 이야기 속에 나온 마늘의 정체가 그러했다. 책에 따르면 우리가 마늘로 알고 있는 그것은 마늘이 아니라 달래(혹은 야생 산마늘)에 가깝다고 한다. 이런 달래가 마늘로 알게 된 것은 삼국유사에서 '산(蒜)'이란 한자를 쓰고 있기 때문인데 이것은 마늘은 뜻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달래를 뜻하는 한자이기도 하다. 흔히 달래는 크기가 작아서 소산, 마늘은 크기가 커서 대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단군이 도읍을 세운 기원전 2333년엔 우리 땅에 마늘이 없었다. 중국에서조차 기원후 300~400년 사이에 서역에서 마늘(대산)이 처음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그러므로 웅녀가 먹은 것은 타임라인 상 소산, 달래일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이렇게 뜻밖의 사실을 알려주는가 하면 '대동여지도' 같은 것은 아주 깊이있게 알려주기도 한다. 우리는 대동여지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동여지도 실은 하나의 커다란 지도가 아니라 책처럼 된 것이었다는 걸 알고 있었던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랬다. 대동여지도는 120개의 지도 그림으로 이뤄진 책이었고 그걸 하나하나 떼서 연결하면 우리가 아는 대동여지도의 그림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원래 대동여지도는 가지고 다니면서 자기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거기다 동아시아에서 처음 지도에 부호를 표기한 지도이기도 했다. 네모는 군사 시설인 '진보'를 나타내고 동그라미는 '읍치'를 나타냈다. 네모가 두 개 있으면 성이 있는 진보이고, 동그라미가 두 개 있으면 성이 있는 읍치였다. 말을 바꿔 탈 수 있는 역참은 동그라미를 반으로 잘라(그러니까 반원) 표기했다. 대동여지도는 목판으로 만들어 대량으로 찍을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인쇄 기술에 따른 한계 때문에 하나의 지도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도록 김정호는 이렇게 지도 역사상 최초로 부호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사실들은 이 책이 아니었다면 결코 몰랐을 것들이었다. '한국과학문명사 강의'엔 이런 지식들이 허다하게 들어있다. 그러므로 어찌 엄청난 책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1부 하늘, 2부 땅, 3부 자연, 4부 몸, 5부 기술과 발명, 6부 한국근현대과학사 이렇게 6부로 이뤄진 이 책은 어디를 펼쳐보든 상관이 없으며 모두 그득한 지적 포만감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무시는 무지에서 비롯된다. 한국의 과학문명을 보잘것 없다고 생각해왔다면 그건 한국의 과학문명에 대하여 제대로 모르고 있었기 때문일 확률이 크다. 깊이 알아야 인정도 가능하다. '한국과학문명사 강의'는 그런 인정을 가능하게 만드는 아주 좋은 길잡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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